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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24 02:13:20

안나, 차이코프스키



과수원뮤지컬컴퍼니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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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2020 202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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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023 2024
<colbgcolor=#6a7326><colcolor=#fff> 안나, 차이코프스키
Anna, Tchaikovsky
파일:안나, 차이코프스키 포스터.jpg
제작 과수원뮤지컬컴퍼니, 오차드씨앤씨
연출 황두수[1]
작·작사 오세혁
작곡 이진욱
공연 기간 초연: 2022.08.16 09.03 ~ 2022.10.30[2]
공연 장소 초연: 유니플렉스 1관
관람 시간 120분

1. 개요2. 시놉시스3. 등장인물4. 줄거리5. 넘버6. 출연진
6.1. 2022년 초연
7. 기타
7.1. 재관람 혜택7.2. MD
8.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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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과수원뮤지컬컴퍼니에서 제작한 대한민국의 창작 뮤지컬.

2. 시놉시스

'나는 악보를 쓰고 당신은 가사를 쓰는 거에요. 그렇게 어두운 밤을 함께 견뎌요.'

19세기 러시아, 예술과 전쟁이 공존하던 혼돈의 시기.

당대 최고의 작곡가 차이코프스키 서유럽 음악을 추구하면서도 러시아 민족의 색을 입힌 국경 없는 아름다운 음악을 그의 동료 알료샤와 함께 만들려하고, 문학 잡지 편집장 안나는 자신의 시를 통해 이 시대를 담아내고자 한다. 한편 러시아 음악의 민족주의에 앞장선 러시아 5인조 멤버 중 한 명인 세자르는 차이코프스키와 안나에게 국가를 위한 음악과 문학을 만들라고 요구하나 거절 당하자 비애국자라는 명목으로 이들의 활동을 비판하며 억압한다.

이런 상황에서 알료샤가 군대로 떠나자 잠시 세상과 멀어지기 위해 한 수도원에 온 차이코프스키는 비슷한 이유로 그곳에 머물던 안나를 만나게 된다.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깊이 이해하게 되고, 서로가 위로와 응원, 작업을 함께 하게 된다.

하지만 전쟁의 소용돌이가 점점 거세지며 세상의 혼돈만큼이나 이들 앞에도 혼돈의 상황들이 펼쳐지게 된다.

3. 등장인물

4. 줄거리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S#1. 알렉산드르 2세 재위 시기, 모스크바. 푸시킨 동상 제막식 행사장에서 차이코프스키, 안나, 세자르, 알료샤가 대면한다. (M01. 푸시킨 동상 앞에서)
안나
- 김소향:
제가 바라보고 있는 시대가 좀 차가워서요. 당신의 시선이 머무르는 곳은 어디기에 그렇게 따뜻한 음악이 흐르는 거예요? 시대가 얼어붙고 있는데 그곳에 관심을 좀 두어야 하지 않을까요?
- 최수진:
제가 바라보고 있는 이 시대가 차가워서요. 그런데 당신의 시선이 머무르는 곳은 어디기에 그렇게 따뜻한 음악이 흐를 수 있는 건가요? 시대가 점점 얼어붙고 있으니, 제 시선은 계속 거기에 둬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 최서연:
세상이 점점 얼어붙고 있으니까요. 당신의 따뜻한 음악과는, 좀 많이 다르죠? 제겐, 메말라가는 이 세상이 좀 더 크게 다가오네요.

세자르
- 임병근: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안나 이바노브나. 그래서 이런 때일수록 우리 예술가들이 하나로 뭉쳐야겠죠. 차이코프스키, 자네도 안나의 말대로 좀 더 민족을 위한 음악을 써야 하지 않을까.
- 테이: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안나 이바노브나? 이렇게 얼어붙은 세상일 수록 우리 예술가들이 더욱 더 뜨겁게 하나로 뭉쳐야겠죠? 이보게, 차이코프스키. 자네도 안나 이바노브나의 말처럼 이제는 좀 더 민족을 위해 곡을 써야 하지 않겠나.
- 안재영: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안나 이바노브나! 이럴 때일 수록 우리 예술가들은 힘을 하나로 모아야 되겠죠. 안 그런가, 차이코프스키? 자네도 안나 이바노브나의 말처럼, 우리 민족을 위한 음악을 써야 하지 않겠나?

차이코프스키
- 에녹:
이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음악들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 김경수:
지금도 충분히 그러고 있다고 믿는데?
- 박규원:
지금도 충분히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한 음악을 만든다고 생각하네만.

세자르
- 임병근:
자네의 오만은 여전하군.
- 테이:
자네의 그 오만함은, 늘 걱정스러워.
- 안재영:
하하하, 나는 자네의 오만함이 참 걱정스럽네.

안나
- 김소향: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대상은 좀 다르지만, 세자르 큐이. 제가 내뱉은 말의 뜻이 이렇게 달라지다니 정말, 당황스럽네요.
- 최수진: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비록 대상은 좀 다르지만 - 세자르? 제 말뜻이 이렇게 달라지다니, 정말 당황스럽네요.
- 최서연: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대상은, 조금 다르지만? 제가 내뱉은 말의 뜻이 이렇게 달라지다니, 정말 당황스럽네요.

세자르
- 임병근:
그런데 공화주의를 꿈꾸는 시인께서 오늘 모임엔 왜 나오신 걸까요?
- 테이:
자유와 해방을 노래하는 시인께서 이 딱딱한 공식 행사에는 왜 나오시게 된 걸까요?
- 안재영:
황제를 부정하고 공화주의를 꿈꾸는 시인께서 오늘의 동상 제막식에는 어떻게 나오셨을까?

안나
모르셨나요? 푸시킨의 동상은 시민들의 모금으로 제작된 거예요.

세자르
- 임병근:
동상을 세울 장소를 마련해주신 것은 황제 알렉산드르 2세입니다.
- 테이:
그 뜻을 존중하고 이 장소까지 마련해주신 것은 지금의 황제 폐하시고요.
- 안재영:
그 동상을 세울 장소를 마련해주신 건 다름이 아닌 황제 폐하입니다!

안나
- 김소향:
아~ 그렇다면 제가 황제 알렉산드르 2세를 위한 시를 한 편 써야겠네요. 근데, 제 시를 마음에 안 들어 하시면 어쩌죠? 총이라도 꺼내시려나요?
- 최수진:
아! 그럼 제가 황제 폐하를 위한 시를 한 편 써야겠네요. 아, 근데 마음에 안 들어하시면 어쩌죠? 총을 꺼내시진 않겠죠?
- 최서연:
그럼 황제 폐하를 위한 시를 한 편 써야겠네요. 그런데, 폐하께서 마음에 안 들어 하시면 어쩌죠? 총을 드시려나?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동경하는 안나와 안나의 글에 호감을 지닌 차이코프스키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러시아 예술 협회의 일원으로서 제막식을 이끌던 세자르는 그들과 충돌하는 예술관을 드러내 보인다.

S#2. 차이코프스키의 작업실. 차이코프스키는 전쟁 중인 러시아의 상황에 고통스러워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응원하는 알료샤와 함께 음악을 만들어 나간다. 그들은 함께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오네긴'을 작업한다. (M02. 삶이 그대를 / M03. 음악 노트 1)
차이코프스키는 '오네긴'의 음악을 작업하며 세상이 허락하지 않는 사랑을 하는 오네긴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해 보며 절망한다. 이를 눈치 챈 알료샤는 그에게 둘만의 음악을 만들고 그 안에서 마음껏 여행하자고 제안한다. 차이코프스키는 '호두까기 인형'을 소재로 음악을 구상하고 그 안에서 알료샤와 여행을 떠난다. (M04. 음악 노트 2)

S#3. 세자르는 러시아 예술 협회의 이름으로 러시아 예술가들에게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예술의 가치를 깨우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술 협회는 비애국 예술가들의 작품을 탄압한다. (M05. 예술가여)
작품이 금서로 지정된 데에 이의를 품은 안나는 예술 협회로 찾아가 세자르와 대면한다. 세자르는 안나에게 그의 시 '아침의 태양'을 군가로 사용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안나가 거절하자, 세자르는 그를 협박하고 떠난다.
세자르
- 임병근:
안나 이바노브나. 당신이 진정 민족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우리의 뜻에 동참하시죠. 당신의 시 “아침의 태양”으로 군가를 만들려고 하는데, 허락해주시겠습니까?
- 안재영:
당신의 그 시, 아침의… 태양? 그 시를 가사로 해서 군가를 만들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죠? 이 영광에 동참하시겠습니까?

