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알렉산드르 유리예비치 피추시킨(Alexander Yuryevichi Pitchushkin, Алекса́ндр Ю́рьевич Пичу́шкин)
1974년 4월 9일~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단일살인마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살해한 연쇄살인마다. 별명은 체스판 살인마(Убийца с шахматной доской).
1992년부터 2006년까지[2] 무고한 시민 48명을 살해했다. 전 세계적으로 최악의 살인마들을 꼽으라고 하면 반드시 들어가는 살인마이며, 현재도 흰올빼미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2. 어린 시절
어린 시절의 피추시킨. |
가족 영상
알렉산드르 유리예비치 피추시킨은 1974년 4월 9일에 태어났다. 맨 위의 사진을 보면 그렇지 않지만 어린 시절에는 외모도 괜찮았고 대인관계도, 사교성도 좋은 아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알렉산드르가 어렸을 적에 알코올 의존증이 있었던 아버지가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아 그는 아버지를 모른 채 자라야 했다. 또한 어머니는 아들이 잘못한 일이 있으면 심한 학대를 일삼았다.
거기다 어린 시절 그네를 타다가 넘어져 이마를 바닥에 심하게 부딪혀 꽤 큰 충격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으로 인해 피추시킨의 뇌, 특히 전두엽 피질이 손상되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두엽 피질 부위에 손상을 입으면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아이의 이마는 성인과 달리 1/8 정도만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뇌가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3]
실제로 이 사고 이후 피추시킨은 자주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고 주변인들과 많은 다툼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에 그의 어머니는 아들을 학습 장애 아동을 위한 학교로 보냈고 봉사를 강조했지만 그는 적응하지 못했다.
결국 피추시킨은 학교를 그만두고 할아버지의 집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그때 할아버지는 손자 알렉산드르에게 체스를 가르쳤는데 그 이유는 절제심을 기르기 위한 것이었다. 산만한 아이들에게 바둑을 가르치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이 체스판은 훗날 끔찍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그렇게 할아버지와 체스를 하면서 지내다가 급작스럽게 할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사망하였다.
그렇게 피추시킨은 외톨이가 되어 버렸다. 대인관계가 나빴기 때문에 그에게 친구는 없었고 피추시킨의 유일한 친구는 체스뿐이었다. 그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보드카를 마시기 시작했고 주량이 계속 늘면서 아버지처럼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 그렇게 보드카를 마시면서 체스로 시간을 보내던 피추시킨은 어떤 한 사람에게 매료되었는데, 그는 바로 '로스토프의 인간 백정 안드레이 치카틸로'였다. 그는 이 연쇄살인범에게 엄청난 매력을 느꼈는데 그에 대한 집착은 날이 갈수록 커져갔으며, 마침내 자신이 치카틸로를 뛰어넘는 살인자가 되고 싶다는 강한 욕망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3. 살해 행각
그가 슈퍼마켓에서 점원으로 일하면서 정상인처럼 철저히 위장하고 생활했기 때문에 이웃들은 그가 조용하고 친절하며 동물들을 좋아했다고 증언하였다. 그러나 그는 1992년에 급우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아파트 창문 밖으로 던져 첫 살인을 저질렀다. 이후 9년간은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으나 2001년부터 모스크바의 비체프스키 공원에서 시민들을 집중적으로 살해하기 시작했다.피추시킨은 범행할 때마다 피살자들에게 접근한 뒤 자신의 죽은 강아지를 묻은 공원 외곽에서 개를 추억하면서 보드카를 마신다며 함께 술을 마시자고 유인했으며 취한 피해자들을 하수구에 던지고 목을 졸라 죽이거나 둔기로 머리를 가격해 두개골에 구멍을 냈고 그 구멍에 술병을 끼워 놓았다. 이 수법은 안드레이 치카틸로가 피해자들을 유인해 살해한 수법을 모방한 것이었다.[4][5] 러시아 경찰은 시신을 발견했으나 정확한 용의자를 찾아내지 못한 채 수 년을 허송세월했다. 이때 경찰이 어느 정도로 사건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냐면 그가 체포되었을 때도 그가 실제 살해한 피해자 수의 절반도 못 미치는 20명 정도를 살해한 줄로 알았다고 한다.
