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쪼들리다'의 영남 방언형으로 알려진 단어(①). 현재는 부정적인 의미로 '상황이나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 또는 '맥이 빠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②), 인터넷 속어로서는 오히려 이 의미가 널리 쓰인다. 이전에 쓰이던 ('흥', '분위기', '산통' 등의 단어와 자주 어울리는 '깬다' 어형일 때) '깨다'를 밀어내고 있는 단어라고 볼 수 있다.[1] 그 밖에 특히 출판·광고·디자인업계 등에서는 '자잘한 일이 많다', 또는 '자잘한 일이 많아 답답한 기분으로 바쁘게 일하다' 등의 또 다른 뜻으로 쓰인 사례(③)도 확인된다( 1, 2). 그러나 후술하듯 ①·②·③ 서로 같은 어원을 갖는 단어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한편 이 모두가 '짜친다'의 어형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선어말어미 '-ㄴ-'이 결합하는 점에서 미루어 품사는 동사로 생각할 수 있으나, ②의 경우 일반적인 동사라면 '짜친다'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짜치다'고 쓰이는 사례가 있어[2] 품사가 확실하지 않다.의미는 미상이나 2001년 광고업계에서 '짜치게' 고민한다고 언급된 사례가 있고( #), 2004년의 네이버 지식iN 질의응답에 ②와 정확히 같은 뜻으로 쓰인 예가 있다( #). 또한 아마도 오픈사전 형태로 등록되어 있었을 단어에 대해 2005년도에 ②를 말하는 것으로 보이는 '모자란다'는 뜻이 따로 있다는 이견을 제기하는 글이 달린 것으로 보아( #) 적어도 그 이전부터 ②의 뜻으로 쓰인 단어로, 2010년대 이후 처음 출현한 신조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부 증언에서는 2020년대 화자의 조부모 세대에게서까지 들었다는 경우가 확인되기까지 한다.
다만 2010년대 후반 이전에는 그 사용 빈도가 굉장히 낮았던 말로, 2020년대까지도 표준어 화자는 물론 영남 방언 화자에게도 익숙하지 않다는 반응이 드물지 않다. 2010년대 후반부터 사용 빈도가 늘어난 여초 커뮤니티에서의 용례가 비교적 빠르고 2020년대에 들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남초 커뮤니티의 용례보다는 대체로 앞서는 편이나 여초 커뮤니티에서의 초기 용례 또한 명확한 계기가 된 사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때문에 인터넷 방송을 통해 유행했다거나 더 거슬러 올라가 방송·영상업계의 은어였다는 말이 있으나 모두 명확한 어원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②의 경우는 뜻과 발음이 모두 유사한 일본어 '챠치( ちゃち)', '챳치이( ちゃっちい)'와의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아래 사례에서 언급하듯 ' 다찌마와리', ' 쌈마이', ' 입봉', '가이다마' 등의 일본어발 용어가 유독 많이 남아 있던 방송·영화업계에서 ②의 용례가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만은 없는 요소. 또한 ①의 경우 아래 현실 발화에서 모두 '짜친다'라는 동사만이 가능한 어형으로 쓰이는 반면, ②의 경우 동사라면 '짜친다'가 들어가는 자리에 '짜치다'가 들어간 사례가 확인되는데 이는 ①에서 ②가 기원했다면 쓰이지 않던 용법이 생겨났다가 인터넷에서 유행한 이후에는 사라졌다는 Ad Hoc스러운 가정이 필수적이므로 의아한 변화이다. 반면 두 일본어 단어는 명사이기 때문에 평어형으로는 뒤에 조동사 '다(だ)'가 붙어 쓰여 '챠치다/챳치이다(ちゃちだ/ちゃっちいだ)' 형이 되므로, 이 어법이 그대로 수입되었다면 현재는 잘 쓰이지 않는 ('짜친다' 자리에) '짜치다'가 쓰이는 용법의 기원 또한 자연스럽게 설명된다.
