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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05 22:05:42

검은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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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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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상대로 결승골을 뽑아낸 세네갈 파파 부바 디오프

월드컵 등의 축구 국제대회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유럽, 남미 등의 세계적인 강국들을 물리쳤을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경제적으로나 기후적으로나 여건이 유럽이나 남미 등의 축구 강국들에 비해서는 현저히 떨어지는[1] 아프리카 국가들이기에, 그들이 검은 돌풍을 일으켰을 때 그 감동은 웬만한 승리보다 더할 수밖에 없었다.

2. 사례

2.1. 1982 FIFA 월드컵 스페인

2.1.1. 알제리 def. 서독


스페인에서 열린 1982년 대회부터 아프리카의 월드컵 진출국은 두 나라로 늘게 되었다. 그 주인공은 카메룬과 알제리였는데, 당연히도 두 나라 모두 월드컵이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이들의 경기력은 대단했다. 카메룬은 강국들이 포진한 조에서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긴 경기도 단 한 경기도 없었던 점이 함정, 결과적으로는 폴란드와 이탈리아에 밀려 그 어렵다는 무패 탈락(...)을 당하고 말았다.

승리가 없어 좌절한 카메룬과는 달리, 알제리는 첫 경기부터 무려 서독을 2-1로 때려잡으며 무시무시하게 월드컵 무대에 등장했다. 비록 다음 경기에서 오스트리아에게 0-2로 패하기는 했어도, 마지막 상대가 당시 최약체 칠레였기 때문에 알제리의 다음 라운드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농후했다. 칠레 전에서 알제리는 당연스럽게 3-2로 승리했다. 그러나 서독과 오스트리아의 경기가 치러지지 않은 것이 끝내 그들에게 악몽을 선사했다. 알제리의 칠레 전 1점차 승리를 두 눈 뜨고 지켜보고 경기를 치른 서독과 오스트리아는 서독이 한 골을 넣자마자 지들끼리 같이 1, 2위를 차지하기 위해 남은 시간 내내 볼만 질질 끌었다. 서독과 오스트리아, 그리고 알제리의 득실차는 각각 +3, +2, 0이었기 때문에 알제리가 득실차로 밀려 떨어질 수 있었기 때문. 결국 경기는 서독의 1-0 승리로 끝났고, 알제리는 억울하게 3위로 쫓겨나며 2승 1패의 성적으로도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이 사건이 있은 뒤로, 월드컵의 조별 라운드 마지막 경기는 동시에 치러지게 되었다. 다른 나라들의 경기 결과를 보고 담합하는 걸 막기 위함이었는데, 히혼의 수치가 일어나고 36년 뒤에도 담합이 일어난 걸 보면 마지막 경기를 동시에 치르는 것도 큰 효과는 없는 것 같다.[2]

2.2. 1986 FIFA 월드컵 멕시코

2.2.1. 모로코 def. 포르투갈


모로코는 앞서 소개한 튀니지와 알제리와는 달리 1970년에 월드컵에 나갔던 경험이 있었다. 당시 개최국 역시 멕시코였다. 16년 만에 같은 목적으로 다시 찾은 멕시코 땅에서 모로코는 아프리카 축구사에 한 획을 긋게 된다. 폴란드와 잉글랜드, 그리고 포르투갈이라는 험난한 조에 배정되었지만, 모로코는 폴란드와 잉글랜드의 맹공을 묵묵히 버티며 무실점 무승부를 이끌어낸다. 모로코로써는 강국들을 상대로 패하지 않았으니 좋은 결과였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잘못했다가는 4년 전 카메룬 같은 꼴이 날 수 있었기에 마지막 경기에 모든 걸 퍼부어야 했다.

