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3-12-29 12:37:32

2017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가봉/팀별 리뷰

파일:상위 문서 아이콘.svg   상위 문서: 2017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가봉

1. 조별리그 탈락

1.1. 가봉

유럽 4대 리그라는 분데스리가의 득점왕을 경쟁하는 대륙 내 최고의 스트라이커 피에르 오바메양을 데리고 자국에서 열리는 네이션스컵을 준비하는 가봉은 누가 봐도 8강은 쉽게 올라갈 것으로 보였다. 가봉의 조별 라운드 상대 부르키나파소와 기니비사우는 이렇다 할 스타플레이어 한 명 없는 나라들이었고, 카메룬이 강하다고는 해도 그들 역시 3년 전 월드컵에서 끔찍한 경기력과 내분 끝에 전패로 탈락한 나라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조건 잡아야 할 기니비사우를 상대로 무를 캐며 가봉의 8강 진출 플랜은 완전히 엉키고 말았다. 오바메양의 선제골로 앞서나가기는 했지만, 경기 막바지에 동점골을 내주며 결국 승점을 1점 밖에 따내지 못했다. 그에 반해 부르키나파소와 카메룬은 기니비사우에게 한 골도 내 주지 않고 승리를 따냈고, 결국 기니비사우를 이긴 두 나라가 조별 라운드를 통과했다. 가봉이 기니비사우를 이기지 못한 걸 만회하기 위해서는 부르키나파소나 카메룬을 상대로 1승이라도 따내야 했지만, 그 경기들에서도 가봉은 모두 비기며 3무로 조별 라운드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인데다 오바메양이라는 아프리카 최고의 스트라이커까지 보유한 가봉이었지만, 결국은 최약체 기니비사우를 못 이긴 것이 화근이 되면서 1승도 따내지 못하고 광탈하고 말았다.

1.2. 기니비사우

2년 전의 적도 기니 축구 국가대표팀이 최약체라는 저평가를 뒤집고 개최국 버프를 등에 업으며 4강까지 진출한 것을 보며 기니비사우도 그것을 꿈꿨지만, 기니비사우는 적도기니만큼의 실력이 있는 팀이 전혀 아니었고, 결국 광탈로 대회를 끝맺을 수밖에 없었다.

1.3. 알제리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에서 대한민국까지 처잡는 이변을 연출하며 처음으로 조별 라운드를 통과하며 축구 열기가 오를 대로 오른 알제리였지만, 바히드 할릴호지치가 떠난 이후인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열기가 모두 식기라도 한 듯 알제리는 이번 대회 내내 부진했다. 알제리 역시 가봉과 마찬가지로 잡아야 했던 동네북을 잡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되면서 조별 라운드 광탈로 이어졌다. 심지어 알제리는 동네북 짐바브웨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까지 당했다가 겨우 동점골을 따내는 등 매우 안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짐바브웨를 상대로도 이렇게 허덕이는 알제리였으니, 튀니지와 세네갈을 상대로 보인 경기력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튀니지에게는 1-2로 패해 조별 라운드 탈락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 말았고, 이미 토너먼트에 올라간 세네갈을 상대로 한 마지막 경기에서는 이슬람 슬리마니의 멀티골 덕분에 갠신히 패배와 조 꼴찌를 면했다. 세네갈이 이미 2승을 따냈으니 망정이지, 그런 거 없이 이 악물고 뛰었으면 알제리는 아예 끔살당했을지도 모른다. 3년 전 월드컵에서 자신들을 비웃던 나라에게 참교육을 시전하고 대회 우승국을 상대로 팽팽히 맞서는 등 용맹한 모습을 보였던 그들이었지만, 이번 대회 동안의 알제리에게서는 3년 전의 모습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결국 이것이 후유증이라도 되었는지 알제리는 러시아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예선에서도 죽음의 조에 속하는 불운을 안으며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본선 진출조차도 꼴찌로 탈락하며 실패하고 말았다. 죽음의 조라서 그렇게 됐다는 핑계도 사실상 통하지 않는다. 그나마 마지막 경기 결과가 승리가 되기는 했지만, 이것조차도 본선 진출이 확정된 상대 나이지리아가 부정 선수를 출전시킨 사실이 들통나서 (알제리가) 몰수승을 한 거라서 아무런 의미도 없다.

