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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5 07:59:02

팔문둔갑

팔문금쇄진에서 넘어옴

八門遁甲
1. 개요2. 등장
2.1. 삼국지연의2.2. 대중매체

1. 개요

음양이나 점술에 능한 사람이 귀신을 부리는 술법.

팔문은 개문(開門), 경문(景門), 생문(生門), 상문(傷門), 두문(杜門), 경문(驚門), 휴문(休門), 사문(死門)을 말한다. 이 8가지 문은 각각 '승리하는 문', '피해를 입는 문', '패배하는 문'을 의미한다. 열릴 개, 살 생, 다칠 상, 놀랄 경, 죽을 사자는 긍정/부정의 의미가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한자이고, 경(景)자는 원 의미가 햇빛, 햇살과 연관된 만큼 대체로 좋은 의미, 휴는 기본적으로 휴식이라는 뜻이지만 끝(장)난다는 의미도 있으므로 부정적 의미, 두는 닫는다는 뜻으로 역시 부정적 의미다.

2. 등장

2.1. 삼국지연의

삼국지연의에서는 병사들을 가지고 짜는 진형의 일종으로 등장한다. 실존했던 진형은 아니며, 주술적인 내용이 많이 담긴 삼국지연의 특성상 차용한 가공의 진형이다.[1][2]

유표를 삼키려고 일으킨 조조군의 선봉장 조인이 팔문금쇄진을 쓴다. 유비는 진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 당황했으나, 마침 비슷한 타이밍에 유비 휘하에 들어간 서서의 계책 덕분에 허무하게 깨져버려서 조조가 대노해 직접 대군을 일으키는 계기가 된다.

보통 삼국지 관련 매체에선 그냥 '팔문금쇄진은 대단한 진이었으나 생문으로 들어가 경문으로 나오면 무너진다' 정도로만 두루뭉술하게 설명해서 당최 왜 대단한지, 왜 저렇게 하면 뚫리는지 알 수가 없다. 설명이 있는 판본에서는 '각 문이 엇갈려 있어서 무턱대고 쳐들어갔다간 말린다'면서 일종의 팔진도 비슷한 미로 + 함정 진법처럼 묘사하고 있다.[3] 그러니까 일부러 출입구를 많이 만들고 사실은 함정으로 유도하는 방어 특화 진형인 셈. 하지만 아군이 공격하러 나갈 길(+ 외부 지원군 및 군량을 받을 길)은 터놓아야 하기 때문에, 우주방어급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김홍신 평역판에서는 이 '아군 전용 출입구'인 생문과 경문(景門)으로만 다니며 공격하여 중앙의 공략보다는 진형을 어그러뜨려 혼란을 일으키는 데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이릉 전투 이후 패전하여 도주하는 유비를 붙잡으려는 육손의 오군이 맞닥뜨린 제갈량 팔진도가 있다. 연의에선, 팔진도에서 사경을 헤매듯 출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오군을 제갈량의 장인인 황승언이 출구로 이끌어준다. 육손이 이에 감사하다고 말하며 당신은 어떤 분이냐고 묻자, 황승언이 말하길 "나는 제갈량의 장인 되는 황승언이오. 이 진은 팔진도라고 하는데, 여덟 문이 번갈아가며 조화를 부리오.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소. 본디 사위가 말해준 대로라면 못 본 척 해야 하겠으나 차마 지나칠 수 없어 장군을 생문(生門)으로 끌어낸 것이외다"라고 답한다.[4] 이에 육손은 자신은 공명에겐 비교도 안 된다고 스스로를 자책함과 동시에, 이렇게 군사가 출정해있으면 오나라가 비게 되니, 필시 위나라가 공격해올 것이라는 말을 하며 오나라로 군사를 돌린다. 실제로 위나라의 조비가 침략을 감행해왔고, 오나라로 돌아온 군사들이 그 침략을 막아냈다.