모로코의 마지막 상대 포르투갈은 첫 경기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눌렀고, 다음 경기에서 폴란드에게 0-1로 눌리기는 했지만 잉글랜드 역시 모로코를 못 잡아서 조 최하위는 면한 상황이었다. 포르투갈 입장으로써는 이미 1승도 땄고, 마지막 상대도 모로코이니 한숨 돌렸을 것이다. 그러나 포르투갈이 간과한 것이 있었다. 포르투갈이 1승을 땄지만, 1패도 당한 반면, 모로코는 앞선 두 경기에서 한 경기도 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말인즉슨, 모로코는 결코 쉽게 패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를 몰랐던 포르투갈은 당연히 이길 경기라고 생각했던 모로코 전에 나섰다가 1-3으로 패하고 말았다. 반면 이 승리로 승도 패도 없이 어중간하게 위치하던 모로코는 1위가 되었고, 포르투갈은 이 패배로 자신들에게 패했던 잉글랜드에게까지 밀리며 조 4위로 집에 돌아가게 되어버렸다. 잉글랜드 또한 마치 포르투갈에 패배한 것은 마지막 경기에서 포르투갈에게 제대로 된 패배를 안겨주기 위함이었던 양, 마지막 경기에서 포르투갈의 희망이던 폴란드를 3-0으로 때려잡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최초로 다음 라운드 진출이라는 경사스러운 목표를 이뤄낸 모로코는 16강에서도 무시무시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4년 전 알제리에게 한 방 맞은 바 있던 서독을 만나 무섭게 덤벼들었다. 서독으로써는 4년 전의 악몽이 다시 재현될 뻔한 것. 하지만 고기도 뜯어본 놈이 잘 뜯는다고, 마지막 순간에 로타어 마테우스의 결승골이 터지며 서독이 8강에 오르게 되었다. 모로코는 패하기는 했지만 사이 안 좋은 바다 건너 앙숙을 일찍이 집으로 돌려보낸 것만으로도 통쾌했다. 그러나 32년 뒤... 그런데 그로부터 또 4년 뒤에는...

2.3. 1990 FIFA 월드컵 이탈리아

2.3.1. 카메룬 def. 아르헨티나


카메룬 역시 모로코처럼 월드컵 경험은 있었다. 알제리가 서독과 오스트리아의 담합에 놀아나던 1982년, 카메룬 역시 이탈리아와 폴란드 등을 상대로 용감하게 잘 싸웠다. 하지만 다음 라운드에는 오를 수 없었고, 그로부터 8년이 지나고 나서야 다시 월드컵에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건 아르헨티나와 소련, 루마니아였다. 아르헨티나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써 두말이 필요없었고, 소련 또한 각종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수거하고 있었다. 게다가 루마니아 역시 절대 만만하지 않았다. 누가 봐도 아르헨티나가 원톱, 그 뒤를 소련과 루마니아가 잇고 카메룬은 최하위가 그려지는 조합이었다.

하지만 카메룬은 그 그림을 완전히 망가뜨렸다. 첫 경기부터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를 1-0으로 잡으며 무재배로만 일관하던 지난 대회의 설움을 씻어버렸고, 이 경기는 아프리카 국가가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디펜딩 챔피언을 잡은 경기가 되었다. 이뿐 아니었다. 카메룬은 다음 상대 루마니아마저 집어삼키며 두 경기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 뒤 마지막 경기에서 소련에게 대패하며 16강 또한 어려워 보였지만, 콜롬비아를 상대한 16강에서는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경기 끝에 2-1 승리를 따내며 아프리카 최초의 준준결승 진출까지 이루어냈다. 지난 대회 모로코가 세운 아프리카 최고 기록을 카메룬이 다음 대회에 곧장 갈아엎은 것이다. 8강에서는 잉글랜드에게 패했지만 이 경기 또한 매우 치열했다. 펠레 스코어가 나왔고, 승자 또한 연장전에서, 그것도 페널티킥 하나로 가려졌을 정도였다. 카메룬으로써는 16강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바람에 체력적인 어려움과 잉글랜드에게 허용한 두 번의 페널티 킥만 아니었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의 카메룬의 돌풍은 검은 돌풍의 원조격으로 불릴 정도로 큰 감동을 주었으며, 이 대회가 끝난 뒤 아프리카의 월드컵 출전국이 대량 확대되기 시작한다.[3]

