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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1 13:09:44

고사십이집

1. 개요2. 내용3. 구성

1. 개요

攷事十二集. 조선 시대 후기 농학 가문의 문신인 서명응(徐命膺)이 집필하고 그의 손자 서유구가 편찬한 전통 생활 기술집. 총 12권 6책. 서울대학교 규장각 고려대학교에 소장 중인 보만재총서에 수록되어 있다.

2. 내용

서명응의 가문은 대대로 실학에 바탕을 둔 가문으로 서명응의 동생인 서명선이 식목실총(植木實總)을, 훗날 아들인 서호수가 해동농서를, 손자인 서유구는 임원경제지를 짓는다.

서명응은 이 책을 짓기 전에 이미 1554년(명종 9년) 어숙권이 편찬한 종합 백과 사전인 고사촬요(攷事撮要)를 수정, 증보하여 고사신서(攷事新書)를 엮은 적이 있다. 그러나 고사신서는 16세기 우리 나라의 농업, 경제 내용을 대부분 큰 수정 없이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라 신농서로서의 의미는 크지 않았다. 이에 서명응은 다시 당대의 실정에 맞는 종합 농업 기술서로 본사(本史)를 엮었고, 이후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하여 최종적으로 고사십이집을 저술함으로서 당대 농업, 식품 관련 지식들을 모으고 그의 독창적인 농정관(農政觀)을 확립하였다.

고사십이집은 그의 생전, 1700년대 중엽에 이미 완성되었던 것으로 보이나 편찬된 것은 그의 사후 손자 서유구에 의해서였다. 서유구는 그의 조부가 지은 각종 서적을 엮어 1787년에 보만재총서 60책을 편찬하였는데 이 고사집이 거기에 편입되어 있다.

서명응은 서문에서 "천체와 일월성진의 운행은 세심히 고찰하여야만 세차를 밝혀낼 수 있듯이 만물에게는 그에 따른 이치가 있는 것인바 그 이치를 탐구하는 것은 사물을 정확하게 아는 당연한 도리이다. 사물의 이치는 한없이 많은 바 인간의 지혜는 망각되기 쉬우므로 세심한 고찰과 더불어 이를 기록하지 않으면 사태의 변천에 따른 임기응변이 있을 수 있겠는가? ...(중략)... 이 책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수시로 변화되는 사물을 서술하여 실정에 어두운 벽지 관리들의 참고서로 삼고자 함이니 진실로 사물을 고찰하여야 올바르게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3. 구성

책의 내용은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의 12간지를 따라 12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장 중요한 농수산 관계 기술들은 제11권인 술집과 12권인 해집에 수록되어 있다.

과실수장에서는 생과, 청과, 잣, 밤, 대추, 배, 홍시, 복숭아, 능금, 석류, 포도, 감귤 등에 대해 각론 형식으로 풀어 쓰고 있으며, 같은 서술 방식으로 소채수장에서는 생채와 건채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죽음제법에서는 잣죽 등의 효능과 우유죽 등에 대하여, 탕장제법에서는 제호탕, 모과탕, 오미탕, 온조탕 등에 대하여, 다명제법에서는 구기차, 기국다, 봉수다 등에 대하여, 초구조법에서는 천금초, 문행초, 우분 등에 대하여, 이당조법에는 각종 엿류에 대하여, 병고조법에서는 각종 떡류에 대하여, 한구조법에서는 각종 산과류에 대하여, 전약조법에서는 각종 약식류에 대하여, 전과조법에서는 전백매, 전청매, 전행, 전도, 전앵도, 전모과 등에 대하여, 잡채조법에서는 건채증법, 두아취법 등에 대하여, 자채조법에서는 죽순자, 포순자, 가자산 등에 대하여, 엄채조법에서는 구초침채, 산계침채 등에 대하여, 두부조법에서는 두부와 청포조법 등에 대하여, 낙수조법에서는 조락법, 조수법 등에 대하여, 수육임법에서는 쇠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개고기, 사슴고기, 발바닥 요리 등에 대하여, 계아임법에서는 닭고기, 오리고기, 거위고기 등에 대하여, 어해임법에서는 물고기, 등의 요리에 대하여, 제장조법에서는 생황장, 황숙장 등에 대하여, 제초조법에서는 , 보리, , , 대추 등을 이용한 식초 제조법에 대하여, 주제조법에서는 누룩 만들기와 약 40여종의 각종 술 제조법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그 외 우리 나라의 단군조선부터 고려까지의 역사에서부터 조선 관직의 품계와 관제, 성곽 축성 요령, 가옥 구조, 십이궁(十二宮) 별자리와 이십사절기(二十四節氣) 등이 표시된 기후 관련 자료, 각종 음식 제조법까지 다양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