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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2-02 23:35:50

제리 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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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제리 앤더슨_라오어1.jpg 파일:제리 앤더슨_ 라오어2.png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에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에서

1. 개요2. 작중 행적3. 비판
3.1. 원인3.2. 캐릭터 변화로 인한 개연성의 문제3.3. 핍진성의 문제
4. 화이트워싱 논란

1. 개요

Gerald "Jerry" Anderson.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의 등장인물. 성우/모션 캡처는 데렉 필립스(Derek Phillips). 해외판 성우는 모리타 준페이(일본)

2. 작중 행적

2.1. 더 라스트 오브 어스

1편 마지막에 엘리를 수술하려다 조엘 밀러에게 살해당한 의사. 이때는 이름도 밝혀지지 않은 엑스트라 중 엑스트라였다. 중요인물로서 독자적인 3d모델링이 존재하는게 아니라 돌려쓰는 적 캐릭터 얼굴모델 중 하나이며 역할도 그냥 지나가는 의사1 수준이다. 엘리를 데려가려는 조엘에게 메스를 들이대며 절대 엘리를 내주지 않겠다며 막아선다. 그냥 엘리에게 다가가려고 하면 막혀서 진행이 되지 않고 이 자를 죽여야만 엘리에게 다가갈 수 있다. 즉 수술실의 다른 의사들과는 달리 이 사람은 반드시 죽여야만 스토리가 진행된다. 조엘을 위협하며 들고 있던 메스를 조엘에게 빼앗기고 목을 찔려 죽는다. 2편 회상씬에서 나온 모습을 보아 이쪽이 일단 정사인 듯.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원거리에서 총기로 처리할 수도 있는데 급소가 아닌 곳을 쏴도 바로 죽는다.

사실 1편의 모델링 파일을 파헤쳐보면 당시의 이름은 제리가 아니라 '브루스'였으며, 디자인 또한 2에서 나온 모습과 다르다. 어두운 피부의 외모에 머리에 상처도 나 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선 늙은 의사로 보이기도 한다. 즉, 2편을 만들면서 설정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인데, 이 때문에 화이트 워싱 논란이 있다.

2.2.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2편에서 드러난 정체는 애비 앤더슨의 아버지로 조엘이 그를 살해하지 않고는 엘리에게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살해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애비가 제리의 복수를 다짐하게 되면서 파트 2의 막이 열린 것이나 다름없다.

딸과 사이가 꽤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철조망 덫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는 어미 얼룩말을 풀어주어 새끼와 재회하게 해주는 훈훈한 씬도 나온다. 그러나 이후 조엘과 엘리가 도착하자 백신을 완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빠져 사람이 확 바뀌는데, 아직 엘리를 희생시키기를 꺼리던 마를린을 집요하게 설득하여 결국 수술 승인을 받아낸다. 그 와중에 마를렌이 애비가 엘리 대신 면역자였으면 이런 짓을 했겠냐는 지적을 하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하고 침묵한다.[1] 애비가 이 대화를 들은 후 위로하려는 의도였는지 자신이 면역자였다면 자기라도 기꺼이 희생했을 거라며 아버지의 선택을 긍정한다.

그러나 이후 1편에서 나온 것처럼 엘리를 구하러 온 조엘에게 살해당하고, 나중에 비상사태를 알아차린 애비가 수술실에 들이닥치는 바람에 아버지의 시신을 보게 된다. 애비는 오언의 품에서 오열하며 조엘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하게 되고 이 당시의 일이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제리의 사망 현장을 보는 장면을 종종 악몽으로 꾸곤 한다.

여담으로 파이어플라이는 엘리와 조엘을 쫓을지 말지 고민하지만, 엘리 같은 면역자를 찾아도 백신을 만들 유일한 사람이 죽었다는 언급이 있는데 이는 제리를 지칭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3. 비판

라스트 오브 어스 2의 스토리가 쓰레기라 욕먹는 이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캐릭터이다. 조엘의 허망한 사망, 애비의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들, 지나친 PC 요소는 감정적 요인 또는 성향 문제라 해도 제리는 작품에서 기본 소양이라 할 수 있는, 소설적 자유를 거스르는 최악으로 만든 캐릭터다.

