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rondel dagger. roundel dagger라고도 쓴다. 런들, 론델, 라운들 등등으로 읽는다.중세 후기(14세기경 부근)에 기사와 중장병 계급이 흔히 쓰던 단검이다. 이전 세대에 쓰던 미제리코드 류의 '기사의 단검'의 후계형에 속한다.
2. 설명
형태는 말 그대로 강철 송곳. 칼날은 30㎝ 내외로 상당히 긴 편이고, 단면은 다양해서 다이아몬드형이나 렌즈형, 때로는 삼각형이거나 아예 칼날이 없는 둥근 송곳형인 것도 흔했다. 날이 있더라도 빵이나 자를 정도일까, 베는 성능은 전혀 기대하지 않는 구조로 만들었으며, 게다가 폼멜 부분은 작은 것도 아니라 커다란 원반형(런들/라운델 대거라는 이름이 이것 때문에 생겼다)으로 생겨먹었고, 종종 퀴용 부분보다 더 크기도 하다.그래서 런들 대거를 세이버 그립으로 쥐고 베는 식으로 쓰는 건 무리이고, 해머 그립으로 쥐고 낮게 찌르거나, 아이스픽 그립으로 높게 들고 내리찍는 용법으로 쓴다( 나이프 파이팅 문서 참고).
보통 중세인들이 빵하고 고기 잘라 먹으려고 갖고 다니던 유틸리티 나이프와는 많이 다른 물건이고, 사실상 무장 전투와 비무장 전투 양자에 쓸 수 있는 대 갑주 단검이다. 사슬 갑옷은 그냥 힘껏 찍어버리면 송곳처럼 뚫어버리고, 판금 갑옷은 갑옷 틈새에 쑤셔 넣을 수 있다.
14세기부터 흥행한 중세 검술 서적에서 전투 레슬링 체술과 함께 이 단검을 사용하는 장면이 흔히 나온다. 딱 보면 그림이 나오는 게, 롱소드 들고 두 사람이 칼싸움하다가 몸이 부딪혀서 체술을 거는 간격에 들어가면 옆구리에 찬 런들 대거 꺼내서 힘껏 내리찍는 식이니, 과연 이런 송곳형으로도 전혀 문제없을 듯하다.
태생적으로 보면 군용일 것 같지만, 뜻밖에 상인 등 중류계층도 휴대하는 장면이 15세기 그림 등에 자주 보인다. 아마 이 시기에 상당히 유행을 탔거나, 아니면 갑주를 입은 적에 대한 대비책으로 체술과 함께 사용하는 이 단검의 전투적 용법이 상당히 대중적으로 퍼졌을 가능성, 그리고 중세 복장이 워낙 두껍다 보니 길고 뾰족한 걸로 찌르지 않으면 치명상을 입히기 어려웠을 거라는 점[1] 등이 두루 점쳐진다.
[1]
실제로
2차 대전
러시아군의
총검도 뾰죽한 송곳형이 흔한데, 러시아의 기후 때문에 옷이 워낙 두툼해서 이렇게 찌르는 물건이 아니면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두꺼움은 중세의 양모나 두껍게 겹친 모직 옷, 갬버슨 등과 맞먹는다.
제1차 세계 대전 때의
트렌치 나이프 등도
트렌치 코트+구식 군복 형태의 두꺼운 옷을 뚫기 좋은, 너클 달린 송곳 같은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