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전용기는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다.첫번째는 특정 인물이 독점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항공기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 등이 그 예이며, 특정 대기업이 비행기를 소유하며 자사 임원을 실어나르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대기업이 임원용 전용기를 소유하고 있다.
두번째는 개인용 비행기(private jet) 급의 소형 여객기를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단어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 소유의 걸프스트림14 같은 소형 비행기는 항공사 소유이며 그 승객은 이를 잠시 대절해서 이용하는 승객임에도, 이런 비행기를 "전용기"라고 부른다. 해당 비행 중에만은 그 비행기는 그 승객만을 위해 운용되고 있으니 전용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외국의 경우 대절항공편(chartered flight)이라 부르지 전용기나 개인용 비행기라고 부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특이한 표현인 셈.[1] 전세기는 또 다른 형식이다.
2. 국내 기업 소유 전용기 목록
- 삼성그룹 : BBJ 737, 걸프스트림 G550
- LG그룹: 걸프스트림 G550, 시코르스키 S-76C 1기
- 현대자동차그룹: BBJ 737 2기
- SK그룹: 걸프스트림 G550[2], ACJ 319
- 한화그룹: BBJ 737
- 대한항공 : 걸프스트림 G650, 봉바르디에 글로벌 익스프레스 BD700 2기[3], BBJ 737 2기[4]
3. 세계 유명인의 전용기 목록
4. 각국 정부 전용기 목록
5. 군대의 전용기
비행기가 전쟁에 이용되기 시작하면서, 전투기 조종사 중 특출하게 뛰어난 성과를 보인 이들에게 자신만의 전용 비행기가 배정되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에이스들 중에 전속 정비공과 전용기를 받은 이들이 많았다. 당시 비행기들은 로터리 엔진[8]을 사용했기 때문에 조종사가 어떻게 길들이냐에 따라 엔진의 특성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었다. 때문에 한 비행기를 계속 타면서 기체에 익숙해지는 것이 파일럿의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었고, 때문에 군도 에이스 파일럿에게는 자신의 전용기와 전속 정비공을 붙여주곤 했다.이런 전용기들은 솜씨좋은 파일럿과 숙련 정비공이 애지중지하며 길들이고 유지한 기체이기 때문에, 공장에서 갓 굴러나온 신품 비행기보다 기체 특성 및 상태가 더 좋은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전용기를 타던 에이스가 새로운 기체를 지급받을 경우[9] 그 아래 티어의 파일럿들이 에이스가 타던 전용기를 물려받기 위해 경쟁하곤 했다.
1차대전의 에이스들은 자기 전용기를 취향에 따라 멋지게 꾸미는 것이 허용되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독일 육군의 전설적인 에이스 만프레트 폰 리히트호펜의 붉은 포커 삼엽기일 것이지만, 그 밖에도 르네 퐁크의 스패드, 빌리 비숍의 뉴포르 등 다양한 에이스 전용기들이 있다. 이런 전용기들의 채색 및 문양은 잘 기록되어 지금도 전해져오고 있으며, 자세한 삽화가 수록된 서적도 많으니 관심이 있다면 한권쯤 구해보는 것도 좋다.
"붉은 남작" 만프레트 폰 리히트호펜의 전용기들. 비행기 제작기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시기였기에, 에이스들은 새로 개발된 신형기를 지급받는 일이 잦았다. 리히트호펜 역시 여러 전용기를 갈아타며 활약했다.
1차 세계대전 하늘의 이러한 분위기는, 조종사 출신들이 귀족이 많았던것과 겹쳐 1차 세계대전 공중전 특유의 기사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영향을 주기도 했다. 실제로 귀족 자제들에게 하늘위의 전투 조종사는 현대전의 기사와도 같은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었고, 대전 초기엔 기사도 문학마냥 서로의 비행장에 결투장 따위를 던지고 하늘에서 일대일로 만나는 경우도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에이스 파일럿이라도 멋진 퍼스널 컬러로 도색된 전용기를 지급받는 일은 없어졌다. 대공포 등의 발전으로 인해 아무리 에이스 파일럿이라도 생환을 장담할 수 없게 된지라 괜히 적의 눈에 띄어서 명을 재촉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전투비행단들이 대규모화하면서 파일럿에게 특정 기체나 전속 정비사를 붙여주는 것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사기 함양의 차원에서 에이스 파일럿용 전용기의 전통은 형식적으로나마 유지가 되었으며, 비행기 한 대에 파일럿의 이름을 써넣고 자기 개인 문양 등을 조그맣게 그려넣는 정도는 허용이 되었다. 물론 말로만 전용기인 것이므로, 그 비행기를 꼭 그 파일럿이 타는 것은 아니고 기체 정비 상황에 따라 내 순서에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는 것이 현실이었다.
2차대전 당시 루프트바페 야크드게슈바더 54(제54전투항공단) 소속의 두 비행기( 포케불프 190)들. 두 대 모두 에이스 파일럿의 전용기였지만(위는 한스 필립, 아래는 발터 노보트니. 둘 다 격추수 200이 넘는 특급 에이스들이다), 두 대 모두 붉은 남작처럼 화려한 퍼스널 컬러 따위는 칠해져 있지 않으며 외관상 서로 별 차이가 없다. 초록색 하트는 54 전투항공단의 엠블럼(항공단 이름이 "그륀헤르츠", 즉 초록 심장이다).
이 전통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어서 미군 등의 비행기를 보면 캐노피 레일 아래에 그 비행기의 "주인"인 파일럿의 이름이 기입되어 있는 경우를 흔히 본다.