김홍신 평역판 기준으로, 이후 제갈량의 북벌 때 제갈량과 사마의가 처음으로 맞붙을 때[5][6] 일종의 연습 경기 차원으로 진법 대결[7]을 벌이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사마의는 혼원일기진을 폈으나 금세 제갈량에게 간파당하고,[8]이에 제갈량이 팔괘진(아마 팔문금쇄진과 동의어인 듯)을 펴자 역시 바로 알아보지만, 제갈량의 "알긴 아는데 깰 수 있으려나?"라는 도발에 넘어가 위의 파훼법을 알려주며 부하 장수들을 보낸다.

제갈량의 팔문금쇄진은 일단 위나라 장수들이 들어오게 허용했으나, 나가는 문을 막아버린다. 당황한 위군은 어떻게든 탈출하려고 닥돌을 감행했으나 도저히 뚫리지 않았고, 그 와중에 포위망이 좁혀오는데 이번에는 사방에 출입구가 생겨서 어느 문이 함정인지 진짜 출입구인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농락당한 위나라 장수들은 결국 모조리 생포됐지만, 제갈량은 "사마의는 내가 펼친 진형이 팔문금쇄진이라는 것을 알았겠지만 내가 개량한 거라서 뚫을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너희들은 잡혔으니 목을 베어야겠지만 이건 장난에 가까우니 살려 보내준다. 하지만 병장기는 모조리 놓고 가라."라고 설명한 후 병장기를 빼앗긴 위나라 장수들의 얼굴에 문자 그대로 먹칠을 한 채 돌려보내서 사마의를 크게 조롱한다. 이에 격분한 사마의는 촉군에 대해 전면 공격을 해 오지만, 이미 공격을 예상한 제갈량의 복병에 큰 피해를 입고 패퇴하며 간만에 승기를 잡으나. 이후 이엄의 태만으로 군량이 떨어지자 제갈량은 눈물을 흘리며 퇴각한다.

이후 제갈량과 사마의가 죽은 뒤에 그들의 후계자격인 강유 등애가 맞붙을 때 이 상황이 재현되어 강유가 등애를 위기에 몰아넣는다. 이때 사마망이 등애를 구출하고 제갈량의 친구들인 최주평 등에게서 배운 적이 있다며 다음 날 강유와 대결하지만 변화를 전부 터득하진 못했기 때문에 또 패배한다.[9] 하지만 내부의 적 때문에 큰 이득은 얻지 못했고, 삼국의 균형도 이미 심각히 기울어진 마당이라 '강유의 발버둥' 정도로만 묘사되고 넘어간다.

2.2. 대중매체


[1] 현실에서 저런 진형을 썼다면 그냥 평범한 일자 진형의 상대에게 문이 아닌 벽부터 공격받고 무너진다. [2] 드라마 삼국에서는 손빈이 창안한 진법이라는 설정이 추가되었다. [3] 둘 다 8을 강조하는 공통점이 있는데 실제로 연관이 있는지는 의문. [4] 어느 판본에서는 황승언의 아니라 황승언의 친구, 혹은 두보라고도 한다. [5] 이전까지는 땅따먹기하듯 휘하 세력들만을 내보냈을 뿐 둘 다 본인이 종군하지는 않았다. [6] 연의에서는 제갈량이 보낸 편지로 조진이 분사하여 조예가 사마의에게 제갈량의 토벌령을 내렸고 사마의도 조진의 원수를 갚기 위해 제갈량과 정면충돌한것으로 나온다. [7] 제갈량이 '장수 간의 일기토와 진법 대결 중 무엇이 더 좋으냐'고 물어보자 사마의가 진법으로 겨뤄보자고 말한다. [8] '그따위 진은 우리(촉) 군의 이름없는 장수도 칠 줄 안다' 며 크게 비웃었다. [9] 사마망은 자신이 81가지 변화를 장악했다고 자부하지만 강유는 무려 365가지 변화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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