2.4. 1994 FIFA 월드컵 미국

2.4.1. 나이지리아 def. 불가리아


지난 대회 카메룬의 활약 덕에 이번 월드컵은 아프리카에서 세 나라가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나이지리아는 출전국이 늘어난 덕을 제대로 보며 처음으로 월드컵에 출전하는 경사를 누렸고, 첫 경기에서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의 불가리아를 만나게 된다. 지금이야 별 볼일 없다지만 당시의 불가리아는 유럽의 다크호스였고, 이 대회에서 아르헨티나, 독일을 잡고 4강까지 오르는 저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첫 경기는 좋지 않았는데, 나이지리아에게 뜻밖의 0-3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는 전반 21분 만에 라시디 예키니의 선제골로 앞서갔고, 전반 종료를 2분 앞두고 다니엘 아모카치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전반에만 2-0으로 앞서나갔다. 또 후반이 시작되어서도 10분 만에 에마누엘 아무네케가 사실상 쐐기를 박는 골까지 터뜨렸고, 불가리아는 최악의 스타트를 끊게 되었다. 반면, 월드컵에 처음 나온 나이지리아는 역사적인 첫 경기를 무실점 승리로 시작하면서 다시 한 번 아프리카 국가들의 돌풍을 선도했다. 그 뒤 경기에서 나이지리아는 앞으로 계속 만나게 될 아르헨티나를 만나는데, 선제골은 가져왔지만 클라우디오 카니히아의 멀티골에 아쉽게 역전패하고 만다. 그럼에도 3차전에서 최약체 그리스를 잡으면서 조 1위로 16강에 오른다.

16강에서 나이지리아가 만난 상대는 바로 이탈리아. 세 번이나 월드컵을 들어올린 이탈리아를 상대로 나이지리아는 초반부터 선제골을 가져오며 용감하게 싸웠지만, 경기 종료 직전 로베르토 바조에게 통한의 실점을 내주면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고, 동점골의 주인공 바조에게 페널티킥을 내주게 된다. 결과는 깔끔한 성공. 하지만... 그렇게 나이지리아의 월드컵 첫 도전은 16강에서 멈추게 된다. 비록 지난 대회 카메룬처럼 더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그 카메룬과 처음으로 조별 라운드를 통과했던 모로코가 조별 라운드도 못 뚫고 떨어진 데에 비하면 굉장한 결과였다.

2.5. 1998 FIFA 월드컵 프랑스

2.5.1. 나이지리아 def. 스페인


지난 대회보다 두 나라가 더 월드컵에 나올 수 있게 되면서 이 대회부터는 아프리카에서 다섯 나라가 월드컵에 나오게 되었다. 모로코, 카메룬,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튀니지가 그 주인공이었는데, 그들의 행보는 너무나도 끔찍했다. 8년 전에 아르헨티나를 잡던 카메룬은 그 기세는 어디 가고 아르헨티나보다 한참 아래의 칠레와 전성기 한참 지난 오스트리아와 무나 캐며 탈락했고, 첫 출전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다른 나라들이 보여준 돌풍을 흉내도 못 내보고 짐을 쌌다. 아프리카 대륙 첫 승의 주인공 튀니지 역시 초반 두 경기에서 한 골도 못 넣고 전패해 두 경기 만에 16강이 좌절되었고, 모로코는 잘 싸우는 듯 했으나 마지막 경기에서 노르웨이가 브라질을 잡는 바람에 조 3위로 밀려버리며 역시 16강이 좌절되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는 달랐다. 첫 상대부터 스페인이라는 큰 산을 넘더니, 두 번째 경기에서는 지난 대회에서 한 번 잡았던 불가리아를 다시 1-0으로 잡으며 두 경기 만에 16강에 올랐다. 앞서 말했듯 튀니지가 두 경기 만에 16강이 좌절된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 특히 스페인을 상대로는 선제골을 내주고도 동점골로 따라붙고, 또 골을 내줘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찌어찌 상대 수비의 자책골을 유도해내고 선데이 올리세가 결승골을 터뜨려 승리하는 드라마를 썼다. 당시 스페인이 라울 곤살레스, 페르난도 이에로, 루이스 엔리케 등의 멤버들을 내보냈는데도 말이다. 결국 최종적으로 스페인은 이 패배가 큰 데미지가 되어 3위로 조별 라운드에서 짐을 싸고 만다.[4]

