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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2 20:54:24

코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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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서구권 문화에서3. 국내에서4. 기타 문화권에서5. 건강6. 미디어에서

1. 개요

담배의 일종으로 미세하게 갈린 담뱃가루를 손등 위에 올려놓고 코로 맡으며 피운다.

코담배 가루를 보관하는 상자를 스너프박스(Snuff Box)라고 부른다. 그리고 여기서 유래되어 담뱃가루를 올려놓는 손등 위치도 해부학 용어로 해부학코담배갑(Anatomical snuff box)이라고 부른다.

2. 서구권 문화에서

크리스토퍼 콜롬버스가 쿠바에 상륙했을 당시 이미 원주민이 사용하고 있었으며, 그와 함께 탐사한 선교사가 유럽에 소개한 것으로 시작했다.

유럽에 담배가 상륙했을 때 가장 초기부터 사용된 방식이다. 이때 담배는 약초로써 보급되었기에 주로 귀족층들이 주로 애용한 방법이라고 한다. 때문에 귀금속이나 준보석으로 잘 만든 코담배 케이스(Snuff box)는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예술품으로 취급된다.

서구권 문학에서는 주로 코담배를 맡는 장면이 등장한다. 셜록 홈즈에서도 홈즈가 보헤미아 왕의 스캔들을 해결해주고 난 뒤 코담배 케이스를 받는다. 상류층, 하층민 상관없이 코담배를 자주 애용하지만, 상류층이 씹는 담배를 우물거리는 경우는 문학에 거의 나오지 않는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면 씹는 담배를 사용하는 행동이 어떤 식으로 천박하게(=상류층에게는 어울리지 않게) 받아들여졌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협잡으로 돈을 번 일종의 건달들인 카펫배거들이 '돈을 벌어서 겉모습은 그럴싸하게 꾸몄지만, 인성과 품격 자체는 건달이나 양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는 상징으로 등장하는 장면이 바로 타구 주변에 어지럽게 뱉은 침자국들이다. 담배를 씹다 보면 니코틴이 듬뿍 녹은 침을 삼킬수는 없으므로 일단 계속 침을 퉤퉤 뱉어야 하는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함부로 침을 뱉은 행동은 대단히 천박하게 받아들여진다. 게다가 씹는 담배를 사용하는 사람의 침에는 담뱃진등이 섞여 (마치 가래침처럼) 걸쭉하고 진한 경우가 많고, 씹는 담배 때문에 잇몸이 상해 구취도 심해지니 냄새 역시 엄청 구려지기가 쉽다. 앵무새 죽이기에도 이런 씹는 담배 사용자 특유의 혐오스러운 모습이 상당히 잘 묘사되는데, 씹는 담배를 늘상 사용하는 판사가 침과 담뱃진, 담뱃잎등이 섞인 회색 덩어리를 질겅거리는 모습을 본 스카웃은 아버지(애티커스 핀치) 에게 '판사님은 어떻게 키스를 해요?' 라고 물어볼 정도. 즉 씹는 담배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하곤 키스하기도 역겹다는 뜻이 되겠다. 그리고 이에 대한 애티커스의 대답은 '판사님은 키스 같은 거 안 해.'

러시아 문학에서는 매우 흔하게 등장하며, 고골과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등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담배통을 끄집어내서 코담배를 맡는 묘사를 찾아볼 수 있다. 닥터 두리틀의 원작 소설인 '두리틀 박사의 바다 여행'에서는 두리틀 박사의 애완견 지프가 항해 중 외딴 섬에 버려진 선원을 코담배 냄새로 방향을 짚어서 찾아내는 장면이 있다.

유럽 귀족문화이기에 노동자/개척자 문화인 미국에서는 씹는 담배보다 마이너하다. 미국에서 코로 무엇인가를 빨아들인다고 한다면 코카인부터 떠올린다.

브리저튼에서 샬롯 여왕이 코담배를 쓰는 장면이 종종 등장해 국내에도 알려지기 시작한 편.

추리소설의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미국의 작가이자 "밀실의 제왕"으로 알려진 존 딕슨 카의 대표작 중에 <황제의 코담배갑>이라는 작품이 있다.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로도 알려졌으며 심리적 맹점을 묘하게 파고든 고전 추리소설 명작으로 유명하다.

