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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월드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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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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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월드 시리즈 우승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MVP 랜디 존슨 & 커트 실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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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게 뜬 공... 중견수 쪽에 떨어집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다이아몬드백스]]가 월드 챔피언입니다!
FOX 조 벅의 우승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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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월드 시리즈 로고
1. 개요2. 양 팀 상황3. 시리즈 진행
3.1. 1차전3.2. 2차전3.3. 3차전3.4. 4차전3.5. 5차전3.6. 6차전3.7. 7차전
4. 기타 이모저모5. 우승 반지

[clearfix]

1. 개요

2001 MLB WORLD SERIES
파일:뉴욕 양키스 화이트 로고.svg 파일:diamondbacks_old.png
뉴욕 양키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2001년 10월 27일부터 2001년 11월 4일까지 진행된 제97회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월드 시리즈. NL 우승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AL 우승팀 뉴욕 양키스가 격돌하여 애리조나가 4:3으로 우승하였다. MVP는 랜디 존슨 커트 실링이 공동수상하였다. 2000년대 최고의 명승부로 꼽히는 월드 시리즈다. 4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팀 디백스와 Mystique & Aura[1]로 대표되었던 양키스의 대결은 9.11 테러로 인해 더욱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었으며 이전 시리즈가 10월에 모두 막을 내렸던 반면 2001년의 시리즈는 11월이 되어서야 막을 내렸다. 참고로 이 해 월드 시리즈는 21세기 최초 월드 시리즈이며, 김병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으로 우승한 월드 시리즈로도 유명하다. 1차전, 2차전, 6차전, 7차전은 다이아몬드백스의 홈구장 뱅크 원 볼파크에서, 3차전, 4차전, 5차전은 양키스의 홈구장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2. 양 팀 상황

2.1.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파일: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엠블럼(1998~2006).svg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NLDS 5차전에서 나온 토니 워맥의 끝내기 안타. 안타를 허용하는 투수는 스티브 클라인[2]이다.

2001년 시즌, 뉴욕 양키스가 창단 100주년째를 맞은 반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창단한 지 겨우 4년째 되는 신생팀이었다. 하지만 구단주 제리 콜란젤로의 적극적인 투자에 힘입어, 애리조나는 2001 시즌 MLB 최강팀 중 하나로 올라설 수 있었다. 특히 커트 실링 랜디 존슨으로 이어지는 원투펀치는 MLB 역대 최강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실링이 22승, 존슨이 21승으로 둘이 합쳐 43승을 합작했고, 삼진도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3] NL 사이 영 상도 랜디 존슨이 수상하였고, 이로서 존슨은 3년 연속 사이 영 상 수상에 성공하였다.[4][5] 중계 투수진은 선발 투수진보다는 약했지만 미겔 바티스타가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하였고[6], 대한민국에서 영입한 잠수함 투수 김병현이 뒷문을 지켰다. 타선에서도 루이스 곤잘레스, 레지 샌더스, 맷 윌리엄스, 마크 그레이스 등 무려 9명의 타자가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였고, 특히 루이스 곤잘레스는 57홈런을 기록하며 애리조나 타선을 이끌었다.[7] 위와 같은 막강한 전력을 바탕으로, 애리조나는 92승 70패, 승률 .568을 기록하며 그해 가장 강력한 지구였던 NL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다.[8] NLDS 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하여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하였고[9] , NLCS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시리즈 스코어 4-1로 따돌리며 창단 첫 월드 시리즈 진출에 성공하였다.[10][11]

로스터

브라이언 앤더슨, 로드 바라하스, 미겔 바티스타, 대니 바티스타, 제이 벨, 트로이 브로혼, 그렉 콜브런, 크레이그 카운셀, 미드레 커밍스, 데이비드 델루치, 에루비엘 두라조, 스티브 핀리, 루이스 곤잘레스, 마크 그레이스, 랜디 존슨, 김병현, 알비 로페즈, 다미안 밀러, 마이크 모건, 레지 샌더스, 커트 실링, 그렉 스윈델, 맷 윌리엄스, 바비 위트, 토니 워맥

