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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E2E0E1><colcolor=#8B1614> 데미안 Dem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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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삼연 포스터 | |
제작 |
<colbgcolor=#fff,#1c1d1f>컨텐츠원 (2020) 낭만바리케이트 (2023) |
원작 | 헤르만 헤세 |
작·작사 | 오세혁 |
작곡 | 다미로 |
연출 |
이대웅 (2020) 오세혁 (2023) |
안무 | 이현정 |
공연장 |
초연:
유니플렉스 2관 재연: 드림아트센터 3관 삼연: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4관 |
공연 기간 |
초연: 2020.03.07 ~ 2020.04.26 재연: 2023.01.15 ~ 2023.03.26 삼연: 2024.04.08~ 2024.06.30 |
관람 시간 | 90분 |
공식 계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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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폐허에서 빛나는 별
대한민국의
창작 뮤지컬.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이 원작이다.2. 시놉시스
젊은 군인 싱클레어가 전쟁터의 폐허에서 죽어간다. 동료들은 저마다 다른 얼굴로 이미 죽음을 맞았다. 홀로 남은 싱클레어는 자신의 미래를 알 수 없어 두려움에 떤다.
그때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나타난다. 전쟁을 초월한 듯 유유히 걸어오는 그를 보며 싱클레어는 잊었던 옛 얼굴이 떠오른다.
싱클레어는 어둠 속의 보이지 않는 얼굴과 대화를 하며 자신의 과거를 천천히 여행하기 시작한다. 여행이 시작되며 폐허의 흔적은 과거를 향해 다시 건설된다.
모든 과거를 거치고, 다시 무너진 폐허 속에서 싱클레어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때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나타난다. 전쟁을 초월한 듯 유유히 걸어오는 그를 보며 싱클레어는 잊었던 옛 얼굴이 떠오른다.
싱클레어는 어둠 속의 보이지 않는 얼굴과 대화를 하며 자신의 과거를 천천히 여행하기 시작한다. 여행이 시작되며 폐허의 흔적은 과거를 향해 다시 건설된다.
모든 과거를 거치고, 다시 무너진 폐허 속에서 싱클레어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3. 등장인물
4. 줄거리
5. 넘버
5.1. 초연
1. 폐허2. 두 개의 세계
3. 죄의 고백
4. 꿈의 독백 1(underscore)
5. 카인
6. 꿈의 독백 2(underscore)
7. 허용된 신
8. 아브락사스
9. 얼굴의 주인
10. 이어진 꿈
11. 별을 향한 추락
12. 탄생을 위한 죽음
13. 실존투쟁
14. 폐허, 너머
5.2. 재연
0. 레퀴엠
1. 폐허
2. 두 개의 세계
3. 죄의 고백
4. 꿈의 독백 1
5. 카인
6. 꿈의 독백 2
7. 허용된 신
8. 아브락사스
9. 소멸의 탄생
10. 얼굴의 주인
11. 이어진 꿈
12. 별을 향한 추락
13. 탄생을 위한 죽음
14. 꿈의 독백 3
15. 실존 투쟁
16. 폐허, 너머
- 【가사/접기】
- ||Kain, Abel, Anima, Animus
Licht, Kosmos, Gnosis, Abraxas
Selbst, Schatten, Demon, Demian
Kain, Abel, Anima, Animus
Licht, Kosmos, Gnosis, Abraxas
Selbst, Schatten, Demon, Demian||
1. 폐허
- 【가사/접기】
- ||싱클레어
데미안
총알은 별처럼 쏟아지고
폭발은 구름처럼 치솟아
핏물이 강처럼 흐르고 흘러
죽은 자의 바다에서 만난다
어둠이 천천히 입맞추고
침묵이 차갑게 오고 나면
두 눈이 천천히 감기는 순간
별처럼 날 찌르는 하나의 이름
세계가 무너진다
나는 부서진다
세계가 사라진다
나는 너를 떠올린다
천 개의 별이 비추는 하나의 눈빛
데미안
천 개의 별이 비추는 하나의 눈빛
싱클레어
천 개의 구름이 그리는 영원의 숨결
데미안
천 개의 구름이 그리는 영원의 숨결
싱클레어
어둠을 뚫고
싱클레어데미안
침묵을 깨고
내게로 다가오는 그림자||
2. 두 개의 세계
- 【가사/접기】
- ||싱클레어
그때도 넌 어둠 속에 있었지
밝음과 맑음 사랑과 믿음
부드럽고 따뜻한 대화
깨끗이 닦은 손 구김 없는 옷
더러울 정도로 깨끗한 세계
아침에 외치는 감사의 기도 아멘
주일에 부르는 찬송의 노래 할렐루야
의무 책임 양심 고백 용서 원칙 배려 존경
이 숨막힐 정도로 정돈된 우주
선이라는 울타리 도덕이란 우월감
토하고 싶어 비명을 지르고 싶어
만나고 싶어 금지된 것들을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울타리 너머의 세계를
그 아이의 이름은 프란츠 크로머였다.
