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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7 19:47:03

주량

1. 개요2. 주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3. 상세4. 오해5. 여담6. 참고 항목
唯酒無量 不及亂
( 공자께서는) 주량은 따로 없었으나, 흐트러질 정도까지 마시지는 않으셨다.
논어 향당편(鄕黨編) 中[1]

1. 개요

주량()은 개인이 을 즐길 수 있는 한계치를 말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주량을 '마시고 견딜 정도의 술의 분량'이라고 정의하고 흔히 '행동이 흐트러지지 않고 숙취를 경험하지 않을 정도로 마실 수 있는 양'을 뜻한다. 그 외에도 필름이 끊길 때까지 마실 수 있는 술의 양, 혹은 여유있게 마실 수 있는 술의 양, 알근할[2] 정도로 취하는 데 필요한 양을 말하기도 하는 등 사람마다 정의하는 주량의 정의가 약간씩 다르다.

2. 주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사람마다, 그리고 같은 사람이라도 환경과 상황에 따라서 주량은 달라질 수 있다. 주량은 같은 양의 술을 먹어도 혈중 알코올 농도가 얼마나 느리게 올라가는가, 그리고 같은 혈중 알코올 농도라도 신경과 신체가 얼마나 영향을 받는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주량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3. 상세

우리나라에서 주량은 보통 희석식 소주를 기준으로 한다. 대개 한국인 남자 기준 소주 한 병에서 한 병 반, 여자는 반 병에서 한 병 정도이다.

그러나 이는 대체로 평균치를 냈을 때의 주량이며, 주량은 특성상 그 편차가 매우 커서 한두잔 먹고 바로 끝인 사람이 있는 반면 3병 이상 먹어도 끄떡없는 사람이 있다. 특히 술을 먹으면 얼굴 등의 피부가 빨개지는 체질인 사람들은 주량이 남녀 불문하고 소주 한두 잔 정도인데 이들은 그만큼만 술을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고 취기가 오른다. 참고로 이에 해당하는 사람의 얼굴이 빨개진 상태에서 술을 더 먹는다면 그 사람의 신체에는 굉장히 부담이 되며 더 먹다가는 진짜로 죽을 수도 있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에게 권유로든 분위기로든 술을 강요하지는 말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주량은 단순히 몸무게 차이에 의한 간의 크기 차이도 있지만 남자가 여자보다는 기본적으로 주량이 많다. 그 이유는 여자가 남자보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효소가 더 적게 분비되며 같은 몸무게의 남자보다 근육량이 적기 때문에 혈류량도 적기 때문이다. 즉, 똑같은 키와 몸무게라도 남자가 여자보다 알코올을 더 손쉽게 분해하는 경향이 있다. 알코올 분해는 이외에도 기능, 신체 컨디션, 감정 상태[4] 등 수많은 변수가 있지만 대략 75% 정도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알코올 분해 효소가 대략 그 정도가 선천적으로 합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종에 따라서도 주량은 달라질 수 있다. 마시는 술 종류에 따라 주량이 고무줄로 바뀌는 사람도 있는데 막걸리가 대표적인 예이다. 소주를 잘 마시면 막걸리를 못 마시고 그 역인 경우도 꽤 많다. 물론 이는 맥주 양주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여러 술을 섞어서 마시면 폭풍 숙취를 경험한다는 사람들도 많다. 마무리하자면 보통 남자는 소주 3병, 여자는 소주 2병 마시고 적당히 취하는 정도라면 굉장히 술을 잘 마시는 편에 속한다. 물론 상술했듯 이도 편차가 커서 여자도 잘 마시는 사람은 소주 5병 이상이 거뜬한 반면 못 마시는 사람은 남자도 한두 잔 정도인 경우도 많다.