안나
제 시는 길거리의 벽에, 술집의 바닥에, 들판의 흙 위에 자유롭게 쓰이는 겁니다, 군가가 아니라.

세자르
그렇게 쓰인 시가 우리 민족의 단결을 방해한다면 당신의 글은 흔적도 이 사라질 것이며 그것을 이용해 반란을 일으키는 자들은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

S#4. 알료샤와 '호두까기 인형'을 작업하던 차이코프스키는 그의 작업실을 찾은 세자르와 대면한다. 전장의 군인들을 위한 군가를 작곡하라는 그에게 차이코프스키가 거절 의사를 표한다. 세자르는 국가가 사라진다면 그의 음악을 들을 마음조차 사라져버린다며 차이코프스키와 대립한다. (M06. 음악의 주인)
시대를 외면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세자르에게 차이코프스키는 세자르의 음악을 연주해 보이며 음악을 외면하지 말라고 말한다.
차이코프스키
- 에녹:
자네야말로 자네 음악을 외면하지 마. 자네의 음악은, 누구보다도 낭만적이고 아름다웠어. 난 아직도 그것들을 기억하고 있고.
- 김경수:
자네야말로 자네의 음악을 외면하지 마, 잊었어? 자네야말로 누구보다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음악을 했지. 난 아직도 기억해, 자네의 그 아름다운 멜로디를 말이야.
- 박규원:
자네야말로 자네의 음악을 외면하지 마. 난 아직도 기억하고 있네. 자네가 썼던 아름다운 멜로디를. 아주 아름답고, 서정적이지.

세자르
- 임병근:
그만. 다시는, 다시는 내 음악을 연주하지 마. 알겠나?
- 테이:
뭐 하는 거야. 그만하게. 그만하게!
- 안재영:
그만하게. 차이코프스키! 그만!!!

방 안에서 들려오는 큰소리에 뛰쳐 들어오는 알료샤를 응시하던 세자르는 차이코프스키에게 경고한다.
세자르
- 임병근:
황제의 이름으로 비밀리에 열리고 있는 수많은 명예 재판 소식을 들었겠지.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했단 이유로, 그들은 모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갔어. 난 자네의 음악이 사라지길 원하지 않아. 진심이야.
- 테이:
황제 폐하의 이름으로 열리고 있는, 수많은 비밀 재판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말일세, 사랑해서는 안 되는 안 되는 사람을, 사랑했다는 이유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있지. 난 말이야, 자네나 자네의 음악이 사라지는 걸 바라는 게 아니야. 이건 내 진심일세.
- 안재영:
황제의 이름 아래 비밀리에 열리고 있는 명예 재판 소식을 알고 있나?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을 사랑했다는 이유로, 그들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져버리지. 나는 자네가 사라지길 바라지는 않아. 이건 진심이네.

S#5. 군대로 떠난 알료샤는 전장에서 전사한다. 전사 통지서를 받아든 차이코프스키는 피아노 뚜껑을 닫아버리고 음악을 포기한다. (M07. 들려주지 못한 노래)

S#6. 한 수도원에서는 전사자들에 대한 추모식이 열린다. 차이코프스키의 곡 '겨울날의 환상'이 가사가 붙은 채 연주되고 있다. 집을 떠나 방황하던 차이코프스키는 우연히 그곳에서 안나와 마주한다. (M08. 겨울날의 환상) 수도원에 머무르며 음악을 계속 써 달라고 부탁하는 안나를 차이코프스키는 거절한다.
안나
- 김소향:
참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그렇죠? 전쟁은 정말 한 순간에 모든 걸 빼앗아버리네요. 하지만 좋은 일도 있나봐요. 저와 제 글이 사라지길 바라는 사람들로부터 떠나온 이 곳에서 당신을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이 곳에 오래 머무를 예정인가 보네요? 잘 됐어요. 이곳에서 작곡도 하고, 당신의 음악이 울려 퍼진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거예요.
- 최수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저와 제 글이 사라지길 바라는 사람들로부터, 잠시 떠나있을 곳이 필요했구요. 그래도, 이곳에 오니 이렇게 당신을 보게 되고, 좋은 일도 있네요. 여기 오래 계실 계획인가봐요. 잘 됐네요. 여기서 작곡도 하고, 당신의 음악이 흐를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거예요.
- 최서연: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전쟁은 정말, 이 모든 것을 한 순간에... 뒤바꿔놓네요. 하지만 이렇게 반가운 일이 있네요? 모든 것을 빼앗기고 쫓겨온 이 곳에서, 이렇게 당신을 만나게 되다니... 오래... 머무르실 계획인가봐요. 잘 됐네요. 이곳에서 곡도 쓰고, 사람들이 당신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면 정말 기뻐할 거예요.

차이코프스키
- 에녹: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내 안의 음악은 멈췄으니까. 그리고... 이 시대에 내 음악은... 소음일 뿐이에요.
- 김경수: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내 음악은... 멈췄어요. 내 음악은 그저 소음일 뿐이죠.
- 박규원: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이미 내 안의 음악은 멈췄으니까. 그리고 이 시대에 내 음악은 소음일 뿐이에요.

안나
- 김소향: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방금 전 추모식에서 당신의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에 흘렀어요, 당신의 겨울날의 환상은 -
- 최수진:
아, 아뇨... 그게 무슨... 방금 전 추모식에서, 당신의 음악은 많은 사람들을 울렸어요. 당신의 그 겨울날의 환상은 -
- 최서연:
소음이라니요. 방금 못 봤어요? 추모식에서 당신의 음악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어요. 그리고 ‘겨울날의 환상’은 -

차이코프스키
- 에녹:
내 음악을 마음대로 사용하셨더군요. 가사까지 붙여서.
- 김경수:
아, 왜 마음대로 내 음악을 편곡한 거죠? 그리고 그 가사... 당신 글인가요?
- 박규원:
제 곡을 마음대로 쓰셨더군요. 편곡에 가사까지 붙여서.

안나
- 김소향:
기분 나빴다면 미안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당신 음악이어야만 했어요.
- 최수진:
기분이 나쁘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꼭 그 음악이어야만 했어요.
- 최서연:
기분 나쁘셨다면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당신의 음악이어야만 했어요.

차이코프스키
- 에녹:
앞으론, 내 음악이 안 쓰였으면 합니다. ...그저 따뜻하기만 해서요.
- 김경수:
다시는, 내 음악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따뜻하기만 해서...
- 박규원:
다시는 제 곡이 안 쓰였으면 합니다. 너무 따뜻하기만 해서요.

안나
- 김소향:
제가 한 말을 이렇게 되돌려 받는 건가요? 어쩌면, 그 따뜻하기만 한 당신의 음악이 이 어려운 시대를 비출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슬픔을 외면하지 마세요, 차이코프스키. 그건 알료샤가 원하는 게 아닐 거예요.
- 최수진:
어쩌면, 당신의 그 따뜻한 음악이 이 얼어붙은 시대를 녹여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슬픔을 외면하지 말아요. 그건 알료샤도 원하지 않을 거예요!
- 최서연:
그 따뜻함이 얼어붙은 이 시대를 녹여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차이코프스키, 슬픔을 외면하지 말아요. 그건 알료샤가 원하는 게 아닐 거예요.

