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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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설명
한국의 일부 영어 강사들이 과거 학생들의 암기를 돕기 위해 사용하던 표어였다. 영어를 배울 때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 해당하는 명사 분류의 이름 앞글자를 절묘하게 따 온 것인데 마치 고추와 보짓물을 연이어 부르는 듯한 느낌을 주어 학생들의 암기를 돕는다. 가산/불가산 명사를 구분하기 위하여 보집물고추로 하기도 한다. 남녀가 같이 다니는 학원에서는 건전하게(?) 고추집보물이라고 암기하라는 팁을 주는 영어 강사도 있었다.하지만 과거 한국의 영어 교육이 영어를 소통의 수단이 아닌 지식의 집합으로 취급했음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시이기도 하다. 이 표어의 목적, 즉 명사의 분류를 암기하는 것은 주로 명사의 가산 여부, 즉 셀 수 있는지의 여부를 가르치기 위함인데[1] 개정을 거듭한 이후의 영어 교육과정은 위 내용을 자세히 다루지 않는다.[2]
이뿐만 아니라 사교육계에서조차 이와 같은 단순한 지식 암기 위주의 표어를 이용해 강의를 진행하는 곳은 찾기 힘들다. 실제로 대학수학능력시험 및 EBS 등의 교재들도 실질적인 독해 능력을 더 중요시하는 추세다.[3] 이런 식의 유형 분류는 언어학을 따로 전공하지 않는 한 접할 기회가 매우 드물다.
이러한 교육 과정의 변화는 위의 명사 분류와 같은 세분된 어법 지식을 학습하는 것이 실생활에서 영어를 직접 구사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기인한 것이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우리도 어릴적에 말을 배우며 고유명사가 어떻고, 추상명사가 어떻다는 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는 점과 국문학 전공자 및 연구자가 아니고서야 우리의 언어를 이런식으로 분석하며 사용하지 않는다는걸 생각하면 당연한 소리이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과 교수법이 생겨난 1970년대에는 사실 일반 학생들이 영어로 소통할 일이 별로 없었다. 우선 1970년대에는 외화유출 억제를 이유로 해외여행을 다녀가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들었고, 해외유학도 극소수의 특출난 학생이나 부유층이나 다녀오는 것이었고[4], 외국에서 한국으로 돈벌러 들어오는 외노자나 굳이 한국 시골로까지 가서 국제결혼하려는 외국인 신부 따위는 존재할 리가 없던 시대였다. 따라서 한국 내에서는 동두천, 왜관, 이태원 등 미군기지와 대사관, 영사관 근처에 살거나 외국인 대상 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아니라면 실생활에서 영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물론 영어가 아주 쓸모없던 것은 아니라서 AFKN을 시청하는데 유용했지만, 이것도 안 나오는 곳이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단지 지식의 뭉치로 취급해도 당시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어차피 이 당시에는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일에 종사하는 것이 아니라면 영어로 말하고 들을 일이 거의 없으니 그저 영문을 읽어서 해석할 줄만 알면 그만이었기 때문이었다. 선진국에도 진입하고 외국인이 많고 정보화가 진행된 21세기의 한국과 개발도상국이자 사실상의 고립된 섬나라였던 20세기의 한국은 처했던 상황이 이렇게나 몹시 다르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 이 표어가 등장하며 2000년대 학생들 사이에서도 유명해졌다.
불가산명사인 물질명사, 고유명사, 추상명사를 묶어 물고추라고 부르기도 했다. 대명사를 추가할 경우 대물고추보집(...)이라는 조합도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