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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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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
2.1. 상황 파악 및 대처2.2. 전투적 호신술
2.2.1. 무(武) 계열 종사자들의 경우
2.3. 무기에 대한 대처법
3. 위험성
3.1. 여성과 호신술3.2. 한국에서의 호신술의 의의
4. 무술 수련과의 관계5. 외국의 경우6. 베어 그릴스의 Worst-Case Scenario 7. 빅토르 코가의 저서 자기방어술8. 관련 문서

1. 개요

"...어느날 보쿠덴의 제자가 길가에 매어놓은 말 곁을 지나가는데, 놀란 말이 갑자기 걷어차버렸다. 보쿠덴의 제자는 이를 가볍게 피했고,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과연 보쿠덴의 제자답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이를 전해들은 보쿠덴은 칭찬은커녕 '못난놈' 한마디를 했다. 뛰어난 검객이라면 불시의 공격을 피해내야 정상 아닌가, 어리둥절한 제자들은 한가지 꾀를 냈다. 일부러 사나운 말 곁을 지나가게 해서는 보쿠덴이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보려는 것. 그리고 제자들과 함께 길을 걷다가 말을 본 보쿠덴은 빙 돌아서 갔다. 벙찐 제자들이 '선생님께선 말을 무서워하십니까?'하고 묻자 '미리 대비하고 있다면 말이 걷어차도 피할 수 있겠지. 하지만 말이란 원래 걷어차는 동물이란 걸 아는데 굳이 가까이 갈 필요가 있겠느냐.'하고 답했다."
- 塚原卜伝(つかはら ぼくでん), 1489 ~ 1571, 일본의 검호[1]


호신술()은 타인의 공격과 폭력을 방어하여 자신의 몸(身)을 보호하는(護) 기술(術)을 뜻하는 말이다. 격투기와는 같으면서도 다르다. 기본적으로 격투기는 맨손 vs 맨손의 1대1 격투 상황을 가정하지만 호신술은 맨손 vs 무기, 소수 vs 다수, 기습과 같은 훨씬 다양하고 목숨이 걸린 경우 또한 상정하기 때문이다. 전투와는 그 목표에서 차이가 있는데, 호신술은 내 몸을 지키기 위한 것이고, 전투는 작정하고 상대를 무력화 또는 죽이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 상세

호신술이란 위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익히는 기술을 말한다. 과거의 한국에서는 호신술이라고 하면 주로 합기도 도장에서 가르치는 손목수 종류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의미가 확장돼서 종합격투기, 주짓수, 복싱, 레슬링, 킥복싱 같은 본격적인 격투기술들을까지 모두 의미에 포함됐다. 특정 상황을 가정하고 그에 대한 대처법을 연습하는 경우가 많으며 무술 혹은 이를 포괄한 전투술도 호신술의 범주에 포함된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상대와의 무력다툼 그 자체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상대를 죽이거나 무력화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한편, 호신술은 자신의 보호가 최우선 과제이다. 예컨대, 고지를 사수하라는 명령을 받은 군인이 목숨을 걸고 진지를 구축하는 것과 집에 쳐들어온 강도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주부가 가구를 쌓아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이 올 때까지 버티는 것을 가정해 보자. 전자와 후자 모두 자신이 있는 공간에 외부인이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무언가를 쌓고 길을 막았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전자는 임무의 완수를 우선시한 행동이고, 후자는 스스로의 목숨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다. 둘 사이에 우열 관계는 없으며 목표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이다.

전자의 상황에서는 임무 완수보다 생존을 중시해 도망쳐버리는 건 적전도주가 되어버리며,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침입자를 백 번 죽이고도 남을 각종 무기를 동원해야 할 수도 있다. 반면, 후자의 경우 해당 가정주부가 소드마스터가 아닌 이상 강도의 침입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면 굳이 저지선을 스스로 열어젖히고 강도에게 싸움을 걸거나 할 것 없이 경찰이 올 때까지 온전히 다치지 않고 살아남는 게 우선과제가 될 것이다. 아예 집에 샷건 한 자루가 있어서 강도를 아주 죽이거나 위협사격으로 쫓아냈다면 호신에는 성공하겠지만, 법적 문제로 골치가 아파질 것이다.

호신술이라는 명칭 자체가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한 기술인만큼, 전투적으로든 비전투적으로든 그에 걸맞게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한다. 게다가 상대방에게 먼저 공격을 받는 경우나 숫적으로든 질적으로든 열세인 상황을 전제한다. '다구리 앞에 장사 앞다', '선빵필승'과 같은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싸워서 호신을 하는 건 그만큼 쉽지 않고 각오가 필요한 일이며, 상대방이 무기를 든 경우에는 정말 똑똑하게 싸워야 한다.

전투적 상황의 호신술의 경우 격투기/무술과 사실상 똑같다. 호신만을 위한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게 아니라 맨손 격투기인 종합격투기(주짓수, 복싱, 무에타이, 레슬링을 종합한 격투기 흔히 MMA라고도 불린다.), 칼과 무기를 다루는 칼리 등 실전성이 증명된 무술들을 할 줄 알면 그게 곧 호신술이다. 군용무술인 크라브마가 또한 종합격투기와 칼리 등 다른 여러 무술들을 종합적으로 합친 것이다.

호신술은 상대와 상황에 따라서 변화해야 하며, 거기에 맞춰서 상대를 단순히 밀어 제치거나 넘어뜨리는 것에서부터 아예 한동안 못 일어날 정도로 제압하는 것까지 다양한 강도의 기술이 존재한다. 아예 상대와 싸움이 붙지 않도록 상황을 판단하고 안전한 상황을 만드는 것도 호신술이라 할 수 있는데, 세상 일이 다 그렇듯이 마음대로만 되는 건 아니다.

2.1. 상황 파악 및 대처



가장 좋은 호신은 애초부터 위험한 상황을 알아차리고 피하거나 도망가는 것이다. 위에 츠카하라 보쿠덴의 일화, Paul Vunak( 댄 이노산토의 제자)의 조언, 베어 그릴스의 조언처럼 상대방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면 애초에 공격을 받지 않기 때문에(=리스크가 가장 적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호신술은 전투술뿐만 아니라 상황 파악과 대처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도망치는 것도 아무렇게나 하면 위험을 자초할 수 있고(예를 들어 신체능력이 차이나는 사람이 일직선으로 달린다면 당연히 신체능력이 낮은 사람이 잡힐 것이다.), 위기에 처하면 사람은 평소에 잘 하던 것도 못 하기 때문에, 전투 요소를 제외한 도망치거나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호신술에도 학습하고 훈련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의외로 맞서 싸우는 걸 최대한 배제한 요령이지만, 군 CQB/CQC 원칙과 겹치는 것이 많다! 전술도 결국 상황판단과 행동의 연장선상에 있는만큼 전투적 요소를 빼고 목표를 조금 바꾸면 호신술에도 적용되는 게 많다.
휴대폰 꺼내서 경찰, 소방서에 신고하는 게 맨정신으로는 쉽다. 하지만 눈 앞에서 비상사태가 벌어지거나 겨우 나쁜 놈에게서 도망친 상황, 재난 상황 등에서는 당황해서 당연한 동작도 버벅대느라 느려진다. 따라서, 스마트폰 잠금 화면의 비상통화 이용하는 동작, 다이얼 화면 들어가서 119를 터치하는 동작, 폰 자체에 내장된 신고 기능 등등을 평소에 익히고, 휴대폰 휴대 위치와 파지법도 통일하는 게 좋다. 대한민국은 민간인 총기 휴대가 불가능한 나라고, 적극적인 정당방위가 쉽게 인정받는 나라도 아니므로 휴대폰이 곧 총이라 생각하는 게 좋다.
생존주의에서 블러드 서클(Blood Circle)이라 부르는 개념이 있다. 칼, 도끼 등을 들었을 때, 팔+칼 길이를 반경으로 삼는 원을 뜻한다. 맨손이라면 이 블러드 서클이 당연히 팔 길이만큼 나오며, 믿을 수 없는 사람은 이 블러드 서클 범위 밖에 두는 게 낫다. 이보다 가까운 거리에 들러붙은 사람은 손으로 뭘 하는지 잘 보이지 않으며, 내가 뭘 하기도 전에 팔 간합 안으로 파고들어서 나쁜 짓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투에서의 클린치, 단검술에서 찍고 난도질하는 동작, 고전 검술의 코등이 싸움 및 대갑주 레슬링도 이런 특성 때문에 쓰이는 싸움 기술들이다. 정면도 이 정도로 위험하고, 근거리 측후방은 더더욱 위험하다. 따라서 블러드 서클만큼의 개인 공간은 가능하다면 사수하는 게 좋다. 만원 버스, 지하철에서 소매치기와 성추행이 빈발하는 이유가 바로 이 공간이 거의 확보되지 않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즉각적으로 위험한 것부터 체크한다. 실내에서 사람이 덤비는 걸 우선적으로 경계하자면 체크 우선순위는 대충 다음과 같다.