2.6.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

2.6.1. 세네갈 def. 프랑스

파일:상세 내용 아이콘.svg   자세한 내용은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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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팬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그 경기이다. 월드컵은 커녕 아프리카 네이션스컵도 우승 못해본 세네갈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UEFA 유로 2000,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까지 제패한 우승 후보 0순위 프랑스를 1-0으로 잡아버린, 그야말로 대나무 낚싯대로 고래를 낚은 경기이다. 한일 월드컵 개막전이었던 이 경기에서 세네갈이 부바 디우프의 선제골로 앞서나가더니, 프랑스의 맹공을 그야말로 지구 방어로 막아내며 승리한 것이다. 사실 아프리카 국가가 디펜딩 챔피언을 잡은 건 12년 전 카메룬의 사례가 있었지만, 이 경기는 그 경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여운을 남긴, 지금도 계속 회자되는 명경기라고 볼 수 있다.

우선 1990년의 카메룬과 2002년의 세네갈의 차이점에서 그 점을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카메룬과 달리 세네갈은 이 대회가 첫 출전이었다. 카메룬은 앞서 말했듯 1982년 대회가 첫 출전이었고, 3연무로 조별 라운드에서 떨어졌다. 반면, 세네갈은 첫 출전에서 디펜딩 챔피언을 잡고 16강에 올라가버린 것이다. 두 번째는 두 나라의 희생양들의 다음 행보이다. 카메룬에 패한 아르헨티나는 그 뒤 제정신을 붙잡은 덕에 소련을 잡고, 루마니아와 비기며 16강까지는 갔다. 반면 세네갈에 패한 프랑스는, 남은 조별 라운드 두 경기에서 1무 1패, 그것도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조에서 꼴찌로 추락해 버렸다. 그리고 마지막은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스쿼드이다. 아르헨티나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잘 나가고 있기는 했다지만 거기까지였던 반면, 프랑스는 지네딘 지단 말고도 티에리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 파트리크 비에라, 엠마누엘 프티, 유리 조르카에프, 릴리앙 튀랑, 비셴테 리사라수, 마르셀 드사이, 파비앵 바르테즈까지 그야말로 우승을 못하는 게 이상한 미친 라인업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벤치에는 지브릴 시세, 클로드 마켈렐레, 윌리 사뇰 등이 있었다. 프랑스는 이 라인업으로 월드컵에 처음 나오는 세네갈 골문에 한 골을 못 넣어 패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경기에는 또 하나 의의가 있는 게, 바로 이 경기부터 월드컵에서 우승한 국가는 다음 대회에서 광탈한다는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5] 이 징크스는 얼마 전 성실함의 대명사 독일까지 피해가지 못하면서 그 무시무시함을 과시하고 있는 월드컵의 대표적인 징크스였다.

결국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최초로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으면서 자신들이 시작한 징크스를 자신들이 끝내게 되었다.

