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하프라이프 한국어 패치[1]밸브 코퍼레이션의 FPS 게임 하프라이프의 한국 유통판에 포함되어 있던 한국어 더빙 음성들 중 가장 대표적인 대사로, 왈도체, 문명 5의 세종대왕, 크라이시스의 북한군과 함께 손꼽히는 한국의 게임 현지화 최악의 사례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합필갤에서는 훌륭한 소잿거리였던 고전 밈이다.
2. 상세
문서명으로도 쓰인 대사 "장비를 정지합니다"는 하프라이프의 모든 일의 시작이 된 대공명 현상이 터지는 장면에서 나온 대사이다. 이로 인해 블랙 메사 연구소는 물론이고 전 지구를 향해 콤바인을 비롯한 외계병력이 침공해 7시간 전쟁이 발발하고, 결국에는 후속작인 2편과 알릭스에서 드러나듯이 20년간 인류 전체가 그들의 노예로 전락하고 만다. 즉,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긴박하고 절망적인 사건을 전달해 줄 등장인물들의 목소리 더빙이 매우 좋지 않아서 몰입을 해치는 문제를 일으켰고, 많은 웃음거리와 논란을 만들어냈다.하프라이프는 해당 문서에도 기재되어 있듯이 게임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유명세를 탔고 곧 한국에도 유통되기 시작하였다. 초반 패키지판은 한국어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스팀 버전의 출시와 동시에 중소기업이던 넥슨이 스팀의 한국 서비스를 담당하던 시절[2]인 2003년에 협업으로 한국어 더빙을 통한 현지화가 이루어졌다. 문제는 이 더빙이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대본만 보면서 읽기만 한 걸 그대로 녹음해서 가져다 쓴 국어책 읽기의 진수를 보여 준다는 점이다.[3]
이렇게 발더빙을 할 거면 차라리 자막 한국어화를 하는 게 낫지 않았겠냐는 의견도 있는데 현재는 자막을 출력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나왔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하프라이프의 GoldSrc 엔진은 자막을 출력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현지화를 하려면 더빙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나마 게임 타이틀이나 장의 이름, '게임 저장됨' 같은 시스템 메시지는 출력이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로마자밖에 출력할 수 없어서 공식 한국어 판에서는 전부 GAMETITLE~과 같이 깨져서 나온다.[4]
아무튼 이 한국어 더빙의 질이 상당히 센세이션이었던 나머지 이 한국어 더빙이 가진 영향력은 여러 의미로 엄청났으며 동영상 등에 합성할 필수요소로 쓰였다. 밸브의 후속작인 하프라이프 2, 도타 2 등은 수준 높은 더빙으로 호평을 받았으나[5] 이 사건의 충격으로 대부분의 사람은 하프라이프의 한국어 더빙이 막장이라는 것은 알아도 하프라이프 2의 더빙이 훌륭하다는 것은 전혀 모르기 때문에 한국에서 게임 더빙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요즘은 외국 게임을 더빙해서 들여올 경우 이 따위로 더빙을 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하프라이프가 매우 비정상적인 경우일 뿐 더빙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개발사와 계약을 하고 하는 것인 만큼 그에 따른 이익이 남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실력이 좋은 전문 성우를 고용해 더빙의 질을 최대한 좋게 만들려 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밈이 완전히 정착한 뒤에는 많은 사람들이 익숙해졌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재평가할 부분이 있었는지 이렇게 기괴하고 딱딱한 한국어 더빙이 오히려 하프라이프 1편 특유의 그래픽과 공포스러운 연출과 어울린다는 평가도 있다. 물론 게임 외적으로 제대로 된 성우를 섭외할 생각조차 하지 않은 당시 업계의 미숙한 일처리까지 참작할 수는 없다. 제대로 된 성우 더빙이 이루어진 하프라이프 2에는 비할 수도 없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컨디션 제로의 한국어 패키지판을 설치하면 이 더빙 음성들이 같이 딸려나온다.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하프라이프의 모드였던 만큼 원본 게임 파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덤으로 딸려온 것. 단 하프라이프의 게임 플레이상 중요한 파일들은 없기 때문에 플레이는 불가능하며,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실행한다고 해도 오류라고 뜨면서 안 된다.
