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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26 10:10:31

포수 리드

포수리드에서 넘어옴

1. 개요2. 상세
2.1. 볼배합은 의미있는가?
2.1.1. 의미없다2.1.2. 의미있다2.1.3. 공통
2.2. 일본식 야구관에서의 포수 리드2.3. KBO 리그에서의 위상
2.3.1. 리드 무용론2.3.2. 리드 유용론
3. 정리4. 세이버메트릭스에서는

1. 개요

볼배합을 포함해 포수 투수의 좋은 투구를 이끌어내는 모든 것을 통칭하는 단어. 일본식 용어가 한국에 건너와서 사용하게 된 케이스이다. 포수 리드('포수'가 투수를 리드)라고 부르기도 하며 투수 리드(포수가 '투수'를 리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게임 콜링(Game calling)이라고 표현하고 매우 광의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다만 이것이 실존하는 것인지에 대해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계량적 통계의 스포츠인 야구에서 포수 리드는 정량화할 수가 없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 무형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2. 상세

포수 관련 논쟁의 대부분이 "포수 리드의 효과가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것이다. 포수 리드의 대부분은 타자와 수싸움을 벌이며 어떤 종류의 공을 어느 곳으로 던질지를 정하는 볼배합 리드에 맞춰져있고, 그외에 투수를 편하게 이끌어주는 온갖 것이 포함이 된다.[1]

포수 리드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측에서는 야구의 수비 시작은 투수→포수의 투구이고, 내야에 있는 선수라면(외야는 너무 멀기 때문) 어떤 선수건 벤치의 지시를 받아 사인을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공을 가장 자주 잡는 포수가 결정권을 갖고 지시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일반적이라고 말한다.[2]

포수를 단지 공 받아주고 도루 막아주는 사람으로 착각하는 것은 곤란하다. 포수는 유일하게 그라운드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고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지 사인을 주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장비를 착용한 후 그 빠른 투구를 막아낸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만일 포수가 그라운드 상황도 읽지 못하고 주자도 견제하지 못하며 타자의 위치, 버릇 등을 읽지 못한 채 공만 받는다면? 투수가 정말 리그에서 특출난 에이스 혹은 멘탈 갑이 아닌 이상 엄청난 영향을 받게되고 그대로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경기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포수가 미숙하면 투수가 흔들리고, 투수가 흔들리면 수비가 길어지며 수비가 길어지면 점수는 물론 야수들, 즉 타자들이 지치게 된다. 사회인 야구인들이 고전하는 이유. 2, 3부에서 한정적으로 뛰는 선출들이 포수를 맡는 이유가 그것이다. 선출들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런 것들을 통틀어 포수 리드라고 일컫는다. 단순히 게임이나 만화처럼 유도하는 공에 생각대로 공을 던지게 하는 능력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반면 허상이라는 측에서는 제1 결정권은 투수가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대부분의 투수가 맞는 공은 대부분 포수 리드가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투수가 실투를 한 것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수비형 포수'의 환상 - (1) 투수 리드는 허상이다라는 글이 없다는 쪽의 주장을 잘 보여주고 있으니 참고 바람.

동양 야구에서 이런 리드에 대한 우선권은 포수가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편이다. 신인급 투수들의 경우 대부분 포수나 벤치의 사인대로 공을 던지는 편이지만 고참급 투수들이나 포수가 신인급인 경우는 투수들이 직접 던질 구종을 정하기도 한다. 다만, 모든 포수가 리드에 대한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간혹 "동양 야구에서는 포수가 리드를 전부 책임지고 서양 야구에서는 투수가 직접 결정하거나 감독이 지시내린다" 고 보는 이들이 있지만 그건 과거의 이야기일 뿐, 현대 야구에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벤치에서 구종과 위치를 세세하게 지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중요한 상황일수록 더더욱 그렇다.[3][4] 물론 포수에 대한 신뢰가 높다면 경우에 따라선 전부 믿고 맡길 수도 있으며[5] 팀의 성격, 감독과 코치의 영향력, 포수와 투수 사이의 관계 등에 따라서도 상당한 차이가 생기니 어디까지나 Case By Case. 한 가지 예시로 류현진의 일기를 보면 러셀 마틴, 오스틴 반스는 성향은 다르지만 본인이 리드하며, 루키인 윌 스미스(1995)는 릭 허니컷 투수코치의 분석을 따른다고 한다.

메이저리그인 경우 볼 선택권은 포수에게 우선적이지만 애초에 투수도 구단에서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어느 코스에 약한지 숙지하고 있으며 자신이 던지기 싫으면 고개를 젓기도 한다. 그리고 종종 벤치 덕아웃에서 포수에게 싸인을 보내 구종을 지시하는 경향도 있기에 한국과 일본처럼 포수 리드에 대한 환상이 없기에 포수가 환상적인 블로킹이나 도루저지일때 포수를 칭찬하지 볼배합이 좋았다고 포수를 칭찬하는 경우는 없다. 예를 들어 16시즌 워싱턴 내셔널스인 경우 주전포수 윌슨 라모스와 합을 맞추던 맥스 슈어저가 9이닝 완봉 20K라는 진기록을 세웠을때 라모스의 볼배합이 좋았다는 기사가 올라오지 않았듯 포수 리드 환상이 거의 없다.

