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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22 00:03:06

필로티

Piloti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640px-The_Concourse_17%2C_Aug_07.jpg
싱가포르콩코스(The Concourse) 빌딩 #

1. 개요2. 한국에서
2.1. 건축사2.2. 한국식 필로티의 문제점
3. 한국 외 국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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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필로티(Piloti)는 원래 기둥, 특히 종교건축 회랑에 늘어선 열주(列柱)를 의미하는 말이다.

현재에는 주로 스위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가 제창한 건축 양식을 가리킨다. 코르뷔지에식 필로티 양식의 외형은 건물 저층부의 기둥을 제외한 벽을 제거하여 개방적으로 만든 것을 말한다.

2. 한국에서

2.1. 건축사

광복 이후, 르 코르뷔지에의 제자였던 김중업이 설계한 건축물 중 필로티 방식을 채택한 건물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부산대학교 인문관(구 본관)
파일:필로티 예시_한국 빌라.jpg
한국에서 필로티 구조를 가장 잘 찾아볼 수 있는 빌라
대부분 주차장으로 사용된다.
한국에는 2000년대 이후 필로티 양식의 건물이 많이 지어지고 있다. 최근 지어지는 빌라, 원룸 등을 보면 거의 대부분 필로티 양식으로 지어지고 있어 이제는 상당히 많이 쓰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로티 양식의 가장 큰 이점은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좋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빌라 다세대주택에서 필로티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2002년 김대중 정부 때 불법주차를 줄이고자 주택의 주차장 부지 확보를 강제하는 동시에 필로티 양식에 층수제한면제 혜택을 제공하였으며,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에는 기존에 1층 전부를 주차장으로 사용할 때만 필로티 부분을 층고 산정에서 제외해주던 것을 1층의 2분의 1 이상만 주차장으로 사용해도 층고 산정에서 제외해주는 식으로 필로티의 도입을 더욱 장려했다.

이렇듯 효율적인 건축양식으로 받아들여지면서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 도시형 생활주택"이라는 이름으로 20~30대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서민 등에게 안정적인 주거를 저가에 공급하겠다며 도입하였고 일반 주택에 적용되는 규제와 허가로부터 벗어나 안전 규제 완화, 주차장 확보, 시착공 과정이나 주택건설 규제 등 몇 가지에서 간소화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주택은 물론 상가까지 입주 가능한 1층을 주차장으로 쓰는 것이 반갑지 않지만, 지하 주차장보다는 싸게 먹히기 때문에[1] 선호된다. 법적으로 다중주택의 주차공간 설치규정에 따라 면적당 확보해야 하는 주차공간이 있기 때문에[2] 땅을 파지 않을 거라면 건물을 띄우는 방법 말곤 대안이 사실상 전무하다.[3]

필로티 양식의 확산에 루사, 매미가 영향을 끼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건물이 막고 있는 공간 일부를 필로티로 뚫음으로써 바람 지나갈 공간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하주차장이 넉넉한 사무용 건물이나 고층 아파트에서는 휴식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규모도 크다보니 일부는 벽을 세워서 상가나 공동시설로 사용하기도 한다.

서울 북부의 오래된 건물중에 필로티 양식인 건물들이 있는데 이 건물들은 군사적 목적으로 건설된 것이라고 한다. 전쟁시 전차격납고 및 대전차방호벽으로 사용하기 위한 용도다.

2.2. 한국식 필로티의 문제점

파일:내진설계필로티.jpg

사실 필로티 양식은 평범한 기둥식 건물에서는 하중을 지탱하는 역할이 없는 가벽을 제거한 것에 불과하다. 때문에 내진 설계 상으로는 벽이 있으나 없으나 차이점이 없는 것이다. 심지어는 지진이 빈번한 일본에서도 얼마든지 필로티 양식 건물을 찾아볼 수 있다. 오히려 벽이 있는 것보다 기둥만 앙상하게 있는게 더 유연해서 땅속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일부 흘리게끔 유도하여 상부층의 안전을 도모한다.[4]

그럼에도 한국에서 필로티 양식의 내진 성능이 지적당하는 이유는, “한국식 필로티” 양식 건물들이 대개 "기둥 분리형"이기 때문이다.

위 쪽 이미지처럼 지어진 건물의 경우 기둥들이 옥상까지 뻗어 건물 전체를 지탱하며 기둥 내부의 벽은 대부분 가벽이다.[5] 이를 "기둥 연결형"이라고 한다. 이 경우 구조학적으로 건축물의 내구력과 저항력은 기둥이 중심이며, 지진이 발생해서 건축물에 휨 응력이나 비틀림 응력이 가해져도 기둥이 잘 버티면서 유연하게 저항한다. 다만 가벽이나 외장재 등은 쉽게 파손되겠지만, 건물 전체가 파손되는 것보단 훨씬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식 필로티는 내력벽이 건축물 내구력의 중심이 되는 벽식 구조로, 1층 주차장만 기둥식(기둥+보, 라멘 구조)구조이다. 이게 "기둥 분리형"이다. 아래 쪽 이미지처럼 짤막한 기둥 위에 직육면체를 얹어놓은 것처럼 지어진 건물이 된다. 내력벽은 면적이 넓어 기둥에 비해서 휨이나 비틀림에 대한 저항성이 떨어지므로, 건물 전체의 구조적 유연성 또한 기둥 연결형보다 낮은 것이다. 기둥 분리형 필로티가 특히 위험한 점은 지진이 일어나 횡방향의 진동이 발생했을 때 너무 취약하다.[6] 아예 1층까지 내력벽인 벽식 건물은 내력벽 전체가 땅에 닿아 충격이 분산되어 지진의 휨 응력과 비틀림 응력을 받아내지만, 기둥 분리형 필로티 건물은 내력벽이 받는 충격이 순간적으로 1층의 작은 보와 기둥에 쏠려서 위험하다.[7]