2.7. 2006 FIFA 월드컵 독일

2.7.1. 가나 def. 체코


지금의 체코는 월드컵도 제대로 못 나오는 팀으로 되어버렸지만, 당시 체코는 무시무시했다. 앞서 소개한 프랑스보다는 한 단계 아래였지만, 파벨 네드베드, 얀 콜레르, 카렐 포보르스키, 토마시 로시츠키, 토마시 갈라섹, 마렉 얀쿨로프스키, 즈데넥 그리게라, 페트르 체흐 등 전 포지션을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지키고 있었다. 첫 경기 미국 전에서 얀 콜러가 부상을 당하기는 했다지만 경기에서는 3-0 완승을 따내 분위기도 한창 좋았던 체코였다. 반면 가나는 그렇지 못했다. 첫 상대부터 하필 대회 우승국 이탈리아를 만나버렸고, 0-2로 완패해 제대로 주눅이 든 상태였다. 누가 봐도 체코의 2연승이 훨씬 가능성이 높아 보였지만...

역시나 공은 둥글었다. 가나는 전반 2분 만에 최연소 스트라이커 아사모아 기안의 선제골로 앞서나갔고, 분위기를 제대로 타 계속해서 체코에게 공격을 퍼부었고, 상대 수비수의 퇴장까지 유도해내며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페널티킥까지 얻어내는 등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페널티킥 실축에도 가나 선수들은 한 골을 지키려는 수비적인 축구가 아닌 오히려 한 골을 어떻게든 더 따내려는 공격적이고 재미있는 축구를 계속했고, 마침내 설리 문타리가 두 번째 골까지 터뜨리며 승기를 완전히 굳혔다. 결국 이 승리로 가나는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고, 최종적으로 체코를 3위로 밀어내고 2위를 차지해 아프리카 출전국 중 유일하게 16강에 오르게 된다.

또한, 이 대회는 아프리카의 월드컵 단골 국가 카메룬과 나이지리아, 지난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킨 세네갈 등이 탈락하고 앙골라, 코트디부아르, 가나, 토고 같은 나라들이 처음으로 월드컵에 나선 대회이다. 실제로 월드컵에 나가게 된 다섯 나라 중 저 네 나라를 제외한 튀니지 만이 월드컵 경험이 있었지만, 조별 라운드를 통과하지는 못했다. 가나를 제외한 첫 출전국들 또한 경험 부족 끔찍한 조 편성, 뒷심 부족 및 심판의 오심 등으로 모두 일찌감치 조별 라운드에서 짐을 싸고 말았다.

2.8.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

2.8.1. 남아프리카공화국 def. 프랑스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개최국 주제에 조별 라운드도 못 뚫을 위기에 놓인 남아공과 지난 대회 준우승국이라는 위상에 맞지 않는 경기력만을 보인 프랑스의 만남이었다. 남아공은 조별 라운드 여포라는 멕시코를 상대로 무승부를 따내기는 했지만 우루과이에 0-3으로 대패하며 A조 최하위로 떨어진 상황이었고, 프랑스는 우루과이 전에서 무득점 무승부에 그치더니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던 멕시코를 만나 처음으로 0-2 완패를 당해 역시 조별 라운드 통과가 어려워진 상황이었다. 두 나라가 올라가려면 서로를 무조건 잡아야 했고, 그렇다 쳐도 동시에 맞붙는 우루과이와 멕시코가 비기면 두 나라 모두 탈락하는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프랑스는 지난 대회 준우승국의 이름값을 해내기 위해, 남아공은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1승이라도 가져가기 위해 이 경기에 거는 투혼이 대단했다.

전반 17분, 남아공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시피웨 차발랄라의 코너킥을 센터백 봉가니 쿠말로가 어깨로 넣으며 1-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아무리 남아공이 개최국이라고 해도 전력에서는 프랑스에 한참 딸리는지라 뜻밖의 장면이었다. 선제골이 터진지 얼마 되지 않아, 프랑스의 요앙 구르퀴프가 멕베스 시바야의 턱을 팔꿈치로 가격했다가 퇴장당하며 경기는 완전히 남아공 쪽으로 기울어 버렸다. 이를 놓치지 않은 남아공은 기어이 두번째 골까지 터뜨렸고, 전반전에만 두 골을 먼저 넣으며 프랑스의 희망을 완전히 짓밟아 버렸다.

