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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10 00:48:34

엘리멘탈(애니메이션)/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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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프롤로그3. 발단
3.1. 가게 일3.2. 웨이드와의 첫 대면3.3. 개인적인 이야기
4. 전개
4.1. 설득4.2. 원인 찾기4.3. 데이트
5. 위기
5.1. 자칭 '식품 조사관'5.2. 모래와 불5.3. 어쩌다 상견례5.4. 속마음
6. 절정
6.1. 첫 접촉6.2. 가게를 물려받는 날6.3. 물난리6.4. 진심을 말하다
7. 결말
7.1. 바뀌어 가는 세상, 그리고 새로운 세상으로
8. 에필로그

1. 개요

엘리멘탈〉의 줄거리.

2. 프롤로그

한 불 원소 부부가 돛단배를 타고 안개에 뒤덮인 바다를 가르며 어딘가로 향하는 모습을 비추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여러 원소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도시인 엘리멘트 시티. 짐을 챙기고 배에서 내린 부부는 입국을 위해 검문소로 향한다.

많은 원소들을 지나 마침내 자신들의 차례가 된 부부. 입국 심사관에게 서류를 제출한 뒤, 이름이 뭐냐는 그의 질문에 자신들의 이름을 모국어로 설명한다.[1] 그러나 못 알아들은 심사관은 "그냥 이름을 '버니'와 '신더'로 하는 게 어때요?"[2]고 말하며 서류에 도장을 찍어준다.

마침내 도시에 들어선 둘은 형형색색의 도시와 여러 원소들이 어울리고 화합해 생활하는 광경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이들은 다른 원소들이 자신들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곧 깨닫는다. 이후 교외로 향하는 열차에 타서도 다른 원소들은 전부 버니와 신더 부부를 호기심 반 걱정 반 섞인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이때 열차가 흔들리면서 옆에 서 있던 물 원소가 신더의 머리 위를 덮치는 사태가 벌어진다.[3] 다행히 양이 많지 않아서 얼굴 반쪽만 꺼지는 데에 그쳤지만 얼굴이 꺼져 고통스러워하는 신더에게 버니는 서둘러 가방에서 장작을 꺼내 먹여 복구시키고, 물 원소를 짜증나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교외에 도착해서도 다른 원소들의 외면은 계속되었는데, 집을 구하기 위해 이곳저곳 둘러보지만 불이라 위험하다는 이유로 전부 거절당한다. 임신한 신더는 힘들어하며 벤치에 앉고, 버니는 그런 아내를 위로해주며 다시 집을 찾아볼 준비를 한다. 그때 그의 눈에 낡아빠져 버려진 큰 건물이 들어오고, 건물 내부를 둘러보던 버니는 흥분하면서 자기네 언어로 마구 감탄을 내뱉는다.[4]

그날 밤, 부부는 딸아이를 낳는다. 초라하고 허름한 건물 안에서, 버니는 고향에서 들고 온 푸른 불이 담긴 랜턴에서 손으로 불을 집어 아이에게 넣어주고, ' 앰버'라는 이름을 지어준다.[5]

3. 발단

3.1. 가게 일


시간이 흐르며 무럭무럭 자라나는 앰버. 버니는 앰버에게 "푸른 불은 우리의 전통으로, 우리가 더욱 밝게 빛날 수 있는 힘을 준다"고 말하면서 랜턴에서 푸른 불을 꺼내어 커다란 원형 화로대에 지핀다. 이후 건물 안쪽으로 화로대를 밀어넣고 계속해서 보수 및 개선 공사를 한 끝에, 버려졌던 건물은 불 종족의 식료품점인 '파이어플레이스'[6]로 깔끔하게 재탄생한다. 마침내 건물 윗쪽에 가게 간판까지 단 뒤, 간판을 바라보는 앰버에게 버니가 "이 가게는 우리 가족이 꿈꿔왔던 것이고, 언젠간 네게 물려줄 거다"라고 말해준다.

파이어플레이스를 중심으로 해 주변 교외 지역은 하나둘씩 불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게 되고, 그렇게 형성된 '파이어타운'은 엘리멘트 시티에서 소수자인 불 원소들의 유일한 집터이자 안식처가 되어 있었다. 앰버는 버니의 가게 일을 도우면서 어떻게 가게를 운영해야 할 지 차근차근 배워나가며, 아빠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면서 물건 배달 일에도 나서고, 그런 와중에도 몇몇 물 사람들이 일부러 가게에 와서 물을 쏟으며 진상부리는 것도 처리한다. 그만큼 가게에 헌신적인 앰버는 아빠에게 틈날 때마다 이제 가게 물려줄 거냐고 물어보고, 그런 그녀에게 버니는 항상 흐뭇해하며 "네가 준비되면 물려줄 것"이라 대답한다.

시간이 더 흘러 막 성인이 된 앰버. 나이를 먹으면서 이제 슬슬 영업에 힘겨워하는 버니[7]는 앰버에게 오늘은 네가 대신 사람들을 맞이해보라고 제안한다. 그렇게 들뜬 마음으로 계산대 앞에 선 앰버는 심호흡한 뒤 고객의 물건을 계산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고객의 막무가내인 태도 때문에[8] 점점 화가 치밀어오른 앰버는 말 그대로 폭발하면서 주변을 새까맣게 불태워버린다. 이에 놀란 버니는 앰버를 따로 불러 "때론 몇몇 손님들은 맞이하기가 좀 힘들기도 하다"며 "화가 날 때 심호흡하고 손님을 이해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면, 언젠간 내 가게를 물려받을 준비가 될 것"이라 말해주면서 그녀를 진정시킨다.


그로부터 몇 년 뒤. 아직도 손님 맞이에 익숙하지 않았던 앰버는 가게에서 음식을 산 고객이 속사포로 컴플레인[9]을 쏟아내는 걸 들으면서 화가 치밀어오르자 이전에 아빠가 알려준 대로 심호흡하며 손님을 이해하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다시 폭발하고 만다. 반면 가게 일에는 전문이었던 버니가 이를 보고 계산대로 오더니 고객에게 그냥 다시 만들어주겠다고 해주면서 어찌저찌 상황을 모면한다.

난장판이 된 계산대 주변을 치우면서 버니와 앰버는 서로 얘기를 나눈다.[10]
앰버: 죄송해요, 아슈파[11].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버니: 아마도 내일 있을 레드 닷 행사 때문에 불안해서 그런 거겠지. 우리 모두 거기에 집중하고 있잖니.
앰버: 그럴지도요. 저는 저런 손님들만 보면 진짜... 어우!
버니: 나도 안다. 그냥 지금껏 연습해온 것처럼 하면 돼. 넌 다른 건 잘 하잖아.
앰버: 네, 알겠어요. 전 그저... 아빠가 좀 쉬셨으면 해서요.
나이 때문에 가게 일에 힘겨워하는 아빠를 위해 앰버가 대신 도맡아 하고, 그 동안 버니는 다른 불 사람 손님들과 수다를 떤다. 그러다가 가게를 물려주는 이야기까지 나와서 버니가 "쟨 아직 나처럼 빠르게 물건 배달하지도 못한다"고 말하자, 이 말에 오기가 발동한 앰버는 오늘 아빠 기록을 깨주겠다며 타이머를 설정한 뒤 배달할 물건들을 가득 챙기러 간다.

한편, 가게 한켠에 마련된 어두운 공간. 그곳에서는 신더가 불 사람들의 궁합을 봐주고 있었다. 커플인 두 사람에게 특제 오일을 뿌려서 사랑의 마음을 밖으로 끌어낸 뒤, 테이블 중간에 세워진 두 나뭇가지에 한 명씩 불을 켜면 신더가 그 향을 맡아서 둘의 궁합을 확인해주는 것.

그때 물건을 챙기러 앰버가 난입하고, 신더는 그런 자신의 딸에게 지금 궁합 봐주는 중이라며 꾸지람한다. 뒤이어 커플에게 둘은 천생연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반면 자기 딸은 그런 사랑의 향이 전혀 나지 않고 그저 슬프고 외로운 미래의 향만 날 뿐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불이랑 결혼하라는 게 네 외할머니의 유언이었는데 언제 짝 찾을 거냐면서 더욱 꾸짖지만, 앰버는 그런 엄마의 꾸중을 가볍게 무시하곤 배달해야 한다며 서둘러 나간다.


가게 밖으로 나서자 입구 옆에서 흙 원소 꼬마 '클로드'가 접근하더니 늘상 하던 것처럼 자기 겨드랑이에 난 꽃으로 작업을 걸어온다. 그러나 꽃을 떼어 받은 앰버는 손으로 불태운 뒤 "원소들은 서로 섞일 수 없다"고 말해주고, 클로드는 이런 그녀의 태도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시에서 열리는 6월 꽃축제에 같이 가자면서 누나는 한 번도 파이어타운을 떠나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앰버는 "내가 필요한 건 전부 이 마을에 있고, 도시는 불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정말 운명적인 만남이 아닌 이상 난 도시로 가는 다리를 안 건널 거다"고 대답한다.


그럼 자신이라는 운명은 어떻냐면서[12] 계속해서 작업을 거는 클로드를 뒤로 한 채 앰버는 오토바이에 올라타 파이어타운을 돌며 재빠른 배달을 나선다.[13] 그렇게 낮에 시작된 배달은 가게 문 닫을 시간인 밤이 되고 나서야 전부 끝이 나고, 앰버는 기록을 깨서 신이 난 채로 가게에 들어서다가 내일 있을 레드 닷 세일을 준비하던 중 지쳐 계산대에서 잠든 버니를 발견한다.

앰버는 버니를 깨운 뒤 가게 윗층의 집으로 올려보내는데, 그가 이번 세일에서 준비해야 할 게 아직도 산더미 같다고 걱정하자 대신 준비해줄 테니 가서 쉬라고 대답한다. 그때 낮에 설정해둔 배달용 타이머가 울리고, 버니는 감탄하면서 "내일 있는 세일을 너한테 맡기고 난 잘 테니, 만약 폭발하지 않고 잘 해낸다면 그건 네가 이 가게를 물려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고 말한 뒤 앰버를 꼭 안아주고 윗층으로 올라간다.

드디어 가게를 물려받을 자격을 선보일 기회를 얻은 앰버는 기뻐하고, 화로대에서 활활 타는 푸른 불에다 장작을 집어넣으며 내일 잘할 수 있게 해달라고 빈다.

3.2. 웨이드와의 첫 대면

마침내 온 레드 닷 세일 날. 일찍 일어나 세일을 준비하는 앰버는 세일 대상 품목에다 빨간 스티커를 붙인 뒤 크게 심호흡하고 가게 문을 연다. 하지만 예상보다 사람들이 아주 많이 와서 잠깐 당황하나, 이내 다시 안정을 되찾고 세일에 집중한다.

그러나 사람이 많을수록 진상도 많은 법. 세일 항목이라고 표시하기 위해 붙여 둔 스티커를 사겠다며 모조리 떼어서 계산대에 한 무더기 가져오거나, 쇼핑하다가 화분을 깨먹거나, 계산하기도 전에 음식을 먹으려 하는 등 온갖 종류의 진상 손놈들이 판을 치고[14] 또 다시 화가 점점 쌓이는 앰버는 잠깐 자리를 비운 뒤 아무도 없는 가게 지하실로 달려가 꾹 참아 온 분노를 아주 크게 터뜨린다.

그런데 화를 터뜨린 그 순간 지하실에 연결된 수로 파이프가 흔들리더니 이내 균열이 생겨 물이 터져나온다. 앰버는 급한대로 우산을 챙겨서 이를 방패삼아 파이프에 다가간 후, 손으로 파이프를 녹여 균열을 막는다. 하지만 이미 지하실 바닥엔 물이 가득 찬 상태였고, 앰버는 왜 이렇게 화를 못 참냐며 자기 자신을 탓한다.

이때 앰버의 가족 사진이 담긴 액자가 물에 둥둥 떠서 저절로 움직이더니, 뒤이어 그 속에서 물 원소의 남자인 ' 웨이드'가 사진을 보고 울면서 등장한다.[15] 그의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반대쪽 강에서 물이 새는 일을 조사하다가 빨려들어와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하며, 이거 때문에 또 직장을 잃을 순 없다고 울어댄다.

앰버는 아빠가 이 난장판을 보기 전에 빨리 치워야 하니까 여기서 당장 나가라고 짜증을 내지만, 웨이드는 파이프를 살펴보다 메모지에 무언가를 적더니 다시 울면서 파이프가 표준 규정이 아니라며 위반 딱지를 끊어야겠다고 말한다. 알고 보니 그는 시청에서 나온 조사관으로, 앰버는 아주 우연하게도 시청 조사관을 파이프로 빨아들여버린 것이었다.

위반 딱지를 끊겠다는 그의 말에 앰버는 "내 아빠는 폐허였던 이 건물을 처음 발견하시고 직접 자기 손으로 여기의 모든 걸 일구셨다"고 애걸복걸한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그 말을 듣더니 메모지에 무언가를 더 적고서는 이걸 허가도 안 받고 전부 지으신 거냐며 심하면 폐업 조치까지 갈 수도 있다고 계속 울면서 말해준다.

하는 수 없이 앰버는 웨이드의 메모지를 뺏으려 한다. 그러나 그는 "가게 문 닫는 건 정말 안됐지만 나 교대 시간 되기 전에 빨리 이 신고서를 갖다줘야 한다"며 지하실의 작은 창문으로 도주를 시전하고, 레드 닷 세일과 웨이드 쫓기 사이에서 갈등하던 앰버는 가게 폐업을 막기 위해 서둘러 그를 쫓아간다.[16]


앰버는 엘리멘트 시티 행 열차에 올라타서 그를 추격하고, 도시에 도착해서 보도를 난장판으로 만들며 계속 쫓아간다. 그렇게 시청 입구에 도달하자, 앰버는 화학 반응을 이용하여 자기 몸집을 불리면서까지[17] 그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그는 무심하게 바닥의 하수구을 통해 앰버를 그냥 지나가버린 뒤 입구로 들어가서 신고서를 파이프 통로에다 넣어버린다.

