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KBS 드라마 〈 대왕 세종〉에서는 배우 권율이 연기했다. 풋풋한 청년 관료 시절의 신숙주를 볼 수 있다.
70회에서 과로로 병들어 가는 아버지를 걱정하며 처음 등장한다. 윤회의 손주사위로, 외국어에 두루 능통한 능력자라서 윤회가 세종의 문자 창제 프로젝트로 끌어들이려 하나, 아버지의 죽음이나 윤회가 병든 것이 세종 때문이라 여기고 이에 대한 반감으로 거부한다. 그러나 황희의 설득을 통해 집현전에 쌓인 아버지를 비롯한 수많은 학사들의 열망을 느끼게 되고 결국 마음을 돌린다.
황희: 평소에
선친이 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던 모양이구먼?
신숙주: 일 얘기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분이었으니까요.
황희: 헌데 어찌하여 병마 외에는 남은 게 없다고 한겐가? 집현전에 쌓여있는 건 다 뭐야?
이후 세종으로부터 집현전 견습 학사로 임명된다. 조선의 말소리를 아끼는 친우
성삼문과 콤비를 이루며, 과거 급제 후에는 정식으로 집현전에 배속되어 비밀리에
훈민정음 창제를 돕는다. 신숙주: 일 얘기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분이었으니까요.
황희: 헌데 어찌하여 병마 외에는 남은 게 없다고 한겐가? 집현전에 쌓여있는 건 다 뭐야?
작가가 의도한 것 인지, 훗날 역사를 아는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 참 묘한 장면이 자주 나온다. 성삼문과 항상 붙어 다니는 모습이라던가, 대리청정을 하게 된 세자와 함께 간의대에서 북극성을 바라보며 자신의 포부를 밝히는 장면이라던가.
"소신은 사보성(四輔星)이 되고 싶습니다. 지금은 비록 견습 학사로써 전하의 심부름꾼 노릇이나 하는 것이 고작일 것이나, 정진하고 또 정진하여, 북극성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보성처럼
저하를 보필할 충직한 신하가 되고자 합니다."[1]
세자빈 권씨가
아들을 낳고 죽은 뒤 세자가 낙심하고 있을 때는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를 비롯한 다른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위로하며 문종과 그 아들인 단종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데,훗날 유배된 단종을 죽이는 데에 앞장선 이가 신숙주였음을 감안하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대사. 극의 최후반부인 85회에서는 진양대군과 집현전에서 언쟁을 벌이고, 점점 야심을 드러내는 그에게
"무슨 말씀을 하셔도 지금
마마의 행보는 권력을 쥐기 위한 명분 쌓기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 그런 마마의 행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라며 경고한다. 훗날 신숙주가 변절하여 수양대군 밑으로 들어간느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장면. 이후 마저 연구에 몰두하다가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든다. 곤히 잠든 신숙주를 본 세종은 과거 잠든 자신에게 관복을 벗어 덮어주고 세상을 떠난 그의 처조부 윤회를 떠올리며 그에게 곤룡포를 덮어준다. 최종화에서는 수양대군, 성삼문과 함께 소헌왕후를 수행하여 정통제를 알현하고 훈민정음 반포식에 참가한다.
자타공인 외국어 능력자답게 극중 명나라와 왜국을 오가며, 세종이 명나라 사신을 맞이할 때마다 곁에서 통역한다. 마지막에는 세종의 훈민정음 창제를 두고 환관 왕진이 남긴 명대사를 세자에게 전해준다.
[1]
문종의 스승이었던 아버지
신장이 문종에게 남긴 유언인
논어의 "위정이덕 비여북진거기소 이중성공지(爲政以德 譬如北辰居其所 而衆星共之)"를 인용한 말이다. "덕으로 다스리는 것은 북극성이 한자리에 있으면 주위 여러별들이 그를 따르는 것과 같다"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