크로머
어둠과 얼룩 공포와 두려움
술 취해 내뱉는 욕설과 폭력
살인의 협박과 자살의 유혹
아름다울 정도로 끔찍한 세계
저기 강물에 휩쓸려온 쓰레기들이 보이지? 쓸 만한 것이 보이면 뭐든 가져와.
도살장에서 들리는 짐승의 비명
크로머싱클레어
아멘
크로머
사형대에서 울리는 죄인의 절규
크로머싱클레어
할렐루야
크로머
분노 질투 음모 욕망 원망 저주 복수 복종
이 황홀할 정도로 잔인한 우주
선이라는 울타리 도덕이란 우월감
토하고 싶어 비명을 지르고 싶어
만나고 싶어 금지된 것들을
크로머싱클레어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울타리 너머의 세계를
싱클레어
선이라는 울타리
크로머
부수고
싱클레어
도덕이란 우월감
크로머
불태워
싱클레어
토해내버려
크로머
비명을 질러버리면 나의 찬송가
싱클레어
나의 기도문
크로머싱클레어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울타리 너머의 세계를||
3. 죄의 고백
- 【가사/접기】
- ||싱클레어
고백할게. 죄를 너희와 공유할게. 그러니까 나는··· 도둑질을 한 적이 있어.
그래 난 훔쳤어 이 두 손으로
그때의 감촉이 지금도 생생해
강 건너 과수원의 황금빛 사과
라이네테, 골드파르메네 최고의 품종
그래 난 그 사과를 며칠 동안 노렸어
어린 양을 기다리는 늑대처럼
두려움은 없었어 죄의식도 없었어
그저 저지르고 싶었어 바로 너처럼
달마저 사라진 깊은 밤 그곳으로 향했지
나무에 매달린 선악과를 거칠게 뜯어냈어
열매가 추락하고 가지가 비틀리고 뿌리가 흔들렸지
그저 저지르고 싶었어 바로 너처럼
그래 난 훔쳤어 이 두 손으로
그때의 감촉이 지금도 생생해
강 건너 과수원의 황금빛 사과||
4. 꿈의 독백 1
- 【가사/접기】
- ||싱클레어
나는 꿈을 꾼다. 집으로 걸어가며 눈물을 흘린다. 눈물이 홍수처럼 흘러 신발을 적신다. 두 다리가 무거워진다. 주저앉는다. 눈물이 강물처럼 불어오른다. 발목을, 무릎을, 허리를, 어깨를, 마침내 목까지 잠긴다. 죽어버릴까 생각한다. 무섭다. 죽음이 무서운 게 아니다. 죽은 후에 어떻게 될지 몰라 무섭다. 눈물을 간신히 헤치고 집에 온다. 아버지가 나를 빤히 바라본다. 기대한다. 아버지가 내 죄를 눈치채주기를. 아버진 내 젖은 신발만 걱정한다. 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 순간, 아버지보다 우월하다고 느껴진다. 아버지의 무지를 경멸하고 싶어진다. 저녁 식사를 하며 기도를 한다. 나는 고백하지 않았다. 죄책감과 쾌감이 동시에 나를 감싼다. 내 가족은 내 비밀을 모른다. 오직 크로머만이 내 비밀을 안다. 나는 크로머와 이어져 있다.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나는 주인을 따르는 짐승처럼 크로머에게 달려간다. 크로머가 손을 내민다. 나는 내 소중한 것을 건넨다. 크로머가 만족한다. 크로머가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크로머가 손을 내민다. 