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기 이슬람 세계에서 금속활자를 발명한 이후 17세기(1684년) 현재에 이르러 태양계 전체를 생활권으로 하는 평행세계. TL11의 굉장히 진보된 세계이다. 다만 생명공학은 TL8로 21세기 초반 지구와 그럭저럭 비슷한 수준이다. 문명의 발전이 너무 빨랐기 때문에, 품종 개량이나 유전학 실험 등에 필연적으로 시간을 들여야 하는 생명공학의 발전은 늦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계지배적 종교가 이슬람교라는 사실에 비춰볼 때 종교적 금기 때문에 생명공학이 정체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페널티를 감수하더라도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데, 일단 TL11은 겁스 테크레벨 설정상 원자 수준을 다루는 나노공학이 일상화되어 있고 그를 바탕으로 TL8에선 상상조차 불가능한 공학 재료들이 돌아다니는 기술력이다. 누군가는 TL11의 기술력을 '인간과 기술의 경계가 본격적으로 제대로 흐려지는 TL'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 가지 신경쓰이는 건 이 세계에서 사이버네틱스 공학의 발전도 지체되었는지가 언급이 없다는 것. 물론 종교 영향이 강한 세계인데다가 생명공학이 발달하지 않았으므로 뇌신경계의 이해마저 뒤떨어진다고 생각해 보면, 그리고 겁스 바이오테크에서 사이버네틱스 기술도 같이 다루는 것을 생각해 보면 사이버네틱스 기술력도 TL8에 머물러 있다고 보는 게 맞긴 한데 (다만 AI 기술은 존재한다. 룰북에 AI 기술 있다고 직접 나와있다.) 테크 레벨/겁스 4판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TL10의 사이버네틱스 정도만 허용돼도 그 세계의 사회문화를 묘사할 마스터 입장에서 골칫거리가 너무 많아진다.
겁스 무한세계 룰북 본문의 설명 중에는 '신들의 전쟁에나 쓰일 법한 화력이 매일 같이 오간다'는 말도 있다. 무서운 것은, 이 세계의 현재 연도는 17세기란 사실. 그야말로 스페이스 이슬람. 따라서 이 세계에서 홈라인과 센트럼은 활동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일단 보안시스템이 철저하며 화폐가 전부 전자화폐이고 위장신분도 구하기 쉽지 않다. 하술될 자마히리야는 물리화폐를 쓰는 모양이지만 여기는 인권 관련으로 위험하다. 잡히자마자 고문이나 약물심문을 당해 '비밀'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자세한 역사를 설명하자면, 9세기의 바그다드에서 금속 활자가 발명됐고, 최초의 아랍 정복기가 끝나기 무섭게 이슬람 르네상스가 시작. 10세기에 과학혁명 발생. 압바스 왕조가 분열될 무렵인 11세기에 이미 뉴튼 역학과 개인화기가 발전된 상태. 이집트가 인도양의 제해권을 장악하고 남아프리카와 남태평양의 섬대륙 자바 섬을 지배하고, 라이벌 안달루시아는 지중해를 중심으로 번영하다가 신대륙 탈렌티스를 발견.(발견 당시에 기독교 식민지는 있었다고 한다.) 페르시아는 아시아 내륙을 놓고 터키(튀르크)와 싸웠고, 불가리아가 카자르와 러시아를 정ㅋ벅ㅋ. 거란족이 이슬람교로 개종한 뒤 활력을 얻어 중국 북송을 정복한다(이슬람교가 우월했다기보다는 고여있던 세계관에 충격을 받은 영향이라는 어감이다).
산업혁명은 이집트와 페르시아가 석탄 대신 석유를 기반으로 일으켰고, 두 나라는 수백년간 식민지 경쟁을 펼쳤지만 정작 세계 대전에서는 서로 협력했고, 거란 중국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반란군& 불가리아& 안달루시아& 아프리카 술탄국들 연합(...)에 패망했다. 10년간의 세계전쟁은 전 세계인에게 세계 대전은 미친 짓이라는 걸 깨닫게 했고, 이 ' 잔지바르 화평'은 350년간 계속되었다.
그 이후 중국 제나라[1]의 붕괴나 우마르파 전체주의자들의 압제, 이집트 칼리프국의 해산 등 여러가지 위기가 있었지만 대부분 극복했고, 쇠퇴하던 종교적 감정도 밀레니엄(이슬람력 1000년, 서력 1591년)을 맞이하여 다시 부흥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칼리프 세계에서는 르네상스, 산업혁명, 세계대전 등이 모두 13세기에 일어난 일인거다.
