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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2-15 20:34:33

독군자



1. 개요2. 행적3. 무공

1. 개요

"너··· 누가 네 독물 근처에 있던 사람인가 아닌가 알 수 있어?"
"알 수 있다. 내가 조제한 독물에는 나만 제조할 수 있는 독자적인 향을 심어놓으니까. 그 냄새는 주변으로 빠르게 번지고, 사람의 몸에 한 번 배어들면 몇십 년이 지나도 쉽게 지워지지 않아"
"······몇십 년이 지나도!?"
"당연하지. 독술가에게 그 정도 조향(調香)은 기본이다!"
- 『녹림대제전』의 왕삼구와 독군자의 대화 중에서 발췌.
풍종호의 무협소설 『 녹림대제전(綠林大帝傳)』에는 독술가로서 최고라는 독왕(毒王)의 경지를 꿈꾸는 은씨 가문의 반항아가 있다. 그는 강호에 널리 알려진 칠홍(七虹)이라는 일곱 자루의 무지갯빛 칼 중 녹림의 산인(散人)에게 전해졌다는 독을 머금은 녹무(綠霧)를 두른 칼인 군자대도(君子大道)를 소유하여 독군자(毒君子)라 불린다. 특히나 주안술(駐顔術)에서 자신만의 뛰어난 비전을 가지고 있어서 본 편에서는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새파랗게 어린 낯짝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외모만으로 알아보기가 쉽지 않은 대신에 독을 다루다 보니 약초와 의학에 매우 밝아 몸에서 100가지 이상의 약초와 독초가 섞인 듯하면서도 또렷한 향이 나는 큰 특징이 있다.

2. 행적

900여 년 전 독왕을 인생의 호적수로 여겼으나, 끝끝내 넘을 수 없었던 백고신군(百蠱神君)을 시조로 하는 은씨 가문에서 엇나간 자식의 혈육이었던 독군자는 미동(美童)[1]으로 키워진다. 주안술과 방중술(房中術) 같은 것들만 배우던 중에 운이 좋게 상승(上乘)의 심법이 포함된 옥영공(玉嬰功)[2]의 비결을 얻어 집안 한 구석에 감금된 삶에서 벗어나 독술가로서 살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나름대로 성취가 빨라 기대주로 성장한 그는 독왕을 능가하겠다는 가문의 비원을 받아들인다. 그리하여 젊을 때는 호기가 하늘을 찔러 녹림삼가(綠林三家)와 대적하며 녹림에서 설쳐대 독서생(毒書生)이라 불리기도 한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독왕의 그림자는커녕 상승의 독공(毒功)에 입문도 못한 독군자는 절망한다. 그래서 꿈은 포기한 상태로 그저 독왕의 절기가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기수식에 해당하는 무공이라는 오독신수(五毒神手)만이라도 완성하려 노력한다. 그런데 고정된 하나의 독성만을 다루는 독사장(毒砂掌)에 다섯 가지 독성을 중첩하면 되는 것으로 얕보았다가 큰 코만 다친다. 더구나 이 잘못된 방법을 가문이 독군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몰래 공유해 다섯 가지 독성을 가진 독사장을 완성하였다 하니, 그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3]

가문에서 나와 녹림에서 수십 년을 구르던 독군자는 은신처에서 정기적으로 약초를 구입하는 대룡채 일행을 만나던 어느 날, 세상의 당연한 이치를 마음대로 다루는 절세고수(絶世高手) 왕삼구를 만난다. 주안술 때문에 엄청나게 두들겨 맞고 똥까지 지리는 굴욕까지 당했음에도, 어림짐작조차 할 수 없는 대단한 기량을 소유한 왕삼구의 행동에 불현듯 깨달음을 얻어 그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그토록 고대하던 오독신수를 완성한다. 갑자기 찾아온 말로만 듣던 기연 같은 상황, 조금이라도 더 배움을 얻으려고 함께하는 동안 그는 최선을 다해 왕삼구가 원수를 찾는 것을 도와준다.

단순히 코로 냄새를 쫓는 것이 아닌 지난 세월 동안 새겨진 기척을 찾는 약사 노릇을 하며 왕삼구가 음마문(陰魔門)의 태상장로를 찾는 것을 도와준 결과 한 번 더 진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강시마군(殭屍魔君)이 강시를 만드는 것에 일조하여 시체의 혈맥과 장기를 기우고 직접 약을 치는 등 색다른 경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비록 실수가 겹쳐 제어할 수 없는 괴이한 독철시(毒鐵屍)를 만들어냈을 뿐이지만······.

본 편이 마무리되면서 더는 독군자의 행적이 밝혀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왕삼구의 덕을 제대로 봤는지 『 검신무(劍神舞)』에서는 그가 고안한 다양한 절기가 은씨 가문에 전승이 된다.

3. 무공


[1] 가문에서는 미동으로 키우면 나중에 써먹을 곳이 있지 않겠냐는 심산이었다. [2] 은(殷)나라 시절 왕가의 비빈(妃嬪)이 청춘과 미모를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창안된 기예이다. 애초에 높은 경지를 생각하지 않은 것이 만들고 나니 상승의 심법이어서 정작 비빈들 중에는 제대로 익힌 사람이 없었다. 유일하게 완성한 한 명이 달기였다고······. 이렇게 알려진 것과는 달리 독군자가 얻은 책자에는 달기가 옥영공을 창안하고 단련해서 얻은 미모와 매력으로 왕가에 들은 것으로 쓰여 있었다고 한다. [3] 사실상 은씨 가문의 무능함을 드러낸다. 아무리 시조의 절기를 못 얻었다지만, 900여 년이 지나도록 몸 내부에서 직접 독을 생산하는 상승의 독공에 대하여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정말이지 한심함 그 자체이다. 『검신무』에서 독곡이 은씨 가문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은 당연하다시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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