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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5 01:46:39

사바하(영화)/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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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줄거리

1. 개요

영화 사바하 줄거리를 서술한 문서.

2.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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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는 귀신과 함께 태어났다.

소녀 이금화( 이재인 扮)의 독백과 함께 영화는 시작된다. 1999년, 어머니의 뱃속에 숨어 들어온 그것이 금화의 다리를 뜯어먹으며 잉태되었고,[1] 10분 먼저 태어난다. 두 아이를 받아낸 의사는 "금화는 정상이지만, 온몸이 털로 뒤덮인 채 태어난 '그것'은 곧 죽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쌍둥이의 어머니는 일주일 후 산고로 사망하고[2] 아버지는 충격으로 목매달아 자살했지만,[3] '그것'은 끈질기게 살아남아 조부모의 손에서 그대로 금화와 함께 살아왔다.

2014년, 그들이 이사 온 마을에서 소들이 줄줄이 쓰러지는 일이 일어나 큰 굿판을 열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굿을 주관한 무당은 그들의 집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밤중에 몰래 들어오는데, '그것'이 갇혀 있는 문 앞에서 뱀에 발뒤꿈치를 물려 도망간다. 할아버지도 금화 앞에서 술을 마신 뒤 '그것'이 두렵다고 토로한다. 할머니는 종교에 심취해 있다.[4][5]

한편, 사이비 종교의 실체를 밝히고 정통 종교 교단들로부터 후원금을 지원받으며 생활하는 극동종교문제연구소[6] 소장 박웅재 목사( 이정재 扮)[7][8]는 기도만으로 암을 낫게 한다는 사이비 종교 '아가페 수녀회'를 향해 의혹을 제기했다가 곤욕을 치르는 중인데도,[9] 불교계에서 두둑한 후원금을 타내기 위해 사이비로 의심되는 사슴동산[10]이라는 종교 단체를 조사하는 중이다.

사슴동산 시설은 강원도 태백 정선에 있는데, 정보원 고요셉( 이다윗 扮)을 태백 시설에 잠입시켜 알아본 바에 따르면 의외로 교리가 건전하고 신도들에게 돈을 요구하지도 않으며, 생활이 어려운 신도에게는 보시까지 해준다고 한다.[11][스포일러] 유일하게 이상한 점이라고는 사슴교가 불교계인데도 신앙 대상이 부처 보살이 아니라 '장군신'이라는 것뿐.

하지만 박웅재는 오히려 이상한 점이 하나도 없고 지나치게 건전하게 보인다는 것이 도리어 수상하다 여겨 조사를 계속하는 한편, 불교 종단을 찾아가[13] 사슴동산을 설명하며 자신을 후원해달라고 설득한다. 박웅재는 이런 소규모 단체가 "일본 옴진리교처럼 교주를 신으로 모시다 종말론으로 변질되면 이미 때는 늦다."라고 입을 털지만, 사이비 단체라는 아무 확실한 근거가 없었으므로 종정과 총무원장은 개입을 거절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박웅재와 가까운 사이인 해안 스님( 진선규 扮)이 불교의 이름을 달고 신도들 상대로 불상이나 위패 같은 것을 판매하다가 ' 추적 60분을 당한' 지방의 한 사이비 종교의 사례를 말하며 편을 들어주어, 박웅재는 후원을 약속받는다.[14] 이야기가 끝난 후, 해안스님은 박웅재에게 종교의 3요소는 교주, 신도, 경전이니 "그 신흥 종교도 자기네 경전이 있을 테니 한번 알아보세요."라고 조언을 건넨다.[15]

한편, 강원도 영월군에선 우연히 자동차가 터널 옆의 콘크리트를 들이받는다. 운전자는 사고 상황을 확인하려 차에서 내려 부서진 터널 입구를 살피는데, 말라붙은 손 하나가 콘크리트 틈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갈라진 콘크리트 속에 든 것은 여중생으로 보이는 시신이었고,[16] 레미콘 운전기사 김철진은 라디오로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듣는다. 그때 주차된 레미콘 앞에 쌓여 있던 자갈더미에서 자갈이 굴러 떨어지고, 김철진은 이유 모를 한기를 느낀다. 별안간 운전석 옆 유리창에 손자국이 찍히기 시작하고 한 여중생이 나타나 흐느끼며 자갈더미를 쳐다본다. 김철진이 여중생을 발견하고 동요하자 여중생은 김철진을 돌아보는데 눈과 입이 없이 시커먼 구멍에다, 얼굴이 창백한 귀신이다. 귀신은 김철진을 향해 입을 쩍 벌리고 비명을 지르고는 사라진다. 한변 경찰은 2년 전 해당 터널을 시공한 업체를 조사해 김철진( 지승현 扮)을 용의자로 지목한다. 같은 시각, 김철진에게 정나한( 박정민 扮)이 찾아온다. 서로를 ' 광목 님(정나한)', ' 지국 님(김철진)'으로 부르는데, 철진이 "뭔가 잘못된 것 같다. 잠들 때마다 그 아이들의 모습을 본다."라고 고백하자,[17] 나한은 "우리는 악을 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자신의 역할을 다해 '죽을 것'을 요구한다. 어느 종교의 경문을 함께 읊으며 각오를 다진 두 사람. 이후 경찰은 용의자 김철진의 집까지 수사망을 좁혀오는데, 결국 철진은 아파트 옥상에서 목을 매달아 자살하고 나한은 이 광경을 지켜보다가 떠난다.

해안스님은 박웅재에게서 넘겨받은 자료를 분석하여 사슴동산의 신앙대상이 '장군신'이 아니라 사천왕이고, 태백에는 '동방' 지국천왕, 정선에는 '북방' 다문천왕의 탱화를 모시며, '서방' 광목천왕과 '남방' 증장천왕을 모시는 시설이 제천과 단양에도 있음을 알아내어[18] 박웅재에게 전한다.

박웅재와 요셉은 경전을 입수하러 밤중에 몰래 태백 시설에 들어가고, 숨겨진 밀실에서 경전[19]을 손에 넣는다. 이를 해안스님이 검토한 바, 대부분 내용은 금강경 밀교 경전을 좀 더 실천적으로 해석한 것일 뿐이지만, 마지막에 있는 항마경(降魔經)만큼은 성경 요한계시록에 해당하는 독자적이고 예언적인 내용이었다.[20] 그리고 항마경의 끝에는 '2000년 7월 20일[21] 김풍사(金僼師)'라는 서명과 도장이 있었다. 박웅재는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김풍사'라는 인물이 수십 년 전에 활동했던 불교계 신흥 종교 동방교(東方敎)의 창시자 겸 교주인 풍사(僼師) 김제석( 정동환 扮)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해안스님은 동방교 전문가는 한국에 한 명뿐이라며 일전에 만났던 총무원장 스님을 거론한다. 야밤에 낑낑거리며 산사[22]를 올라 만난 총무 스님은 박웅재가 가져온 6천 원짜리 성의에 머신에서 우려낸 에스프레소로 답해주며 동방교 관련 자료를 꺼낸다.[23] 총무 스님의 설명에 따르면, 경전을 쓴 김제석은 1899년[24]에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나 '정말로 신이 된 자' 라고 불렸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밀교의 고승들과 심지어 총독조차 김제석을 스승으로 모셨다고 한다. 그렇다면 혹시 친일을 했다는 뜻이냐는 박웅재의 질문에 총무 스님은 그게 아니라며, 오히려 김제석은 의열단을 포함한 독립운동가들에게 자금을 대주었으며, 광복 이후엔 '동방교'라는 거대한 종교 단체를 이끌며 사회 공헌에 힘쓰다가, 1985년 돌연 동방교를 해산하고 잠적해버린 것이 행적의 끝이라고 설명한다.