앰버는 주저앉아 절망하면서 "그 가게는 내 아빠의 꿈이었고, 만약 가게가 폐업한다면 아빠는 내게 몹시 실망하실 거다"라며 상심한다. 한편 보고서를 제출한 그 순간 시청 유리문에 비친 앰버의 불빛을 보고 잠시 멈칫해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웨이드는 태도를 바꿔 "진작 말하지 그랬어요, 그랬으면 눈감아줬을 텐데 이미 보고서를 담당자한테 보내버려서..."라고 말하고는[18] 대신 담당자에게 데려다줄 테니 가서 직접 설득해보라고 제안한다.

3.3. 개인적인 이야기


웨이드를 따라 담당자의 사무실로 향하는 앰버. 울창한 식물들을 헤치고 사무실 안으로 깊숙히 들어가자, '펀'이라는 이름의 흙 원소 관료가 모습을 드러낸다. 펀이 하는 일은 의자에 가만히 앉아서 신고서가 파이프를 따라 들어오면 그것에 대한 결정을 내린 뒤, 다시 해당 신고서에 알맞는 담당자에게 파이프로 보내는 것.

마침 펀은 아까 들어온 앰버의 가게에 대한 신고서를 보내고 퇴근한 뒤 피부과에 가서 곰팡이를 제거하려던 참이었다. 그래서 웨이드는 급하게 펀을 멈춰세우고는 앰버에게 아빠의 가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라며 완전 감명 깊었다고 말하지만, 앰버는 개인적인 이야기라면서 말하기를 거절한다.

그러나 앰버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웨이드는 앰버의 그 '개인적인 이야기'를 펀에게 전부 다 일러바치고[19], 이 때문에 분노가 점점 쌓인 그녀는 다시 폭발하면서 펀과 주위를 완전히 불태워버린다. 결국 앰버에 의해 사무실이 망쳐지고 머리가 완전히 타버린 펀은 "오늘 퇴근 좀 일찍 해야겠다"며 신고서를 그냥 보내버리고, 가게는 일주일 안에 폐업할 예정이라면서 폐업을 알리는 팜플렛을 앰버에게 건네준다.

기가 죽은 채 팜플렛을 들고 다시 가게로 돌아온 앰버. 그런데 아직 한창 낮인데도 가게 문이 이미 닫혀있었다. 세일이 왜 벌써 끝났나 당황하며 가게로 들어와 안을 살펴보던 그녀는 지하실에서 아빠의 기침 소리를 듣고 그곳으로 향한다.

지하실로 들어서자, 파이프에서 물이 거의 비처럼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신더는 우산을 쓴 채로 물에 떠다니는 물건들을 건지고, 버니는 우산도 없이 물을 맞아가며 파이프를 고치는 중이었다. 뒤늦게 들어서는 앰버를 본 버니는 이거 때문에 레드 닷 세일을 망쳤다면서 네가 쫓아가던 그 물 녀석이 이랬냐고 물으며, 앰버는 당황하다가 녀석이 그런 거 맞고 안타깝게도 쫓아가다 놓쳤다고 대충 둘러댄다.

도시 이주 초창기부터 물에 대한 반감이 많았던 버니는 언제나 물이 문제라면서 여긴 몇 년도 더 전에 단수됐으니 물이 없어야 한다고 불평을 드러낸다. 하지만 물을 정통으로 맞던 그는 계속 기침하면서 힘들어하다, 보다못한 신더가 그를 물이 차오르지 않은 계단 쪽으로 데리고 가면서 예전처럼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한다.

그때 앰버는 "예전"이라는 말에 궁금증이 생기고, 신더는 자신들의 고향인 '파이어랜드'를 왜 떠났는지 앰버에게 설명해준다.
파이어랜드는 불 원소들만이 사는 곳이었으며, 그곳의 모두가 함께 전통의 '푸른 불'을 통해 하나로 이어져 살고 있었다. 그곳에서의 삶은 힘들었어도 버니는 소박하게 자기 가족들의 삶을 꾸려나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신더가 앰버를 임신한 상태에서 폭풍우가 몰려와 파이어랜드가 무너져버리게 되었고, 거기서 유일하게 건진 것은 간신히 랜턴에 담은 푸른 불밖에 없었다. 고향을 저버리긴 너무 힘들었지만, 결국 부부는 더 좋은 삶과 앰버의 미래를 위해 파이어랜드를 떠나 엘리멘트 시티에 정착하게 되었다.
지하실 청소가 거의 끝나갈 무렵, 앰버는 엄마에게서 방금 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떠올리고 주머니에서 몰래 팜플렛을 꺼내 훑어보더니,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아빠에게 가서 "가게나 가족에 그 어떤 나쁜 일도 생기지 않게 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그 말에 버니는 앰버에게 정말 착한 딸이라며 웃으면서 얼굴을 어루만져 준다.

4. 전개

4.1. 설득


다음 날, 엘리멘트 시티 시청. 헤드셋을 낀 채 시청 안 복도를 걷던 웨이드는 자신의 가방과 바닥에 있는 양탄자에 불이 붙은 걸 보고 서둘러 발로 밟아 끄려고 한다. 그러자 양탄자를 뒤집어쓴 앰버가 일어나 자신이라며 말하고, 웨이드는 사과하면서 "너 정말 뜨겁다(hot)"고 말해준다. 그런데 이를 부정적인 뜻[20]으로 알아들은 앰버는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뭐라 말했냐고 되물으며, 이에 그는 당황하면서 "내 말은 너 정말 화끈하다고(smoking)"라며 오히려 더욱 그렇고 그런 느낌의 대답을 하고 만다.

아무튼, 앰버가 시청에 온 목적은 웨이드의 상관인 '게일'과 직접 얘기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게일은 오늘 시청에 나오지 않았는데, 이유는 그녀가 '에어볼'[21]의 엄청난 팬이라 응원팀인 '윈드브레이커스'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보기 위해 연차를 냈기 때문. 웨이드도 시청에 일하러 온 게 아니라 에어볼 플레이오프 경기 입장권들을 가지러 온 것이었다. 그때 앰버는 그냥 그 경기장에서 직접 그녀와 얘기하겠다는 생각을 떠올리고, 웨이드에게 남는 입장권이 있는지를 물어본다.

그렇게 웨이드와 함께 경기장 앞 지하철역에서 올라오는 앰버. 수많은 인파들 중에서 불 원소는 자신 뿐이었기에, 앰버는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후드를 푹 눌러쓰고 경기장에 들어선다.[22] 경기장 안은 에어볼 경기를 응원하는 관중들로 열기가 가득한 상태였고, 웨이드와 앰버는 게일이 있는 스카이박스 쪽 좌석으로 가서 앉는다.[23] 경기가 윈드브레이커스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면서 게일은 짜증을 내며, 그 사이 앰버는 그녀에게 자기소개를 하고 어제 있었던 가게 위반 딱지에 대해 서로 얘기해보자면서 조심스레 물어본다.

그러나 게일은 "그 30건이나 걸린 파이어타운 가게 일은 나중에 얘기하고 우선 경기 중이니 그거에 집중하자"며 앰버를 불덩어리(fireball)[24]라 부른다. 하지만 이에 지지 않고 앰버는 오히려 게일 앞으로 나가서 "나는 그깟 경기가 아니라 내 인생이 걸린 얘기를 하는 거다"며 그녀를 구름뭉치(cloudpuff)[25]라 부르면서 맞대응하고, 둘의 기싸움은 점점 심화된다.

그러던 그때 웨이드의 안타까운 탄식과 함께 둘의 시선은 그에게로 옮겨간다. 윈드브레이커스의 에이스 선수인 '러츠'가 계속 실책을 이어가면서 점수가 무려 3:42로 벌어진 상황이었는데, 웨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가 편찮으시기 시작한 이후로 슬럼프가 와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다른 관중들은 러츠에게 야유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었고, 우울한 표정을 지은 채 의욕을 상실한 그를 위해 공감 능력이 뛰어난 웨이드는 큰 목소리로 응원을 시작한다. 뒤이어 웨이드에게 감명받은 주위의 관중들도 러츠를 응원하기 시작하며[26], 아예 물 사람들끼리 말 그대로 파도타기를 시전하기도 한다. 그렇게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러츠는 다시 의욕을 되찾게 되고, 그의 엄청난 플레이로 윈드브레이커스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게 된다.

기분이 한껏 들뜬 채로 경기장을 나서는 게일과 웨이드, 그리고 그 둘을 따라가는 앰버. 서로 싸울듯이 덤벼들던 아까와는 다르게 앰버와 게일은 차분하게 얘기를 나눈다. 먼저 게일이 이야기를 시작하여 앰버에게 "어릴 적부터 아빠랑 경기를 자주 보러 와서 에어볼에 미치게 되었다"고 말하자, 이에 앰버는 "아빠의 가게를 물려받을 기회가 생겨서 아빠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으며, 가게에 자꾸만 물이 샌다"고 은근슬쩍 상황을 설명한다.

앰버의 말에 게일은 파이어타운은 이미 몇 년 전에 단수되었을 거라며 놀라고 네 아버지 가게를 뜯어서 뭐가 문젠지 살펴봐야겠다고 말하지만, 앰버는 아빠가 가게에 자기 인생을 거의 바치다시피 하셨다면서 거부한다. 이때 웨이드가 끼어들어 "사실 며칠 전부터 도시에 물이 새는 일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나랑 앰버가 그 원인을 찾아서 보고해주겠다"고 제안하고, 앰버 역시 "그렇게 하면 가게 뜯어볼 일도 없을 것"이라며 웨이드의 말에 동의한다.

둘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게일은 웃음을 짓더니 "너희 둘이 어울리는 커플이라 봐줬다"며,[27] 이번 금요일까지 누수의 원인을 찾아 고친다면 위반 딱지는 없던 일로 할 것이고[28], 만약 못 한다면 네 아버지 가게는 문 닫아야 할 것이라 알려준 뒤 기분 좋게 하늘로 날아간다.

폐업을 면할 기회를 번 앰버는 게일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웨이드와 같이 파이어타운으로 돌아간다.

4.2. 원인 찾기

가게로 향하면서 앰버는 웨이드에게 아빠 눈에 띄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때 가게에서 버니가 "이젠 벽에서까지 물이 샌다"며 "왜 하나를 고치면 또 다른 곳이 망가지는 거냐"고 외치면서 불평불만을 드러내는 소리가 들리고, 앰버는 지하실 창문을 통해 그곳에 또 다시 물이 새는 광경을 보여주며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걱정한다.

앰버는 웨이드에게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냐고 물어보고, 그는 정확한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웨이드는 운하 쪽 수문에서 물이 새는 일을 조사하는 업무를 수행 중이었는데, 물이 없어야 하는 곳에서 자꾸만 물이 발견되고 있었고, 그곳에서의 물은 녹슨 엔진 오일 맛이 나기까지 했다. 그러던 중 물이 갑자기 쏟아져 나오면서 도망치다가 하수구로 빨려들어갔고, 정수 공간을 거쳐서 파이프를 따라 흘러가다가 막혀 꼼짝도 못 하고 있었다. 그때 웬 고함과 함께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났고, 그렇게 막힌 곳이 뚫려서 계속 흘러가다 앰버의 가게 지하실까지 오게 되었단 것. 이 말에 앰버는 세일 당일날 지하실에서 자신이 터뜨렸던 분노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을 탓한다. 거기에다가 파이어타운의 운하는 사방으로 연결되는 데다 너무 넓었기에 물이 어디서 새기 시작했는지 찾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

이때 앰버가 무언가 해답을 떠올리고 가게 건물 옥상으로 향한다. 그 해답이란 바로 공중에서 운하를 둘러보는 것. 옥상에 있던 큼직한 천과 굴뚝 뚜껑으로 간이 열기구를 만든 앰버는 자신의 불꽃을 키워 열기구를 하늘로 띄워 조종하고, 웨이드는 거기에 타서 운하를 살펴보며 물이 새기 시작한 위치를 찾는다.[29]

얼마 안 가서 자신이 빨려들어간 곳을 발견한 웨이드는 앰버에게 물이 이어지는 방향으로 가보라고 지시한다. 이 과정에서 둘은 아이컨택을 통해,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서로 사이에 무언가 끌림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물이 새는 지점으로 향하면서 웨이드는 앰버에게 말을 건다.
웨이드: 그래서... 혹시 실례가 될 진 모르겠는데, 가게에서는 뭐 해?
앰버: 아빠가 은퇴하시면 내가 가게를 물려받을 거야. 언젠가는 말이지. 내가 준비되면.
웨이드: 나중에 뭘 할 지 아니까 좋겠네. 난 아빠가 돌아가신 후로 심드렁해져서 한 가지 일에 정착을 못 하고 계속 옮겨다녔어.
앰버: 우리 불 원소들의 말에 이런 게 있어. '디쇽'[30]. 불빛은 영원하지 않으니, 타오르는 그 순간을 만끽해야 한다는 뜻이야.
웨이드: 티... 슈... 크...?
앰버: 뭐 그렇게 발음하는 거야.