또한 골드 소스 엔진 모드들도 잘만 영어로 얘기하다가 말을 걸면 이 더빙 음성들이 나온다.
3. 원판
과학자1: 아이구 저런!(Oh, dear!)
과학자2: 고든! 광선에서 물러나!(Gordon! Get away from the BEAMS!)
과학자1: 장비를 정지합니다.(Shutting down.)
과학자2: 안 돼!(No!)
과학자1: 정지하겠습니다. 안 되잖아? 어, 정..정지가 안 돼. 정지시킬 수가 없어. 안 돼!(Attempting shut down. It's not. It's-it's not... It's not shutting down! It's-It's NOT!)
과학자 1, 2 모두: 으아아아아아악~ 아하잉~!(WAAAACK! WAAAAAAAAAGH!!!)
장비를 정지합니다 대사집. 소괄호 안에 들어간 영어는 원판 대사다.
과학자2: 고든! 광선에서 물러나!(Gordon! Get away from the BEAMS!)
과학자1: 장비를 정지합니다.(Shutting down.)
과학자2: 안 돼!(No!)
과학자1: 정지하겠습니다. 안 되잖아? 어, 정..정지가 안 돼. 정지시킬 수가 없어. 안 돼!(Attempting shut down. It's not. It's-it's not... It's not shutting down! It's-It's NOT!)
과학자 1, 2 모두: 으아아아아아악~ 아하잉~!(WAAAACK! WAAAAAAAAAGH!!!)
장비를 정지합니다 대사집. 소괄호 안에 들어간 영어는 원판 대사다.
한국어 더빙판만 알고 있거나, 영어 원판을 알고 있더라도 잘 모를 수 있는 사실로[6] 영어 원판 역시 더빙 퀄리티가 좋지 않은 편이다. 1998년 당시 밸브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프로그래머로 근무하던 게이브 뉴웰이 둠을 접하고 난 뒤 자신도 둠 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동료 몇 명을 꼬셔서 마이크로소프트를 퇴사한 뒤 차렸던 신생 회사였고, 하프라이프는 그 신생 회사의 첫 게임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인디 게임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비싼 성우를 고용할 역량이 안 되어서 아마추어나 무명 성우들만 투입해서 만들다 보니 처음부터 좋은 퀄리티를 기대할 수는 없었던 뒷배경이 있었다.
심지어 섭외된 성우는 3명 뿐이다. 경비원과 니힐란스, G맨 등은 후속작에서 바니 칼훈, G맨을 맡은 마이크 샤피로가 맡았으며, 블랙 메사 과학자들, 상층 제어실 등에서 등장하는 과학자들과 군인들(샤피로와 중복), 블랙 메사의 남성 아나운서 등은 후속작에서 아이작 클라이너를 맡은 해리 S. 로빈스가 맡았고, 나머지 여성 목소리인 지나 크로스, 블랙 메사 모노레일 열차 아나운서, HEV 보호복은 캐시 레빈(Kathy Levin)이 맡았다.
다만 주인공 고든 프리맨은 과묵한 주인공 설정이라 아무 대사도 하지 않으며[7] 이따금 언급되는 행정관은 2편에서 월리스 브린으로 구체화되었고, 고든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말한 과학자는 일라이 밴스로 후설정, 초반 전자레인지 사건은 어니 매그너슨과 엮여 재활용되었다. 그나마 이후 출시된 블루쉬프트와 디케이에 등장하는 네임드 과학자인 로젠버그 박사와 리처드 켈러는 고유 모델링과 목소리로 등장했고 하프라이프 2에서는 한국어 판과 마찬가지로 일취월장한 퀄리티를 보인다.