소주의 도수가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으므로 단순히 병 수로 따지는 상대적인 주량은 앞으로 점점 상승할 수 있다. 실제로 일반적인 소주의 도수가 2023년 기준 보통 16.5도로 한 잔(약 48mL)[5]에 7.92mL의 에탄올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보건 당국에서 정한 "술 한 잔 (standard drink)"인 14 g = 17.74mL의 반 가까이 되는 수치이다. 미 보건당국은 두 시간 동안 남성이 다섯 잔을 초과하거나 여성이 네 잔을 초과하는 스탠더드 드링크를 소비하는 것을 '과음(binge drinking)'으로 보고 있으므로 여성은 소주 한 병, 남성은 한 병 반 정도를 넘게 마시면 과음하는 것이다.

주량이 상당한 사람을 '알중'[6][7]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이들이 많은 양의 술을 마실 때 '말술'을 먹는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반대로 주량이 두 잔 이하인 사람을 ' 알쓰' 혹은 '술찌'라고 한다.

4. 오해

술을 자주, 적게 마셔주면 주량을 늘려나갈 수 있다는 말이 있지만 과학적으로는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주량은 선천적 요소가 75% 이상을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후천적으로 증가하기는 하지만 유의미한 증가폭을 보이지 않는다.[8][9] 일반적으로 유전성향에 의해 부모가 술을 잘 마시면 자식도 똑같이 술을 잘 마시며, 덩치가 클수록 혈액량이 많아 혈중 알코올 농도가 쉽게 높아지지 않기 때문에 술에 대한 내성이 강한 편이다.

술을 마실수록 주량이 늘어난다고 착각하는 이유는 간의 알코올 분해능력이 늘어난다기 보단 적응력이 뛰어난 뇌가 술에 취한 상태에 익숙해지고, 술에 취하는 속도를 더디게 하는 요령이 생기기 때문이다. 빠르게, 안주 없이 술을 마실수록 더 잘 취하고 처음 술을 마시게 되면 알코올에 의한 여러가지 진정작용이 매우 이질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몸을 가누기 힘들고 정신도 유지하기 어렵지만, 술을 자주 마시다보면 이 취한 상태에 익숙해져 몸을 컨트롤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되며 술에 취하지 않게 하는 속도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뇌가 익숙해지는 것일 뿐 간이 가진 알코올 흡수능력과 분해능력은 신체적 조건의 특성상 거의 바뀌지 않기 때문에 절대적으로는 마신 술에 비례해 혈중알코올농도는 동일하다. 물론 주량의 정의를 본인의 체감으로 바꾼다면, 혈중알코올농도와 무관하게 술에 대한 정신적 내성이 강해지는 것이므로 실제로 분해 효소의 증가에 비해 주량은 더 크게 상승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체적 원인으로만 발생하는 숙취 내지 여러 질병의 발생률의 상승폭 등은 똑같기에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술자리에 여러 번 참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술자리에서의 예절이나 해서는 안 될 행동 등을 배울 수 있고 술자리 전에 자신의 컨디션이나 주량을 파악하여 마시는 술의 양을 조절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좀 더 오랜 시간 동안 타인과 함께 술자리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게 된다. 단순히 일정량의 술에 대해 버티는 능력뿐만 아니라 이런 자제력과 분위기를 타는 능력 등을 총괄적으로 따지는 것이 외부적으로 관찰되는 그 사람의 주량이다.

5. 여담

주량이 많은 것에도 장단점이 존재한다. 술자리에서 오래 살아남아 한층 달아오른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고, 주량을 넘게 마셔서 곤혹을 치르거나 실수할 일은 거의 없다. 어쩌다 술에 떡이 되더라도 알코올 분해 속도 자체가 빠르기 때문에 한 시간이면 몸 가눌 정도로는 깨는 편이다. 또한 와인, 위스키, 보드카 등등 도수가 센 술들을 즐기는 취미를 가지는 데에 부담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단점으로는 위에서 말한 '술자리에서 오래 살아남는다' 라는 장점과 모순되게도, 다 같이 취하는 자리에서 자기만 맨정신이라 오히려 텐션이 떨어지기도 한다. 또한, 먼저 뻗은 사람의 오물을 치우거나 집까지 데려다 줘야하는 등 뒤치다꺼리를 도맡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본인 주량이 센걸 아는 사람들은 페이스 맞춘다고 초반에 후다닥 먹기도 한다.