2.2. 2001년 뉴욕 양키스

파일:뉴욕 양키스 엠블럼.svg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ALDS 3차전에서 나온 데릭 지터의 'The Flip'. 이 수비 덕분에 양키스는 2전 전패로 몰렸던 상황에서 3차전을 잡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리버스 스윕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참고로 홈에서 아웃된 주자는 제레미 지암비로, 다음 시즌 양키스에서 뛰게될 제이슨 지암비의 동생이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 연속 월드 시리즈 제패에 성공한 양키스는 명실상부 MLB 최강팀이었고, 2001 시즌 역시 양키스의 우승이 점쳐지는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키스는 '악의 제국'이라는 별명답게 프리 시즌에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마이크 무시나를 FA로 영입하면서 로저 클레멘스- 앤디 페티트- 마이크 무시나- 올랜도 에르난데스라는, 후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F4와 비교할만한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한다. 타선에서도 데릭 지터[12], 호르헤 포사다, 티노 마르티네스 등이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고, 폴 오닐 버니 윌리엄스 등 베테랑들이 힘을 보탰다. 그리고 마리아노 리베라라는 역대 최고의 클로저를 보유한 양키스는, 2001년 정규시즌에서 95승 65패, 승률 .594의 성적을 올리며 또 다시 AL 동부지구 우승을 거머쥔다. ALDS에서는 ' 머니볼' 돌풍을 일으키던 빌리 빈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게 2경기를 먼저 내주며 월드 시리즈 4연패 도전이 그대로 끝나는 듯 했지만, 이후 3차전, 4차전, 5차전을 내리 잡으며 기적적인 리버스 스윕을 보여주었다. 이어진 ALCS에서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상대하였다. 2001 시즌 시애틀은 그 해 신인왕과 시즌 MVP를 동시 석권한 스즈키 이치로를 앞세워 역대 정규시즌 최다승인 116승(46패)을 거둔 MLB 최강팀 중 하나였지만, 양키스에게 시리즈 스코어 4-1로 패배하며 월드 시리즈 진출에 실패하였다. 오클랜드와 시애틀의 탈락은 정규시즌 성적이 포스트시즌 성적과 항상 비례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또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13][14]

로스터

클레이 벨린저, 스캇 브로셔스, 랜디 초트, 로저 클레멘스, 토드 그린, 올랜도 에르난데스, 스털링 히치콕, 데릭 지터, 데이비드 저스티스, 척 노블락, 티노 마르티네스, 라미로 멘도자, 마이크 무시나, 폴 오닐, 앤디 페티트, 호르헤 포사다, 마리아노 리베라, 루이스 소호, 알폰소 소리아노, 쉐인 스펜서, 마이크 스탠튼, 랜디 벨라르데, 버니 윌리엄스, 엔리케 윌슨, 제이 위타식

3. 시리즈 진행

3.1. 1차전

2001년 10월 27일 뱅크 원 볼파크
선발 1 2 3 4 5 6 7 8 9 R H E B
NYY 마이크 무시나 1 0 0 0 0 0 0 0 0 1 3 2 -
ARI 커트 실링 1 0 4 4 0 0 0 0 - 9 10 0 -
승: 커트 실링(1승)
패: 마이크 무시나(1패)

커트 실링 마이크 무시나의 대결로 시작된 1차전은 예상 밖으로 디백스의 타선이 폭발하면서 디백스의 낙승으로 끝났다. 크레이그 카운셀[15] 루이스 곤잘레스는 1개씩 홈런을 쳐내면서 무시나를 3이닝 만에 내리는 데 성공하였다. 실링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며 양키스는 1회에 친 1안타를 제외하고 남은 8이닝 동안 2안타에 그치며 완패하였다.