하여간 하프라이프가 게임사에 남을 명작이다 보니 웬만한 게임 마니아들은 한 번은 해 본 게임인데 더빙이 워낙 충격적이라 원본 더빙이 서구권에서는 서구권 버전의 '장비를 정지합니다'였다. 덕분에 절묘하게 합성해서 게임 플레이 개그 영상을 만들었을 때 자주 쓰인다. 예시로 장비를 정지합니다 급으로 한국에서 유명한 대사인 "아이구 맙소사 우린 이제 죽었어(Oh my god, We're Doomed!)"는 서구권에서도 매우 유명한 영어 발더빙 대사로 꼽히고(...) "왜 우리 모두가 이 웃기는 넥타이를 메야 하지?(Why do we all have to wear these ridiculous ties?)"도 만만치 않은 밈 대사로 꼽힌다.
어쨌든 아쉬운 퀄리티임은 많은 팬들과 게이머들이 이를 잘 알고 있기에 하프라이프의 리메이크인 블랙 메사에서는 아예 새로 더빙해 버렸다. 참고로 블랙 메사는 더빙이 없지만 한국어 현지화 작업을 한 사람이 이 대사를 그대로 갖다 넣어서 여전히 자막으로는 "장비를 정지합니다."를 볼 수 있다.
4. 대사
자세한 내용은 장비를 정지합니다/대사집 문서 참고하십시오.5. 유행의 역사
장비를 정지합니다.
정지하겠습니다.
안 되잖아?
어? 저, 정지가 안 돼. 정지시킬 수가 없어, 앙대!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조짐을 느꼈지.
하지만 행정관이 내 말을 듣지 않았어.
오늘은 중요한 날이야, 프리맨?
모든 게 제대로 되어 가는군.
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이런 걸 전에 본 적이 있나?
안 돼! 그쪽으로 가지 마!
난 정말 모르겠어.
여기서 과연 나갈 수가 있을까?
난 여기서 빠져나가야 되겠어.
아하이구 맙소사, 우린 이제 주거써!
안 돼! 죽고 싶지 않아.
이건 미친 짓이야. 나는 여기서 나가겠어.
안 되잖아?
으아아아아아아아~
정지하겠습니다.
안 되잖아?
어? 저, 정지가 안 돼. 정지시킬 수가 없어, 앙대!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조짐을 느꼈지.
하지만 행정관이 내 말을 듣지 않았어.
오늘은 중요한 날이야, 프리맨?
모든 게 제대로 되어 가는군.
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이런 걸 전에 본 적이 있나?
안 돼! 그쪽으로 가지 마!
난 정말 모르겠어.
여기서 과연 나갈 수가 있을까?
난 여기서 빠져나가야 되겠어.
아하이구 맙소사, 우린 이제 주거써!
안 돼! 죽고 싶지 않아.
이건 미친 짓이야. 나는 여기서 나가겠어.
안 되잖아?
으아아아아아아아~
이게 바로 "장비를 정지합니다" 유행의 시초라 할 수 있는 패러디 합성물들이다. 한국 필수 요소 중에서 예외적으로 사진이나 영상물이 아니라 음향 합성물로 필수요소가 된 특이한 경우다. 하프라이프 더빙이 처음 유행을 타기 시작했을 때는 '장비를 정지합니다'보다는 플레이어가 직장 동료에게 말을 걸면 나오는 대사인 "미안하지만 고든? 난 지금 좀 바빠."가 더 인지도가 높았다.
2008년 여름 LHC 첫 가동에 대한 사진 자료에 등장한 한 과학자가 고든 프리맨과 닮아 있다는 사진이 외국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했고, 이 밈은 디시인사이드에서도 퍼지기 시작했다. 이때 FPS 갤러리에서 갤러리의 밈이었던 하프라이프의 한국어 더빙 음성을 영화 빠삐용의 메인 테마와 합성해서 일종의 스토리텔링을 시도한 합성물을 만든 뒤 그것을 자동재생하도록 한 플래시파일[8]을 제작자가 업로드한 것이 FPS 갤러리를 포함해 여러 갤러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한 사용자가 그 합성물을 BGM으로 삼아 LHC의 고든 프리맨을 닮은 과학자가 나오는 유명한 밈 사진을 같이 올리고 아래에는 해당 합성물의 대사를 적은 글을 게시해서 LHC 시설에서 정말로 사고가 날 듯한 분위기를 웃기게 전달하는데 성공했고 힛갤에 가면서 장비를 정지합니다의 필수요소화가 시작되었다.
