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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조정래)/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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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적색 테러 정당화, 6.25 전쟁 역사 왜곡3. 특정 사실 왜곡과 극좌 세력 미화, 우익에 대한 노골적인 억까4. 소련 제2세계 동구권에 대한 미화5. 우익으로 긍정적인 인물은 없다?6. 현지 사정과 동떨어져 있다
6.1. 벌교의 진실?

1. 개요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에 대한 비판을 다루는 문서.

2. 적색 테러 정당화, 6.25 전쟁 역사 왜곡

남로당, 빨치산, 조선인민군 등 전쟁 때 우리 국민들에게 큰 아픔을 줬던 이적 단체 및 적색 테러에 대한 노골적인 미화를 하고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6.25 전쟁 당시 인민군의 활동에 대해 너무 빨리 후퇴해서 남한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는 식으로만 서술했다는 비판도 있는데 3부를 보면 그걸 뛰어넘는다. 작중에 묘사된 인민군은 그 사이에도 농지를 분배하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이고 친농민적인 모습을 보여준다.[1] 다만 닭이나 텃밭의 작물까지 세수에 포함시키고 콩과 옥수수, 벼 이삭까지 다 세는 것이 비판을 받는데, 즉각 여론 수렴을 통해 시정하는 모습을 보인다.[2]

북한군이 저지른 대민피해나 학살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국군과 미군의 범죄만 강조해서 묘사한다. 이 소설에서 인민군 또는 공산당에게 살해된 사람들은 모두 죽어 마땅한 친일 경력자, 민족 반역자로 간주된다. 소설 초반에 하대치의 가족들을 비롯, 빨치산의 가족들은 빨치산에게 살해당한 사람들의 가족들이 몰려와서 린치를 가하는데 그 와중에 하대치의 아버지가 살해되는 등 난리가 난다. 그런데 이 일은 애꿎은 가족들에 대한 무자비한 테러로 간주하는데 나중에 인민군이 들어오자 사람들이 몰려가 경찰이나 청년단 가족들을 모조리 끌어내어 도륙하는 장면은 묘사가 거의 없고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식으로 서술하고 치운다.

인민재판에 대한 장면도 몇 장면 나오는데 그 스탈린까지도 비판한[3] 무슨 인민재판을 사악한 제국주의자 및 자본주의자들에 대한 정의의 심판으로 미화해놨다. 당시 증언들을 종합하면 광기의 극치이지만 여기서는 소작농 집안 여자들을 강간하는 등 정말 심각한 악행을 저지른 나쁜 놈만 죽인다. 그리고 김범우의 아버지 김사용은 후덕하고 독립군 아들을 둔 지주라 무죄방면되는데 실제로 주민들이 탄원할 정도로 후덕했으면 목숨만은 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4] 빨치산들이고 인민군들이고 그의 집은 물론 온 동네에서 쌀 한 톨 안 가져갔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미화다.

실제로 한국전쟁 시 남한 측 최악의 흑역사인 보도연맹 학살사건 국민방위군 사건은 상세히 묘사되고 한국군에 의한 학살 사건도 한다리씩 끼는데, 북한군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부정적인 측면의 묘사가 거의 없다.