3.2. 2차전

2001년 10월 28일 뱅크 원 볼파크
선발 1 2 3 4 5 6 7 8 9 R H E B
NYY 앤디 페티트 0 0 0 0 0 0 0 0 0 0 3 0 -
ARI 랜디 존슨 0 1 0 0 0 0 3 0 - 4 5 0 -
승: 랜디 존슨(1승)
패: 앤디 페티트(1패)

양키스는 리그를 초토화한 에이스 랜디 존슨을 상대하기 위해 선발투수 앤디 페티트를 제외한 라인업을 모두 우타자와 스위치히터로만 짜는 계책을 써봤지만 허사였다. 랜디 존슨은 불과 3안타-1볼넷만을 내주면서 11K 완봉승을 거뒀다. 양키스 선발 페팃은 분전했지만 맷 윌리엄스에게 7회에 3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홈에서 2경기를 모두 잡은 디백스는 기세등등했다. 뉴욕에서 그들은 기자들에게 뉴욕 양키스의 Mystique & Aura에 대해 질문을 받았고 그에 대해 커트 실링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
Mystique and Aura? Those are dancers at a nightclub.
(Mystique and Aura? 걔네들은 나이트클럽에서 댄서들 이름이지.)
커트 실링이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로 불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 그의 강심장을 느낄 수 있는 구절이다.

3.3. 3차전

2001년 10월 30일 양키 스타디움
선발 1 2 3 4 5 6 7 8 9 R H E B
ARI 브라이언 앤더슨 0 0 0 1 0 0 0 0 0 1 3 3 -
NYY 로저 클레멘스 0 1 0 0 0 1 0 0 - 2 7 1 -
승: 로저 클레멘스(1승)
패: 브라이언 앤더슨(1패)
세: 마리아노 리베라(1세)

9.11 테러로 추모 분위기가 가득하던 뉴욕에서 경기가 열렸다. 1956년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가 시구한 이래 45년 만에 미국 대통령 조지 워커 부시가 시구를 하였다.[16] 경기에서는 로저 클레멘스[17]가 7이닝 동안 3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면서 양키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디백스의 선발 브라이언 앤더슨은 5.1이닝 동안 2실점으로 분투했으나 결국 스캇 브로셔스의 결승타의 희생양이 되었고 패전을 떠안았다.

3.4. 4차전

2001년 10월 31일 양키 스타디움
선발 1 2 3 4 5 6 7 8 9 10 R H E B
ARI 커트 실링 0 0 0 1 0 0 0 2 0 0 3 6 0 -
NYY 올랜도 에르난데스 0 0 1 0 0 0 0 0 2 1 4 7 0 -
승: 마리아노 리베라(1승 1세)
패: 김병현(1패)

4차전 인트로 영상

커트 실링 랜디 존슨 외에는 이렇다 할 선발 투수가 없던 애리조나는 3일 휴식한 실링을 4차전 선발로 내세웠고, 이에 양키스는 '엘 듀케' 올랜도 에르난데스로 맞선다. 선발 투수에서는 애리조나의 우세가 확실했다.[18]

팬들의 걱정과는 달리, 커트 실링은 7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3회 말 쉐인 스펜서[19]에게 맞은 솔로 홈런을 제외하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올랜도 에르난데스는 1회부터 만루 위기에 몰리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4회 초 마크 그레이스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한 것을 제외하면 6.1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보여주었다.

1:1의 팽팽한 균형을 깬 쪽은 애리조나였다. 8회 초 마이크 스탠튼을 상대로 루이스 곤잘레스가 안타를 치고 나갔고, 이어 에루비엘 두라조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곤잘레스를 불러들였다. 두라조는 곧바로 대주자 미드레 커밍스로 교체되었고, 맷 윌리엄스가 내야 땅볼로 주자를 불러들이며 애리조나는 3:1로 달아난다. 이어진 8회 말, 애리조나는 마무리 김병현을 조기 투입하는 강수를 둔다. 그리고 김병현은 8회 세 타자 ( 쉐인 스펜서- 스캇 브로셔스- 알폰소 소리아노)를 모두 삼진 처리한다.

9회 초 애리조나의 추가점은 없었고, 9회 말 김병현은 경기를 마무리짓기 위해 다시 마운드로 올라왔다. 그리고 첫 타자 데릭 지터를 땅볼 처리하며 무난히 팀의 승리를 지키는 듯 했다. 그때까지는.

그러나 호락호락하게 물러날 양키스가 아니었다. 이어진 타석의 폴 오닐은 곧바로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하지만 김병현 버니 윌리엄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애리조나는 승리에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만을 남겨두게 되었다. 이어 티노 마르티네스가 타석에 들어섰고, 김병현은 초구로 89마일짜리 싱커를 던졌다. 그러나 싱커가 밋밋하게 떨어지는 순간...[20]

티노는 초구를 그대로 받아쳤고, 이 타구는 그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스코어 3-3. 경기는 순식간에 동점이 되었고, 애리조나는 다 잡은 승리를 눈앞에서 놓쳐버렸다.