한편, 박웅재는 요셉에게 자신이 김제석에게 집착하는 또다른 이유를 말해준다. 바로 신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것. 이에 요셉은 하나님이 살아계시지 않냐고 묻는데,[25] 박웅재는 자신의 친구 이야기 - 신학대 친한 동기가 결혼 후 해외로 나가 선교와 봉사에 힘 쓰다가 극단적 이슬람교와의 종교분쟁에 휘말려 아내와 어린 아들, 심지어 갓 태어난 딸까지 사망했는데, 범인인 소년은 "신의 뜻이었다."[26]며 당당해했다 하더라. - 는 이야기를 해주면서,[27] 이후로 과연 '신은 하루하루 고통받는 피조물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긴 하는가?' 하는 의구심과 회의감을 품었고, 그래서 안 믿기긴 하지만 더더욱 김제석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고 말해준다.

박웅재는 자살한 김철진이 어릴 적 수감되었던 소년교도소를 김제석이 후원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해당시설을 방문, 김철진을 포함하여 (아버지를 살해한) 소년범 4명을 김제석이 입양까지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28] 그리고 4명의 출생지 또한 사슴동산 시설이 있는 태백, 정선, 제천, 단양이라는 데에서 항마경이 4명의 이름과 출생지를 은유한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거기에 '사천왕이 본래 악신이었으나 부처의 가르침에 귀의해 선신이 되었다.'[29]는 것에 착안, 김제석이 소년범 4명을 자신의 사천왕으로 삼고자 입양했다고 추측한다.[30][31]

또한 박웅재는 사슴동산 시설 각각에 그려진 사천왕 탱화 4점 중 2점에 두광( 광배)이 그려졌음을 보고는 김제석의 사천왕 중 둘은 순교자가 되었을 것이고, 최근에 죽은 지국천왕(김철진)의 탱화에도 이제 두광이 그려질 것이라고 추측한다. 경찰관인 누나를 통해 자료를 찾아보니, 정말로 사천왕 중 두 명도 여자아이들을 죽인 뒤 자살했음이 밝혀지고[32] 박웅재는 마지막으로 남은 1명 광목천왕 정나한을 찾아내 미행하기로 결정한다.

정나한은 마침내 이금화의 집을 찾아내어 잠입한다. 그러나 창고에 갇혀 있던 '그것'이 새떼를 조종해 창문으로 자살 돌격을 시켰고,[33] 새들이 창문으로 집단 돌격해 머리를 박고 죽는 모습에 겁을 먹고 뛰쳐나온 정나한은 '그것'이 갇혀 있는 창고로 접근해본다. 창고 바로 앞에 다다랐을 때 문틈으로 '그것'과 눈이 마주치고 검은 털로 뒤덮인 흉측한 팔이 자신의 발목을 턱 붙잡자 나한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친다.

나한은 사슴동산 본부로 가는데, 그 곳에는 박웅재가 본 사진 속 모습보다 늙은 모습의 김제석이 산소호흡기로 간신히 연명 중이었고, 그를 돌보던 제자 동수( 유지태 扮)는 시간이 없으니 일을 서두르라고 말한다. 박웅재도 정나한을 뒤쫓아 건물에 잠입하지만, 코끼리 사육장을 보고 놀랐다가 동수와 마주치는 바람에 쫓겨난다. 박웅재는 정문 밖에 차를 대고 정나한이 나오길 기다리며 정나한의 픽업트럭에서 몰래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금화의 생활기록부를 유심히 살핀다. 녹야원에서 출발한 정나한은 미행을 알아차렸는지 뒤따라오는 박웅재의 차를 후진으로 박아버리고 그의 차에서 생활기록부를 회수해간다.

이후 박웅재는 김제석을 알기 위해 때마침 한국을 방문한 티베트 고승 '네충텐파'[34]가 김제석과 연관이 있음을 알아내고, 직접 만나서 그에 대해 묻는다. 그러자 고승은 1985년 제석을 만나 그가 정말로 미륵임을 확신하고는 그의 열두 손가락[35]을 맞잡은 뒤 "당신이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에 당신이 태어난 땅에서 천적이 태어나 당신을 파멸시킬 것이다." 하는 예언을 해주었다고 말한다. 또한 일본으로 건너가 변형된 티베트 밀교에서 말하는 성불이란 불사를 의미한다는 이야기도 해준다.

즉, 김제석은 정말로 성불해서 불사의 존재가 되었으나, 그런 자신을 죽일 천적이 나타난다는 것을 네충텐파의 예언을 통해 알게 되자 동방교를 해산하고 잠적해 은밀히 사슴동산과 경전을 만들었고, 자신이 태어난(=앞으로 천적이 태어날) 강원도 영월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있는 4개 도시 태백, 제천, 단양, 정선에서 부친을 살해한 소년범 4명을 자신의 사천왕으로 삼았던 것이다.

한편 요셉은 항마경의 마지막에 있는 10자리 숫자 목록의 뜻을 해석하지 못해 머리를 싸매던 중, 박웅재에게서 ' 크리스마스 예수가 태어난 기쁜 날이라기보다는, 예수를 죽이려는 헤롯 대왕에게 희생당한 수많은 어린 아이들이 생각나서 슬픈 날'이라는 말을 듣고는,[36] 그 숫자들이 81명의 주민등록번호 13자리 중 공통인 숫자 3개[37]를 제외한 남은 숫자 10자리란 사실을 깨닫는다. 즉, 김제석은 1999년 영월에서 태어난 여자아이 81명을 '81마군'[38]이라 칭하며, 소녀들의 주민등록번호를 입수해 경전을 만든 뒤 사천왕에게 그 아이들 중 하나가 미륵을 죽일 뱀이니 모두 죽이라고 명령했던 것이다.