이러한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선호되는 이유는 벽식 건물이 두꺼운 기둥이 1층부터 옥상까지 관통하는 기둥식 건물에 비해서 실내공간 활용도가 더 좋기 때문이다. 기둥이 차지하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전용면적이 넓어져서 실제 평수가 더 큰 공간을 만들 수 있다. 또 벽식 구조에서는 층간고를 낮게 잡을 수 있으므로, 같은 층수의 건물이라도 일조권 등등에 따른 고도 제한을 통과하기 쉽다.[8] 2010년대 이전까지는 큰 지진이 없었기 때문에 국민들 대다수가 내진 설계 여부를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는 안전 불감증도 일조했다.

2010년대 이후 한반도에서도 지진이 다발하면서 필로티 구조 건물의 피해 사례가 나타났다. 2017년 포항 지진에서 기둥파손이 실제로 일어났다. #(그러나 해당 건물은 부실공사다. 그 근방에 있던 필로티 구조의 건물들은 문제 없었다.)

분리형 필로티는 기둥에 구조적 결함이 있을 경우 주저앉기도 한다. 특히 부실 공사 문제에 더 취약하다.

겨울에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에는 필로티 기둥 부근을 따라 만들어진 상하수도 동파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보완책으로 수도관에 열선을 감는데, 이에 따른 화재 피해 사례가 생길 수 있다. #사례

겨울에 2층 난방을 아무리 세게 해도 바닥으로 열이 다 빠져나간다. 단열 시공이 엉망이면 일본 집과 별 차이도 안 난다.

3. 한국 외 국가에서

한국처럼 주차공간을 확보거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이유 외에도 필로티 공법으로 건물을 짓는 나라들이 많다. 특히 고온다습한 국가들은 지면으로부터의 습기를 차단하기 위해 필로티 구조를 선호하며, 나무로 지은 전통 가옥도 필로티와 유사하게 지을 정도다.

특히 대만의 경우 대도시 건물들을 보면 회랑처럼 처마가 인도를 감싸는 필로티 구조로 되어 있어서 비바람과 햇빛을 막기에 제격이다.


[1] 지하 주차장은 일단 땅을 파서 주차장을 만들어야 하니 토목 비용이 상당하고, 경사 진입로 등 죽는 공간이 훨씬 늘어나기 때문에 비싼 돈 들여서 지하를 파봤자 1층 필로티에 주차장을 만든 것보다 현저히 좁을 수밖에 없다. 다만 필로티 양식이 보편화된 지 오래되지 않아 이 방식이 실제로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좋은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는 아직 많이 없다. [2] 일본의 경우 법적으로 차고지가 없으면 차량 등록이 안 되기 때문에 이러한 이유로 필로티 양식의 건물이 상당히 많다. [3] 1~2층(혹은 더 높은 층수까지)을 주차타워처럼 주차전용공간으로 만드는 방법도 있긴 하다. 우리가 흔히 아는 빌라 사이즈의 건축물보다는 더 큰 대지(대략 한 층에 자동차 8~10대 이상을 주차할 수 있는 넓이)를 가진 건물을 지을때 주로 사용된다. [4] 건물을 무조건 단단하게 지으면 지진이나 충격에 안전할거라 생각할 수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건물을 필요 이상으로 단단하게 지으면 충격을 받았을때 잘 버티는 듯 하다가 한계점에 도달하면 토막나듯이 부러질 수가 있다. 그래서 어느정도 유연성 확보가 필요하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촬영된 동영상에서도 고층빌딩들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휘청거리지만 사실은 이게 지진을 버티는데 더 유리하다. [5] 기둥식 구조 건물도 ‘코어’라고 부르는 부분은 튼튼한 내력벽으로 지어진다. 코어에는 비상계단과 엘리베이터 등 탈출에 중요한 부분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6] 전단력 때문이다. 옥상쪽으로 갈수록 진동이 늦게 전달되기 때문에 극단적인 경우에는 1층과 반대 방향으로 힘을 받게 된다. 이렇게 건물의 위아래가 다른 방향으로 힘을 받는 순간을 버티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를 건물 전체의 구조적 유연성이 판가름한다. [7] 일각에서는 가벽이라도 지어서 보수하는 방법을 제안하지만, 내력벽이 아닌 단순 가벽은 건물의 하중을 견딜 능력이 전무하다고 봐도 되기 때문에 결국 의미없는 말이다. [8] 횡방향 진동에 취약한 점은 보를 크고 튼튼하게 지음으로 해소되지만 그랬다간 건물 높이가 도로 높아지므로 고도 제한 회피라는 장점이 퇴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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