김병현은 급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호르헤 포사다를 볼넷으로, 데이비드 저스티스를 내야 안타로 출루시켰지만, 쉐인 스펜서를 삼진 처리하며 더 이상의 추가점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경기가 이렇게 된 이상, 조 토레 전 양키스 감독은 10회 초 마리아노 리베라를 내보냈고, 리베라는 크레이그 카운셀, 루이스 곤잘레스 그리고 대타 대니 바티스타를 삼자범퇴 처리하며 토레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10회 말, 애리조나 마운드는 여전히 김병현이 지키고 있었다. 김병현 스캇 브로셔스 알폰소 소리아노를 모두 범타 처리했고, 이제 경기는 11회로 이어질 듯 보였다.

그러나 10회 말 2아웃, 11월 1일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데릭 지터가 타석에 들어섰다. 끈질긴 풀카운트 승부가 이어졌고, 김병현의 61번째 공이 지터를 향하는 순간...

데릭 지터의 홈런은 4분 20초 경 부터.
See ya! See ya! See ya! A home run by Derek Jeter! ...He is Mr. November![21][22]
지터는 이 공을 그대로 밀어 양키 스타디움 우측 담장, 일명 'The Short Porch'[23]를 라인드라이브로 넘겨버렸다. 양키스 선수들은 이 타구를 보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해 그라운드로 뛰쳐나왔고,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데릭 지터의 부모님도 환호했다. 그리고 양키 스타디움에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New York, New York'이 울려 퍼졌다.

모두가 잊고 있었던 Mystique & Aura가 다시 양키 스타디움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구장 내에는 이러한 걸개가 보이기 시작했다.
Mystique and Aura: Appearing Nightly (Mystique과 Aura는 밤마다 나타난다.)
그리고 4차전의 극적인 승부는, 5차전의 서막에 불과했다.

3.5. 5차전

2001년 11월 1일 양키 스타디움
선발 1 2 3 4 5 6 7 8 9 10 11 12 R H E B
ARI 미겔 바티스타 0 0 0 0 2 0 0 0 0 0 0 0 2 8 0 -
NYY 마이크 무시나 0 0 0 0 0 0 0 0 2 0 0 1 3 9 1 -
승: 스털링 히치콕(1승)
패: 알비 로페즈(1패)

5차전 인트로 영상

밥 브렌리 전 감독은 4차전에 커트 실링을 당겨 썼지만 랜디 존슨에 대해서는 로테이션을 지켜주었다. 결국 5차전 대결은 미겔 바티스타 마이크 무시나의 대결로 압축되었다. 선발 매치업만으로 봤을 때 뉴욕 양키스가 너무나도 유리해 보였으나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바티스타는 7.2이닝동안 5안타와 5볼넷을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았고 무시나는 8이닝 2실점. 바티스타의 판정승이었다.

디백스는 9회에 마무리 김병현을 다시 투입했다.[24] 그러나 이번에는 첫 타자 호르헤 포사다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날의 악몽이 떠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두 타자를 잘 잡아내면서 디백스는 "오늘은 잘 막겠지. 설마 양키스의 망할 프레셔가 뭔 장난을 또 치겠어?"라고 안심했다. 타석에는 스캇 브로셔스가 들어서는데...
[25]
이번에는 브로셔스가 좌월 투런 홈런을 쳐내면서 다시 동점으로 만들었다.[26] 불과 하루 사이에 9회말, 투아웃, 주자가 한명 있는 상황, 김병현, 투런 홈런. 바로 그 전날과 너무나도 비슷한 데자뷰에 디백스 선수와 코치들은 전부다 할 말을 잃었고, 김병현은 주저앉았다.[27] 밥 브렌리 전 감독은 이번에는 김병현의 마인드를 염려해 그를 강판시키게 된다.