빨치산은 일단 입성하면 동네가 모두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모범적인 집단으로 묘사하며, 심지어 토벌군에 의해 축출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게릴라전을 벌이다가 나중에 지주집들을 털어서 주민들에게 추석 아니고 설날 선물(태백산맥 4권 "쑥떡뿐인 설" 참조)로 주는 의적의 행동까지 보인다.[5] 입산 역시 친일파의 횡포에 못 이긴 주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으로 그려지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실제로는 빨치산에 의한 주민살해도 빈번했고 주민들을 강제로 산 위로 끌고 올라오는 경우도 많았다고. 백선엽의 회고록을 보아도 빨치산에 언급이 있는데, 저자 본인이 태백산맥 중에서도 등장하는 토벌군인 '백선엽 야전군 사령부'의 사령관이라는 것, 근본적으로 토벌대의 시각으로 쓰인 글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빨치산의 행태에 저런 막연한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다. 말기가 되어 사정이 절박해지면 인력과 식량, 의복 등을 차용증만 달랑 써주고 약탈해 토벌군 사령부로 빨치산에 대한 주민들의 제보가 이어졌다고. 정말로 소설에 묘사된 것처럼 자신들이 죽을지언정 주민들에 절대 해를 끼치지 않는 모범적인 집단이었다면 저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송곳으로 유명한 최규석 작가도 한겨레 신문에서 연재한 만화 대한민국 원주민을 통해 한밤중에 쳐들어와서 총을 들이대며 약탈을 하는 빨치산에 대해 부모님들의 회고를 그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각한 진실은 같은 사실을 묘사해도 누구의 짓이냐에 따라 작가가 알아서 미화를 해주거나 박살을 내버린다. 후반부에 가면 빨치산들이 노인 멱살을 잡고 담배를 강탈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의 결론은 "모두가 담배를 끊어 안전과 경제성을 모두 충족시켰다"라는 억지를 부리며 훈훈한(?) 결말로 끝난다.앞에서도 언급된 내용이지만 빨치산에게 가족을 잃은 사람이 빨치산 가족을 죽이면 '천인공노할 짓'이고 경찰에게 가족 잃은 사람이 경찰 가족들을 죽이면 '어쩔 수 없는 일'이 된다. 심지어 빨치산에게 가족을 잃은 청년들의 백색테러라는 것도 실상은 단순한 분풀이로 밤중에 쳐들어와 매만 때리고 가다가 하대치의 아버지가 달려들자 엉겁결에 밀쳤다가 머리를 잘못 부딪히는 바람에 죽은 거지 일부러 죽인 것도 아니었다. 묘사 자체를 좀 감정 실어 해놔서 그렇지. 근데 경찰 가족들을 죽이는 묘사는 구렁이 담타듯 넘어가듯이 대충 지나갔는데 그걸 자세히 분석하면 농기구로 무장하고 쳐들어가서 애, 어른 가리지 않고 오체분시를 해버렸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앞의 사건은 극악한 일이고 뒤의 사건은 불쌍하다는 식의 사건으로 무마하고 어물쩡 넘어갔다.

3. 특정 사실 왜곡과 극좌 세력 미화, 우익에 대한 노골적인 억까

조정래 스스로“작가는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존재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허구이지만 역사적 사실들은 모두 진실이며 독자들은 그것을 전부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인터뷰를 해 놓고 정작 태백산맥 전체에 걸쳐 작가의 취향에 맞추어 왜곡이 가해져 있다(...). 대개는 좌익에 유리하고 우익에 불리한 쪽으로. 좌익, 그중에서도 남한 출신 좌익은 거의 전부 선역이고 우익은 거의 전부 악역으로 묘사해 놨다.

이를테면 소설 초반부에 제14연대 반란사건( 여순사건)이 언급되는데 여기서 작가는 미군 전차 폭격기, 무차별 함포사격으로 여수시내를 공격(...)했다고 적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런 거 없다. 이 당시 진압작전의 주체는 대한민국 국군이었고 군사고문단 외의 미군 전투부대는 육해공 통틀어 단 한 개도 동원되지 않았다. 폭격이나 함포사격은 커녕 그나마 국군이 동원할 수 있었던 전력이란 보잘 것 없는 L-5 연락기나 LST 갑판에서 쏘는 박격포 몇 발 정도였다. 이 당시 여기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폭격기나 군함이 어떻게 무차별 폭격, 포격을 가할 수 있었겠는가?

진압이 된 이후에도 ' 백두산 호랑이' 김종원을 비롯한 토벌군이 여순시민의 목을 ' 닛뽄도'로 쳐서 가마니에 넣은 다음 함부로 굴려 모래투성이가 된 그 목들을 동네마다 보여주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했는데 목을 베는 참수형이 있었던 것 자체는 사실이지만 그것을 순회 전시(...) 했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인양 간주되어 나무위키의 일부 항목에도 버젓이 실린 곳이 있다. 물론 김종원이란 인간이 나쁜놈인건 변함없는 사실이지만은 토벌군을 무슨 거의 나치 독일군 일본 제국군 수준으로 묘사된다.

또 죄없는 학생들을 부역죄로 해안가에 몰고가서 묶은 다음 기관총을 갈겨 수천명 단위로 죽였다는 묘사가 초반부에 있고 화순 탄광에서 ' 미군정의 악랄한 수탈'을 견디지 못한 주민들이 시위를 벌이자 미군이 탱크를 몰고 와서 주민들을 닥치는대로 깔아뭉개고 대학살을 벌인다는 묘사까지 있다.