이 사건이 "체스판 연쇄살인사건"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피추시킨이 살인을 할 때마다 집으로 와서 체스판(총 64칸)에 살해한 사람의 이름과 살해 날짜 등을 적은 뒤 그 위에 동전을 하나씩 올려 놓고 그 위에 체스 말을 세워 놓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그가 좋아했던 체스판이 그의 살인 일기로 사용된 것이다. 2006년 마지막 피해자인 직장 동료 여성 마리나 모스칼레바가 친구들에게 피추시킨과 산책을 간다며 메시지를 남긴 게 증거가 되어 체포되었는데 이때는 이미 경찰이 피추시킨을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파악하고 감시하기 시작한 뒤라 살인을 하자마자 바로 꼬리가 잡혔다. 그 뒤 경찰들이 피추시킨의 집을 수색했을 때 그의 테이블 위에는 64칸의 체스판 중 63개의 칸이 채워져 있었다. 이후 단순 살인이 아닐 거라고 판단한 경찰이 그녀와 함께 산 표를 들이밀고 그녀와 같이 표를 산 CCTV를 보여주며 추궁에 들어가자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이전에 저지른 살인까지 모조리 털어놓았다.
더불어 피추시킨은 체포되었을 때 경찰에서 시신이 48건의 살인으로만 기소된 것을 불쾌해하면서 발견되지 않은 15명의 살인도 추가해 줄 것을 요구했다.[6] 그 이유는 자신이 안드레이 치카틸로의 기록을 깰 생각으로 살인을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게다가 그는 체스판을 모두 채울 계획이었는데 1개를 미처 못 채웠다며 길길이 분노하며 날뛰었다. 위 사진의 저렇게 화나 보이는 표정은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말도 안 되는 행태 때문에 그의 변호사는 그가 정신이상임을 주장하면서 변호했고 러시아 정부도 피추시킨이 정말로 미친 게 아닌가 하여 정신감정을 실시했지만 놀랍게도 감정 결과는 정상이었다.[7] 한마디로 타인에 대한 공감이 존재하지 않는 사이코패스이자 살인 중독자였다.
실제로 피추시킨이 잡힌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범행의 유사성을 뒤늦게 파악한 러시아 경찰이 피추시킨을 용의선상에 올리고 감시했는데도, 경찰의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살인을 멈추지 않아 꼬리가 잡힌 것이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그 역시 그녀의 전화 메시지 때문에 자신이 추적당할 것을 알고 있었으나 이미 살인 무드에 취했기 때문에 중단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첫 살인과 같이 마지막 살인의 대상도 결국 가까운 직장 동료였다.
4. 재판
법정에서의 피해 방지를 위해 유리벽으로 막힌 방에서 재판을 듣는 피추시킨.[8]
연쇄살인으로 기소된 피추시킨은 그 수법이 워낙 잔인한데다 피해자 유가족들의 적극적인 사형 집행 요구로 인하여 안드레이 치카틸로와 마찬가지로 사형 선고가 예상되었으나 러시아가 1996년 이래 사형 선고 및 집행 모라토리엄 상태였기 때문에[9] 사형은 불가능했고 그 대신 2007년 10월 13일 모스크바 법정에서 현재 러시아에서 선고 가능한 법정 최고형인 종신형을 받았다. 법정에 선 피추시킨은 시종 무표정하게 침묵하면서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으며 배심원의 48건의 연쇄살인에 대한 유죄 평결을 듣고 종신형 선고가 확실해졌는데도 이에 대해 뉘우치거나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도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데 러시아 정부는 그가 수감된 교도소가 ( 흑돌고래 교도소보다는 처우가 그나마 나은) 시베리아에 있는 흰올빼미 교도소라는 것과 생존 중이라는 것을 제외한 일체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 가족들의 복수가 이뤄질 가능성 등이 있기 때문이다.[10]
알음알음 전해진 정보에 따르면 베슬란 학교 인질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서 잡힌 테러리스트 누르파시 쿨라예프의 룸메이트였는데 누르파시 쿨라예프를 러시아 민족을 학살한 학살자라면서
한편 당시 경찰이 살인 미수 피해자의 신고까지 무시한 것이 나중에 들통나면서 여론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2002년에 피추시킨에게 떠밀려 살해당할 뻔한 여성 마리아 비라체바가 경찰서에 달려와 신고했는데 경찰관들은 이에 대해서 제대로 조사할 생각은 하지 않고 여성에게 '자기 잘못으로 하수관에 떨어졌다는 진술서'에 서명하라고 강요했다고 한다. 유전자 검사 도입 전이었던 터라 피추시킨을 잡지 못했고[12] 이때 조사를 철저하게 해서 피추시킨을 잡았다면 희생자가 많이 줄었을 것이다.