적대적인 대상[2]-서로 격렬하게 싸우는 대상들[3]-무장하고 태도가 애매한 대상[4]-비무장하고 적대적이지 않은 사람-(신원이 분명한 사람)[5]-열린 문[6]-닫힌 문[7]-엄폐물-[8]-모서리

공사현장 근처를 지나면서 고압선이나 그라인더가 보인다거나, 인도 없이 찻길 옆으로 다니는 동안 지나가는 차에 주의한다거나 하는 지극히 당연한 판단 역시 여기에 포함된다. 즉각적으로 제일 위험한 것->잠재적으로 위험한 것->안전하다고 검증된 것 순서로 우선적으로 체크한다.
무장하거나 적대적 의도를 숨긴 사람을 거르는 방법이다. 손은 눈보다 빠르다는 말은 허언이 아니다. 흉기를 숨기거나 뭔가 수를 쓰려는 사람은 당연히 손을 주머니에 넣거나, 뭔가를 뽑아들려는 동작을 취하거나, 공격을 위해 뻗기 마련이다. 또한 손 다음으로는 눈-손 공조(eye-hand coordination)의 원리에 따라, 자기가 바라보는 곳으로 손을 뻗게 된다. 따라서 낯선 사람을 보면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고 손과 눈 상태를 체크하는 게 필요하다. 아예 수상한 걸 숨긴 티가 대놓고 나거나, 눈이 맛 간 수준으로 크게 티가 나는 사람은 확실히 미리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가로등, 나무 등 지형지물 뒤에 엄폐할 거라면, 최소 팔 하나만큼의 거리를 두고 엄폐하는 게 바싹 붙는 것보다 안전하다. 엄폐물에 너무 바싹 붙으면 원근법적 원리로 몸을 숨기기 더 어렵고, 엄폐물 파편이나 애매하게 가로막힌 자동차, 투척물, 도비탄 등에 맞아 더 크게 다칠 수도 있다. 혹시 엄폐물 바깥 상황을 확인하고 싶으면, 되도록이면 머리를 위로 빼기보다는 옆으로만 살짝 빼는 게 낫다. 그래야 노출되는 신체 면적이 좁아지며, 멀리서 보기에 인체처럼 보이는 실루엣도 줄어든다. 꼭 총격전 상황에 휘말리거나, 범죄자와 적극적으로 싸우는 상황을 가정하지 않아도 엄폐물에 몸을 숨기는 게 몸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강풍에 날아오는 물건이나 교통사고 차량을 막아줄 수도 있고, 나쁜 놈의 공격을 확실히 막거나 아예 발각되지 않고 도망쳐서 안전하게 신고할 기회를 벌 수도 있다.
매일 들고 다니는 물건(EveryDay Carry, EDC)의 위치와 파지법 등은 최대한 일관적으로 맞추는 게 낫다. 출퇴근 복장, 등하교 복장, 평소 복장 등등이 따로 있더라도, 최소한 가방 내 물건 위치나 스마트폰 위치, 지갑 위치는 일관적인 기준을 두고 짜 두는 게 낫다. 비상 상황에서 119를 불러야 하는데 매번 폰을 넣고 다니는 주머니가 다르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인간 시야각의 특성상,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오른쪽을, 왼쪽에 있는 사람이 왼쪽을 보는 것보다 오른쪽에서 왼쪽을, 왼쪽에서 오른쪽을 봐 주는 게 시야도 넓게 확보되고 시선이 교차되는 구역에 대한 이중 감시도 가능해서 좋다. 보병 수색 대형이나, 교차포화를 워한 공용화기 진지 배치를 생각하면 된다. 여럿이 다닐 때에는 서로 사각을 교차해서 봐 주는 게 당연히 좋으며, 혼자 다니더라도 이 원리를 최대한 응용해서, 방이나 복도 왼쪽에선 오른쪽 코너를 먼저, 오른쪽에선 왼쪽 코너를 먼저 훑는 게 낫다.
그 어느 상황에서도 사람 목숨을 붙들어놓을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지켜야 할 가족이나, 그만큼 가까운 동반자가 있다면 비상 사태 행동지침을 같이 익히는 게 좋다. 신고, 동반 경계, 대피, 응급처치 관련해서 합을 맞추는 것도 좋고, 내가 적극적으로 이 사람들을 지키고 싶다면 유사시에 내 뒤로 숨는 스네이크 대형을 가르치는 것도 좋다. 불안하면 바로 왼손을 내 왼어깨에 댄 채로 뒤로 숨고, 중요한 건 오른손으로 스퀴즈 줘서 알리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처럼 총 맞기 좋은(...) 곳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지면 반대로 동반자들한테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엄폐하는 것까지 가르치기도 한다. 나쁜 놈들도 제일 세 보이는 사람을 먼저 쏠텐데, 붙어있다가 같이 맞으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3-4박자에 걸쳐 들이쉬고, 3-4박자에 걸쳐 멈추고, 3-4박자에 걸쳐 내쉬는 심호흡을 한다. 호흡이 거칠어질 때 안정화시키기 좋은 호흡법이다. 군사 심리학자 데이브 그로스먼의 전투의 심리학이라는 책에서 ‘전술 호흡’ 이라고 강력하게 추천하는 호흡법이며, B. J. 블라즈코윅즈가 울펜슈타인 시리즈에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쓰기도 한다. 평소에 믿는 종교가 있다면 입에 잘 붙는 기도문을 속으로 외우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싸우지 않고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라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건 정말 중요하다.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고 요구사항을 들어주거나 충돌을 피할 때에도 일단 내가 당황하지 않아야 담담한 얼굴로 필요한 말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일방적으로 공격당했고 내가 반격을 할 수 없는 상황일지라도, 패닉에 빠지지 않고 최대한 살아남는 데 집중하려면 멘탈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사람 괴롭히는 나쁜 놈들은 대체로 자기 행동으로 인해 상대가 위축되고 무기력해지는 걸 즐기기 때문에, 자극하기 싫다면 적당히 담담한 표정으로 협조해줘서 지들 딴에는 이겼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게 이상적이다. 담담한 걸 넘어 주눅들고 위축된 티가 날 수준이면 상대방도 기세가 등등해져서 더 귀찮게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냉정하고 담담하게 대했는데도 집요하게 들러붙거나 흥분하는 별종을 만나면 확실히 도망치거나 맞서싸우는 단계로 이행할 수 밖에 없다.
위기상황에서 탈출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맞서 싸우는 방법보다는 안전한 곳으로 회피는 최고의 호신술이다.
무작정 도망가기 보다는 사람이 많은곳, 대로, 밝은곳 등으로 탈출해야만 한다.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탈출하는 것도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면 상대방으로 하여금 추격의 의지를 꺽을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잘못된 탈출은 오히려 추격당해 더 큰 피해가 발생 할수 있다.
퇴로가 보이지 않을 경우 상대방에게 어느 정도 맞춰주어 방심하게 만들고 그 틈에 미리 봐둔 곳이나 은페 엄폐 할 수 있는 곳으로 숨거나 탈출해야 한다. 이와 함께 신고는 필수적이다.
익숙한 지형에서는 미리 퇴로를 기억해 두면 보다 안전한 탈출이 이루어 진다.
영화관에서도 처음 영화를 보기 전에 화재시 탈출로를 영상으로 알려주듯 자주 가는 곳은 지형, 지물을 기억해 두면 위기상황에서의 탈출에 매우 용이하다.

2.2. 전투적 호신술



본인이 배워둔 격투기나 준비된 호신용품을 써서 상대를 제압하거나 시간을 벌어 성공적으로 도망치면 그게 곧 전투적 호신이다.

아무리 도망치고 갈등을 피하는 게 호신에 좋아도, 위험한 상황을 눈치채지 못하거나 혹은 기습적으로 충돌에 휘말릴 수도 았다. 이럴 때를 위해서 과거에 호신술 하면 자주 거론되었던, 전투를 동원한 전투적 호신술이 쓰인다.

치안이 안 좋은 나라에 사는 사람은 내가 그 자리에서 총이나 칼 맞고 죽냐를 걱정해야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다. 때문에 설령 법적 불이익을 보더라도 싸워서 목숨이라도 건져야겠다 싶은 상황에 쳐하기 쉬운 사람이나 이런 지식들이 필요하다. 한국은 치안이 좋다고 평가받는 나라이지만 그렇다고 사건이 안 일어나는 것은 또 아니기 때문에 대비해두면 좋다.

평소에 전투적 호신 상황을 준비할 수 있는 대비는 숙련과 무장이다. 체력 기르기, 격투기 숙련[9], 본인이 쓸 호신용품 숙련, 그리고 호신용품을 예고없는 위급 상황에서 바로 쓸 수 있게 소지하고 있는 것이다.

덧붙여, 법 관련된 걱정이 든다면 정당방위에 관한 판례들을 참고하는 방법이 있다.