현재 야구 팬덤에서 포수 리드에 관한 논쟁은 대부분의 경우 타격, 블로킹, 도루저지 등 객관적인 스탯에서 비교 우위/열위에 있는 어느 포수를 두고 '포수 리드' 능력이 반영되지 않아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벌어지는데, 결국 문제의 근원은 실체로 검증되지 못하기 때문이고 개인의 인상평가와 자기편향으로 서로 맴도는 논쟁만 이어진다.

2.1. 볼배합은 의미있는가?

포수 리드의 상당 부분은 포수의 게임 플레이중 일부인 투수의 구종 및 구질 결정권, 즉 볼배합을 말한다. 사실 볼배합이라는 것 자체가 상대의 패턴과 습관 등을 분석하여 승률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한 행위만큼 그것이 항상 좋은 결과를 낼 수는 없는 법이며 투수들도 최소한 전력분석 내용을 보고 숙지하고 있고 이에 포수가 선택한 구종이 맘에 안들면 거부의사를 보내다가 포수가 잠시 올라와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리고 볼배합이 의미가 있는가 없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2.1.1. 의미없다

가위바위보 게임에 빗대자면, 왜 그 상황에서 특정 구종을 요구해서 통타 당했냐고 포수를 비난하는 것은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왜 가위를 내서 졌냐고 비난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결과론일 뿐이다. 그 어떤 투수도 만화나 게임처럼 존을 9분할해서 던지는 제구력은 불가능하다.[6][7] 상대 타자가 아주 특징적인 약점이나 특징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 의미가 있을 지 모르겠지만, 옛날에는 몰라도 지금 같은 경우 그런 특이 케이스에는 사전에 벤치에서 지시가 나간다. 즉, 대부분의 경우에서 포수의 볼배합을 따지는 것은 결과론과 인지부조화에 불과하다. 그를 바탕으로 공과를 따지거나 누구의 책임을 논하는 것은 누명이다.

또한, 설령 포수가 상대 타자를 완벽하게 농락할 수 있는 완벽한 볼배합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투수가 항상 요구한 곳으로만 정확하게 던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제구력이 나쁜 투수가 던진다면 '리드'란 행위 자체가 무의미해지기 마련이다.[8]

더욱이 볼배합은 포수가 던질 곳을 일방적으로 제시하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투수가 특정 코스를 원하지 않는다면 다른 구종과 위치를 제시하기 마련이다. 애당초 '투수가 던지기 싫어하는 공을 포수가 우겨서 억지로 던지게 하면 절대 힘 있는 공이 오질 않는다'고 한다. 이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건 현역 포수들이다. 왜 투수는 포수 사인에 고개를 흔들까?

2.1.2. 의미있다

똑같은 가위바위보로 예를 들면, 첫 판을 비기면 다음 판에 같은걸 한 번 더 낸 적이 많았던 경향의 친구가 있다. 그걸 안다면 나는 첫 판을 가위로 비긴 후 다음 판은 친구가 가위를 낼 것을 예상해 바위를 내는것이 합리적인 전략이지 않은가? 물론 친구가 패턴을 벗어나 가위를 안 낼수도 있다. 하지만 야구는 0.4초 촌각에 감각적으로 결정하는 무대이고 수백 수천 판의 가위바위보(투구와 타석) 데이터가 쌓였기 때문에 성향이 반복될 확률이 보다 높다. 그리고 확률 높은 곳에 베팅을 하는 것이 볼배합이다. 포수 리드 무용론의 입장에서 주로 투수의 제구력을 문제로 삼곤하는데, 리드에서 중요한 것은 대략적인 코스와 구종의 배합이다.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이 들어간 이후 바깥쪽으로 던지는 서클 체인지업이 효과를 톡톡히 본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 아닌가. 직구와 체인지업을 연달아 던지는 것이 특히나 타자를 현혹시키는것이 아니라면 이러한 정형화된 레퍼토리를 이어나가는 것은 타자가 다음 구종을 예상하기 쉽게 만들뿐인 멍청한 행동이 될것이다

물론 포수가 리드한 곳으로 투수가 못 던지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하지만 볼배합이란 아예 안맞을리야 없단걸 다 감안하면서 최대한 덜 맞을 확률을 지향해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포수가 2스트에서 높은 150km 패스트볼을 유도했지만 가운데로 들어가며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그런데 지난 5년간 포수가 요구한 그 구종, 코스, 구속의 공은 안타 확률이 10%였고 해당 타자도 약했다. 이를 포수 볼배합이 잘못되었고 "역시 볼배합은 결과론"이라고 답을 내리는 것이 옳을까? 그리고 앞으로 거긴 던지지말라고 하는 것이 옳을까, 아님 비록 이번에는 잘못 던져 맞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안맞을 확률 90%를 지향하는 것이 옳을까? 물론 정말 투수가 제대로 던질 능력이 안될거 같아서 편하게 그냥 바깥쪽 위주 리드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역시 볼배합의 일환이다. 타자가 치기 어려운 것과 그걸 투수가 완성할 능력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 사이에서의 조율과 선택이다.