사천왕을 거둔 것부터가 살인 경험이 있으면서도 종교적으로 세뇌하기 쉬운 인원이 필요해서였고, 사슴동산의 평신도들이 주로 공무원, 간호사인 것도 그 소녀들을 찾아 죽이기 위한 정보망으로 쓸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었다. 네 도시에 있는 사슴동산 시설의 밀실들은 사천왕의 은신처였다. 김철진은 박웅재와 요셉이 잠입했던 바로 그 방에 기거하다가 어머니가 보고 싶어 잠시 이탈했고, 그래서 정나한이 찾아갔던 것. 경찰이 김철진을 잡기 위해 덮친 주소지도 이곳으로 되어 있다. 또한 작중에서 철진과 나한이 읊조리던 구절은 살인을 정당화하는 내용이 담긴 항마경이었으니, 사실상 사슴동산이란 종교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김제석의 '예언을 피하기 위한 살인'을 위해 설계된 것이었다.

박웅재는 황 반장( 정진영 扮)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려준다. 처음에 황 반장은 터무니없는 말로 넘기려 했지만 박웅재가 고래고래 소리치며 말하니 마지못해 찾아보는데, 산후조리원 방화 사건의 피해자들과 토론토의 피해자, 콘크리트에서 발견된 피해자가 똑같이 99년 영월 태생 여자아이임을 알게 된다. 그제야 황 반장도 뭔가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느끼고는 경찰서 게시판에 붙여둔 종이들 중 관련없는 사건 포스터나 공문 등을 하나하나 뜯어내는데, 99년 영월 출신 여자아이 실종 포스터가 한가득[39] 붙어 있었다. 게다가 후임을 시켜 영월의 여중생 수를 조회해 보니, 1학년과 2학년은 80명 정도 되는데 3학년(99년생)은 겨우 38명밖에 안 되었다.[40] 결국 사천왕 중 ' 다문' 전상범은 산후조리원에 불을 질러 여러 명을 몰살했고, ' 증장' 채태근은 이민을 간 아이를 캐나다까지 쫓아가서 살해하는 등, 이미 영월 출생 99년생 소녀들을 거의 다 죽였던 것이다. 이런 천인공노할 짓을 벌이며 양아버지 김제석의 천적을 없애려던 사천왕이었지만, 수사망이 좁혀오고 죄책감에 시달리며[41] 결국 차례차례 자살하고 정나한만 남은 상황.

금화는 여태껏 쌓여왔던 스트레스가 폭발해 가출을 결심한다. 원래부터 현실이 불만이고 서울을 동경하던 아이였는데, 이번엔 방 안에 새 시체가 널브러지고 집 안에 침입한 정나한의 신발까지 목격해서 마음을 먹고, 안방 서랍장을 부숴 조부모의 돈도 훔친다. 그리고 '그것'을 죽일 생각으로 밥에 농약을 잔뜩 넣은 채 주고 떠나는데, 집에서 멀어지기 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면서 되돌아와 밥그릇을 걷어차고는 문 앞에 스웨터를 둔 채 다시 길을 떠난다.

정나한은 본부에서 김제석과 동수를 만나 다시 각오를 다진 뒤,[42] 금화를 납치하여 산 속에서 죽일 준비를 한다. 그때 금화는 자신이 죽는 건 상관없지만[43] 이유는 알고 싶다고 묻고, 나한은 "당신은 악으로 태어났으므로 죽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다음 생에는 양지바른 곳에서 부처로 다시 태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44]라고 답한다. 이에 금화가 집 창고에 자신보다 10분 먼저 태어난 출생신고가 안 된 쌍둥이 언니 귀신이 있으니 그 언니도 같이 죽여 평범한 사람으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말하자, 나한은 드디어 미륵의 천적을 찾았다고 확신하여 금화는 묶은 채 버려두고 다시 그 집으로 돌아간다. 한편 정나한이 금화를 납치해 살해하려는 동안, 금화가 두고 간 스웨터를 입은 '그것'은 몸에서 점점 털이 빠지기 시작한다.[45][46]
(나한이 창고로 들어가고 문이 닫힌다. 스웨터를 입은 '그것'이 똑바로 가부좌를 틀어 앉아 나한을 지켜보고, 뱀이 그것의 다리 밑에서 기어나와 나한을 경계한다.)

그것: ('지권인'의 수인을 맺으며 나한을 보고) 왜 이제야 온 것이냐, 아이야. 너무 오래 걸렸구나.
나한: 누구야 너...

그것: 나는 울고 있는 자니라. 난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둘러라. 너무 많은 피를 흘리었다.

(금화를 죽이려고 준비한 끈을 단단히 잡으며 다가가는 나한, 그러나 경계하던 뱀이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을 가하자 그 이상 다가서지 못한다.)

울고 있는 자: ('시무외인'의 수인을 맺고) 보이느냐? 느끼지 못하느냐? 내가 너의 젖이라. ('항마촉지인'의 수인을 맺으며 마음을 열어라. 내가 너를 취하리라... (조용히 콧노래[47]를 부른다.)

박웅재를 따돌리고 금화의 집에 도착한 정나한이 창고 안에 들어가자 악취가 코를 찌르며, [48]이 '그것'의 곁을 지키며 나한을 경계한다. 이윽고 '그것'[49]은 똑바로 가부좌를 틀어 자리에 앉은 채 스스로를 '울고 있는 자'라 칭하며, 자신은 김제석과 연결되었고 뱀(악)이 되어 버린 그를 파멸시키기 위해 116년을 기다렸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한을 향해 지혜를 상징하는 지권인과 눈을 밝히라는 시무외인, 마를 굴복시키는 항마촉지인의 수인을 맺은 뒤, 내가 부처인 징표를 보여줄 테니 김제석의 을 확인해 보고 물리치라며 자신의 여섯 손가락을 보여준다. 이후 조용히 노래를 부르는데, 이것은 나한이 원령들의 환영에 고통받을 때 지켜주었던 여인이 부르던 자장가였기에, 나한은 눈앞의 존재가 자신을 지켜준 존재였다는 것을 깨닫고 오열하며 과연 자신의 믿음이 사실인지 혼란에 빠진다.[50]

사슴동산 본부로 돌아온 정나한은 병상에 누운 김제석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이라도 한 마디 해달라고 고함을 친다. 그러다 제석의 손을 확인하는데 손가락이 다섯 개밖에 없었다. 그리고 소리를 듣고 찾아온 동수와 마주치고, 동수는 나한을 사육장으로 데리고 가서 자신이 돌보던 코끼리를 보여주며 묻는다.
동수: 고대 인도에서는 승려들이 왕에게 코끼리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저 코끼리 눈을 한 번 봐요. 어떤가요?

나한: 그냥... 추워 보여.

동수: 코끼리의 눈이 무섭게 느껴지면 마음이 악한 거라고, 인도의 승려들이 매일 들여다 보라고 왕에게 선물했다고 합니다. (엽총을 손에 쥐며) 배송비까지 구천만 원 들었는데...