일단 상황 파악에 필요한 소양들은 다 기초로 깔고 들어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와의 거리유지다. 호신술과 격투와의 차이에서 가장 큰 것은 본인이 상대보다 신체와 무장 상태에서 훨씬 불리한 상황일 수 있다는 것. 아무리 내가 맷집이 좋아도 을 복부에 맞으면 세상 하직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카운터도, 방어도 아닌 거리유지다. 적절하게 거리를 유지하면서 대치하다가 달리기로 도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도주해서 안전한 곳으로 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며, 그게 안된다면 숨을 수도 있다. 대치 상황에서 거리유지 기술은 후술할 풋워크/스텝이다.
풋워크 혹은 스텝이라고 불리는 여러 기술들은 어떠한 발의 움직임들이다. 위의 거리유지의 연장선이며 풋워크를 익히면 거리조절에 굉장히 도움된다. 격투기 선수들이 상대를 치고 빠질 때 사용하는 것이 풋워크이다. 기술에 대한 자세한 서술은 풋워크 문서 참조.
일단 충돌에 휘말린 상황에서, 적을 봐 줄 여유는 없다. 군인이나 경찰특공대처럼 적을 무력화하는 게 최우선 목표는 아니지만, 일단 내가 도망치거나 살아남을 기회를 만들려면 적을 확실히 무력화할 각오로 임해야 겨우 기회가 날까 말까다. 아드레날린 펌핑된 사람 목숨은 생각보다 질기므로 뒷일 생각하느라 사지가 아작나는 건 피하고 덤비는 게 차라리 낫다. 이런 용감하고 단호한 태도로 어설픈 범죄자의 범의를 사전에 꺾어버리면 적이나 나나 크게 안 다치고 상황이 마무리될 수도 있으므로 일석이조다. 오히려 상대방을 죽일 각오로 임해야 아무도 안 죽고 법적으로도 큰 탈이 안 나는 것이다.
한 방에 적이 누울 거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 치명상을 입고도 몇 초는 버티다가 무력화된 사례들도 많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별 거 없는 미숙한 범죄자일지라도 턱이나 명치, 사타구니 같은 급소를 정통으로 가격당해도 흥분해서 버티는 일은 비일비재할 수 있다. 시도한 기술이나 타격이 안 먹히더라도 “어 이게 왜 안 되지?”하고 패닉에 빠지지 않게끔, 상대가 쓰러지거나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계속 싸우는 훈련을 해야 한다. 도망치더라도 패닉에 빠지지 않고 맨정신을 유지하며 도망치는 게 당연히 낫다. 실전에는 당연히 라운드벨이 없지만, 아마추어 복싱 라운드 정도만 되어도 일반인에게 끈기를 길러주기엔 충분하다.
길거리 싸움 수준에서 사람이 의식을 잃거나 무력화되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급소를 타격당해 실신 내지 무력화 되는 것, 둘째는 뇌로 가는 산소 부족으로 실신하는 것. 격투기 KO처럼 뇌가 흔들릴 정도로 머리를 가격당하면 즉시 실신할 수 있고, 실신까지 안 가더라도 당연히 매우 고통스럽다. 둘째 케이스는 목조르기와 같은 때문에 일어날 수 있다. 기본적인 따라서 몸싸움에서는 귀밑턱, 관자놀이를 타격당하지 않게 가드를 올리고, 서브미션에 당하지 않게 끝까지 저항하는 게 중요하다.

