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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7 14:55:12

룰치킨

1. 개요2. 설명3. 기타4. 관련 문서

1. 개요

TRPG 용어. 영어권에서는 규칙 변호사(Rules lawyer)[1]라고 불리나, 한국에서는 이런 류의 플레이어는 먼치킨과 혼용해서 칭했기 때문에 이 용어는 수입되지 않았다. 후에 종류를 나눠야 할 필요성이 생기자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태어난 용어가 룰치킨이다. 일본에서는 와만치(和マンチ)라고 한다.[2]

룰을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거나 그 빈틈을 이용하는 식으로 게임을 좀 더 기발하게 만들거나, 자신의 이득을 위해 게임을 쥐흔들면서 게임 마스터(GM)를 골탕먹이는 사람들을 이른다. 상당수 자신의 이익을 이기적으로 노린경우가 많아 GM과 충돌하거나 타 플레이어들의 이득을 침해하는등 부정적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설령 고수가 좋은 의도를 노렸다고 해도 게임 마스터가 자신의 기획의도대로 흘러가지 않게 된다면 게임 자체가 지연되거나 멈출수도 있어 이 또한 환영받는 일은 아니다.

따라서 보통은 룰을 완벽히 꿰찬 고수가 상호 동의하에 순수 재미나 편의성을 개선하는 용도 말고는 자제하는편이 좋다. 이를테면 해당 행동의 결과물이 최종적으로 공격용도로 사용된다면, 앞으로 선행과정을 스킵하고 공격행동으로 간주하자고 제안하는등. 물론 여기서 게임마스터가 받아들일수 없다 판단하면, 즉시 순응할 자세가 되어야 한다. 사실 룰치킨과 창의적인 플레이는 사실 종이한장 차이지만, 결국 GM의 허락을 구하냐 무시하고 강행하냐의 차이가 있다.

TRPG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이런 사람은 꽤 있다.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오는 변호사, 정치인, 사기꾼 등등. 그리고 이곳 나무위키에도 존재해서 규칙에 나오지 않거나 애매하게 적힌 부분을 이용해서(다만 다른 유저의 방어권을 인정하는 등의 기본적인 안전판이 있었다면 룰치킨 취급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그런 기본적인 확인조차 안 한 유저가 다른 유저의 승리를 부정하는 용도로 악용될 수 있다.) 문서를 사유화하거나 다른 이용자들을 골탕먹이거나 역으로 그냥 규정에 없으니 한다고 믿거나 자기가 보기에 좀 불리하다고 상대를 무작정 룰치킨으로 모는 일이 수두룩했다. 덕분에 나무위키 개설 이전의 엔하위키/ 리그베다 위키 당시에 비해 규칙이 상당히 많이 추가된 계기가 되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룰치킨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위와 같이 악의적으로 룰치킨짓을 지속하는 것이 적발되면 사측 관리자에게 최대 영구 차단을 당할 수도 있다. 다만 보통은 그 전에 이를 막기 위한 규정이 마련되기 때문에 흔한 사례는 아니다.

미니어처 게임에도 존재하지만, 그쪽은 대결게임인지라 상대방이 받아들여 주느냐 아니냐가 갈린다. 또 클럽 내에서 더티플레이하는 사람 정도의 이미지가 박히기 때문에 알아서 조심 하거나, 클럽 차원에서 심하면 밴을 먹이거나 한다.

2. 설명

다음은 룰치킨 플레이의 예시이다.
어찌 보면 기발한 발상을 한다는 점에서 루니와도 비슷하다고 생각할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악성 룰치킨들은 근본적으로 시스템의 약점을 악용하면서 얻는 , 특히 전투력에 집착하기 때문에 루니들 같은 기행들에는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룰치킨들은 직접적으로는 스탯, HP, 방어력, 공격력, 높은 레벨의 마법 실력 같은 것들과, 그런 수치들을 올리기 위해 쓰이는 돈, 경험치, 버프 마법, 마법 아이템들 같은 것들이 주요 관심사지만, 루니들은 자기들의 정신나간 행동들의 대한 게임마스터와 다른 플레이어들의 관심과 반응, TRPG특유의 자유도를 한계로 몰아넣는 행위가 주는 반항감 표출, 즐거움등을 중요시한다.