차이코프스키
- 에녹:
알료샤는 죽었어요. 당신이 뭘 안다고... 외면한다고요? 오선지는 전쟁터로 보이고 음표들은 매달린 시체들처럼 보여요. 음악은...! 음악은 내게 고통일 뿐이라고요.
- 김경수:
알료샤는 죽었어요! 난 더이상 음악을 할 수가 없다고요. 오선지는 전쟁터로 보이고 음표는 죽어가는 시체들로 보여요. 음악은 내게, 고통일 뿐입니다.
- 박규원:
알료샤는 죽었어요! 당신이 뭘 알아. 외면한다고요? 오선지는 전쟁터로 보이고, 음표들은 잔인한 칼날 속에 매달린 시체로 보여. 음악은 내게 고통일 뿐이라고요!

S#7. 러시아 예술 협회의 회의장에서, 세자르는 잠적해버린 차이코프스키를 비애국예술가로 규정하려는 협회원들을 말리며 자신이 그를 설득해보겠다고 한다.[3]

S#8. 수도원 숲길의 버려진 피아노로 '겨울날의 환상'을 연주하는 안나에게 차이코프스키가 다가간다. 안나는 차이코프스키의 음악, 그리고 '겨울날의 환상'을 유난히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M09. 부르지 못한 노래) 언젠간 그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안나는 차이코프스키에게 산책을 제안한다. (M10. 인생 산책)
안나
우리 산책할래요?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산책만 하는 거예요. 여길 거닐면 정말 좋거든요. 조용하고 따뜻하죠. 여기선 어떤 말이든 해도 괜찮을 것 같지 않아요? 그 어떤 이야기든, 그 어떤 마음이든.

차이코프스키는 푸시킨의 시 '예브게니 오네긴'을 바탕으로 음악 작업을 하고 있었으나 그만뒀다고 털어놓고, 안나는 사연을 더 이상 말하지 못하는 그에게 더 묻는 대신 다음에 또 산책을 하자고 말한다. 그들은 여러 날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한편 세자르는 수도원을 찾아와 차이코프스키에게 계속 국가에 협조하지 않으면 그의 음악이 사라지고 말 거라고 경고하고, 차이코프스키는 상관 없다는 의사를 표한다. 이에 세자르는 그를 더 이상 괴롭히지 않고 자신이 직접 전쟁터로 향해 자신의 음악으로 병사들을 위로할 거라고 말한다. 떠나기 직전, 세자르는 알료샤 또한 뭔갈 지키기 위해 전쟁터로 향했을 거라고, 그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말한다. 차이코프스키는 알료샤를 떠올리며 슬퍼한다. (M11. 비애)

며칠 뒤 안나는 차이코프스키를 찾아와 알료샤와 함께 작업하던 '작은 꽃'의 이야기를 꺼낸다. 알료샤의 멜로디를 그가 음악으로 만들고 자신이 가사를 붙인다면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 안나에게, 차이코프스키는 혼자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홀로 남은 그의 꿈에 함께 음악 작업을 하던 때의 알료샤가 등장한다. (M12. 호두까기 인형) 알료샤는 차이코프스키가 완성한 '오네긴'의 악보를 보며 감탄하고, 오네긴과 렌스키의 감정을 이해해 보고 싶다며 그들의 결투 장면을 만들어보자고 한다. (M13. 결투) '오네긴'의 서사대로 오네긴 역을 맡은 차이코프스키는 알료샤를 총으로 쏜다. 그러나 극이 끝났음에도 쓰러진 알료샤가 일어나지 않자, 차이코프스키는 절망하다 잠에서 깨어난다. 달려온 안나는 자신이 알료샤를 죽였다고 말하는 차이코프스키를 달랜다. (M14. 새벽) 차이코프스키는 알료샤와 '오네긴'을 작업하던 이야기를 하며 그와 알료샤의 관계를 털어 놓는다.
차이코프스키
- 에녹:
내가... 내가 꿈을 꿨나봐요. 알료샤와... 오네긴의 결투 장면을 만들고 있었어요. 나는 오네긴이 되어 알료샤한테 총을 겨눴고, 알료샤는... 그 녀석은, 날 이해해주는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그런 녀석이 군대로 떠났고, 난 전사 통지서를 받았어요. ...난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요. 알료샤는 왜 내 곁을 떠난 걸까요. 왜 내게 아무말도 하지 않은 걸까... 그 날이 마지막 기회였어... 그 마지막 장면을 만들고 있었을 때, 내가 그때라도 얘기했어야 했는데 내가 비겁해서... 미안해요, 나... 난 가서 좀 쉬어야겠어요.
- 김경수:
꿈을 꿨어요. 오네긴의 결투 장면. 우린 서로에게 총을 겨눴고... 내가 결국... 그냥 꿈일 뿐이겠죠? 알료샤는, 날 이해해주는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그런 알료샤가 군대로 떠났고... 왜 말도 없이 떠났을까요. 알료샤... 오네긴의 고백 장면... 확인하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요. 내가 그때 말했어야 했는데, 내가, 내가 너무 비겁해서. 그때가 마지막 기회였는데... 미안해요, 난 들어가서 좀 쉬어야 될 것 같아요.
- 박규원:
알료샤는 날 이해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그런 알료샤가 군대로 떠났고……. 알료샤는 날 왜 떠났을까요? 왜 내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을까요? 그때가 마지막이었어요. 그때 말했어야 했는데 내가 비겁해서 말을 하지 못했어요. 아, 미안해요. 나 먼저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차이코프스키가 자리를 급하게 뜨고, 남겨진 안나는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 책을 펼쳐들고 '작은 꽃'의 가사를 쓴다. (M15. 오네긴)

S#9. 전쟁터로 나선 세자르는 자신이 작곡한 군가를 연주한다. 그러나 연주자들 주위로 포탄이 떨어지고, 사상자가 발생하는 가운데서 세자르는 계속해 지휘를 하려고 애쓴다. (M16. 어린 독수리)

S#10. 수도원에서 여느 날과 같이 산책을 하던 중, 안나는 차이코프스키에게 왜 '오네긴'을 쓰길 그만뒀냐고 묻는다. 대답을 회피하는 차이코프스키에게 그는 솔직한 답과 함께 '오네긴'을 완성하기를 요구하고, 차이코프스키는 알료샤도 죽은 마당에 누구를 위해 그 음악을 완성해야 하냐고 묻는다. 이에 안나는 자신과 같이 시대에 의해 절망했으나 그의 음악으로 위로받았던 사람들을 위해 완성해달라며 그를 설득한다. (M17. 작은 꽃) 다시는 음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차이코프스키는 마침내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S#11. 안나는 전쟁터에서 돌아온 세자르를 찾아가 차이코프스키의 편지와 그들이 함께 완성한 '작은 꽃'의 악보를 건넨다. 세자르는 홀로 어두운 방 안에서 편지와 악보를 읽어본다.[4] PTSD로 고통스러워하던 그는 결국 자신의 음악을 통해 다시 일어서기를 택한다.[5] (M18. 상처 입은 독수리)

S#12. 집으로 돌아온 차이코프스키는 알료샤가 남기고 간 편지를 읽으며 그를 떠올린다. (M19. 들려주지 못한 노래 Rep.) 음악을 포기하지 말아 달라는 그의 부탁을 되새기며 '오네긴'을 완성한 그는 알료샤에게 미처 하지 못했던 고백을 꺼내 본다. (M20. 고백) 차이코프스키를 찾아온 안나는 '오네긴'의 완성을 축하하며 자신은 다른 러시아 활동가들과 마찬가지로 독일로 망명할 거라고 말한다. 짐을 싸 든 안나에게 차이코프스키는 인사를 건넨다. (M21. 그대여 떠나라)
안나
- 김소향:
러시아에서 망명한 활동가들이 독일에 머물고 있다고 들었어요. 나도 그곳으로 가려고요. 하지만, 난 당신에게 말한 것처럼 절대로 멈추지 않고 글을 쓸 거예요.
- 최수진:
러시아에서 망명한 활동가들이 독일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거기로 가려구요. 그리고...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글을 쓸 거예요.
- 최서연:
러시아에서 망명한 활동가들이 독일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저도 그곳으로 가려고요. 그곳에서, 절대 멈추지 않고, 글을 쓸 거예요.