무기가 있는 상황에 가드가 의미 없는 짓이냐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다. 웬만한 인체 급소는 격투기 가드만 올려도 어느 정도는 가려진다. 이마 아래 신체 중심선은 비틀어져서 가려지고, 귀밑턱 및 가슴은 가드를 올린 팔로 가려진다. 몸통 및 허벅지 대동맥 역시 어느 정도 뒤로 빠지게 된다. 기왕 가드를 올리는 김에 팔뚝은 안쪽을 보게 하는 게 낫다. 아무리 신체 중심이 커버가 되어도 손목 안쪽을 지나는 동맥을 다치면 과다출혈로 의식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렇게 가드를 하는 것이 그래도 급소나 동맥을 맞고 즉사할 것이냐 팔 한짝 잃어버리고 버틸 것이냐를 가를 정도로 큰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아무래도 하는 것이 좋다.
나에게 격투기 가드를 올리거나 무기를 겨누고 선 상대가 있다고 치자. 내 기준으로는 왼쪽, 상대 기준 오른쪽은 “안쪽”이고, 내 기준 오른쪽 상대 기준 왼쪽은 “바깥쪽”이다. 좌반신을 내세운 상태에서는 왼팔 너머부터는 몸 측후면이 드러나니까 바깥이고, 오른쪽은 아예 내 몸 정면이랑 가까우니까 안쪽이다. 혹시나 사우스포로 서거나 검도처럼 오른발을 내민 상대라면 좌우를 바꿔서, 아무튼 상대의 등이 보일 쪽을 바깥이라 보면 된다.
상대의 바깥쪽으로 빠지면 도망치거나 거리를 벌리기에 좋다. 그 대신 상대도 벌어진 거리를 이용해 후속 동작을 취하거나 힘으로 날 밀어붙일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거리를 더 벌리고 도망치기 위한 셋업 삼는 게 좋다. 내가 아예 격투기에 자신이 있다면 바깥을 따는 것만으로 거리를 더 좁혀서 상대방을 그라운드로 끌고 가거나 강한 공격을 꽂는 것도 좋다. 중심선을 안쪽으로 따면 들러붙어서 적극적으로 클린치 걸거나 싸우기에는 좋지만, 상대도 풀파워로 나랑 싸우거나 칼을 든 경우에는 그대로 복부에 칼빵을 넣기에 정말 좋은 자세가 되기에 상당히 위험하다.
검도를 좀 해 본 사람이라면 이 개념을 잘 알 것이다. 검도는 오른발, 오른손이 앞인 특성상 사우스포처럼 오른쪽이 바깥, 왼쪽이 안이다. 안쪽에서는 칼이 얽혀도 힘이 제대로 들어가서 코등이 싸움이 가능하지만, 바깥을 따이면 힘이 안 들어가서 그대로 당하기 쉽다.
일반적인 휴대물품 및 복장 셋업 숙달의 연장선상에 있다. EDC 물품 중 무기로 쓸 수 있는 삼단봉, 칼이 있다면 당연히 복장과 상황에 맞는 휴대법을 정해놓고, 휴대한 위치에서 발도/납도하는 걸 익혀야 한다. 비상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뽑아들고 가드로 넘어가거나 후려칠 반응은 나와야 무기를 소지하는 의미가 있다. 삼단봉은 부피와 무게가 있고, 도검은 노출되면 반사회적으로 보이므로 사람들과 많이 부대낀다면 적절한 은닉휴대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눈찌르기가 고대부터 격투기 반칙으로 손에 꼽혔지만, 숙련도 없이 아무렇게나 지르면 눈 찌르기를 시도한 사람의 손가락만 부러지기 딱 좋다. 무협지마냥 손가락 한두개로 관수를 하면 당연히 약하고, 손을 손날처럼 모아도 펴면 위험하다. 리스크를 줄이는 요령은 손가락을 고양이 발처럼 오므려서, 사실상 상대 눈 높이로 장타를 날리는 것이다. 일단 잽, 스트레이트로 상대와 싸울만한 격투 기본 소양이 있으면, 손 모양이 살짝 다를뿐인 스트레이트 변종으로 지르면 된다. 일단 딱딱한 상대 이마에 손가락이 안 걸리고, 웬만해선 손바닥에서 가장 튼튼한 아랫부분(장저)가 걸려서 사실상 이마 장타가 들어간다. 이것만으로도 비실한 상대는 충격을 받는다. 그와 동시에 머리가 긴 상대라면 손가락으로 바로 머리채를 잡을 수 있다. 머리를 잡기 애매한 상대이거나 대머리라니 슬프다 눈찌르기가 절실히 필요하다면 상대의 안경을 벗기는 느낌으로[10] 확 할퀴면서 손을 회수한다. 오므린 다섯 손가락 중 한둘쯤은 상대방 안구에 걸려서 눈을 찌를 수도 있다. 설령 이게 빗나가더라도 원투처럼 자연스럽게 던지는 거라서 리스크가 적고, 간합이 가까우면 할퀴는 손으로 그대로 옷깃이나 귀를 잡아 깃싸움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보통 아르니스 근접전 과정에서 핑거잽이라고 알려주는데, 남는 손으로 상대 팔을 치우거나 패리하면서, 또는 주무기와 연계해서 스트레이트처럼 지른다. 존 존스의 경기를 참고하면 감이 바로 올 것이도
또 다른 손가락 기술은 엄지를 쓴다 해서 떠밍(Thumbing)이라 불리는데, 주먹 쥘 때 엄지만 살짝 펴서 칼 같은 걸 쥐듯이 검지 옆에 붙이면 된다. 이 상태로 주먹 기본기가 명중하기만 해도 엄지로 상대를 슬쩍 쑤시는 효과가 난다. 격투기에서는 당연히 반칙이지만 오픈핑거 글러브 MMA에서 실수나 반칙으로 가끔 일어나며, 군용 도수격투법에서는 적극 권장하는 방법이다.
신체 중심선에 위치한 건 대부분 급소고, 사타구니에는 음경, 음낭, 회음봉선, 음핵, 항문 등등 예민하고 부드러운 부위들이 몰려있다. 그래서 고대부터 눈 찌르기와 낭심 공격이 유서깊은 격투기 반칙이었다. 하지만 전투 태세를 제대로 갖춘 사람은 사타구니를 쉽게 내주지 않기 때문에, 로우 블로는 충분히 상대방의 균형을 무너뜨린 뒤에 넣거나, 리스크가 적은 연속 공격의 연장선상에서 시도하는 게 낫다. 특히 제대로 된 주먹질로 교전하다가 눈찌르기, 목젖 치기 등과 섞어서 콤비네이션으로 들어가는 게 낭심치기만 단일 공격처럼 시도하는 것보단 낫다. 앞차기로 올려차는 게 대표적인 동작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교하게 음낭을 맞힐 자신이 없으면 그냥 같은 앞차기 짠발로 더 낮은 정강이 조인트 및 인사이드 로우킥을 노리는 게 낫다. 애초에 인사이드 로우킥과 로우블로는 한 끗 차이이다. 흔히 영화 등의 매체 혹은 합의된 시연에서나 한방에 손쉽게 무력화되는 모습이 많이 노출되어서 그렇지 의외로 엉뚱한 곳에 비껴 맞아서 상대가 그렇게까지 크게 고통스러워하지 않을 확률이 크다. 아무튼 무엇이든 동원해서 상대를 좀 무너뜨리면서 거리를 좁히며 니킥 또는 손으로 공격할 수 있다. 니킥도 클린치에서 이어지는 높은 니킥처럼 할 것 없이, 그냥 거칠게 앞으로 들러붙기만 해도 상대 하체가 내 다리에 걸려서 타격을 입는다. 손으로 뭉개는 것 역시 전통 무술에서도 이론적으론 남아있는 동작인데, 한 손으로 고추, 불알을 전부 얹듯이 잡은 다음 쥐어짜면서 밀어붙이거나, 다른 손을 잡은 손 위에 얹어서 호두 까듯이 깬다. 경호원들의 제압 기술 중에도 낭심을 손에 얹듯이 움켜쥐고 압박하는 게 있다. 이 역시 단일 기술로 시도하면 쉽지 않으니, 다른 공격으로 상대의 중심을 충분히 흐트러뜨리거나 클린치 거리 근접전에 섞어넣을 걸 생각해야 한다. 사람은 아드레날린 나오면 생각보다 고통에 잘 버티고, 기술은 생각한대로 안 먹힐 가능성이 크므로 언제나 여러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극단적으로는 대놓고 고환에 니킥을 성공시켰는데도 버티다가 싸움 다 끝나고 나서야 특유의 그 복막 통증이 와서 뻗은 경우도 있다.
예전에 호신술이라면서 주로 교육되었던 합기도식 손목 술기는, 그 원천을 따지면 칼싸움이다. 일본 고류 검술 및 대동류합기유술에서 칼싸움하다 모멘텀이 안 나올 정도로 간합이 좁아졌을 때 팔 잡고 멱살 잡던 일종의 클린치 싸움 기법들이다. 현대에는 아이키도, 합기도, 유술도 엄연히 생활체육화되면서 그 성격이 바뀌었지만, 원래는 손목을 덥석 잡힌 가녀린 비무장 여성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칼 뽑아서 선공하려는데 내 팔을 덥석 잡고 저항하는 희생자를 철저히 찌르고 베기 위한, 치졸한 암살자를 위한 기술이었다 생각하는 게 좋다. 따라서 합기도, 유술 쪽 소양이 있고 그걸 호신술에 접목하고 싶다면, 해당 술기들을 묵직한 테이크다운 기술 같은 것이 아닌, 클린치 및 멱살잡이용 단조수 중 하나 정도라고 이해하는 게 낫다. 당연히 상대가 나보다 완력이 세면 원하는 형태로 기술이 안 걸릴 수 있고, 이럴 땐 한 팔이 얽혔다는 이점을 이용해 남는 손으로 적극적으로 타격을 시도하거나, 재빨리 교착상태를 풀고 거리를 벌리거나 다른 기술로 넘어가는 게 낫다. “왜 이게 안 걸리지?”하고 당황한 사이에 심하게 당한다. 당황할 필요가 없다. 기술이 안 걸리는 건 실전에서 당연히 일어나는 일이고, 손싸움 동작은 교과서 그대로 걸라고 있는 기술이 절대 아니다. 마이크 타이슨도 '누구나 쳐맞기 전까지는 그럴싸한 계획을 세우고 온다' 는 명언을 남긴 바 있고, 이소룡도 형태에 집착하면 무한한 가능성을 놓친다고 했다.
머리채 잡는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개싸움에서 흔히 일어나는 상황이었고, 백병전 전술에도 쓰이는 방법이었다. 여자애들이나 쓰는 방법이라고 무시하면 안 되고, 당신이 남성이라도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머리카락은 인체에서 가장 민감한 부위 중 하나고, 두피도 연약한데다 머리를 잡는다는 것 자체로 상대의 중심선과 균형을 통제할 수 있다. 누가 내 머리채를 잡는다면 최대한 머리카락이 안 쓸리게끔 상대의 손이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하고, 남는 한 손으로 최대한 격렬하게 저항해서 떼어놓거나, 한 손을 내 머리에 묶어버린 상대의 빈틈을 집요하게 노릴 필요가 있다. 반대로 내가 머리를 잡는 입장이라면 상대의 머리에 내 손이 묶이지 않게끔 적극적으로 상대방을 몰아붙여 저항을 분쇄할 필요가 있다. 군대에서 두발 규제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머리채나 수염을 잡히는 걸 방지하는 목적도 있다. 그만큼 치졸해 보이지만 위험한 기술이다.
싸움에서는 소리 큰 쪽이 이긴다. 데이브 그로스먼은 이걸 비거 뱅(Bigger Bang) 이론이라 불렀는데, 양 쪽이 정면으로 맞붙는 상황이라면 소리 큰 쪽이 대체로 유리했다는 이론이다. 초기 머스킷총이 활, 석궁보다 못한 점도 있었지만 일제사격 무기로 자리잡은 이유가 우렁찬 화약 소리와 한두 방에 갑옷도 뚫어버리는 무지막지한 펀치력이었으며, 이게 적들에게 본능적인 공포감을 주기 때문에 총기가 전쟁터에서 주력 무기를 꿰차게 된 것이다. 이건 격투 수준의 충돌에서도 마찬가지다. 격투기 실력이 꽤 되는 사람들은 잽만으로도 상대가 움직이기 껄끄럽게 할 수 있는데, 잽이 근본적으로 상대 중심선에 꽂히는데다 준비동작 없이 빠르고, 공기 가르는 소리까지 나서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무기를 들면 공기 째는 소리가 더 잘 나는데다, 벽이나 바닥 등에 부딪히는 소리, 무기끼리 부딪히는 소리[11] 등이 더욱 위협적이고, 가드나 견제타가 제대로 들어가면 상대도 저기에 맞으면 뼈도 못 추리겠다는 공포를 느낄 수 밖에 없다. 거기에 단호한 표정과 우렁찬 기합 등등도 섞어주면 쫄리지 않고 맞서는 데에 도움이 된다. 어린 시절 개싸움 경험 같은 것도 없는 여성이나 선진국 출신 남성들한테 셀프 디펜스 코스에서 시키는 훈련 중 하나가, 가드 올리고 대치하면서 쫄지 않고 평정심 유지하는 훈련이다. 총격전 수준으로 가면 이 효과가 엄청나서, 제압사격은 기본적으로 적을 엄폐물 밖으로 못 나오게 묶어놓을 수 있고, 총성과 총구화염이 큰 총은 대체로 탄약의 운동에너지도 더 커서 위협적이다. 특히 산탄총은 현대 기술로 충분히 소음기를 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음기를 잘 안 쓰는데, 산탄총의 용도부터가 우렁찬 총성과 총구화염 및 넓은 탄착군으로 경찰, 민간인 수준에서 마주칠만한 범죄자의 사기를 꺾는 것이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한 방 맞으면 죽는 무지막지한 총을 꺼내 피 한 방울도 안 흘리고 용의자를 항복시키는 것이다.[12]

전투적 호신술은 모든 방법이 안 통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며, 멋지지고 하는 것은 아니다. 성인이라면 충분히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2.1. 무(武) 계열 종사자들의 경우

군인이나 경찰, 경호원 등 무력 계열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 또한 기본적으로 익혀야 하는 소양이다. 다만 이들은 그 양상이 민간인이나 부녀자들이 익히는 기술, 상황과는 다소 다르다. 이들은 평소에 사격이나 무기술, 격투기, 제압술 등의 다양한 전투 방법을 끊임없이 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형사 특수부대, 정보기관 특수요원, 격투기 선수와 같이 이 분야 끝판왕인 경우에는 해당 기술들의 숙련도가 매우 높을뿐더러 종사하는 직업의 특성상 인간흉기급의 육체를 지닌 경우가 많다. 무기를 들고 있는 경우가 맨손인 경우보다도 많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 무기가 없고 육체가 약한 사람이 구사하는 일반적인 자기방어술과는 그 전제 자체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 사람들이 구사하는 호신술은 기본적으로 내 몸을 보호하는걸 넘어서, 상황을 역전하고 상대를 무력화하고 심하면 죽여버리기까지 한다. 호신이 호신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전투 상황을 기본적으로 상정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별도로 호신술이라고 칭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아무리 인간흉기더라도 비무장 상태라든가 수적으로 불리하다든가 불리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분명 있다. 게다가 이런 사람들은 나와 대적하는 그 상대 또한 같은 인간흉기일 가능성도 일반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에 비해 매우 높다. 그런 상황에선 어김 없이 호신술 절차가 쓰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차이점은 말했듯, 그 호신의 과정에서 쓰이는 기술이 단순 호신술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점, 그리고 상황이 역전되는 순간 도망치는게 아니라 상대를 아예 무력화 시키는 것으로 그 목표가 바뀐다는 점, 작정하고 후퇴하더라도 제거할 수 있는 위험요소는 충분히 제거하면서 간다는 점이다.