볼배합의 존재마저 부정하는 것은 이거야말로 인지부조화에 불과하다. 볼배합을 부정한다면 과거 피츠버그의 낮은 투심 리드 전략, 다저스와 탬파베이의 하이 패스트볼 전략, 휴스턴 이적 후 하이 패스트볼로 사이영 투수로 거듭난 게릿 콜 등 이러한 성공 사례들을 단순 운인양 치부하는 꼴이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볼배합이 존재하지 않는다는건 직구만 던지거나 커브만 아무곳에 던져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구종간의 터널링을 연구해서 타자가 구종을 최대한 헷갈리도록 피칭을 디자인하는 메이저리그의 트렌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행위란 말인가? 제발 볼배합이 뭔지는 알고 들어가자.

근래 MLB의 트렌드인 피치 터널 이론이란 투수가 공을 던진 릴리즈 포인트와 타자가 공의 구질을 분간하는 지점 사이에서 공이 구질이 파악되지 않는 구간을 뜻한다. 쉽게 말해 투수가 직구와 커브를 던졌을 때 타자는 공이 얼마간의 거리에 도달하기전까지는 그 공이 직구인지 커브인지를 구분해낼 수가 없다는 뜻인데 당연히 구종을 구분해내는 시점이 늦어질수록 타자는 대응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구단들은 초고가의 장비와 인력을 동원하여 이 효과가 극대화되되도록 공의 회전축, 릴리스 포인트를 교정하고 터널링 효과를 십분 활용하기윈해 타자에게 공을 보이는 순서, 로케이션 등을 조정하기위한 노력을 아끼지않는다. 이러한 빼어난 피칭 디자인의 결과로 템파베이 레이스는 리그에서 가장 투수를 잘 육성해내는 구단이 되었으며 이는 다시 템파베이가 가장 적은 수준의 페이롤로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게하는 원동력이 되고있다.

과연 볼배합이 정말로 무의미하다면 템파베이는 투수육성에 있어 성공을 거둘수 있었을까? 야구는 확률론이 지배하는 스포츠이다. 우리는 당연하게도 타율, 출루율, 평균자책점 등에 더 나아가서 확률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진 스탯으로 선수들을 평가하며 선수단을 꾸리고 운용한다. 따라서 감독은 9회말 1점차 상황에 팀내에서 가장 실점을 내어줄 확률이 적은 마무리 투수를 기용한다. 그런데 이날 마무리 투수가 실점을 내주어 블론을 기록한다면 이를 무의미한 기용이라 해야할까? 전혀 아니다. 이날의 블론세이브는 마무리 투수가 기록한 30세이브 3블론중의 1 블론세이브가 되었을 뿐이며 이 투수를 기용한 결과 팀은 33번의 기회에서 30번이나 경기를 무사히 지켜냈다. 막아내는 것도, 털리는 것도 운에 달렸을 뿐이라는 생각으로 패전조를 세이브 상황에 기용했더라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만약 그리하였다면 팀은 다잡은 경기를 몇배로 놓치고 감독은 네티즌들로부터 엄청난 질타를 받게 될 것이다. 볼배합도 똑같다. 오히려 세이브 상황보다 사건 발생횟수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더욱 확률에 수렴하기 쉬울 정도다. 그런데도 가장 아웃을 잡을 확률이 큰 투구가 간혹 안타를 맞았다고 해서 그 판단이 무의미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확률론적 접근이 정말로 무의미하다면 템파베이는 결코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볼배합은 절대실존하며 3할은 2할보다 좋고 4할은 3할보다 좋다. 확률론이 전혀 쓸모없다는 허황된 사고에서 벗어나 볼배합의 존재를 인지하고, 포수 리드론의 쟁점은 볼배합의 주체가 누구인가, 혹은 그밖의 심리적 요인의 증명 여부 등에 있다는 사실을 먼저 인식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포수 리드론에 대한 적절하고 타당한 토론 및 대화가 가능할 것이다.

단 "볼배합이 의미있다 = 포수리드가 존재한다"는 뜻은 아닐수도 있다. 볼배합은 의미있다고 보지만 포수 리드는 부정할 수도 있다. 포수가 볼 배합을 다 낼 필요는 없으므로 포수 개인 능력이 아니기에 포수 리드 존재의 근거는 아니라는 것. 앞서 말했듯이 볼배합은 벤치에서 맡는 경우가 더욱 많으며 포수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러한 경우는 벤치보다도 포수 개인의 능력이 더 신뢰받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포수 리드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선수들에 한정해서 의미가 있다는 결론이 날 수도 있겠다.

2.1.3. 공통

결국 볼배합이 의미있다, 없다 측 모두 공감하는 점은 포수의 일방적인 요구가 아닌, 투수와 포수가 서로 사인을 교환해나가며 이상적인 답을 도출해 가는 일련의 과정이며, 그런만큼 포수는 투수진과 충분히 교감을 나눌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괜히 배터리가 부부 같은 관계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다. 포수의 첫 번째 역할은 투수에게 신뢰감을 주고, 최대한 편안한 상태로 던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진정한 볼배합의 의미는 타자가 못 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투수를 잘 다독여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게 돕는 것에 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리드에는 볼배합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투수와 타자의 타이밍 싸움, 템포 조절, 대기 타석에 있는 타자나 대타 자원을 고려한 전체적인 생각 등 많은 부분에서 포수가 투수의 투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하면 포수와 투수진 사이의 신뢰 관계가 무너지기도 하며, 심할 경우에는 반목이 일어나 팀 전체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때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활약했던 일본인 포수 조지마 겐지도 이와 유사한 문제로 팀 투수진에게 왕따를 당한 일이 있었다고 하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언어 소통에 문제가 있는 선수에게 포수 마스크를 씌우는 일을 기피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2.2. 일본식 야구관에서의 포수 리드

