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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8 02:59:01

제노글로시


1. 개요2. 사례
2.1. 기독교 문화권2.2. 인도 계통 문화권2.3. 현대
2.3.1. 오컬트 분야2.3.2. 외국인 억양 증후군
3. 비판4. 여담

1. 개요

xenoglossy 혹은 xenoglossia

어원은 "외국인"을 뜻하는 고대그리스어 ξένος- xenos- 와 "혀(언어)"를 의미하는 γλῶσσα glossa의 합성어이다. 이종언어 발화현상이라고도 한다.

사람이 단 한 번도 듣거나 배운 적이 없는 언어를 구사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물론 여기서는 풍부한 단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유창하게 구사한다는 점이 전제되어 있다. 동서양과 시대를 막론하고 끊임없이 제보되고 있는 현상이지만, 아직까지 그 어떤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언어학계의 지지를 받는 사례는 보고된 바가 없다.

2. 사례

기본적으로 범문화적인 현상이지만 편의를 위해 분류하여 설명한다.

2.1. 기독교 문화권

먼저 기독교 문화권에서 제노글로시는 매우 익숙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성경에 등장하는 제노글로시의 사례가 있다. 해당 부분을 간략하게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판본은 개신교의 표준새번역을 따랐다.
(상략)

예루살렘에는 경건한 유대 사람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와서 살았다. 그런데 이런 말소리가 나니, 많은 사람이 모여 와서, 각각 자기네 지방의 말로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서, 어리둥절하였다. 그들은 놀라서, 신기하게 여기며 말하였다.

"보십시오, 말하고 있는 이 사람들은 모두 갈릴리 사람이 아니오? 그런데 우리 모두가 저마다 태어난 지방의 말로 듣고 있으니, 어찌 된 일이오? 우리는 바대 사람과 메대 사람과 엘람 사람이고, 메소포타미아 유대 갑바도기아 본도 아시아 브루기아 밤빌리아 이집트 구레네 근처 리비아의 여러 지역에 사는 사람이고, 또 나그네로 머물고 있는 로마 사람과 유대 사람과 유대교에 개종한 사람과 크레타 사람과 아라비아 사람인데, 우리는 저들이 하나님의 큰 일들을 우리 각자의 말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있소."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어쩔 줄을 몰라 "이게 도대체 어찌 된 일이오?" 하면서, 서로 말하였다. 그런데 더러는 조롱하면서 "그들이 새 술에 취하였다" 하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략)
사도행전 2:5~13

기독교 전통에서 제노글로시는 이외에도 엑소시즘과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물론 이때 등장하는 언어는 두말할 것도 없이 라틴어. 악마에 씌인 사람이 구마의식을 행하는 성직자에게 저항할 때, 평생 배운 적도 없는 라틴어로 대화하거나 욕설을 하는 등의 내용이 자주 등장하곤 했다. 다만 현대의 엑소시즘에서 제노글로시는 더 이상 필수적인 조건은 아닌 듯하다.

한편 현대 개신교에서 제노글로시는 방언이라는 개념과 매우 혼동되고 있다. 사실 개신교에서 방언이라고 말하는 것들 중의 상당수는 언어라고 보기 힘든 것들이다. 개중에는 물론 실제로 영어 중국어니 하며 제노글로시를 보고하기는 하지만, 개신교 외부에서까지 공적으로 인정할 수 있을 만한 객관적인 증언이 나온 바는 아직까지 없다.

2.2. 인도 계통 문화권

이쪽 문화권에서는 제노글로시와 함께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전생 환생의 개념이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다섯살배기 어린 딸이 부모와 함께 네팔 등으로 여행을 갔는데, 평생 처음 보는 장소에서 이런저런 자세한 경험담을 늘어놓았다거나, 평생 처음 보는 낯선 현지인 스님과 함께 프리토킹을 했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수두룩하다.

기독교 문화권에서 대표적인 언어가 라틴어라면, 여기서는 아마도 산스크리트어일 것이다. 언어 자체가 워낙에 쉽게 접하기도 힘든, 고급 엘리트들의 언어인지라 제노글로시의 신비성을 더한다.

고승전에 따르면 불경 번역으로 유명한 쿠차국의 승려 쿠마라지바의 어머니가 쿠마라지바를 잉태하고 있을 때 잠시 자신이 들은 적도 없었던 언어를 했었다고 한다. 다만 이는 임신 기간 중에만 그랬고 출산 뒤에는 그런 능력이 사라져버렸는데, 쿠마라지바라는 인물이 후대에 불경 한역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길 것을 예고하는 상징으로써의 한 사건으로 해석되고 있다.

2.3. 현대

2.3.1. 오컬트 분야

정신의학자나 최면술 치료사들로 자처하는 인물들이 최면요법을 시행 중에 제노글로시가 자주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전생에 자신이 어느 이국의 국적을 지닌 사람이었다면, 자기 모국어와 상관없이 그 나라의 언어를 구사하게 되는 것.