2.3. 무기에 대한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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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위험성


공권력을 동원해도 가끔 통제가 안 되는 게 범죄와 재난인데, 공권력에 기대지 않고 자기 몸을 지키는 건 당연히 위험하다.

호신술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필승을 보장하는 방법도 아니고, 털 한 올도 안 다치게 해 주는 기술이 아니다. [13] 처참하게 실패해서 당신이 부상당하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그래도,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단 익혀두는 게 낫기에 배우는 것이다.

모든 무력 상황이 마찬가지지만 결국 첫째로 격투 기술적 숙련이 잘 되어있는 사람, 둘째로 육체적으로 단련이 잘 되어 있는 사람, 셋째로 체중이 많이 나가고 키가 크고 남성인 사람 순으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그리고 무기, 근접 무기가 아닌 총 이상의 무기를 든 사람 앞에선 아무리 강한 사람이 와도 큰 의미가 없다. 상대보다 약하고 불리한 사람이 고난에서 자기 몸을 100%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있다고 주장하면 주장하는 쪽에서 뻥을 치는 것일 뿐이다(...).

어차피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팔 하나를 내주더라도 살아는 남으라고 있는 게 최후의 저항을 위한 협의의 호신술이며, 병신이 될 상황도 피할 수 있게끔 조치하는 게 광의의 호신술일 뿐이다. 100% 효과적인 호신술이라는 건 이상향일 뿐이고, 어차피 모두가 호신을 다 잘 해내지는 못 할 수도 있다. 다만 그 이상향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들 중 더 괜찮거나 접근성이 좋은 것들을 추려낼 수 있을 뿐이다.

호신이 쉬웠다면 경찰도, CCTV도 필요가 없고, 근본적으로 국가도 문명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3.1. 여성과 호신술

여성 입장에선, 상대가 무기가 없더라도 웬만한 폭력적인 남성을 상대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남성들 기준으로 대충 보정해서 보았을 때, 기본적으로 일반 여성이 평범한 성인 남성을 상대하는 것은, 체중 75kg 정도 나가는 평범한 성인 남성이 체중 91kg에 3대 600치는 운동선수급 인간을 무규칙으로 상대하라는 것보다도 훨씬 더 어렵다.

여성은 기본적으로 신체 능력이 남성보다 약하다. 괜히 프로 스포츠에서 남성과 여성이 구별되는 것이 아니다. 2020년 기준, 20대 여성 평균 체중은 약 57kg, 남성은 약 72kg으로, 1.3배 가량의 차이가 남과 동시에, 역시 20대 여성의 평균 악력은 20대 남성 평균의 60% 정도 수준이다. 20대 여성 평균 악력은 70대 남성의 평균 악력보다 그 수치가 낮다. 2007년 미국에서의 조사에 따르면 가장 강한 20대 여성 운동선수조차도 20대 평균적인 남성보다 악력이 조금 더 강할 뿐이다. 그 외 악력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상체 완력, 하체 힘 모두 부족하다. 자세한 것은 성차 항목 참조.

매니 파퀴아오가 전설적인 복싱 선수로 유명한 것은, 그가 8체급을 석권했기 때문이다. 복싱에서 선천적인 체급은 매우 중요하다. 플라이급 ~ 슈퍼 웰터급 까지는 약 19kg의 한계체중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그가 플라이급 체중을 가진 상태로 슈퍼 웰터급에 나가는 것은 아니고 증량을 해서 슈퍼 웰터급 체중을 맞춘다. 같은 체중을 맞추고 시합을 하는데도 체급 원래보다 올려서 실적을 내는 것은 정말 힘든 일로 평가받는다. 체급을 원래 보다 올려서 경기를 하는 것도 힘든데 아예 체중이 20kg 차이가 난다면 어떻게 되는가? 최소한 복싱 기준에서는 어처구니 없는 말이 된다. 물론 비슷한 복싱 선수 수준 끼리의 말이고 최근에 일어난 매니 파퀴아오 vs DK yoo 같은 경기만 봐도 복싱 기술 레벨 차이가 크게 나면 체급이 의미가 없이 훨씬 기술 레벨이 높은 복싱 선수가 무난하게 이긴다.(좀비트립만 봐도 프로 격투기 선수와 일반인(사실 완전한 일반인도 아니고 유도부다.)이 싸울시 체급차가 45kg이 나는데도 프로 격투기 선수가 무난하게 이긴다.)

악력 이외의 전문 운동선수의 역도, 마라톤 등의 부문에서도 이런 남vs여는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육체적 능력을 보면 여성은 남성의 상대가 되기 많이 힘들다. 세계 최고의 여성 테니스 선수 중 하나인 세레나 윌리엄스만 해도 세계 남성 203위 선수와 붙어서 처참하게 패배했다. 다만 세레나는 자신의 폰을 훔쳐서 달아난 남성 강도를 달리기로 붙잡아 당당한 태도로 일관하여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다.

완력을 측정하는 스포츠인 역도의 경우에도 확연히 드러나는데, 대한역도연맹 공식 기록에 따르면, 장미란 선수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합계(인상+용상) '326kg'을 들어올려 여성 75+급[14] 국내 신기록, 당시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반면 남성의 경우, 이배영 선수가 69kg 급에서 합계 '343kg'을 들어올려 국내 신기록을 달성했다.[15] 심지어 장미란 선수는 올림픽은 물론,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을 4개나 딴 세계 최상위권 여자 역도 선수이지만, 이배영 선수는 훌륭한 선수이긴 해도 남자 역도에서 장미란 급의 위상을 가진 선수는 아니다. 그런데도 이배영 선수의 기록이 장미란 선수의 기록보다 높다. 최소한 역도 기록으로 보면, 115kg 여성 선수보다 69kg 남성 선수의 힘이 더 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45kg나 더 무거워도 이런 결과가 나오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20kg이나 가볍다면 어떨까? 남성 69kg보다 약 20kg 적은 여성 48kg의 경우, 임정화 선수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합계 '196kg'을 들어올려 국내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은메달을 차지했다.[16] 이배영 선수의 기록과는 약 150kg의 차이가 난다. 이 정도의 차이는 절망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이 일반적으로 남성을 능가하는 육체적 능력은 유연성 뿐이다. 따라서 여자 선수가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데 남자 선수가 못하는 것은 고도의 유연성을 요하는 무용, 체조 피겨 스케이팅과 같은 종목의 일부 동작들 정도이다. 예를 들면 피겨 스케이팅의 비엘만 스핀과 같은 동작. 여자 선수들이라면 프로들은 거의 다 해내지만 남자 선수는 예브게니 플루셴코와 같은 최정상급 선수들 중 극소수만이 소화할 수 있으며 그마저도 선수의 허리에 큰 무리를 주었다.

상대를 제압하고 도망칠 틈을 버는 건, 본 상황에서 KO나 한판승을 따내고 전력질주를 하라는 거다. 이런 기본적인 패널티를 안은 것도 모자라 길거리 실전에서 상대는 맨손으로 응하지 않으며, 대부분 무기를 들고 위협하는만큼 이런 냉혹한 현실에서 여성이 위험한 상황을 대비해 호신하기란 극악의 난이도에 가깝다.

고로 여성들은 위의 항목중 EDC 관련 사항을 집중적으로 활용하면 좋다. 호신용 스프레이 전기충격기 등을 들고 다니는 것이 매우 현실적이며, 효과 또한 어마어마하게 좋다. 여성들에게 스프레이가 추천되는 또다른 이유 중 하나는 일상적으로 핸드백을 들고 다니기 때문에 수납이 가능한 이유도 있다.

처음부터 저항해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다고 기운을 빼는 것도 지양해야겠지만, 교육생들에게 가벼운 그래플링 술수 한두 개로 상처 없이 위기 상황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 뻥을 치는 사람은 호신술 강사를 하면 안 된다. 무력을 동원한 호신술은 본디 위험하고 한계가 있다 인정하고, 교육생들의 체력과 멘탈과 깡을 차근차근 길러줄 필요가 있다.