며칠 후 편집된 월드 인 컨플릭트 컷신에 이를 그대로 씌워서 올린 영상을 올린 것이 또 힛갤에 등극하였다. 위의 영상이 바로 그것. 이 매드 무비는 기갑갤에서 최초로 힛갤을 간 게시물이다. 이후 합필갤 등지에서 가끔씩 필수요소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귀찮아서 해당 패러디를 ' 고든'으로 싸잡아서 부른다. 패트와 매트를 패러디할 때 ' 패트와 매트와 고든'이라고 하는 식.
5.1. 삽입곡
본 패러디에 사용된 곡으로 알려진 Free as the wind는 빠삐용의 테마곡에 영국 가수 Engelbert Humperdinck의 가사를 붙인 곡이다. 제리 골드스미스가 작곡한 테마곡은 앨범 상에 Main Theme #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를 Orlando Pops Orchestra가 재해석한 연주가 패러디에 삽입된 곡이다. #이 버전이 원곡보다 패러디에 많이 쓰이는 이유는 멜론, VIBE 등의 음원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컴필레이션 앨범들은 죄다 이 버전을 실었기 때문. (그것도 가사 붙인 Free as the wind라는 제목으로!) #1 #2 #3 정작 이 버전이 실린 원래 앨범 'Themes in Cinema: Biography & Based on a True Story'은 실물을 해외 직구해야 들을 수 있는 수준으로 어렵다. 가끔씩 TV 예능프로 등에도 브금으로 깔리는 경우가 있다.
5.2. 패러디
자세한 내용은 장비를 정지합니다/패러디 문서 참고하십시오.6. 관련 문서
- 고든 프리맨
- 발연기
- 미스캐스팅
- 망가져서 유명해진 것들
- 세종대왕(문명 5)
- 이 지옥 같은 행성
- 미스트 - 하프라이프 줄거리의 모티브가 미스트다. 어떠한 실험의 오류로, 다른 세계의 적들이 몰려왔다는 설정.
- 합필더빙
[1]
패키지판 한정. 스팀판은 자동으로 한국어 패치가 다운로드된다. 모바일 Xash3d 버전도 적용 가능하다.
[2]
PC방 과금 부분에서 의견이 맞지 않아 얼마 못 가서 포기했다. 이후 스타일네트워크→GNA소프트로 넘어갔지만 2000년대 후반에 모두 망했다.
[3]
실제로 그냥 따라만 읽어도 싱크로율이 높게 나올 정도다.
[4]
이렇게 어쩔 수 없이 더빙 현지화가 진행된 또 다른 게임으로
어쌔신 크리드가 있는데 이쪽도 퀄리티가 좋지는 않지만 하프라이프 급은 아니다. 스팀판이 출시된 후에야 제대로 자막을 지원했다.
[5]
그냥 잘 된 것도 아니며 몇 가지 번역 오류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성우진도 호화스럽고 결과물도 훌륭하다.
[6]
한국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 연기가 정작 본국에서는 발연기라며 까이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일례로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영어 연기는 한국인들의 입장에서는 그럴싸하게 느껴지만 영문권 사람들에게선 발음이 너무 구리다고 까이는 게 일상적이다. 이걸 반대로 잘 보여주는 예시가
다니엘 대 킴인데 한국어를 잘 아는 한국인들 입장에선 킴이 연기한
권진수의 한국어가 너무 부자연스럽지만 비한국어 문화권 사람들 입장에서는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즉,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영문권 사람들 입장에서의 다니엘 대 킴인 셈이다.
[7]
때문에 이 부분뿐만 아니라 다른 파트에서 쓰이는 장면 그 어디를 찾아봐도 목소리의 주인공들이 애타게 찾는 고든의 목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대공명 현상 전후로 숨소리만 있을 뿐이다.
[8]
당시 디시인사이드이서는 SWF확장자 파일 업로드가 가능했고 자동재생도 시킬 수 있었으나 여러가지로 악용되는 관계로 후일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