3.1. 원인

우선 정작 1편에서는 가족, 배경 등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개연성도 없으며, 대뜸 메스를 들이대며 덤벼드는, 죽이지 않으면 게임이 진행이 안 되는 NPC였다. 그런데 2편에서는 딸에게 자상하게 대해주는 모습, 동물을 사랑하는 모습 등을 강조하면서 아무튼 착한 사람인 것 마냥 연출된다. 어린 소녀의 목숨은 개만도 못하게 여기면서 동물 목숨은 소중히 여기는 제리는 선량하고 좋은 사람이고, 그런 제리를 냅다 죽여버린 조엘은 나쁜 사람이라는 뉘앙스가 곳곳에서 보인다.

사실, 이러한 연출을 쓸 수 없다는 건 아니다. 이를 통해 더 나은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었는데, 핵심적인 원인은 결국 공정하지 못했다는 것 이다. 1편에서도 제리만이 엘리를 살릴 수 있었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납득만 되었다면 말이다.

우선적으로 1편 플레이어들에게 있어서 그에 관해 충분한 정보는 없다. 그럴 이유도 없었거니와, 엘리를 본인의 의사도 묻지 않은 채 생체실험 끝에 머리를 갈라 죽게 만들려고 했던 매드 닥터로 보일 여지도 차고 넘쳤다.

1 시점에서 조엘로 파이어플라이 내부를 둘러보면 의술 자체가 그다지 대단하단 인상을 받기 힘들다. 거기에 파이어플라이는 와해 직전이였기 때문에 단체의 단합을 위해서라도 마를린조차 친구 딸을 죽인단 선택을 의술적 선택이 아닌 전략적 선택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였다. 즉, 되든 안되든 파이어 플라이를 결집시켜야 하기 때문에 이 미친짓을 알면서도 강행하는 게 오히려 아포칼립스 다운 설득력이 있었다. 물론 정말로 제리의 의술이 백신을 만들 유일한 길이라 받아들일 플레이어들도 있었을 수 있지만 원작에선 그런 암시따윈 없다.

결국 2에서 제리를 통해 풀어야 할 숙제가 생긴다. 왜 이렇게 급하게 엘리로 백신을 만들려고 했는가? 정말로 제리의 수술은 백신을 만드는 데에 성공할 수 있었는가? 이 둘을 소설적 자유에 입각하여 해석해 보자.

3.2. 캐릭터 변화로 인한 개연성의 문제

우선, 2의 문제는 제리를 통해 풀어야 할 숙제를 풀지 않았으며, 오히려 리마스터된 1의 수술실 시퀀스를 통째로 뜯어 고쳐서 수술실 시설을 보기 좋게 개선시키고 제리를 인격자로 묘사하는 장면을 넣어서 제리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했다.

한편 2 전체에 걸쳐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제리의 시도가 인류를 위해 옳았고 조엘은 그걸 방해하여 결국 인류를 저버린 인간말종처럼만 언급되지 다른 견해는 아예 제시되지 않으며, 심지어 엘리 본인이 자길 왜 살렸냐고 따지자 조엘은 그저 네가 소중해서 살렸을 뿐이라고 제대로 반박조차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2]

안 그래도 이런 상황이기에 제리의 수술이 정말로 타당한지 그 개연성이 절실해졌다.

그러나 조엘과 엘리가 파이어 플라이에 도착한 직후 엘리 해부에 동의할 것을 마를렌에게 종용하다 애비에게도 그럴 수 있느냔 면박을 듣고, 애비가 제리에게 해주는 말은 고작 나라도 수술해주길 원했을거라는 감성적인 설득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마를렌이 동의하고 조엘에게 알리겠다고 하자 뭐 하러 알리냐는 투로 반문한다. 즉, 이게 잘못된 짓이라는 걸 본인도 잘 알고 있다는 뜻이고, 아버지나 다름없는 보호자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며, 자신의 결정을 조엘은 당연히 납득하지 않을 것도 알고, 예정대로 엘리가 죽으면 항체 수집의 성공여부와는 상관없이 안타깝게도 불가항력으로 사망했다고 거짓말을 하겠단 소리다. 대의를 위한 숭고한 희생이라면서 내 딸은 안 되지만 생면부지의 소녀라면 된다는, 의사의 직업윤리조차 의심되는 어처구니 없는 태도를 보여주고, 심지어 마를렌은 도의를 지키는 것 처럼 묘사되니 1편에서 느껴지는 마를렌의 절박함, 와해된 파이어플라이를 단합해야 된다는 명분을 엘리에게서 찾는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어져 버린다.