이랬던 알제리는 차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다시금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2021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카메룬은 충격의 광탈을 하고 말았고, 결국 이게 후유증이 되면서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도 카메룬에 의해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1.4. 짐바브웨

2006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이집트 이후 11년만에 본선에 이름을 올린 짐바브웨였지만, 하나같이 어려운 상대들과 조별리그에서 맞붙게 되는 바람에 일찍이 망해버리고 말았다.

1.5. 코트디부아르

디디에 드로그바, 콜로 투레, 야야 투레 등 핵심 선수들이 은퇴한 이후 세대교체를 해야 했는데, 이것이 실패로 이어지면서 디펜딩 챔피언은 광탈을 하고 말았다. 게다가 저 세 선수들의 빈자리는 너무나도 컸다.

그리고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는 이제는 거진 과학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1.6. 토고

비록 1무 2패로 광탈을 하고 말았지만, 그래도 2006 FIFA 월드컵 독일 이후로 오랜만에 나름대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토고였다.

1.7. 말리

아무리 다크호스네 뭐네 소리를 듣는 말리라지만, 이런 평가도 이제는 한 물 간지 오래라는 악평을 듣는 말리이다.

1.8. 우간다

졸전의 연속을 펼친 끝에 이렇다 할 인상적은 모습 한 번 보이지 못하고 조 꼴찌로 광탈하고 말았다.

2. 8강 진출

2.1. 튀니지

북아프리카의 강호 소리를 듣는 튀니지지만, 이들은 경기만 잘 하고 이름값은 못 한다는 것을 이 대회에서도 증명하였다.

2.2. 세네갈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에서의 8강 돌풍 이후 FIFA 월드컵이고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고 뭐 하나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거품 소리를 들은 세네갈이었지만, 사디오 마네라는 신성의 탄생과 함께 오랜만에 8강에 진출하며 다시금 돌풍을 일으킬 준비를 하는 세네갈이다.

다만, 사디오 마네, 칼리두 쿨리발리, 이드리사 게예, 체이쿠 쿠야테라는 황금세대의 질주가 생각보다 빨리 끝나버렸다는 것은 흠.

2.3. 모로코

패배는 1998 FIFA 월드컵 프랑스 2017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가봉의 예처럼 언제나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오기 마련이다.

북아프리카 라이벌 이집트와의 상대 전적은 13승 11무 2패. 그러나 패자의 역습만큼은 막을 수 없었다.

2.4. 콩고 민주 공화국

지난 대회 1위를 탈락시키고 올라왔건만, 지난 대회 2위에 의해 지난 대회 3위 콩고 민주 공화국은 아쉽게 막혔다.

그래도 콩고 민주 공화국의 이러한 연륜만큼은 대단했다.

3. 준결승 진출

3.1. 가나

지난 월드컵에서는 그렇지 못했지만, 그 전의 두 차례 월드컵이었던 2006 FIFA 월드컵 독일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의 가나는 늘 아프리카의 소년가장 노릇을 해냈다. 앙골라 축구 국가대표팀, 토고 축구 국가대표팀, 튀니지 축구 국가대표팀, 코트디부아르 축구 국가대표팀, 나이지리아 축구 국가대표팀, 카메룬 축구 국가대표팀, 알제리 축구 국가대표팀, 남아프리카 공화국 축구 국가대표팀 등 기대감이 컸던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이 광탈을 면치 못할 때마다 유일하게 토너먼트에 오르며 유럽과 남미의 틈바구니에서 아프리카의 자존심을 내걸고 싸운 나라가 바로 가나였다.

이번에도 나름 통뼈라는 걸 가나는 묵묵히 보여주었다. 나름 본선 진출국이라고 자신들이 강국이라 자부하던 우간다와 만년 다크호스 말리를 상대로 비록 압도적이지는 않아도 승리를 따냈고, 그 결과 두 경기만에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상대가 네이션스컵만 오면 날아다니는 이집트라는 걸 미루어 보면 가나가 그리 못한 것도 아니었다. 8강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코트디부아르를 집으로 보내고 1위로 올라온 콩고 민주 공화국을 만났는데, 여기서도 노련함을 앞세워 2-1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물론 준결승전에서는 카메룬에 패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고, 부르키나파소에게 3위 결정전에서 패해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다. 그래도 가나는 아프리카 최강국이라더니 이번 대회에는 아예 출전도 못한 누구 지난 월드컵에서 명장 하에 돌풍을 일으켜 놓고 그 명장이 떠나니까 거침없이 추락하며 이번 대회에서는 광탈한 누구, 지금은 은퇴한 선수들이 만들어준 대회 본선에서 제대로 졸전만 거듭하다가 끝나버린 누구 등이랑은 달리 올라갈 팀은 올라간다는 것을 증명하며 좀 의문스런 경기력으로도 꾸역꾸역 준결승에 오르며 나름 이름값에 맞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면서 오랫동안 빛났다.

