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급 분류 기호(Hull Classification Symbol)은
미국 해군,
미국 해안경비대,
미국
연방해양대기청에서 사용하는 함급 분류 방식이다. 간단히 함선 코드(Hull Codes)나 함번(Hull Numbers)로 불리기도 한다.
영국 해군 및
영연방 국가 해군을 포함하여 유럽권에서 널리 사용되는
페넌트 넘버와 함께 함선 및 함급 식별 방법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이다.
미국 해군은 1890년대부터 해군 등록식별번호(Naval Registry Identification Number)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체계는 모든 해군 함정에 번호를 순차적으로 부여하고, 이를 함명 뒤에 기재하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전함 USS 인디애나(Indiana)는 USS Indiana(Battleship No.1)으로 기재되고,
순양함 USS 올림피아(Olympia)는 USS Olympia(Cruiser No.6)로 기재되었다. 함급이 다르다고 같은 번호가 부여되는 체계가 아니었다는 소리다. 이 체계가 1907년부터 간략화 되어 함급은 1글자 혹은 3글자로 축약되기 시작했다. USS Indiana(B-1) 같은 형식으로 말이다. 3글자는 장갑순양함(Armored Cruiser)의 약자인 ACR등이 있었다. 이 체계는 1920년 7월 17일 현재의 체계가 시행되기 전까지 1907년 전후의 방식들이 계속 혼용되며 사용되었다.
제1차 세계 대전 동안 미 해군은 수많은 민간선 및 상선을 징발하여
초계함, 기뢰부설함 등 보조함정으로 운용하였고, 당연히 이 수많은 배들 중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선박도 있었다. 그래서 이들을 분류하기 위해서 역시 위 방식을 사용하여 징발된 선박들을 식별하였다. 초계 임무를 맡게 된 선박에는 SP(Section Patrol)이란 식별기호와 번호를 부여했으며 이외 임무를 맡은 선박에는 ID(Identification) 식별기호와 번호를 부여했다. 식별기호는 달랐으나 부여되는 번호는 통합하여 순차적으로 부여되었다. 이때까지는 함선 코드라던가 함번이라고 불리진 않았다.
현재 미국 해안경비대의 모체인 미국 인명구조서비스(United States Lifesaviong Service)와 미국 영리쇄빙서비스(United States Revenue Cutter Service)는 1890년대부터 해군을 따라 해군 등록식별번호를 사용하기 시작하여 역시 현재의 함급 분류 체계가 생기기 전까지 사용되었다.
현 연방해양대기청의 모체인 미국 연안 측지 조사단(United States Coast and Geodetic Survey)는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함선을 분류했다. 조사선의 크기의 따라 대양조사선(OSS, Ocean Survey Ship), 중형조사선(MSS, Medium Survey Ship), 연안조사선(CSS, Coastal Survey Ship), 보조조사정(ASV, Auxiliary Survey Vessel) 등의 식별기호를 만들어서 사용했다. 이는 조사단이 연방해양대기청으로 변경된 1970년 이후에도 어느 정도 사용되었으나 현재의 체계로 변경되었다.
미국 해군은 1920년 7월 17일, 이전의 해군 등록식별번호를 폐기하고 현재의 함급 분류 기호 체계를 확립했다. 이 새로운 체계에서 모든 함급 분류 기호는 최소한 2글자 이상이 되도록 하였다.
이전의 해군 등록식별번호와 달리 함번은 함급마다 따로 부여되었다. 즉 미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랭글리는 CV-1 USS
랭글리로 분류되고, 위의 전함 인디애나는 BB-1 USS 인디애나로 분류되었다.
함급을 분류하는 기호들은 시대에 따라 새로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들도 많다. 가령 전함이 사라진 현대 해군에서 전함(BB) 기호는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1975년 순양함 격차 논쟁으로 인해 시행된 미 해군의 함급 재분류 이후로
선도구축함(DL) 및
호위구축함(DE)도 사용되지 않는다.[1]
가끔보면 미국 해군 함선 중 함급 분류 기호가 T-로 시작하는 함선들이 있다. 이들은 군사해상수송사령부(Military Sealift Command) 소속의 함선들로, 미취역 함선들의 운용평가때 붙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군인보다 주로 민간인 승조원의 비율이 높고
선박 접두어도 취역한 함정의 USS가 아닌 USNS(United States Naval Ship)이 붙는다.
연방해양대기청은 보유 선박을 크게 연구선, 조사선 두 분류로 나누어 분류하고 있다. 연구선은 R 기호를 부여받고 조사선은 S 기호를 부여받는다. 해군처럼 두글자로 늘리지는 않고 한글자만 쓰며, 함번은 꼭 세자리를 쓴다. 특이한 점은 퇴역하는 배의 기호와 함번을 그 후계함이 그대로 잇는 경우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