이윽고 조엘이 수술실로 난입하자 대뜸 메스를 들이대는데, 조엘의 얼굴은 본 적이 없었지만 수술실로 쳐들어 온 사람이 조엘이라 짐작했고, 그가 아이를 데려가려 한다는 것도 알았기에 한 행동이다. 어쨌든 2에서 묘사된 대로 마를렌이 하려 했던 것 것처럼 수술을 시작하기 전 자리를 갖고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조엘을 말로 설득하려 했으면 조엘도 이를 갈거나 감정이 실린 주먹이나 날렸지 냅다 죽여버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결국 틀어져서 싸움이 일어나더라도 그런 상황을 인지 하고 나서의 조엘의 선택이므로 이야기 뉘앙스가 달라져서 최소한 제리의 도의는 지킬 수 있었는데, 일방적으로 행동했고, 분명히 제리가 먼저 메스를 휘둘렀다. 조엘이 이를 반격해 그를 죽인 것은 라오어2 제작진을 뺀 누가 봐도 정당방위였다.

이런 이중적인 연출을 하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물론 인간은 이중적인 면을 가지고 있고, 선하지만 동시에 차악의 선택을 하는 경우는 많지만 선하면 선한 인물일 수록 차악의 선택에 상당히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거나 그럴 생각이 아니라면, 선하다는 인상 자체를 묘사할 필요가 없다. 그냥 애비에게만 좋은 아버지고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남자라는 묘사를 했다면 이렇게까지 개연성이 파괴되지 않았을 것 이다. 즉, 이는 설정의 허술함 및 연출의 문제이며, 제리의 역할이 어떤지 생각하지 않았단 뜻이 된다.

수술이 가능한가에 대해선, 핍진성 부분에서 다루겠지만 사실 1편의 주제를 생각하면 당시로선 이 부분을 집는 것 자체가 부당한 지적이다. 엘리의 죽음에 관한 딜레마는 그저 주제 및 스토리를 전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이다. 그러니 설정을 상세하게 안해도 상관이 없었던 부분이었다. 또 제리는 그때 당시만해도 그냥 NPC에 불과했으니 더더욱이나 필요 없었고, 어느 쪽으로 해석 할지는 플레이어의 자유였다. 때문에 1편 당시에는 수술이 가능한가를 딱히 논하지 않더라도 백신으로서 희생될 상황에서 조엘이 엘리를 구하려 하는 그 처지에 동감하고, 그 상황에 몰입한 플레이어들에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또한 게임 상 정면 대치되는 수기들 역시 문제가 되는데 제리의 수기는 뒤에서 소개하기로 하고, 마를렌 역시 백신에 대한 가능성을 믿었다기 보다는 와해되어가는 파이어플라이 대원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길이 무서워진다는 내용, 그리고 엘리가 도착하고 손이 떨려온다는 식의 명백히 스스로 선을 넘고있는 걸 인지하고 있는 듯 한 내용의 일기가 명백히 적혀있다. 물론 숙주를 제거하지 않고 기생충을 제거할 수 없다는 수기 역시 존재한다.다만 이건 의학을 전혀 알 수 없는 마를렌이 의심을 못한다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일 뿐이고, 최소한 마를렌의 선택이 단순히 인류를 구하고자 하는 사명감, 2에서 묘사한 대로 대의를 위한 선한 의도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는 걸 분명히 알 수가 있다. 즉, 놓치고 넘어가도 상관 없지만 작품의 관점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수준높은 디테일이다. 때문에 인류의 구원대신 조엘의 이기적인 선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도 괜찮았던 반면, 어쩌면 엘리의 희생이 헛된 희생일 수 있었다는 디테일이 있었는데 이게 다 망가져 버렸다.