주량이 적음에도 술자리에서 오래 버티고 싶다면 페이스 조절을 통해 절대적인 알코올 섭취량을 줄이는 것에 집중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주량이 1병이라면 남들이 1잔 마실 때 꺾어서 반잔 정도 마시면 주량이 2병인 사람들과 동일한 시간을 어울리는 것이 가능해진다. 물론 술자리 분위기에 따라 꺾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수도..

술자리에서 물을 많이 마시거나 안주를 적절히 섭취해서 알코올이 소화기관에서 체내로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백질, 비타민, 당이 풍부한 안주를 많이 섭취하여 간의 알코올 분해에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해주면 비교적 더 잘 버틸 수 있다.[10][11]

6. 참고 항목



[1] 공자는 학식과 인품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역사서에 따르면 그는 몸이 비틀거리고 정신이 흐트러질 때 까지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2] 알딸딸한. 술기운이 몸에 돌기 시작하는 상태에 있다. [3] 사람은 몸무게의 약 8%의 정도의 혈액을 가지고 있다. [4] 사람마다 달라서 어떤 사람은 기쁜 날 술이 잘 들어가는 반면, 어떤 사람은 슬프거나 괴로울 때 자기 주량을 초과해서 술을 들이키기도 한다. [5] 참고로 과거 대학가에서 술자랑하던 악습이 남아 있던 시절에는 '25도'짜리 경월소주로 따른 한 잔을 일컬었다. [6] 진짜 알코올 중독자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알코올 중독자'라고 그대로 부르거나 아예 언급을 삼간다. 즉, '알중'은 알코올 중독자만큼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을 의미한다. [7] 경상도 사투리로 ' 초빼이'라는 말이 이에 정확히 대응한다. [8] 실제로 연구 결과 자주 마셔주면 주량이 세지긴 하는데, 인간의 에탄올 분해 효소 중 선천적으로 분비량이 유전자에 의해 정해진 효소(ALDH)와 환경에 따라 분비량이 증가할 수 있는 효소(MEOS: Microsomal Ethanol Oxidation System, 그리고 과산화소체카탈레이즈)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효소가 평소에 알코올 분해에 관여하는 비율을 나눠 보면 아무리 잘 쳐줘도 최대 75:25에 불과하다. 그리고 대체로 술을 자주 마시는 상황에서도 ALDH가 분해하는 비율이 대략 90% 이상이기 때문에 술을 자주 마신다고 해서 알코올 분해 능력이 상승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술을 자주 마셔서 주량을 늘리려고 하는 것은 결국 건강만 해치는 미련한 짓이다. 말 그대로 초고속으로 뇌졸중을 비롯한 온갖 성인병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니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말자. [9] 심지어 조금만 생각해 보면 주량이 25% 증가한다고 해도 아무짝에 쓸모없다. 맥주 2000cc가 주량인 사람이 500cc 한 잔 더 마실 수 있게 된다고 뭐가 크게 달라지겠는가? 그걸 얻기 위해 간을 혹사시키는 훈련을 통해 저런 효소들을 더 많이 분비시키는 것은 가성비가 나빠도 한참 나쁜 뻘짓이라는 결론을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0] 술자리를 관찰해보면 안주킬러들은 웬만해서는 잘 죽지 않는다. 관찰할 정신이 남는지는 논외로 하고 [11] 물론 술의 알코올인 에탄올은 분자 자체가 작고 위벽으로도 흡수되며, 따라서 단백질이나 탄수화물 같은 '소화가 필요한' 성분들보다 흡수가 훨씬 빠르다. 안주를 먹는답시고 술도 급하게 마시면 어찌됐든 버티기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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