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至近彈, near-miss목표에 명중하지 못하고 목표 근처에 떨어진 총알, 포탄, 폭탄을 말한다.
영어인 near-miss는 지근탄이라는 뜻이지만 현대에는 항공 사건 사고의 준사고 항목인 항공기가 서로 충돌하기 직전 상황까지 이상접근한 상태를 표현할 때 주로 사용하며 보통 니어미스라고 음역해서 따로 표기한다.
반대말은 직격탄으로 목표에 정확하게 명중한 총알, 포탄, 폭탄을 말한다.
2. 특징
2.1. 고폭탄 탄생 전
과거에 오직 운동 에너지만으로 적에게 타격을 주는 전투를 진행할 때는 직격탄이 아니면 사실상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도검이나 도끼 같은 냉병기는 말할 것도 없고 활로 쏘는 화살이나 석궁에서 쏘는 볼트도 적에게 적중하지 않으면 그냥 화살과 볼트 낭비로 끝났다.그래서 지근탄이 효과가 있는 경우는 화공과 같이 불을 붙여서 대규모의 화재를 일으키는 데 사용하는 불화살 같은 병기를 사용하거나 성벽이 높고 길게 이어져 있어서 아무데나 맞아도 어찌되었든 성과가 있는 경우에 한정했다.
전장식 대포가 활약하던 시기에도 이런 구조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포탄의 주종이 볼링공 같이 생긴 통솔리드 구형 포탄이었기 때문에 적중하지 않으면 허공으로 날아가다가 땅에 박히거나 바다에 빠지는 등 아무런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전열보병의 대열을 노리거나 전열함이 펼치는 단종진을 노리고 쏠 경우에는 목표는 못맞추지만 근처의 다른 보병 대열이나 다른 군함에 명중하므로 나름대로 효과는 있었으나 말 그대로 복불복이나 마찬가지이므로 당장 포탄을 쏜 사수 입장에서는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목표가 된 적을 제압하지 못했으니 대응사격을 두들겨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산탄, 포도탄, 가열탄 같은 특수탄들이 존재했으나 이들도 목표 명중의 난이도를 낮출 뿐 본질적으로는 적에게 직격탄을 날려야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허공이나 바다에 포탄을 뿌리고 끝나게 된다.
2.2. 고폭탄 등장 이후
고폭탄이 등장하기 이전에도 작렬탄이라는 이름으로 비격진천뢰같은 무기가 존재했으나 폭발력보다는 폭발시 나오는 파편으로 주변을 살상하는 개념인지라 포탄이 명중한 후 주변의 병력들이 엄폐물 뒤로 피해버리거나 하면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포탄의 뇌관이라고 할 수 있는 신관을 개량해서 명중 후 바로 폭발하게 했지만 명중시 충격으로 신관이 박살나서 불발탄이 되는 등 성과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제대로 된 고폭탄 구조가 완성되면서 지근탄도 직격탄에 비벼볼 정도로 엄청나게 위력이 증가했다. 포탄이나 폭탄이 목표 근처에서 폭발하면서 치명적인 파편까지 뿌려질 경우에는 종합적인 타격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참호전에서의 참호도 처음에는 단순한 구조였으나 점점 고각도로 낙하하는 고폭탄의 숫자가 늘면서 전면과 후면에 파편 방호용 둔덕을 만들고 머리 위에는 파편 방호가 가능한 지붕을 깔아놓고 내부구조도 포탄 직격시에 폭발폭풍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지그재그 구조를 도입하는 등의 개선책이 나오게 된다.
원래부터 간접 사격을 하는 화포의 경우에는 사격 원리상 직격탄을 기대하기 힘든 경우가 대다수였는데 고폭탄이 계속 발전하면서 직격하지 않더라도 주변을 만신창이로 만들어놓고 목표물 자체에도 스플래시 데미지를 주면서 조금씩 타격을 입히므로 과거에 비해서 성과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함포를 사용하는 해상 포격전의 경우에는 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대구경 함포가 협차사격을 통해 목표를 협차하게 되면 목표에 포탄이 명중하지 않고 지근탄이 발생하더라도 해수면에 명중한 포탄이 폭발하면서 일종의 소형 기뢰와 같은 폭발력을 주게 되므로 구축함이나 경순양함같은 소형 군함들은 침수, 파편세례, 항해난조등의 각종 증상을 겪게 된다. 이를 압도되었다(Overwhelmed)라고 표현하며 압도당한 군함은 연막을 치고 긴급선회해서 적 군함과 거리를 늘려서 압도되는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근탄 세례를 계속 맞고 침몰당할 수 있다.
항공 폭탄의 경우에는 내부 작약의 양이 더 많으므로 직격탄 뿐 아니라 지근탄의 효과도 상당히 높았다. 심지어 소형 철갑폭탄의 경우에는 직격탄은 갑판 장갑으로 막아냈으나 지근탄이 함체 근처에서 터지는 바람에 소형 어뢰가 명중한 것처럼 벌지가 박살나고 침수가 시작되어 전함의 속도가 느려지고 연료가 누출되어 항속거리까지 줄어드는 사태가 벌어지는 경우까지 존재하였다. 덤으로 철갑폭탄이 명중하지 못해서 장갑 관통은 실패하였으나 지근탄으로 폭발하는 바람에 갑판 위에 올라간 수상기나 어뢰같은 인화물질에 충격과 화염을 뿌려서 연쇄폭발시킴으로서 군함의 상부구조물에 치명적인 화재를 가져오는 식의 만만치 않은 타격을 주는 경우까지 종종 발생했다.
