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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3 00:20:07

통합진보당 아메리카노 커피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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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배경3. 발단4. 경과5. 결과6. 관련 문서

1. 개요

2012년 8월 17일 통합진보당 경기동부연합 소속 국회의원 김미희의 남편인 백승우가 통합진보당 당원게시판에 유시민 前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를 향해 유시민 등이 비서관이나 수행원에게 아메리카노 커피를 배달시켜 마시는 게 반민중적이고 부르조아적인 행위라는 논조의 글을 작성했다가 도리어 비난 받은 사건이다.

2. 배경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부정경선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경기동부연합의 리더였던 이석기, 김재연 비례대표 의원을 당에서 제명하려고 했다. 국회의원직은 무소속으로 유지되었다. 2012년 공천헌금, 즉 뇌물 사건에 연루되어 새누리당에서 제명된 현영희 비례대표 의원이 바로 이런 경우다. 하지만 김제남 비례대표 의원이 무효표(를 가장한 반대표)를 던져 제명은 무산되었다.

이 때문에 통합진보당의 자정작용 및 쇄신작업이 무산되자 국민참여당계 및 진보신당 탈당파(새진보통합연대), 민주노총 등은 지지를 철회하고 집단탈당을 결행하였으며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 울산연합 광주전남연합 등을 비판하였다. 강기갑 대표 및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前 공동대표, 민주노동당 내에서 PD계로 분류되는 문성현 前 민주노동당 대표와 권영길 前 국회의원 등도 경기동부연합을 비판하며 탈당을 예정하고 신당을 만들어 분당 작업을 준비하였다.

이에 기분이 나빠진 경기동부연합은 정당에서 탈당하는 당원들을 ' 새누리당의 스파이' 내지는 ' 진보주의를 파탄내려는 반동분자' 등으로 몰면서 비난하고 있었다. 경기동부엽합은 처음 국민참여당이 통합진보당으로 합당되면서 넘어온 빚 8억 원으로 딴죽을 걸었으나 당 안팎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물론 순순히 물러날 경기동부연합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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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통합진보당이 본격적으로 분열되던 2012년의 통합진보당 관련 계파도다. 이 복잡한 계파도에서 정작 대중적인 지지를 받는 정치인은 당권파에서는 거의 찾을 수 없다.

그나마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물이 당시 통합진보당 대표였던 이정희인데 이정희의 위치는 한계가 명백하다. 당시 이정희의 유명세는 NL계 당권파가 통합진보당을 장악하여 대표로 옹립하면서 형성된 것이다. 때문에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군사독재 종결 이후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한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으로 이름값을 높였던 PD 계열의 노회찬, 심상정이나 노무현 참여정부가 성립하는 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던 친노 핵심 유시민에 비할 바는 아니다.

이전부터 진보정당의 활동에 관심을 가졌던 이들은 통합진보당에서 갑자기 등장한 이정희와 당권파 인물들에 대해 "저 사람들 누구야?"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그 중 학생운동에도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은 "어? 저 사람 NL 학생회 쪽에서 자기들끼리 연줄 만들던 사람들 아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나마 당권파에 가까운 민주노동당계에 속하는 유명 정치인은 전농 활동으로 알려진 강기갑인데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강기갑은 당권파에 속하지는 않는다. 반면 비주류에서는 권영길이 빠지는 등 유명세 있는 인물은 죄다 당권파의 반대쪽에 가게 되었다. 그 중에서 강기갑과 유시민이 통합진보당 문제에 얽혀서 은퇴하는 등 진보 세력의 역량을 크게 줄이는 계기가 되었다.

3. 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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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홈페이지가 폐쇄되어서 원문을 볼 수 없다.

김미희의 남편 백승우가 통합진보당 당원 게시판에 올린 위 글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백승우는 위 글에서 유시민 前 공동대표를 비판한다며 "유시민, 심상정 공동대표가 아메리카노 커피를 좋아하는데, 당 회의를 할 때 커피가 떨어지면 보좌관이나 비서를 시켜서 밖의 커피 전문점에서 사 오게 한다. 이런 사람이 노동자와 농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라니 웃기지도 않는다."고 했다.