나는 내 소중한 것을 건넨다. 크로머가 만족하지 않는다. 크로머가 내 뺨을 내리친다. 크로머가 손을 내민다. 나는 내 소중한 것을 건넨다. 크로머가 만족한다. 크로머가 내 볼을 쓰다듬는다. 그렇게 매일, 같은 지옥이 반복되고, 나는 더욱더 충실한 짐승이 되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크로머가 손을 내민다. 미안. 이제 더 줄 것이 없어. 아니? 넌 아직 줄 것이 남아 있어. 난 너의 누나가 마음에 들어. 안 돼, 그런 말은 하지 마. 우리 누나는 나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사람이야. 안 돼, 제발. 우리 누나는 너처럼, 나처럼? 너는 나를 경멸하고 있구나? 아니야, 난 너를 존경해. 실망이야. 너랑 나는 이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랑 나는 이어져 있어. 그러니까 제발, 우리 누나를 데려오라는 말은 하지 마. 우리 누나는 우리 집에서 제일 착해. 우리 누나는 내 목숨보다도 소중해. 네 목숨보다도 소중해? 그럼 네 목숨과 바꿀 수 있어? 그건, 대답해, 그건, 대답해! 나는 대답하지 못한다. 크로머가 비웃는 얼굴로, 천천히 칼을 꺼낸다. 나에게 다가온다. 한 손으로 나를 안고, 한 손으로 나를 찌른다. 따뜻함과 서늘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나는 비명 같은 신음을 내뱉는다. 그렇게 나는 죽는다.||
5. 카인
- 【가사/접기】
- ||데미안
자신이 강요받은 세계를 불태워버린 거라고.
허용된 동산에 허용된 울타리 안에서
똑같은 울음소리로 살아가는 어린 양
일생에 딱 한 번 행복한 외출을 떠나지
신에게 제물로 바쳐지기 위해
신은 그 제물을 받지 않았어
울타리 너머 금지된 풀을 먹었기에
그 풀이 있는 곳에 제물을 끌고 갔었던
죄인이라 불리는 자가 신에게 절규했어
싱클레어
단 한 번의 호기심이었을 뿐이야.
데미안
형은 신이 금지한 짓을 저질렀어.
싱클레어
나에게 자유가 있는지 확인받고 싶었어!
데미안
금지된 행동은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야!
버림받은 탕자는 도살된 양을 안고
한낮 한밤을 내내 울었네
여기 한 인간이 눈물을 흘린다
여기 한 짐승이 핏물을 흘린다
아버지
싱클레어, 두려우면 기도를 하렴.
싱클레어
아버지, 기도하면 그가 사라질까요?
크로머
아니, 난 절대로 사라지지 않아.
싱클레어
크로머, 너와 내가 끊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데미안
넌 이미 답을 알고 있어.
싱클레어
데미안, 너는 어째서 나에게로 온 거야?
아버지
인간은 신의 뜻을 모른다.
싱클레어
모르기 때문에 고통받는 건 너무나도 화가 나요!
크로머
받아들여, 고통을. 그럼, 편해질 거야. 너와 나는 이어져 있으니까.
싱클레어
이제야 알겠어. 너도 또 하나의 울타리야.
