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AppleGot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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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Gothic으로 쓴 글[1] |
2012년까지 사용되었던 OS X의 한글 기본 글꼴. 현재는 Apple SD 산돌고딕 Neo로 대체되었다.[2] 자매품으로는 AppleMyungjo가 있다.
2. 특징
다른 고딕 글꼴들에 비하면 굉장히 밋밋한데다가 글자폭과 자간도 어색해서 멋이 없고 화면에 표시될 때 획이 매우 흐릿하게 표시되기 때문에 가독성이 매우 떨어진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념 글꼴이라 불리는 맑은 고딕, 그리고 네이버가 배포하는 나눔고딕과 자주 비교되는데, 무엇보다 나란히 놓고 보면 AppleGothic이 상당히 읽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컴퓨터의 기본 시스템 글꼴로써 중요하다 못해 기본기여야 할 가독성이 딸린다는 게 에러인데, 이는 획에 곡선과 장식선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글자 크기가 크면 문제가 없겠지만, 글자가 작아지면 작아질 수록 이 곡선이 뭉개지면서 가독성은 매우 떨어졌다.Mac에 완전히 익숙해진 일부 사람의 경우 오히려 AppleGothic이 맑은 고딕 등에 비해 부드러워 보인다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지만, AppleGothic이 상당히 문제 많은 글꼴임은 절대 부정할 수 없다. 애초에 AppleGothic은 인쇄용 글꼴으로 개발된 것이었고, 이를 픽셀 밀도가 낮은 모니터 화면으로 표시하면 디테일이 뭉개지고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또한, 가독성이나 흐릿한 글꼴은 어떻게 적응을 해서 쓸 수 있다고 하더라도 욕을 먹는 결정적인 이유는 굵은 글꼴이 없다는 것이다. Mac의 일부 네이티브 프로그램의 경우 소프트웨어적으로 글꼴을 굵게 표시해주는 이른바 fake bold[3] 표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Safari 등의 프로그램에서는 굵은 글씨가 잘 보인다고도 하나,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한글로 볼드체를 표시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고 만다. 예를 들어, 오페라에서 나무위키를 열어보면 굵은 글꼴을 전혀 볼 수 없다.[4]
마찬가지로 iPhone이나 iPod touch 등에 사용되는 iOS에서도 AppleGothic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iOS 5.1 버전 이전에는 iPhone이나 iPod touch을 이용할 때는 한국어에서 굵은 글꼴을 아예 볼 수가 없었다. 연락처만 해도 영문은 성이 굵게 표시되나 한국어는 그런 거 없었다.
게다가, OS X Tiger까지 AppleGothic은 완성형 2350자 범위만을 지원했었기 때문에, 확장 한글(속칭 외계어)을 전혀 표시하지 못했다. 그 말인 즉슨 뷁이나 뚫훍, 쿈같은 단어를 쓰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한국 PC 운영체제 점유율이 정 반대였다면, 한국 인터넷의 역사는 심히 달랐을지도 모른다.
10.5부터는 유니코드 전범위를 수록한 새 AppleGothic이 추가되었으나, 여전히 못생긴 자형이 개선되지 못한 것은 물론이요, 볼드 글꼴의 지원은 추가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불만을 전혀 해소하지 못 했다. 이걸 보다 못한 사용자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AppleGothic을 사용자 스스로 손봐서 볼드체를 만들거나 유니코드 전범위를 지원하는 한글 글꼴로 시스템 기본 글꼴을 바꿔치기해 가면서 사용해왔다.[5]
3. 기타
위에 언급되었듯 AppleGothic이 싫다면 기본 글꼴을 바꿀 수도 있겠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macOS는 시스템 기본 글꼴을 바꿀 수가 없게 되어 있었다. 시스템 스크립트를 바꿔치기 하거나 해킹을 통해 폰트 파일 내부의 글꼴 글리프를 덮어 씌우는 방식으로 꼼수를 써서 바꾸는 방법이 존재하긴 했지만 이건 일반 사용자가 시도하기에는 매우 복잡한 방법이었다.[6] 또한 제대로 했다 쳐도 시스템이 굉장히 불안정해지기 일쑤이기 때문에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 굳이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번역 문제를 감수하면서까지 영문상위나 일문상위를 사용하고 있었다.심지어는 Apple에서 한글 글꼴이 못생겼다는 사용자들의 불평을 인지하고, 이걸 바꾸고자 윤디자인과 산돌에서 샘플을 받아놨더니 높으신 분들이 에이 AppleGothic이 낫네 라고 하며 계획을 안드로메다로 보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그러던 도중, OS X Lion부터 나눔고딕이 한글 글꼴로 추가되어 뭇 사람을 설레게 하였으나 여전히 시스템 글꼴은 AppleGothic이었다. iOS의 경우 5 Beta 6에서 기본 글꼴이 AppleGothic에서 Apple SD 산돌고딕 Neo로 바뀌었는데, 이게 상당히 미려한데다가 드디어 굵은 글꼴이 지원이 되어 뭇 사람들을 설레게 하였으나, iOS 5 Beta 7부터는 Apple SD 산돌고딕 Neo가 어딘가로 사라지고 다시 AppleGothic으로 바뀌었다. 