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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Existence and Uniqueness수학자들이 존재성과 유일성에 얼마나 집착하는지를 알면
神學者들도 놀랄 것이다.
이인석(2015), 「선형대수와 군」,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44p.
이인석(2015), 「선형대수와 군」,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44p.
존재성( 存 在 性)과 유일성( 唯 一 性)이란 수학에서 수학자들이 어떤 문제에 대해 "답이 존재하냐?" 그리고 "답이 존재하면 답이 몇 개냐? 한 개? 여러 개?"라는 질문에 엄밀하게 대답하기 위해 존재하는 개념이다.
고등학교 때까지의 수학에서는 존재성과 유일성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지 않으며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해야 듣게 되는 단어. 사실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도 존재성과 유일성에 대해서 배우긴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단 한마디의 언급만으로 "이건 그냥 이래"라는 식일 뿐, 엄밀한 증명 과정은 생략하는 게 다반사이다. 존재성과 유일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각 문단을 참고하자.
2. 존재성
해( 解)가 존재하냐?는 질문에 답을 해주는 개념. 존재성이라 부르니 뭔가 전문적인 것 같지만 별로 그렇지는 않다. 간단한 예시를 통해 알아보자.[math(2x+4=0)]의 근을 구하시오.
답은 -2이다. 즉, 우리는 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근이 "왜 존재하냐"라고 묻는다면, "-2를 넣어보니 되더라, 그러니까 존재해"라고 답해주면 된다. 뭔가 허무한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이 방법은 해의 존재성을 보이는 방법 중 하나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실제로 맞아 떨어지는 것을 찾는다면 그 문제의 해의 존재성이 증명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답이 되는 것을 찾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위 예시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예시를 들었지만,
중국인의 나머지 정리같은 항목을 보면 아니 저딴 걸 무슨 수로 생각해내? 같은 답도 있다.
미분방정식으로 가면 해의 존재성을 증명하는 것만으로도 수학사에 자기 이름을 남길 수 있을 지경.이번엔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24를
소인수분해 하시오.
[math(24=2^3\cdot3)]이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 "24의
소인수분해가 왜 존재하냐?" 라고 묻는다면 "[math(24=2^3\cdot3)]니까 존재해"라는 답은 50점 짜리 정답. 결과는 알아도 그 과정을 모르기 때문. 설령 눈 앞에서 직접 과정을 보여줘도 "모든
자연수에 대해 소인수분해가 존재하냐?"라고 묻는다면 그대로
데꿀멍... 방정식은 문자를 사용해서 계산하면 되지만,[1] 임의의 자연수의 소인수분해 과정을 수학적으로 어떻게 보일 것인가? 이 문제의 답은 모든 경우에 성립하는 유한한 기계적 절차를 제시하는 것으로 해결된다. 여기서 "유한한"은 글자 그대로 "언젠가는 끝나는"을 뜻하고, "기계적"이란 "기계가 할 수 있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즉, 간단한
덧셈,
곱셈부터 시작해서,
극한이나
미분같은
알고리즘을 말한다. 위 임의의 자연수의
소인수분해의 유한한 기계적 절차, 즉 존재성에 대한 증명은
산술의 기본정리 항목에 있으니 존재하는가와 왜 존재하느냐는 전혀 다른 물음이다. 두 예시는 본질적으로 같기에 전자의 답변이 합리적이라면 후자도 합리적이다. 과정이니 뭐니 하는것은 타당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
또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이번엔 선형대수학의 지식이 필요하다.
임의의
벡터 공간 (Vector Space)의 기저 (Basis)는 항상 존재하는가?