다만 한국어에서도 어두의 '작다', '자잘하다' 등의 단어는 특히 영남 방언에서 'ㅈ'이 'ㅉ'으로 강세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인색하다'의 속어 표현으로 '짜다'가 원용되기도 하고, 영남 방언에서는 아예 '짜다라', '짜달시리'라는 단어와 묶여 언급되는 등 한국어에서도 드문 어감만은 아니다(다만 '짜다라', '짜달시리'와 묶어 파악한 기사의 경우는 '짜치다'를 ①의 뜻으로 파악했다). 어두에 '짜'가 쓰이는 용례는 아니나 물품의 질이나 구성 성분과 관련된 용어로 ' 퇴짜', ' 방짜'의 사례도 있고,[3] '-치다' 형으로 끝나는 단어는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많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조합이기도 하다.
상기했듯 고려대학교 한국어대사전에서는 일단 ①의 뜻에 대해 영남 방언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해당 사전에서 프랑스어 '코르사주(corsage)'에서 유래한 '코르사지'라는 어형을 ' 꽃사지'라고 등재하는 등 어원 파악에 미흡한 사례가 있어 검증이 필요하다. 일찍부터 이 단어를 사용했다는 네티즌들이 유독 부산, 울산 등지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 중에는 ①의 뜻에 한정되던 단어의 용법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어 ①과 ②·③이 별도로 발생한 동음이의 관계이거나 뜻이 분화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②의 용례같은 경우 현재 ‘짜게 식는다’ 라는 표현으로 대체되어 사용되기 시작했다.
2. 용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에도 드문드문 방송이나 언론 매체에 등장한 용어였으나, 이때는 공적 매체에서는 속어 또는 비표준어로서 쓰기 어려운 용어임이 명확히 인지되거나, 정황상 이를 짐작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이 사례들이 특별히 대중에게 전파되어 유행을 탔다고 보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아래에서는 2020년 이전까지 언론에서 보도된 사례만을 정리하였다.- 2001년 11월 12일 광고업계의 상황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제작팀이 ' 짜치게' 고민한다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문맥에 대한 표현이 빈약해 해당 문장만으로 어떤 의미인지 파악하기는 힘들다. 전반적으로 광고업계가 많은 고생을 한다는 뉘앙스의 기사라 '쪼들리면서'라는 ① 또는 '자잘한 일을 바쁘게 처리하면서'라는 ③의 의미로 추측할 수 있지만, 기사 끝의 '광고쟁이들도 좀 '멋지게' 보아 주시라'라는 표현과 대구되는 것으로 보면 ②로 보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 2005년 8월 19일 장진 감독이 인터뷰 기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이 영화를 보여줄 건데 짜치게 만들면 안 되지'라는 생각을 한다는 표현으로 ②의 뜻으로 사용했다. 장진은 서울특별시 출신으로 영남 지역과는 연고가 없다.
- 2009년 10월 27일 故 이선균이 인터뷰 기사에서 원래 배우로서의 목표는 나쁘지만 않으면 괜찮게, 소위 말해 '짜치게 하지 말자'였다고 하여 ②의 의미로 사용했다. 故 이선균은 서울특별시 출신으로 영남 지역과는 연고가 없다.
- 2010년 1월 7일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9화에서 '자격지심'이라는 단어에 조응하는 ②의 용법으로 쓰였는데, 기사는 사전을 참고하여 ①의 용법으로 쓴 것으로 추측해 당시 언어 생활에서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았음이 헤아려진다.
- 2010년 8월 12일 영화 《킬러스》에 대한 리뷰 기사에서 킬러 부부 주인공 중 아내가 '남편의 암호명을 짜치다며 비웃었다'는 ②의 용법으로 쓰였다.
- 2010년 9월 2일 부산일보의 음식과 관련된 기사에서 기자가 '이 맛을 표현하자니 글 실력이 짜친다(쪼들린다)'며 ①의 용법으로 사용했다.[4]
- 2012년 9월 26일 김명민이 인터뷰 기사에서 간첩이 실제로 호화롭게 산다면 영화 속 간첩의 삶을 보고 '우릴 뭘로 보고, 짜치게!'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며 ②의 뜻으로 사용했다. 김명민은 서울특별시 출신으로 영남 지역과는 연고가 없다.
