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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2-18 17:49:18

순장조

1. 개요2. 역사3. 특징

1. 개요

순장+조(組)로 이루어진 신조어. 특정 조직의 리더의 주변에서 리더를 보좌하며 리더의 영욕을 끝까지 함께하는 참모 그룹을 말한다. 특정한 리더를 중심으로 이뤄진 조직이면 이 용어를 다들 쓸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정치권, 특히 청와대 대통령의 참모진에 한정하여 쓰이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서도 대통령 임기 말까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붙는 말이다.

2. 역사

2009년 세종특별자치시 관련 논란을 지휘했던 청와대의 3대 참모였던 이동관, 박형준, 박재완을 순장조라고 칭했다. 기사

2011년 당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은 다음 해 치러지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의 후보 공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청와대 참모진 및 행정부 내부에서도 국회의원 후보 자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 또는 강한 의지는 없지만 선거 승리를 위해 차출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렇게 곧 청와대를 떠날 사람들을 제외하고 청와대에 남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을 순장조라고 불렀다.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영향으로 새누리당 이준석 혁신위원장과 김성태 의원이 순장조로 불렸다. 그러나 순장조는 주로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한 청와대 참모를 일컫는 말로, 가까이서 보좌한 것도 청와대에 근무한 것도 아니며 대통령의 뜻에 따라 정치적 야망을 포기한 경우도 아니라 세평과 무관하게 순장조로 보기 어렵다.

3. 특징

순장조로 불리는 대통령 참모진/측근들은 정권이 끝날 때 까지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서 대통령이 원하는 분야에 종사하며 자신의 정치적인 야망을 접어야 한다. 만약 이 시기에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 전국동시지방선거 등 자신의 정치적인 지위와 지명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있어도 포기해야만 한다. 즉 정치인으로서의 경력 관리에 적지 않은 손실을 보게 된다.

그냥 기회만 잃어버리는 것이라면 다행이지만 순장조로서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하는 경우 그 정권의 오욕까지 전부 대통령과 함께 뒤집어 쓰게 되어 오히려 정치적으로는 큰 적자를 보게 된다. 새로운 정권은 늘 자신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하기 위해 이전 정권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이전 정권의 업적을 깎고 치부를 더 드러내는 노력을 하게 된다. 굳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대통령 연임이 불가능한 한국 정치에서 이제 곧 끝날 일만 남은 임기 말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은 크게 줄어들고 반대하는 국민은 늘어나는 것이 보통이니 순장조로서 대통령과 함께하는 사람은 정치권 중심으로 복귀하는 데 애를 먹게 된다. 상황이 이러하니 자발적으로 남는 순장조는 대통령 퇴임과 함께 반 정계은퇴를 할 각오를 하는 대통령의 복심급 측근이 대부분이며 다른 정치적인 야망을 품고 있거나 대통령이 퇴임 후 정치적인 영향력 행사를 위해 얼굴마담당으로 복귀시키는 사람들은 순장조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순장조가 늘 가까이 있는 대통령의 사람들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당장 주변의 참모와 측근들이 여러 이유로 청와대와 행정부를 떠나게 되면 당장 청와대나 행정부 운영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이럴 경우 레임덕 상황인 임기말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사람을 긁어 모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이 때는 간판이 필요한 재야 정치인이나 대학 교수, 명예직 비슷한 자리에 있던 고문급 정치인을 데려오곤 한다. 청와대 참모나 정부부처 장관의 타이틀은 사람의 경력 관리에 큰 무기가 되기에 더 이상 정치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퇴물 정치인이나 폴리페서들은 정권의 오욕을 뒤집어 씀에도 불구하고 순장조를 자처하기도 한다. '전 교수'보다는 '전 장관, 전 총리'가 더 듣기 좋은 타이틀이며 '전 위원장'보다는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더 폼 나는 타이틀이기에 순장조가 되길 자처하는 사람은 정권 말에도 끊이지 않는다.

참여정부 말기,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로 인해 청와대 및 내각, 국회의 친노무현 인사들이 순장조로 인식된 적도 있었다. 당시 친노라고 불리던 정치적 계파는 소위 폐족(廢族)으로 불리며 열린우리당 해산 및 대통합민주신당 창당등의 과정을 거치며 정치적 영향력을 잃어갔지만, 퇴임한 대통령의 높은 인기와 후임 대통령들의 실정으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인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사실상 몰락한 대한민국 최대 정치계파인 친박을 제치고 최대 정치계파로 떠올랐다. 이 당시 순장조로 인식된 인물들은 문재인 전 비서실장, 이호철 전 민정수석, 전해철 전 민정수석, 박남춘 전 인사수석,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경협 전 사회조정비서관, 송인배 전 사회조정비서관, 김경수 전 연설기획비서관,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 등이 있는데 대부분이 정계로 화려하게 복귀하였다.[1] 정계로 복귀하지 않은 유시민조차 정치 평론 및 문화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한 상태이다. 무엇보다 문재인 전 실장은 제 19대 대통령이 되었으니 말 다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청와대와 내각이 괴멸될 위기에 빠지자 박근혜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임명해버린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이러한 형식의 순장조로 국민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다.[2]

여담으로 순장이라는 어감 때문에 살려조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데, 어감과 달리 그 둘은 서로 다르다. 자유의지로 천당이나 지옥 끝까지 함께 하는 순장조와 달리 살려조는 갑을관계로 피할 수 없어서 고통받는 경우이기 때문.

[1] 문재인 전 비서실장은 19대 국회의원을 거쳐 재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 전해철 전 민정수석은 재선 국회의원이자 친문 좌장, 박남춘 전 인사수석은 재선 국회의원을 거쳐 인천광역시장에, 김경수 전 연설기획비서관은 20대 국회의원을 거쳐 경남도지사 자리에 올랐다. [2] 김병준은 그 이전에 노무현의 순장조였다는 점이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