일본에서는 왜 일본시리즈만 되면 포수를 부각시키는지 알 수 없다. 정말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중계 화면에서 포수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면 포수는 '내가 모든 것을 쥐고 있다.'라는 얼굴을 하고 있다. (중략) 타자를 잡아냈을 때 미국에서는 '투수가 대단하다'고 평가하는데, 반면 일본에서는 '포수의 볼배합이 좋았다'라는 말을 한다.
다르빗슈 유

사실 포수 리드를 과대평가하는 시선은 전형적인 일본식 야구관이다. 리드에 집착하던 과거 국내 야구인들이 일본 야구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유명하고, 한국프로야구에서 포수의 리드를 가장 중시했던 김성근이 어린 시절부터 일본에서 야구를 배웠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과 일본 야구를 모두 경험했던 다르빗슈 유의 말에 따르면, 일본은 투수가 안타를 맞으면 포수가 욕을 먹는데 본인은 그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오시로 타쿠미를 비롯한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 포수들이 억까를 당하기도 하는데, 심지어 요미우리는 무라타 신이치, 히로오카 타츠로 등 OB들부터가 "포수의 역할은 팀을 이기게 하는 것"이라고 하여 리드를 중시하는 성향이 심해 오시로가 2022년 센트럴리그 WAR 1위를 기록했음에도 OB들 사이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다.

이는 일본의 야구 게임에도 잘 드러나 있는데 파워풀 프로야구 시리즈에서는 포수 전용 특수능력인 캐쳐A~G가 존재한다. 해당 특수능력의 효과는 랭크에 따라 투수의 스탯이 변화하는 능력으로 중간에 위치한 D는 능력치 변화가 없고 A~C까지는 투수의 능력치가 증가, E~G까지는 투수의 능력이 감소한다. 프로야구스피리츠 시리즈에서도 포수 리드라는 능력치가 별도로 존재하며, 연습을 통해 능력치를 상승 시킬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이 능력치가 높으면 투수에게 도움이 되는 효과(체력 소모 감소, 쉽게 동요하지 않음, 베스트 피치 성공률 증가)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고교 야구를 소재로 한 크게 휘두르며의 또 다른 주인공 아베 타카야를 통해 포수리드에 대한 환상을 보이기도 하였다.

2.3. KBO 리그에서의 위상

우선 첫 번째 전제에 대해 말하자면, 조인성만이 아니라 국내의 어떤 포수도 벤치로부터 독립해서 독자적인 사인을 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중요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인은 벤치에서 감독을 통해 나오고, 포수는 이를 투수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게 대부분이다. 천재적인 두뇌를 지닌 포수가 타자의 허를 찌르는 기막힌 볼배합으로 투수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이야기는 적어도 국내야구에서는 만화책 속에 나오는 판타지일 뿐이다.
배지헌 칼럼 "정말 조인성이 문제였나"

흔히 일반 팬들은 자기 머리에서 나온 기상천외한 볼 배합으로 타자를 잡아내는 천재 포수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 있는 야구인들이 보기엔 볼 배합에 대한 칭찬이나 비판 대부분은 결과론에 지나지 않는다.
네이버 캐스트 포수의 세계에서.

우리나라는 몇몇 포수를 빼면 패턴이 똑같은 것 같아. 투수가 고개를 몇번 흔드냐에 따라 타자가 감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 있어.
임창용. 기사

Q. 아주 중요한 순간, 강민호 선수의 사인과 본인이 던지고 싶은 공이 맞지 않을 때 어떤 선택을 하시나요?(@_sun0)
장원준: “서로 고집을 부리다 민호가 양보를 많이 해주는 편이에요. 그래서 제가 던지고 싶은 공을 주로 던지는 편입니다.”
2011년 스포츠 동아와의 인터뷰 중.

Q. 현준이형 포수리드는 존재하냐 안하냐 대답 좀 해주구로 ㄹㅇ루다가
박현준 : "포수 리드는 시발 투수가 잘 던지면 포수가 리드를 잘한 거야 야알못아. 아니 시팔 그럼 박경완 선배 앉으면 죄다 0점대 방어율이지."
LG 팬들과 박현준의 문답 중

물론 포수 리드의 효용성과 관련해 회의적인 반응도 분명히 많다. 투수가 포수 리드대로 못 던지면 소용이 없단 뜻이다. 하지만, 투수의 컨디션이 좋은 날이면 포수의 좋은 리드가 더 효율적인 투구로 이끌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컨디션 난조를 최대한 다독이는 것도 포수다. 안좋은 공으로 꾸역꾸역 버티느냐 강판되느냐는 오히려 리드가 더 결정적일 수도 있다.