공대에서 선형대수학을 들었다면 존재한다고 배웠을 것이다. 직접 기저를 찾는 문제도 풀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임의의 벡터 공간이라는 데에서 발생한다. 위 소인수분해와 같이
알고리즘을 제시하면 되지 않겠냐고? 마지막으로 어떤 문제의 해가 존재함을 보였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해의 존재성과 해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는 다른 경우가 많다. 예시로 4차 이하의 방정식은 근의 공식이 존재해서 해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는 알지만, 5차 이상의 방정식은 수학자 아벨이 일반적인 5차 이상의 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대수학의 기본정리를 통해 해의 존재성은 알고 있는데도! 다른 예시로는 미분방정식이 있는데, Picard Iteration이 대표적. 이건 "해가 (특정 범위 안에서) 존재해. 알고리즘도 알아. 근데 어떻게 생겼는지는 몰라"라고 말하며 수학도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정리이다.
존재성에 대해 정리하자면, 크게 1. 직접 찾아서 보이거나, 2. 답을 찾을 수 있는 알고리즘을 제시하거나, 3. 그냥 공리로 된다고 만드는(...) 세가지 방법이 있다. 물론 이 외에도 다른 증명 방법이 있다. 주의할 점은, 답이 존재함을 아는 것과 실제로 답을 찾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2.1. 예: 적당한 무리수 a, b가 존재하여 a^b는 유리수이다.
여기서는 구체적인 예를 찾지 않으면서도, 존재성을 보일 것이다. 여기서는 배중률을 쓴다.
명제: 적당한 무리수 [math(a)], [math(b)]가 존재하여 [math(a^b)]는 유리수이다. 배중률: [math(\sqrt2^{\sqrt2})]는 유리수이거나 무리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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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증명에서는, 둘 중 하나는 성립한다는 가정 하에 예를 찾았다. 그러나 두 가정 중 어떤 것이 참인지는 살피지 않았으므로, 구체적인 예를 찾지는 않은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배중률을 사용하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참고로 [math(\sqrt2^{\sqrt2})]는 무리수인데다가 초월수이다. ( 겔폰트-슈나이더 정리 참고.)
3. 유일성
해가 존재하는건 알겠어. 근데 해가 하나? 둘? 무수히 많아?라는 질문에 답을 해주는 개념이다. 존재성과 마찬가지로, 유일성이라 부르니 뭔가 전문적인 느낌이 나지만 일차 방정식 [math(ax+b=0)]의 해는 유일하다는 것 정도는 다들 알고 있듯이 알게 모르게 자주 쓰이는 것이다. 존재성을 보이는 데에는 여러가지 증명 방법이 있는 반면, 유일성을 보이는 방법은 사실상 한 가지 밖에 없다. 바로 귀류법. 이제 예시를 통해 귀류법이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해 보자.일차 방정식 [math(2x+4=0)]의 근이 유일함을 보여라.
답이 -2 하나밖에 없음은 모두 알고 있다. 이제 그 답이 유일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답이 유일하지 않다고 가정하자. 즉, [math(2a+4=0)]인데, [math(a\neq-2)]인 [math(a)]가 존재한다고 가정한다. 이제 양변을 [math(a+2)]로 나눠주면, [math(2=0)]이 튀어나오므로 이는
모순이고, 따라서 답이 유일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만약 문제가 자연수에 관한 것이라면 자연수의 정렬성(Well-ordering Principle)을 사용해서 증명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수의 정렬성이란, 자연수의 공집합이 아닌 부분집합은 반드시 가장 작은 원소를 가진 다는 성질이다. 참고로 굳이 자연수가 아닌 자연수의 부분집합의 부분집합에도 정렬성이 성립한다. 또한 0을 포함해도 정렬성은 변함없이 성립한다. 이 원리를 사용한 증명은 소인수분해나 √2에 있으니
간혹 귀류법을 쓰지않고 두개의 답이 존재한다고 가정한 뒤, 두 답이 사실은 같다는 것을 증명하는 경우도 있는데, 본질적으로는 귀류법과 동일한 방법이다. 아래 예시를 확인해 보자. 이번엔 엡실론-델타 논법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하다.