후반전, 프랑스는 플로랑 말루다의 만회골을 기어이 만들어내며 8년 전처럼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상황은 피했다. 그러나 끝내 승리는 남아공의 몫이었고, 프랑스는 8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최하위로 조별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남아공 역시 우루과이에게 당한 0-3 패배로 끝내 멕시코의 골득실을 역전하지 못하고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 라운드에서 탈락한 개최국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남아공의 조별리그 배치운이 매우 나빴고 당시 남아공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던지라 전세계인들은 프랑스를 이긴 남아공의 분투에 격려를 보냈다. 당시 내분의 절정을 찍던 프랑스의 막장 경기력이 욕먹은 건 덤이다.[6]

2.9.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

2.9.1. 알제리 def. 대한민국


자세한 내용은 홍명보호(성인 1기)/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알제리전 문서로...

2.10.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2.10.1. 세네갈 def. 폴란드

2.11.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2.11.1. 모로코 def. 벨기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세네갈, 튀니지, 모로코, 카메룬, 가나의 5팀이 참가해 세네갈, 모로코가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데 성공한다. 탈락한 튀니지, 카메룬, 가나도 괜찮은 경기력과 나름의 성과를 거두며 아프리카 팀의 전반적인 경기력이 매우 올라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16강에서 세네갈은 잉글랜드에 3:0으로 패배하지만, 모로코는 스페인을 승부차기로 잡고 8강으로 올라가는데 성공한다. 역사적으로 모로코와 스페인은 서로를 지배한 과거가 있기 때문에 서로 사이가 나쁜 편이고,[7]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편파판정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에게 패배한 전적이 있기 때문에 모로코에게는 매우 통쾌한 복수였다. 아프리카 팀이 8강에 올라간 것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만이라 아프리카 전체가 환호했다.

여담으로 모로코의 주요 민족은 아랍 백인이라서 엄밀히 말하면 '검은' 돌풍은 아니다.[8] 이 때문에 검은 돌풍보다는 최초의 아랍 국가 8강 진출, 아랍의 모래바람 폭풍으로 비유되는 경우가 더 많으며, 모로코가 벨기에에게 이기고 8강에 올라갔을 때 카타르를 비롯한 아랍의 여러 나라들이 최초의 아랍 국가 8강이라며 모로코에게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2.11.2. 모로코 def. 스페인

2.11.3. 모로코 def. 포르투갈

3. 역풍(...)

인프라가 약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전통적인 강국을 잡아내는 모습으로 감동을 이끌어낸 경기도 많았지만, 도리어 아프리카 국가들이 다른 나라의 돌풍에 희생되는 경우도 있었다. 자신들보다 약하다고 생각했던 나라들에게 패한 경기는 물론 과거 이겨본 나라에게 도리어 패한 경기, 다 이긴 경기를 마지막 순간에 역전당한 경기, 주심의 오심으로 경기를 그르쳐 패한 경기도 많았다. 이런 경기들이 아프리카 대륙이 다른 대륙들과의 상대 전적에서 모두 밀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9]

3.1. 2006 FIFA 월드컵 독일

3.1.1. 대한민국 def. 토고



자세한 내용은  아드보카트호/2006 FIFA 월드컵 독일/토고전 문서로...

3.2.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개최된 월드컵이었지만, 사실 이 대회가 가장 큰 아프리카 축구의 흑역사가 되고 말았다. 개최국 남아공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 라운드도 못 뚫는 개최국이 되고 말았고, 나이지리아와 코트디부아르, 카메룬 등 강국들도 줄줄이 조별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이 중 코트디부아르는 브라질과 포르투갈에 밀린 거라 그렇다 쳐도,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은 축구를 가장 못하는 대륙이라는 아시아의 두 국가에게 16강 진출을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다. 알제리 역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조별 라운드에서 나가 떨어졌고, 그나마 가나만 유일하게 16강에 올랐다. 그 뒤로도 16강에서도 미국을 잡으며 8강까지 올랐지만, 가나 역시 결과적으로는 아프리카 첫 4강을 눈 앞에 두고 끔찍한 결말을 맞이해야 했다. 여섯 나라 모두에게 씁쓸한 대회.