특히 아포칼립스에서 선악의 갈림길에서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널리고 널렸으며, 라오어1 또한 등장인물들의 선택이 명백히 옳은 선택이였을까 하는 주제 의식에 충실했다. 조엘이 마주치는 그 누구도 옳기만 한 삶을 살고있지 않았지만, 명백한 악역이라 할 수 있는 데이빗 정도만 제외하면 대부분은 그 선택들에 충분히 납득이 되고 이해까진 할 수 있는 상황이였다. 애초부터 아포칼립스에서 완벽히 옳은 선택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장르적 개연성을 깨버리는 것이고, 옆 동네 워킹데드 대다수 시리즈들이 이 점 만큼은 철두철미하게 지킨다.[3]

그렇기에 제작진은 이러한 연출들을 선택에 관한 문제에 대한 딜레마를 반영한 부분이라고 밝힌 것이 변명이 되는 것이다. 제리가 옳은 인물이 되어버리면서 조엘의 선택이 어쩌면 잘못된 게 아니었을 수 있다는 디테일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즉, 선택에 관한 딜레마는 주인공 뿐만 아니라 모든 인물에게 제시된 1과 달리 2는 그 선택에 관한 딜레마를 주인공에게만, 그것도 플레이어의 페르소나에게만 묻고있는데, 제리를 죽이지 않으면 게임이 진행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선택은 뭔 놈의 선택이란 말인가? 대체 어디에서 딜레마를 느껴야 하고 어디에서 공정함을 느껴야 하는가? 불쾌한 내러티브 더라도 납득이 가야지 납득조차 안가는데 강제로 보고 경험해야만 하는 건 다른 이야기 이다.

결국, 선택의 당위성에 대해 설득할 노력조차 하지 않고 그냥 어설프게 전편의 결말과 주제를 송두리째 부정해버리니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4] 결론적으로는 스토리 완급조절과 연출의 실패로 더더욱 무능한 연출의 흔적, 비호감 캐릭터가 되어버렸다고 볼 수 있겠다.

3.3. 핍진성의 문제

우선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핍진성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그 세계 안에서의 물리적 법칙을 기반한 논리적 성질을 의미한다. 즉, 현실을 아무리 묘사하더라도 작품은 가상일 수밖에 없으며 특히 동충하초 좀비 바이러스 같은 건 비현실적인 개념이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가상의 이야기 이지만 대다수의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들이 으레 그렇듯, 좀비라는 비현실적인 개념 정도의 정의 정도만을 제외하면 나머진 거의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1편 역시 현실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였다. 그렇기에 라오어의 핍진성에는 현실성 개념도 어느정도 반영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우선, 1편에서의 제리의 녹음기, 정확히 외과의사의 녹음기 내용을 확인 해 보자.
외과의사의 녹음기
4월 28일
마를렌이 옳았다. 아이의 감염 상태는 전례가 없다. 면역성의 원인은 불명이다. 기존의 사례로 볼 때, 환자의 동충하초에 대한 항원 값은 혈청과 뇌척수액에서 모두 높은 수치를 유지한다. 환자에게서 채혈하여 배양한 혈액은 실험실의 균사체 배양대에서 급속도로 성장한다. 그러나 백혈구 수치는 비율 면에서나 절대수치로나 완전히 정상이다. 염증성 시토카인의 증가는 없으며, 뇌의 MRI[5]를 보면 일반 감염 환자들과는 달리 공격성 전구증을 수반하는 대뇌 변연계의 균사체 성장 징후가 없다. 철저한 변수 통제 상태에서 이 상태를 복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건 페니실린의 발견과 비견될 인류 역사의 기록적인 순간이다. 수 년간 지지부진하다가 이제야 인류가 다시금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 모든 희생과 이 대의를 위해 피 흘린 수백명의 사람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됐다.

내용이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요약하자면 엘리의 면역력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균사체와 기생충이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정도지 기생충을 온전히 꺼내 백신을 만들 수 있다는 근거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아무리 의학적 지식이 없다 하더라도 이 두 정보는 서로 맞지가 않다.엘리 몸안에 돌고 있는 균은 일반인의 균과 다를 바 없는 반면 항원 수치가 높아 증상이 발현되지 않았다가 녹음본의 핵심적 내용이다.

우선, 제리 말 대로 기생충으로 백신을 만드는 건 가능하다. 부분 채취만 하여 백신을 만들 수도 있고, 온전히 채취하여 강한 면역력을 유도할 수 있는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일한 면역자를 죽여야만 온전히 얻을 수 있는 상황이 비현실 적인 것도 아니다. 그러나, 무조건 생검과 관찰부터 진행해야 한다.