김 감독도 “투수들이 항상 포수 리드대로만 정확하게 던질 수 없다”라면서도 “타자들마다 약점 코스가 있는데 거기로 던지는 볼 배합도 투수 구질 특성마다 달라야 한다. 포수의 영리한 리드가 필요한 이유”라며 목소릴 높였다.
김태형 롯데자이언츠 감독(당시 두산 감독)(포수 출신). ##
KBO 리그에서는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포수의 리드에 대한 환상이 여전히 크게 자리잡고 있다. 비록 류현진, 추신수 등의 활약으로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을 접하는 팬들이 많아지면서 점차 리드에 대한 환상은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큼 고평가되고 있는 리드에 대한 거품이 꺼지질 않고 있다. 일례로 2010년 무난하게 포수부문 KBO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것으로 예상했던 3할1푼7리, 28홈런, 107타점을 기록한 조인성 보이지 않는 팀 공헌도와 리드 실력,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감, 부상투혼 등의 주관적 이유를 내세워 보다 정확히는 우승팀 프리미엄 2할6푼2리, 14홈런, 67타점을 기록한 박경완에게 고작 2표차로 간신히 승리한 결과는 기자들과 소위 전문가들에게 여전히 투수 리드가 신화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짐을 보여준다.

2.3.1. 리드 무용론

하지만 한국에서는 포수가 본인 혼자 볼배합을 하고, 작전도 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2010년대 포수 골든글러브를 둘이서 나눠먹었던 강민호 양의지의 경우에도 고참이 되고 나서야 스스로 볼배합을 냈고, 과거에도 박경완이나 진갑용 등 리그 탑 수준의 포수만이 볼배합을 전담했다. 그나마 이 선수들도 이런 경우가 다른 포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지, 이 선수들도 기본적으로는 사전에 투수들과 의논을 하고, 전력분석도 다 하고, 덕아웃을 한 번 바라보고 벤치에서 대강의 지시는 받은 다음 투수에게 사인을 낸다. KBO 리그 일본프로야구간의 비교점 중 하나도 벤치의 싸인이라는 점도 그것을 증명한다.
세 번째는 포수 리드와 관련한 한-일 팀간의 차이다. 일본 투수들은 포수가 던진 공을 잡은 후 바로 공을 뿌린다. 특히 SK전에 선발등판한 요미우리 투수 미야구니는 인터벌이 아주 짧았다. 그런데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 포수가 투수의 투구 때마다 덕아웃을 보고 코치 지시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투수의 투구 간격이 길어졌다.
기사

조인성의 경우, 바깥쪽 리드를 한다고 욕을 잔뜩 먹었지만 후에 본인이 밝힌 바로는 벤치의 지시대로 볼배합과 리드를 했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고, 강민호의 경우, 한창 욕먹던 2009~2010년에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몸쪽으로 붙이라는 지시를 자주 내렸기 때문에 리드가 몸쪽으로 갈수밖에 없었음에도 팬들에게 "포수리드가 좋지 못하다." 라는 비난을 받았다.[9] 그리고 중요한 경기일수록 모든 작전과 볼배합 등은 벤치 싸인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웬만해서 독단적으로 볼배합이나 리드를 하지 않는다.[10][11]

포수의 리드에 대한 환상 때문에 많이 비판받는 인물이 바로 김정준 한화 이글스 코치이다. 본인의 책《김성근 그리고 SK 와이번스》라는 책의 열몇 개의 파트중 하나가 포수, 아니 박경완 파트이고[12] 이용균 기자와 함께 2009년 한국시리즈를 중점적으로 담은《야구멘터리》역시 포수 이야기가 한가득이다. 심지어 이 사람은 포수 출신이 아님에도 <포수란 무엇인가>라는 포수 기술서를 집필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포수의 수비 스킬이 부족한 탓에 혹시라도 공이 뒤로 빠질까봐 투수가 불안해하는 면은 있을지언정, 리드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는 투수는 없다는 것도 포수 리드 무용론에 힘을 실어준다.[13] 상술한 바와 같이 중요한 순간이 되면 벤치 쪽에서 구종과 위치를 세세히 직접 지시하기 때문에 '포수 리드' 실력 자체가 경기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일이 있는지 의문스러운 지점이다.[14][15]

한가지 생각해 볼 점은, 이렇게 포수리드가 능하다고 평가를 받는 포수들의 대부분은 타격도 잘하는 선수라는 것이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포수였던 김동수는 은퇴 후에 배터리코치를 하면서 "포수의 리드는 그 선수의 타격과 밀접하다. 타자로서의 경험에 근거해서 리드를 하기 마련이다."라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타자로서 좋은 노림수를 갖춘 선수가 수비에서 그 경험을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살펴보면 한국프로야구에서 당대 최고로 평가받는 포수들은 모두 타격도 대단히 뛰어났다. 이만수 박경완은 홈런왕까지 기록했던 당대의 강타자였고, 김동수는 그 넒은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매년 20개 이상의 홈런을 쳤으며, 2000년대 삼성의 안방마님이었던 진갑용도 한방이 있는 강타자였다. 2010년대의 강민호, 양의지도 항상 상대 투수를 긴장하게 만드는 타자들이다. 이 두 선수는 1군 생활 초기에 장성우 최재훈 같은 '수비형 포수'들과 비교되며 저평가를 받았고, 비판당했던 공통적 전례가 있다.