차이코프스키
- 에녹:
저도... 이곳에서 계속 음악을 할 거예요. 절대, 멈추지 않고. 당신의 새로운 걸음은, 그곳에서 시작되겠네요.
- 김경수:
저도요. 당신이 나에게 얘기해준 것처럼 멈추지 않고, 음악을 계속 할 거예요. 당신의 새로운 한 걸음은 그곳에서 시작되겠네요.
- 박규원:
좋네요. 나도 이제 이곳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곡을 쓸 겁니다. 나도 당신처럼 절대 멈추지 않을 거예요. 당신의 새로운 한 걸음은 그곳에서 시작되겠군요.

안나
- 김소향:
네. 그곳이 어디든 가 볼 거예요. 끝까지.
- 최수진:
네. 계속 한 번 걸어보려고요. 그 끝이 어디라도요.
- 최서연:
맞아요. 한 번 가보려고요. 그 끝이 어디든.

차이코프스키
- 에녹:
끝까지. ...안나. ...우리 가끔, 산책할래요?
- 김경수:
끝까지, 그곳이 어디라도, 끝까지. ...가끔 산책할래요?
- 박규원:
그래도 가끔 나랑 산책해줄 거죠?

안나
- 김소향:
그럼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 최수진:
좋아요. 우리가 어디 있든지요.
- 최서연:
좋아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차이코프스키
- 에녹:
어디 있든지.

안나
- 최수진:
기다리고 있을게요?

5. 넘버

1. 푸시킨 동상 앞에서
{{{#!folding 【가사 - 초연】
세자르
러시아의[6] 자랑스러운 예술가 여러분, 우리는 지금 위대한 예술가 푸시킨의 동상 아래에 하나로 모였습니다. 지금의 러시아는 안으로는 사상의 분열이 거듭되고, 밖으로는 유럽 강대국들의 도발로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예술가들이 하나로 뭉쳐야 합니다. 예술의 위대한 힘은 이 혼란의 장벽을 허물 수 있는 유일함이고 절실함입니다. 우리 러시아 예술협회에서는 이 땅의 강인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계속해서 하나 된 민족의 영광을 이어 나갈 겁니다. 그럼 이제 러시아 민족의 자랑, 푸시킨 동상 제막식을 시작합니다.

앙상블
오 푸시킨 아름다운
오 푸시킨 우리들의 시인이여
오늘 우리가 당신 앞에
오 푸시킨 사랑스런
오 푸시킨 동상
오 푸시킨 아래
오 푸시킨 우리들이

아름다운 시인이여
우리들의 시인이여
오늘 우리가 당신의 동상 앞에
당신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리라

세자르
당신이 창조해 낸 등장인물은 러시아의 사람들
당신이 만든 책들엔 러시아의 영혼들이 숨 쉬고 있네
푸시킨 당신은 민족의 자랑
갈라져 버린 대륙을 이어주는
위대한 사명으로 불타는 이름
당신은 민족으로 불멸하리라

안나
당신의 아름다운 동상은
황제와 귀족들의 명령이 아닌
민중의 모금으로 이뤄진
우리의 힘으로 세워진 최초의 동상
푸시킨 당신은 자유의 상징
절망의 시대를 가로지르는
해방의 언어로 빛나는 이름
당신은 자유롭게 행진하리라

차이코프스키
당신이 써 내려간 시와 소설을 소리 내어 읽으면
마른 땅에 강물이 스며들듯 마음속 멜로디가 흘러나오네

차이코프스키 & 알료샤
오 푸시킨 당신은 하나의 음악
말라붙은 마음을 적셔주는

전원
오 푸시킨 당신은 하나의 음악
오 푸시킨 당신은 민족의 자랑
오 푸시킨 당신은 자유의 상징

오 푸시킨 강물처럼 퍼져가는 음악
하늘과 대지 위를 태양처럼 밝혀주네
당신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리
당신의 아름다움 노래하리
당신의 아름다움에 노래
노래 부르리
}}}
2. 삶이 그대를
{{{#!folding 【가사 - 초연】
차이코프스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알료샤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차이코프스키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면

알료샤
기쁨의 날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
지나가는 것은 소중함 되리니

차이코프스키
현재는 슬픈 것 마음은 미래에
소중한 것들이 되는 시간 되리

함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면
기쁨의 날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
3. 음악 노트1
{{{#!folding 【가사 - 초연】
앙상블
아름다운 왕국의 성에서
아름다운 공주가 태어났네, 태어났네
지혜로운 왕은 공주를 위해서
여섯 명의 요정을 불렀네

차이코프스키
미의 요정 우아의 요정
빵의 요정 음악의 요정
격렬의 요정 지혜의 요정
여섯 명의 요정이
모두 모였네, 모두 모였네

알료샤
분노에 찬 카라보스!

차이코프스키
초대받지 못한 카라보스는
분노에 차서 저주를 내렸네
공주가 열여섯이 되는 날
뜨개질바늘에 손가락을 찔린다
공주는 즉시 눈을 감는다
백 년간의 깊은 잠에 빠진다
사랑하는 사람의 입맞춤만이
공주를 잠에서 깨어나게 하리라

알료샤
그런데 선생님, 공주가 너무 수동적인 것 같은데요.
차이코프스키
기다리는 거지. 구원을 바라는 마음!
알료샤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 찾아야죠. 타치아나처럼.
차이코프스키
타치아나?
알료샤
네. 그래서 말인데요, 선생님. 우리 ‘오네긴’을 마저 써보는 게 어때요? 이제 두 장면밖에 안 남았어요. 오네긴이 편지 쓰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장면.
차이코프스키
…우리, 좀 쉴까?
알료샤
아이, 저는 선생님께서 이 극을 어떻게 끝내실지가 너무 궁금하단 말이에요.

(애드립 구간 중략)

알료샤
함께 해봐요, 네?
차이코프스키
알았어.
알료샤
그럼, 오네긴의 편지 장면부터 시작할게요. 오네긴은 자신의 사촌 그레민 공작의 저택에서 열리는 한 무도회에 참석한다. 그곳에서 공작의 부인이 되어 있는 타치아나를 만나게 된다. 타치아나는 더 이상 예전의 시골 소녀가 아닌 아름답고 고고한 귀부인이 되어 있었다.

알료샤
타치아나와 오네긴은
서로 우연히 마주쳤다네
그 순간 오네긴은 사랑에 빠져
후회와 절망을 느꼈다네
오네긴은 자신을 원망했고
슬픔 속에 아파했다네
이대로 그녈 포기할 수 없으니
내 맘을 전하겠어

차이코프스키
[에녹, 박규원]
숨길 수 없는 이 마음
하지만 어디에도
허락되지 않는 사랑을
고백할 수 있다면
나는 말을 하고 싶어
닿을 수만 있다면

[김경수]
숨길 수 없는 이 마음
이미 늦었단 걸 알아
하지만 허락되지 않아도
고백할 수 있다면
나는 말을 하고 싶어
……
}}}
4. 음악 노트2
{{{#!folding 【가사 - 초연】
알료샤
그럼 우리, 그냥 세상 밖으로 떠나는 건 어때요?
차이코프스키
세상 밖으로?
알료샤
이런 건 다 잊어버리고 우리 둘만의 음악을 만드는 거예요. 그리고 그 음악 안에서 마음껏 여행하는 거죠. 호두까기 인형 어때요?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 인형?
알료샤
네, 이 안에서 선생님의 음악을 만드시는 거예요.