(그때 앰버의 눈에 흰색 꽃처럼 생긴 버려진 큰 건물이 보이고, 뒤이어 슬픈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푹 숙인다.)
웨이드: 너 괜찮아?
앰버: 응.
웨이드: 진짜로?
앰버: 난 그냥... 저기, 저 건물 보여? 가든 센트럴역이야.
(과거 회상이 시작되고, 앰버가 신이 난 채 버니의 손을 잡고서 가든 센트럴역 입구로 달려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앰버: 내가 어렸을 적에, 아빠는 내게 살아있는 비비스테리아 나무를 보여주려고 저기로 데려갔었어. 한 번이라도 보고 싶었거든. 그 나무엔 어떤 환경에서든지 피어나는 유일무이한 꽃이 있었어. 불 옆도 포함해서 말이야. 난 정말 흥분했었지.
(물 원소의 경비원이 역에 들어가려는 앰버 부녀를 손으로 막고, 바로 옆에 세워진 '불 출입 금지' 표지판을 가리킨다.)
앰버: 하지만 사람들이 우린 불이라 너무 위험하대서, 들여보내지 못하게 했어.
(버니는 경비원과 말싸움을 벌이고, 경비원은 버니에게 파이어랜드로 돌아가라고 소리친다. 뒤이어 역에서 나오는 사람들도 버니를 보며 니네 땅으로 돌아가라고 외친다.)
앰버: 아빠는 정말 화나셨고, 또 부끄러워하셨어.
(과거 회상이 끝나고, 화면은 다시 열기구에 탄 앰버를 비춘다.)
앰버: 몇 년 뒤에는 역에 홍수가 나서 물이 가득 찼어. (분노에 찬 채, 몸이 보랏빛으로 잠깐 변하며) 그렇게 난 비비스테리아를 볼 유일한 기회를 놓쳐버린 거야!
(말을 끝마친 앰버는 웨이드를 바라보고 약간 놀란다. 감성적이었던 그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면서 눈에 눈물이 고였기 때문.)
웨이드: (울 듯한 목소리로) 너 정말 무서웠겠다...
앰버: 무서웠지.

(이야기를 마치고 과거의 기분에서 빠져나온 앰버, 탄성을 내뱉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앰버: 어떻게 하는 거야?
웨이드: 뭐를?
앰버: 사람들한테 공감하는 거! 아까도 경기장의 사람들을 하나로 모았잖아. 난 가게에서 단 한 명의 손님도 공감하질 못하겠어. 멍청하게 자꾸 화가 치밀어올라서...
웨이드: 그냥 네가 느끼는 대로 말해봐. 화 내는 게 뭐가 나빠서 그래? 가끔씩 내가 화날 때면, 그때 나는 내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거든.
앰버: (고개를 아래로 푹 떨어뜨리며) 말도 안 되는 소리네.
웨이드: 그럴지도.
서로 이런저런 속사정을 털어놓으며 얘기를 주고받다 보니, 둘은 어느 새 운하의 끝부분까지 오게 되었다.

운하 끝부분에 내린 이들은 커다란 수문에 구멍이 뚫린 것을 발견한다. 웨이드가 바닥에 고여있는 물을 맛보자 역시 엔진 오일 맛이 났고, 그는 이곳이 물이 새는 근원지라고 확실시한다. 하지만 정작 구멍 안으로 들어가보니 그곳엔 커다랗고 텅 빈 공간밖에 없었는데, 이에 웨이드는 아마 여기가 다른 큰 운하에서 쏟아지는 물을 가두기 위한 곳이라고 추측한다.

그때 바로 앞의 다른 운하 통로로 커다란 배가 지나가고, 이 과정에서 물이 쏟아져 둘이 있는 방향으로 엄청난 파도처럼 흘러오기 시작한다. 앰버는 수문의 구멍 윗쪽에 매달려서 물을 피하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웨이드는 물에 휩쓸린 채 구멍의 튀어나온 잔해를 붙잡고 살려달라며 외친다. 그러자 앰버는 열을 통해 철근을 부스러뜨린 뒤 이를 막대기 삼아서 웨이드를 잡아 구멍 위로 올려준다.

쏟아지는 물은 파이어타운을 향해 흘러가고 있었다. 그 순간 앰버는 운하 윗쪽에 공사용 모래주머니가 가득 쌓인 걸 보고, 이를 이용하여 구멍을 막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민첩하게 물을 피해 바닥으로 점프하여 운하 윗쪽으로 향한 앰버는 모래주머니를 웨이드에게 하나씩 던져주고, 그녀의 계획을 눈치챈 그는 쏟아지는 물을 흡수하여 덩치를 불려 생긴 힘으로 물살을 뚫으며 모래주머니를 들고 하나씩 세워나가 구멍을 막는다.

모래주머니를 남김없이 사용하여 구멍을 막은 둘. 웨이드는 최소한 이 정도면 시간을 벌었으니 금요일 전까지 공사장 인부 불러서 고쳐달라 부탁하겠다고 한다. 이때 웨이드의 얼굴 왼쪽에 모래가 들어간 걸 본 앰버는 네 얼굴에 모래가 있다면서 직접 자신의 손으로 빼주려 하지만, 자신은 불이라서 쉽사리 웨이드의 얼굴을 만지지 못한다.

이후 웨이드는 대충 얼굴에서 모래를 빼내고, 앰버는 별 일 없으면 이제 가겠다고 말하면서 떠나려 한다. 그런데 웨이드는 그녀를 잠깐 멈춰세운 뒤, 혹시 내일 시간 되면 같이 어울릴 수 있냐고 물어본다. 당연히 앰버는 우리 아빠가 널 끓여버릴 거라며 거절하려고 하지만, 웨이드는 도시 안에서만 돌아다닐 거라며 절대 이상한 짓 안 할 거라고 약속한다.

앰버는 웃으며 "미안하지만 난 물이랑 어울릴 일은 없다"고 말하면서 현장을 떠나나, 웨이드는 그녀의 웃음을 보고 거짓말인 거 다 안다면서 내일 3시에 알칼리 극장 앞에서 보자고 외친다.[31]

4.3. 데이트

다음 날. 가게에서는 여전히 물이 새고, 이젠 1층 천장에서까지 물이 흘러나오면서 사람들이 불평하고 있었다. 그러나 앰버는 파이프를 고치면서 걱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때 막 3시가 되어 웨이드와의 데이트 시간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아챈 앰버는 배달 좀 하고 오겠다고 아빠에게 거짓말한 뒤, 멋들어지게 차려입고 가게를 나선다. 언제나처럼 클로드는 가게 앞에서 대기하다가 겨드랑이에서 나는 꽃으로 앰버에게 작업을 걸지만, 그녀는 또 언제나처럼 꽃을 불태우고는 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알칼리 극장으로 서두른다.


그렇게 극장 앞에서 만난 웨이드와 앰버는 본격적인 첫 데이트를 시작한다.[32] 둘은 같이 영화[33]를 보거나[34], 인생네컷도 찍고[35], 도시 전망대에서 경치를 구경하기도 한다.[36]

데이트를 통해 한껏 기분이 업된 앰버. 그녀는 가게 일을 하면서도 밑에 웨이드와 찍은 즉석 사진을 몰래 숨겨두어 틈날 때마다 보고, 그 덕에 손님들이 진상 짓을 할 때도 화를 내기보다는 웨이드를 생각하면서 너그럽게 넘어가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다. 한편, 앰버의 첫 데이트 날부터 그녀에게서 나지 않던 사랑의 향기를 느낀 신더는 앰버가 몰래 숨겨둔 웨이드와의 사진을 엿보고는 그녀의 남자친구가 누군지 궁금해한다.[37]


다음 날, 두 번째 데이트에서는 공원의 야외 카페에서 서로 음료를 마시며 대화하거나[38], 음악에 맞춰 서로 춤을 추기도 한다.[39] 이후 공원 호숫가에 다다른 앰버와 웨이드는 각자의 원소만이 할 수 있는 묘기[40][41][42]를 보여주며 둘의 사이는 더욱 더 가까워진다.[43]

어둑해진 밤, 데이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가는 앰버. 그 위의 철로를 지나가는 열차가 물을 쏟아내면서 마치 아름다운 거울을 만들어내고, 그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앰버는 웨이드와 함께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물이 전부 사라지고 보이는 파이어플레이스를 바라보면서 앰버는 다시 자신의 현실을 직시한다.

5. 위기

5.1. 자칭 '식품 조사관'

다시 하루가 지나고, 앰버는 여느 때처럼 가게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데 분명히 막은 줄 알았던 물이 다시 벽면의 파이프를 통해 쏟아져나오고, 곧 푸른 불꽃이 든 화로대 쪽으로 흘러간다. 버니가 화로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는 와중, 앰버는 서둘러 파이프를 녹여서 임시방편으로 물을 막는다. 그때 물이 든 꽃병이 앰버의 이름 앞으로 배달되고, 신더는 앰버에게 웬 꽃이냐며 즐거워한다. 당연하게도 그 안에 든 물이 웨이드라는 것을 알아챈 앰버는 서둘러 꽃병을 받아들고 지하실로 달려나간다.

지하실에 도착한 뒤 다시 원래 몸으로 돌아온 웨이드는 심각한 표정으로 앰버에게 안 좋은 소식을 전한다. 모래주머니로 막았던 구멍에서 물이 다시 새어나왔을 뿐만 아니라, 몇 달 전에 웨이드가 공사장에서 일하던 중 실수로 쏟은 3톤짜리 시멘트에 맞은 공사장 인부들이 아직도 몸이 굳어있어서 구멍을 못 고친다는 것. 문제는 바로 내일까지가 게일이 준 기한이라 앰버는 안절부절하지 못한다.

그 순간 버니가 물 새는 건 고쳤냐면서 지하실로 들어섰다가 웨이드를 마주하고, 그를 보자마자 네가 이 모든 물난리를 시작한 장본인이냐며 바로 옆에 놓인 꼬챙이로 위협한다. 앰버는 아빠를 말리면서 그 사람이 아니라며 물 사람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고 둘러댄다.[44]

이때 웨이드의 옷에 달린 명찰을 본 버니는 너 시청에서 나온 조사관이냐고 묻는데, 웨이드는 당연히 아니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팔로 명찰을 가린다. 그러나 빛의 굴절 현상+물의 투명한 특성 때문에 오히려 명찰의 '조사관'이라는 문구가 팔을 통해 더 크게 확대돼서 보이게 되고, 이를 본 그는 물 새는 거 때문에 이리저리 들쑤시고 다니냐며 다시 꼬챙이를 들고 위협한다.

보다못한 앰버가 쟤는 일반적인 조사관이 아니라 다른 거라고 말하면서 웨이드에게 거짓말할 기회를 준다. 하지만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건 식품 조사관. 버니는 앰버에게 쟤 거짓말하는 거 같다고 귓속말을 전하고,[45] 이후 따라오라면서 1층으로 올라간다. 앰버는 기껏 떠올려서 말한 게 식품 조사관이었냐며 그에게 짜증을 낸다.


잔뜩 긴장한 웨이드에게 버니는 숯콩 한 접시를 내밀면서 이걸 한 번 조사해보라고 한다. 웨이드는 대충 눈으로 보고 아주 좋아 보인다면서 덜덜 떨며 말하나, 순순히 보내줄 리 없었던 버니는 직접 먹어서 조사해보라며 꼼짝없이 그를 몰아세운다.

더 이상 빠져나갈 길이 없는 웨이드는 결국 어쩔 수 없이 숟가락으로 숯콩을 하나 떠서 먹는다. 너무 뜨거운 온도에 고통스러워하며 기침을 하면서도 그는 괜찮은 척 엄지를 치켜 세우는데, 그러자 신이 난 버니는 아예 갓 만들어서 불이 활활 타오르는 파이어랜드산 숯콩을 접시에 가득 쏟아부은 뒤 이것도 한번 먹어보라고 말한다.

아빠의 말에 앰버는 너무 뜨겁다고 걱정하지만, 웨이드는 잔뜩 진이 빠진 목소리로 난 뜨거운 음식 좋아하니까 괜찮다면서 불타오르는 숯콩을 무려 3개나 한입에 넣는다. 그 직후 아까보다 더더욱 고통스러워하면서 아예 얼굴에서 물이 뿜어져나오며 뒤로 자빠져 넘어지고, A+ 급이라는 칭찬을 날린다. 이와중에 아빠는 맛이 어떠냐는 표정으로 웃고 있다.

잠시 후 다시 맨정신으로 돌아온 웨이드는 솔직히 좀 식으니까 맛있다며, 진열대에 있는 컵으로 숯콩을 담고는 손가락으로 물을 끼얹어서 음료수처럼 마신다.[46] 그러나 그의 행동에 트리거가 눌린 버니는 감히 우리 가게에 물을 끼얹으러 왔냐고 분노하면서,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꺼내 그의 모습을 찍은 뒤[47] 당장 나가라고 소리친다.

가게 문 앞에서 웨이드를 만난 앰버는 "이따가 나랑 해변에서 만나서 모래주머니를 더 만들자"며 구멍을 막을 방법을 찾아내자고 말하며 그를 보내고는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온다. 그 동안 아직 화가 가라앉지 않은 버니는 아까 찍은 웨이드의 사진을 계산대 뒷쪽에 걸어놓고 녀석은 가게 출입 금지검지라며[48] 화를 내다가,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나빠지는 몸 상태에 심하게 기침한다. 앰버는 그런 아빠를 안아주면서 전부 괜찮을 거라고 안심시킨다.

5.2. 모래와 불

몇 시간 후 저녁, 해변에서 만난 둘. 웨이드가 자루를 드는 동안 앰버는 삽으로 모래를 퍼서 안에 가득 집어넣는다. 웨이드는 이렇게 해선 해결되지 않을 거 같다며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너네 아빠도 이해해주실 거라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나랑 내 아빠의 관계는 기름과 물 같았고 그걸 고칠 기회를 놓쳤지만, 너네 가족은 다르다면서 지금이 아빠에게 진실을 말할 기회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앰버는 가게 문 닫아서 아빠의 꿈을 산산조각낼 순 없다며 화를 내고, 삽을 녹여 구부러뜨리면서 크게 화를 내고선 모래 위에 털썩 주저앉는다.

