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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바우테르 살리스 |
각본 | 마르코스 베르스테인 |
제작 | 아서 콘 |
기획 | 메리사 톨로멜리, 도널드 란보드 |
촬영 | 월터 카발로 |
편집 | 리처드 헐시, 스콧 콘래드 |
음악 | 안토니오 핀토 |
장르 | 드라마 |
개봉일 |
1998년
4월 3일 1999년 2월 11일 |
상영 시간 | 110분 |
국내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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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브라질 영화감독 바우테르 살리스의 1998년작. 편지를 대필해주는 노처녀가 한 소년의 편지 내용을 보고 같이 동행한다는 내용의 작품.2. 줄거리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 사는 전직 교사인 노처녀 도라( 페르난다 몬테네그로 분)은 글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들[1] 의 편지를 대필해주는 일을 하고 산다. 아버지에 대한 과거의 상처를 안고 있는 그녀는 사람들의 편지를 내다버리는 등 감정적으로 메마른 사람이다. 어느 날 그녀에게 한 소년 조슈아(비니시우스 드 올리베이라 분)가 찾아와 아빠에게 보낼 편지를 써달라고 한다. 사실 소년의 어머니는 돌아오지 않는 남편에게 편지를 부치러 아들과 함께 종종 찾아오곤 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어 조슈아는 고아가 된 상태다. 조슈아를 귀찮게 여긴 도라는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시켜준다는 남자에게 TV 한대 값어치의 푼돈을 받고 그를 버리다시피 보내버리지만, 실제로는 아이들이 해외입양되는 것이 아니라 인신매매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죄책감으로 고뇌하다가 결국 소년을 다시 빼내어 함께 도망간다. 이내 미안한 감정을 느꼈는지는 몰라도 도라는 조슈아의 아빠를 찾아주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서먹하고 대면대면한 사이였으나 서로 동행하고 여정을 거치면서 가족적인 애정과 우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도라의 과거 역시 밝혀지는데, 사실 도라는 16살에 가출 후 몇년만에 아버지를 다시 만났을 때 친아버지가 딸인 자신을 못 알아보는 모습에 크게 상처를 받아 지금의 성격이 된 것이었다.[2] 마침내 아버지가 있다는 한 합숙소를 찾아가지만 이미 어디론가 떠나버린 뒤였다. 도라는 실망한 조슈아에게 우리 둘이 같이 살면 되지 않느냐며 그를 위로하고 조슈아 역시 좋아한다. 그러나 알고보니 합숙소 마을에는 조슈아의 이복형제들이 살고 있어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문맹이었던 두 형들(이사에쉬, 모제쉬)은 도라에게 아버지가 6개월 전 안나라는 여자에게 쓴 편지를 읽어달라 하는데 이 안나라는 여자가 바로 조슈아의 어머니였다. 조슈아의 어머니는 아버지와 연애하던 중 임신한 채 리우로 떠나가게 되었고 아버지는 조슈아의 어머니를 잊지 못해 술에 빠졌다가 그녀를 만나러 갔지만 모종의 사정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던 것이었다.[3] 비록 아버지는 만나지 못했지만 조슈아는 이복형제들과 금세 어울리는 모습을 보이며 가족들과도 상봉한 셈이 된다. 결국 도라는 조슈아를 그의 형제들에게 맡기기로 결정하고 자신은 몰래 리우행 버스를 타고 떠난다. 도라는 조슈아를 위해 자신도 진솔한 마음이 담긴 편지를 하나 남긴다. 도라는 이 편지를 꼭 부치겠다고 약속하며 조슈아의 아버지는 꼭 돌아오실 것이라는 말과 함께 조슈아가 나중에 커서 트럭 운전수가 됐을 때[4] 자신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한다. 그럼에도 어린 조슈아가 성장해가며 도라와의 짧은 여정에서 함께 나눈 애틋한 우정과 추억들을 잊어버릴 것이라고 되뇌이는 내레이션은 성장과 추억에 대한 짙은 여운과 안타까움을 남긴다. 편지에서 도라는 자신 역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성장한 모습을 보이는 한편, 나이가 든 도라가 늦게서야 죽은 아버지를 이해하고 지나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직면하는 모습은 돌아오지 않는 세월에 대한 회한과 한스러움을 남긴다. 조슈아는 떠나가는 도라의 버스를 바라보며 울다가 여행 도중에 우연히 축제에 참석해서 찍은 기념사진을 꺼내보며 그녀를 추억하고, 도라 역시 조슈아와의 사진을 꺼내보며 눈물 젖은 눈으로 웃어보이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3. 여담
-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남미권 영화의 극장 개봉작이며[5] 인간과의 신뢰를 잃어버린 한 인간의 심경적, 정신적인 성장을 담담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으로 표현해낸 작품이다. 감독 바우테르 살리스는 본업은 다큐멘터리 연출가인데 1991년 하이 아트란 작품으로 장편에 데뷔했고 이후 2004년에 체 게바라의 일생을 담은 작품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5년에 내놓은 일본 호러영화 검은 물 위에서의 헐리우드 리메이크작 다크 워터가 혹평을 받으면서 할리우드에서 자국으로 돌아갔다. 2012년 잭 케루악 소설 원작의 온 더 로드를 발표했지만 그저 그랬고 현재는 다시 다큐멘터리에 집중하는 중이다. 전반적으로 중앙역이 너무 강렬해서 그 이후 작품들은 그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다.
- 주연 배우인 페르난다 몬테네그로는 한국으로 따지자면 최은희 같은 위치에 있는 국민 배우다. 90살이 다되가는 지금도 브라질에서 현역으로 활동중이다. 반대로 호세 역인 비니시우스 드 올리베이라는 본작이 데뷔작으로, 신발닦이을 하던 빈민가의 소년 출신이었으나 길거리 캐스팅으로 발탁되었다.[7] 이후 청소년기엔 잠시 무대에 집중해 뜸했다가 성인이 되면서 다시 복귀해 활동중이다. 감독과 두 배우는 20년이 지나도 친한 사이라고 한다.
[1]
브라질은 전형적인
개발도상국으로서 문맹률이 꽤 높은 축에 속한다.
[2]
그래서 도라는 조슈아의 아버지가 조슈아와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사실 여정 중간에 잘못 찾아간 주소에서 조슈아의 아버지가 술꾼이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도 있었지만.
[3]
정작 마찬가지로 그를 그리워했던 조슈아의 어머니는 남편을 만나고자 편지를 보내고 직후 사망했으니 서로 지독하게 엇갈린 셈이다.
[4]
조슈아의 장래희망이다.
[5]
문화개방이 덜 이루어졌던 90년대조차도 국제 3대 영화제 대상급 수상작들은 구색적으로나마 극장에 개봉되곤 했다. 일례로 일본과의 1차 문화개방 당시의 우선개봉작이 세계 3대 영화제 작품상 수상작들로 폭력성이 강했던
기타노 타케시의
하나비나
구로사와 아키라의
카게무샤가 이쯤에 개봉되었다.
[6]
작품성을 인정 받아
1999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7]
영화 말미에 조슈아가 도라가 떠나간 것을 뒤늦게 깨닫고 도라의 버스를 붙잡기 위해 혼비백산하며 달리는 장면이 있는데 감독이 후일담에서 부잣집 아역배우였다면 저런 러닝씬이 나오지 못했을 거라고 코멘트하며 칭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