특히 룰치킨들은 거의 필연적으로 세세한 게임 룰에 대한 지식들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런 플레이에 초짜 마스터는 제재를 가하려다 되려 역관광당하기도 한다.

룰치킨은 항상 자신이 룰을 잘 준수한다고 주장하지만, 어떤 TRPG 룰북에든 0번 규칙('Rule Zero')으로 게임 진행자가 법이다라고 못박아두고 있는 점은 일부러 무시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법만 따지는 것이 룰치킨의 전형적인 증세.

그래서 TRPG 회사에서는 룰치킨을 방지하기 위해 자사 제품의 새로운 버전이 나오면 룰치킨들이 교묘하게 이용하는 설정 구멍을 최대한 방지하는 세부항목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다. 버그 플레이어를 막기 위한 온라인게임의 버그패치랑 비슷한 이치. 이 때문에 던전 앤 드래곤의 마법은 후기 버전으로 갈수록 대부분이 너프당하고 활용성과 자유도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는 아니지만 d20 기반의 패스파인더 RPG의 경우를 예로 들면, 앞서 언급된 월 오브 아이언으로 돈놓고 돈먹기가 남용된 탓에 월 오브 아이언으로 소환된 철은 다른 무기나 도구의 재료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제약이 붙어버렸다.

사실 대부분의 TRPG 게임에서는 마스터가 곧 법이며 마스터는 저러한 규칙의 악용을 막을 권리와 의무가 있으므로 룰치킨이 뭐라고 하든 간에 마스터가 재량하에 금지시키면 그만이다. 사실 상습적으로 저러는 자와는 애초에 같이 게임을 안 하는게 낫다.

또한 이러한 룰치킨 성향은 TRPG를 협의의 '게임'으로 오해하는 플레이어에서 자주 발생한다. 애초에 TRPG 룰은 보드게임처럼 완벽하게 맞아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룰을 시스템의 방향성에 맞도록 성실하게 해석해야한다는 전제는 모든 TRPG룰의 기본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룰에 어긋남이 없으니 내 캐릭터의 행위는 정당하다'는 룰치킨의 주장 자체가 TRPG라는 놀이의 의미를 부정하는 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룰의 준수를 무조건 무시하기도 어려운 것이, 룰은 플레이어가 게임 세계와 교류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심지어 게임 마스터보다 먼저 교류하는 방법이다. RPG계에서 초보에게 흔히 하는 말이 룰북부터 읽고 오라는 것 아닌가. 룰은 기본적으로 테이블 참가자 간의 '약속'이고, GM이 이것을 끊임없이 상황에 따라 바꾸는 것은 게임의 피로도를 가중시킨다. RAI (Rules as intended)는 게임 제작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이 룰을 만들었는지 생각하고 룰의 적용과 해석을 그 의도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지 GM이 룰 해석을 상황마다 바꿔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RAI에 대한 테이블의 토론이 모이면, 그 선례에 따라서 일관적으로 룰을 적용해야 한다.

그리고 GM이라고 항상 완벽한 인간은 아니라서, GMPC(게임 마스터가 좋아하는 자캐 NPC) 건드렸다가 '너 끔살' 하는 유치한 일이 적잖게 있다.[12] 다른 경우에는 GM이 자기 생각에 맞게 게임 룰 자체를 수정하는 하우스 룰이 문제가 될수도 있다. GM이 특정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면 밸런스 조정이라고 하면서 별 문제 없던 캐릭터를 쓰레기로 만들거나 특정 직업/종족/빌드의 독창성을 없앨수도 있다. 캠페인 시작 전에 하우스 룰을 정했으면 캐릭터 디자인을 거기 맞춰서 하면 되는데, 만들고 키우고 정든 캐릭터를 갑자기 캠페인 도중에 너프시키면 대응도 못하니 갈등이 훨씬 커질 수 있다. 하우스 룰이 급조된다는 말은 게임 안에서 GM이 문제라고 생각할만한 일이 있었다는 건데, 당연히 이런 하우스 룰들은 온라인 TRPG 커뮤니티들의 집단 지성으로 어느 정도 검증을 거친 게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일반적인 상식을 아득히 넘어서는 편법들은 이런 식으로 막아도 문제가 없지만, 대개는 성급하게 밸런스를 잡으려고 하면 오히려 밸런스를 망치는 일이 더 많다.