데미안
동산은 피로 물들고 공포에 질린 양들은
저마다 다른 울음소리로 산산이 흩어지고
이마에 표식이 새겨진 저주의 인간은
광야로 천천히 홀로 걸어갔네||
6. 꿈의 독백 2
- 【가사/접기】
- ||싱클레어
··· 하루··· 이틀··· 사흘··· 나흘··· 크로머의 휘파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꿈이 아니었을까. 나는 크로머를 실제로 찔렀을까. 그건 아니었다. 어느 날 저녁, 저 멀리서 크로머가 걸어왔다. 나를 보자마자 얼굴이 파랗게 질리더니 돌아서 떠나버렸다. 내 적이 나를 피했다. 빼앗긴 자유가 번개처럼 다시 찾아왔다. 그날 밤, 나는 돌아온 탕자의 표정으로 부모님 앞에 죄를 고백했다. 깨뜨린 저금통을, 훔친 은시계를, 강제로 저지른 악행을, 나는 눈물과 한숨과 발작을 토해내며 부모님께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잃어버린 세계에 다시 속하고 싶었다. 부모님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돌아온 탕자를 받아주었다. 나는 다시 밝음의 울타리에 소속되었다. 나는 다시 따뜻한 식탁 앞에 앉았다. 눈을 감고 기도를 시작했다. 그러나, 예전과 달랐다. 데미안이 내 마음속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데미안이 우리 집 문 앞에 서 있다. 새가 그려진 오래된 문장을 스케치한다. 문장을 바라보는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뜨겁고 서늘하다. 의지로 가득찬 얼굴, 세상의 어떤 비밀을 아는 얼굴. 데미안이 길가에 쓰러진 말 한 마리를 안고 있다. 말은 아직도 수레에 매달린 채 숨을 헐떡거리며 피를 흘린다. 흙먼지로 범벅이 된 몸뚱아리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나온다. 데미안이 말을 쓰다듬는다. 짐승을 향한 손짓이 아닌 사랑하는 애인을, 하나의 인격을 쓰다듬을 때의 손짓이다. 나는 데미안의 얼굴에서 더 많은 것을 본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남자도 여자도 아닌, 수천 년의 시간을 초월한, 다른 시대의 표식이 새겨진 얼굴. 고대의 돌이나 나무처럼. 데미안이 그 얼굴로 나를 돌아본다. 말의 피가 묻은 양손으로, 내 볼을 만진다. 나는 그 피 냄새를 맡으며 전율한다. 쓰러진 말의 얼굴은, 어느새 나로 바뀌어 있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나의 피 냄새를 맡는다.||
7. 허용된 신
- 【가사/접기】
- ||싱클레어
데미안, 넌 신을 믿지 않는 거야?
데미안
천만에. 나는 신의 모든 얼굴을 알고 싶은 것뿐이야.
싱클레어
신의 모든 얼굴?
데미안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옆에
나란히 매달린 한 죄인이
생의 마지막 순간
딱 한 번 뉘우치고
예수와 똑같이 신의 구원을 받지
싱클레어
우리를 대신한 죄인이야
우리를 대신해 벌을 받고
우리를 대신해 회개하고
우리를 대신할 구원이야
데미안
그것은 단지 금지된 세계
그것은 단지 반쪽의 자유
그것은 단지 차가운 우주
그것은 단지 타인의 판단
그 옆에 또다른 죄인은 애써
고통을 견디며 끝까지 버텨
최후까지 자신의 얼굴로 죽어갔지
자신의 얼굴에 당당했지
마치 카인처럼
싱클레어
인간은 추한 일 투성이야
강도와 살인과 이간질로
신의 뜻이 아닌 세상을 봐
인간은 절대 포기하지 않아
데미안
그것은 단지 금지된 세계
싱클레어
그것이 오직 허용된 질서
데미안
그것은 단지 반쪽의 자유
싱클레어
그것이 오직 완전한 자유
데미안
그것은 단지 차가운 우주
싱클레어
그것이 오직 정돈된 우주
데미안
그것은 단지 타인의 판단
싱클레어
그것이 오직 신들의 판단
데미안
금지된 세계
싱클레어
허용된 질서
데미안
반쪽의 자유
싱클레어
완전한 자유
정돈된 우주
데미안
차가운 우주
싱클레어
오직 신들의
데미안
단지 타인의
데미안싱클레어
판단
데미안
그것은 단지
싱클레어
그것이 오직
데미안싱클레어
허용된 신||
8. 아브락사스
- 【가사/접기】
- ||싱클레어
나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차가운 우주처럼.
데미안은 말했다. 내가 허용된 세계에서만 살아간다고.