3.2.1. 일본 def. 카메룬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첫 번째 월드컵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많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던 2010 남아공 월드컵. 특히 카메룬은 아프리카 축구를 전 세계에 알린 선구자였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사무엘 에투라는 아프리카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필두로 알렉스 송, 스테판 음비아, 막심 추포-모팅, 뱅상 아부바카 등의 젊고 실력 있는 선수들까지 더해져 16강은 충분히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대진운도 나쁘지 않았는데, 첫 상대가 바로 한창 죽쑤던 아시아의 일본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예선에서도 호주에 밀려 2위로 올라왔고, 대회 전 여러 차례 평가전에서도 좋지 않은 모습만 보여 자국 국민들에게 한창 욕을 쥐어터지게 먹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아프리카의 터줏대감 카메룬을 상대한다는 건 당연히 일본으로써는 패색이 짙기만 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달랐다. 일본은 쉬지 않는 압박으로 카메룬을 강하게 몰아붙였고, 마침내 간판 공격수 혼다 게이스케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카메룬이 그리고 나온 플랜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자, 카메룬은 동점골을 터뜨리기 위해 계속해서 일본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번번이 일본에 막히고 말았고, 일본은 볼을 잡기만 하면 짧은 패스를 계속하며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해 나갔다. 결국 일본의 스시타카에 카메룬의 멘탈은 산산이 조각나고 말았고, 경기는 결국 혼다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킨 일본의 1-0 승리로 끝났다.

그리고 카메룬은 남은 조별 라운드 경기에서도 모두 패해 3전 전패로 탈락하고 말았다.

3.2.2. 그리스 def. 나이지리아


두 나라가 만나기 전, 두 나라에 대한 평가는 그야말로 상극이었다. 두 나라 모두 첫 경기에서 패했는데,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용맹하게 싸웠다는 평을 받은 반면 그리스는 대한민국에 무기력하게 0-2로 패해 물이 고일 만큼 고였다는 평을 받았다. 아무래도 이들이 만나면 나이지리아가 이길 거라는 평가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결과는 이러한 평가와 정반대였다. 초반 나이지리아의 칼루 우체가 선제골을 터뜨렸을 때만 해도 나이지리아가 무난하게 승기를 잡는듯 했지만, 어째 경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나이지리아는 그리스의 늪에 빨려들어 가기만 했다. 결국 디미트리스 살핑기디스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고, 후반전에는 아르헨티나 전에서 MOM까지 선정되었던 빈센트 엔예아마 골키퍼의 캐칭 미스를 그리스의 바실리스 토로시디스가 역전골로 연결하면서 순식간에 역전당하고 말았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었고, 나이지리아는 이 경기를 패함으로써 2패를 떠안고 마지막 경기에 나서야만 했다.

그리고 나이지리아는 반드시 이겨야 했던 대한민국과의 경기에서 2-2로 비기는 바람에 조 최하위로 조별 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10]

3.2.3. 우루과이 def. 가나


2010 남아공 월드컵은 최초로 아프리카에서 개최된 월드컵이라는 상징성이 있었는데, 카메룬, 개최국인 남아프리카 공화국, 나이지리아, 알제리, 코트디부아르가 모두 조별리그에서 패배하면서 유일하게 토너먼트에 진출한 팀이 가나였다. 가나는 16강에서 미국을 꺾고 8강에 진출하며 2002 한일 월드컵의 세네갈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8강에 진출한 아프리카팀이 되었으며 아프리카의 유일한 희망이 되었다.