미군에 대한 묘사도 편향적인 수준이다. 등장하는 미군들은 아주 그냥 천하의 개쌍놈으로 묘사해 놨는데, 여자만 보면 환장해서 겁탈하려 들고 동양인들을 학살하며 쾌감을 느끼며[6] 빨치산이 있는 듯하면 그냥 폭격을 퍼부어 모조리 파괴하고 갈아엎는 부류들로 나온다. 그리고 미군이 군기가 빠진 부대로 묘사하겠답시고 미군 이등병이 한국군 장군에게 마구 개기는 장면도 나온다. 그리고 야만적인 한국군 장군이 똥군기를 부렸단 이유로 징계를 받는 장면도 넣는다. 이 편협적이고 인종주의적인 묘사는 둘째치고 미군이 개입하지 않은 일조차 미군이 파괴해서 그렇다! 라고 묘사해놓은 반면 은밀히 진행된 상륙작전은 몇주 전부터 군함과 비행기들이 몰려와서 피바다로 만들었다면서 무슨 홀로코스트라도 벌어진 것처럼 묘사한다. 그리고 미군을 무슨 산전수전 겪은 악랄한 용병단처럼 묘사했는데 2차 대전을 겪은 산전수전 겪은 군대인 것까진 맞지만 전쟁터 파견되면서 여자의 '조이는 맛'(...)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건 대체 무슨 묘사란 말인가.

이것도 모자라서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는지 미국이 '초강대국' 나치와 일본을 동시에 쓰러뜨린 무시무시한 나라라는 얘기를 하는데 일단 미국의 엄청난 자본과 일본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술, 지휘관, 장비로 싸웠던 것은 맞지만 애초에 독일군의 대부분을 소진시킨 소련 얘기는 나오지도 않고 일본군의 수없는 병크가 묘사되지 않는 것도 덤이다. 그래놓고 인종차별자 소린 듣기 싫어서 그랬는지 영국인들은 개념인으로 등장하며 미국을 마구 욕하며 작가의 생각을 대변한다.

작중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진 않지만 일부 종북 진영과 김씨 조선 왕조에서 주장하는 미국이 무기를 팔아먹기 위해 남침을 유도했는 것 내지 북침을 사주했다는 뉘앙스가 조금 난다. 전쟁 터지면 제일 좋아할 놈들은 미국놈들이다! 일본과 나치와 싸워 전 세계를 전쟁의 업화에 빠뜨린 엥? 미국 군대가 우리나라에 온다! 이거 큰일이다! 라고 절규하는 김범우의 모습이 대표적.

특히 7권 3부 분단과 전쟁 161페이지에서 162페이지는 아주 가관이다.
"...항구 도시는 갈가리 찢기고 불타면서 죽어가고 있었다...(중략)....이학송 일행은 야산 마루에서 무자비한 폭격에 찢기고 터지고 불타면서 죽어가는 도시의 처참한 몸부림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중략)...시민은 한 사람도 살아남기가 어려울 지경이었다...(중략)...저건 민간인들마저 적으로 취급해 버리는 초토화작전이었다...(중략)... 위로는 불바다가 아래로는 피바다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마디로 미군의 상륙작전을 북한군과 시민을 가리지 않고 폭탄으로 모조리 죽인 다음에 신나게 전진하는 작전이었다고 마구 비판을 해놨는데 상륙작전은 초토화 작전이 아니라 지상군을 상륙시켜 각 주요 시설을 장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작전이었다. 그냥 자기 입맛에 따라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기초적인 사실 관계조차 왜곡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장인 163페이지에선 낙동강 전선에 대한 묘사가 나오는데 따지자면 악역에 가까운 현오봉이 미군 폭격기가 조선인민군을 폭격하는 것을 보고 좋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곧바로 다른 인물이 "사람 죽는게 그리 좋냐? 그리고 저 폭탄에 누가 죽냐? 니 동포가 죽는다 이 새끼야" 하면서 비판한다. 정작 전쟁을 일으켜서 수없이 많은 동포들을 잡아죽인 장본인은 조선인민군이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전제로 깔린 것이 미군은 물량작전을 지향하여 전투마다 수십대의 B-29를 띄워 초토화를 시켰다는 것인데, 폭탄 값은 어디 하늘에서 떨어지나? 백선엽 회고록만 봐도 미국 의회에서 폭탄 값 아끼라고 장성들을 무수히 질타했고 알레이 버크 제독은 함포 사격량 제한을 놓고 허구한 날 미국 의회와 으르렁거렸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은 B-29 폭격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낙동강에서 그다지 자주 폭격하진 않았다. 미군의 대남 공중 지원 자체는 분명 있었으나 조정래가 묘사한 초토화 폭격은 잘 없던 일이다. 또한 미군의 참전에는 민족간 분쟁에 외세를 끌어들였다고 게거품을 물면서 중공군이 참전하자 역시 정의로운 전쟁에 정의로운 중공군이 도우러 왔다고 아주 좋아 죽는다(...).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말도 한마디 나오는데 최소한 6.25 때 한국군이 대책없이 무너져 내리던 상황에서 전작권을 동시행사한 것은 미군이 발을 빼지 못하게 하려는 고육책에 가까운 일이었다. 실제로 중공군이 개입하자 한국군이 대책없이 무너져 내는 바람에 리지웨이 장군이 " 한국인들 유전자에 중국인을 경외하는 습성이라도 각인된게 아닌가 모르겠다."라는 인종적인 욕설을 퍼부을 정도였고 미군이 빠져도 미군 장비만 있으면 전쟁 이길 수 있다고 신신당부하던 이승만마저도 "한국 군대도 군대냐"는 소리를 들으면서,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그야말로 쓰디쓴 치욕을 당했다. 하지만 조정래는 이런 고려는 하나도 없이 전작권을 준 이승만과 받은 맥아더를 희대의 미친놈이라고 어느 영국인의 입을 빌려서 까고 있다.