- 2012년 10월 12일 한국경제에서 대학생들의 언어를 소개하는 특집 기사를 통해 연극영화학과 내의 속어로 '유치하다', '촌스럽다', '세련되지 못하다'라는 ②의 대응되는 의미로 '짜치다'를 소개했으며, 그 어원을 일본어 형용사 '짜치이'라고 명시하였다.
- 2013년 12월 4일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의 감독 이호재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동기들이 '짜친다'며 상대해 주지 않았다며 ②의 뜻으로 언급되었다. 이호재 감독은 서울종합예술학교 영화과 09학번이다.
- 2014년 2월 5일과 28일 부산광역시장으로 출마한 이해성이 '경상도 말로 정말 짜친다'며 2차례에 걸쳐 언급했는데, 모두 ①의 의미이다.
- 2014년 4월 26일 세바퀴에 출연한 김성주가 안정환에 대해 축구 중계 중에 선수 생활 중 쓰던 용어를 (부적절하게) 중계 중에 써 '짜증나게'를 '짜치게'라고 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①·②·③ 모두에 정확히 대응되지는 않으나 그나마 ②에 가까운 표현이다. 안정환은 파주시 출신인데 1998~2000년 및 2008년 부산 지역 연고 팀에서 뛴 바 있다.
- 2014년 7월 25일 '잊혀가는 사투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①의 뜻이 잊혀가는 부산·경남 사투리로 언급되었다.
- 2014년 9월 5일 허지웅이 마녀사냥 1화에서 완전 날것의 어투의 비속어로 '짜치다'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보도되었으며, ②의 용법으로 쓰였다. 속어라는 인식이 명확하기는 하나 허지웅은 광주광역시 출신으로 영남 지역과는 연고가 없다.
- 2014년 11월 11일 이승철이 일본에 입국 거부를 당했다는 소식에 대해 '우리는 저러지 말자 짜치게'라고 반응하여 ②의 뜻으로 쓴 네티즌의 발언이 인용되었다.
- 2015년 2월 6일 부산 출신의 배우 정우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후지다'는 ②의 뜻으로 언급되었다.
- 2015년 2월 23일 드라마 블러드 3화의 대사 중 "아무리 기분 나빠도 그렇지 어떻게 짜치게 이 따위로 보복을 할 수 있죠?"라고 하여 ②의 용법으로 쓰인 대사가 확인된다.
- 2015년 5월 8일 공연한 프랑스 연극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청소년 입맛에 맞게 현지화할 때 '청소년 사이에서 일상어로 굳어버린 단어'를 차용한 사례로 '짜친다'가 언급되었는데,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는 불명이다.
- 2015년 6월 8일 방영된 상류사회 1화에서 극중 인물이 회사의 격이 떨어진다는 ②의 용법으로 사용했다.
- 2015년 8월 11일 류승완이 인터뷰 기사에서 베테랑의 서도철의 캐릭터를 묘사하면서 '짜치게 살지 말자'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는데, ②의 의미이다. 류승완은 아산시 출신으로 영남 지역과는 연고가 없다.
- 2015년 9월 25일 영화 성난 변호사의 리뷰 기사에서 적어도 '짜치게' 만들지는 말자는 어떤 야심이 읽힌다며 ②의 뜻으로 사용했다.
- 2016년 1월 4일과 2018년 8월 8일 황정민이 인터뷰 기사에서 대장으로서 '짜치게' 가벼운 짐을 들 수는 없다, 배우들이 괜히 짜치게 보이니까 연기하기 힘들다는 소리는 안 한다며 ②의 뜻으로 사용했다. 황정민은 舊 마산시 출신이다.
- 2016년 2월 24일 돌아와요 아저씨 1화의 대사에서 '짜치게 교통사고로 죽었어'라고 하여 ②의 뜻으로 사용했다.