자신감과 기운을 점점 잃어가면서 몸의 불길 역시 사그라드는 앰버는 힘없이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한다.
"나, 아빠를 실망시키는 거 같아... 아슈파는 내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셔서 은퇴도 못 하시고 계셔. 넌 우리 부모님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고 견디셨는지 모를 거야. 가족까지 떠나왔는데... 그분들의 큰 희생에 내가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 이 모든 게 너무 부담스러워. 이걸 어떻게 말해야 되지? (한숨) 난 정말 나쁜 딸이야..."
그녀의 말에 공감한 웨이드는 넌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전보다 지금의 네 모습이 더 아름답다고 격려해준다. 그의 한마디에 앰버는 기운을 다시 차리면서 몸의 불길도 다시 활활 타오르고, 이후 바다 너머로 지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네가 전에 말해준 '화가 치밀어오르는 건 내 마음의 소리를 들을 준비가 안 됐다는 뜻'이 맞는 것 같다"고 인정한다.

그때 웨이드가 앰버가 주저앉은 자리에서 모래가 녹아 유리로 변한 것을 발견한다. 앰버는 바닥의 유리를 조금 떼서 손으로 조물조물하여 구슬로 만든 뒤 그 안에 열을 가해서 꽃 모양의 장식을 더하는데, 그걸 본 웨이드는 비비스테리아 꽃 같다며 감탄한다. 그 직후 뭔가를 깨달은 앰버는 구멍을 막을 방법을 찾은 거 같다고 말하면서 구슬을 바닥에 두고 달려나간다.

얼마 뒤 구멍에 도착한 앰버와 웨이드. 앰버는 구멍 앞에 잔뜩 쌓인 모래주머니에 손을 대더니, 이를 녹이고 손으로 마구 휘저으며 거대한 유리 기둥을 만들어나간다. 마치 분수처럼 거대한 철문 위로 치솟은 유리 기둥을 본 웨이드는 아름다움에 일격당한 건 처음이라면서[49] 감동받아 눈물을 흘린다.

그 순간 배가 지나가면서 철문 건너편에 물이 쏟아져나오는데, 다행히 유리 기둥이 잘 지탱해주면서 물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았다. 앰버는 드디어 이게 먹혔다면서 환호하고, 웨이드는 이따가 게일에게 확인해보라는 전화를 주겠다고 말한다. 그 이후 아까 해변에서 몰래 챙겨온 구슬을 앰버에게 건네주며 이건 특별한 것이니 잘 간직하라고 당부한다.

다시 가게로 돌아온 앰버는 2층에 있는 집 안방에서 자신의 불꽃에 화려하게 빛나는 구슬을 살펴보며 웃음을 짓던 중, 1층 가게에서 나는 버니의 기침소리를 듣고 그에게로 향한다. 파이프에서 새어나온 물에 뚫린 벽을 고치는 중이었던 버니는 앰버에게 괜찮냐는 질문을 받고, 이에 그는 괜찮다며 그저 고칠 게 많을 뿐이라고 대답한다. 그러자 앰버는 내가 고칠 테니 아빠는 좀 쉬라고 명령 아닌 명령을 내린다.

버니는 앰버의 두 손을 잡으면서 네가 많이 변했다며, 예전보다 행복해 보이고 그 '식품 조사관' 녀석을 포함한 모든 손님들을 대할 때도 잘 화내지 않는다고 말한다. 뒤이어 그는 네가 가게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널 완전히 믿어도 되겠다고 말한 뒤 2층 계단으로 향하고, 올라가기 전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네가 있어서 다행이다"는 말을 전한다.

하지만 아빠가 올라간 뒤 앰버는 주머니에서 폐업 팜플렛을 꺼내 보면서 슬픈 표정을 짓는다. 그러다가 이내 카운터 뒤에 걸린 웨이드의 출입금지 사진을 보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몰래 가게를 나서서 오토바이를 타고 어딘가로 향한다.

같은 시각, 궁합 봐주는 장소에서 의자에 앉은 채 잠든 신더는 진하게 풍기는 앰버의 사랑 향기를 맡고 허겁지겁 깨어나 몰래 그녀의 뒤를 따라간다.

5.3. 어쩌다 상견례

앰버가 오토바이를 타고 향한 곳은 웨이드가 사는 집. 그는 도시 내에 위치한 엄마의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크기가 어마어마할 뿐더러 아파트 전용 경비원까지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웨이드가 나와서 앰버를 반갑게 맞이해주고, 그녀는 아빠가 너무 걱정되는데 제발 게일에 대해 좋은 소식 좀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웨이드는 아직 연락은 없지만 오늘 밤엔 확실히 전화 줄 거라고 답하며, 마침 우리 가족이 와서 저녁식사 하는데 들어와서 같이 전화 기다리겠냐고 물어본다. 이를 승낙한 앰버는 웨이드를 따라서 같이 아파트 안으로 들어간다.

뒤이어 앰버를 따라온 신더도 잽싸게 아파트에 들어서려는데, 입구 바로 옆에 서 있던 경비원이 막아서면서 "거주자와 손님만 들어갈 수 있다"고 딱 잘라 말한다. 이에 그녀는 수긍하면서 돌아가는 척 하다가 빠르게 들어가려다 경비원이 팔에서 폭포처럼 물을 떨어뜨려 막고, 이에 어떻게서든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화력을 높이며 공중에 떠오르면서 경비원과 혼신의 몸싸움(?)을 벌인다.

한편, 집 현관문 앞에 서 있는 웨이드와 앰버. 얼마 지나지 않아 웨이드의 엄마이자 유명 건축 회사에 다니는 '브룩'이 문을 열고 나오면서 앰버에게 격한 환영 인사를 해 주고, 웨이드가 널 처음 만난 날부터 계속 네 얘기만 했다는 말을 살짝 덧붙여주고는 둘을 집 안으로 안내해준다. 문제는 이들이 사는 곳이 물로 가득 찬 수영장이라 앰버가 발을 디딜 곳이 없었는데, 눈치 빠른 웨이드는 남는 풍선 의자에 파란색 매트[50]를 깔아주며, 앰버는 그 위에 올라타고 의자를 웨이드가 끌어주면서 저녁 식사 자리로 향한다.

식사 테이블에 도착하자 웨이드의 가족들이 있었다. 웨이드는 가족들에게 앰버를 소개해주면서, 앰버에게는 자신의 가족들을 하나씩 소개해준다. 자신의 형 '앨런', 형수 '에디', 이 둘의 아들들이자 웨이드의 쌍둥이 조카인 '마르코'와 '폴로'[51][52], 엘리멘트 시티 예술 학교를 다니는 여동생 '레이크'[53]와 똑같이 예술 학교를 다니는 그녀의 여친 '기블리'[54], 유명 화가[55]인 삼촌 '해롤드'까지 모두 한 자리에 모이고, 앰버와 웨이드도 의자를 끌고 테이블에 모인다.

그야말로 웨이드의 집안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들만 있는 금수저 가족. 이 때문에 앰버는 "난 그저 작은 가게에 짱박힌 채 청소나 하고 있다"고 자신의 처지를 비아냥대는데, 그러자 웨이드가 가족들에게 "앰버는 정말 겸손한 데다가 얘만큼 예술적으로 재능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칭찬 섞인 말을 해준다.

그때 해롤드가 끼어들어서 앰버에게 "가만 보니까 너 우리 말을 되게 잘한다"며 약간 차별적인 발언을 하지만, 그의 말에 악의는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냥 웃으면서 " 평생 써온 말이니까 당연히 잘할 수밖에 없다"고 받아친다.[56] 해롤드는 그녀의 말에 한 방 먹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웨이드와 브룩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57]

뒤이어 앨런이 화제를 돌리며[58] "웨이드가 스펀지 트라우마 있는 거 아냐"면서, 그가 어렸을 적 학교에서 청소부가 떨어뜨린 스펀지를 호기심에 만졌다가 빨려들어가 몇 시간 동안 갇힌 일화를 말해준다. 웨이드를 제외한 모든 가족들과 앰버는 이야기를 듣고 엄청나게 웃어대지만 웨이드는 듣기 싫은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렇게 웃던 앨런은 유리 주전자에서 물을 따르다가 실수로 떨어뜨려 깨뜨린다. 이때 앰버가 고쳐보겠다면서 깨진 유리조각을 전부 모아 녹이고, 마치 점토를 주물럭거리며 도자기 공예를 하듯 순식간에 컵을 고칠 뿐만 아니라 모래로 색까지 더해 더욱 아름답게 아예 새로 만들어버린다.[59][60] 이를 본 웨이드의 가족들은 넋이 나간 채 지켜보다가 박수를 치면서 정말 아름답다고 칭찬한다.

앰버는 그냥 유리를 녹인 것 뿐이라고 말하면서 칭찬을 사양하지만, 브룩은 바로 옆 신도시에 있는 모든 건물들이 전부 유리를 녹여 만든다면서 그 재능을 썩히긴 너무 아깝다고 말해준다. 내가 넌 특별하다고 말해줬다며 꼽사리 끼는 웨이드는 덤.

약간의 침묵 뒤, 웨이드는 저녁식사 후 모두와 함께 '크라잉 게임'을 하자는 생각을 떠올린다. 게임의 규칙은 간단한데,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2인 1조로 나가서 제한 시간 1분 안에 한 명은 슬픈 이야기로 상대를 울리고, 다른 한 명은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최대한 울음을 참는 것.

거실에 모인 이들은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한다. 첫 타자는 브룩과 해롤드. 해롤드는 1979년 11월에 브룩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얘기를 꺼내는데, 시작한 지 5초 만에 그녀는 날짜만 듣고도 바로 울어버린다. 브룩이 울면서 말하는 거에 따르면 할머니를 작별 인사도 못 하고 보내버렸다고.

그 다음으로 앰버와 웨이드가 나선다. 앰버는 난 울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넌 절대 이기지 못할 거라 자신만만하게 말하고, 웨이드는 도전하는 거냐며 그녀의 말을 받아들인다.

웨이드는 나비가 차 앞유리 와이퍼에 끼여 날개가 잘렸다거나, 죽음을 앞둔 어떤 노인이 여름에 자신으로부터 떠난 사랑을 기다리지만 영영 오지 않았다는 등의 얘기를 꺼내며 울먹거리지만 앰버는 끄떡도 않는다. 그렇게 시간 제한 1분이 거의 다 되가던 중, 웨이드는 갑작스럽게 그녀에게 고백을 한다.
"앰버... 내가 널 처음 만났을 때, 난 물 속 깊이 가라앉고 있었어.[61] 하지만, 네 빛, 네 안의 밝은 빛으로 인해 살아있음을 느꼈지. 난 그 빛에 가까이 있고 싶어. 너랑 나, 둘이서 함께."
그의 고백을 들은 앰버는 마음 속으로 함께 있고 싶다는 상상을 하다가도, 서로 만지면 결국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이루어질 수 없는 꿈임을 깨닫고 눈물을 한 방울 흘린다. 그렇게 고백으로 앰버를 난생처음 울린 웨이드는 가족들에게 감탄과 함께 박수를 받는다.

이때 웨이드네 집 전화기로 게일에게서 전화가 온다. 현장에 있는 게일은 유리로 구멍을 막았냐며 물어보고는, 자기 부하를 시켜 망치로 한 번 내려친 뒤 강화 유리[62]라 아주 단단해서 좋다며 이걸로 위반 딱지는 취소하겠다고 말하고 끊는다. 웃으면서 수화기를 내린 웨이드는 앰버에게 딱지가 취소되었다고 전하고, 기뻐하는 앰버는 주머니에서 팜플렛을 꺼내 불태운 뒤 그와 서로 얼싸안으려다가 만다.

5.4. 속마음

저녁식사도 하고 딱지도 취소됐으니, 앰버는 이제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녀는 현관을 나서면서 자신을 배웅해주는 브룩에게 같이 있어서 함께 좋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한다. 이에 브룩은 별거 아니라면서, 자기 친구가 세계 최고의 유리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데 저녁 식사 도중에 살짝 전화해서 너에 대해 얘기해줬더니 마침 인턴을 찾고 있다며 네게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말해준다. 그리고 여기서 먼 곳이긴 하지만 새로 시작하기엔 아주 딱이라고 살짝 덧붙여준다.

그녀의 얘기를 들은 앰버는 처음엔 설레는 표정으로 경청하다가, 전부 다 듣고선 아무 말 없이 억지웃음을 짓고는 뒤돌아서 무언가 우울해 보이는 표정으로 아파트를 나선다. 웨이드도 그녀를 따라 아파트를 나서고, 그런 앰버에게 브룩은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준다.

같은 시각, 아직도 몸싸움 중인 신더와 경비원. 경비원도 꽤나 지치긴 했지만 신더도 기진맥진하긴 했던 터라 결국 신더가 토할 것 같다며 나가떨어진다. 신더가 입구에서 멀리 떨어져 아파트 한쪽에서 숨을 고르던 그때, 앰버와 웨이드가 아파트에서 나온다.
웨이드: 앰버. 앰버, 잠깐만! 무슨 일이야?
(아파트 입구 앞에 주차된 자신의 오토바이를 끄는 앰버. 웨이드도 서둘러 입구에서 뒤따라 나온다.)
앰버: 네 어머님이 나한테 일자리를 제안해주신 거잖아!
웨이드: 그러니까! 엄청나지?
앰버: 그래, 엄청나네! (비꼬는 말투로)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서 유리 만들며 내 멋대로 살면 되니까!
웨이드: 무슨 소리야?
앰버: 그냥 집에 갈래.
웨이드: (앰버의 오토바이 뒤에 올라타며) 그래, 그럼 나도 같이 가.
그렇게 앰버는 웨이드를 태운 채 집으로 내달린다. 한편 한쪽에서 숨을 고르던 신더는 앰버의 오토바이를 보면서 물 녀석이라며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짓고, 이내 그들을 뒤쫓아간다.