정식 iOS 5 또한 AppleGothic으로 회귀해서 수많은 사용자를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2012년 출시된 iOS 5.1 베타에서 다시 Apple SD 산돌고딕 Neo가 크기가 살짝 조정된 채로 돌아오고, 이후 5.1이 정식으로 출시되면서 드디어 Apple SD 산돌고딕 Neo가 기본 글꼴로 채택되었다. 사실, Apple SD 산돌고딕 Neo와 기존 시스템 글꼴인 Helvetica의 베이스라인 정렬 문제와 글자 크기의 불균일함이 해소되지 않아 Apple SD 산돌고딕 Neo를 사용하려던 계획이 중지되고 잠시 AppleGothic으로 롤백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OS X Mountain Lion에서도 Apple SD 산돌고딕 Neo가 기본 시스템 글꼴로 채택되었다.[7]
사실 AppleGothic는 한국의 1세대 한글 글꼴 개발자 최정호가 설계한 샤켄 중고딕(1973)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전자 디스플레이에서 보기에는 단점이 많겠지만, 그 당시 최정호의 글자는 신문의 가독성을 높은 폭으로 올리는 데 기여함과 동시에 근대적 글꼴의 기초를 세웠다. 다만 이런 신문 인쇄용으로 잘 디자인된 글꼴을, 별 수정 없이 전자 디스플레이에서 시스템 기본 글꼴로 사용해서 문제가 생겼던 것일 뿐.[8] 거꾸로 말하면, AppleGothic을 전자 디스플레이 용도 말고 인쇄용으로 쓰면 결과물이 좋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실제로 AppleGothic을 종이 인쇄에 쓰면 고전적인 고딕체 느낌의 상당히 준수한 결과물이 나오는데, 애초에 종이 인쇄물에서 보기 좋도록 디자인된 글꼴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지면 인쇄에서만 보기 좋다는 점은 자매품인 AppleMyungjo도 공유하는 문제점이다.
4. Seoul체와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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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Mac OS 7.5.5의 Seoul체 | 한글 OS X 10.4의 AppleGothic |
한글 Mac OS에는 Seoul체를 시스템 기본 서체로 사용하였다.[9] 한글 Mac OS 8 이후로는 한강체라는 시스템 서체가 추가되어 Mac OS 9.2까지 사용되었다. 둘 다 서울시에서 배포하는 서울남산체, 서울한강체와는 다른 서체이다.
Mac OS X 초창기에는 아예 IE의 한글 폰트를 AppleGothic 대신 Seoul체와 한강체를 기본으로 설정해서 쓰는 경우가 많았다.
5. 관련 문서
[1]
이 글은 나무위키
전기장 문서에 서술되어있는 글이다.
[2]
물론 AppleGothic도 여전히 번들로 제공은 되고 있다.
[3]
같은 글자를 약간 어긋나게 다중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4]
사실 Windows도 굵은 글꼴 없는 폰트가 많았고, 가장 많이 쓰던
굴림체도 굵은 글꼴이 없다. 그러나 윈도우는
fake bold를 운영체제 차원에서 지원했기 때문에 굵은 글꼴이 없는 폰트도 굵은 글씨가 모두 표현되었다.
[5]
"굴비고딕" 이라고 검색해보면 적어도 2000년대 초반부터 행해져온 일임을 알 수 있다.
[6]
이 작업을 비교적 쉽게 해주는 스크립트가 있기는 하다. Lion과 Mountain Lion에서만 정상 작동을 보증하고 있으니 주의.
[7]
Mac OS에는 9개의 웨이트가 다 포함되어 있지만, iOS에는 일반체와 볼드체 2가지밖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8]
타이포그래피의 세부 분야 중에서도 시스템 기본 글꼴 디자인은 힘들고 신경 쓸 게 많은 분야이다. 우선 시스템 기본 글꼴은 단순히 미적으로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가독성까지 좋아야 한다. 따라서 단순히 외곽선 디자인에만 신경쓸게 아니라 글꼴의 비율 및 크기와 줄 간격과 글자간 간격도 신경써서 잘 설정해야 한다. 또한 단독으로 쓰일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알파벳과 같이 쓸 일이 많으니까 외국 문자와도 잘 어울려야 하고,
tofu로 깨지는 글자가 적어야 하기 때문에 지원하는 외국 문자의 숫자도 많아야 한다. 또한 해상도가 낮은 디스플레이 환경에서도 잘 보여야 하니까 작은 화면 글씨에 최적화도 시켜야 한다. 이 때문에 최근에 만든 시스템 기본 글꼴(
맑은 고딕,
산돌네오,
본고딕 등)은 제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대기업(각각
Microsoft,
Apple,
Google)이 많은 자본을 들였으며,
산돌의 디자이너들을 무진장 갈아넣는(...) 등 정성을 잔뜩 들여 만들었다. 그런데 AppleGothic은 위의 여러 고려 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옛날 지면용 글꼴을 거의 그대로 21세기 컴퓨터의 시스템 기본 글꼴로 채택했으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9]
애플은 자신들이 제작한 폰트의 이름을 도시 이름으로 짓는다. 매킨토시의 기본 폰트였던
Chicago, 현재 MacOS의 기본 폰트인
San Francisco도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