던전 앤 드래곤 5판에서 이런 쪽으로 흔히 당한다고 알려지는 직업들이 마법사, 성기사, 도적등이다. 마법사는 그 어느 직업보다도 많은 종류와 수의 스펠들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마법사들이 쓸수있는 스펠들 중에 엄청난 유틸성을 자랑하는 것들이 많고, 심지어 그중 다수를 의식이란 방식으로 주문슬롯이라는 귀중한 자원 소비없이 쓸수있다. 그렇기 때문에 GM들이 만든 장애물들이나 난관들을 간단히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너프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 성기사는 기본적으로 무기를 들고 싸우는 직업이지만 마법을 조금 쓸 수 있고 그 귀하다는 주문슬롯을 소모해서 적에게 폭발적인 타격을 줄수 있는게 특징이다. 문제는 성기사의 마법슬롯은 마법사나 성직자같은 마법 계열 직업들의 1/3 정도밖에 안 되는 걸 갈아서 순간 폭딜을 하는 건데 그 순간의 화력만 보고 성기사 자체를 너프먹이면 대책이 없어진다. 마지막으로 로그는 여러번 공격을 하기보다는 스닉 어택(백스탭)의 대미지 보너스로 강력한 한번의 공격을 하는 직업이다. 문제는 스닉 어택/백스탭 이라는 이름이 암살을 인상하게 만드는 탓에 원래는 아군 한명이 내가 공격하는 적과 근접해있기만 하면 작동하는 스닉 어택 보너스를 숨은 상태의 암살형 공격에만 작용되게 너프당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공격형 직업들과 비슷한 결과를 내려면 매 턴마다 스닉 어택 보너스가 있어야 하게 디자인된 직업에게 전투중에 계속 숨고 암살 하라는 불가능한 조건을 거니 쓰레기 직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게임 룰을 개조하지 않고 그대로 따르면, 최소한 그 게임을 만든 개발자들의 플레이테스트를 통과한 비교적으로 문제없고 밸런스가 맞는 게임을 할 수 있다는 보장이 된다.

반대로, 도덕적 선 성향의 룰 변호사 타입은 그룹에 도움이 되는 일이 적잖게 있다. 룰을 잘 모르는 플레이어나 가끔은 게임 마스터에게까지 룰적인 조언을 해주는 고수 플레이어는 좋은 방향으로 영향을 발휘하는 룰 변호사다. 특히 LG 룰 변호사가 룰에 근거해서 '이러이러한 행동이 가능하다, 선택지가 있다, 가능성이 있다'[13]고 상황을 정리해서 해설해 주면 애드립으로 플레이하던 게임 마스터는 매우 고마움을 느끼며,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도 몰라서 허둥대는 초보 플레이어도 복잡하기 쉬운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거나 하고 싶은 행동을 찾을 수 있으므로 흥미를 유지할 수 있다. D&D와 패스파인더 등은 서플리먼트가 매우 다양하고 방대하게 나오고, 여타 TRPG들도 서브시스템이 붙기 시작하면 이 룰들을 전부 숙지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고 초보나 중수 DM은 자칫 허둥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LG 룰 변호사는 이런 부분에서 인간 백과사전 역할을 기꺼이 행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의의 룰 변호사는 누구에게 이익이나 불이익일지를 따지지 않고 상황에 적절한 룰들에 대해서 설명한다는 것이다. 즉, 자신의 캐릭터에게 불이익이 따른다고 해도 플레이 상황에 적절한 규칙이면 이를 알리고 결과에 따르는 윤리 의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선의의 룰 변호사들은 0번 규칙의 원칙을 따르기에, 고압적으로 무작정 책에 써있는 대로 하라고 하는 대신 GM에게 올바른 룰을 따라가는 것을 권장하지만 최종 결정권은 GM에게 있음을 전제한다. 또한 팀에게 도움이 되는 선의의 룰 변호사가 되려면 눈치도 어느 정도 좋아야 한다. 게임 마스터가 룰을 틀렸다고 해서 시도 때도 없이 룰 토론을 시작하는 것은 게임의 흐름을 끊어서 다른 사람들의 재미를 깎아내리기 때문에, 합의된 룰과 GM의 판정이 얼마나 다른지를 우선 가늠한 후, 정말로 중대한 룰 위반이거나 그로 인한 여파가 너무 클 때 (중요한 캐릭터의 생사가 갈리거나 스토리의 흐름 자체가 영향을 받을 때)가 아니면 그냥 넘어가고 그날 게임이 끝나고 난 후에 게임 마스터에게 이런 룰들이 있었다고 조언해주는 것이 좋다[14].