3.2. 부르키나파소

패기만으로 튀니지 축구 국가대표팀 가나 축구 국가대표팀이라는 숱한 강호들을 잠재우며 대회 최대 돌풍임을 입증하였다.

3.3. 이집트

네이션스컵 DNA는 이번 대회에서도 여전하다는 것을 재증명하였다.

나아가 모하메드 살라라는 뉴페이스를 발굴하는 데에도 성공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잘하면서 왜 월드컵은 못 나가는지는 참 아이러니할 따름.

그리고 마침내 살라를 앞세워 1990 FIFA 월드컵 이탈리아 이후로 28년 만에 본선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3.4. 카메룬

2012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적도 기니·가봉 201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연달아 본선 진출 실패, 그나마 5년 만에 본선에 이름을 올린 201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적도 기니에서는 조별리그 탈락. 이게 최근 3차례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카메룬이 기록한 성적이다. 게다가 FIFA 월드컵에서도 2006 FIFA 월드컵 독일에서는 지역예선에서 탈락,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에서는 2연속 3패 광탈을 하였다. 한때 불굴의 사자로 군림하며 세계 축구계에 아프리카의 검은 돌풍을 이끈 주역인 카메룬답지 않은 민망한 성적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180도 달랐다.

다만, 출발은 좋지 않았다. A조 세 경기 중 최약체 기니비사우만 겨우 역전승으로 잡았고, 부르키나파소 가봉을 상대로 한 나머지 두 경기에서 모두 무를 캐며 역시 예전만 못한 것처럼 보였다. 부르키나파소와 승점은 같았지만, 득실차에서 밀리며 2위로 8강에 오르는 바람에 B조에서 튀니지, 알제리 북아프리카의 강국들을 밀어내고 1위로 올라온 세네갈을 만나야 했다. 현재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황금빛 나는 스쿼드를 자랑하는 세네갈. 하지만 카메룬은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르고 나서야 몸이 풀렸다는 듯 패기 넘치는 세네갈의 맹공을 여유 있게 막아내었다. 결국 자신들의 바램대로 경기를 승부차기로 끌고 왔고, 거기에서도 세네갈이 에이스가 실축을 한 반면 카메룬은 모든 선수가 킥을 성공시키며 세네갈을 집으로 보내고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 상대는 지난 대회 준우승국 가나. 이번에도 카메룬은 가나의 공격을 죄다 끊어버리며 지키다가 경기 후반에 두 골을 몰아넣어 버리며 다섯 번째 우승을 향해 진격했다.

결승전에서 만난 상대는 네이션스컵 7회+최다 우승에 빛나는 네이션스컵의 최강자 이집트. 더군다나 최근 무시무시한 공격력의 파라오를 맞이하며 물이 오를대로 오른 이집트는 역시나 라인을 내린다고 되는 상대가 아니었다. 결국 전반 22분 만에 모하메드 엘네니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이집트의 여덟 번째 우승의 희생양이 되게 생긴 카메룬. 하지만 역시 영웅은 난세에 등장한다고, 카메룬의 주장이자 센터백 니콜라 은쿨루가 승부의 추를 원점으로 돌리며 이집트의 분위기에 찬물을 제대로 뿌렸다. 그리고 마침내 경기 막판, 뱅상 아부바카가 역전골까지 터뜨리면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이번 대회를 끝냈다. 최근 다수의 메이저 대회에서 눈살 찌푸릴 모습만 보이던 카메룬이 간만에 아프리카 정상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카메룬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그와 함께 최다 우승국 이집트의 뒤를 바짝 쫓았다.

이제 이 기세를 몰아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본선에도 진출하며 다시금 예전의 돌풍을 되살릴 수도 있는 기회였으나... 애석하게도 지역예선에서 죽음의 조에 속하는 불운을 안는 바람에 (본선 진출은) 다음 대회를 기약해야 했다.

그래도 카타르 월드컵은 본선에 진출하긴 했고, 또한 해당 대회에서는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이라는 대어를 낚으며 20년 만에 FIFA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1].


[1] 다만 16강은 못 갔다는 게 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