이후 동수는 코끼리를 쏴죽이고, 곧바로 나한까지 쏴 버린다.[51] 동수는 나한에게 "왜 너는 무섭지 않은 거지?"[52]라고 쏘아붙이고는, 자신이 직접 울고 있는 자를 죽이러 나선다.[53]

한편 그곳에 잠입해 있었던 박웅재는 총상을 입은 정나한을 데리고 요셉과 함께 탈출하고, 산 속에 혼자 버려졌던 금화는 간신히 결박을 풀고 도로로 나와서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때 금화가 조우한 것은 혹한기 훈련 중이던 육군 부대. 장시간 겨울철 바깥, 그것도 눈밭에 방치되었으니 저체온증 등 몸 상태가 안 좋았을 텐데 집에 제법 멀쩡히 돌아갔으니, 군대가 치료를 해주었거나 119에 인계해줬을 것이다.

이후 신호를 기다리던 제자의 차[54]를 박웅재가 자신의 차로 뒤에서 들이받는다.[55] 그리고 내려서 능글맞게 말을 주고 다가 뒤돌아서 차로 돌아가는 동수에게 갑자기
어이, 김풍사 김제석!
이라고고 외치는데, 동수는 잠깐 멈칫하더니만 무시하고 가버린다. 즉, 병상의 죽어가던 노인이 김제석의 제자였고 노인을 돌보던 제자 동수가 진짜 김제석이었던 것.
파일:사바하-사슴동산 교주-김제석.png
사슴동산 교주
김제석
맞네... 꺼지지 않는, 늙지 않는 등불이라... 용이 뱀 됐네...![56]
사실 박웅재는 두 번째로 사슴동산 본부에 갔을 때, 김제석의 방에 숨어 있다가, 제자가 죽어가는 정나한을 버려두고 가던 상황과 병상의 김제석이 제자에게 힘겨운 목소리로 "스승님, 제발 죽여주세요."라고 말한 상황을 목격했다.[57] 그리고 앞서 티베트 고승 네충텐파가 말했던 나머지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내 예언을 들은 김제석의 눈빛이 변했었다."라는 말과 함께 김제석의 얼굴이 관객에게 드러난다[58]. 앞서도 정나한이 본부에 들렀을 때, 병상에 누워 있던 남자(정동환 扮)가 제자(유지태 扮)에게 "스... 스..."라고 작게 말한 적이 있는데, 귀를 가까이 대고 들은 제자는 "사랑한다고 전해달라신다."라고 거짓말로 전하고, "평생을 바친 제자도 듣지 못한 말"이라며 자조하는 연기를 했었다. 거기서 관객은 '평생을 바친 제자(자신)'보다도 정나한이 사랑받는 것에 씁쓸해하는 것으로 알았지만 페이크였다. 진실을 알고 보면 평생을 바쳐 스승의 대역을 해오고 이제 죽는 것까지 마음대로 못할 정도로 자기의 모든 것을 바쳐오고도 말 한 마디도 보상받지 못한 제자에게 측은함을 드러낸 말로 해석할 수도 있다.

결국 김제석의 젊은 제자 동수( 유지태 扮)가 진짜 김제석이었고, 대외적으로 김제석이라고 알려진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연명하는 노인이 바로 김제석의 제자이자 진짜 김제석이 자신의 대역으로 세운 자였다. 과거 소년원에서 찍은 사진에도 자신의 대역을 하는 제자의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찍혀 있었고,[59] 또한 동방교에 대해 조사된 스크랩북에도 1940년대 일본의 밀교도들 앞의 땅에서 솟구치는 김제석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며[60] 실상은 제자가 김제석이었음이 확실히 밝혀진다.

종교적 깨달음 덕분에 노화라는 그 어떤 인간도 피해갈 수 없는 자연의 이치조차 뛰어넘은 김제석이었지만, 어찌 보면 진정한 '등불'이 되기 위한 마지막 시험이라고도 할 수 있었을 본인의 마지막 운명에 대한 네충텐파의 예언을 접하자,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끔찍한 집착에 휩싸여 가장 밑바닥의 금수만도 못한 존재로 추락해버린 것이다.[61][62][63]
정나한: (끈을 김제석의 목에 걸어 죄며) 아니, 너는 그냥 살고 싶은 포식자야. 그러지 말지. 내가 죽인 애들은 기회가 없잖아.

김제석: 넌 이해 못 하지!

정나한: 밤마다 애들이 울어. 당신이 그 울음소리를 들어 본 적 있어?

김제석: 넌 이해 못 해!

정나한: 네 목이 백 개라도 부족하다...! (울부짖으며) 네 목이 백 개라도 부족하다!!!

(나한과 제석의 몸싸움으로 차가 전복된다.)

울고 있는 자: 슬픈 눈이 뱀의 목을 비틀 것이고, 모든 것은 뒤집혀, 땅은 하늘이 되고, 하늘이 땅이 될 것이니... 지혜자여. 뱀의 발을 잡으라.

(차가 완전히 뒤집히지만 제석은 멀쩡히 걸어나온다.)

김제석: 넌 여기서 나를 죽일 수 없다.

(나한이 제석의 발을 붙잡지만 제석은 무시하고 걸어나간다. 나한은 라이터를 들고 길에 새어나간 기름에 불을 붙인다.)

울고 있는 자 : 뱀은 불타고...

(몸에 불이 붙은 제석이 몸부림치며 죽어간다.)

울고 있는 자 & 나한: 결국... 법은 이루어질 것이다.

그 사이 김제석의 차 뒷좌석에는 정나한이 몰래 타 있었다.[64] 나한은 이제껏 죽여온 여자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김제석에게 적대감을 드러내지만, 제석은 "나는 살아서 세상을 구원해야 한다. 할 일이 많다."라며 정당화를 하고, 오히려 나한에게 자신을 섬기라고 명령한다.[65] 이에 분노한 나한은 이제껏 소녀들을 목 졸라 죽이는 데 썼던 끈을 김제석의 목에 감으며, '"네 목이 백 개라도 부족하다!"'[66] 하고 절규한다. 차 안에서 사투를 벌이다가 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일으키는데, 제석은 멀쩡히 걸어나온다. 하지만 나한은 모든 일을 예견한 울고 있는 자가 줬던 라이터로 도로 위에 흐른 기름에 불[67]을 붙이고, 몸에 기름이 묻은 제석에게 불길이 덮친다. 결국 나한과 뒤따라온 박웅재, 요셉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제석은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다가 땅바닥에 털썩 쓰러져 죽어간다.[68][69] 세상을 비출 등불을 자처했고 한때는 정말 윤회에서 벗어난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김제석은 자신의 두려움으로 116년 마지막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채 처절하게 타오르는 인간 등불이 되어 고통받다 육도의 밑바닥으로 떨어진다.