타격은 멘도사 라인이지만 현란한 리드 덕에 리그 최고로 인정받던 궁극의 수비형 포수? 애초에 그런 타자는 주전으로 뛸수도 없다. 또한 심리적인 부분이 강점이었다고 평가 받는 포수들 중에서도 포수리드 능력이 좋았다고 회상되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대표적인 인물이 장채근이다. 타이거즈 왕조의 일원으로서 개성이 강한 투수들을 다독여가면 수차례 우승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당대의 야구 관계자들에게 받지만[16] 최고의 포수리드를 했다라는 말은 커녕 수비가 뛰어났던 포수라는 평가도 못 듣는다는 게 정말 신기한 점이다.[17]

한국 프로야구의 초창기인 1980년대를 대표했던 스타 포수이자 메이저리그에서 불펜 코치로 활동해 본 이만수 감독은 포수 리드란 투수를 편하게 해주는 것이고, 포수 리드를 잘 했다고 하는 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라, 포구와 송구, 블로킹을 잘하는 것이며 포수는 이 3가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 메이저리그 유학 시절, 처음에는 한국식 또는 동양야구의 포수리드론을 주장하였다가 현지 코칭스탭과 선수들과 오랜 대화 끝에 개인적으로 허상이라고 결론내렸다고 한다. 2021년에도 우리나라에서는 포수 리드에 대한 과도한 환상이 있다면서, 포수 리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2.3.2. 리드 유용론

어떤 사람은 이런 문제를 제기한다. 투수 리드에 능통하여 모든 타자들의 수를 초월해 읽고 있는 포수가 있다. 이 포수는 어떤 타자의 수를 읽고 신의 한수로 볼배합을 했다. 하지만 투수가 던진 공이 그 곳으로 오지 않고 몰려서 맞아서 홈런이 되었다면 이는 투수의 탓인가? 포수의 탓인가? 사실 이렇게 애매하면 계산에서 빼버리면 되는 문제이다. 희생번트가 타율, 출루율 계산에서 아예 빼버리듯 그 타석을 무시하고 다른 타석의 가치들만으로 계산하면 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 제기로는 타자의 능력이 뛰어나서 정교하게 잘 제구된 공도 잘 받아쳐냈다면 이 또한 리딩을 제대로 하지 못한 포수의 탓일까? 라고 묻는다. 이는 더 답하기 쉽다. 좋은 공도 피안타율 0이 아니듯 좋은 배합도 무적이 아니다. 단지 이길 확률이 더 높은 것 뿐이다. 홈런 몇 번 맞았다고 이길 확률을 높이는 좋은 공이나 볼배합이 무의미해지는 것이 아니다.

또 누군가는 이렇게 질문한다. 어차피 현대야구에서 상대팀에 대한 분석은 포수 개인의 기억보다 팀 차원의 전력분석 데이터가 우월할 수밖에 없고, 똑같은 데이터를 토대로 확률상 유리한 볼배합을 짠다면 누가 볼배합을 하건 의미가 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어차피 확률에 수렴하니 그게 그거 아니냐는 질문이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가위바위보를 잘하는 사람이 따로 있느냐는 질문과 유사하다. 이 또한 대부분의 경우 맞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 야구 경기를 하다보면 포수만이 얻을 수 있는 데이터들이 있다. 포수는 타자 뒤에서 미세한 자세나 습관, 몸짓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일반적인 포수는 그것을 그냥 넘기겠지만, 한 시즌에 만나는 수백명의 데이터를 정리할 능력을 가진 포수라면, 이런 선수는 객관적인 팀 전력분석과는 별개로, 본인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무기를 가질 수도 있다. 한 예로 포수는 아니지만, 은퇴한 kt wiz 이진영은 자신이 상대하는 투수들의 작은 습관들을 모아 정리한 노트를 세 권이나 만들었다고 한다. 스톡킹에서 이 사실을 공개했고, 당시 진행자인 심수창의 버릇을 알려주자 은퇴하고 2년이 지나서 그걸 알려주는 게 어딨냐며 타박을 받았다. 즉, 경기를 직접 뛰는 포수들도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있으며, 그것이 유의미할 정도로 도움이 된다면 그 포수만의 특별한 무기가 될 것이고, 투수를 이끄는 것도 훨씬 더 수월해질 수 있다. 포수 리드에는 이런 개념도 포함된다는 것이 리드 유용론자들의 주장이다.

비니 로티노의 플레이를 보면 포수리드 같은 건 없고 공만 잘 받으면 되는것 같다. 투수의 능력이 뛰어나 자기가 원하는 코스로 마음대로 던지는 투수가 있다고 하자. 덕아웃의 사인은 자신이 원하는 공이 아니라고 할 때, 투수가 사인을 내는 경우가 많을까 포수의 사인에 오케이를 하는 경우가 많을까? 투수가 OK를 내렸을 때, 그 투수에게 사인을 낸 것은 덕아웃일까 아니면 포수일까? 그만큼 투수들의 신뢰를 얻고 마음을 이끌어내는, 약간은 스포츠외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한다는 뜻이다. 포수리드의 가치를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다.

물론 이는 전형적인 포수 리드를 투수 볼배합으로만 보는 시각이다. 중요한 순간 작전 지시는 결코 투수 포수 둘에게만 나가지 않는다. 맞춰잡기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투수의 뒤에 있는 7명의 야수들의 수비 위치와 범위까지 전부 팀의 계획에 따라 이루어지며, 아무리 원하는 투구를 유도해서 원하는 타구를 만들어내도 수비수가 전혀 예측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때문에 벤치보다는 경기장 안에 있는 야수, 그 중에서도 공에 관여되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투구에만 집중하는 투수와, 투수의 공을 받으면서 나머지 야수의 위치도 확인하는 포수를 통해 팀의 순간 전술을 패키지로 전달하고 그에 따라 가는 것.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경기에서 모든 세부사항들을 감독, 코치진이 일일이 전해주는 것은 어렵다. 때문에 축구의 골키퍼나 농구의 포인트가드처럼 플레이어 겸 사령탑의 역할을 수행하는 포지션은 항상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 문제는 포수 리드가 의미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지, 포수가 투수의 공을 유도하느냐 아니냐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포수는 오늘도 투수와 대화를 나누고 투수를 다독여 공을 던지게 한다. 즉, 포수가 투수를 이끄는 것이다. 말하자면 타자를 상대하는 게 실질적으로 투수가 던진 공이므로, 주인공은 투수이고, 포수는 투수를 도와주는 존재다.