세계를 제대로 바라보려면 누군가가 은폐한 나머지 반쪽도 들여다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얼마 후 고향을 떠났다. 차가워지고 싶지 않아서 하염없이 길을 걸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피스토리우스
알에서 깨어나려 투쟁하는 새 알은 곧 하나의 세계
싱클레어
나에게 주어진 반쪽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아 떠돌았다. 그 무언가가 무엇일지 전혀 몰랐지만.
피스토리우스
태어나려는 자 하나의 세계와 투쟁하라
싱클레어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어두운 세상만을 찾아다녔다. 술집, 도박장, 도살장, 감옥, 주정뱅이, 싸움꾼, 욕설, 저주, 구토. 나는 끊임없이 추락했다.
피스토리우스
춤추는 별 하나의 잉태를 위해 새는 오늘도 혼돈과 입맞춘다
싱클레어
술 취해 비틀거리던 어느 새벽, 깨끗한 옷을 입고 견진성사를 받으러 가는 아이를 보았다. 그 아이의 얼굴은 바로 나였다.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둘 다 가짜였으니까. 무조건 무언가를 믿으려고 했던 나도, 무조건 취하고 헤매려고만 했던 나도.
피스토리우스
별이 되려는 자 무한의 혼돈과 사랑하라
싱클레어
울고 또 울면서 길을 걸었다. 공원에 도착했는데, 한 사람이 손에 책을 들고, 행복한 표정으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는 모습을 봤다. 흔들림이 전혀 없는, 살면서 본, 가장 아름다운 걸음이었다. 나는 어느새 그 사람의 걸음을 따라 걸었다.
피스토리우스
알에서 깨어난 새 신에게로 날아가 춤을 춘다 훨훨
싱클레어
오랫동안 걷다 보니 어두워졌다. 살면서 만나온 얼굴들이 별처럼 떠올랐다. 누군가의 눈빛, 누군가의 미소, 누군가의 눈물, 누군가의 한숨. 그 별들이 혜성처럼 자유롭게 날아간다. 자유롭게 충돌한다. 자유롭게 폭발한다. 무수한 별의 조각으로 연결된 하나의 뜨거운 우주가 된다. 하나의 얼굴.
싱클레어피스토리우스
알에서 깨어나려 투쟁하는 새 알은 곧 하나의 세계
피스토리우스
태어나려는 자
싱클레어
하나의 세계와
피스토리우스
세계와
싱클레어피스토리우스
투쟁하라
그 새의 이름은
피스토리우스
아브락사스||
9. 소멸의 탄생
- 【가사/접기】
- ||피스토리우스
밝음과 맑음이 불타오른다
어둠과 얼룩이 피어난다
사랑과 믿음이 소멸한다
공포와 두려움이 탄생한다
불타며 피어나는 새로운 세계
소멸하며 탄생하는 우리만의 꿈
더러울 정도로 깨끗하도다
아름다울 정도로 끔찍하도다
숨 막힐 정도로 정돈된 우주가
황홀할 정도로 잔인한 우주로
천 개의 낡은 것들이 불타오른다
하나의 새로운 것이 피어오른다
영원히 소멸하며 탄생하여라
영원히 탄생하며 소멸하여라
영원히 꺼지지 않는 탄생
영원히 꺼지지 않는 소멸||
10. 얼굴의 주인
- 【가사/접기】
- ||싱클레어
눈을 뜨고 있지만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네
그의 눈은 아주 먼 곳을 향하고
그의 숨은 아주 깊은 곳으로
단단히 돌로 쌓인 가면 같은 얼굴
내 몸이 떨려오네 내 몸이 떨려오네
아름다울 정도로 하나의 얼굴에 담고 있네