2.3.2. 외국인 억양 증후군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는 심각한 외상성 뇌 손상을 당하면 언어 기능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발생년도 모국어 습득한 언어 유지 여부 특징 기사
2007년 체코어 영국식 영어 X 사고 전에는 영어를 '거의 못했다'. 45분간 구사 후 기억 상실. #
2010년 크로아티아어 독일어 [불명] 기초적인 독일어 학습 전, 독일어에 관심을 가진 상태였음.
크로아티아어를 잊어버리고 독일어를 구사.
#
2010년 영국식 영어 웨일스어 O 본인은 유년기 기억에서 비롯되었을 것으로 여긴다. #
2013년 영어 중국어 O 기초적인 중국어 학습 경험 있음. 이후 중국에서 활동중. #
2016년 영어 스페인어 O 사고 전 스페인어 구절을 외우고 있었음.
시간이 지나며 실력이 약간 줄었다.
#
2016년 미국식 영어 영국식 영어 O 턱 수술 후 증상을 보임. #

3. 비판

이상한 옴니버스 : 전생과 환생의 증거, 제노글로시의 진실

회의론적 관점에서 제노글로시는 아직까지 그 어떤 믿을 만한 사례도 보고된 바 없는 뜬소문에 불과하다.

특히 제노글로시의 기본적인 조건인 "평생 배운 적이 없어야 하고, 유창하게 구사해야 한다" 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상대방이 알고 보니 과거에 그 나라로 여행을 갔다거나 그 언어에 관심이 있다거나, 내지는 어설프게 몇 마디 주워섬긴 것을 "오오오! 유창한 실력이야!" 하면서 잔뜩 포장해서 홍보하는 경우가 100%였다는 얘기다. 또한 위의 의학적 사례처럼 뇌의 외적 손상이나 수술 등의 자극에 의해서도 매우 드물게 자신의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구사한 사례들이 있는 점을 보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뇌기능 중에 외국어를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는 무의식적 기재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방언 기도 등의 종교적 무아지경의 상태 중에 발현되어, 완벽한 외국어가 아니더라도 무의식이 평소 알고 있던 외국어 단어들이나 문장이 튀어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중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사람이 중국어 방언 기도를 했더라도, 이 사람이 살면서 중국어를 전혀 들어보지 못했을 확률은 적으며 중국어로 말하고 한국어 자막이 달려 있는 영화를 봤던 무의식적 기억 등에 의해 파편적인 단어나 문장을 재현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엔 뇌수술을 통해 외국어 구사를 쉽게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

제노글로시가 전생과 결부되었을 때는 더욱 진의가 의심스럽다. 흔히들 간과하는 것이 언어는 지속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현대인 천재론 문서의 2.5. 하위 항목인 "언어 및 문물 전파 문제" 참고. 언어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당연히 옛날의 언어는 오늘날의 그것과 같을 리가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어떤 제노글로시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말이 통하지 않았다, 무슨 소린지 알아듣질 못했다"라고 주장했던 경우는 없었다. 즉 전생에 중세 기사의 시종이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현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면, 오히려 유창하다는 점이 증언의 신빙성을 떨어트린다.

4. 여담

산타클로스와 같이 전세계적인 활동반경을 가진 네임드들의 기본 소양이기도 하다. 일본 서브컬처에서는 이를 응용해서 여러 가지 네타 드립을 치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면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이브 산타클로스 같은 경우이다.

한극 양판소에서 이고깽들이 거의 대부분 기본 소양으로 가지고 있는 능력 중 하나이기도 하다. 90년대 즈음의 이고깽물은 현지 언어를 습득하는 묘사가 짧게나마 있었는데 요즘엔 그런 거 없다. 웃기게도 한국어로 된 말장난을 하는 등 아예 그 동네에서 쓰는 말 자체가 한국어, 일본어인 것처럼 묘사가 되기 때문에 제노글로시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냥 단순한 서술적 편의일 뿐이다.

일본 라이트노벨의 경우는 주로 마법으로 자동 번역이 된다는 치트로 돌파하고 있다. 이쪽도 편의주의인 건 마찬가지.

여러 국적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작품에서 각 캐릭터들이 각자의 모국어를 쓰는데 서로 문제없이 대화가 가능한 묘사가 나오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철권 시리즈.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바우돌리노의 주인공 바우돌리노는 이 능력을 기본으로 갖고 있다. 다만 언어의 난이도에 따라 배우는 데 차이가 있어, 어떤 말은 몇 마디만 들어도 해당 언어 전체를 구사할 수 있는 반면 어떤 말은 익히는 데 며칠 걸린다고 한다. 드물지만 아예 익히지 못한 말도 있었다고...

제노그라시아는 제노글로시를 일본식으로 읽은 것이다.

aespa aenergy에 나온 지젤의 전투스킬이 이것이다.
[불명] 의료진이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자세한 것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