선빵을 거는 공격자에게 저항하는 법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범죄자에게 저항하면 오히려 흥분한 범죄자에게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지만, 여성의 저항이 강간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된 연구결과도 있다.[17] 허니제이의 경우, 아는 형님에서 실제 괴한을 만난 일화를 들려주었는데, 죽을 힘을 다해 몸부림 치고 죽지 않겠다는 결연한 태도를 유지하여서 위기를 모면하였다고 한다. 겁을 먹기보다 상황을 벗어나겠다는 당당한 태도 역시 도움될 것이다. 운동은 실전에 유리하다는 관점보다는, 실제 위기에 닥쳤을 때에 마음가짐을 강하게 하는 데에 이점이 크다. 복싱은 안면에 펀치가 날아올 때 눈을 감지 않게끔 하는 담력 훈련을 필수로 하며, 주짓수 등의 그래플링 무술을 수련하는 데에는 바닥에 수없이 꽂히는 경험이 동반된다. 수련을 하고 하지 않고의 담력 차이는 분명하다.[18]

다만, <김복준 김윤희의 사건의뢰>를 함께 진행하는 김복준 형사와 김윤희 프로파일러는 '저항이 도움이 되느냐 아니면 오히려 위험한 행위가 되느냐 하는 부분은 범인의 성향에 따라 극단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샘플에 따라 일관성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이러한 통계적인 연구 결과의 한계를 지적했다. 또한, 범인이 흉기를 소지하거나 지근거리에 흉기가 될 만한 물건이 있다고 추정되면 소리를 지르거나, 범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행동은 생명에 대단히 위험할 수 있으니 가급적 강도/강간범을 만나면 시선을 피하고 침착하게 요구를 들어주라는 충고를 했다. #

일견 불합리해보이나, 이건 남성도 마찬가지이다. 미국 영화를 보면, 총을 들이댄 강도와 맞닥뜨린 피해자가 팔을 들어올린 채 턱짓 내지 손가락질로 앞섬을 가리키는 장면이나, 핸들에 손이 보이도록 올리고 대응하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나는 저항하지 않을 테니, 지갑만 가져가고 나는 살려줘.' 라는 표현을 하는 것이다. 이미 흉기를 든 범죄자 앞에서 흉기를 들지 않은 민간인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목적하는 바가 "일상에서 마주칠 대부분의 사람"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거라면 그 목적은 달성될 수 있다. 기본적인 격투기, 무예, 전투술의 기초가 있으면 사전에 호신술이 쓰일 만한 상황을 막는 센스도 길러지고, 설령 누가 덤벼오더라도 허접한 놈은 기싸움에서 압도할 수도 있으며, 운동신경이 부족한 놈 상대로는 무력으로 버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달성에 이르는 길은 쉽지 않고, 완전한 안전을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단 도망치거나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도 내가 정신줄을 붙잡아야지 조금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충분한 신체 단련을 통해 누군가가 나를 괴롭히는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데에도 호신술 훈련의 의의가 있다. 도망치더라도 일단 정신을 차려야 도망을 칠 수 있다.

간혹 위에 언급한 신체능력의 차이 때문에 무기를 들어도 뺏기고 도망쳐도 따라잡힐 거라며 여성한정 호신술 무용론을 설파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성은 물론 체구가 작은 어린이라 해도 손에 쥔 무기를 상처 하나 입지 않고 뺏거나 놓치게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19]다만 무기를 꺼내기전에 공격당해 팔을 봉쇄당하면 힘들다. 그리고 호신술에서 말하는 도주는 같은 시점에서 출발해 달리는 것도 아니고, 일격을 먹여 움직임을 멈춘 뒤에 달리는 것이다. 경직된 수초 동안이면 성인 여성은 당연히 수십미터는 달려나갈 수 있으며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도시 환경에서 이 거리는 보통 시야 밖이다.물론 일격이 나지 않았다면 위험한건 마찬가지다.무엇보다도 호신술과 연계된 격투기, 무술, 신체단련을 통해 피지컬, 멘탈을 키우는 것만으로도 적어도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아무리 여성이라 해도 약간의 테스토스테론이 나오는 운동을 하는 건 건강에 도움이 되며, 위기상황에 도망칠 수 있는 체력과 판단력이 길러져야 패닉에 빠져 주저앉는 게 예방될 게 아닌가.

3.2. 한국에서의 호신술의 의의

호신술에 도움이 되는 무술, 스포츠 수련이 취미로서도 즐거울수도 있고, 심신 단련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웨이트 트레이닝, 유산소 운동을 비롯해서 종합격투기, 브라질리언 주짓수, 유도, 복싱, 무에타이 등등은 물론이고, 무기술인 검도, 펜싱, 칼리 아르니스, 사격 등등도 취미로 즐기기에는 충분하며, 위기에 처했을 때 대처할만한 전투력 및 멘탈이 아무 것도 안 한 사람보다 훨씬 갖춰질 것이다. 보통 여기 언급된 운동을 두세종목 이상 진지하게 한 사람을 인간흉기라고 부른다.

한국의 치안, 경제수준, 사회 분위기, 정당방위 판결 기준 등등을 고려하면 개별 호신 기술이 쓰일 여지는 많이 없고, 육체 단련 및 정신적 여유를 갖추는 의의가 크다. 호신 관련 무술, 격투기 종목을 수련하거나 건강을 위해 심폐지구력, 근육을 키워둬서 나쁠 건 없다. 한 종목만 진지하게 해도 대체로 깡이 길러진다.

혹시 모를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면 아무래도 아무 것도 안 하고 의기소침한 사람보다는 무언가라도 배운 사람이 도망을 치거나 상황을 무마하더라도 조금 더 침착하게 대처하기 쉬울 것이며, 만에 하나 폭력이 오가더라도 근력, 지구력, 정신력, 스파링으로 길러진 실전감각 등등이 쓰일 여지가 있다. 삼단봉 같은 호신도구도 똑바로 휘두를 수 있게 무술을 수련해야 의의가 있지, 그냥 휴대만 하면 거추장스러운 쇳덩이밖에 안 된다.

위기 상황에 비교적 쿨하고 침착하게 대처하는 정신력은 어느 정도 운빨과 개인의 성격에 달린 문제이지만, 믿을 수 있는 호신술(운동, 무술, 피지컬 단련 포함)이 자신감을 길러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머리가 새하얘지는 것보단 "선생님 진정하세요"라고 말을 걸거나 아예 침착하게 숨고 도망치는 게 낫기 때문이다. 아예 어릴 때 가정폭력, 학교폭력 등 폭력이 밥 먹듯이 오가거나 좆같은 군생활을 보내거나 치안이 불안한 국가에서 살았다면 모를까, 대한민국 수준의 선진국에 살다보면 가끔 가다 묻지마 범죄, 칼부림 범죄 등의 비상식적인 폭력사태에 마주쳤을 때 침착히 대처할 멘탈이 길러지기가 힘들다. 차라리 운동 종목을 아무거나 정해놓고 배우는 게 끔찍한 유년기를 보내는 것보단 훨씬 낫다.

4. 무술 수련과의 관계

무술과 호신술은 당연히 큰 관계가 있으면서도 다른 부분들이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전투, 무술, 호신술 이 셋의 모호한 관계를 알아야 한다. 우선 전투는 규칙도 없고, 인원수 제한도 없고, 전장의 제한도 없는 말 그대로 투쟁 그 자체이다. 그리고 무술은 전투를 위해서 탄생했다. 현대의 스포츠화 되어 거리가 멀어진 여러 무술들, 특히 맨손 격투기의 경우에도 결국 과거로 가면 잔혹한 전장에서 사용되던 기술이 모두 원류이다. 전대부분의 무술들이 이념적으로는 자신을 지키는 걸 지향한다고 하지만, 적을 섬멸하는 데 우선하는 전투술로서의 성격도 가진다. 반면 호신술은 어디까지나 나 자신을 지키는 것만을 그 목적으로 한다. 이 때문에 무술, 전투, 호신술 이 셋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상당히 다른 모호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격투기의 기초인 앞손 잽과 풋워크로 거리조절, 몇 분간 뛰어다닐 기초 체력, 맷집, 맞아도 안 죽는다는 투지랑 사람을 때릴 각오만 있어도 자기 몸만 지키는 걸 넘어 누군가를 때리고 무쌍을 찍을 수도 있지만, 그런 무력만을 믿는 게 호신술의 전부는 아니고 위험해보이는 상황을 알아차리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로 흉기난동 사건 같은 것을 보면 실제 맨손으로 칼 든 사람을 성공적으로 제압한 사례들은 많은 경우 김상욱 격투기 선수, 격투기 선수2, 격투기 선수3, 일반인 사례는 훈련된 격투기 선수, 경찰, 군인 혹은 칼 전문가였다. 물론 그들조차도 실패할 확률이[20] 있으며, 훈련되지 않은 일반인일 경우 제압을 실패할 확률은 숙련된 전문가보다 압도적으로 커질 것이다.