대단한 오류까진 아니지만 애치슨 라인이 발표된 직후 우익 인사들이 "쪼그만 타이완도 넣어놓고 왜 우리나라를 넣지 않았는가?"하고 불만을 표시하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론 대만도 애치슨 라인에서 제외됐다.

4. 소련 제2세계 동구권에 대한 미화

다 필요없고 "즉시 소련군을 철수시킨 소련군정은 착하고 고문단을 남긴 미군정은 속이 시커먼 개xx들이다"라는 김범우와 염상진의 대화로 다 설명된다. 그리고 미국 인종주의와 타산주의에 쩔어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인정머리없는 정책을 펼치며 그것을 물려받은 일개 병사 개개인까지 나쁜 놈이다! 라고 강도높게 미국 정부를 증오에 가깝게 비판하며 염상진은 소련이야말로 우리 민족을 구원할 희망이다! 라고까지 한다. 물론 김범우가 소련이나 미국이나 똑같은 놈들이다라고 반박하는 장면이 자세하게 나오긴 하지만 문제는 소련이 한반도에서 저지른 만행인 신의주 반공 의거는 나오지도 않고 소련군이 벌인 각종 범죄행각도 '병사들이 못배워먹은 탓이지 소련 정부는 책임 없음'이라고 설명한다. 심지어 소련에서 헌병대를 통해 단속한 터라 그 뒤론 문제없었다고 한다. 미국을 묘사하는 논조와 너무 다르다고 느끼면 그것은 눈의 착각이다!
박헌영에 대한 최후에 대해서도 김범준의 말을 통해 김일성을 위해서 스스로 희생의 길을 걸은 것으로 그린다. 사실 박헌영은 패전 책임을 쓰고 정치싸움에 밀려서 간첩의 누명을 쓰고 처형된 게 정설. 이런 문구 때문에 우익에게는 박헌영이라는 인물 자체를 미화했다고, 주사파에게는 박헌영 미제 간첩설을 부정했다고 비판받는다.

5. 우익으로 긍정적인 인물은 없다?

작중에서 우익으로 묘사된 인물 중 긍정적으로 묘사된 인물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의견이 있다. 사실 태백산맥에 우익으로 긍정적인 인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김범우는 김구 계열의 우익 민족주의자인데 작가의 오너캐가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긍정적으로 묘사된다. 벌교지구 계엄사령관 심재모도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우익 인물이다. 경찰관 중에서도 그럭저럭 긍정적인 인물들이 나온다. 후임 벌교경찰서장[7] 권병제는 유지들에게 끌려다니기는 해도 비교적 개념인이고, 권서장 밑의 국민보도연맹원 학살명령 자체를 씹어버린 이근술 지서장 같은 인물도 있다.