이후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고 11회초 애리조나가 만루 기회를 잡았으나 소리아노의 호수비와 계투진의 소방쇼로 공격 기회를 놓쳤고, 12회 말, 알폰소 소리아노는 그대로 공격 찬스가 오자 알비 로페즈를 무너뜨리며 끝내기타를 만들어 기적과도 같은 승리를 거두었고,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양키스의 27번째 우승이 눈앞으로 다가오게 된다.

경기 직후 김병현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멘탈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임을 알 수 있는 모습을 표출하였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양키스에 대한 적개심이 폭발하였고 애꿎은 양키스 팬들만 집중 포화를 맞기도 했다.[28]

3.6. 6차전

2001년 11월 3일 뱅크 원 볼파크
선발 1 2 3 4 5 6 7 8 9 R H E B
NYY 앤디 페티트 0 0 0 0 0 2 0 0 0 2 7 1 -
ARI 랜디 존슨 1 3 8 3 0 0 0 0 - 15 22 0 -
승: 랜디 존슨(2승)
패: 앤디 페티트(2패)

2차전에서 대결했던 랜디 존슨 앤디 페티트가 선발로 맞붙었다. 그러나 그들은 천국과 지옥을 각각 맛보았다. 존슨이 7이닝 동안 2실점 7탈삼진으로 호투한 반면 페티트는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여기에다 제이 위타식과 랜디 초트가 핵실험을 하면서 양키스 마운드는 완전히 붕괴되었다(그나마 마이크 스탠튼이 무실점).

3회말 양키스의 8실점을 설명하자면, 앤디 페티트가 볼넷과, 2루타를 맞고 교체, 바뀐 투수 제이 위타식이 1루타, 1루타, 1루타를 맞는다. 게다가 상대투수 랜디 존슨에게도 1루타를 맞으며 오늘 경기는 우주가 애리조나의 손을 들어준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삼진을 하나 잡은 다음 1루타, 2루타(1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다가 아웃), 1루타 ,2루타를 맞으며 그야말로 초토화되었다. 삼진을 잡으며 3아웃.

디백스는 22안타를 몰아치며 15점을 뽑았고 반면 양키스는 6회에 2점밖에 뽑지 못했다. 김병현은 경기 후 '동생이 맞고 온 걸 본 형들이 제대로 갚아주어서 기쁘다'라는 참으로 적절한 인터뷰를 남겼다. 어쨌든 이 6차전은 양키스에게 그동안 그들이 치른 역사상 293경기의 포스트시즌에서 최악의 성적이었다.[29] 디백스 타선의 화력이 폭발한 그 날 뱅크 원 볼파크에는 다음과 같은 걸개가 보였다.
Mystique and Aura Are Dancing In New York, This is Arizona.
(Mystique과 aura는 뉴욕에서나 춤추지, 애리조나에서는 춤추지 않는다!)[30]

다만 양키스에게 위안거리였다면 한번 폭발한 방망이는 웬만해선 다음날에 또 폭발하지 않는다는 것과 다음날 로켓이 등판한다는 것 정도였다.

3.7. 7차전

2001년 11월 4일 뱅크 원 볼파크
선발 1 2 3 4 5 6 7 8 9 R H E B
NYY 로저 클레멘스 0 0 0 0 0 0 1 1 0 2 6 3 -
ARI 커트 실링 0 0 0 0 0 1 0 0 2 3 11 0 -
승: 랜디 존슨(3승)
패: 마리아노 리베라(1승 1패 1세)

7차전 인트로 영상

커트 실링은 3일 휴식 후 다시 등판을 감행했고, 양키스에서는 39세의 노장이자 실링의 우상인 로저 클레멘스가 등판하였다. 경기장에 내리기 시작한 보슬비를 맞으면서[31] 경기가 진행되었고 실링과 클레멘스는 7회까지 1:1로 팽팽하게 맞섰다. 8회 초, 알폰소 소리아노가 타석에 들어섰고...



타구가 좌측으로 뻗어 담장을 넘어갔고, 그는 오른손을 번쩍 들었다. 양키스의 2:1 리드가 완성되는 순간.