위험천만하게 육교를 질주하는 앰버에게, 웨이드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이것저것 질문한다.
웨이드: 저기, 우리 엄마는 널 도와주려는 거였어. 그저 네가 가게 물려받아서 기쁜 걸 몰랐을 뿐이야.
(짜증 섞인 탄식을 내뱉는 앰버.)
웨이드: 대체 뭐가 문젠데?
앰버: 문제 없어!
웨이드: 그러시겠지, 근데 왜 문제가 많은 것처럼- 버스다!!
(앰버는 바로 앞의 버스를 간신히 피해 그 왼쪽으로 빠져나간다.)
앰버: 넌 날 몰라, 웨이드. 알겠어? 나에 대해 아는 척 좀 그만해.
웨이드: 뭐가 그렇게 신경쓰여서 그래?
앰버: 아무것도! 그니까- 전부 다! 내 말은- 그냥 모르겠어!
(육교를 빠져나온 뒤, 앰버는 거칠게 드리프트하여 자신의 가게 앞에 정차한다.)
앰버: 솔직히 나 가게를 물려받기 싫은 거 같아. 이제 됐어?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내가 자꾸만 화나는 이유가 그거였나 봐. 난 꼼짝없이 갇혔어.
(오토바이에서 내린 앰버는 가게 입구로 걸어가서 창문을 통해 보이는 푸른 불꽃을 바라본다.)
앰버: 웃긴 게 뭔지 알려줄까? 내가 어렸을 적에, 난 푸른 불꽃에다가 언젠가는 아빠 가게를 물려받게 해달라고 빌었어. 이 가게는 그분의 꿈이니까. 하지만 내가 진짜로 뭘 하고 싶었는지는 나 자신에게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았지. (한숨) 왜냐면 내 마음 한켠에선 그건 의미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 부모님의 큰 희생에 자식이 보답하는 방법은, 자신도 똑같이 인생을 희생하는 거니까.
그때 앰버를 쫓아온 신더가 기차역 위에서 둘에게 움직이지 말라고 소리치고, 재빠르게 계단을 뛰어내려와 달려온다.

앰버는 걱정 말라면서 얘(웨이드)는 그냥 친구라고 변명하나, 신더는 네 사랑의 향기가 온 동네방네에 다 퍼져서 너무 진할 정도라고 소리친다. 그러면서 불과 물은 서로 섞일 수 없다며, 그걸 증명해주기 위해 둘을 가게 안으로 부른다.

가게 한구석의 궁합 봐주는 공간에 들어온 앰버와 웨이드. 평소 하던 것처럼 신더는 둘에게 오일을 뿌린 뒤, 나뭇가지에 불을 붙이면 그 향을 맡고 너네 둘이 어울리는지 봐주겠다고 말한다. 앰버는 자신의 손으로 쉽게 불을 붙이지만 웨이드는 당연하게도 물이라서 불을 붙일 수 없었고, 이를 본 신더는 자신만만하게 너넨 안 어울린다고 말해준다.

그러나 웨이드는 잠시 생각하다가, 앰버를 뒤로 보내고 그 앞에 선 뒤 자신의 배를 볼록하게 만들어서[63] 앰버의 빛을 한 곳으로 모아 나뭇가지에 불을 붙인다.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불을 붙이는 모습에 신더는 놀라면서 나뭇가지의 향을 맡고, 뒤이어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 순간 2층에서 버니가 깨어나 신더를 부른다. 신더와 앰버는 궁합 결과를 말할 겨를도 없이 웨이드를 바로 보내버리고[64], 버니에겐 그냥 문을 확인 중이었다고 거짓말한다. 버니는 내일 말하려고 했는데 둘 다 깨어 있기도 하고 흥분돼서 잠이 안 오니 그냥 지금 말해야겠다며, 이틀 뒤에 은퇴한다고 밝히면서 앰버에게 가게를 물려주며 엄청 크게 재오픈 파티를 열겠다고 기쁘게 소리친다.

이후 버니는 가게 구석에서 철판으로 싸인 무언가 큰 것을 끌고 나오고, 앰버에게 이걸 주기 전에 네게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말해주겠다고 하면서 자신이 파이어랜드를 떠나던 날의 이야기를 꺼낸다.
"내가 파이어랜드를 떠날 때, 난 아버지께 '박소'[65]를 올렸어. 큰 절 말야. 상대를 존중하는 가장 최고의 방법이지. 하지만 아버지는 절을 받아주지 않으셨어. 우리의 앞날을 축복하지 않으신 거야. 아버지가 말하시길, 파이어랜드를 떠나면 우리의 정체성을 잊어버리게 된다고 하셨거든. 그분은 결국 우리가 이룬 이 모든 것과, 우리가 불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는 것을 못 보시고 돌아가셨어. 내겐 아직도 그게 마음의 짐으로 남아있단다."
얘기를 끝마친 버니는 끌고 온 것을 여는데, 그 안에는 '앰버의 파이어플레이스'[66]라 적힌 형광등 간판이 있었다. 그러면서 재개장식 파티 때 모두가 이 간판을 볼 것이라며 크게 웃고, 신더는 이제 좀 쉬라며 버니를 2층으로 데리고 간다.

그날 새벽, 가게에 대한 부담감과 물려받기 싫다는 마음의 소리가 한데 뒤섞이면서 잠들지 못하는 앰버. 그녀는 불빛이 깜빡거리는 새 간판 앞에 웅크린 채 울음을 참으며 훌쩍인다.

그 사이, 수문을 막은 강화 유리에는 금이 가고 있었다...[67]

6. 절정

6.1. 첫 접촉

다음 날 저녁, 앰버는 웨이드의 집에 도착해 문을 두드린다. 곧바로 웨이드가 문을 열고 나오면서 어제 어머님이 궁합 봐준 거 어땠냐는 질문을 하는데, 앰버는 아무 말 없었다며 너한테 줄 선물이 있다고 한다. 그녀가 내민 것은 유리로 구멍을 고쳤던 날에 그가 줬던 유리구슬로, 웨이드는 이걸 왜 주냐고 물어보다가 무슨 의미인지를 깨닫고 불안해한다. 이후 그는 너한테 보여줄 게 있으니 잠깐만 기다리라고 말한다.

잠시 후 그들은 가든 센트럴역에 도착하고, 앰버가 여길 왜 왔냐고 물어보나 웨이드는 우선 가보자고 재촉한다.[68][69]입구로 들어가자, 게일이 물에 잠긴 통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웨이드는 넌 여기서 끊겼다고 생각하겠지만 이 통로는 역의 메인 터미널로 이어진다며, 아직도 비비스테리아 꽃 보고 싶냐고 질문을 던진다. 뒤이어 입으로 공기를 한껏 빨아들인 게일은 물 안으로 있는 힘껏 불어넣어서 공기방울을 만든다.

게일은 이 공기방울이 최소 20분은 버텨줄 거라고 말해주고, 웨이드는 "불 출입 금지는 남들이 정한 거다"며 "왜 네 인생에서 남들이 정하는 대로 살아야 하는 거냐"는 말을 날린다. 그의 말을 들은 앰버는 잠시 고민하다가, 심호흡한 뒤 용기를 내어서 공기방울 안으로 뛰어든다. 웨이드는 물에 들어가서 앰버가 탄 공기방울을 잡아서 메인 터미널로 운반해주며, 게일은 역 안으로 사라지는 앰버에게 즐거운 구경 되라는 듯 손을 흔들어준다.

어두운 물 속이라 앰버는 불안감과 두려움에 떨지만, 바로 옆에서 그녀를 보며 웃음을 짓는 웨이드를 보고 점차 마음이 안정된다. 그렇게 터미널에 도착한 앰버는 커다란 비비스테리아 나무를 마주하고, 마치 수없는 별처럼 나무에서 피어나는 비비스테리아 꽃을 보면서 그녀는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즐거움과 행복에 빠진다.

꽃 감상을 마치자마자, 앰버의 머리 끝부분이 물에 닿았다. 꽃을 보는 사이 공기방울 속의 공기가 많이 연소되어 크기가 줄어들었던 것. 웨이드는 주위를 둘러보다 출구를 찾고 그곳을 향해 최대한의 속도로 헤엄쳐간다. 앰버가 다시금 엄습한 두려움에 숨을 가쁘게 쉬면서 공기는 더욱 빠르게 소모되고, 웨이드는 출구에 거의 다 왔으니 심호흡하라며 그녀를 최대한 진정시키려고 한다.

절체절명의 순간, 간발의 차로 둘은 도시 공원 안의 다리 밑에서 빠져나온다.
웨이드: 정말 미안해, 내가 괜한 짓을...
앰버: (흥분한 목소리로) 뭔 소리야!? 정말 엄청났다고! 나도 드디어 비비스테리아 꽃 봤다!
웨이드: 감동적이었어. 넌 감동 그 자체야.
(웨이드는 앰버에게 손을 내민다.)
앰버: 아냐. 웨이드, 우리- 우린 서로 만질 수 없어.
웨이드: 괜찮을지도 몰라.
앰버: 아니.
웨이드: 그냥 우리가 증명해보면 안 돼?
앰버: 뭘 증명하는데?
웨이드: 어떻게 되는지 보자! 만약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면, 그 이후론 절대 안 만지면 되잖아.
앰버: 정말 끔찍한 일이면 어쩔 건데? 내가 널 증발시키거나, 아님 네- 네가 날 꺼뜨릴 수도 있다고![70]
웨이드: 그럼... (다시 손을 내밀며)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자.
앰버는 처음엔 계속 웨이드의 부탁을 거절하지만, 이내 다시 용기를 내어 서로 손바닥을 맞대서 만져본다. 그런데 이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둘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만진 부분이 끓어오르면서 하얀 증기가 생겨난다. 그러자 이번엔 아예 서로의 양손을 잡고 깍지를 낀 다음, 앰버가 웨이드의 품에 꼭 안기기까지 한다.

둘은 서로 끌어안은 채 눈을 감고 첫 신체적인 접촉을 즐기던 중, 웨이드가 "널 만나서 다행이다"고 말한다. 그 순간 이를 들은 앰버는 이전에 아빠가 자신에게 "네가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한 것과 이내 가게를 물려받아야 한다는 강박이 다시금 떠오르면서, 그녀는 웨이드를 밀친 뒤 나 집에 가야 한다고 다급하게 말하고는 기차역으로 달려간다.

갑자기 분위기를 깨고 뜬금없는 행동을 한 앰버를 이해하지 못한 웨이드는 역까지 그녀를 뒤쫓아간다.
웨이드: 잠깐! 어디 가는 거야?
앰버: (역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가며)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내 가게 말야. 내일 물려받아.
웨이드: 워, 워, 워! 기다려봐! 그건 싫다면서. 네가 직접 그렇게 말했잖아!
앰버: 내가 무얼 원하는지는 상관 없어.
웨이드: 당연히 상관 있지! 잠깐 멈추고 들어봐. 네 인생에서 네가 원하는 일을 할 기회를 얻었잖아.
앰버: (짜증을 내며) 뭐? 그래, 당연히 너 같이 자기 꿈을 응원해줄 가족이 있는 부잣집 도련님은 그런 소리 하기 쉽겠지. 하지만 나 같은 사람들에겐 원하는 일만 하면서 사는 건 사치야!
웨이드: 뭐가 문젠데? 그냥 네 아빠한테 네가 느끼는 대로 말해봐! 중요한 일이니까 네 아빠도 이해해주실 거야.
앰버: (비웃음) 퍽이나 그러겠다.
웨이드: (실망한 듯한 표정과 말투로) 우습네. 지금까지 난 네가 강한 줄로만 알았는데, 이제 보니까 그저 두려운 거였어.
앰버: (크게 화내면서) 네가 뭔데 날 판단해? 넌 자식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한 부모님을 둔 마음도 모르잖아. 난 불이야, 웨이드! 나뿐만 아니라 내 가족도 그 이상은 못 돼! 우린 쭉 이렇게 살아왔어! 너 하나 때문에 내 전부를 포기할 순 없다고!
웨이드: 이해를 못 하겠어.
앰버: 그것만으로도 우리가 이어질 수 없는 이유는 충분해. (기차에 타면서) 우린 끝났어, 웨이드.
웨이드는 매몰차게 자신을 거절한 뒤 떠나는 앰버를 보면서 실망하고, 앰버는 자신이 짊어진 막대한 부담과 이를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에 울음을 참으면서 다시 가게로 돌아간다.

6.2. 가게를 물려받는 날

다시 하루가 지난 저녁, 마침내 앰버가 아빠로부터 가게를 물려받게 되는 날이 왔다. 파이어타운의 거의 모든 불 사람들은 가게 앞에 모여서 준비된 테이블에 앉아 만찬을 즐기는 중이었고, 앰버 가족은 화려하게 차려입은 다음 가게 재개장식을 준비한다.

랜턴에 푸른 불을 담고서 가게 밖으로 나온 버니는 사람들을 주목시킨 뒤 본격적으로 재개장식을 시작한다. 이어서 모두 반가운 얼굴이라 보기 좋다며 간단하게 인사를 하곤 앰버를 불러내어, "네가 자랑스런 딸이 되준 덕분에 내 인생을 쏟아부은 가게를 네게 편히 넘겨줄 수 있게 되었다"고 하면서 '앰버의 파이어플레이스'라 적힌 새로운 가게 간판을 사람들에게 깜짝 공개한다.