5. 관련 링크
사건을 담당한 형사의 인터뷰 및 피추시킨의 인터뷰본래 피추시킨이 수감된 교도소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위의 인터뷰와 영어 위키백과를 통해 러시아 시베리아에 위치한 흰올빼미 교도소[13]에서 수감생활을 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러시아 시베리아 중부 지역에 위치한 곳으로 흑돌고래 교도소보다는 처우가 좋지만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중범죄자들 중 출소 가능성이 그나마 있는 자들만 가두고 특별관리하는 교도소인데 인터뷰 와중에는 중경비 처우의 2인 감방에서 지내고 있었다. 본래 룸메이트는 베슬란 학교 인질사건의 주범이자 유일한 생존자로 역시 종신형을 받은 누르파시 쿨라예프였으나 알렉산드르 피추시킨에게 러시아 민족을 학살한 학살자라는 이유로 살해 위협과 학대를 당하다가 이감되었고 얼마 후 다른 흉악범[14]이 들어가 같이 지내는 듯하다.
당연히 위험인물로 찍혀 대놓고 철창 안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정도였다. 운동도 흑돌고래 교도소 비슷하게 만들어진 하늘만 뚫려 있는 공간에서 혼자서 해야 하는 신세다. 게다가 흑돌고래 교도소는 하늘이라도 뻥 뚫려 있어 제대로 볼 수나 있지, 피추시킨이 갇힌 교도소는 하늘에도 철창이 있고 교도관이 직접 철창 위를 걸어다니면서 무슨 짓을 하나 감시하니 사생활 같은 건 전혀 없다. 밥도 대충 주는 듯한데 피추시킨이 수프 하나 받고 너무 적다고 불평하고 인터뷰 중이니까 마지못해 빵 하나 더 갖다주고 룸메이트와 그걸 나눠먹고 있었을 정도니 이 교도소의 재소자 처우가 평소에 어떨지는 대략 짐작이 갈 것이다.[15]
게다가 몇 년도 아니고 가석방이 사실상 불가능한 무기징역으로 사실상 수감생활을 하지 못하는 중병에 걸려 죽기 직전까지[16] 평생 복역해야 하는 데다 관행상 중경비 교도소 무기수라도 위험성이 낮으면 교도비용을 아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도 줄여 줄 겸 노역을 시키는 러시아라지만 피추시킨은 원한을 엄청나게 산 연쇄살인범이라 외부 작업장에 보냈다가는 제프리 다머처럼 피살될 게 뻔한지라 노역조차 나갈 가능성이 없으므로 사형은 아니지만 사실상 사형이나 다름없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셈. 노역을 시키지 않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다른 수감자를 '보호'하려는 취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교도소에 갇혀서도 같은 방을 쓰는 수감자를 학대한 것을 보면 피추시킨은 폭력성이 제거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노역을 시키면 도구를 제공해야 하는데 당장 한국의 높으신 분들이 교도소 가면 주로 하는 노역인 원예 노역도 일단 모종삽 같은 것은 준다. 이 모종삽도 일단은 어느 정도 날이 선 쇠이기 때문에 작정하고 휘두르면 사람을 충분히 다치게 할 수 있으므로 전혀 교화되지 않은 흉악 범죄자에게 노역을 시키는 것은 오히려 사고 치라고 조장하는 셈이다.
[1]
실제로
교도소 수감 중 인터뷰에서 직접 한 말이다.
[2]
2001년까지 9년 동안 잠적했다.
[3]
이보다 먼저 일어난 비슷한 사례로는 또 다른 최악의 살인마
앨버트 피시가 있다.(피시는 어린 시절 체리나무에 올라갔다 떨어져 머리를 크게 다쳤다.)