그리고 실링은 후속 타자 스캇 브로셔스는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뒤이어 올라온 데이비드 저스티스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냈고, 7.1이닝 2실점 호투에도 웃지 못하며 강판되었다. 결국 벼랑 끝에 몰린 디백스는 선발 투수들을 투입하기 시작했다.[32] 직후 나온 미겔 바티스타가 데릭 지터를 땅볼 유도하여 선행주자인 데이비드 저스티스를 잡아냈고, 밥 브렌리 감독은 다음 타자를 상대로 전날 선발 등판한 랜디 존슨을 올려버리는 초강수를 둔다.[33] 전날 등판의 여파로 구속은 평소보다 많이 떨어져 있었지만[34] 그럼에도 훌륭한 커맨드와 구위를 앞세워 존슨은 8회 2사부터 9회까지 아웃 카운트 4개를 모두 쉽게 처리하고 내려갔다.

그러나 9회 말에 마운드에 올라있던 양키스의 투수는 바로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였다. 디백스에게는 희망이 없어 보였다. 8회 말부터 올라온 리베라는 안타 한 개를 맞기는 했지만 3삼진으로 8회 말을 끝냈고, 하위 타순으로 시작되는 9회 말에 디백스가 점수를 뽑아내기란 버거워 보였다.[35] 그렇게 이대로 양키스의 우승으로 시리즈가 끝나는 것처럼 보였고 9회 말은 시작되었다.

7차전 풀동영상 대망의 9회 말은 2:26:22부터다.

9회말, 선두로 나온 7번 타자 마크 그레이스가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고, 밥 브렌리 감독은 대주자 데이비드 델루치를 기용했다. 브렌리는 1점만 뽑자는 마인드로 데미안 밀러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그러나 번트는 리베라의 앞으로 향했고, 리베라가 2루에 제대로 던지기만 하면 아웃카운트만 하나 올라가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리베라가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주자가 모두 살아나가는 충격적인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로 인해 아웃카운트 추가 없이 무사 1,2루 상황. 밥 브렌리는 투수 랜디 존슨의 타석에 대타 제이 벨을 투입해서 다시 번트 작전을 시도한다. 그러나 벨의 번트 타구는 이번에도 리베라의 정면으로 빠르게 가버렸고, 리베라는 지체없이 공을 3루수 스캇 브로셔스에게 송구해 2루 주자 델루치를 포스아웃시켰다. 하지만 브로셔스는 그 후 바로 1루로 송구해 타자까지 아웃시킬 수도 있었지만 송구시늉조차 하지 않고 관둬버렸다. 다시보기를 해보면 타자주자의 위치를 볼때 충분히 아웃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승에 실패한뒤, 이 플레이 때문에 브로셔스는 양키스 팬들한테 두고두고 까이게 된다.

어쨌거나, 희생번트 작전 실패로 인해 아웃카운트만 늘어난 1사 1, 2루. 밥 브렌리 감독은 2루 주자 데미안 밀러를 미드레 커밍스로 바꾸면서까지 쥐어 짜서 동점을 만들려고 하였다. 그리고 다음 타자 토니 워맥은 2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리베라의 몸쪽 높은 공을 받아쳐 우익선상 2루타를 뽑아내면서 경기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평소보다도 더욱 돌부처처럼 견고했던 리베라가 흔들리고 있었다. 결국 리베라는 다음 타자 크레이그 카운셀의 손을 맞혀버렸고 1사에 만루가 되었다. 다음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이는 정규시즌 57홈런에 빛나는 루이스 곤잘레스였다. 양키스는 끝내기를 막기 위해 땅볼일 경우 무조건 홈에서 아웃을 잡는다는 심정으로 전진 수비를 시도했다. 당시 FOX 방송 해설자인 팀 맥카버는 리베라의 몸쪽 공, 즉 커터는 곤잘레스같은 왼손 강타자 상대로는 배트가 부러지면서 내야를 살짝 벗어나는 플라이 타구가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번 전진 수비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고, 그 말이 끝난 직후 리베라는 커터를 던졌다.