일단 내 격투기 실력이 좋아서 상대방을 때려눕히는 데 성공했더라도 나도 많이 다치거나 사회적으로 손해를 봤다면 손해를 본 것이고, 나보다 강한 상대에게 굴복하거나 도망쳤더라도 몸이 멀쩡하면 적어도 호신에는 성공한 거다. 몸을 바쳐서라도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경찰 군인, 요원이나 경호원이라면 모를까, 그럴 의무도 없는 민간인이 굳이 본인이나 가족에게 위험한 상황이 아닐 때 나설 필요는 없는 것이다.

격투기를 사람 대 사람의 갈등에서 써먹을 수준이 되려면 스트레스 하에서도 배운 게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숙달이 되어야 한다. 이는 현대 MMA, 주짓수, 킥복싱 등의 격투기가 스파링과 대인 타격훈련으로 실전 강도의 스파링으로 깡을 길러주는 이유이며, 현대 훈련법을 채택하지 않은 전통 무술 도장이 이런 깡을 못 길러줘서 비판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위기 상황에서, 폭력에 휘말리지 않기 위한 모든 노력을 했는데도 무술을 써서 호신해야 한다면, 주짓수든 타격기든 그만큼 해당 무술에 숙달이 되어 있어야 한다.

미국 경찰 출신 격투기 관장인 Icy MIke는 항상 종합격투기를 본인이 익히는 것을 기본으로 깔아둬라고 말을 한다. 어설프게 호신용품만 믿다가 뺏기기만 하고 오히려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에 본인부터 어느정도의 격투기를 할 줄 알아야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실제로 격투기를 할줄 모르는 사람이 어설프게 삼단봉 같은 근접무기를 쓰려다가 더 위험해지는 상황들을 영상으로 많이 알려준다.
심지어 총을 소지한 상태라도 경찰일 당시 미처 총을 홀스터에서 뽑지못하는 상태에서 기습적으로 싸우게 되는 상황이나 총을 상대가 잡아버려 격투를 해야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익힌 걸 함부로 놀려서 호적에 빨간 줄 그이지는 말되, 성실히 단련에 임해서 예측할 수 없는 공포를 극복하기 위한 자신감을 길러두면 나쁠 건 없다. 외진 곳에 사는 사람들이 자기 몸을 지키는 데 생각보다 투자를 많이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경찰이든 구급차든 소방차든 오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 공권력이 올 때까지 시간이라도 벌자는 것이다.

본인이 돈의 여유가 많이 된다면 특정 안전한 곳으로 이사한다거나 경호원이나 경비업체와의 고용과 계약 등의 방법도 있을 것이다. 물론 평범한 사람 입장에서는 이걸 계속 할 수도 없고, 안전한 곳으로 이사한다해도 위험한 사건들은 충분히 생길 수 있다.

넓은 의미의 호신술은 사회적, 신체적 손해를 보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변수를 고려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일이 될 것이다. 문서 최상위에 기재된 츠카하라 보쿠덴은 전장을 전전하면서도 큰 상처 하나 입지 않은 괴수 중의 괴수 사무라이지만, 그조차도 필요없는 싸움은 회피한다. 호신을 위해 현명하게 행동하는 것은 무술과는 다른 층위, 특히 전투와는 더더욱 다른 층위에 있으며, 무술이 거기에 도움이 될 수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의외의 시너지 효과일지 모르겠지만, 호신용품 무기를 사용해 상대에게 매우 심한 가해를 했으면 한국에서는 나 자신도 처벌 당할 확률이 큰데, 무술을 제대로 배우면 섣불리 무기를 쓰지 않고 근성으로 잘 도망치거나, 설령 쓰더라도 그나마 시비에 덜 걸리게 강도를 조절해서 쓰는 정도의 이득은 볼 수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해 “아, 내가 이 삼단봉으로 쟤 잘못 때리면 좆되는구나!”라는 걸 무술을 해 본 경험을 통해 빨리 상기해내고 현명한 대처를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대륙법계의 정당방위 문서로.

국내 격투기, 무술 시장의 판도가 변하면서, 2010년대 이후로는 실전성에 의문이 드는, 손목을 잡고 여차저차하는 스탠딩 그래플링 술기들만 호신술이라고 부르는 걸 넘어서, 본격적인 그라운드 공방까지 다루는 브라질리언 주짓수나,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상대를 두들겨 패고 까고 조지는(...) 크라브 마가, 아르니스 등의 군용무술들도 호신술의 범주에 들게 되었다. 근본적인 토대는 바뀌지 않을지 언정 사람들의 시선이 점점 넓게 잡히고 치안 등의 환경이 변화하다 보면 호신술에 대한 관점들 역시 변화를 겪을 것이다. 사람들의 관점이 정당방위 인정을 받건 말건 일단 살고 보자라는 생각이 많이 늘어난 것이다.

보디빌딩 역시 대안이 될 수 있다. 자기 어깨의 두배의 몸을 가진 상대에게 덤벼드는 사람은 거의 없어서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으며, 그 완력 자체도 일상생활에서 크게 도움이 된다. 사실 정당방위가 빡빡하다는 점을 두고 보면 사회 현실상 가장 효과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정 반대로 적당히 체구가 크고 운동을 한 사람들이 작정한 불량배들에게는 싸움 상대로 보이기 때문에 더 큰 시비가 걸리고 위험한 상황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물론 거의 대부분 역관광으로 끝나지만) 격투기 선수들이 괜히 시비가 걸리거나 싸움을 했다는 증언을 하는 것이 아니다. 강도 수준이면, 범죄 자체가 그들에게는 생계이기 때문에 거의 반드시 무기(가능하면 총기)를 소지하고 다니기 때문에 근육으로 맞서 싸울 상대가 아니다.

그나마 남자라면 나름대로 밤의 번화가를 돌아다니다가도 사과 및 무마로 때워도 대충 안전하겠지만 본인이 여자일 경우 안전만을 생각한다면 밤의 번화가에 혼자, 혹은 여자들끼리만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앞서의 내용과도 동일한 말이지만 여자들의 경우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남자를 대동한다면 대동하는 남자도 술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좋으며 싸우는 능력보다는 사과와 무마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좋다.

5. 외국의 경우

특히 총기가 흔한 미국 등지에서는 물론 맨손 무술이나 냉병기 무기술도 배우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사격술끝판왕이 널리 퍼져있다는 점이 특기할만 하다. 미국, 영국 등은 영미법계라서 정당방위가 인정되는 게 한국 대륙법계 보다 쉽기도 하다. 미국에는 Bull's eye shooting, IPSC, IDPA 등의 다양한 사격 스포츠가 존재한다. 미국은 특히 IPSC 스타일의 경기를 올림픽 사격 종목의 하나로 도입하려고 시도한 바 있는데, 국제사격연맹의 반대로 좌절되었다. IPSC는 전투기술과 너무 흡사하다는 점, 해당 종목에서 사용하는 9mm, .45 ACP 구경 권총은 미국 이외 대다수의 국가들에서는 허가를 받기가 극히 까다로워 결국 일부 국가만 참가할 수 있을 뿐이라는 점이 그 이유이다.

그리고 외국에서는 범인이 무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은데, 전쟁 경험이나 경찰경력 등이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 등지에서 온 호신술 강사들은[21] 강도가 흉기를 들고 돈을 달라고 하면 상대를 자극하지 말고 지시에 따라 그냥 줘라라고 강조한다. 심지어 일부 강사들은 돈이나 지갑을 제대로 주는 방법까지 보여주는데, 이는 지갑으로 손을 넣다가 무기를 꺼내는 것으로 오인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며, 실제로 싸우지도 않고 본인 몸을 안전하게 할 수 있다면 이런 것들이야 말로 몸을 지키는 측면에서 보면 제대로 된 호신술이다.[22]

호신술이 결국 몸을 지키는 데 중점을 둔 만큼, 전투상황으로 번지지 않게끔 상황을 판단하고 대응하는 것도 당연히 매우 중요하다. 호랑이 굴에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지만, 정신 차리는 게 어렵기 때문에 호신을 위한 팁과 훈련법들이 계속 개발되는 것이다. 적의가 있는 사람, 무기를 숨긴 사람을 알아보는 법, 공공 장소에서 대피하는 요령, 총격전 벌어지면 숨는 법, 스트레스 상황에서 119(미국 같으면 911) 부르는 법 등등, 민간인 입장에서 비전투적으로 써먹을 호신술도 생각보다 많다.