김제석의 죽음과 동시에 116년을 기다려서 사명을 마친 울고 있는 자 또한 집으로 돌아온 동생 금화의 품에서 천천히 숨을 거둔다.[70] 울고 있는 자가 자신 때문에 다친 동생의 다리를 쓰다듬고는 죽자,[71] 금화는 눈물을 흘리며 통곡한다.[72] 끝으로 정나한 역시 박웅재에게 "추워..."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73][74]

모든 일이 끝나고 황 반장을 비롯한 형사들도 사건 현장에 도착해 상황을 정리한다. 황 반장은 후배 형사에게서 금화가 무사히 집에 돌아온 것과, 그 집에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쌍둥이 언니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옆에 있던 박웅재도 이 사실을 알게 된다. 크리스마스의 흥겨움 속에 즐거워하는 세상을 배경으로, 요셉은 차를 몰고 가던 박웅재에게 정나한이 마지막에 뭐라 했는지 물어본다. 그러자 박웅재는 허무하다는 표정으로 "뭐... 춥다고 그러더라."라며 답해준다. 그리고 눈 날리는 바깥을 배경으로, 박웅재가 고통받는 사람들을 돌보지 않은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신에게 구원을 바라는 기도를 나직히 읊으며 영화는 끝난다.[75][76]
어디 계시나이까? 우리를 잊으셨나이까? 어찌하여 당신의 얼굴을 가리시고 그렇게 울고만 계시나이까?
깨어나소서. 저희의 울음과 탄식을 들어주소서.
일어나소서. 당신의 인자함으로 우리를 악으로부터 구하시고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77]