알료샤
서로 아주 닮은 우리가 음악을 위해서
하나의 공간에 앉아서

차이코프스키
하나의 시간을 보낸다 음악을 위해서
흔들리는 꽃이 음악이 된다면
꽃이 뿌리를 내린 세상이
음악이 될 수 있다면

알료샤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연주할 수 있다면
그 별을 보며 꿈꾸는 사랑을 노래할 수 있다면

함께
서로 아주 닮은 우리가 음악을 위해서
하나의 공간에 앉아서
하나의 시간을 보낸다 음악을 위해서
흔들리는 꽃이 음악이 된다면

알료샤
호두까기 인형이 아름다운 왕자로 변했어요

차이코프스키
클라라가 왕자의 손을 잡았어요

함께
사탕 젤리 마시멜로 궁전이 나타났어요

알료샤
선생님, 우리 여행 한 번 떠나볼까요?

앙상블
스페인에서 온 초콜릿이 춤을 춰요
아라비아에서 온 커피가 춤을 춰요
중국에서 온 향기로운 차가 춤을 춰요
러시아에서 온 쿠키가 춤을 춰요
그리고 마침내 클라라와 왕자가
마침내 춤을 춰요

전원
서로 아주 닮은 우리가 음악을 위해서
하나의 공간에 앉아서
하나의 시간을 보낸다 음악을 위해서
흔들리는 꽃이 음악이 된다면
}}}
5. 예술가여
{{{#!folding 【가사 - 초연】
세자르
러시아의 자랑스러운 예술가 여러분! 우리 러시아는 지금 전쟁의 포화 속에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땅의 젊은 청년들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우고 있습니다. 예술가들이여!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예술의 가치를 깨우쳐야 합니다. 우리 이제 이 모든 혼란을 멈추고 하나로 모입시다!

세자르
새 시대의 예술가여 너 스스로 재판관이 되어라
의욕 많은 예술가여 너의 심장을 느껴라

세자르
우리 러시아 예술협회는 지금 이 순간에도 목숨을 바쳐 싸우고 있는 젊은 청년들을 위해 승리의 군가를 만들어 그들을 위로하고 응원할 것입니다. 협회의 이름으로 요구합니다. 예술가들이여, 당신들의 재능을 원합니다.

세자르
적들의 책을 불태워 버리고
새로운 토양의 거름이 되어서
머리와 마음의 한계를 지우고
하나 된 세상의 국민 되어라
마침내 환호하리라
마침내 열광하리라
새 시대를 맞이하여라
마침내 승리하리라

앙상블
너의 무거운 짐 어깨에 올리고
넌 모두를 위해 희생하고
너의 무거운 짐 어깨에 올리고
넌 모두를 위해 희생하고
죽을 마음 있는가

함께
새 시대의 예술가여 너 스스로 재판관이 되어라
의욕 많은 예술가여 너의 심장을 느껴라
새 시대의 예술가여 너 스스로 재판관이 되어라
의욕 많은 예술가여 너의 심장을 느껴라
하나된 세상을 위해
}}}
6. 음악의 주인
{{{#!folding 【가사 - 초연】
차이코프스키
그렇게 군가가 작곡하고 싶어? 죽음이 두려운 병사들에게 싸우다 죽으라는 음악을 만들길 원하냐고!
세자르
그 병사들은 실제로 싸우고 있어. 이 전쟁은 현실이야! 현실의 병사들에게 힘을 주는 음악을 만들자는 게 뭐가 그렇게 잘못됐다는 거야. (안재영 세자르: 우린 이럴 수록 단결해야해!) 자네가 환상 속에 숨어서 아름다운 음악이나 만들며 즐기는 동안, 전쟁터에서 병사들은 죽어 나가고 있다고!
차이코프스키
차라리 희생된 사람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곡이라면 만들겠어. 이보게 큐이, 자네도 알고 있잖아. 음악이 마음을 움직이지만, 선동의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는 거. 음악은 힘 있는 사람들의 것이 아니야. 그저, 마음을 담고 싶고 그 마음을 듣고 싶은 사람들의 것이지.
세자르
국가가 없으면 그 음악을 들을 마음조차 없어진다는 걸 왜 모르는 거야!

세자르
이 땅의 빵을 먹고 이 땅의 물을 마신
이 땅 너머 음악에 귀가 멀어졌네

차이코프스키
멜로디는 허공을 자유로이 날고
노래는 하늘 높이 울리는데
이 땅에 가둔 채 사육하라니
음악의 주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에녹] 음악에 주인이 있는 것처럼

세자르
이 땅의 주인이 음악의 주인
러시아의 음악은 러시아를 향해
러시아의 멜로디는 러시아의 민족에게
러시아의 노래는 러시아의 군대에게

차이코프스키
하나의 음악과 영혼이
[에녹] 음악의 진정한 주인은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때
[에녹] 그 음악을 듣는 사람일 뿐

위로가 된다면

[에녹] 그 순간 음악은 마음에 흐르고
[김경수] 그 순간 음악은 마음에 흐르네
[박규원] 각자의 마음에 음악이 흐르네

세자르
음악의 주인은 누구인가
음악은 어디로 흘러야 하는가

차이코프스키
세상의 멜로디는 물처럼 흐르고
세상의 노래는 바람처럼 흐르네

세자르/차이코프스키
음악의 주인은 누구인가/음악의 주인은
음악은 어디로 흘러야 하는가/누구인가
음악은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음악은 누구를
음악의 주인은 누구인가/향해야 하는가
음악의 주인은/음악의 주인은 누구인가
누구인가/음악은 어디로 흘러야 하는가
음악은 누구를/음악은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
향해야 하는가/음악의 주인은 누구인가

함께
음악의 주인은 누구인가
}}}
7. 들려주지 못한 노래
{{{#!folding 【가사 - 초연】
알료샤
태어나지 못한 노래
마음속에 맴돌다가
사라진 노랫소리
들려주지 못한 노래
누군가의 마음에 들려주고 싶은 노래
하지만 한 번은 누군가의 마음에
노래가 사라지듯 떠나가네
노래가 떠나가듯 사라지네
}}}
8. 겨울날의 환상
{{{#!folding 【가사 - 초연】
안나&앙상블
한 사람이 한겨울에 눈보라에 서 있네
겨울의 추위로 시퍼렇게 변한 입술

그 사람이 내게 물었네, 당신은 날 기억할 수 있나요?
처절한 고통 흐르는 흐름을 멈춘 강물은
죽음 같은 그대 얼굴 태양은 더욱 낮게 빛나고
강물은 병들었는데 노래는 사라졌다네

슬픔으로 도려낸 심장처럼
거친 전투의 병사처럼
비틀비틀 걸어가네

안나
이별의 노래를 부르며
당신을 그려냈네
나는 당신을 따르네
겨울이 차갑게 속삭인다
이 추운 고통과 상처를
나는 이미 예감했다고
너를 볼 수 없어 슬프다

너의 얼굴이 어떻게 야위는지
공포가 너의 눈동자를 덮어버리고
고통이 너의 뺨에 상처를 내고
웃음에서 경악이 터져 나올 때

안나&앙상블
나는 너를 볼 수 없어 슬프다
나는 너를 볼 수 없어 슬프다
나는 너를 위해 운다
나는 너를 위해 운다
나는 너를 위해 운다
}}}
9. 부르지 못한 노래
{{{#!folding 【가사 - 초연】
안나
겨울날의 환상을 처음 들었던 날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지
내가 사는 땅에 바람과 강물과
눈보라와 빗방울의 노래였지
하지만 노래를 부를 수는 없었어
자유를 외치면 눈보라 휘날리는 벌판으로 향하고
인간을 말하면 감옥에 갇혔어
노래는 바람처럼 강물처럼 멀리 멀리 흘러갔어

차이코프스키
[에녹] 힘든 시대가 시작되었죠.
[김경수] 자유를 구속하고 편견으로 가득한 시대가 시작된 거죠.
[박규원] 칠흑같이 깜깜하고 끔찍한 시대가 시작된 거죠.

안나
[김소향, 최서연] 맞아요. 시를 쓴다는 것 자체가 위험하게 느껴졌어요.
[최수진] 맞아요. 글을 자유롭게 쓴다는 것조차 상상할 수가 없었죠.