[4]
그러니까 살인이 점점 지능화되고 있다는 증거 비슷하게 생각하면 된다.
[5]
다만 치카틸로와는 다르게 피추시킨은 어린이들을 표적으로 삼지는 않았다.
[6]
어차피 48명을 살해하건 63명을 살해하건 피추시킨 입장에서는 형량이 다를 것이 없다.
사형 모라토리엄 상태였으니까 사형시킬 가능성도 있긴 한데 러시아는 엄연한 현대 국가이므로
능지형 같은 게 아니라
총살형을 집행했고 사형이 모라토리엄 상태라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흑돌고래 교도소행일 게 뻔한데 애초에 이런 짓을 시작하는 사람이 사형이 두려워서 살인을 안 하지는 않는다.
[7]
그의 매료 대상이었던
안드레이 치카틸로와 똑같은 판정이었다.
[8]
안드레이 치카틸로와 마찬가지로 유가족들의
사적제재 가능성을 우려하여 그가 있는 공간을 고강도 유리벽으로 격리시켜 놓았다. 교도소에서도 독방에 수감하고 교도관들이 어지간해서는 접촉하려고 들지 않는다고 한다.
[9]
1996년 러시아의 옐친 대통령은 사형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사형수 전원을
종신형으로 감형했으며
푸틴도 그 결정을 뒤집지 않은 채 현상 유지 중이다.
[10]
그 외에도 흑돌고래는 비록 국외 살인범과 흉악범 전문 교도소이긴 하지만 모든 방이 2인실인 데다가 그 특성 상 일터를 보내야 하는데 수감자들은 물론 교도관들의 목숨도 위험한 터라, 독방에 격리수용이 가능한 흰올빼미 교도소에 넘겨 버렸다.
[11]
한국의
유영철이나 영국의 폴 피츠제럴드와 비슷한 상황인데 유영철은 사형 선고를 받았고 조폭 1명과 경제사범 1명 총 2명을 죽이고 사형당한다고 선포해서 구치소를 발칵 뒤집어 놨다. 폴 피츠제럴드는
THE Love Zone의 이용자로 유명한 악명 높은 아동성범죄자
리처드 허클을 집요하게 노리다가 주방도구 등을 이용한 온갖 고문을 통해 잔혹하게 살해하였다. 피츠제럴드는 시적 정의와 피해자 아이들에 대한 인과응보를 위해서라고 주장했지만 이후
시체 애호 성향이 있는 것이 드러나 큰 설득력을 주진 못했다.
[12]
한국에서도 유전자 검사 도입 전이었지만 피해자가 서울까지 가서 경찰에 신고한 덕에
지존파 조직원들을 운 좋게 모조리 검거한 사례가 있는데 마찬가지로 행운일 것이다.
[13]
Полярная сова. 정식 명칭은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러시아 연방교정청 관할 18호 교도소(Исправительная колония № 18 Управления Федеральной службы исполнения наказаний по Ямало-Ненецкому автономному округу)
[14]
영상에서 누군지 설명조차도 하지 않았기에 정체를 알 수 없으나
흑돌고래 교도소에서 가장 적은 사람을 죽인 범죄자가 2명을 죽이고
식인을 했다는 것이나 러시아에 워낙 흉악범이 많아서 어지간한 범죄자는 중경비 처우 시설에 넣지도 않는다는 걸 생각한다면 피추시킨만큼 유명하지는 않더라도 극악무도한 인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15]
게다가 피추시킨은 그냥 살인범도 아니고 연쇄살인범인데 이런 자들은 서방권 교도소에서도 교도관들이 대놓고 사람 취급 안 하는 편이다. 하물며 재소자에게는 기본적으로 인권이 없다고 간주하는
북한은 바로 공개처형이고
러시아나
중국이라면 어떨지는 뻔한 이야기다.
[16]
사형수를 제외하면 무기수는 어느 나라건 수감생활이 불가능하면
형집행정지가 되어 사회로 일시 복귀하게 된다. 단
찰스 맨슨처럼 노화로 자연사하기 직전쯤 돼야 내보내 주는 것이고 그마저도 병원으로 거주공간이 제한되기 때문에 차라리 감옥 생활이 나은 수준이므로 별 의미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