현대의학에는 종양 등을 검사할 목적으로 조직 생검(Biopsy)이란 기술이 있다. 미세한 바늘을 삽입해 조직만 살짝 뜯어내 분석하기 위함인데, 뇌종양 또한 두개골을 절단해 조그마한 구멍을 내고 생검바늘을 삽입해 조직 분석을 하는게 보편적이다. 이러한 생검 시술은 그 시술 자체는 30분에서 한시간 정도면 충분하고, 제리의 녹음본만 보자면 어느정도 검사는 한 것으로 보이지만 생검을 하고서도 결론을 내리는 시일이 하루 이틀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면역자인 엘리가 남아있다.

면역자인 엘리의 생체 정보, 식습관, 생활습관, 생존 환경 등 어디에서 무엇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기에 감염에 대한 면역에 도움을 주었는지 데이터도 수집해야 하고, 엘리의 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조사하려면 적게는 월, 많게는 년단위로 걸린다. 엘리와 기생충 둘 다 일반적인 상황이 아닌 상황이다. 아무리 면역자라 한들 기생충은 면역자를 장악하기 위해 항원을 피해 다양한 방식으로 공격하고, 엘리의 신체는 다양한 방식으로 기생충의 공격을 막고있단 뜻이기에 이 과정을 생략하는 건 너무 무모하다.

그렇기에 이러한 조사도 관찰도 진행하지 않고 면역자를 죽이는 건 명백히 손실이다. 즉,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녹음본 자체가 제리가 너무 성급한 판단을 하고 있는 것 이다.

다만 애초부터 파이어 플라이가 무너져가고 있다는 외부적 요인이 있었기에 그래도 열악한 상황에서 나름 최선을 다했음에도 제리나 마를렌이 결국 이기적인 결론을 성급하게 내렸구나 하는 형태가 보여 아포칼립스 물로서의 디테일함이 살아났는데 이 분위기와 상황이 증발하니 백신 만들 수 없는 돌팔이만 남게 된 것이다.

이렇게 제리의 주장만 남은 상태에서 더 이야기 해 보자면 임상과 연구는 따로 분리된 분야고, 제약까지 가면 그 절차는 더더욱 복잡해진다. 제리가 뇌수술에 대한 권위자라고 해도 백신을 만든다는 건 20년 동안 선박을 몰던 선장이 갑자기 파일럿처럼 비행기를 조종한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의사가 처방하고 약사가 약을 제조하는 의약 분업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파트 2에서 마들렌과 실랑이를 하는 제리의 서사를 보면 고작 '표본' 하나를 채취하기 위해 수술을 한다는 것이다. 치료제의 개발 완료를 목전에 둔 상태에서 마지막 조각을 채움으로써 개발을 끝내기 위해서도 아니고, 단순히 연구를 더 해보겠답시고 멀쩡히 살아있는 세상에 유일무이한 면역자를, 그것도 미성년자의 뇌를 꺼내 죽이겠다는 것이다. 조엘이나 일반인은 잘 모르고 넘어갈 수 있다 쳐도 상식적인 의학도가 보면 당장 멱살을 잡고 애한테서 떨어뜨려 놓는 게 맞는 판단이다.

심지어 조엘과 동년배로 보이는 제리의 외모를 볼 때, 세계가 멸망하던 20년 전 쯤엔 기껏해야 레지던트 단계를 밟고 있었을 풋내기 의사다. 설령 천재라는 설정이 있다 치더라도, 세상이 망하는 바람에 논문이나 각종 자료를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아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제 막 의과대학을 졸업한 인턴이나 레지던트가 대체 어떻게 실력이나 지식을 쌓아서 인류 문명을 초토화시킨 전염병을 막아낸단 말인가. 발병 초기의 다른 엘리트 의사들은 뭐 놀고 있었는가?

본작에서는 비록 군인뿐이지만 아직 미국 정부가 존재하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차라리 백신 제작 능력은 파이어플라이 같은 민간조직보다 미국 정부가 시설이나 능력 면에서 더 낫다고 봐야 한다. 미국 정부에서도 남은 인재를 긁어모아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적어도 파이어플라이보다는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6] 설령 엘리를 희생시켜서 백신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해도 파이어플라이가 점유한 인프라는 그냥 보기에도 대부분 성한 것이 없어 보이는데, 그런 빈약한 인프라로 백신이 대량생산이 될지도 의문이며, 대량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해도 살아있는 아이의 의견도 묻지 않고 비윤리적인 희생을 강요한 반정부 무력투쟁집단이 과연 백신을 인류에게 순순히 공급해 줄지도 의문이다. 자기들 뜻과 달리 수술에 반대한 조엘을 바로 제압하고 목숨을 위협하던 막 나가는 조직이다. 당장 코로나바이러스-19의 백신 개발도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학자들이 머리를 마주 대고 싸매고 있는 와중에도 계속 생겨나는 변종 때문에 지지부진하고 있다. 고작 의사 한 사람이 부실한 시설에서 뚝딱 만들어낼 치료제였으면 애초에 인류가 전멸하는 사태까지 오지도 않았다.[7]