안나
달빛마저 잠든 어두운 밤에 모여
처형당한 작가들의 시를 읽었지
웃음을 잃어버린 시간 속에서
차가운 내 마음 녹여주었어
당신의 음악 내게는 빛이었어
어둠 속 잠든 지 오래된 피아노 연주를 시작해

잠들었던 음악이 깨어나고
흘러갔던 노래가 돌아오는 이 순간
난 두근거렸어
잠들었던 음악이 깨어나고
흘러갔던 노래가 돌아오는 그 순간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지

찬란한 음악 어두운 마음 밝혀
처형당한 작가들이 다시 숨 쉬고
침묵하던 이들이 소리를 내고
덮어두었던 책들을 꺼내
더욱 밝아진 새벽 햇빛 맞으며
내 맘속 숲에서 빛나는 피아노 건반을 만났어
아침이야
}}}
10. 인생 산책
{{{#!folding 【가사 - 초연】
안나
숲속엔 햇빛에 드러나지 않은
오래된 시간이 숨어 있지
누군가를 피해 가며 꿈을 꾸었던
그 옛날의 나도 숨어 있을까

차이코프스키
숲속엔 햇빛에 드러나지 않은
오래된 시간이 숨어 있지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꿈꾸던
그 옛날의 나도 숨어 있을까

안나
숲속엔 아직 밝히지 않은 내가
밝은 빛을 꿈꾸며 웅크려 있어

차이코프스키
숲속엔 아직 밝히지 않은 내가
세상이 두려워 멈춰만 있어

함께
숲속의 아이는 언젠가는
행복한 산책을 꿈꿀 거야
오래된 시간 속 그 옛날의 나처럼
숲속의 아이는 꿈을 꾸며
행복한 길을 걸어 나갈 거야

안나
과거도 한계도 제약도 없는

차이코프스키
슬픔도 아픔도 눈물도 없는 길

함께
숲속엔 아직 밝히지 않은 나
}}}
11. 비애
{{{#!folding 【가사 - 초연】
차이코프스키
너의 얼굴이 그려진다
너의 웃음이 그려진다
[에녹] 너의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너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아
네가 떠난 후 나는 이곳에서 울고
[에녹] 네가 떠난 후 나는 이곳에서 멈춰져

[에녹] 너의 온기가 없는 이곳에서 울고 있어
[김경수] 너의 흔적이 없는 이곳에서 멈춰 있어
[박규원] 너의 온기가 없는 이곳에서 멈춰 있어

[에녹] 너의 흔적이 있는 음악들을 그리고 있어
[김경수] 너의 흔적이 있는 악보들이 자꾸 떠올라
[박규원] 너의 흔적이 있는 악보들은 자꾸 떠올라

다시 연주될 수 없는 그 음악들이
[에녹] 다시 연주될 수 없는 그 음악들을

다시 연주될 수 없는 우리의 음악
너의 흔적들이 있는 그 음악들도
[김경수] 너의 흔적들이 있는 그 음악들이

[에녹] 이곳에서 울고 있어
[김경수] 내 맘에서 맴돌고 있어
[박규원] 이곳에서 멈춰 있어

너와 함께한 그 시간들이
아득히 깊은 곳으로 멀어져 가
난 다시 돌아가고 싶어
너와 함께한 그 여행들이
나에게는 소중했다 말하고 싶어
아직 못 다 한 이야기를

하지만 널 다시 볼 수 없잖아
[박규원] 하지만 널 다신 볼 수 없잖아

난 그저 이곳에서 또 울고 또 서 있을 뿐
넌 왜 말도 없이 떠났을까
그때의 넌 왜 날 버리고 그렇게

지켜내지 못한 우리의 음악
[에녹] 다시 듣지 못할 너의 말들

나에게 단 한 번이라도 단 한 순간이라도
널 만나는 시간을 나 가질 수 있다면
나 너의 말을 듣고 싶어
[김경수] 나 너의 말을 듣고 싶은데

함께한 시간이 함께한 여행들이
아득하게 사라지고 사라졌네
나만 홀로 남아 울고 있을 뿐

잔인한 세상이 삼키고
너의 죽음이 묻는다
세상에서 숨어버린 나의 상처는
더욱 선명해진다
}}}
12. 호두까기 인형
{{{#!folding 【가사 - 초연】
알료샤
선생님, 왜 이렇게 우울해 보이세요. 우리 그냥 세상 밖으로 떠날까요? 근심, 걱정 다 내려놓고 우리만의 음악을 만드는 거예요. 그 안에서 마음껏 여행하는 거죠. 호두까기 인형은 어떠세요? 그럼 시작합니다.

클라라
클라라는 눈물을 흘렸어요
마지막 상자만 남았어요
울면서 상자를 열어보니
호두까기 인형이 나왔어요

프리츠
와! 호두까기 인형 진짜 못생겼다! 진짜 이빨로 호두 깔 수 있나?
클라라
괴롭히지 마, 내 인형이야!

알료샤
프리츠의 거친 장난 때문에
호두까기 인형이 부서졌어요
클라라는 다시 눈물을 흘리며
정성껏 고쳐주었죠

클라라
호두까기 인형아 아프지 마렴
너의 아픔을 가져갈 테니
호두까기 인형아 울지 마렴
내가 너의 눈물을 닦아줄 테니
}}}
13. 결투
{{{#!folding 【가사 - 초연】
알료샤
자 시작할까

차이코프스키
원한다면

알료샤
적이라니 그렇게 오랜 일인가
피의 갈증 우리를 갈라놓는 건
그렇게 오래전 일이던가

차이코프스키
우리의 우정들이 우리의 세월들이
그 모든 것을 나눈 친구였건만
이제는 원수 같아 이제는 미워하네

함께
가장 아꼈던 우리가
우리의 우정 우리의 세월
우리의 마음 모든 것들을
우리는 친구였건만
우리 함께였건만
이제는 원수 같아 이제는 미워하네
가장 아꼈던 우리는 서로를 파멸하네
이 손이 피범벅 되었을 때
나 웃을 수 있을까
서로가 평화로이 악수할 방법은

알료샤
이제 없나

차이코프스키
이제 없나

함께
안돼
}}}
14. 새벽
{{{#!folding 【가사 - 초연】
안나
새벽이 되었네
그대의 얼굴이
저 사나운 비 속에
점점 사라져가네

당신의 눈물을
빗속에 감추고
다시 밤이 오길
기다리며 잠드네
기다리며 잠드네
}}}
15. 오네긴
{{{#!folding 【가사 - 초연】
안나
[김소향]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당신
그 곁에서 당신을 바라보는 나
어느 순간 당신의 아픈 상처
나의 마음에 스며들어

당신이 그와 머물고 싶던 곳
마음이 흐르던 곳에
따듯한 당신의 음악이
흘러갈 수 있었다면

당신을 이해하고 그 곁에 머물고 싶어
당신의 마음을 느끼고 있어요
소리내지 않아도 보여주지 않아도
당신의 아픔들이 내겐 보여

그 마음을 말없이 펜에 담아
이 책 위에 써요
우리를 둘러싼 시선 속에
두려워 갈 곳을 잃어도

더 이상은 혼자서
울진 말아요 손 내밀어요
이제는 내가 함께해
이 어둠 속 적막 지나 아침 올 때까지
비난받고 고통 속에 살아간다 해도
비난받고 고통만이 남았다 해도

이젠 내가 지켜줄게요.
안나
[최수진]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당신
당신이 바라보고 있는 그 한 사람
어느 순간 당신의 전부 되어
지울 수 없는 상처 되어

당신의 한 걸음 함께 걷던 사람
가슴에 묻어둔 채
이제는 또 다른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면