- 2016년 MBC 측에서 미디어오늘 등의 기사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 대한 녹취록 폭로 기사에서, MBC 측에서 언론에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대신 소송을 걸자는 취지의 정재욱 당시 MBC 법무실장의 발언에서 해당 표현이 언급되었는데, 이때는 자잘한 건이 많고 번거롭게 정정보도 요구와 민사소송을 나누어 할 필요가 없으니 일괄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하자는 의미에서 나온 것으로 ③의 용법으로 보인다.
- 2016년 10월 29일 방영된 SNL 코리아 시즌 8 TWICE편에서 CG인 척 연기하는 쯔위를 소재로 개그를 하면서 "짜치게 CG인 척 하지마! 쯔위 짜쳐!"라는 대사가 ②의 뜻으로 쓰였다.
- 2017년 4월 28일 보안관의 감독 김형주가 인터뷰 기사에서 코미디 영화에서 '짜치게 웃긴다'는 소리는 듣기 싫다며 ②의 뜻으로 사용했다.
- 2017년 7월 28일 군함도가 상영 중이던 시기 송중기와의 인터뷰 기사에서 영화 순위를 챙겨보느라 대본을 외우지 못하는 송중기 자신의 모습이 '짜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②의 뜻으로 사용하였다. 송중기는 舊 대덕군 출신으로 영남 지역과는 연고가 없다.
- 2017년 11월 7일 Moonshine 발매를 앞둔 김심야가 힙합엘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추구한 음악을 '안 짜치는 사랑 노래'라고 표현했으며, ②의 의미로 쓰였다. 김심야는 서울특별시 출신으로 영남 지역과는 연고가 없다.
- 2018년 5월 17일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기은세가 '이런 말을 써도 되냐'며 '짜친다'는 표현을 사용했으며, ②의 의미로 쓰였다. 기은세는 대구광역시 출신이다.
- 2018년 5월 17일 탐정: 리턴즈의 시사회에서 성동일이 '저속한 표현이지만, 예고편이 좀 짜치다'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며, ②의 의미로 쓰인 사례이다. 성동일은 인천광역시 출신으로 화순군에 거주한 바 있으나 영남 지역과는 연고가 없다.
- 2018년 7월 26일 WKorea의 효연과의 인터뷰에서 효연이 '짜친다', '설친다'와 같은 어그레시브한 이름으로도 파티를 열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효연은 인천광역시 출신으로 영남 지역과는 연고가 없다.
- 2018년 10월 6일 이시훈이 인터뷰 기사에서 속된 말로 짜치게 늙고 싶진 않다며 ②의 뜻으로 사용했다.
- 2019년 5월 20일 체인로지스의 사업 모델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기업에게서 온 발주가 하루에 5개면 '짜친다'는 표현이 쓰였으며, ①의 의미로 쓰였다. 해당 업체는 서울에서 사업을 시작하여 영남 지역에 특별한 연고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 2019년 8월 20일 <송은이 김숙의 영화보장> 제작발표회에서 故 박지선이 '하찮다'보다는 '짜친다' 느낌의 TMI도 등장할 것이라며 ②의 의미로 사용했다. 박지선은 인천광역시 출신으로 영남 지역과는 연고가 없다.
- 2019년 12월 24일 부산 모 한식당 대표가 연말 기부에 대해 시쳇말로 '돈은 늘 짜친다'고 속내를 이야기하며 ①의 뜻으로 사용했다.
- 2019년 3월 26일 윤종신은 음악 프로젝트 '이제 서른' 제작발표회에서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멋(서른에게)>라는 곡의 가사로 ②의 의미로 '짜치게 살지 마'라는 어구가 쓰인 것에 대해 '은어나 속어가 아닌 사투리라더라'라면서 그 의미를 설명했다. 윤종신은 舊 진해시 출신 인물이나 5살 때 서울로 이사해 살았다.