이 때문에 라오어2는 생각보다 핵심적인 소설적 자유를 해치게 된 것이다. 만약 라오어가 언차티드처럼 1부터 속 시원하게 현실성 없는 설정을 무더기로 집어 넣은 장르물이였다면 별 큰 상관 없는 문제였다.그러나 위에서 언급되었듯, 라오어는 분명 가상의 세상을 그리지만 가능한 한 현실을 모사할 것임을 작품을 보기 전 부터 약속하는 것이 아포칼립스 장르다. 이 장르는 비현실 적인 부분이 있더라도 가급적 현실에 집중할 것이란 약속이다.

그렇기에 일부 팬들은 1편을 조엘의 이기심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 동시에, 한편으로는 광기로 물들어가는 집단에서 소녀를 구한 조엘의 이야기로 기억할 수 도 있었다. 하지만 2에서 묘사됐듯 군사력도, 기술도, 의술도 상당히 회복한 상황이 되어버리면 제리의 수술 자체를 강행하게 내버려 두는 게 오히려 더 말이 안된다. 더군다나 그런 상황에서 엘리가 자신이 백신이 되는 게 삶의 이유였고 조엘을 절대 용서하지 못할거라 징징 대는 수준까지 오면 플레이어들 입장으로선 세상을 구할 수 있었던 소녀의 아이러니한 비극이 되는 게 아니라 미친년놈들 손에 죽지 못한게 한인 멍청한 여자애가 되어 버리는 것 이다.

실제 게임에서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식의 선악구도로 흘러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인공이든 악역이든 모호하게 설정해놓으려 시도는 했다. 실패는 했지만 말이다. 좀비장르는 그 장르 특징상 바이오하자드 같은 철저히 액션과 게임성만 추구하는 작품이 될 수도 있지만, 아포칼립스 장르가 붙게되면 선악 구도가 분명한 작품이 되려 몇 없다. 그런데 2는 결국 1의 디테일 조차도 이해 못하고 있는 작품이 되었다. 좀비 아포칼립스가 되려 했던 라오어2를 좀 더 공정한 시선으로, 제리 앤더슨이란 캐릭터를 이야기 해 보자면 제리는 희망을 바라는 소시민적인 구도로 그리기 좋은 캐릭터였다. 일단 단순히 자신이 살고자 살인을 일삼는 타 캐릭터들과는 달리, 그의 행동에는 '인류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대의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만약 제작진이 지나치게 극단적인 설정을 밀어 붙일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접근했다면 제리와 애비를 통해서 "의도가 선한 행동은 그 방법이 글러먹었다 하더라도 과연 정당한가"를 되물을 수도 있었고, 최소한의 상식이 있는 사람들의 몰입이 깨지지 않을 장치 정도는 만들었어야 했다. 의료진들이 제리를 뜯어 말리고, 이기적이지만 애비에게 만큼은 최고의 아빠인 제리가 백신에 집착할 만큼 강박증을 갖고 밀어붙이는 상태에서 마를렌이 파이어플라이의 와해를 막는다는 목적에 눈이 멀어 제리의 수술을 강행시켜 버린다면? 딱 이 부분만 바꿔도 최소한 1의 이야기까지 망가지는 사태는 없었을 것 이다.