2.3. 현대
현대에 들어와서 각종 병기와 구조물들이 방호력을 강화함에 따라 직격탄을 명중시키는 것이 더 중요해졌으므로 곡사포나 박격포같은 간접 사격 화기들도 명중률을 높이는 구조 개선에 들어갔다.하지만 야포와 전폭기의 발달로 대구경 포탄이나 대중량 폭탄의 운용이 쉽게 되었으며 같은 구경의 포탄이라도 내부 작약의 양을 늘리거나 내부 작약을 개선해서 좀 더 폭발력이 높게 만드는 개량도 동시에 진행되었으므로 지근탄 자체의 위력도 더 올라간 상태다.
실제로 전차의 경우에는 155mm 구경의 곡사포가 일반화되고 포격 정밀도도 높아짐에 따라 과거처럼 전차로 돌파전을 벌이게 되면 직격탄을 맞고 개박살나거나 지근탄을 맞고 주포나 무한궤도가 박살나서 사실상 전투력을 상실하고 격파당하는 일이 점점 더 많이 늘어나게 된다.
3. 위험성
브로큰 애로우의 진내사격이나 진내폭격의 경우에는 지근탄이 많이 발생하면 아군 병력의 손실이 매우 커지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원래 교범상에서는 진내사격이나 진내폭격을 요청한 후 진지 내부의 병력은 대피소로 지정된 진지의 구획중 일부 지역으로 피난해서 방어하고 진지 내부로 들어오는 적 병력을 포격이나 폭격으로 갈아버리게 되는데 명중률이 떨어져서 지근탄이 많이 발생하면 적에게도 피해를 많이 주지만 아군도 대피소가 본의아닌 직격탄을 맞으면서 몰살당하는 동귀어진을 당하기 때문이다.
물론 진내사격이나 진내폭격 상황은 어차피 아군 손실이 크다는 것을 감안하고 실시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작전 진행 후에 살아남은 아군 병력이 많아야 진지를 계속 방어할 수 있다. 희생을 감수하고 진내사격이나 진내폭격을 했는데 아군이 전멸해서 적이 진지를 함락시켰다면 손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인질을 구출한다던지 하는 정밀한 작전이 필요할 때 지근탄은 말 그대로 아군 오사나 마찬가지의 효과가 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직격탄만이 쓸모가 있다.
4. 판정
국기와 군대마다 직격탄과 지근탄을 구분하는 정의가 세밀하게 들어가면 조금씩 다르다. 그 이유는 목표에 타격을 주었는지, 아군 피해가 큰지, 우연적 요소가 들어갔는지 등의 항목에 따른 기준이 각각 다르며 가중치도 달라지는데다가 지근탄으로도 판정 못받으면 그냥 빗나가서 탄약을 낭비했다 식의 안좋은 판정이 내려지기 때문에 전쟁공로와 전투기록을 따질 때 매우 복잡해지기 때문이다.일례로 수류탄을 엉뚱한 방향으로 던져서 혼자 허무하게 터졌는데 파편중 하나가 평소의 수류탄 파편 범위를 크게 넘어가서 운수가 더럽게 없는 적 장교가 파편 1개 맞고 죽었다면 이걸 직격탄으로 봐야 하는지 지근탄으로 봐야 하는지 그냥 행운이라고 보고 수류탄 던진 사람의 공적으로는 인정해주지만 명중으로는 기록하지 않을 것인지 결정하기가 매우 곤란할 것이다.
그래서 전사(戰史)를 기록한 책에 보면 동일한 사건에 대해 각 국가에 따라서 직격탄과 지근탄을 기록한 숫자가 차이가 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5. 예외
날개안정분리철갑탄처럼 운동 에너지만으로 적에게 타격을 주는 무기나 일반적인 풀 메탈 재킷방식의 일반형 소총탄 같은 경우에는 지근탄이 여전히 쓸모가 없다시피 하다.물론 십자포화같은 방식으로 엄호 사격을 통해 아군을 지원하거나 적을 일시적으로 제압하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지근탄도 효과가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수많은 지근탄보다는 1발의 명중탄이 목표 달성에 더 효과가 좋다. 저격수가 의외로 적을 제압하는 효과가 높은게 이런 현상 때문이다.
도탄 사격의 경우는 전장의 거친 상황에 따라서 목표를 정확하게 조준할 수 없을 때 어떻게든 빗나간 탄도 튕겨서 목표에 명중하게 하거나 전차의 상부 차체 장갑같이 명중시키기 어려운 얇은 장갑을 포탄을 튕기게 만들어서 명중시키는 특수한 공격 방식이므로 지근탄 효과와는 관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