그 직후 버니는 푸른 불이 담긴 랜턴을 들고 "이 랜턴은 내가 이곳으로 온 내내 가지고 다닌 것이고 오늘 네게 넘겨주려 한다"고 말하면서 앰버에게 랜턴을 내민다. 그녀 역시 살짝 망설이다가[71], 웃으며 아빠에게서 랜턴을 넘겨받으려고 손을 내민다.

그 순간, 바로 반대편에서 웨이드의 목소리가 들린다.
웨이드: 다른 이유가 생각났어.[72]
(그의 목소리에 놀란 앰버는 주위를 둘러보다 가게 맞은편을 바라보며, 웨이드가 그곳에 서 있다.)
앰버: 웨이드?
(버니와 신더를 포함해, 모든 불 사람들은 일제히 웨이드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버니는 맘에 안 든다는 듯 짜증스런 표정을 짓는다.)
신더: (겁에 질린 듯한 표정으로) 오 이런.
(웨이드는 앰버를 향해 천천히 걸어온다.)
앰버: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웨이드: 넌 우리가 안 되는 이유가 내가 널 이해하지 못해서라고 했지. 하지만 그거 외에도 다른 이유가 생각났어. 엄청나게 많이. 예를 들자면... 첫째로, 넌 불이고 난 물이야. 그거부터가 말이 안 되잖아! (바로 옆의 불 사람을 쳐다보며) 맞죠?
(불 사람은 어안이 벙벙한 채로, 웨이드를 쳐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버니: 얜 뭐야?
신더: (모르는 척 하며) 모르겠네.
웨이드: 둘째로, 난 네 파티에 끼어들어서 파티를 망치고 있어. 뭐 이딴 나쁜 녀석이 다 있을까?
앰버: 그래, 완전 나쁘네.
웨이드: 그렇지? 그리고 셋째로, 난 이렇게 맛있는 음식들도... (바로 옆 테이블에 놓인 컵을 들며) 못 먹어!
(웨이드는 컵에 담긴 숯콩들을 한입에 삼키고, 뒤이어 올라오는 반응에 고통스러워한다.)
웨이드: (배를 움켜잡으며) 속 쓰려...
버니: 잠깐만, 쟤 알아. (신더를 쳐다보면서, 손가락으로 웨이드를 가리키며) 그 식품 조사관이잖아!
웨이드: 아 맞다! 넷째로, 난 네 아빠 가게에 출입 금지야! 우리가 안 되는 이유는 수백만 가지 이상으로 차고도 넘쳐. 너무나 많지. 하지만 되는 이유가 딱 한 가지 있어. 우린 서로 만졌잖아.
(앰버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웨이드의 말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웨이드: 그러고는 우리 안에서 뭔가 일어났어. 불가능한 뭔가가 말야. 우린 서로의 성질을 바꿨어.
버니: 그만! 식품 조사관이 뭐 이래?
웨이드: 전 마음의 '양식' 조사관인데요, 아버님.
버니: 너 정체가 뭐야?
웨이드: 낡아빠진 지하실에 흐르는 물을 통해 당신 따님의 인생에 뛰어든 남자죠.
버니: 네가 지하실 수로를 터뜨린 범인이구만!
웨이드: 네? 아뇨! 앰버가...
(웨이드는 말실수를 알아채고 급히 자신의 입을 틀어막는다.)
버니: (앰버를 바라보며, 충격받은 목소리로) 너... 네가 그런 거냐?
앰버: (당황한 채로) 저- 저는...
웨이드: 앰버.
버니: (웨이드에게 크게 소리치며) 넌 닥쳐!
웨이드: 아뇨. (앰버를 보며) 지금이 기회야! 아빠에게 네 마음을 털어놓을 때라고.
(앰버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웨이드를 바라본다.)
웨이드: 저기,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난 후회했어. 하지만 네 덕분에 알게 됐어. 불빛은 빛날 때 만끽해야 한다는 걸! '디속'.[73] 시간은 영원히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널 사랑해, 앰버 루멘.
(그의 말을 들은 사람들과 앰버는 다시 깜짝 놀란다.)
웨이드: 너도 같은 마음일 거라 믿어.
(약간의 침묵 뒤, 앰버는 표정이 돌변해 그에게 단호하게 말한다.)
앰버: 아니. 난 아니야.
신더: 거짓말이야! 내가 궁합까지 봐줬는데! 버니, 쟤들은 사랑이야! 진정한 사랑이라고!
앰버: 아뇨, 엄마. 엄마가 틀리셨어요. 웨이드, 당장 가버려.
웨이드: 하지만, 앰버...
앰버: (화가 난 채로 소리치며) 널 사랑 안 한다니까! 빨리 가라고!
(그녀의 말에 웨이드는 슬픈 표정을 짓고, 주머니에서 그녀가 준 유리구슬을 꺼내어 앞에 둔 뒤 아무 말 없이 뒤돌아 터벅터벅 걸어가며 현장을 떠난다.)
버니: (앰버에게 다가가서) 감히 물이랑 연애를 해? (기침)
앰버: 아슈파, 저는-
버니: 거기에다 가게에 물을 새게 만들어?! 널 믿었건만... 넌 가게 물려받을 자격 없다. (다시 기침 후, 사람들에게) 은퇴하는 거 취소하겠소!
결국 앰버는 자신이 그토록 두려워하던 '아빠를 실망시키는' 일을 저지르게 되고, 웨이드뿐만 아니라 아빠의 신뢰와 가게까지 전부 잃게 된 데다, 이 모든 일이 마을의 불 사람들이 바라보는 앞에서 일어났기에 부끄러움과 슬픔을 참지 못한다.

6.3. 물난리

재개장식이 끝나자마자 앰버는 오토바이를 타고 전망이 잘 보이는 도시의 강가로 도망치듯 내달리며, 그곳의 벤치에 앉아서 아침까지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그러다 문득 난간으로 걸어가 기댄 채로 자신이 웨이드와 처음 닿았던 그 순간을 생각하고, 이내 그가 다시 자신에게 준 구슬, 그리고 파이어랜드와 도시를 번갈아 쳐다보다가 다시 구슬을 보면서 난 왜 좋은 딸이 못 되냐고 자책한다. 순간 그러한 자신에게 화가 난 앰버는 구슬을 강으로 던져버리려 하다가 그만두고, 다시 구슬을 바라보며 슬픔에 빠진다.

그러나 이때, 수문의 구멍을 막고 있었던 강화유리가 여러 번 들이치던 물에 점점 금이 가더니,[74] 끝내 크게 들이친 물에 수문과 주변 건물이 완전히 파괴되어 파이어타운 쪽의 운하로 엄청난 물이 들이닥치기 시작한다.[75] 멀리서 이를 확인한 앰버는 즉각 오토바이를 타고 파이어타운을 향해 달려가나 이미 파이어타운은 흘러넘쳐온 물에 침수되기 시작하고 있었고, 앰버는 불 사람들에게 최대한 높은 곳으로 피하라고 외치며 가게로 향한다.

한편, 실연의 아픔을 잊고자 어디론가 멀리 떠나려고 역에서 가족들의 위로를 받던 웨이드.[76] 그 역시 멀리서 운하가 파괴된 걸 목격하고 앰버의 위기를 직감한다.

마침 가게 밖을 정리하던 버니와 신더 역시 마을에 들이찬 물로 인해 재개장식 때 썼던 무대와 함께 떠내려갈 뻔했으나, 천만다행으로 무대가 근처 쓰러진 기물에 걸려 멈춘 덕에 무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내 파이어플레이스 안까지 물이 들이차자, 앰버는 가족의 푸른 불을 지키기 위해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선 뒤, 죽을힘을 다해 가게 문을 막지만 역부족이라는 것을 느낀다.

그 순간 문창 밖에서 웨이드가 나타나 문을 두들기자, 앰버는 바로 열쇠구멍을 통해 웨이드를 가게 안으로 들어오게 해주고, 헤어질 때 심하게 말했는데도 와준 것에 고마워한다. 그 직후 앰버는 그에게 문을 막아달라고 지시하며, 그가 온몸으로 가게 문을 닫는 동안 그녀는 푸른 불이 담긴 화로 주위에 모래주머니를 둘러싼 다음 녹여서 유리벽을 만든다. 하지만 홍수의 위력에 결국 문이 무너지면서 물이 무서운 기세로 밀려들어오기 시작한다. 웨이드는 더 머무르면 위험하다고 재촉하면서 "미안하지만 이 가게랑 그 불꽃은 끝났다"고 말하나, 앰버는 아버지의 꿈인 가게와 푸른 불을 떠날 수 없다고 한다.

이때 홍수에 휩쓸린 가구가 유리벽 쪽으로 넘어지면서 화로의 불이 꺼질 위기에 처하는데, 앰버는 웨이드에게 물살에 휩쓸린 랜턴[77]을 던져달라고 하지만 웨이드는 랜턴을 잡기 직전 홍수에 실려 온 잔해에 밀려 휩쓸린다. 앰버 역시 잔해를 동반한 물줄기에 떠밀려 가게 뒤 공간[78]에 갇히고, 푸른 불이 담겨 있던 화로 역시 엎어진다. 앰버는 꺼진 화로를 보며 망연자실해하나, 그때 웨이드가 그녀의 뒤에서 푸른 불이 담긴 랜턴을 들고 나타난다.[79]

그들이 갇힌 공간의 유일한 출입구는 잔해들에 막혀 나갈 수 없었고, 앰버는 그 사이로 계속 흘러 들어오는 물을 막기 위해 잔해들을 녹여서 공간을 가로막는다. 문제는 앰버에 의해 갇힌 공간 안의 온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웨이드가 끓어오르기 시작했고, 뒤늦게 그의 상태를 파악한 앰버는 천장의 굴뚝을 보고 그쪽으로 나가자면서 웨이드와 서둘러 기어올라간다. 그러나 이때 물살에 떠밀려온 자동차가 가게 건물에 부딪히면서 굴뚝이 무너져 둘은 다시 가게 안으로 떨어진다.

결국 모든 탈출로가 막힌 상황. 앰버는 자신의 죽음을 불사하고 웨이드를 살리기 위해 홍수를 막고 있는 잔해를 치우려 하지만 전처럼 잘 안되고, 웨이드는 그러면 네가 죽는다면서 그녀를 말린다.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절규하는 앰버는 웨이드와 눈이 마주치고, 덤덤한 그의 눈빛에 그녀는 그가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자 한다는 것을 깨달으며 눈물을 흘린다. 웨이드는 사라지는 와중에도 앰버의 손을 잡으며 진심을 말해준다.
웨이드: 앰버, 난 후회하지 않아. 넌 다른 사람들이 평생을 찾아 헤매는 걸 내게 줬잖아.
앰버: 하지만 너 없이는 나도 안 돼... (울먹이며) 이제서야 말해서 미안해. 널 사랑해, 웨이드.
(웨이드는 감동하며 눈을 감았다 뜨고,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 앰버의 일렁이는 황홀한 불빛을 본다.)
웨이드: 네 빛이 일렁일 때가 정말 좋더라.[80]웨이드는 바로 그때부터 앰버에게 반했던 것.]
(웨이드는 앰버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겨 꼭 안는다.)

6.4. 진심을 말하다

얼마 뒤 파이어타운의 물이 다 빠진 후, 앰버의 부모님을 비롯한 그곳의 주민들은 가게 안의 잔해를 치우던 중 홀로 남은 앰버를 찾아낸다. 그녀는 웨이드가 자신을 위해 희생했다며 울음을 터트리고, 푸른 불이 든 랜턴을 든 채 버니에게 다가가서 눈물을 흘리며 마침내 진심을 털어놓는다.
"아빠... 전부 제 잘못이에요. 가게랑... 웨이드도... 제 진심을 말해드릴게요. 저 가게 물려받기 싫어요. 아빠의 꿈인 건 알지만 제 꿈은 아니에요... (랜턴을 내밀며) 죄송해요... 전 정말 나쁜 딸이에요..."
그러나 버니는 앰버에게 화를 내거나 다그치지 않고, 랜턴을 받아 내려놓은 뒤 오히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앰버... 이 가게는 내 꿈이 아니었다. 네가 내 꿈이지. 언제까지나 항상 그랬어."[81]
앰버는 아빠를 꼭 끌어안고 울면서 웨이드를 사랑했다고 말하며, 이를 지켜보던 신더도 함께 끌어안으면서 그녀를 위로한다.

그때 아까 갇혔던 그 공간에서 희미하게 울음소리가 들린다. 앰버가 울음을 멈추고 그곳으로 다가가보자, 돌로 막힌 굴뚝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불이 꺼진 화로를 두들긴다. 이를 본 그녀는 웨이드가 증발한 게 아닌 수증기가 되어 천장에 맺혀있다는 것을 깨닫고,[82]크라잉 게임에서 웨이드가 했던 이야기들[83]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웨이드의 울음소리가 더 커짐과 동시에 천장에서 더 많은 물방울이 떨어져 화로에 고인다.

