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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와일더(Wilder)는 TRPG 체계 《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 그 중에서도 D&D 3.5에 나오는 초능력 계통 기본직이다.《확장된 초능력 안내서(Expanded Psionics Handbook, XPH)》에서 처음 소개되었고, d20 SRD에 수록되어있다.
2. 특징
다른 모든 초능력 계통 클래스들이 명상과 훈련을 통해 초능력을 갈고 닦는 것과 달리, 와일더는 초능력이 제어할 수 없는 수준으로 폭주하여 능력을 발휘한다는 설정이다. 이 때문에 소서러와 마찬가지로 매력 기반 발현자(manifester)이다.발현 폭주( 와일드 서지, Wild Surge)라는 능력을 통해 발현자 레벨을 끌어올리는 것이 주된 능력이다. 발현자 레벨은 곧 초능력의 위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고레벨의 발현 폭주를 하는 와일더만큼 한 방 화력이 좋은 발현자 클래스는 드물다. 20레벨을 끝까지 찍은 와일더는 발현 폭주로 레벨에 +6 보너스를 받아 26레벨 발현자(!)처럼 초능력을 발현할 수 있다.
2레벨에 받는 접촉 회피(Elude Touch) 능력은 접촉 AC에 매력 수정치를 더하는 능력으로, 여간해선 올리기 힘든 접촉 AC를 크게 늘려주는 좋은 능력이다. 와일더 레벨이 높아지면 폭주하는 희열(Surging Euphoria)이라 하여 발현 폭주를 할 때 명중 굴림, 피해 굴림, 내성 굴림에 보너스를 받는데, 이를 살려 의외로 근접전 능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 날뛰는 정신(Volatile Mind)은 자신에게 정신감응 초능력을 쓰는 발현자의 파워 점수를 지우는 능력인데, 별달리 주목받지 않는다.
이렇게 쓰고 보면 단순히 쓰기 재밌는 클래스인 것 같은데... 사실 초능력 계열 뿐 아니라 모든 발현자 클래스를 통틀어서 운용 난도가 제일 높은 클래스로 손꼽힌다. 20레벨이 될 때 까지 받을 수 있는 초능력은 고작 11개(!!!)라 모든 발현자 클래스 중에서 범용성이 가장 떨어지기 때문이다.[1] 공격 초능력과 자기 방어용 초능력 몇 개만 배우면 더 이상 아무것도 배울 수 없는 수준이라, 초능력 하나하나를 낭비할 여력이 없이 정말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그나마도 학파 초능력이 아닌 사이언/와일더 초능력 목록에서만 골라야 하는지라 학파 초능력을 배우고 싶으면 재주를 쓰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발현 폭주에 따라붙는 기력 상실(Psychic Enervation)이라는 부작용 때문에 꺼리는 플레이어도 있다. 폭주로 끌어올린 발현자 레벨 당 5%의 확률로 기력을 상실하는데, 다음 차례에 행동할 수 없는 기절 상태가 되고 기본 발현자 레벨만큼의 파워 점수를 잃어버린다. +3 이상의 폭주는 쓰는 것 자체가 도박이 되어버린다. 물론 기력 상실의 부작용을 완화해주거나 없애주는 재주나 종족 조합이 있으니 찾아보면 사정이 조금 나아진다.
이렇게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나뉘는 클래스다보니 와일더에 대한 의견도 플레이어마다 제각각으로 달라진다. DM 입장에서 허용해도 안심할 수 있을 정도로 균형이 딱 적절하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범용성이 너무 떨어지다 못해 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는 입장 역시 있다. 종종 균형을 맞춘다는 명목으로 자체제작 와일더를 만드는 경우도 꽤나 있다.
현재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와일더의 변형판인 학자 와일더(Educated Wilder)는 날뛰는 정신을 받을 자리에 널리 보는 지식(Expanded Knowledge) 재주를 대신 받는데, 정말 가뭄에 단비 같은 학파 초능력을 배울 수 있게 해줘서 제일 인기가 좋다. 그 외에도 서드파티이기는 하지만 Dreamscarred Press(DSP)의 변형판이나 패스파인더 RPG의 변형판도 참고해볼만하다.
3. 활용법
가장 단순한 활용법은 와일더를 순수 발현자로 쓰는 것이다. 이 경우 공격 초능력으로 쓸 만한 공격력을 갖출 수 있고, 매력이 주요 능력치이기 때문에 소서러와 같이 교섭 상황에 어느 정도 끼어들 수 있다. 교섭을 정말 하고 싶으면 외교술(Diplomacy)을 클래스 기술로 받는 DSP의 와일더를 써보자. 영어로는 Social Wilder라 부른다.《완전한 초능력자(Complete Psionic, CPsi)》 딸림 책(supplement)에 나오는 혼돈의 사제(Anarchic Initiate) 상위직을 얻으면 발현 폭주 능력을 정상적으로 늘릴 수 있고, 발현 폭주를 할 때 혼돈의 폭주(Chaotic Surge) 능력을 통해 공격 마법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서 정말 와일드한(...) 운용이 가능하다.
《페이룬에 대한 플레이어용 지침(Player's Guide To Faerûn, PGTF)》에 등장하는 인식 도둑(Cognition Thief) 상위직을 얻으면 정신감응에 특화된 특이한 와일더를 육성할 수 있다. 발현자 레벨이 많이 까여서 슬프기는 하지만, 대신 정신감응 학파 초능력과 각종 정신 지배 능력을 왕창 받기 때문에 발현자 레벨 자체보다는 초능력의 개수에서 딸리는 와일더라면 고려할만하다.
의외로 마전사 계통으로 나갈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대개 슬레이어 상위직과 폭주하는 희열 능력에 의존하고, 초능력으로 근접전 능력을 보조하는 형태이다. 발현자가 많은 일행에서 주로 몸빵과 근접전, 전장 통제를 맡게 된다. 영어로는 Gish Wilder라 부른다.
인격분리(Schism) 초능력과 조합이 잘 맞는다. 인격을 분리한 상태에서 보조 인격은 본체보다 발현자 레벨이 낮은데, 보조 인격이 발현 폭주를 하면 발현자 레벨을 더 늘릴 수 있고, 설사 보조 인격이 기절하더라도 본체는 파워 점수만 까이고 멀쩡하게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