때문에 룰 변호사적 행위는 GM의 투명성 체크 방법으로 쓰이기도 한다. GM이 뭔가 납득이 가지 않는 판정을 내리는 경우, 룰이 이렇게 있는데 적용하지 않을 거냐고 의견을 제시한 뒤 그 답을 보고 이 GM과 같이 놀아도 될까를 결정할 수도 있다. 플레이어가 적절한 근거와 논리를 제시하며 주장한다면, GM은 마찬가지로 적절한 근거와 논리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쳐 어느 한쪽을 설득하거나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기회비용이 있거나, 뭔가를 무를 수 없는 상황에 엮인 채 규칙을 예기치 않게 무시하게 될 경우,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의도치 않은 손해에 부정적이므로 예상 밖의 손해를 보게 된 쪽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주고, 무언가를 어떻게 변경하여 적용하기로 했다면 그것을 입장과 시기에 상관 없이 일관성 있게 따르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이 문제는 아주 원론적인 것으로, 상호 존중과 규칙 준수 사이의 아슬아슬한 저울질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놀이에는 규칙이 있으나, 그 놀이를 즐기는 것은 사람들이다. 명문화된 규칙을 충실히 지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그 규칙 때문에 즐기는 사람이 불쾌해진다면 놀이가 성립될 수 없다. 그러나,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자고 규칙을 무시해버리는 행태 역시 상대를 불쾌하게 만드는 것은 마찬가지다. 어느 한쪽에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이상 그 게임은 재미있지 않게 된다.

룰치킨 문제를 비판할 때는 "룰을 자기 입맛대로 해석하며 게임의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을 지적하는 것인데, 게임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이라면 이 외에도 존재한다. 룰을 준수하지 않는 루니 플레이어나, 무조건 따를 것을 강요하는 독재형 마스터 역시 룰치킨 문제보다 가벼운 문제가 아닌 것이다. 룰에 쓰여있는 대로 해석하는 룰치킨 행위가 나쁜 것이라면, 게임 마스터가 게임 내적인 권력을 앞세워 룰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 또한 룰치킨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 결국 이런 문제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은 모든 참여자의 상호 존중과 상식에 기반한 합의이다. 만약 이런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다면, 그 플레이를 그냥 포기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자주 언급되는 0번 규칙 역시 게임 마스터의 원활한 진행과 조율을 위한 권위를 인정하는 것이지, 그 사람의 말이 무조건 옳다는 것은 아니다.

파라노이아는 작중 특유의 계급사회 설정이 룰북에도 적용되어 있어서 페이지마다 열람/사용 가능한 계급이 명시되어있으므로 룰치킨 짓이 규칙 차원에서 봉쇄된다. 심지어 플레이어가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의 능력치를 아는 것 자체가 규칙 위반이다.[15] 2023년판에서는 플레이어가 규칙서의 내용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금지된 반역 행위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규칙 차원에서 GM의 말은 지도자 컴퓨터님의 말이므로 무조건 따라야 한다. 국내 발매된 트러블슈터즈판에 포함된 마스터 스크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당신이 대장입니다 모든 규칙은 당신을 위해 존재합니다[16]

3. 기타

일반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룰치킨 플레이의 예시는 바로 높이뛰기다. 사실 높이뛰기란 건 어떻게 해서든 바를 떨어뜨리지 않고 넘기만 하면 이기는 경기인데, 올라간 물체는 떨어지므로 착지에도 신경을 써야만 한다. 운동선수들이 척 노리스도 아니고 2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면 부상을 입는 게 당연한데, 1968년까지 쓰이던 가위뛰기는 앞으로 착지하기 때문에 맨땅에 맨몸으로 떨어져도 낙법도 취할 수 있고 문제가 없다.

하지만 1968년 이후에 딕 포스베리가 개발한 배면뛰기 방식이 문제가 심각한데, 분명 이 방법으로는 넘을 수 있는 바의 높이도 훨씬 높아져서 게임으로 따지면 긍정적이고 기발한 플레이긴 하지만, 떨어질 때 머리부터 떨어지게 되는 심각한 단점이 있다.