세상 속 고통들이 우리를 짓누를 때에
외면하고 등 돌려 도망치고 싶어도
주저앉지 말아요 멈춰서지 말아요
당신이 그렇게 나아가주길

그 마음을 말없이 펜에 담아
종이 위에 써요
잠시 멈춰있던 뜨거운 마음
감춰두었던 나의 이 두려움

소리 내지 못하고
나아가지 못했던 날들
나 역시 당신과 같죠
내 가슴 속 외침들에 침묵해야 했던
비난받고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하는
이 모든 아픔을 가슴에 묻는 우리
안나
[최서연]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당신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 한 사람
어느 순간 당신의 전부 되어
지울 수 없는 상처 되어

당신의 걸음을 함께 걷던 사람
가슴에 묻어둔 채로
그렇게 또 다른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까

세상 속 고통들이 우리를 짓누를 때에
외면하고 등 돌려 도망치고 싶어도
주저앉지 않기를 멈춰 서지 않기를
당신이 그렇게 나아가주길

이 마음을 말없이 펜에 담아
이 책 위에 써요
나아가지 못한 뜨거운 마음
감춰뒀던 나의 이 두려움

소리 내지 못하고
숨죽여야 했었던 날들
나 역시 당신과 같죠
외로움에 아파하며 살아가지 못한
핍박받고 비난받고 살아가야 하는
이 아픔을 그저 가슴에 묻는 우리
}}}
16. 어린 독수리
{{{#!folding 【가사 - 초연】
앙상블
러시아의 어린 독수리여
쇠락한 사자를 때려눕혀라

세자르&앙상블
평화와 기쁨의 노래가 울린다
북쪽 낙원이 이곳이로다

세자르
그 누가 속삭이는가
영광의 날은 사라졌다고
눈앞의 병사들 보라
그날은 오늘 다시 시작되리라
영광의 날은

앙상블
물결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바위를 보라

함께
날개를 활짝 펼치는 어린 독수리
쇠사슬을 끊고 날아오른다

전쟁의 불길 아래 성장한
이 땅의 거인들이여
영원한 영광이 함께하리라
출정의 나팔 소리 울리면
우리의 힘을 알게 되리라

세자르
이민족의 군대들아 두려워하라
러시아의 아들들이 나타났도다
우리의 마음에는 복수심만이
폭군의 떨림과 멸망의 시간

함께
정의로 가득한 군마를 보라
골짜기에 병사들이 가득하도다
전쟁의 포성이 시작되리라
자욱한 연기를 예감하노라
러시아의 -

세자르
멈추지 마, 계속 연주해! 이 순간에도 우리는 음악의 병사들이야.
[테이] 우리는 끝까지 음악으로 함께하는 병사들이야!


앙상블
러시아의 어린 독수리여
쇠락한 사자를 때려눕혀라
평화와 기쁨의 노래가 울린다
북쪽 낙원이 이곳이로다

그 누가 나에게 속삭이나
영광의 날들은 사라졌다고
여기에 눈앞에 황홀한 병사들

세자르
그날들은 오늘 다시 시작
시작되리라

러시아의 어린 독수리여
쇠락한 사자를 때려눕혀라
평화와 기쁨의 노래가 울린다
북쪽 낙원이 이곳이로다
}}}
17. 작은 꽃
{{{#!folding 【가사 - 초연】
안나

[최서연]
바로 나 같은 사람들이요! 나요. 내가 원해요. 말할 수도 없고 전할 수도 없어서 살아 있어도 죽은 것 같던 나에게 당신은 시를 돌려줬어요. 매일 해가 뜨고 지는 똑같은 하루가 괴로운 나 같은 사람들을 당신의 음악은 위로해줬다고요. 이 아픔을 가슴에 그저 묻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음악을 전할 수만 있다면 그 끝이 어디라도 내가 한 번 가볼 거예요. 그러니까 써요. 당신 음악이 타들어 가는 불씨만 남았대도 상관없 어요. 메말라 시들고 있대도 상관없어요. 살아 있으니까! 그러니까 써요. 살아 있는 당신을 위해 써요. 살아 있지만 죽어 있는 당신을 위로해요. 당신도 느끼고 있지 않나요? 당신 안에 흐르는 음악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당신에게 음악은 사랑이었잖아요. 그리고 그 사랑은 음악이 있는 한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가슴 속에 영원히 흐를 테니까.
[최수진]
바로 나 같은 사람들이요. 마음을 열어보일 길이 없어서 슬픔을 그저 가슴에 묻어야 했던 사람들을 위해서요. 당신 음악에 내 글을 실어서 그런 이들에게 전할 길이 있다면 나는 한번 가보고 싶어요, 그 끝이 어디라도요. 그러니까 함께 가요. 당신 음악이 힘없이 타들어가는 불씨만 남았대도 상관없어요, 이렇게 시들어가는 작은 꽃이라도 괜찮아요. 여기 있잖아요, 아직 살아 있잖아요! 이것도 이유가 될 수 없다면 당신을 위해 써요. 아직 이렇게 살아 있지만 죽어 있는 당신을 위로해요. 음악은 당신에게 사랑이었잖아요. 그 사랑을 비극뿐인 결말에 가둬 두면 안 돼요. 가슴 속에 영원히 흐를 수 있도록 계속 음악을 써야 해요.
[김소향]
바로 나요. 내가 원해요. 말할 수도 없고 전할 수도 없어서 매일 해가 뜨고 지는 똑같은 하루가 고통스러운 이들, 마음을 열어 보일 수가 없어서 여기가 (가슴을 가리킨다) 너무 아픈 사람들, 그래서 가슴에 응어리를 쥐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요. 되돌려 받지 못하는 사랑이면 어때요, 괜찮아요. 말해줘요. 당신 고백의 끝이 화려한 불꽃이 아니라 거의 타들어 가는 불씨라 해도, 만개한 꽃이 아니라 이렇게 시들어가는 꽃이라고 해도 괜찮다고. 용기 냈으니까 됐다고. 그렇게 당신의 음악에 내 글을 실어서 누군가에게 닿을 수만 있다면 나, 그 끝이 어디라도 한번 가보고 싶어요. 당신 혼자가 아니에요, 내가 같이 갈게요. 그것도 싫어요? 그러면 당신을 위해 써요. 이렇게 살아있지만 아파하는 당신을 위로해요. 지금은 말 못하는 당신의 그 사랑이 먼 훗날에는 평범한 일상에서 고백할 수 있는 특별한 마음이 되는 그런 세상이 올 거라고 말해주면 되잖아요. 당신의 사랑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당신의 음악 안에서 영원히 흐를 테니까요. 그러니까 써요. 멈추지 말고 계속 음악을 써줘요.

바짝 말라 향기 잃은
작은 꽃은 책갈피 속에
오랫동안 끼워져
내 맘에서 멀어진
작은 꽃은 어딘가에

어디에서 피었을까
언제 어느 봄날에
누구 손에 이끌려
이 책에 심어져
작은 꽃은 어딘가에

고요한 들판과 숲 그늘 어딘가
조용히 향기를 내는 작은 꽃
그 꽃은 어쩌면 이 책이 아니라
아직도 숲속에서 살고 있을까

그 누군가는 아직 살아있을까
이 이름 모를 작은 꽃처럼
그 누군가는 내 맘 알고 있을까
이 말라버린 작은 꽃처럼

내 사나운 폭풍이 내 몸을 흔들어도
내 안에 간절히 매달린 작은 꽃
어찌하여 그리도 약하고 약한 너는
내 마음을 떠나지 않나

그대여 얼어붙은 땅속에서
소리 없이 울고 있는 그대여
바람결에 내 마음 전해지도록
나는 소리 내어 울고 있는데

우리 맘을 녹여주는 봄날까지
나는 그대 심어진 땅으로 걸어가리라
우리 영혼들을 밝혀주는 아침까지 걸어가리라

내 노래가 그 누군가에게
작은 향기 하나 전할 수 있기를
내 마음이 그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 하나 전할 수 있기를
내 노래가 누군가에게
작은 향기 하나를 전할 수 있기를
내 마음이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 하나를 전할 수 있기를