백승우가 유시민이 아메리카노를 좋아한다는 걸 까려고 한 것인지, 보좌관이나 비서를 시켜서 사오게 한다는 것을 까려고 한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어느 쪽으로 보더라도 심각하게 빈약한 근거다. '아메리카노를 좋아한다'는 것을 까려고 한 것이라면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일반 서민들도 죄다 부르주아로 볼 수 있다는 뜻이 되기 때문에 말이 안 된다. 원두커피에 속하는 아메리카노를 사치품으로 보는 뉘앙스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메리카노는 시중에서 파는 커피 메뉴 중에서 가장 저렴하게 파는 메뉴고 이는 나아가 백승우가 '노동자와 농민은 믹스커피 외에는 원두커피 같은 문화를 즐겨서는 안 된다'는 권위적인 차별 의식을 은연중에 지니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더불어 '보좌관이나 비서를 시켜서 사 오게 한다'는 것을 까려고 한 것이라면 나랏일이라는 중요한 일을 하는 입장에서 일에 시간과 여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수행원에게 시키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지 자기가 일일이 나가서 사 오는 것은 시간도 잡아먹고 집중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너무 비효율적이라 말이 안 된다.

백승우가 주장한 '노동자와 농민'의 경우 이들이 결성한 조합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이들(조합장 등) 또한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수행원을 두곤 한다. 백승우의 논리대로라면 수행원에게 잡일을 시키는 조합장은 노동자나 농민이 아니라 부르주아이므로 노동자 조합과 농민 조합은 부르주아에 의해 관리된다는 이상한 결론으로 이어진다.

오히려 이런 프레임은 보수언론들이 노조와 진보운동을 까기 위해서 사용하는 프레임이기도 하다.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운전기사도 따로 두고 대형차 타고 다니더라"와 같은 논리라고 보면 된다. 트집잡기지만 얼핏 듣기에는 상당히 그럴싸하게 들리고 이런 식의 흠집내기가 쌓이면서 소위 귀족노조론, 노동귀족론이 생명력을 가지게 되었다.

만약 문제가 된다면 본연의 업무를 따로 가지고 있고 해당 직무를 수행 중인 사람에게 커피 심부름과 같은 잔업을 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본인이 회사의 대표인데 프로그래밍을 하라고 고용한 직원이 프로그래밍 직무를 수행 중인데 커피를 타오라고 시키면 월권이고 근로계약을 위반한 행위다. 하지만 비서나 수행원의 경우는 애초에 그런 잡무를 시키려고 고용된 사람들이며 특히 평시도 아니고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이 직접 커피를 사려고 줄서서 기다리는 것이 오히려 더 시간낭비에 가깝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커피를 마신다는 것 자체가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각성 효과로 피로도를 낮추어서 업무 수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현대 직장인들이 커피를 즐기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그게 이라면 확실히 일을 제대로 안 한다는 증거가 되겠지만 술이 아니라 커피다. 서구권에는 일하다가 잠깐 휴식을 취하는 것을 의미하는 'coffee break'라는 단어가 있다.

4. 경과

백승우의 위 글이 올라온 후 통합진보당의 당원 게시판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부정경선 사건을 이청호 부산광역시 금정구의원이 처음 폭로했을 때처럼 난리가 났다.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 쪽 당원들은 백승우의 글을 옹호하면서 '유시민과 심상정은 부르주아 유산계급이면서 진보의 탈을 쓴 위선자'"라는 식으로 비판했다. 반면 비당권파인 데다 탈당이 이어지면서 수가 줄어든 국민참여당계와 진보신당 탈당파 당원들은 "어이없다. 깔 거리가 그렇게 없냐?"고 반박했다.