기쁨과 슬픔 사랑과 분노가
하나의 눈빛에 담겨져 있네
단단히 돌로 쌓인 가면 같은 얼굴
내 몸이 떨려오네 내 몸이 떨려오네
마치 공허로 가득찬 우주만큼
세상의 가장 먼 섬보다 더 먼 곳에 있는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얼굴
단단히 돌로 쌓인 가면 같은 얼굴
내 몸이 떨려오네 내 몸이 떨려오네||
11. 이어진 꿈
- 【가사/접기】
- ||싱클레어
각자의 신을 위해 서로를 증오하고
각자의 영웅을 위해 서로를 혐오하는
이 세계의 소음이 토할 것만 같아서
나는 눈을 감고 너를 꿈꾼다 꿈꾼다 꿈꾼다
데미안
하나의 큰 의지가 서로를 이어주고
하나의 이상을 위해 서로를 끌어준다
이 혼돈의 세계를 멈추고만 싶어서
나는 눈을 감고 너를 꿈꾼다 꿈꾼다 꿈꾼다
싱클레어
나의 꿈이 너의 길을 찾는다
데미안
나의 길이 너의 꿈을 향한다
싱클레어데미안
태어나기 위해 우리는 나를 부수고 너에게 날아간다
데미안
나의 꿈이 너의 길을 찾는다
나의 길이 너의 꿈을 향한다
싱클레어
나의 꿈이 너의 길을 찾는다
나의 길이 너의 꿈을 향한다
태어나기 위해 우리는 나를 부수고
너에게 날아간다 꿈꾼다
꿈꾼다||
12. 별을 향한 추락
- 【가사/접기】
- ||에바부인
하늘의 별과 사랑에 빠진
어느 한 사람
매일 밤 바닷가에서
별을 향해 기도하고
별을 위해 꿈꾸고
별에 대해 상상했지
그는 이미 알고 있었어
자신과 저 별은 절대로
입맞출 수 없을 거라고
하지만 계속 사랑했어
닿을 수 없는 꿈을 꾸는 것
그게 자신의 운명
운명이라고
폭풍우가 내리던 밤
비바람이 별을 지울까
두렵던 그는
바닷가 절벽에서
별을 향해 뛰어올랐어
그의 몸이 곧바로 추락했고
온몸이 부서진 채
파도에 실려 사라져갔지
그 순간 그는 미소지었어
어쩌면 그와 자신과 별들이
입맞춤을 했을 걸||
13. 탄생을 위한 죽음
- 【가사/접기】
- ||싱클레어
어떤 탄생도 죽음 없이는
절대로 태어나지 않는다
어떤 날개도 뛰어오르지 않으면
절대로 증명되지 않는다
데미안
하나의 별이 팽창을 거듭해
무섭게 폭발한다
하나의 별이 수천 개의
별로 갈라져 차가운 우주로
싱클레어데미안
날아간다!
싱클레어
수천 개의 별이 만드는 단 하나의 우주
데미안
수천 번의 죽음이 갈구하는 단 하나의 생명
싱클레어데미안
알에서 깨어나려 투쟁하는 새 알은 곧 하나의 세계
싱클레어
태어나려는 자
데미안
하나의 세계와
싱클레어
세계와
싱클레어데미안
투쟁하라
알에서 깨어난 새 신에게로 날아가 춤을 춘다 훨훨
데미안
잉태한 그 새가
싱클레어
신들을 향해서
싱클레어데미안
노래한다
그 새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데미안
태어나려는 자
싱클레어
하나의 세계와
데미안
세계와
싱클레어데미안
투쟁하라
투쟁하라||
14. 꿈의 독백 3
- 【가사/접기】
- ||데미안
꿈을 꿨어. 높은 탑에 걸쳐진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세상 전체가 보여.
싱클레어
서로를 미워하는 자들이 서로에게 불을 질러. 도시와 마을이 불타고 있어. 그 연기가 하늘 높이 솟아올라. 구름처럼.
데미안
그 구름은 회색 벽에 막혀서 더이상 솟아오르지 못해. 바람이 사정없이 불고, 구름은 어떤 형상으로 변하기 시작해.
싱클레어
거대한 새. 그 새가 커다란 날개짓으로 하늘 높이 날아올라.