현재(1684년)로부터 14개월 전, 힌드 칼리프국의 구식 제국주의자들과 탈렌티스(아메리카)의
현재 센트럼은 이 세계에서의 전쟁이 이미 글러먹은 상황이라고 생각하여 전쟁을 더 부추겨 멸망시킨 후 남은 문명의 잔재들을 이용할 생각을 하고 있다. 홈라인도 그렇고 센트럼도 그렇고 원래 겁스 무한세계의 초차원 문명들이 선민사상이 매우 다분하다. 특히 센트럼은 자기 세계가 세계 대전으로 망할 뻔 했다가 겨우 살아난 경험 때문에 이 세상 모든 문명을 그 '최종전쟁'이 터지기 전에 자기들 손으로 계몽해야 된다는 사상에 빠져있다. 이제 겨우 TL8에서 TL9로 넘어가려는 세계에서 TL11짜리 세계에 전쟁을 부추긴다 만다 하는 주제넘는 생각을 품는 것도 이 선민사상의 연장으로 보면 될 것. 물론 칼리프 세계의 입장에서 볼 땐 제1차 세계 대전 시기의 제정 러시아 비밀경찰이 오늘날 세계로 넘어와서는 아랍 산유국들과 아프리카 제3세계 국가들을 선동해서 제3차 세계 대전을 부추길 거라는 소리만큼이나 어이없는 소리일 것이다.
홈라인은 이 위험한 세계의 좌표를 삭제하고 잊어버리고 싶어한다. 괜히 집적거리다 다원세계의 존재를 알아내고 초차원 제국을 세우려 하는데 함부로 때려부술 수도 없는 라이히-5의 선례가 있는데다가, 라이히-5와는 비교도 안 되는 TL11짜리 무지막지한 세계가 이차원 기술을 노획이라도 하면 아주 좆되는 수가 있기 때문. 애초에 겁스 무한세계에 초과학 우주세계가 드문 메타적 까닭이, '비밀'을 감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기 차원을 완전히 감시하는 문명이 있다면 셔틀이 들어가는 즉시 포착되고 잠시 후에는 그 세계 전원이 알게 되어 게임이 끝나버린다. 게임 내적 설정으로는 이차원물리학적 세계 특성으로 홈라인의 시간대가 모든 평행세계 중에서 가장 빠르고, 같은 시간대인 센트럼 이외에는 이차원 이동에 필요한 '송출기'가 작동하지 않는다.[3] 하지만 TL11쯤 되면 뭔 짓을 할 지 모른다.
그러나 외계인과 소통을 할 예정이라고 주장하며 해왕성 궤도에 스타게이트를 만들고 있는 자그하위와 언제 뒷통수를 칠 지 모르는 센트럼도 있으니 잊어버릴 수도 없다. 일단 이 세계도 본질적으로는 홈라인의 평행세계다. 즉 이들이 외계인과 교신에 성공하면 홈라인에서도 외계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 물론 정말로 인류가 외계인과 접촉한 세계가 없지는 않지만, 천사들이 존재하는 아조스처럼 홈라인과 물리 법칙이 아예 다르거나 고대신이 세상을 멸망시킨 태프트-7 처럼 인류 출현 한참 전에 분기된 세계인 경우가 많지만 칼리프 평행계는 시간대가 너무 가깝고 판타지 평행계도 아니다. 반대로 자그하위의 스타게이트가
SCP 재단의 SCP-338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평행세계라디오중 아랍어 학술강좌 방송이 있는데, 그중에 '항성 건설'이 있다는것은 이 세계를 연상케 한다. 항성 제조는 겁스 기준으로 TL12에 위치하고 있으니[4] 우주개척은 칼리프보다 더 진보된 것이 확실하다.
[1]
원전에서도 뜬금없이 제나라가 나온다. 일단 시대를 보아
춘추전국시대의
제나라는 아닐 것이고 아마 거란족의 요나라가 세계대전에 패망한 후에 세워진 후계국가인 듯하다.
[2]
아랍어로
공화국이라는 뜻.
카다피하의
리비아에 정식 국호에도 들어가 있는 단어다.
[3]
시간대가 홈라인과 같으면서도 이차원물리학이 개발되지 않은
사이버펑크세계인 시카쿠몬에서 송출기가 작동할 것인지가 무한그룹의 연구대상. 대신 시카쿠몬은 4극(
스웨덴,
일본,
브라질,
프랑스) 냉전체제라 첩보기술이 미친 수준으로 발달해 있어서, 이상한 연구 하다가는 들통나기 십상이다.
[4]
무에서 항성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가스 행성에
블랙홀을 심어 그 행성의 핵에서 핵융합이 일어나게끔 유도한다. 그것도 이미 충분히 초과학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