3. 국내에서

한국법에서는 "냄새 맡는 담배"라고 지칭하며, 2024년 현재 "특수 가공된 담배 가루를 코 주위 등에 발라 냄새를 맡음으로써 흡연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든 가루 형태의 담배"로 정의되어 있다(지방세법 시행령 제60조 제7호). 담배소비세는 1g당 26원을 납부하게 되어있다.

국내에서는 피우는건 둘째치고 사는 것 자체가 어렵다. 코담배에는 여러 향이 첨가되는데 영어권 물건이 많지 않아 유럽 각국의 언어를 알아야 구매를 시도라도 해 볼 수 있다. 온라인은 당연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미리 냄새를 맡아볼 수 있게 샘플을 제공하는 경우도 없어서 관련 지식이 많이 요구된다. 해외 면세점에서 호기심에 사 왔다가는 그냥 버리게 될 확률이 높다.

한국에서 공개된 장소에서 피우면 이상한 사람 취급 당할 것이다. 코담배라는 개념 자체를 한국인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카인을 연상한다. 몇몇은 코담배를 잘못 이해하여 궐련등의 담뱃재를 코로 흡입하기도 한다.

4. 기타 문화권에서

몽골에 전통적인 코담배가 있다. 손님이 게르에 찾아올 때 건네면서 맡게 하며 인사를 하는 형식이다.

5. 건강

습관적인 코담배 사용은 비강 내 점막의 병변을 유발하며, 니코틴 의존증을 만든다. 그러나 비강이 아닌 폐, 구강, 후두에 대해서는 암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물론 담배 자체의 발암물질이 존재하여, 씹는 담배가 구강암을 일으키듯 코담배 역시 습식(moist)을 딥 방식으로 씹는 담배로 쓴다면[1] 구강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18세기 논문이긴 하지만 코담배가 비강암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있다. 합리적 의심이지만 오히려 현대에는 이렇다할만한 연구나 보고가 없는데, 사용자층 자체가 적어 주목 받을 사례와 연구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 담배가 일으키는 암 3대장(폐암, 구강암, 후두암) 자체가 담배 자체보다도 무언가를 태우면서 나는 연기 자체가 매우 극심한 발암 물질들이 가득하기 때문인 면이 있어서 그렇다. 담배랑 전혀 무관한 조차도 태운 연기가 흡연에 준하는 강한 발암 물질임은 자주 지적된다. 결국 태운 연기도 없고 저 부위에 직접 닿지도 않는 코담배가 저 세 부위에 암을 일으킬 수 있을 리가 없다.

때문에 현재까지도 코담배 회사들은 궐련 회사들과 달리 암 관련 논란에 휩싸인 적이 없으며, 오히려 자사 제품들을 건강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며 궐련에 대한 대체품으로 홍보하고 있다. 씹는 담배조차 구강암 위험이 확실해서 회피성 문구를 붙여놓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편한 상황인 셈. 또 영국 의학 논문에서 한 연구에 따르면 니코틴 흡수 역시 흡연에 비해 적다고 한다. 반대로 니코틴 섭취가 목적인 흡연자들 입장에선 좀 비매력적인 면일 수 있다. 흡연자들의 체험 역시 '좀 안 받는 느낌' 이라고.

사실 더 문제는 진입장벽도 편의성도 코담배에 비해 궐련이 압도적이니 코담배로 담배를 시작했다가 니코틴 의존증에 걸려 궐련으로 넘어가는게 더 용이할지언정 궐련 흡연자가 코담배로 넘어가는건 드물다는 것이다. 궐련을 사용하다가 코담배를 쓰는건 담배를 즐기면서 몸에 덜 해를 끼치겠다는 굳은 목표가 있거나, 금연을 목표로 하는 과정이거나, 궐련도 하고 코담배도 하는 골초가 되는 일이 더 많을 것이다.

6. 미디어에서


[1] 씹는 담배 항목에도 나오지만 씹는 담배의 개념 자체가 코담배를 입 안에 찍어바르는 것에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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