지역 연고와 용법의 연결 관계가 서로 칼로 자른 듯 나뉜다고 할 만큼 명확히 갈리는 것만은 아니나, 전반적으로 영남 지방, 특히 부산 중심의 영남권의 연령대가 높은 인물에게서 ①의 뜻으로 많이 쓰이고, 방송·영화·연극·음악계에서는 ②의 뜻으로 많이 쓰는 경향이 있으며 ②로 쓰이는 경우는 오히려 수도권 인사들의 발언에서 더 많이 보일 정도로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한편 ②의 사례 가운데 ①의 뜻으로 안다면 나오기 힘든, 2012년 무렵 연극영화학과에서 쓰이는 말로 본 기사도 확인되나 2001년에도 대학생이 아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쓰이는 용어임이 확인되므로 이때 대학생들 사이에서 출현한 것은 아니다.
①의 용법은 유독 부산 중심의 영남 지역에서 많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므로 사투리이던 ①이 전파되어 특히 방송·영화·연극·음악계에서 의미가 확장되면서 ②가 분화했을 가능성도 있고, 동음이의 관계로 지역 사투리에서 유래한 ①과 방송·영화·연극·음악계에서 자체적으로 형성된 ②의 어의 가운데 '어떤 것이 부족하다'는 점이 겹침에 따라 두 단어의 뜻이 뒤섞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한 쪽으로 볼 수 있을 만큼 그 과정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③의 경우는 분명히 그에 해당한다고 할 사례가 하나에 불과해 명확히 말하기는 힘드나 화자와 청자의 직급을 고려할 때 해당 시기에 처음 등장한 신조어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다른 차원에서, 이처럼 은근히 매체에서 많이 언급되었다고는 하나 사투리 내지 속어로 여겨져 공식적인 언급이 꺼려지던 이 용어가 유독 2010년대 후반부터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경위는 또 그것대로 명확하지 않다. 다만 본격적으로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201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 단어를 알게 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되는 사례는 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2017년 방영된 크라임씬3(드물게 2015년 방영된 크라임씬2)에서 박지윤이 사용하는 사례를 보고 단어를 알게 되었다는 언급이 확인된다. 박지윤은 舊 마산시 출신이다. 크라임씬 시리즈는 비교적 적은 편수에 비해 매니아층이 확고하며 방송사에서도 유튜브 등을 통해 재시청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는데다가 방영한 시기도 단어가 부각되던 시기와 맞물려 있어 유행에 일조했을 가능성이 있다.
- 2022년 더 글로리 파트 1의 방영분에서 박연진의 대사로 장래희망을 '적당히 안 짜치는 그런 직업'으로 언급한 사례가 유행에 일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②를
'짜증이 치민다'의 줄임말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으나 2024년에야 등장한 해석으로 이전의 용례를 찾기 힘들 뿐만 아니라, 당장 아래 '외국에 비해서 쪼금 짜친다 싶은 밴드도 있지만'이라고 쓰인 2004년의 용례에만 대입해 봐도 문맥을 이해할 수 없는 엉터리 해석이 나오는 등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무엇보다 한국어에서 복수음절의 명사 첫 음절과 동사 첫 음절을 조합해 단어를 만드는 동사 어형은 유례를 찾기 힘들며,
역 두문자어로 만들어진 억지 해석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2]
예컨대 아래 2015년
허지웅의
발언이나 2018년
성동일의
발언의 경우, 동사라면 '짜친다'라고 쓰는 것이 문법적으로 맞다.
[3]
물론 음운론적 측면에서 보면 이 '짜'는 '자(
字)'에서 유래한 것으로 다른 글자의 뒤에서만 '짜'로 변형되므로 단독으로 출현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서도 현대의 줄임말의 경우 굉장히 불규칙하게 음운이 탈락하므로 특정 어형의 탈락형으로 볼 수는 있으나, 그럼 그 특정 어형이 뭐였는지에 대해서는 '짜치다'의 어원이 불명인 것과 정확히 마찬가지로 불명이다. 애초에 해당 단어가 남아 있었다면 '짜치다'의 어원이 밝혀졌을 테니까.
[4]
다만 ①로 쓴 용례로 보더라도 넓은 뜻으로 활용된 사례로 ②에 짜맞춰 보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