이 사건은 결국 당 외부에도 알려졌다. 2012년 8월 17일 오후에 2012 런던 올림픽이 끝나고 새누리당 공천 헌금 파문을 일으킨 현영희 의원이 제명되자 쓸 거리가 없어진 언론들에게는 아주 좋은 기삿감이 되었다. # #

결국 이 사건이 알려지자 백승우 앞으로 아메리카노 커피가 8잔이나 배달되면서 백승우는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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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해명하면서 자기를 비판하는 건 자본주의에 물든 자유주의자들이 진보의 탈을 쓴 위선자 행태를 하면서 노동자와 농민의 삶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개드립을 쳤다. 결국 백승우는 더더욱 까이면서 조선일보와 아시아경제 같은 메이저 언론사들의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다.

# 기사에 따르면 주사파들은 커피미제의 똥물이라면서 콜라[1]와 마찬가지로 마시지 않았다고 하는데 커피는 사실 에티오피아가 원산지고 중동에서 발전한 음료다. 절대 서방의 문물이 아니다. 술 마시는 것을 금지한 이슬람에서 음주 대신 다도와 비슷하게 결합한 형태로 마시기 시작한 게 커피 문화고 이게 서양인 영국의 커피하우스로 역수입된 것이다. 정작 커피 문화의 첫 수입지인 서구의 영국은 홍차를 주로 소비하며 미국에서도 커피를 많이 마시는데 보스턴 차 사건 이후 홍차가 영국 문화의 상징인 것 때문에 의식적으로 더 선호하게 된 것도 있지만 차보다 더 싸기 때문이다.

2012년 8월 20일 유시민 前 공동대표는 글을 올려서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겠다며 대놓고 당권파 디스하였다. #

더불어 이 사건 직후 혁신파 회의에 참석하면서 보라는 듯이 아메리카노를 공손히 들고 입장하는 쇼맨십을 보이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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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과

인터넷에서는 " 쟤네들 완전 정신병자 아냐?" 등 어이없다는 반응이 당연히 대부분이었다.

그 와중에 이정희 대표가 평소 샌드위치와 아메리카노를 좋아한다는 매일경제 기사가 발굴되면서 " 경기동부연합 이중잣대"라는 식으로 더더욱 까이게 되었다. #

경기동부연합 입장에서는 국민참여당 빚 드립처럼 뭔가 한 번 유시민을 까서 자신들한테 불리한 여론을 환기하려다시 욕설만 얻어먹게 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이후 유시민은 선물로 커피 원두만 왕창 받았다고 한다. 기프티콘부터 원두까지 커피 선물이 워낙 많이 들어와서 이후 당분간 커피는 원없이 마음껏 먹게 되었다고. 한편 이 사건이 꽤 인상 깊었던지 2015년에 자신의 글쓰기 관련 저서인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주제와 논증 부분을 설명하며 백승우가 올린 글을 직접 분석했다. 후반부의 노동자와 민중을 운운하는 부분을 빼고 차라리 비서에게 매번 커피 배달을 시키는 권위적 면모를 부각하는 식으로 썼으면 훨씬 좋은 글이 되었을 거라며 첨삭까지 해 주었다.

더 어이없는 것은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후 당권파 출신들이 낸 책의 목차를 보면 백승우의 부인인 김미희의 관련 챕터 중 커피 마실 때는 아메리카노를 선호한다는 내용이 나온다는 것이다.(...) # 당권파 인사들이 커피를 좋아한다는 각종 인터뷰 자료가 발굴된 것을 보면 백승우의 초기 목표 자체는 아메리카노 마신다고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비서에게 배달을 시키는 것에 집중하려던 것 같기도 하다.

사건 이후에 아메리카노가 일하는 서민, 직장인들의 일상 음료가 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었다.

6. 관련 문서


[1] 콜라를 미제의 썩은물 운운하는 건 단순 주사파뿐만 아니라 민족주의 진영 안에서 한때 꽤 인기를 누렸던 개드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