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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3 13:27:15

기지촌(가요)

김민기의 작품 목록
{{{#!folding [ 펼치기 · 접기 ] 김민기 1집 (1971年)
친구 아하 누가 그렇게 바람과 나
저 부는 바람 꽃 피우는 아이
아침 이슬 그날 종이연
눈길(연주곡) 세노야* 4월**
김민기 전집 1 (1993年)
가을편지 내 나라 내 겨레 두리번 거린다
꽃 피우는 아이 아침 이슬(연주곡) 아침 이슬
잃어버린 말 아름다운 사람 그날
친구 잘가오 Morgentau
김민기 전집 2 (1993年)
새벽길 나비
혼혈아(종이연) 그사이 고향 가는 길
철망 앞에서 눈산 차돌 이내몸
아무도 아무데도 바다 눈길(연주곡)
김민기 전집 3 (1993年)
상록수 기지촌 가뭄
식구생각 서울로 가는 길 늙은 군인의 노래
강변에서 주여, 이제는 여기에 소금땀 흘리흘리
밤뱃놀이
김민기 전집 4 (1993年)
봉우리 아하 누가 그렇게 백구
작은 연못(연주곡) 날개만 있다면 작은 연못
인형 고무줄 놀이 천리길
아침(연주곡)
그 외 나무위키에 등재된 작품
소리굿 아구 공장의 불빛 이 세상 어딘가에
노래를 찾는 사람들 1 지하철 1호선 의형제
*갈색 재킷 버전에서 꽃 피우는 아이가 빠지고 들어간 곡. }}}

1. 개요2. 가사

1. 개요


1973년 김민기가 작사, 작곡한 노래. 이듬해 가수 윤지영의 음반 <고향 가는 길>에 수록될 예정이었으나, 공연윤리위원회에 의해 검열을 당하여 가사를 대폭 수정하고 '황혼'이라고 제목을 바꾼 후에야 발매가 되었다. 이후 1993년 <김민기 3>에서야 제대로 김민기의 노래[1]로 수록되었다.

멋들어진 반주와 더불어 굉장히 서정적인 가사가 가미된 높은 완성도와는 달리, 노래 자체가 작곡되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73년 당시, 윤지영의 음반사가 김민기에게 윤지영의 앨범에 수록될 노래를 하나 요청했다. 돈도 미리 선불해서인지 어떻게든 좋은 노래를 받고 싶던 음반사는 김민기와 윤지영을 거의 여관에 감금하다시피 하여 둘을 갈궜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노래는 나오지 않고, 급기야 계약일 마지막 날에 이르렀다. 윤지영이 짐을 싸고 나가려는 채비를 하고 있을 때, 김민기가 갑자기 윤지영에게 시간을 더 달라며 화장실에 들어갔다. 한참 시간이 지난 뒤 김민기는 화장실에서 완성한 노래를 윤지영에게 보여줬는데, 이 노래가 바로 기지촌이다. 거의 하루만에, 즉석에서 작곡한 것. 사실 노래를 즉석에서 작곡하는 것은 그의 오래된 작곡 스타일이다.

노래 제목처럼, 한국 전쟁과 그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집창촌 기지촌에 대한 노래이다. 지금에야 많은 집창촌에 제재가 가해지며 대다수가 문을 닫은 실정이지만, 당시에는 아예 정부 주도로 매춘이 시행될 정도로 국가가 매춘에 적극적이었다.[2] 때문에 주변에서 집창촌을 찾노라면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집창촌이 흔하고 그만큼 번성했으며, 그에 따라 미군을 상대로 매춘을 하던 집창촌인 기지촌이 많은 집창촌에 밀려 상대적으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 노래는 그처럼 쓸쓸하고 퇴폐적 분위기를 띠는 기지촌에 대한 노래이다. 거기에 한영애의 애달픈 목소리와 블루스 풍의 멜로디가 합쳐져, 듣다 보면 비애와 애수가 느껴질 정도의 분위기가 난다.

2. 가사

서산 마루에 시들어지는 지쳐버린 황혼이
창에 드리운 낡은 커텐 위에 희미하게 넘실거리네
어두움에 취해버린 작은 방 안에 무슨 불을 밝혀둘까
오늘밤에는 무슨 꿈을 꿀까 아무것도 뵈지 않네

가로등 아래 장님의 노래는 아무한테도 들리잖고
자동차 소리 개 짖는 소리에 뒤섞여 흩어지네
시계 소리 내 귓전을 스쳐더니만 창밖으로 새어나가
오늘밤에는 무슨 꿈을 꿀까 아무것도 들리잖네

밤거리에는 낯선 사람들 떠들면서 지나가고
짙은 화장의 젊은 여인네들이 길가에 서성대네
작은 별들이 하나둘 떨어지더니 하늘 끝으로 달아나
오늘밤에는 무슨 꿈을 꿀까 아무것도 남지 않았네
아무것도 남지 않았네


[1] 해당 버전은 김민기와 한영애가 함께 불렀다. [2] 이에 대해 다룬 김민기의 연극이 있다. 바로 소리굿 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