[1] 탯줄이 없어서 영양을 공급받을 수 없자 이금화의 다리를 뜯어먹는 장면이 나온다. 다만 실사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림으로 설명해 잔혹도는 크지 않다. [2] 석가모니의 어머니 마야부인이 석가모니를 낳고 일주일 후 사망했다는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하다. [3] 할아버지는 당시 중학생이던 금화에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4] 기독교 신자긴 하지만 무슨 종파인지 알 수가 없다. 십자가상(일반적으로 가톨릭)과 이콘(일반적으로 가톨릭 혹은 정교회)을 집에 두었지만 개신교 찬송가를 부르며 통성기도 방언을 하고 채찍 고행까지 한다. 채찍 고행은 14세기 흑사병 시대에 서유럽에서 유행한 것으로, 돌림병이 신의 벌이라 여기고 인간의 죄를 보속한다는 의미로 널리 행했다. 지금은 가톨릭 내에서도 보통 부정적으로 본다. 한자로 편타(鞭打)고행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5] 감독이 교파 색을 희석하고자 개신교와 가톨릭, 어쩌면 정교회까지도 혼합했을 수도 있다. 일단은 온전한 교인이라기보다 십자가나 이콘 외에도 부적을 붙이고 금줄을 쳐 '그것'을 차단하려 하는 등, 할머니가 진실된 신앙심보다 종교의 강력한 힘을 빌려 '그것'에 대한 공포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 의미가 더 강하다. 영화 미이라에도 미이라의 저주가 두려워 목걸이에 액막이용으로 각종 종교의 상징물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베니 가버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그와 같은 맥락이다. [6] 실존하는 단체인 '국제종교문제연구소'에서 따온 명칭인 듯하다. 초대 소장이었던 탁명환은 어느 광신도에게 1994년 살해되었다. [7] 서울신학대에서 특강을 하다가 끝마치면서 후원 계좌를 보여주는데 5개나 된다. 그를 초빙한 교수가 노골적인 후원금 구걸 슬라이드를 보고 한숨을 쉬는 게 개그 포인트. [8] 사실 그의 경제적 상황에 대해서 영화는 서로 상반되게 묘사한다. 연식이 굉장히 오래되긴 했지만 외제차를 몰고, 버버리 명품 코트를 입고 다니지만 사무실은 허름하고, 더 큰 돈을 노리며 불교계 사이비를 추적하려 한다. 이렇게 드러나는 부분에만 신경쓰는 모습은 사기꾼들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속물적인 면이 강할 뿐이지 실력과 인지도 높은 종교인이다. 각 종교계 관련지에 투고하는 칼럼도 많고 황 반장도 TV에서 봤다고 할 만큼 대외적으로 알려졌으며, 지원금을 얻어내기 위해 종교인들에게 기만을 할지언정 거짓말을 하진 않는다. 그 기만도 분명 사슴동산이 의심스럽기는 한데 지금 당장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 입을 좀 턴 것일 뿐. [9] 해당 수녀회는 진짜로 이단이긴 했다. 자세한 것은 프리퀄 웹툰 참조. 이때 치는 드립이 검은 수녀들인데 감독의 전작을 이용한 개그다. 그런데 이후 검은 사제들의 후속작이 검은 수녀들로 드러나면서 후속작 떡밥이 되었으며, 사이비 같은 모습은 어디까지나 위장이고 실제로는 구마 의식을 행하는 집단일 수도 있다. [10] 한자로 녹야원(鹿野園, Sarnath)이라고도 불리며,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후 과거의 동료였던 다섯 수행자(꼰단냐, 밧디야, 왑빠, 마하나마, 앗사지)를 찾아가 첫 설법을 행한 곳이다. 사천왕의 보위를 받는 교주의 정체를 알고 난 뒤 보면 상당히 의미심장한 작명이다. [11] 요셉은 프리퀄 웹툰에서도 아가페 수녀원에 잠입해 환자로 위장해 교단의 실체를 밝히는 큰 공을 세운 적이 있다. 사이비 교단들이 홀딱 속아넘어갈 정도로 연기에 꽤 소질이 있다. [스포일러] 사슴동산은 이제까지 박웅재가 조사했던 일반적인 사이비 종교처럼 사람들을 모으고 이를 통해 돈을 끌어모으는 수단이 아니라 영월에서 태어난 99년생 여자아이들을 추적하기 위한 '도구'이며, 개인적으로 코끼리까지 들여올 수 있는 김제석의 재력을 감안하면 굳이 신도들에게 돈을 요구할 필요가 없었다. [13] 딱 봐도 조계종이 모델이다. [14] 이 자리에서 가운데 앉은 종정스님보다 옆에 총무원장이 목소리가 더 크게 나오는데 이는 깨알같이 현실을 반영한 요소이다. 조계종 종헌상 종단의 대표자는 이판승의 대표인 종정이지만, 실제 종단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은 총무원장이라 그만큼 요직이며 실세이다. 괜히 불교 관련 뉴스에서 총무원장이 수시로 얼굴을 비추는 게 아니다. [15] 고위 승려들과 달리 해안스님은 박웅재와 유독 친하다. 나중에 밝혀지길 휘문고등학교 선후배라고 하는데, 학연뿐만 아니라 박웅재가 그만큼 올바르고 믿음이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다소 무리해 가면서까지 물심양면 후원하는 듯하다. [16] 검시 중 여자아이의 식도에서 부적과 팥이 발견된다. 전에도 이런 수법으로 살해된 여자아이들의 시신이 발견된 사례가 있었다고 검시관이 황 반장에게 얘기한다. [17] 작중 사슴교의 진실을 가리키는 대사이기도 하다. 또한 동시에 철진과 나한이 종교에 취해 피해자들이 사람이 아닌 사악한 무언가라고 인식하고 행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귀신이 된 피해자들을 보는 것, 그리고 피해자들이 보일 때 한기가 몰려와 입김이 뿜어져 나오는 것은 이 귀신들이 죄책감이 빚어낸 환상이 아닌 진짜 귀신일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함과 동시에 이 작품에 초자연적 존재가 직접 등장할 것을 알려주는 복선이기도 하다. 나한이 귀신들에 시달리는 장면에서도 이러한 점이 드러나는데, 귀신들이 물러날때도 환영처럼 갑자기 확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재빠르게 벽을 타고 올라가 천장 위로 숨어버리는 깨알같은 장면을 볼 수 있다. 만화판에서는 아이들의 혼령이 나한에게 다가가며 '아저씨, 우리를 왜 죽였어요?'라고 따져 묻는 장면까지 나온다. [18] 지도상 4개 도시가 영월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마름모꼴로 위치한다. [19] '지국천왕의 경전'이라고 부른다. 태백에 있는 지국천왕 탱화를 모신 사슴동산 시설에서 입수했기 때문이다. 표지에는 '녹야전경(鹿野全經) 지국(持國)'이라고 쓰여 있다. [20] 해안스님의 연구소는 천태종립대학인 금강대학교라고 나오는데, 해당 건물이 실제 금강대학교 캠퍼스에 없으므로 교명만 빌린 것 같다. [21] 1999년 1월 1일에서 12월 31일까지 영월에서 태어난 여자아이 전원의 신원을 확보하고 구체적으로 예언을 집필하느라 7개월쯤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22] 평창 상원사에서 촬영했는데, 악명 높은 상원사 계단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다 올라오고 나서야 차량으로 경내까지 들어올 수 있음을 알고 허탈해하는 것은 덤. [23] 과거엔 박웅재나 해안스님처럼 사이비, 군소종교에 대한 연구를 했었는지 동방교 포함 불교계 군소 종교의 자료를 모아둔 자료집이 빼곡히 꽂혀 있다. [24] 고종 36년, 한일합병이 되기 11년 전이다. 작중 배경이 2014년이고 살아 있다면 한국 나이로 116살이기 때문에, 관련자료를 건네준 총무원장은 합장공경하며 '열반하셨겠군요.'라는 말을 남긴 채 죽었을 것이라 확신하고, 박웅재 목사도 김제석이 죽었을 것이라는 추측에 동의한다. [25] 직업이 특이해서 그렇지 두 사람 다 크리스찬이다. [26]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신은 똑같은 야훼이기에 더욱 아이러니하다 [27] 사실 이 이야기는 박웅재 본인 이야기라고 한다. 정나한 역 박정민이 츄잉챗에서 밝혔고, 프리퀄 웹툰에도 나온다. [28] 여담으로 소년교도소 소장이 자신이 여기 30년 있었다고 하는데 아무리 전문직이라도 공무원이 30년 동안 인사이동을 안거칠 수 없다. 20년 전 후원하러온 김제석을 만났다고 했으니 그때 해당 교도소에 근무하다가 다른데 거쳐서 현재 이곳으로 다시 부임했다고 봐야할 듯. [29] 다만 실제 불교에서는 사천왕이 본래 악신이었다고 설명하진 않는다. 단지 사천왕을 모시는 수하 권속들인 팔부신중들이 악귀나 요괴였을 뿐이다. 하지만 감독이 많이 조사해본 티가 나므로, 고증이 틀린 것이 아니라 영화를 위해 일부러 약간 내용을 비튼 듯하다. [30] 굳이 아버지를 죽인 소년범을 고른 이유는 '최악의 범죄를 저지른 + 미숙한 인간'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마치 사천왕처럼 처음에는 악귀, 짐승과 같은 존재여도 자신(김제석)을 숭배하고 그 가르침에 귀의하면 빛나는 존재가 된다는 생각을 심기 위해서. 