일례료, 워킹 데드 드라마에서는 수의사 출신의 허셜 그린이 아포칼립스 초기에 정부 주도하의 치료제의 개발과 배급을 기대하고 좀비를 마당 헛간에 격리수용하는 위험천만한 짓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허셜은 어디까지나 상식적인 수준의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도덕적인 선택을 하려 노력했던 것 뿐이였기에 당시 거의 비극적인 악역에 가까운 포지션에 있던 셰인에 의해 사태가 자신의 상식과 동떨어저 있음를 깨닫는다. 그렇게 사태를 올바르게 받아들였고, 그럼에도 자신의 신념까지는 버리지 않았기에 그의 실수가 기억되기 보단, 그의 죽음에 애도하고 철학에 박수를 보낼 수 있었던 것 이다. 그렇기에 허셜이란 캐릭터는 입체적이고 완성도 있게 만들어 진 반면, 라오어2는 제리의 행위에 무게를 제대로 부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옳다는 식으로 단정 짓는 듯한 결론을 내어버리고, 1에서의 디테일을 무시했다. 본인들의 이야기를 본인들 부터 무시하니 팬들이 어떻게든 이야기를 짜맞추려 해도 맞출 수가 없게 되었고, 결국 제리는 허셜만큼 매력적으로 그려질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그냥 멍청한 캐릭터가 되었다. 제리가 보여준 가벼움은 희망에 더 없이 냉정하고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좀비 아포칼립스 물, 그것도 라오어1에서 보여준 톤앤 매너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4. 화이트워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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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편에서 상당히 더러웠던 수술실이 2편에선 깔끔하게 정리된 점이 수상하게 느낀 유저들이 1편의 모델링을 파해쳐서 수술모자와 마스크를 벗겼다.[8] 게다가 백인인 엘리와 조엘, 그리고 다른 의사가 두 명이 있는데도 혼자만 피부색이 유독 어둡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어찌보면 2편에서 백인으로 화이트워싱을 해버린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하지만 라오어1에서 제리가 흑인이였다는 주장에 반박 의견이 있다. # 1편의 얼굴모델을 자세히 살펴보면 피부는 어둡지만 곧은 코와 좁은 코평수, 얇은 입술 등의 얼굴특징은 흑인의 얼굴형보다는 백인 중년남성에 가깝다. 또, 딸인 애비의 원화중 하나를 보면 처음부터 백인 캐릭터를 상정하고 디자인하진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자료는 애비와 마찬가지로 애비의 아버지인 제리 또한 제작과정에서 인종적인 고정이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1]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시킨다'라는 이런 사상을 내세우면서 정작 그 사람의 소중한 이를 대가로 치르라하면 진짜 인간성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막상 본인들에게 일이 닥치면 갑자기 침묵하거나, 말을 돌리거나, 그럴듯하게 지껄이거나, 어떻게든 이기려고 막말을 하는 행위를 보인다. 즉, 사람인 이상 어느 누구도 다수를 위한답시고 자신의 가족을 내주지 않기에 이 사상은 완전히 실패한, 내용만 그럴듯한 사상이라 볼수있다. [2] 똑같이 선형성에 게이머들로 하여금 불쾌감을 주는 작품인 스펙 옵스: 더 라인은 반대로 게이머들에게 명작으로 취급받는데 이유는 스토리에 개연성과 주제의 현실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해당 작품은 전쟁의 영웅주의와 광기라는 현실의 문제를 비판하며 개연성 있게 묘사하니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은 것이다. [3] 단, 뉴 프론티어는 제외. 이 작품은 라오어2 보다도 내러티브가 엉망이다. 다만 최소한 다른 시리즈들에 비해 풍부한 선택이란 걸 할 수는 있고, 이야기가 납득이 안갈 뿐 게임 그 자체로만 보면 라오어2에 필적할 만큼 망가진 작품은 아니다. [4] 오죽하면 라오어 2는 라오어 1의 명성을 넘어설 수 없을 것 같자 부정해버린 것이라는 평까지 나왔다. [5] MRI항목에서 보듯 MRI는 대량의 액체헬륨과 전문적인 유지보수를 요구하는 장비다. 이런 장비를 보유하고 작동시킬수 있단 시점에서 아포칼립스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여유로운 상황임을 알수있다. [6] 당장 목에 가져다 대기만 해도 감염 여부를 판독하는 기계를 군인들이 들고 다니는 것을 생각해 보라. [7] 한국 웹툰 좀비딸에서는 주인공인 이정환이 좀비가 된 자신의 딸을 사람으로 돌리려고 엄청 노력하는 도중 감염되지 않는 선에서 보호한 결과, 항체가 생기게 되어 결말부에는 이정환이 좀비 백신의 단서가 되었다. 이마저도 이론적으로는 부족한데 라오어2와 비교하면 백신에 대한 것은 차라리 좀비딸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일 지경이다. [8] 위 이미지는 리마스터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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