이 상황을 눈치챈 신더는 둘이 완전 천생연분이라며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소리치고, 물방울이 떨어지는 속도가 더욱 거세진다. 아직 눈치 못 챈 버니는 지금 뭐 하는 거냐고 어리둥절해하는데, 신더가 "빨리 저 물 총각 울릴 만한 얘기 아무거나 해 봐!"라고 핀잔을 주자 잠깐 고민하다가 "우리 가게 출입 검지(panned) 취소해주겠네!"라고 말해준다. 이에 울먹이며 "금지(banned)예요!"라고 고쳐주는 웨이드의 눈물줄기는 더 거세지고, 마지막으로 앰버는 웨이드에게 자신의 진심이 담긴 고백을 한다.
"너랑 함께 세상을 탐험하고 싶어, 웨이드 리플! 내 인생을 너와 함께하고 싶어. 영원히!"
앰버의 고백을 듣자마자 마지막 물방울에서 웨이드 특유의 보랏빛 물방울이 떨어지고, 화로 안에 고인 물에서 웨이드의 눈과 입이 나타나 솟아오른다. 웨이드는 티셔츠를 주섬주섬 챙겨 입으며 멋쩍게 굴뚝 청소하셔야 할 것 같다고 농담한다. 앰버는 기뻐하며 웨이드에게 안기고, 둘은 끌어안은 채 진하게 키스한다. 이 모습에 신더는 감격하고[84], 버니는 고개를 돌리며 표정을 구기지만 이내 호탕하게 웃으며 둘의 사랑을 인정해준다.

7. 결말

7.1. 바뀌어 가는 세상, 그리고 새로운 세상으로

그로부터 몇 달 뒤. 파이어타운의 재건이 마무리된 후, 파이어타운은 불 원소만 살았던 이전과 달리 여러 원소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곳으로 새롭게 바뀌었다.[85]

앰버에게 추파를 던지던 흙 소년 클로드는 같은 또래의 불 소녀와 사귀게 되었다.[86] 그리고 게일은 파이어플레이스에 쇼핑을 와서 "만약 여기가 문 닫았다면 진짜 아까울 뻔했다"며 좋아하다가 마침 가게에 먼저 와 있던 펀과 마주치는데, 그 역시 윈드브레이커스 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썸을 타게 된다.[87]

버니는 가게 단골 손님이었던 플레리 & 플라리에타 부부에게 파이어플레이스를 맡기고 은퇴했지만, 이전과 달라진 삶도 나쁘지 않다며 호탕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앰버는 웨이드와 함께 브룩이 추천해준 유리 디자인 회사에 인턴직으로 가게 되어 잠시 동안 부모와 작별하게 된다. 브룩과 버니, 신더의 배웅을 받으며[88] 앰버와 웨이드는 또 다른 도시로 향하는 배에 타려고 하는데, 앰버는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버니를 향해 큰절 '박소'를 올리고[89], 버니 역시 앰버에게 맞절을 해주며 딸을 축복하고 그녀의 미래를 응원한다. 그렇게 인사를 마친 후, 앰버가 배에 오르는 발걸음을 비추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8. 에필로그

엔딩 크레딧에서는 버니와 신더의 꽁냥꽁냥한 데이트, 앰버가 유리 공예로 웨이드의 흉상[90]을 만들어주자 웨이드가 좋아하고, 게일과 펀이 사랑점을 보고 천생연분임을 확인 받고서 염장질을 시전하려다 신더에게 제지당하기도 하고, 클로드와 불 원소 여자친구가 함께 노는 모습, 앰버의 부모와 웨이드의 가족들이 만남을 가지며 어울리는 모습,[91] 게일과 펀이 에어볼 경기를 관람하러 가서 윈드브레이커스 팀을 함께 응원하는 모습,[92] 파이어랜드와 엘리멘트 시티를 연결하는 다리가 생기고, 오래간만에 웨이드와 함께 집에 돌아온 앰버가[93] 버니와 재회의 포옹을 나누자 웨이드는 감동받아 울고 신더는 흐뭇하게 바라보는 모습 등을 비춘다.