현재는 에이스 파일럿의 비행기도 퍼스널 엠블럼 따위는 잘 그려넣지 않는다. 그 대신 부대의 상징을 그려넣어 팀의 단결을 도모하는 경우가 많다. 그림은 유명한 VF-84 "졸리 로져"의 테일 아트가 그려진 F-14.
6. 창작물의 전용기
소설,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에서는 전용기의 개념이 등장할 일이 많지 않다. 이런 작품에 등장하는 비행기나 기타 탈것들은 대개 대량 생산된 군수물자가 아니라 주인공과 동고동락하는 제2의 주인공인 경우가 많고(예를 들어 스타 워즈에 등장하는 밀레니엄 팔콘이나 로봇 마징가 제트 등) 전용기가 아니라 아예 주인공의 소유물이라는 설정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소위 리얼로봇 아니메를 비롯해 주인공이 군인인 작품에서는, 주인공이 에이스 파일럿이라는 등의 이유로 전용기를 지급받아 타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전투비행단의 파일럿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로봇[10] 아니메인 마크로스에서 주인공 및 그 상사는 자기 전용으로 퍼스널 마킹이 그려진 전투기를 타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로봇 아니메인 기동전사 건담에서는 등장 인물들이 대개 군인이며 그 중 에이스 파일럿들은 특별한 도색이나 치장이 된 전용기를 지급받아 탄다. 대표적으로 붉은 혜성이라는 별명의 에이스 파일럿이 자기 전용 모빌수트(전투로봇의 일종)에 연어색 비슷한 색을 칠해서 타고 다닌다. 물론 붉은 혜성은 위에 언급한 붉은 남작 리히트호펜을 본뜬 캐릭터.
이처럼 SF에서 전용기의 개념이 등장하는 경우, 주인공과 일심동체로 활약하는 탈것(전투기, 로봇 등)을 등장시켜 또하나의 주인공으로 삼음으로써 독자/시청자에게 특정 기체에 애착을 갖도록 유도함과 동시에, 이전 시대의 SF 작품에서 주인공이 특정 기체를 독점하는 이유였던 " 할아버지/ 아버지가 만들어준 기체다"라든지 "전 세계에 이런 로봇은 이거 한대밖에 없다" 등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설정을 배제하는 효과가 있다.
물론 이런 작품에 등장하는 전용기는 에이스 파일럿의 기량에 걸맞게 높은 성능을 갖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전용기라는 것이 그냥 일반적인 기체를 튠업하거나 추가 무장 등을 장비한 것이므로 일반 기체와 큰 성능 차이를 보이기 힘들다. 때문에 전용기를 타고 대활약하는 캐릭터들은 숙련된 베테랑이거나 천재적인 소질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그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즉 아예 일반기와는 차원이 다른 대활약을 보여주려면 전용기를 타는 정도로는 독자/시청자를 납득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이럴 경우 전용기가 실험적인 고성능 기체이거나 딱 한대만 만들어진 신개념 시작기라는 설정이 붙기도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기동전사 건담에 등장하는 RX-78 건담으로, 전황을 타개할 초고성능 전투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제작된 프로토타입 기체로서[11] 딱 하나만 만들어졌으며(두어대 만들어졌는데 적습에 파괴되고 하나만 남았다는 설도 있는 듯) 이 기체에 주인공이 탑승해 대활약한다.
그런데 이런 원오프 타입의 기체가 "전용기"로 불리는 작품도 있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에서는 인간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사람(" 뉴타입"이라 부름)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일반 파일럿은 조종할 수 없는 특별한 기체를 지급받으며 극중에서는 이를 이들의 전용기라 부른다. 이 경우 파일럿이 높은 성과를 보여 그에 대한 포상의 개념으로 전용기를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그 파일럿만이 조종할 수 있는 기체이기 때문에 전용기인 것. 대표적으로 라라아 슨의 전용 모빌아머(우주 전투기 비슷한 것)인 엘메스, 캐라 슨[12]의 전용 모빌수트(로봇)인 게마르크 등이 있다.
[1]
최근에는 차터기 혹은 차터편이라는 표현도 종종 보인다.
[2]
노후화로 매각.
[3]
이 중 한기는 삼성에서 매입했다.
[4]
역시 이 중 한기는 삼성에서 매입했다.
[5]
2016년 구입
[6]
2012년 구입
[7]
2018년 3월 구입. 원래 주인은
에바항공의 모기업인 에버그린 그룹 故 장룽파(張榮發) 회장이었다.
[8]
오늘날 일부 스포츠카 등에 이용되는 로터리 엔진인
반켈 엔진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엔진 본체가 회전하는 비행기용 엔진인 성형(별모양) 로터리 엔진을 말하는 것이다.
[9]
1차대전에 투입된 전투기들은 교체 주기가 매우 빨랐다. 당시는 비행기의 초창기였고, 프로토타입도 비행만 가능하면 실전에 투입되었으며, 경쟁기를 참조하며 계속 개량이 이루어지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포커 삼엽기같은 경우 1917년 한해동안 다섯 번의 버전업이 이루어진 적도 있다.
[10]
이 작품에 등장하는 발키리 전투기는 비행기이지만 인간형 로봇으로도 변신한다.
[11]
아마 개념입증용(proof of concept) 시작기였던 모양으로, 다른 로봇 조종사들이 이 건담의 각종 기능을 보고 경악하는 장면이 있다. 예를 들어 주무기인 소총에서 입자빔이 발사된다!
[12]
라라아 슨과 캐라 슨은 친척이 아니다. 우연히 성이 같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