작은 꽃처럼
}}}
18. 상처 입은 독수리
{{{#!folding 【가사 - 초연】
세자르
상처 입은 독수리여 어둠 속을 날고 있다
그 날갯짓은 어디를 향했어야 했는가
삶도 국가도 신념도 이제는 짙은 해무 속에
사라져 버렸다
사라져 버렸다

찬란하게 요동치던 파도가
낮게 떨어진 날개를 적신다
무거워진 날갯짓은 해무 속을
헤매이고 있다
헤매이고 있다

상처 입은 독수리 어디에도
내려앉지 못했던 나는
어둠 속을 날고 있네

음악이 흐른다
음악이 흘러 해무를 걷어내고
저 바다를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음악이 흐른다
저 어둠이 걷히고 나면
흑해의 수평선 너머에 해가 뜨겠지
젖었던 날개가 마르고 나면
다시 힘찬 날갯짓을 할 수 있겠지

상처 입은 독수리
어디에도 내려앉지 못했던 난
빛을 향해 날아올라
어둠을 헤쳐
포화의 한계를 헤쳐
나의 음악과 함께
아름다운 흑해를 가로지른다
}}}
19. 들려주지 못한 노래 Rep.
{{{#!folding 【가사 - 초연】
알료샤
오네긴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한마디

차이코프스키&알료샤
사랑

알료샤
사랑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한마디

함께
그 사람

알료샤
영원히 흐르는 시냇물처럼
쉼 없는 노래가 흐르는 사람

차이코프스키
말없이 고요한 호숫가처럼
[박규원] 유유히 흐르는 호숫가처럼

맘 편한 안식을 선물하는 사람

함께
그 사람을 생각하면 할 말이 떠오르고
할 말을 떠올리면 멜로디가 생각나

알료샤
선생님, 절대로 타협하지 마세요. 선생님의 힘은 선생님 음악 안에 있으니까요.

알료샤
그 음악에 영원히 살고 싶어
내 안을 채우고 흐르던 음악

함께
그 사랑은 언제나 냇물
그 사랑은 언제나 호수
나 언제나 그 곁에서
나 언제나 그 곁에서
}}}
20. 후회
{{{#!folding 【가사 - 초연】
차이코프스키
[에녹] 미련한 내 마음을 이제야 고백합니다
[김경수] 미련했던 나의 맘을 이제서야 꺼냅니다
[박규원] 미련한 나의 마음을 이제야 고백합니다

[에녹] 어리고 어리석은 나의 마음을 보입니다
[김경수] 어리고 어리석은 날 이제야 보입니다
[박규원] 어리고 어리석은 나를 이제야 보입니다

[에녹] 먼 길을 돌아온 이 마음
[김경수] 먼 길을 돌아온 내 맘
[박규원] 먼 길을 돌아온 내 마음

당신께 닿을 수 있을까요
[김경수] 당신께 들릴 수 있을까요

[에녹] 시간을 건너온 이 마음
[김경수] 시간을 건너온 내 맘
[박규원] 시간을 건너온 내 마음

당신께 들릴 수 있을까요
[김경수] 당신께 닿을 수 있을까요

[에녹] 수정처럼 맑던 그대의 그 눈동자
[김경수] 수정처럼 맑던 당신의 그 눈동자
[박규원] 수정처럼 맑던 당신의 눈동자

[에녹] 햇살처럼 눈부신 그대의 미소
[김경수] 햇살처럼 눈부신 당신의 미소
[박규원] 햇살처럼 눈부신 당신의 미소가

이제는 날 휘감는 가시덩굴 되어
[박규원] 이제는 날 휘감는 가시넝쿨 되어

나를 아프게 해요
[김경수] 나를 아프게 해도

그날의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에녹] 고백하지 못한 나의 말이 슬프게 해
[김경수] 고백 못한 나의 맘이 슬프게 해
[박규원] 고백하지 못한 내 말이 슬프게 해

[에녹] 차마 닿지 못한 내 마음이 슬프게 해
[김경수] 차마 닿지 못한 내 말들이 슬프게 해
[박규원] 차마 닿지 못한 내 맘을 슬프게 해

이런 나의 마음이 닿을 수 있다면
[박규원] 이런 나의 마음을 당신은 알까요

미련한 내 맘 속에 숨겨왔던 말
[박규원] 서툰 나의 마음이 닿지 못한다 해도

그토록 하고 싶었던 말
[박규원] 이제는 당신께 고백합니다

당신을 사랑해
당신을 사랑해
내 영혼이 부서진다 하여도
당신을 사랑해
당신을 사랑해
내 영혼이 부서진다 하여도

[에녹] 나의 이 마음이
[김경수] 어떻게 해야 이 마음
[박규원] 어떻게 하면 이 말을

당신께 닿을까요
[김경수] 그대에게 닿을까요
}}}
21. 그대여 떠나라
{{{#!folding 【가사 - 초연】
안나
그대여 순간의 절망에 슬퍼하지 말라
열광 어둠 모두 잠시 지나가는 소음일 뿐

차이코프스키
그대여 냉담함과 비웃음에 슬퍼하지 말라
그대는 강하며 진지하니 스스로 살아남으라

안나
그대여 떠나라 자유의 길 가라
자유로운 지혜가 그대를 이끄는 곳으로

차이코프스키
그대여 떠나라 자유의 길 가라
자유로운 지혜가 그대를 이끄는 곳으로

함께
그대의 불꽃 찬란히 차오르는 그대 제단에 서서
비난의 침을 뱉어내도 그냥 그렇게 두라
누군가가 그대를 힐난하고 어린애처럼 소란스레
그대의 제단을 흔들지라도 그냥 그렇게 두라
누구보다 자유로운 길 가는 사람

안나
그 어떤 비난에도 자신의 길 가라
차이코프스키
그 어떤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 가라

함께
그대의 불꽃 찬란히 차오르는 그대 제단에 서서
비난의 침을 뱉어내도 그냥 그렇게 두라
누군가가 그대를 힐난하고 어린애처럼 소란스레
그대의 제단을 흔들지라도 그냥 그렇게 두라

차이코프스키
그대여 떠나라

함께
그대여 떠나라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떠나라
}}}

6. 출연진

6.1. 2022년 초연

프로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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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6 ~ 2022.10.30, 유니플렉스 1관

7. 기타

7.1. 재관람 혜택

초연 스푸트니크 카드
3회 적립
40% 할인권

7.2. MD

공연 제품명 가격 실물/링크
초연 프로그램북 10,000원 #
인생 산책 고블렛 잔 12,000원
숲속의 작은 썬캐처 20,000원 #
잠자는 숲속의 뱃지 9,000원 #

8. 둘러보기

오세혁 작/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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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보도지침
톡톡
2017 슬루스
프론티어 트릴로지
모래시계
2018 홀연했던 사나이
2019 이선동 클린센터
2020 데미안
세자전
2021 아르토, 고흐
칠칠
2022 스메르쟈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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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차이코프스키
2023 제시의 일기
2024 카포네 밀크
※ 문서 등록된 공연만 기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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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욱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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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살리에르
2016 라흐마니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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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Everybody Wants Him Dead
2020 세자전
2022 스메르쟈코프
안나, 차이코프스키
2023 제시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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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래는 오세혁이 연출까지 맡기로 되어 있었으나, 연습 과정에서 연출이 변경되고 개막이 연기되었다. [2] 연출이 변경되면서 개막이 연기되었다. [3] 이 장면에서 배경에 흐르는 클라리넷 멜로디는 세자르 큐이의 Nocturne in F# minor이다. 차이코프스키가 피아노로 연주하던 세자르의 음악도 이것. https://www.youtube.com/watch?v=iyMe9eRlny4 [4] 세자르 역의 배우마다 편지와 악보에 다르게 반응한다. [5] 이때 배경에 흐르는 음악은 세자르 큐이의 곡 Caprice-Impromptu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sjN-fa270Qk [6] 안재영 세자르는 국적을 생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