데미안싱클레어
그 순간 폭풍우가 불고, 소나기가 내리고, 천둥번개가 내리쳐. 회색 벽이 우르르 무너지면서, 높은 탑도, 사다리도, 울타리도 부서져. 세상 전체에 하얀 눈이 내려. 거기에 누군가 홀로 서 있어.||
15. 실존 투쟁
- 【가사/접기】
- ||싱클레어
나는 한 그루의 나무 한 덩이의 돌
한 가닥의 꽃잎 한 점의 물방울
나로 인해 살아갈 그 하나를 위해
난 살아남는다
너는 추락하는 날개 폭발하는 별
불에 타버린 산 메말라버린 강
너로 인해 죽어갈 그 하나를 위해
난 너를 죽인다
오늘, 내가, 여기, 이 순간, 살아 있음에
나와, 이어진, 누군가가, 살아남기를
오늘, 내가, 여기, 이 순간, 너를 죽임에
너와, 이어진, 누군가가, 살아남기를
나무가 살고 날개가 죽는다
돌이 살고 별이 죽는다
꽃잎과 물방울이 살아남는다
산과 강이 죽어간다
생명과 생명이 살기 위한
죽음과 죽음의 투쟁
존재와 존재가 살기 위한
얼굴과 얼굴의 투쟁
폐허 속에 빛나는 별
폐허 속에 빛나는 별||
16. 폐허, 너머
- 【가사/접기】
- ||싱클레어
총알은 별처럼 쏟아지고
폭발은 구름처럼 치솟아
핏물이 강처럼 흐르고 흘러
죽은 자의 바다에서 만난다
어둠이 천천히 입맞추고
침묵이 차갑게 오고 나면
두 눈이 천천히 감기는 순간
별처럼 날 찌르는 하나의 이름
세계가 무너진다
나는 부서진다
세계가 사라진다
나는 너를 떠올린다
천 개의 별이 비추는 하나의 눈빛
천 개의 구름이 그리는 영원의 숨결
어둠을 뚫고 침묵을 깨고
내게로 다가오는 구원자
이제 나는 알고 있다. 내가 만나온 모든 순간은 나의 선택이었다.
이 어둠도 나의 선택이다.
나는 이제 두렵지 않다. 나는 이제 내 얼굴로 내 어둠과 투쟁한다.
마침내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6. 출연진
6.1. 2020년 공연
2020.03.07 ~ 2020.04.26
유니플렉스 2관
6.2. 2023년 공연
2023.01.15 ~ 2023.03.26
드림아트센터 3관
6.3. 2024년 공연
7. 기타
- '캐릭터 프리(Character-free)'를 표방한 작품이다. 즉, 고정 배역이 없다. 모든 배우가 싱클레어와 데미안(외 다역)을 연기한다. 캐릭터 설정과 다른 성별의 배우가 정해진 성 구분을 따르지 않고 인물을 연기하는 젠더프리(Gender-free) 캐스팅이기도 하다.[9] 한 배우가 데미안과 싱클레어 역을 모두 연기하면서 작품에 더 몰입한 결과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추기도 한층 수월해진다고. 홍나현 배우는 “원작 소설에서도 싱클레어가 성장하면서 데미안을 닮아가는 모습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둘은 하나라고 생각하며 연기를 했다”며 “두 캐릭터를 돌아가면서 맡기 때문에 더 입체적인 연기가 가능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회전러들을 극 중 대사에서 차용한 조각이라고 부른다.
- 음악 장르는 록이며, 피아노· 기타· 드럼· 첼로 구성이다.
7.1. 재관람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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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둘러보기
오세혁 작/각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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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wcolor=#fff> 연도 | 작품 |
2016 | 보도지침 | |
톡톡 | ||
2017 | 슬루스 | |
프론티어 트릴로지 | ||
모래시계 | ||
2018 | 홀연했던 사나이 | |
2019 | 이선동 클린센터 | |
2020 | 데미안 | |
세자전 | ||
2021 | 아르토, 고흐 | |
칠칠 | ||
2022 | 스메르쟈코프 | |
초선의원 | ||
안나, 차이코프스키 | ||
2023 | 제시의 일기 | |
2024 | 카포네 밀크 | |
※ 문서 등록된 공연만 기재함. |
다미로 작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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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wcolor=#fff> 연도 | 작품 |
2016 | 리틀잭 | |
2017 | 광염소나타 | |
2018 | 홀연했던 사나이 | |
어린왕자 | ||
2019 | 달과 6펜스 | |
난설 | ||
2020 | 데미안 | |
2021 | 아르토, 고흐 | |
2022 | ON AIR - 비밀계약 | |
2023 | 22년 2개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