경기 규칙 때문에 바 너머에는 충격을 매우매우 완화해 주는 착지 매트가 반드시 깔려 있게 되므로 셀프 파일드라이버를 하든 어쩌든 다치지 않는다. 배면뛰기는 '어쨌든 제시한 높이는 넘었고, 머리부터 떨어져도 살았으니 된 거 아니냐'는 마음가짐으로 만들어낸 점프다. 선수의 안전을 배려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착지장 규정을 극도로 이용한 일종의 룰치킨 플레이이며, 따라서 전기가 흐르는 높이 2미터 철조망 우리에 갇혔을 때 철조망을 뛰어넘어 탈출하고 생존할 수 있는 사람(=실질적으로 '높은 벽을 넘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2미터 5cm 뛰는 가위뛰기 선수지 2미터 30cm 뛰는 배면뛰기 선수가 아니다. 배면뛰기 선수도 철조망 자체는 뛰어넘을 수 있겠지만 경기장이 아닌 한 매트리스가 있을 리 없고, 제대로 낙법을 취하지 못한 배면뛰기 선수는 크게 다치거나 죽을게 뻔하기 때문이다.

실전 무술에서 스포츠로 변모한 격투기 종목에서도 이러한 룰치킨적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검도로, 점수가 되는 머리 판정을 피해 목만 까닥까닥하는 플레이를 들 수 있다. 격투게임으로 치면 검도 시합에서는 피격판정이 어깨에 존재하지 않는 것. 이러한 플레이는 스포츠적인 요소로 보면 괜찮겠지만 실전적인 면에서 보자면 치명적이다. 실전에서는 몸 어디던 칼을 맞으면 큰일난다. 프랑스에서는 비슷한 경기 양상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의 펜싱 종목에 라이트세이버를 도입하여 칼날이 몸에 닿으면 무조건 득점인 규칙을 시험하고 있다. 올림픽 태권도 역시 대결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전자호구를 채택한 것의 부작용으로 대다수의 참가자들이 화려한 날아차기 같은 기술보다는 안전하게 득점이 가능한 기술을 선호하여 발펜싱이라는 비아냥을 듣게 되었다.

진정한(?) 룰치킨은 1924년 파리 올림픽 남자 육상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였던 해럴드 오스본(Harold Osborn : 미국)이다. 오스본은 가로대를 손으로 잡아 눌러서 가로대가 떨어지지 않게 한 것이다. 오스본은 이 편법을 이용해서 1.98m라는 올림픽 기록을 세웠다. 이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은 당시 가로대를 잡는 행위에 대한 규칙이 아예 없었기 때문. 이후 가로대를 기둥 안쪽으로 옮기는 방향으로 디자인이 바뀌어 이 기술은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17]

미니어처 게임에서도 이런 행태는 당연히 존재한다. 다만 경쟁이 우선시되는 게임인 만큼 가끔씩 질서 선 룰 변호사가 이런 룰치킨을 뼈아프게 응징하는 경우가 생긴다. 워해머 40k에서 게임을 시작할 때 병력을 투입하는 절차가 있는데, 양 플레이어가 모든 병력을 투입하거나 병력을 투입할 공간이 없을 때까지 계속 한다. 해당 룰치킨 플레이어는 첫 턴에 유닛 배치를 하지 않고, 상대는 계속 유닛을 투입해야 할 수밖에 없으니 상대가 모든 유닛을 투입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모든 유닛을 배치한 상대방의 전열에서 약한 부분을 찾아 자신의 모든 유닛을 집중시켜 쏟아붓는 전술을 쓰던 플레이어였다. 이 전략을 알고 있었던 상대 플레이어는, "상대방 분대의 일정 거리 내로 지원군을 배치할 수 없다" + "일반 유닛은 전장의 특정 방향에서만 진입할 수 있다" + " 정찰병(스카웃)은 적 분대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곳에 마음대로 배치할 수 있다"는 규칙을 조합하여, 정찰병으로 상대방의 진입로를 막아 규칙상 적 분대가 아예 진입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판정패를 유도한 것이다. 저 룰치킨 플레이어는 아웃플랭크(전장 진입 방향을 일정 확률로 마음대로 결정)나 딥 스트라이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아미 구성이어서 이렇게 져도 할 말이 전혀 없는 상황.[18] 이후 판본에서는 절반 이상의 유닛을 무조건 배치하고, 시나리오에 따라 전장 전체에 골고루 승점 목표물을 배치하며 각 플레이어별로 배치 구역을 제한하도록 규칙이 바뀐다.