하지만 심재모는 반짝하고 사라지는 인물이고 권병제는 올바른 생각을 하더라도 자신의 위치 때문에 소극적인 행동을 보인다. 결국 몇 안되는 우익으로 긍정적인 인물 중에 지속적으로 자신의 이념을 어필할 수 있었던 인물은 김범우 뿐이다. 그나마도 김범우도 그렇게 우익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도 아니고 소련을 경계하고 민족주의 의식이 강하며 결국 마지막에 남한을 선택했을 뿐이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좌익에 비해 우익에서 태백산맥을 '빨갱이 소설'이라고 격렬히 비난한 이유 중 가장 큰 것도 좌익에 대한 긍정적 묘사는 넘치되 우익에 대한 긍정적 묘사가 없다는 점이었다. 긍정적인 묘사를 넘어 우익들은 정치적으로 극단적 수구적인 인물만 나오는 것을 넘어 양반과 기생이 맺어진단 이유로 춘향전마저도 불온한 소설이라고 비난하고 여자와 술과 돈에 미친 부도덕한 인간쓰레기들이 넘쳐난다고 주장하니... 거기에 피해자 입장인 탈북한 '삼팔 따라지' 신세의 이북 출신 교사 선우진이나 그의 선배 송지운마저도 이미 우익의 이름으로 돌아서서 학생들을 고문하거나 하는 인물로 묘사된다.[8]

어쨌거나 우익 인사들은 무언가 부족하거나 나쁜 놈이 대부분인 반면 좌익 인사는 대부분 긍정적인 역할을 하니
당연히 비판받는 게 마땅하다. 단, 6권 이후부터 보면 공산당원들도 좀 나쁘게 묘사된다. 특히나 조원제랑 싸웠던 간부라든가 하는 이른바 전형적인 이북 출신 당원들의 묘사를 보면 그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양쪽 진영 모두 어디까지나 책상물림이나 높은 관직에 있던 사람들의 문제지 당하는 평민들은 죄가 없다.

6. 현지 사정과 동떨어져 있다

스프링필드 사람들이 자기들만 보면 심슨 가족 이야기를 한다고 화를 내듯이, 벌교 역시 태백산맥 타령을 하는 관광객들을 끔찍히 싫어했다고 한다. 작중의 등장인물 및 사건의 대부분이 작가 조정래의 창작인데 찾아와서는 작품 속 모습들을 찾는다고.[9] 게다가 과거에는 "태백산맥 때문에 벌교가 빨갱이 고장으로 인식된다"는 불만도 컸다고 한다. 뭐 소설이 유명하면 어디서나 고생하기 마련(...). 게다가 작품의 배경이 60년 전이기도 하고. 실지로 김범우의 모델이 된 박순동의 경우는 중도 우익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미얀마 전선에서 탈영후 OSS 대원으로 훈련받은건 같으나 이후에는 교편을 잡고 조용히 살아간 인물이다. 나중에 박순동이 실제 김범우의 행적을 밟은 것으로 오해되는 일이 많다고 한다.

6.1. 벌교의 진실?

한편 2006년 세명대학교 미디어창작학과 대학생 4명이 소설의 진위여부를 검증하는 다큐멘터리를 찍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원래 지도교수가 던져준 과제에서 시작되었지만, 학생들이 생존자들을 인터뷰할수록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다고 한다. 의기투합한 이들은 지난 6㎜ 캠코더 하나만 달랑 챙겨서 다큐멘터리를 찍었다고 한다. #

저자 조정래 씨는 인터뷰에서 “작가는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존재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허구이지만 역사적 사실들은 모두 진실이며 독자들은 그것을 전부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하였다. 이에 대학생 4명은 발품을 팔아 이를 검증했는데 검증 무대는 소설 1부의 주요 무대가 된 벌교읍과 율어면 등으로 한정했다. 이들이 취재한 생존자 10여 명의 인터뷰에는 소설과는 사뭇 다른 증언이 여럿 담겨 있다.