3. 정리

후루타는 좋은 포수의 첫째 조건으로 ‘투수 리드’를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가 이야기한 것은 ‘투수와의 소통’이었다. ##[18]

참고하면 좋은 글

포수 리드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펼쳐지기 때문에, '포수 리드는 존재하고 중요하다 vs 그런 거 없다' 라고 하나의 답을 향해 단정지을 문제는 절대 아니다. 정리하자면, "기록으로 측정되지 않고 측정할 수도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팀 전력과 승패를 좌지우지할 정도라고 의미부여를 하긴 힘들다"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 야구에서도 Game Calling이라 부르며 포수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분류하기는 하지만 이를 마치 엄청난 능력인양 멋대로 곡해하는 오류는 저지르지 않는다.

실제로 후루타가 좋은 포수의 요건으로 꼽은 것은 투수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과 투수의 공을 잘 잡아내는 능력, 2루까지 송구할 수 있는 강한 어깨였다.

4. 세이버메트릭스에서는

야구에 대한 통계적 분석에 기반한 세이버메트릭스 진영에서도 포수의 게임 콜링과 수비력(프레이밍, 블로킹, 송구)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항상 관심사였다. 국내야구팬 사이에선 세이버매트릭스 연구에 의해서 포수의 게임콜링은 실존하지 않는걸로 혹은 있더라도 영향력이 아주 미미한게 드러났다는 이야기가 많이 돌지만, 그렇게 정확한 답이 내려진 문제는 아니다. 기술의 발전에 의해 프레이밍(일명 미트질) 같은 포수의 수비력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계량화하는게 가능해졌지만, 게임 콜링의 경우 존재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기엔 걸리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이버매트릭스 진영에선 클러치 히터의 존재 유무와 함께 포수의 게임 콜링에 관한 부분은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을 추천한다. "포수리드(catcher's game calling and coaching skill)는 있다"고 합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야디에르 몰리나가 포수를 볼 때와 아닐 때 실제로 투수 성적에 차이가 나는데 수치화할수 있는 프레이밍, 포구, 블로킹, 도루저지 등을 다 제하고도 무언가 수치 차이가 있다는 것.[19] 단, 이것이 말로만 듣던 게임 콜링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이를테면 투수에게 주는 안정감 등)인지를 밝혀낼 방법은 없다.