어떤 함수 [math(f\left(x\right))]의 [math(x=a)]에서의 극한값이 존재한다고 하자. 그러면 이 극한값은 유일하다.
[math(\displaystyle \lim_{x\to a}f\left(x\right)=L_1,\,\lim_{x\to a}f\left(x\right)=L_2)]라 가정하자.[4] 그럼 임의의 [math(\epsilon>0)]에 대해 [math(0<\left|x-a\right|<\delta_1)]이면 [math(\left|f\left(x\right)-L_1\right|<\epsilon/2)]를 만족시키는 [math(\delta_1>0)]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math(0<\left|x-a\right|<\delta_2)]이면 [math(\left|f\left(x\right)-L_2\right|<\epsilon/2)]를 만족시키는 [math(\delta_2>0)]가 존재한다. 이제 [math(0<\left|x_0-a\right|<\delta_1)]이고 [math(0<\left|x_0-a\right|<\delta_2)]인 [math(x_0)]을 뽑자. 그러면 [math(\left|L_1-L_2\right|=\left|L_1-f\left(x_0\right)+f\left(x_0\right)-L_2\right|\leq\left|L_1-f\left(x_0\right)\right|+\left|L_2-f\left(x_0\right)\right|<\epsilon/2+\epsilon/2=\epsilon)]이 성립한다.[5] 그런데 [math(\epsilon)]이 임의의 양수이므로 이를 만족하는 경우는 [math(L_1=L_2)]밖에 없다. 따라서 극한값은 유일하다. |
사실 위에서 쿨하게 귀류법 하나밖에 없다고 서술하긴 했지만 바로 위의 예에서 보듯이 귀류법 한 마디로 끝날 일은 아니다. 여기서 관건은 '좋아, 두 개가 있다고 치자. 그럼 어떻게 비교할 건데?'이기 때문이다. 이 둘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기 때문에 비교에 어려움이 생긴다. 심지어 둘 중 하나는 그냥 하나 더 있다 치고 끌어온 정말 생판 모르는 무언가이다. 다행인 건 많은 경우 잘 모름에도 불구하고 어떤 둘을 비교하는 게 별로 어렵지 않기 때문에 유일성 증명이 비교적 간단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물론 두 모르는 것들 간의 비교가 어려운 경우도 무척 많다. 당장 바로 위에서 극한값의 유일성을 보일 때에도 바로 비교는 못하고 엡실론-델타 논법을 재활용하여 삼각부등식으로 피니쉬를 먹이는 다소 복잡한 방식을 쓰고 있다. 그나마 존재성이 보장된 경우, 존재성을 증명하면서 얻은 이런저런 성질 같은 것들을 역으로 추적하는 방법이 자주 쓰이곤 하지만, 그것도 일반적이지는 않다. 예를 들어 특정 상미분방정식의 해가 유일함을 보일 때 미분방정식 하나를 더 풀다시피 하여 어찌저찌 두 해 후보를 비교할 수 있도록 만드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곤 한다.[6] 심지어 위의 극한값 경우와 같이 존재성도 보장하지 못하는 경우에서 유일성을 보여야 할 때도 있다. 이렇듯 유일성 역시 쉽게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4. 관련 항목
[1]
[math(ax+b=0)]과 같이
[2]
간단히 설명하자면, 두번째로 작은 약수를 찾아 쪼개는 것을 반복한다.
[3]
Zorn's lemma는 선택 공리(axiom of choice)와 동치인 명제이므로,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선택 공리를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 때문에 공리를 취한다는 표현을 썼다.
[4]
여기서 귀류법과의 차이점은 굳이 [math(L_1\neq L_2)]임을 가정하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두 개가 같음을 보일 것이므로.
[5]
삼각부등식을 이용한다. 참고로 이 테크닉은 입실론 델타 논법에서 자주 쓰인다.
[6]
J. M. Lee, Introduction to Smooth Manifolds, 2nd Ed. (Springer, 2012)의 Theorem D.4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