범용룰 겁스는 레벨 대신 CP라는 제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숙련자가 될수록 룰의 각종 자질구레한 사항을 이용할 수 있어 룰치킨이 되기 쉽다. 겁스가 장애인 양산 게임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이것인데, 몸에서 쓰이지 않는 부분을 장애 처리하면 CP가 줄어들기 때문에[19] 결과적으로 효율적인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 일부러 장애인 캐릭터를 만드는 사람이 많다. 다만, 겁스 룰에서는 플레이어들이 플레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단점을 선택해서 CP를 조절하는 것을 허락하지 말라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고,(예를 들어, 여자가 등장하지 않는 시나리오에서 남성 이성애자 캐릭터가 '호색한' 단점을 선택해서 공짜 CP를 얻으려고 한다면 마스터는 해당 단점을 불허할 수 있다.) 겁스의 단점이라는 것들이 주는 CP량에 비례해서 워낙 무서운 것들이 많기 때문에 마스터가 작정하고 룰치킨질을 막으려고 하거나, 얻은 보너스에 비례하는 패널티를 가하려고 한다면 충분히 가할 수 있다. 결국, 룰치킨의 깽판은 마스터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서 심화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비슷하게 캐릭터 메이킹 과정에서 부정적 특징을 부과하고 경험치인 카르마를 받을 수 있는 섀도우런은 아예 GM이 캐릭터 메이킹 과정에서 캠페인에서 쓰이지 않을 부정적 특징은 허용하지 않거나 허용한다 해도 보너스 카르마를 주지 않도록[20] 규정하고 있다.