8강에서 우루과이와 경기하게 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검은 돌풍을 이끌며 우루과이전에서 승리 직전까지 갔었으나... 루이스 수아레스가 공을 손으로 쳐내는 기행을 벌였고, 당연히 주심은 수아레스를 퇴장시키고 PK를 지시했으나 PK에서 가나가 실축해 버렸고, 이후 승부차기에서 우루과이에게 패배하면서 가나는 어이없이 4강에 진출할 기회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이 때문에 당시 아프리카팀 전부가 수아레스와 우루과이를 맹비난했다.

하지만 가나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8강까지 올라가며 아프리카의 희망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수아레스가 반칙하기 전까지는 검은 돌풍을 이끌었다.

결국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재회한 가나는 우루과이에게 0:2로 패배했지만, 동시간대 벌어진 한국vs포르투갈전에서 한국이 2:1로 먼저 승리하자 우루과이의 추가 득점을 필사적으로 막아내 우루과이는 결국 한국에게 득점차로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고, 가나는 승리하지 못한 대신 우루과이를 조별리그에서 탈락시키면서 우루과이에게 복수하는데 성공했다. 이때가 수아레스의 마지막 월드컵이었기 때문에 후반전에서 선수 교체로 벤치에 가있던 수아레스의 통곡을 조롱해준 건 덤이었다. 수아레스는 최초로 출전한 월드컵에서 반칙으로 영광을 누렸지만, 결국 그에 대한 복수로 마지막 월드컵을 통곡으로 끝내야 되는 비참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

3.3.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

3.3.1. 미국 def. 가나

3.3.2. 그리스 def. 코트디부아르

3.4.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3.4.1. 이란 def. 모로코

3.4.2. 포르투갈 def. 모로코

3.4.3. 사우디아라비아 def. 이집트

3.5.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3.5.1. 호주 def. 튀니지

4. 여담


[1] 여자 축구는 한 술 더 떠서, 아프리카 특유의 좋지 못한 여성 인권 때문에 아시아에도 밀리는 편이다. [2] 게다가 볼고그라드의 수치의 피해자 또한 아프리카 국가인 세네갈이다. [3] 다음 대회에서는 세 나라, 그 다음 대회부터 지금까지는 다섯 나라가 월드컵에 나올 수 있게 되었다. [4] 마지막 경기인 불가리아전에서 6:1로 대승을 거두었음에도 말이다. 게다가 스페인은 그 마지막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는 아직 탈락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5] 물론 2006년 독일 월드컵은 2002년 우승국 브라질이 8강은 갔기 때문에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가 반만 먹혔다. 그리고 브라질은 남미 출신이기에 유럽 출신으로만 따진다면 그 징크스가 100% 먹혀 들어가게 된다. [6] 특히, 프랑스의 개막장 경기력에 완전히 분노한 프랑스 축구 협회는 아예 프랑스 대표팀 선수단 전원을 모조리 귀국행 비행기의 이코노미석에 탑승시켜 버렸다. [7] 중세시절에는 모로코에 위치했던 이슬람 왕조들이 스페인을 8백년이나 지배했고, 근대에는 스페인이 모로코를 식민지배했다. [8] 모로코는 고대 지중해 문명 시절부터 유럽, 레반트와의 유전적 교류로 인해 피부색이 남유럽 백인과 비슷하고 옅은 색소의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나오기도 한다. [9] 심지어 축구를 오세아니아 다음으로 못하는 대륙이라는 아시아에게도 4승 7무 6패로 밀리고 있다. [10] 이때 나온 게 나이지리아 공격수 야쿠부의 니가가라 16강슛. 측면에서 찔러준 크로스를 바로 정성룡 골키퍼 앞에서 옆으로 차버렸다. 오프사이드이긴 했지만 부심이 깃발을 들지 않았기에 이게 들어갔으면 대한민국은 패했을 것이고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세 팀이 1승 2패지만 골득실로 따졌으면 나이지리아가 올라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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