이 투구에 곤잘레스는 방망이를 돌렸고 맥카버의 예측은 현실이 되었다. 곤잘레스가 평상시의 유격수 수비위치라면 잡을 수도 있는[36] 중전 안타를 뽑아내면서 팀의 첫 우승을 선물하는 순간이 탄생하였다.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드라마의 주인공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였고 창단 4년만에 첫 우승이라는 감격을 맛보았다. #[37]

MVP는 우승에 절대적인 공헌을 한 존슨과 실링이 공동 수상했다. 양키스가 우승했다면 MVP는 소리아노였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4. 기타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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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승 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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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월드 시리즈 우승 반지. 랜디 존슨의 반지로 보인다.

[1] 신비한 매력과 분위기 - 양키스의 화려한 커리어 뒤에는 항상 브롱스의 기운이 있었다라는 것을 강조하는 대표 문구 [2] 2001 시즌 89경기 ERA 1.80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였다. [3] 랜디 존슨이 무려 372삼진으로 1위를, 커트 실링293삼진으로 2위를 차지했다. [4] 참고로 NL 사이 영 상 2위는 커트 실링이었다. 당시 애리조나 선발진이 얼마나 막강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5] 한편 AL 사이 영 상은 로저 클레멘스가 가져간다. [6] 무려 139.1이닝을 소화하였다. 지금의 시각에서는 혹사에 가까운 기용으로 보인다. [7] AVG .325 OBP .429 SLG .688 OPS 1.117 57HR 142RBI. 배리 본즈73홈런을 기록하고 새미 소사가 64홈런을 기록한 탓에 3위에 그쳤다. 두 선수가 모두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건이 밝혀진 지금에선 더욱 안타까운 시즌. [8]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겨우 2경기차의 접전이었다. 참고로 AL 동부지구 소속 양키스는 보스턴을 13.5 경기차로 여유롭게 따돌리고 우승하였다. [9] 토니 워맥의 끝내기 안타로 진땀승. [10] NLCS MVP는 크레이그 카운셀이 수상하였다. [11] 애틀랜타의 유일한 1승은 톰 글래빈이 올렸다. [12] 당시 지터는 보스턴의 노마 가르시아파라, 텍사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함께 MLB 최고 유격수 중 한 명이었다. [13] 2001 시즌 시애틀 매리너스 스즈키 이치로, 브렛 분, 마이크 캐머런, 에드가 마르티네즈로 이어지는 강력한 타선과 프레디 가르시아, 제이미 모이어 원투펀치를 앞세워 역대 정규시즌 최다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자신들의 홈그라운드인 세이프코 필드에서 펼쳐진 1, 2차전을 내리 내준 것이 결정적인 패착이었다. 뉴욕에서 펼쳐진 3차전에서 제이미 모이어의 역투와 마크 맥클레모어의 3타점 3루타 등에 힘입어 반격하는 데 성공했지만, 시리즈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4차전에서는 사사키 가즈히로 알폰소 소리아노에게 끝내기 투런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고, 5차전에서는 3-12로 대패했다. [14] 한편 마리아노 리베라는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양키스를 월드 시리즈까지 이끄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15] 시카고 컵스 감독. 배트를 위로 한껏 치켜올린 채 온몸을 비튼 매우 희한한 자세로 타격하는 선수로 유명했다.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뜬금 선제포를 날린 것. [16] 이후 데릭 지터는 은퇴 시즌인 2014년 마지막 텍사스 레인저스 원정경기에서 부시와 만나 대화하던 사진을 부시에게 직접 선물받는다. [17] 선술되어 있듯 2001년 아메리칸 리그 사이 영 상 수상자였다. [18] 단 애리조나는 실링을 3일 휴식 후 등판시켰기 때문에, 만약 패배한다면 앞으로의 투수 운용에 큰 타격을 받게 되는 위험에 노출되었다. [19] 2016년부터 2019년 화성 히어로즈의 감독직을 수행했다. [20] 제구 자체는 나쁘지가 않았다. [21] 그 해 있었던 911 테러로 인해, 2001 월드 시리즈는 MLB 역사상 유일하게 11월에 펼쳐지게 되었다. 