게다가 세이버메트릭스는 만능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FIP는 완전히 파훼되어 단지 투수의 스타일을 알아보는 정도의 지표로 굴러떨어졌으며, 자리잡은 이론도 아웃라이어의 존재를 부정하진 않는다. 때문에 세이버매트릭스에서는 이 문제에 있어서 의외로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팬그래프에서도 게임 콜링을 스탯에 반영한다. rCERA라는 스탯으로 반영하는데, 가장 뛰어난 포수와 가장 나쁜 포수의 차이가 대략 10점 이내에서 형성된다. 이를 war로 환산하면 대략 1 정도. 기여도로 따지면 포수의 스킬 4가지(포구, 리드, 도루저지, 블로킹) 중 블로킹과 비슷하거나 좀 더 낮은 수준.
[1] 볼배합은 말 그대로 구종만을 배합하는 것이고 로케이션을 포함하지 않으며 리드는 로케이션까지 찍어주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2] 참고로 라이언 사도스키가 쓴 리포트에서는 진갑용의 투수 리드가 좋다고 적어 놨다. [3] 한편 동양야구에서 포수의 역할이 강조된다는 말은 코치진의 역량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즉, 코치진이 무능하니 포수가 전력분석까지 다 해야한다는 뜻. 혹은 포수라는 포지션은 선수층도 얇고, 그만큼 선수들 간의 기량 차이도 크기 때문에 포수의 역할이 더 강조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4] 대표적으로 조바깥으로 유명한 전 야구선수 조인성도 본인 주도로 주구장창 바깥쪽을 요구한다는 이미지로 팬들에게 무수한 비난을 받았는데, 이에 대해 자신은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바깥쪽으로 투수가 리드를 했지만 결과가 안 좋으면 코칭스태프가 은근슬쩍 조인성의 탓으로 떠넘긴 적도 있었다고 한다. 조인성과 같이 한솥밥을 먹은 신윤호 박명환야구TV에서 말하길, 김성근 LG 트윈스 감독 시절 조인성한테 자주 리드 탓을 하면서 엄청 갈궜다고 한다. 더욱이 김성근(+아들 김정준) 감독은 잘 되면 자신의 공, 잘못 되면 남탓으로 일관한 사람답게 수시로 조인성이 게으르고 포수 연구를 안한다라고 몰아세워 안좋은 이미지를 잔뜩 쌓아놓았다고. 그러나 신윤호도 곧바로 조인성의 리드가 주로 바깥쪽으로 일관되며 문제가 있었다는 식으로 모순된 얘기를 하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만 신윤호의 커리어를 보면 김성근 감독 덕분에 한 시즌이나마 빛을 냈고, 해당 방송에서도 신윤호는 김성근 감독을 아버지라고 부를 정도로 따르는 것으로 보아 그런 식으로 말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한들, 만만한 후배 조인성에게 자신들이 못한 것에 대해 죄다 독박을 씌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이다. 어쨌건 이 일화를 봤을 때 야구계 현장에도 포수 리드와 포수 책임론이 뿌리깊게 박혀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 현 KBO 리그에서는 오직 강민호 양의지를 제외하면 없다. [6] 역사상 손꼽을 정도의 제구력을 가진 투수인 톰 글래빈조차도 그건 불가능했다. 메이저리그 제구력 탑급이라고 평가받는 글래빈도 바깥쪽 스트라이크존 라인 하나 정하고, 그 라인으로만 계속 던졌다. 그리고 그 라인 영점 잡아야 하는 1회 성적이 가장 나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자 5000이닝 넘게 던지면서 볼넷이 999개인, 제구력으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수준이라는 그렉 매덕스가 컨디션 좋은날 6분할해서 스트라이크를 던지는게 가능했다고 한다. [7] 기껏해야 몸쪽, 바깥쪽, 높게, 낮게, 여기에 살짝의 경향성을 더하는 정도로 4 탄착군 정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는데, 4가지 경우의 수 중에서 투수가 자신 있는 구종, 자신 있는 방향 등을 감안하면 더 줄어들어 여러 가지를 감안하더라도 한 투수당 나올 수 있는 선택지는 3~6가지 정도 밖에 안된다. 그런데 그중 하나를 골라서 던지도록 시키는 게 과연 그렇게 중요한 일일까? [8] 단적으로 류현진의 공을 받던 신경현이나 윤석민의 공을 받던 김상훈을 생각해보라. 애초에 잘 던지는 투수니까 제구력이 좋은 것이지, 포수가 잘해서 평범하거나 그 이하의 투수가 갑자기 잘 던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9] 이 시절 강민호는 부상으로 고생하기도 했고 미트질, 포구같은 수비력이 명성에 비해 쳐졌기에 이런 논란이 더 커졌다. [10] 이건 리드 뿐 아니라 도루나 수비 위치등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KBO 리그에서는 벤치의 싸인이 매우 중요시되며, 그린라이트 등을 부여받은 일부 특출난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벤치 싸인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한 예로 2011년 롯데 자이언츠 양승호 감독은 SK 와이번스와의 포스트시즌 1경기에서 경기 중 모든 볼배합을 직접 사인으로 지시했다. [11] 다만 이광용의 옐로우카드에 출연한 장정석 키움 히어로즈 감독에 의하면, 최근에는 더그아웃에서 직접 사인을 내는 경우는 적다고 한다. 물론 이것도 걸러들을 필요가 있는 것이, 장정석이 감독으로 재직할 당시의 히어로즈는 구단에 전문 배터리 코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히어로즈는 전문 세이버메트리션팀을 운영해 경기 전 주전포수들과 투수들이 모여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날 벌어질 경기에서 예상 볼배합이나 구종 등을 어떻게 할 지 토의하는 시스템이었다. # [12] 정작 정상호는 별로 언급되지 않는다. 언급되는 부분은 김성근 감독 해임 후 정상호에게 책임감을 가지라 말하는 부분, 이만수 감독 부임 후 정상호를 주전으로 몸쪽 직구 위주의 볼배합을 시킨 것, 2009년 16연승할 때 한 문장 정도가 다다. [13] 수비 스킬을 떠나 유독 투수에게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는 포수나 그렇지 못한 포수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리드가 아니라 심리적 문제 혹은 인간적 상성 문제라 볼 수 있다. KBO에서 좋은 쪽으로 유명한 건 서재응- 김상훈 조합. 일명 영혼의 배터리. 안 좋은 쪽으로 알려진건 윤성환- 진갑용 조합. 삼갤에서도 투수-포수 벤클드립이 나올 정도. [14] 이런 주장의 근거로 고효준이 제시되는데, 박경완이 포수일 때나 정상호가 포수일 때나 그 월미도 바이킹 제구는 변함이 없었다는 것. [15] 반대로 노무라 카츠야 감독은 2009 WBC에서 박경완이 리드를 못하는 포수라고 까기도 했는데, 알다시피 노무라 카츠야는 이쪽 면에서는 일본야구 대부라 할만한 사람이다. 물론 거장끼리도 첨예한 가치간 대립이나 무시는 흔한 해프닝이긴 하다. # [16] 사실 리드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당시 주변인물들의 말을 듣는 수 밖에 없다. 일정한 스탯이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 [17] 오히려 장채근은 윗 문단에서처럼 타격으로 팀 우승에 기여한 포수다. 타율은 낮았지만 나쁘지 않은 출루율과 높은 장타율로 타석에서의 생산성은 꽤 높은 타자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 당시 KBO 리그는 상대팀 분석을 포수의 기억에 의존하던 시점이라 지금의 시점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18] 1차출처는 경향신문 이용균 기자의 기사다. [19] 심지어 포수의 스킬 중 2번째 일만큼 비중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