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Vinogel
1950-60년대 프랑스군의 전투식량으로, 포도주에서 수분을 제거하여 겔화시킨 것이다.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의 베트남, 알제리 전쟁의 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 보급되었다.
2. 상세
예나 지금이나 포도주 하면 프랑스고, 프랑스 하면 포도주. 포도주가 일상생활에 깊이 연관된 프랑스인이였고 이는 프랑스인들이 모인 프랑스군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영내라면 모를까, 치열한 전쟁터로 포도주를 운반하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는 것. 포도주는 병 자체도 무겁거니와 툭하면 깨지기 일쑤였고, 애초에 액체란 것 자체가 부피에 비해 무거워서 운반 자체가 쉽지 않았다.과거에는 오크통에 넣어서 마차로 운반하든, 약탈을 하든 해서 어떻게든 손에 넣어 마실 수 있었지만 전열보병의 시대가 끝나고 현대전의 시대가 오자 더이상은 불가능해졌다. 보급용 차량에 대포알 날아오는 마당에 약해빠진 술통은 비껴맞기만 해도 깨지기 일쑤였고, 때문에 제리캔 형식으로 포도주 통을 만들어 보급하려 했으나 어차피 포도주는 포도주. 포탄 파편에 맞고 술통에 구멍이 나면 그 아까운 포도주가 콸콸 쏟아져 나왔다. 그렇다고 보병에게 휴대용으로 지급하자니 1초라도 빨리 참호로 숨어들어가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오자 술병의 내구도는 둘째 치더라도 어떻게든 군장을 줄여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숨어서 살아남지 않겠는가.
이쯤되면 그냥 술을 먹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프랑스인에게 포도주는 생명과 마찬가지. 이는 한국군에게 김치 없이 맨밥만 먹고 싸우라는 거와 마찬가지였다. 결국 프랑스군 병참부는 병사들의 요구에 GG치고 포도주에서 수분을 제거하여 걸죽한 젤리 형태로 만든 비노젤을 개발하여 배치한다.
비록 진짜 포도주만은 못했지만 어쨌든 전쟁터에서 술을 먹을 수 있게 된 프랑스군은 환호했고, 비노젤이나마 보급받은 부대는 사기가 대폭 올랐다고 한다.
3. 음용 방법
영국의 그로그와 비슷하게 비노젤에 물을 타먹는다. 보통은 비노젤1에 물2 정도의 비율로 섞어서 마시도록 했다. 하지만 옛날이나 지금이나 병사들은 독한 술을 좋아하는 법이라 1:1로 섞어 먹거나 아니면 물을 거의 넣지 않고 녹여먹거나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씹어먹었다. 그래도 알코올의 살균 효과 덕에 수질이 좋지 않은 물을 조금이나마 정수해주는 효과도 있었기에[1] 꽤나 쓸만했다고 한다.4. 에피소드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완전히 포위당해 육로로는 보급이 끊긴 상태에서 공중투하된 비노젤이 적진에 떨어지는 일이 있었는데, 이때 열받은 프랑스군이 적진에 떨어진 비노젤을 탈환할 결사대를 모집하자 너도 나도 지원했다는 일화가 디엔비엔푸 전투 회고록에 기록되어 있다.이게 그냥 술이 좋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고, 그 날이 외인부대가 대략 120년 전 멕시코에서 단 65명만으로 2,000명의 멕시코군을 격퇴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었는데 하필 기분내기에 딱 좋았을 비노젤이 적진에 떨어진 것. 병사들을 넘어 부대 차원에서 술을 되찾으려고 특공대원을 편성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