[1] 마치 화염이 거세게 타오르는 듯한 소리다. [2] 버니(Bernie)는 불타다(Burning)와 발음이 비슷하고 신더(Cinder)는 라는 뜻이다. 심사관이 의외로 아무 이름이나 지어준 것은 아닌 셈. 딸인 앰버(Ember)도 숯이나 장작이 타고 남은 잔불이라는 뜻이다.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모국어 이름을 발음하기 어려워하는 미국인들 때문에 영어 이름을 따로 만드는 현실을 상징하는 장면. [3] 이 장면을 자세히 보면 열차가 흔들려서 실수로 물을 쏟은 게 아니라, 중심을 잃은 척하며 고개를 꺾어 일부러 머리의 물을 쏟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4] 그러다가 마룻바닥이 꺼지는 바람에 지하로 추락한다. [5] 이 시점부터 부부도 엘리멘트 시티의 언어, 즉 영어로 말하기 시작한다. [6] 참고로 이 말은 본래 벽난로라는 뜻인데, 글자 그대로 '불 원소들의 공간'이라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7] 장작을 양손으로 잡아 불태워 압축해서 만드는 불 원소의 음식인 숯콩 하나 만드는 것도 힘겨워하며 앰버보다 훨씬 느리게 만든다. [8] 계산대 옆에 여럿 꽂혀 있던 막대 폭죽을 집으면서 "하나 사면 하나 공짜이니 가져가겠다"고 하는데, 앰버는 "폭죽 하나를 사야만 하나를 더 공짜로 준다"고 반박하고, 이에 고객은 " 손님이 왕 아니냐"고 우기면서 앰버의 분노 게이지를 쌓이게 만들었다. [9] 쓸데없이 비싸다, 파이어랜드산 정품이 아니다, 바삭하지가 않다, 소스가 부족하다 등.. [10] 이때 앰버가 깨진 유리를 정리하고 먹었다 뱉어내어 피자반죽처럼 돌리고 불고 잘라서 순식간에 진열대 유리창을 복원해낸다. 앰버에게 유리 공예의 재능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복선. [11] 불 종족의 언어로 아버지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12] 원 대사로는 'an act of god'와 'an act of Clod'로 말장난을 친다. [13] 배달 도중 앞길을 막는 나무 원소 트럭을 추월해 지나가면서 "샤샤리샤"라는 말을 외치는데, 앞 장면에서 더 어릴 때 가게에서 진상 부리는 물 원소들을 내쫓으면서도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불들의 언어로 뭔가 화를 내거나 약을 올릴 때 하는 말인 듯. 그래도 어느 나라나 자식이 부모 앞에서 욕하는 것을 좋게 보는 문화는 없고 특히 불 원소의 모티브인 아시아권은 더욱 그런데, 버니가 혼을 내기는 커녕 오히려 통쾌하다는 듯이 웃는 것으로 보아 욕설은 아니고 “야 이 바보야” 같은 어린아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정도의 말로 보인다. [14] 그나마 전처럼 한명이면 덜하지, 여러 명이라서 화도 배가 되었다. [15] 물을 잔뜩 흡수해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매로 등장해 앰버가 감탄하는데, 막상 웨이드 본인은 몸매가 망가졌다며 물기를 빼서 둥글둥글하고 통통한 몸매로 돌아간다. [16] 이때 잘 보면 지하실 작은 창문 위쪽에 있는 1층의 창문으로 버니가 이걸 보고 있다. [17] 시청 바로 옆의 버거 노점상에서 칠리 오일 소스를 가지고 웨이드 앞의 바닥에 뿌린 뒤, 이를 자기 몸으로 불태워서 몸집을 위협적일 정도로 크게 만들었다. [18] 이 부분에서 웨이드가 다소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지만, 나중에 자신은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도 화해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본인이 아버지 이야기에 민감해서 앰버의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인 듯하다. 덧붙여 또 하나 웨이드의 마음이 바뀐 이유로 짐작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이는 작중 클라이막스인 물난리 장면에서 밝혀진다. [19] 물론 웨이드는 진심으로 앰버를 도와주기 위해 한 것이지만... [20] 뜨거울 때에도 'hot'이 쓰이지만 슬랭으로는 이성에게 성적인 뉘앙스로 말하는 단어다. 섹시(sexy)와 비슷한 의미. [21] 작중 묘사를 보면 골대가 공중에 있는 농구같은 스포츠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퀴디치와도 비슷한 면이 있다. [22] 이때 작게 들려오는 노래는 실제 미국에서 응원가로 자주 쓰이는 Kernkraf t400이라는 노래이다. 한국에서도 FC 서울의 골송으로 쓰이고 있다. [23] 지나가는 도중 앰버의 열기 탓에 다른 물 원소 관중들의 몸이 잠시 끓어오르며 기포가 일어난다. [24] 더빙판은 불똥 [25] 더빙판은 허풍(風)쟁이 [26] 이때 관중들이 팻말을 하나씩 들면서 응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미국 상영판에서는 이 팻말에 'WE LOVE U LUTZ'라고 영어 문자로 써져 있지만, 한국을 포함한 해외 상영판에서는 영어 문자 대신 러츠의 모습과 하트 그림이 그려져 있다. [27] 물론 이때의 앰버야 극구 부인하지만, 이후 둘의 감정이 발전해나가는 것을 보면 게일의 촉이 꽤나 좋았던 셈이다. [28] 사실 앞에서도 파이어플레이스의 위반사항이 30건이나 된다고 했으니 작정하고 잡으려면 누수 문제 말고도 걸릴 것이 많겠지만, 파이어플레이스가 그동안 지역에 무슨 문제를 일으킨 것도 아니고 앰버 가족의 생계수단인 것도 이해한 데다 마침 게일 자신도 기분이 좋은 참이니 가장 급한 문제만 해결하면 적당히 눈감아주기로 한 듯하다. [29] 떠오르는 와중에 옆 건물 안에서 열매 손질을 하던 흙 원소 커플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웃기도 한다. 열매가 어떤 역할을 하는 지를 생각해보면 웃긴 장면. [30] 원문에서는 Tìshôk’ [31] 극장 이름을 자세히 보면 화학에서 '염기'를 뜻하는 단어 '알칼리'이다. [32] 3시 정각에 보자고 했던 것을 생각하면 앰버는 3시가 넘어서 출발한 것인데, 이 때문인지 웨이드는 앰버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가 드디어 그녀가 나타난 것을 보고 감동하며 눈물을 흘린다. [33] 영화 제목은 '파도와 편견(TIDE & PREJUDICE)'으로, 처음엔 상극이었다가 연인으로 발전한다는 로맨스물의 고전인 오만과 편견(PRIDE & PREJUDICE)의 오마주다. [34] 영화가 시작하고 불이 꺼지면서 극장이 어두워지는데, 앰버는 불이라 너무 밝아서 후드를 뒤집어쓰고 좌석에 깊숙히 앉아 관람한다. [35] 그러나 찍힌 인생네컷을 보면 극장에서처럼 앰버가 너무 밝아서 둘의 눈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는 현실에서도 볼 수 있는 상황으로, 서로의 피부톤이 다르면 한 명이 날아가거나 반대로 어두워서 안 보이는 경우가 있다. [36] 이때 옆에서 같이 전망을 구경하던 다른 어린 원소들은 처음엔 불 원소인 앰버를 꺼리지만, 그녀가 공기를 덥혀서 도넛 모양 구름들을 만들고 이를 불어서 건물에 눈과 입을 그리자 좋아한다. 웨이드가 그런 앰버를 쳐다보다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돌리기도 한다. [37] 앰버가 너무 밝아서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덕에 상대 남자가 물인지는 알아보지 못했다. [38] 그런데 음료는 액체라서, 앰버가 컵에 입을 대는 순간 음료가 순식간에 증발해서 없어져 버린다. [39] 이때 주위의 같은 원소 커플들(바람-바람, 흙-흙 등)은 서로 손을 잡으며 춤추지만, 앰버와 웨이드는 서로 다른 원소라 어쩔 수 없이 손을 못 잡고 따로 춘다. 그 와중에 웨이드가 다른 흙 원소 커플에게 잘못 떠밀려 분수에 빠지는데, 웨이드는 자연스럽게 분수 위층으로 나오며 장식용 조각상 흉내를 내 분위기를 이어가며 재미를 준다. [40] 앰버는 호숫가 한구석에 쌓인 형형색색의 광석에 올라서서 자기 몸의 색깔을 바꾸고, 웨이드는 호숫가 위를 달리면서 물을 흩뿌려 무지개를 만들어낸다. [41] 앰버의 묘기로 나타난 불꽃 반응의 색깔별 원소는 초록색=바륨, 자줏빛의 붉은색=스트론튬, 청록색=구리, 보라색=칼륨, 황색=나트륨, 청자색=세슘, 그리고 마지막에는 바륨과 칼륨을 하나씩 밟아 오른편은 초록색, 왼편은 보라색이 되었다. 출처 [42] 다만 고증오류라고 볼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 저기서 구리를 뺀 5개 원소 모두 원자량이 큰 1~2족 금속으로 상온에서 물과 맹렬하게 반응한다. 대중에게 물과 알칼리 금속의 반응은 나트륨 정도만 알려져 있는데, 나트륨-물 반응은 작중 등장한 5개 원소의 반응 중 외려 그나마 가장 약한 편이다. 나머지 네 원소들과 물의 반응은 문자 그대로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 성분의 광물들이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자란다면 엘리멘트 시티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 원소들은 산책조차 제대로 하기 힘들 것이다. 영화 속 장면을 보면 앰버가 밟은 광물들은 금속보다는 보석 결정 같은 느낌이니 비슷한 불꽃 반응을 내는 가상의 광석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나을 듯. [43] 이때 한국 더빙판에서 약간의 디테일이 있는데, 데이트 전까지는 서로 존댓말을 쓰다가 데이트 이후엔 가까워진 관계를 표현하기 위해서인지 말을 놓고 반말을 쓴다. [44] 앰버와 웨이드 모두 당황하고 있던 터라 크게 부각되지는 않지만, 사실 이것도 차별적인 면이 있는 발언이다. 다른 인종의 사람들을 구별하기 힘들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어느 인종 사람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라고 말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기 때문. 차별과 혐오로 인한 범죄에 대해서는 약자나 소수자가 더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차별적인 생각이나 언행 자체는 누구나 악의 없이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은연중 보이는 장면이다. [45] 이때 버니가 새파란 거짓말(lying through his feet) 한다고 말했다가 앰버가 새빨간 거짓말(lying through his teeth)이라 정정해준다. 더빙판에서는 닭발 내미는 거 같다 → 오리발 내미는 거 같다로 번역되었다. [46] 이걸 한국식으로 비유하자면, 서양인이 한국인 앞에서 대놓고 김치를 물에 씻어 백김치로 먹는 셈이다. 사실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렇게 해서라도 먹어보겠다는 노력으로 볼 수도 있고 현실의 한국인 중에서도 매운 것을 잘 못 먹거나 그냥 본인 취향이라 김치를 씻어 먹는 사람들이 종종 있지만, 버니처럼 연배 있고 완고한 성격의 상대에게는 꽤 크게 꼬투리 잡힐 수 있는 일이다. 더구나 버니는 앞에서도 나왔듯 정착 초기에 물 종족들이 악의적으로 물을 끼얹는 일을 여러 번 겪어 이런 행동에 더욱 예민했던 것. [47] 가게 출입 금지 명단에 사진을 붙이려고. [48] 이때 버니가 아까처럼 쟨 추리 금지(panned)라 잘못 말하고, 앰버가 이를 출입 금지(banned)라고 제대로 정정해준다. 실제로 한국어, 중국어 등의 아시아 언어들에서는 유성 파열음 음운(phoneme)이 아닌 변이음(allophone)인 경우가 많아 구별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더빙판은 출입 검지 → 금지로 번역. [49] 더빙판은 "아름다운 예술 작품으로 온 몸을 샤워한 것 같다" [50] 생김새랑 크기를 고려하면 영락없이 화장실 앞에 깔려있는 물 흡수용 매트로 보인다. [51] 이름의 유래는 미국의 수영장 놀이의 한 종류인 '마르코 폴로'로 추정. [52] 사실 앨런과 에디 부부의 막내로 보이는 아기도 한 명 있어서 브룩이 처음 등장할 때 웨이드에게 "네 조카가 웃었다"며 감동을 사발로 퍼먹는 장면이 잠깐 지나간다. 원어 대사가 baby niece인 걸로 보아 막내는 딸인 듯. [53] 영화에선 she/her로 칭하는데, 디즈니에서 낸 엘리멘탈 관련 그림책이나 소설에선 they/them, 즉 논바이너리로 칭한다. 또한 레이크의 영어 성우인 아바 하우저 역시 논바이너리이다. [54] 영어 원문 이름은 Ghibli. 공교롭게도 디즈니는 2000년대 초중반에 지브리 영화의 미국 배급을 맡았고, 이때 픽사는 영어 더빙판의 제작을 전두지휘한 적이 있다. 또한 본작의 감독인 피터 손은 존 라세터와 함께 벼랑 위의 포뇨의 영어 더빙 제작을 공동 감독한 바 있다. 노린 것인지 우연인지는 알 수 없으나 벼랑 위의 포뇨가 바다, 즉 물과 깊은 연관을 가진 내용임을 생각하면 재미있는 연관성. [55] 엘리멘트 시티 시립 박물관에 작품이 전시될 정도로 유명하다. [56] 이는 현실에서도 미국 이민 2~3세대, 특히 아시아계가 많이 받는 이른바 '악의 없는' 차별 중 하나이다. 발화자 입장에선 순수히 칭찬의 의도였다고 해도 '너는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 우리말을 잘하는 외지인이다'라는 사고가 기저에 깔려 있는 말이기 때문에, 이민 온 나라에서 태어나서 국적도 그 나라에 속해 있고 사고방식도 정체성도 부모의 고국보다 태어난 나라의 방식에 더 가깝게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차별이 된다. [57] 이 때 진짜로 아픈 듯한 해롤드의 표정과 브룩이 해롤드를 노려보는 표정을 보면 아무래도 괜한 소리를 했다고 브룩이 해롤드를 테이블 아래에서 때리거나 찬 듯하다. [58] 앉을 의자를 가져올 때, 해롤드를 째려보고는 앉아서 분위기가 싸해지기 전에 얼른 화제를 돌린다. [59] 사실 앰버가 이러한 공예에 재능이 있다는 떡밥은 영화 초반부터 있었는데, 어릴 때 손님과 똑 닮은 사탕을 즉석에서 멋지게 만들거나, 앰버가 폭발한 뒤 아빠와 레드 닷 세일 얘기하는 장면을 보면 계산대 앞 유리 문이 부서진 것을 유리조각을 전부 모아 녹이며 다시 원래대로 고쳐서 놔두는 부분이 있다. [60] 초반에 유리 문을 수리할 땐 유리 조각들을 입에 머금어 녹여서 고쳤는데, 여기서는 품으로 녹인 후 고쳤다. 아마 식기이기도 하고, 모르는 이들이 보는 앞에서 입에 넣기엔 좀 위생적이지 못하기에 그런 것으로 보인다. [61] 실제로 둘의 첫 만남 때 웨이드가 물에 휩쓸려 글자 그대로 가라앉고 있기도 했지만, 앞에서 웨이드가 여러 일을 전전하며 정착하지 못했다는 암시를 보면 매체 속 고백 대사에 종종 클리셰처럼 나오는 '널 만나기 전까지 나는 절망에 빠진 한심한 놈이었다'라는 의미도 중의적으로 담은 것으로 보인다. [62] 참고로 유리를 로 녹인 후 에 떨어뜨려 아주 빠르게 식히면 꼬리 부분은 쉽게 깨지지만 머리는 유압 프레스로 눌러도 안 깨지는 루퍼트 왕자의 눈물이라는 것이 있는데, 강화 유리가 바로 이 구슬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라고 한다. 앰버가 자신의 불길로 강화유리를 만든 것도 의외로 과학적 고증에 맞는 셈. [63] 실제로 빛이 물을 통과하면 굴절되는 것을 이용해 불을 붙일 수 있다. 유리나 페트병 같은 투명한 용기에 물을 담고 그것을 햇빛에 비출 경우, 빛의 각도만 잘 맞추면 그 물이 볼록렌즈 역할을 해 불이 붙는다는 것은 유명한 조난 시 생존 상식 중 하나이다. [64] 이때 웨이드가 우리 서로 어울리냐고 물어보다 앰버가 문을 쾅 닫으면서 손을 찧이는 게 개그 포인트이다. [65] 원문에서는 Bà Ksô [66] 영어로는 'EMBER'S FIREPLACE' [67] 유리에 금이 가는 연출로 작중의 위기와 앰버와 웨이드의 사이에 큰 시련이 찾아온다는 복선이다. [68] 역을 둘러싼 철조망을 넘을 때, 웨이드는 옷을 벗어 던진 뒤 물 신체로 철조망을 통과해 들어가 다시 옷을 입지만, 앰버는 그냥 철조망을 실루엣째로 녹이며 들어간다. 그러고는 "철조망은 왜 쳤대?" / "내 말이." 하며 걸어가는 게 개그 포인트. 아닌 게 아니라 공기 원소들도 날아서 넘거나 웨이드처럼 그냥 통과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에, 작중 등장하는 원소들 중 철조망으로 막는 게 '물리적으로' 의미가 있는 종족은 흙 원소뿐이다. [69] 그 와중에 입구에 서 있던 '불 출입 금지' 표지판을 앰버가 의식하자 웨이드가 넘어트린다. [70] 자신이 꺼지는 것보다 웨이드가 증발하는 걸 먼저 언급한 데에서 앰버가 웨이드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다. [71] 앰버의 표정을 보면 웨이드에 대한 생각과 그의 엄마가 제안해준 일자리가 떠올랐다가, 이내 자신의 그러한 마음을 죽이고 어쩔 수 없이 괜찮은 척 가게를 물려받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72] 이때 전철이 지나간 후 물이 사라지자 웨이드의 모습이 보인다. [73] 발음하기 힘들어했던 열기구 때와는 다르게, 이번엔 100%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비교적 정확하게 발음한다. [74] 강화 유리도 여러번 충격이 가해지면 깨진다. [75] 실제로도 물이 크게 들이칠 때 벽 같은 것으로 물을 막는 것은 임시로 때우는 정도일 뿐이며, 막아두었던 것이 터지거나 설상가상으로 막아둔 곳에 물이 더 많이 들이치면 피해는 더욱 커진다. 이 때문에 물이 적을 때 당장 급한 곳을 일단 막아둔 후, 수로를 더 많이 만들어서 물이 이동할 경로를 늘려 수압을 줄이는 것이 실질적인 해결책이다. [76] 어디든 갈수 있는 편도 티켓도 끊고 세상 구경하면서 실연 당한 마음의 상처를 달래라는 엄마와 자신의 초상을 그려준 삼촌과 그리고 다른 가족들과도 오열한다. 초상의 제목은 "슬픔에 잠긴 외로운 남자의 초상" 이라는 제목이다. 웨이드가 실연 당한걸 듣고 걱정되어 그려준듯 하다. [77] 앰버의 아버지가 고향에서 푸른 불을 가져올 때 쓴 그 랜턴이다. [78] 신더가 사람들의 궁합을 봐주던 그 공간이다. [79] 떠내려가던 찰나 운 좋게 랜턴에 불을 담은 듯하다. [80] 앰버와 웨이드가 처음 만났을 때, 웨이드가 시청 유리문에 비친 앰버의 빛을 보고 멈칫했던 것이 이때의 복선이었다. [81] 즉 버니의 진정한 꿈은 '이 가게를 운영해 대대손손 이어나가는 것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가족, 특히 딸이 이곳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었다는 뜻이다. 다만 쉽지 않은 일상을 헤쳐나가느라, 버니도 앰버도 이 가게가 그 꿈의 '목표' 그 자체였는지 아니면 꿈을 위한 '수단'이었는지 생각해볼 여유 없이 살아왔던 것. 파이어랜드에서 힘겹게 떠나 엘리멘트 시티로 온 것도, 고생 끝에 파이어플레이스를 세운 것도, 앰버에게 가게 일을 가르치며 물려줄 준비를 하게 했던 것도 전부 앰버의 미래를 위해서 안정적인 삶의 터전을 찾고, 가족을 부양할 돈을 벌고, 앰버가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직장을 마련해주기 위해 노력한 것이라는 걸 드러내는, 버니의 사랑이 드러나는 명대사이다. [82] 작중 원소들의 특성은 현실 자연과학을 반영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할 수 있던 부분. 만약 굴뚝이 막히지 않은 채로 탈출에 실패했다면 웨이드는 수증기가 되어 굴뚝으로 날아갔을 테니 굴뚝이 막힌 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나, 수증기도 결국 물이라는 걸 감안하면 사망한건 아니며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언제냐가 문제지. 물론 수증기가 되면 다른 수증기가 섞여 다른 형태로 돌아올 테니 일종의 사망 후 환생이 되는 것이다. [83] 나비가 앞유리 와이퍼에 날개가 잘린 이야기, 어떤 노인이 여름에 자신으로부터 떠난 사랑을 기다리지만 영영 오지 않았다는 이야기. [84] 평소에는 커플들이 키스를 하려고 하면 분무기로 제지하는데 이때는 제지하지 않고 흐뭇하게 본다. [85] 재건 과정을 자세히 보여주지 않았지만, 원래부터 엘리멘트 시티에서 댐 및 누수 관련 문제를 담당 관할했으므로 파이어타운 물난리 사태 또한 시청에서 직접 신경쓰고 책임진 것으로 보이며, 여러 원소들이 어울릴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다방면에서 재건사업을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86] 앰버에게 들이대던 건 어린 소년들이 연상을 상대로 첫사랑을 할 때 흔히 하는 '멋진 누나에 대한 동경'이 섞인 마음이었다고 쳐도, 자기 또래에게 들이댈 때도 불 소녀에게 그러는 걸 보면 클로드는 불 원소가 취향인 듯하다. [87] 사실 앞의 시청 장면에서 펀이 게일을 "Mrs. Cumulus"라고 했던 걸 보면 게일은 결혼한 적은 있는 모양이지만, 이후 크레딧에서는 함께 신더의 사랑점을 보거나 에어볼 키스캠에도 잡히는 걸 보면 현재 시점에는 어떤 이유로든 돌싱인 듯. [88] 이때 웨이드와 브룩이 작별하면서 질질 짜는 것을 보고, 버니는 앰버에게 진짜로 쟤랑 괜찮겠냐(자막)/잘 생각하고 정한 거 맞지?(더빙)라는 의심을 한다. [89] 버니가 고향을 떠날때 버니의 아버지는 맞절을 하지 않았으나, 앰버가 떠날때 버니는 맞절을 하였다. [90] 첫 등장에서 나온 근육질 웨이드 흉상이다. [91] 앰버의 부모의 첫 방문에서 웨이드의 가족들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면서 앰버의 부모가 당황하고, 앰버의 부모가 선보인 숯콩을 웨이드의 가족들이 먹고 뜨거워 한다던가. [92] 이때 평소의 맥빠지고 조용한 평소 성격과 달리 엄청 격렬하게 응원하는 펀의 모습에 게일이 제대로 반한다. 직후 전광판에 찍힌 키스 타임 찬스를 얻지만 신더가 쫓아내고 버니와 핫한 키스를 나누자 전광판에 TOO HOT이라는 문구가 뜨는 것이 개그 포인트. [93] 이 직전에 앰버가 예쁜 유리 주전자를 택배로 보내주면서 버니와 신더가 좋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들어온 웨이드와 앰버에 놀라서 손에서 떨어져 깨지는 바람에 멋쩍게 웃는다. 작중 여러 번 나온 앰버의 공예 재능이라면 깨진 조각으로 다시 만들어주는 거야 일도 아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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