한편 틱톡 등 짧은 영상 플랫폼이 흥하면서 거기다가 호신술 영상을 올리는 도장이나 단체들도 매우 많아지고 있다. 나름 역사가 긴 주짓수 사범, 증명이 된 MMA 선수 등이 올리기도 하지만, 제 3세계나 중국(...)등에서 괴상한 걸 올려서 여타 전문가들에게 조리돌림 거리가 되기도 한다. 합기도, 아이키도식 손목술기나 금나술 정도는 애교고, 점혈을 하면 백초크 중이던 상대가 무너진다거나(...) 심하면 기합, 장풍으로 상대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소리를 진지하게 하기도 한다. 중국권법으로 유명한 중국 쪽도 상태가 나쁘고, 중국권법의 원조격인(...) 인도 및 힌두교 문화권 칼라리파야트 구루들도 만만찮게 이상한 짓을 자주 한다. 서양이라고 안심할 수 없는 게, 그 쪽은 오리엔탈리즘 장삿속 때문에 중국인, 인도인도 안 할 소리를 하거나, 가짜 군경력 내세워서 어이없는 총기 방어술 시범 같은 것도 자주 보인다. 이제는 해당 영상들을 놀리는 밈도 한 자리 차지하고 있을 정도이다. 미국에선 막장도시로 유명한 디트로이트 대표주자(?) Detroit Urban Survival Training(D.U.S.T.)가 유명하다. 멋들어진 유니폼과 진짜 군 경력(...)과는 별개로, 가르쳐주는 기술이나 훈련법들이 참 쌈마이하다. 순찰도 꼬박꼬박 하고 지역사회에 기부도 하는 회사라고 하지만 자칭 호신술 컨텐츠는 거의 20년째 저 모양이다.

6. 베어 그릴스의 Worst-Case Scenario

베어 그릴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위험상황에 대비하는 법을 설명했다.
  1. 할 수 있다면 무조건 달아날 것
  2. 공격자와의 거리를 넓히거나 좁혀서 유리한 입장에 설 것. 물러서면 균형을 잃어 반응할 타이밍을 만들어 준다.
  3. 손이 유일한 무기가 아니다. 발을 사용하든 뭘 하든 적절한 곳의 가격은 상대방을 무력시킨다.
  4. 엄지손가락이나 열쇠 같은 것으로 명치나 눈 같은 신체 취약부위를 찌른다.[23]
  5.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공격 시에 취약한 부분을 기억해 둘 것. 하체의 경우 무릎, 오금, 정강이, 사타구니, 상체의 경우 눈과 목과 명치, 겨드랑이 부분이 효과적이다. 단 눈이나 목 명치는 매우 위험하니 웬만해서는 주의할 것 위에서 눈 찌르라고 했는데?[24]
  6. 직감을 믿어라. 상황이 안전하지 않다면 몸을 피해서 경찰에 신고를 한다.

7. 빅토르 코가의 저서 자기방어술

흔히 괴작으로 알려져 있는 책이지만 의외로 '위험한 상황은 미리 피한다', '상대를 흥분시키지 말라' 등의 호신술에 대한 알찬 내용도 서술되어 있다. 그림체나 제시하는 상황이 조금 웃기지만 내용 자체는 삼보 챔피언 출신 격투가가 쓴 책이라서 타당한 것이 많다.

자세한 내용은 자기방어술 항목으로.

8. 관련 문서

국제호신술연맹 https://cafe.naver.com/ihssf
[1] 츠가하라 보쿠덴(총원복전). 센고쿠시대 초기에 활약한 '전국의 검성(劍聖)'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검객이다. 일본의 명문 고류 검술인 가시마신토류를 창시한 그 분이 맞다. [2] 당연히(?) 칼이나 총 등으로 무장한 놈의 우선순위가 더 높다. [3] 당장 나를 위협하고 있진 않지만 적으로 돌변할 확률이 높다. [4] 위험한 물건을 들긴 했지만 나처럼 위협에 대비하는 시민이거나, 그냥 술 마시던 아저씨 같은 경우, 하지만 배신이나 첩자인 경우를 항상 의식하고 있어야한다. [5] 경찰, 구조대원, 내가 데려온 일행 등등 [6] 문 너머에서 나를 보고 공격할 수 있으므로 나도 빨리 대응해야 한다. [7] 문 너머에 뭐가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 문 너머에서도 나를 못 본다. [8] 소파나 화분 뒤 등에 미친놈이 매복하고 있을 수도 있고, 나처럼 위기를 모면하려고 숨어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9] 한국은 복싱, 유도, 주짓수 등의 투기종목들이 성인 취미반 생활체육으로 잘 활성화돼있다. [10] 이런 모양새 때문에 택견 옛법에서는 안경잽이라고 부른다. [11] 검도 등 무기 쓰는 무술도장에 처음 가 봤다면 알 것이다. 훈련용 무기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무지막지하게 크고, 실내에서 울리기까지 한다. 게다가 바닥이 마룻바닥, 매트 등이라서 풋워크 치는 소리도 마구 울린다. [12] LA 경찰의 증언에 의하면 이러한 이유로 시덥잖은 범죄자들은 철컥! 하는 산탄총의 펌프액션 장전소리만들어도 도망친다고 한다. [13] 그러니 도망칠 수 있는 상황이면 그냥 도망치는 것이 낫다. [14] 장미란의 현역 시절 체중은 115kg이다. 파이낸셜 뉴스 '이분이 115kg 역도선수 장미란이라고? 난리난 사진' 출처. [15] 대한역도연맹 신기록 현황 출처. [16] 원래는 4위였으나, 앞 순위 선수 2명의 도핑이 밝혀져 2위가 되었다. 연합뉴스 '2008년 올림픽 여자역도 임정화, 은메달 승계한다' 출처. [17] Ullman, S. E., & Knight, R. A. (1993). The efficacy of women's resistance strategies in rape situations. Psychology of Women Quarterly, 17(1), 23-38;Ullman, S. E., & Knight, R. A. (1995). Women's resistance strategies to different rapist types. Criminal Justice and Behavior, 22(3), 263-283;Ullman, S. E., & Knight, R. A. (1992). Fighting back: Women's resistance to rape. Journal of Interpersonal Violence, 7(1), 31-43;Ullman, S. E. (2007). A 10-year update of “review and critique of empirical studies of rape avoidance”. Criminal justice and behavior, 34(3), 411-429 [18] 심지어 70대 할머니들이 성폭행 예방 차원 태권도 수련을 시작한 이후, 위기 대처 능력과 담력에 도움이 되었다고 밝힌 인터뷰가 있다. 출처. [19] 흔히 드는 예시가 어린이에게 빨간 사인펜이나 매직을 들려주고 뺏어보려는 실험인데, 팔뚝에 빨간 선이 한 줄도 그어지지 않은 채로 뺏을 수 있는 어른은 거의 없다. 들려준 것이 칼이었다면 그 선에선 당연히 피가 철철 흘러내릴 것이다. 전기충격기였다면 선이 아니라 점만 찍혀도 바로 뻗는다. [20] 한 예로 실제가 아닌 스파링이지만 인간 병기라는 프로그램의 미해병대 편에서는 진행자였던 전직 미식축구선수 거한 빌 더프(Bill Duff)와, 격투기 선수였던 제이슨 챔버스(Jason Chambers)가 백병전 훈련 스파링에서 플라스틱 칼을 든 상대에게 옆구리에 수 차례 나이프 공격을 받고 패배 판정을 받았다. 모의전에서도 이런데 실전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21] 전직 특수부대원이나 경찰특공대 출신등이 꽤 많다. [22] 조건만 맞으면 혼자서 수십명의 무장강도를 상대하는 인간흉기조차도 강도가 금품을 요구했을때는 저항없이 건네주면서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 단지 인간으로서 보고 넘길 수 없는 범죄를 상대로는... [23] 이는 어디까지나 필수 사항이 아닌 여러 공격 옵션중 하나일 뿐, 필승 비법 같은 건 아니다. 잘못 찔러서 손가락이 부러지거나 상대에게 보복당할 수도 있지만, 일단 즉사하는 것보단 손가락 다치는 게 나으니 어쩔 수 없이 써라, 그런 느낌이다. 달려드는 상대의 두개골을 향해 내 손가락을 찔러버렸다간 손가락이 인생에서 처음 보는 방향으로 뒤틀리는 마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눈찌르기 까지 허용이 되었던 초창기 종합격투기나 발리 투도 에서 조차도 눈찌르기가 나오는 상황은 찾기 힘들었다. 아르니스, 실랏, 크라브 마가, 옛법 택견 등에서도 눈 찌를 때에는 클린치 중 다섯 손가락을 전부 써서 다섯 개 중 둘만 걸리라는 심정으로 긁으라 하지, 처음부터 한두 손가락만 내밀지 않는다. [24] 특히 겨드랑이는 평생 맞아볼 일도 없고 팔에 항상 가려져 있는 부위이기 때문에, 사타구니 맞을때를 상상하는 고통과는 다르게 그 고통에 대해서 감이 잘 오지 않는 급소이다. 이곳은 검도 대련시 허리를 때리다가 잘못때리는 경우가 그나마 흔한데 제대로 맞으면 숨도 못쉴정도의 고통을 선사한다. 삼단봉 같은게 있다면 머리를 때리는척 하다가 상대가 막으려고 팔을 들 때 드러나는 갈비뼈 윗부분을 온힘을 다해 때려보자. 살면서 단 한번도 보지못한 엄청난 광경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