아래는 이하 다큐멘터리 내용의 일부.
소설에서 주인공인 염상진 일행이 군경 진압군에 밀려 사흘 만에 벌교를 포기하고 율어면을 점령하는 대목. 빨치산들은 이 지역에서 토지개혁을 실시하고 율어면을 '해방구'로 선포해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는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주민 임태희(83)씨는 1949년 율어면 인근 자모마을에서 빨치산들에 의해 이루어진 참극을 증언한다. "밤중에 젊은 사람들이 총을 메고 와서 주민들 모으라고 소리를 쳐. 그래 가지고 우리 집 마당에다가 남자는 남자, 여자는 여자끼리 줄을 세웠다 이 말이여. 그래 놓고 뒤에서 빵빵 쏴 버려. 그날 열다섯 명이 죽었어. 내 동생은 거기서 즉사했고, 내 처는 다음날 죽었어요."
소설에서 주민들이 친일파 출신 우익들의 횡포를 못 이겨 자발적으로 입산해 빨치산이 된다는 내용도 생존자들의 증언과는 차이가 있다. "(약탈한) 식량을 주민들한테 지게에다 지고 산속까지 져다 달라고 해. 거기까지 가서 다행히 살아 나온 사람도 있고, 거기까지 끌고 가서 좌익들이 죽여버린 사람들도 있고..."(김영돈·85)
다큐멘터리에는 영문도 모른채 좌•우익 양쪽에게 번갈아 수난을 당하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사람들에 대한 목격자들의 증언이 이어진다.

조정래는 이에 대해 “마음대로 해석하라, 해석은 독자의 몫”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옹호자들은 "역사전공도 아닌 아마추어 대학생 네명이 찍은 다큐멘터리를 언론에서 띄우고 있다. 화제가 된 게 아니라 화제가 되게 한거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연구 주체가 역사학자건 아마추어 대학생이건 실제 사건을 겪었던 산 증인들이 버젓이 있고, 그들이 증언을 한 것만은 숨길 수 없음을 지적한다. 판단은 각자 알아서 할 것. 일단 제대로 된 지식을 원한다면 조정래 소설이든 아마추어 UCC든 볼 게 아니라 현대사 연구자들의 서적을 보는 것도 추천한다. 어쨌건 다큐멘터리를 만든 대학생은“생존자들의 증언에는 공통적인 부분이 많았다”며, 일부 주민들은 반란군들의 약탈과 함께 산으로 끌려갔으며 사살당하거나 반란군에 합세하게 되었다고 회상했다. 소설 속에서 많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입산한 것과는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 #


[1] 이것은 소설 전체에 흘러내려오는 공산당의 프로파간다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시의 공산주의는 농민들의 호응을 얻기위해서 농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거나, 친농민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그것을 보여주는거지, 공산주의가 좋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2] 각종 친북적인 빨치산 문학에서도 벼 이삭까지 세서 세수에 포함 시킨 것에 대해 빠짐없이 비판 한다. 즉, 이는 민심을 잃는데 치명타 였다. [3] 물론 스탈린 본인도 저런 비판을 할 자격은 없다. 그러나 같은 적색테러를 숱하게 저지른 놈들끼리 서로 봐도 이건 좀 아니다 싶은 소리가 나올 정도로 반인륜적인 만행이었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게 옳다. [4] 그나마 이런 경우도 정말로 개념있는 인민군에게 걸려 심판을 받은 운 좋은 케이스다. 대인배 중의 대인배 손양원 목사는 평생을 한센인들을 돌봤고 자신의 아들 둘을 죽인 원수를 양자로 삼을 정도의 의인이었지만 목사라는 이유만으로 살해당했다. [5] 다만 지주들 털어 얻은 쌀을 설 지내라고 다리 위에 두고 그냥 가버렸는데, 쌀들은 지주들이 도로 가져갔고, 김범우가 내놓은 쌀 덕분에 그나마 쑥떡뿐인 설이 되어버렸다. [6] 조정래는 미군이 한국인을 못죽여 안달난 것처럼 썼지만 2010년 경 미국 학자 존 톨랜드의 저서를 보면 오히려 교전 중에 한국인 민간인들을 저격한 부대가 거의 초상집 분위기가 되어 울음바다가 되었다는 얘기까지 있다. [7] 앞서 말했지만 당시는 벌교에 경찰서가 따로 있었을 시절이다. 현재 벌교읍은 보성경찰서 벌교파출소 관할. [8] 다만 탈북자 출신으로 이루어진 서북청년단을 비롯해서 공산당에 의해 모든 것을 잃은 탈북자들이 반공의 기치 아래 여러 병크를 저지른 것은 사실이다. [9] 물론 지금은 태백산맥의 유명세를 이용해 벌교읍내를 관광지로 만들었다(...). 벌교읍내 곳곳에 태백산맥 관련 안내판을 부착하였고, 태백산맥 문학관도 있다. 물론 이는 대부분의 촌락이 그렇듯 인구 감소 및 고령화 현상이 극심한 벌교에서 관광 수익 및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이라 어쩔 수 없는 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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