그리고 항마경에도 "짐승들이 뱀을 밟아 죽임으로써 신성한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라는 내용을 반복해서 써놓았고, 김철진도 자살하기 전 어머니에게 비슷한 말을 했다. [31] 이름에서도 이런 의도가 드러난다. 불교에서 사천왕은 제석천(줄여서 제석, 인드라)의 부하신격이다. (김)제석을 보호하는 사천왕이 된 셈. [32] 김제석의 네 양아들이 살인을 하다가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면 자살을 하는데, 그때마다 그에 해당하는 사천왕 탱화에 광배를 그려넣은 것. 다만 동방 지국천왕의 탱화가 영화에서 등장할 때에는 아직 김철진이 자살하기 전이기 때문에 광배가 없었는데, 이걸 추측한 박웅재가 손수 마커펜으로 찍하고 지국천왕의 사진에다가 대충 광배를 그려주는 게 소소한 웃음 포인트다. [33] 이 장면은 사실 '그것'이 동생 금화를 나한으로부터 지키려는 선한 목적의 행동이었지만, 분위기상 극도로 음산하고 불길하게 묘사된다. 곡성을 연상케 하는 연출적 페이크.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읊으며 이금화가 있는 방을 향해 걸어가는 정나한과 대비되어 '그것'은 산스크리트로 무언가를 읊조리는데, 마치 저주하는 주문처럼 들리지만 해석해 보면 사실 정나한에게 하는 말이다. 작중 후반에 정나한에게 한국어로 하는 말과 내용이 거의 같다. 이 역시 연출적 페이크다. [34] 타나카 민이라는 일본 배우가 배역을 맡았으며, 원래 현대 무용수였다가 노년에 야마다 요지 황혼의 사무라이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국내에 잘 알려진 배역으론 바람의 검심 실사영화 시리즈의 카시와자키 넨지(오키나)가 있다. [35] 김제석은 양손이 모두 육손이라 손가락이 총 12개이다.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인 'The Sixth Finger'의 유래이기도 하다. [36]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천주교 성공회에서는 12월 28일을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이란 이름으로 기린다. [37] 앞 6자리 중 태어난 연도 99, 뒤 7자리 중 성별 코드 2(여자). [38] 불교에서 불도를 방해하는 모든 것들을 싸잡아 부르는 말이다. 드라마 태조 왕건 궁예가 입에 달고 다니는 마구니가 바로 여기에서 나온 것. [39] 박 목사가 기도문을 읊조리는 소리가 배경에 깔린 가운데 망연한 표정으로 실종 포스터들을 확인하는 황 반장의 모습이 영화에서 가장 소름돋는 장면이었다는 평이 많다. [40] 이 38명 중에는 외부에서 이사를 온 학생들도 있었을 테니, 영월에서 태어난 학생들은 그보다 적을 것이다. [41] 81명 중 누구인지를 모르니 모두 죽이라고 명한 것인데, 사천왕들도 나머지 80명의 무고한 소녀를 살해하는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죄책감에 휩싸이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42] '마군을 죽이는 것은 아버지 김제석을 지키는 숭고한 행위이다.' [43] 금화는 딱히 삶에 의미나 애착이 크지 않아 보인다. 창고에 갇힌 채 울부짖는 '그것' 때문에 평생을 이사를 다니며 떠돌아 다녔고, 무기력한 할아버지와 종교에 미친 할머니의 환경에서 자랐던 굉장히 불우한 아이이다. [44] 살인을 하려는 상황이지만 적대감이 없는 부드러운 말투인 데다가 상당히 예의 바르게 대한다. 나한이 비록 자기는 의로운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죄 없는 어린 소녀들을 해친 것에 대해 죄책감을 품고 있음을 드러내는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보면, 금화가 그의 입장에서는 비록 악일지언정 한편으로 영문도 모르고 죽는 죄 없는 소녀이기도 하기 때문에 최대한 부드럽게 대하려는 듯하다. [45] 김제석이 사천지왕을 거둘 때 자신의 흰 두루마기를 벗어주며 "바닥을 기는 짐승이라도 여래의 가르침 아래 빛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라고 가르치던(제석이 지어낸 말이 아니라 실제 불교의 가르침이다.) 장면이 '그것'이 새 옷을 입고 거듭나는 장면의 복선이었던 셈이다. [46] 예언의 때가 다가오자 허물을 벗듯이 몸에서 털이 떨어져나간 것이기도 하다. '그것'이 피를 흘릴 때가 바로 예언의 때라는 말이 있는데, 작중에서 이금화가 아마도 처음으로 월경을 하여 침대에 피가 묻은 장면이 나온 것이 예언의 때가 왔다는 표시였다. [47] 앞서 나한의 악몽을 쫓아내주던 여인이 부른 노래. [48] 작중에서 뱀은 선악 어느 한쪽으로 단정지을 수 없는 존재로 표현된다. 뱀이 되었다는 부정적 언급도 있는 반면, '그것'의 곁을 지키는 뱀은 선한 수호자의 존재로 묘사된다. 으레 기독교의 뱀의 부정적 이미지를 생각하던 관객에게는 나름의 반전. 감독도 "사람을 해치는 부정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는 반면 수호신으로도 상징된다."라고 언급했다. # 실제로 모세가 우상숭배를 한 유대인들을 치유할 때 쓴 것은 놋쇠뱀 네후스탄이었다. 또한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고행 중 비가 내리자 용왕 무찰린다가 거대한 코브라로 변해 몸으로 막은 이야기가 있다. [49] 외견은 금화와 똑같지만 몸에 머리카락을 포함해 털이 하나도 없고 얼굴과 손에 검은 핏줄이 돋았으며, 피부는 창백하며 눈은 검은자위가 마치 소처럼 크다. [50] 이때 "뱀의 눈은 아름다울 것이고 뱀의 혀는 달콤할 것이다."라는 항마경 구절 때문에 이 소녀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니면 오히려 악인지는 감상하고 있는 관객들도 나한과 마찬가지로 혼란스럽다. [51] 마야부인이 석가모니를 낳기 전 흰 코끼리가 자신의 뱃속으로 들어온 꿈을 꿨기 때문에 불교에서는 코끼리를 신성히 여긴다. 그런 코끼리를 쏴 죽인 것은 그가 불교를 완전히 저버린 것을 의미한다. 또한 동수는 살생과 살인을 저지르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코끼리를 사는 데 들인 돈을 아까워한다. 이 모습에서 그가 생명의 가치보다 물질의 가치에 더 집착함을 알 수 있다. [52] "너와 달리 나는 코끼리의 눈이 무섭다.", 즉 "나는 마음이 악하다."라는 뜻이다. 앞서 코끼리에게 들인 돈을 아까워하는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동수는 코끼리까지 곁에 두면서 마음 속의 악을 살피고자 노력했던 과거를 하찮게 여긴다. 반면 나한은 비록 잘못된 믿음으로 수많은 살인을 저질렀지만 여전히 생명에게 연민을 느끼며 마음 속에 악이 깃드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동수는 나한을 질투, 혹은 멸시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또한 "너는 무섭지 않다", 즉 나한은 마음이 강하고 자신은 마음이 약하다는 얘기이므로 자신은 죽음과 예언의 존재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53] 이때 동수는 두꺼운 검은 털옷을 입고 울고 있는 자를 죽이러 나서는데, 비슷한 시각 울고 있는 자는 몸의 털이 모두 떨어져나가며 완전히 선한 존재가 되었던 것과 대구를 이룬다. 동수는 정체가 드러나기 전과 과거 회상 당시에도 흰색 옷만을 입고 있다가 여기서부터 검은 옷을 입는다. [54] 이때 도로를 막고 있는 건 앞서 나온 육군 부대의 행군 행렬이었다. 깨알같은 블랙코미디 씬이 있는데 도로통제를 하고 있는 일병에게 제자가 묘한 미소와 함께 거수경례를 한 번 붙이자, 상대가 정확히 누군지 모름에도 그 일병은 어쩔줄 몰라하며 자기도 거수경례를 붙이고는 통제를 멈추고 행군 행렬로 돌아가버린다.(...) 아무래도 거수 경례나 지독하게 여유로운 태도 때문에 제자를 사복 차림의 군 간부라고 착각한 것으로 보이는데, 복무 중 외부 출입을 통제하다 제대로 신분증명도 안하고 일단 열어달라고 막무가내로 나오는 외부 출입자를 경험해본 군필자라면 웃프게 느껴지는 장면이다. [55] 여담으로 제자의 차는 볼보 940 이고 박웅재의 차는 BMW E34이다. 