4. 관련 문서



[1] 영미권, 특히 미국에서 변호사가 법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고 이용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탓으로 추정된다. 변호사 유머 변호사 되지 말아요 참조. [2] 어원인 먼치킨을 서양 먼치킨(西洋マンチキン)의 약칭인 요만치(洋マンチ)라고 칭한 뒤, 한국의 룰치킨에 해당하는 용어를 이에 대응시킨 것. 물론 이쪽 용어가 만들어진건 룰치킨보다 이쪽이 먼저다. [3] 이렇게 소환되는 양은 최소 10톤 이상으로 수천 gp 분량에 해당한다. 물론 그렇게 소환된 걸 뜯어서 파느니 그냥 다른 임무를 해결하는 게 더 나을테고, 제대로 된 DM이라면 플레이어가 이런 짓을 벌일 때 벽을 휴대용 구멍에 넣기 전에 들어서 집어넣어봐라고 할 것이겠지만. [4] 다만 이렇게 소환된 철 덩어리를 팔아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이걸 재료로 다른 아이템으로 변환시키는 패브리케이트 마법을 걸어서 아군 민병대에게 줄 칼이나 방패를 만들어 외적의 습격에 대비하게 한다 같은 거라면 모범적인 롤플레이가 된다. 사리사욕을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는 PC의 성격을 고려하면 월 오브 아이언을 쓸 수 있는 11레벨 이상 위저드가 소중한 6레벨 + 5레벨 슬롯을 써주고, 그 결과물로 생성되는 수천gp 분량의 무기를 일반 병사에게 제공하는 것은 매우 박애적인 행위이다. 사실 무기로 바꿔서 팔 생각을 해봐도 그 시간에 의뢰를 도는 게 더 이득이긴 하다. [5] 아크 판타지 소설 마왕전기에서 나왔던 방법. [6] 텔레포트 계열 능력이 세계관 차원에서 금지된 섀도우런에서 주로 쓰이는 방법이다. [7] HP가 -10으로 떨어지면 보통 캐릭터는 죽지만, 죽는 순간을 지연시키는 마법이나 아이템을 쓴 후에 물에 풍덩하면 HP가 회복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DM은 "HP가 0 또는 현재 수치 중에서 낮은 수치를 따른다"고 하우스 룰을 붙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슈퍼 마리오 64에서도 쓰이는 방법이다. [8] 사실 이 방법은 D&D 4e부터 고쳐져서 불가능 해졌고, 적들이 확인사살을 해서 10 HP만 깎으면 바로 죽이는 아주 간단한 파훼법이 있다. 거의 다 죽은 애를 계속 살리는데 적들이 바보가 아닌이상 계속 방치하는 것이 말이 안되기도 하고. [9] 문제는 확인사살을 하기 시작하면 게임의 난이도 자체가 상당히 오르게 되고, 플레이어들이 아끼는 캐릭터가 허무하게 죽기가 쉬워진다. 거기에 어떤 적들은 확인사살을 하고 (인간 악당 같은 지능적인 적), 어떤 적들은 안하는지 (좀비 같은 무지능 적들)를 일일이 따져봐야 하고, 언제 누구의 캐릭터에게 확인사살을 하는지에 따라 메타게이밍, 편파판정 등의 갈등이 생기기 쉽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하드코어가 아닌 게임들에서는 대부분 암묵적인 합의로 확인사살을 쓰지 않는다. [10] 그것도 신들 중 하나가 아니라 거의 절대 신 수준의 경지이다. 모든 신적 능력, 종족(괴물 포함) 특별 능력, 모든 마법을 다 쓸수있고, 체력도 무한이고, 속도도 무한(?)이고, 사거리도 무한이다. 심지어 타 차원들도 이 사거리에 포함된다. 게다가 턴제 게임에서 자기 턴에 무한하게 행동할수 있다는 최강의 능력도 있다. [11] 사실 이 빌드를 구상한 사람도 실제 게임에서 쓰기위해 만든게 아니고 그냥 재미삼아 해본 것이라고 한다. [12] 영미권 TRPG 플레이어들은 어떤 이유든 이렇게 게임 마스터가 빡쳐서 플레이어 캐릭터들을 몰살시키는 행위에 대한 'Rocks fall, everyone dies'라는 클리셰도 있다. [13] TRPG는 게임이므로, 다 같이 게임을 즐기는 입장에서는 특정 행동이나 결과가 불가능하다고 못박는 것보다는 선택지를 제시하며 플레이어와 GM의 재량권을 늘려주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14] 이상적으로는 그렇지만, 종종 사소한 룰 미스 하나가 나비효과로 이상하게 굴러가는 상황도 있기 때문에 눈치가 더욱 중요하다. [15] 파라노이아 설정상 GM의 계급은 가장 최고위의 UV고 PC의 계급은 Red로 시작하는데, 룰북의 내용에 열람 가능한 계급이 표시되어 있다. 그래서 PC가 GM 등급(Clearance: Ultraviolet) 내용을 가지고 직접 태클을 걸거나 해당 내용에 대해 지나치게 해박하다는 사실이 은유되면 나머지 플레이어들에게 조리돌림당한 후 처형되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 기밀을 누설했다는 죄목으로 게임 오버를 당할 수도 있다. [16] 이 뒤에 계속되는 내용이 있다. 좀 더 재미를 보기 위해, 모두를 즐겁게 하기 위해 규칙을 변경하거나 한껏 무시하십시오. 명심하십시오. 당신은 규칙위에 서 있지만 재미는 그런 당신위에 서있습니다. 참고로 저 강조폰트는 원문에도 그대로 강조되어 있다. 즉, 이는 GM의 무제한의 권리를 인정하는 동시에 게임인 이상 모두가 즐기는 것을 잊지말고 플레이 할 것을 말하고 있다. [17] "올록볼록 올림픽" 콜먼 마이클, 주니어김영사, 116-117 [18] 즉, 달리 보면 룰치킨을 룰치킨으로 방어한 상황. 물론 먼저 시비를 걸었으니 할 말은 여전히 없겠지만. [19] 단점을 선택하면 그 단점에 해당하는 패널티를 얻는 대신 CP에 여유가 생긴다.(총 CP량이 곧 그 캐릭터의 강력함의 척도이므로, 단점으로 약해진 만큼 다른 능력을 얻을 수 있는 CP를 주는 것.) 그러면 그 CP로 유용한 능력이나 장점, 기능을 얻을 수 있다. 이를 악용해서 플레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단점을 붙여서 CP를 낮추고 그걸로 유용한 장점을 얻는 것. [20] 우주로 가지 않는 시나리오에서 우주 멀미를 허용하지 않거나, 특징을 적용해도 보너스 카르마는 주지 않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