이때 한 양키스 팬이 'Mr.November'이라는 글귀를 들고 있던 것이 지터가 홈런을 친 뒤 중계 화면에 잡혔고, 마이클 케이의 순간적인 재치로 지터는 'Mr.November'라는 별명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레지 잭슨의 애칭 'Mr.October'에 영감을 얻은 것이다. [22] 위 영상에서 He is Mr.November!는 지터가 베이스를 모두 돌고 난 뒤 나오는 말이다. [23] 양키 스타디움은 우측 담장까지의 거리가 좌측이나 중간 부분보다 더 짧다. [24] 아까 언급했다시피 전날 61구(!)나 던진 투수를 휴식일 없이 바로 투입한 것이다. [25] FOX 아나운서 조 벅이 "The Yankees have tied it again!"이라고 말한 24초부터 해설자 팀 맥카버가 "I've never seen anything like this"라고 말한 1분 38초까지 무려 1분 넘게 중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중계진이 말을 잃을 정도로 그만큼 극적이었다. [26]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이틀 동안 김병현이 맞은 홈런 세 방이 좌측-중앙-우측으로 한 방씩 골고루 넘어갔다는 것. 4차전 티노 마르티네즈의 홈런은 중앙 담장을, 뒤이어 데릭 지터의 홈런은 우측 담장을, 그리고 5차전 스캇 브로셔스의 홈런은 좌측 담장을 넘겼다. 그리고 디백스 외야수들( 스티브 핀리, 레지 샌더스, 대니 바티스타) 또한 타구가 날라갈 때마다 그냥 멀뚱이 감상한 게 아닌, 홈런볼을 잡을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고자 혼신의 수비를 했기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욱 애처로움을 느끼게 했다. [27] 이때 토니 워맥, 마크 그레이스, 맷 윌리엄스, 로드 바라하스 등 디백스 내야진이 마운드로 달려가서 김병현을 한참 동안 위로했다. [28] 비단 이 문제는 김병현 뿐만 아니라 박찬호가 활약했을 때도 비슷했다. [29] 훗날 2018 아메리칸 리그 디비전 시리즈 3차전 보스턴 레드삭스전 16:1 패배라는 결과가 나오며 최악의 경기 자리를 내줬다. 게다가 이쪽은 홈구장인 뉴 양키 스타디움에서 세워진 기록이다! [30] Mystique과 Aura 따위는 뉴욕에서나 춤춰, 여긴 애리조나거든! [31] 뱅크 원 볼파크 지붕 개폐형 구장이지만, 이날은 지붕을 덮지 않았다. [32] 이 경기는 월드 시리즈 7차전이었고, 메이저리그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는 무승부가 없어 월드 시리즈 7차전이라면 다음 경기는 없기 때문에 선발이고 불펜이고 쓸 수 있다면 마구 쓸 수 있다. [33] 이때 김병현 또한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만에 하나 경기가 연장으로 넘어갔다면 등판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원래대로라면 존슨 대신에 BK가 올라왔어야 했겠지만 4차전, 5차전의 쓰라린 경험 탓에 차마 올릴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34] 패스트볼은 90마일 초반대, 슬라이더는 80마일 초반대가 찍혔다. 그렇지만 점차 몸이 풀렸는지, 9회 마지막 타자를 상대할 때는 95마일 패스트볼, 88마일 슬라이더라는 전날 선발 등판한 투수가 맞는지 의심되는 괴력을 선보였다. [35] 이후 20여년 뒤에 진행된 한 인터뷰에 의하면, 김병현은 리베라가 올라온 순간 그냥 "아... X됐다..." 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36] 정상 수비였을 경우 지터가 그대로 잡고 주자들은 그대로 누상에 묶여 있었을 확률이 높다. 다만 포구가 쉬운 타구는 아니었다. 높이 뜬것이 아니라서 인필드 플라이 선언 확률은 매우 낮았다. [37] 이전의 기록은 창단 5년만에 우승 플로리다 말린스. [38] 당시 김병현은 일본에 있었기 때문에 오지 못했다. [39] 그렇기도 하고 줄리아니 시장은 모태 양키스 팬이다. [40] 2008~2009 필라델피아 필리스, 2010~2011 텍사스 레인저스, 2014~2015 캔자스시티 로열스, 2017~2018 LA 다저스, 2021~2022 휴스턴 애스트로스. [41] 2010~2011 텍사스 레인저스 2017~2018 LA 다저스. [42] 2008~2009 필라델피아 필리스, 2014~2015 캔자스시티 로열스, 2021~2022 휴스턴 애스트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