둘 모두 오래된 차라 그런지 이 장면 이전에 벌써 나한의 정비차량에 앞면이 한번 박살나서 겨우 수리했다가 또 추돌사고로 파손되는 박 목사의 차는 물론, 제자의 차도 이어지는 장면들에서 굉장히 험하게 굴려진다(...). [56] 미륵불이라 불릴 정도로 해탈한 존재였다가 사악한 존재로 타락함에 대한 매우 직설적인 은유. [57] 자신의 안위를 위해 제자를 대역으로 세우고 맘대로 죽지도 못 하게 이용해먹은 제석이지만 그래도 애정은 많았는지 고생 많았다며 눈물을 흘리고 죽음을 허락한다. [58] 진실이 드러나기 전에도 몇몇 장면들에서 연출상의 복선이 있는데, 반전이 드러나기 전까진 김제석의 진짜 얼굴을 아는 네충텐파의 회상 속 김제석은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반면 박웅재같이 얘기를 듣고 상상하는 쪽이나, 혹은 대역을 김제석으로서 생각해 온 나한같은 사람의 회상 속에서는 대역의 외모가 대입된 김제석이 등장한다. [59] 이 장면에 대해서 '저때 사천왕도 그를 보았을 텐데 어릴 때 봤던 사람이 늙지도 않음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나?'라며 영화의 오류라고 짚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사천왕을 모은 것은 정나한이 중학생일 때이니 2014년으로부터 약 20년 전인 90년대 중반쯤이다. 세상에 동안은 흔하니 저 제자가 불사 아니냐는 의심을 품을 만큼은 아니다. 사진 속 제자는 잘 차려입고 꾸며 꽤 멀쑥한 청년의 모습이기도 하고, 현재 나한 앞에 선 제자는 그래도 사진 속 모습보다는 머리와 수염도 덮수룩하고 몸도 불어서 전보다 나이 들어 보이기도 하다. 게다가 사천왕 중 산후조리원에 화재를 일으킨 다문은 99년에, 캐나다로 이민간 유아를 살해한 증장은 2000년대 초반에 일찌감치 죽었고, 지국은 도피 중, 광목도 거듭된 살인으로 정신이 피폐해져 그런 것에 신경 쓸 만한 심적 여유가 전혀 없을 것이다. 사실 유지태는 90년대 후반에도 사진 속 김제석 모습이랑 별 차이 없었다(...). [60] 쉽게 말해 흑백 사진에 '유지태'의 얼굴이 등장한다. 앞선 다른 장면들에서는 다른 (가짜) 김제석에 대한 자료사진과는 달리 초점도 안 맞고 피사체도 저 멀리 있어 김제석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으나, 이 장면에서 가까이 클로즈업되고서야 비로서 관객의 눈에 진짜 김제석의 얼굴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61] 복선은 앞의 해민스님이 말한 "불교에는 악이 없다. 마라 파피야스, 파순, 악귀 등등은 그저 인간이 본래 가진 집착을 형상화한 것뿐이고 굳이 따지자면 그게 악이다."라고 말한 것이었는데, 결국 진짜 악은 김제석의 삶에 대한 집착이었다. 그것을 이기지 못해 미륵이라 불리던 존재는 뱀이 되어버린 것이었고 귀신이라 멸시받으며 태어난 '울고 있는 자'는 악이 아니라 선한 존재였다. [62] 사실 불교적 기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부처의 경지보다 못하다는 아라한만 하더라도 번뇌의 불이 꺼져서 다시 번뇌가 생길 수 없고, 자기가 얻은 경지를 잃어버릴 수도 없다. 즉 자신의 삶이나 생명에 집착이 생겼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부처는 고사하고 아라한조차도 되지 못한 자라는 증거이다. 이런 문제를 회피하고자 작중에서는 "일본으로 건너가 변형된 밀교에서 성불은 불사를 의미한다."라고 설명하지만, 그냥 인간을 초월하였되 아직 완전한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한 존재 정도의 작중 설정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63] 혹은 이 오류 자체를 등장인물들이 빠진 하나의 함정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즉, 김제석은 늙지 않는 법을 깨달았을 뿐 미륵의 깨달음을 얻은 것은 아니었음에도 그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미륵이라고 착각했다.라는 것이다. 정나한이 육손만 보고 그것을 믿게 된 것처럼 눈앞의 신비한 일 하나를 보고 그가 미륵이라고 잘못 생각했다는 것. [64] 박웅재가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쓸데없는 대화를 나눈 것은 시간을 번 것이었다. [65] 이 때 나한이 거절하면 또 총으로 쏴서 죽이려던 것인지, 총구에 손을 댄다. [66] 수많은 명대사가 나온 본작에서도 가장 임팩트있는 대사로 손꼽힌다. [67] 뱀을 상대하는 호마법(護摩法)의 설정이다. [68] 나한이 목을 조르는 순간부터 제석이 불타 죽는 순간까지를 울고 있는 자는 집에서 경전 속 예언으로 읊으면서 함께 교차적으로 보여주는 연출이 백미다. [69] 이를 보면 김제석이 성불하여 도달했다는 불사의 경지는 사고로 인한 상해를 극복하는 불사신이 아니라, 육체적인 노화를 극복한 불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혹은 앞서 차량이 몇 번이나 전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처 하나 없이 멀쩡히 일어났으므로 '상해를 입지 않는' 불사성으로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치명적인 상처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백여 년을 살아오며 장애 한두 개가 남을 수 있지만 작중 김제석에겐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 본인이 죽게 된다는 운명을 듣고 흑화한 것에서 짐작하건대 불사의 존재가 된 것은 맞지만, 마지막 화염은 말 그대로 예언된 운명이므로 불사성을 무시하고 죽게 된 듯. 아니면 울고 있는 자 또한 초월자이기에, 나한이 받은 라이터는 울고 있는 자의 힘을 받아 일시적으로 초월자의 신위를 입은 신물이 되어 보통의 방법으로는 죽일 수 없는 김제석을 죽일 수 있게 된 것일 수도 있다. [70] 티베트 승려 네충텐파의 설법 장면에서 '이것이 태어남으로 저것이 태어나고, 이것이 멸함으로 저것이 멸한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김제석이 태어남으로써 그의 천적인 '울고 있는자'가 태어나고, 김제석이 죽음으로써 '울고 있는 자'도 죽은 것이다. [71] 앞서 울고 있는 자가 말했듯, 김제석과 울고 있는 자는 서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울고 있는 자는 김제석을 죽인다는 유일한 목적을 위해 태어났다. 또한 고대로부터 종교나 신화에서 불을 신성시해 신앙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고, 부정한 것을 없애는 정화의 의미도 있으므로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72] 이 장면은 저주받은 인생을 살아왔던 울고 있는 자와 금화 자매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매의 정을 나누는 애달픈 장면이기도 하다. [73] 선과 악을 비추는 코끼리의 눈처럼, 정나한이 비록 김제석에게 속아 수많은 악행을 해왔지만 마지막엔 선과 악을 구분했다는 뜻일 수도 있고, (김제석이 쏘아 죽인 코끼리처럼) 평생을 이용당하다 죽는 자기 인생의 허무와 외로움의 표현일 수도 있다. 선과 악의 모호함 속에서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해석이 분분할 만한 부분. [74] 장재현 감독은 '전쟁의 역사'라는 책을 감명깊게 읽고 정나한의 메타포를 군인으로 설정했다고 한다. 마치 기계 같은 군인들이 처음으로 살인을 경험하고 악몽과 고통에 시달리고, 군인들이 죽을 때 마지막으로 남기는 대부분의 말이 "엄마...", "배고파...", "추워..." 이 세 가지였다고 한다. [75] 앞서 언급했듯 박웅재는 아내와 어린 자식들을 잃은 경험 때문에 신앙에 의구심과 회의를 품은 인물인데, 여전히 그 물음은 해결되지 않은 듯하다. [76] 눈이 내리는 밤하늘로 천천히 줌인되고 나한의 자장가를 변주한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영화가 끝나는데, 영화 시작부분에서는 세로로 나왔던 제목이 여기서는 가로로 나온다. 십자가를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77] 이는 시편 44: 23-26을 자유롭게 인용한 듯하다. "주여, 깨소서. 어찌하여 주무시나이까. 일어나시고 우리를 영원히 버리지 마소서. 어찌하여 주의 얼굴을 가리시고 우리의 고난과 압제를 잊으시나이까. 우리 영혼은 진토 속에 파묻히고 우리 몸은 땅에 붙었나이다. 일어나 우리를 도우소서 주의 인자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구원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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