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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28 15:40:26

운명의 돌

파일:스쿤의 돌 02.jpg
에든버러 성에서 촬영·제공하는 운명의 돌의 고화질 사진.
파일:스쿤의 돌.jpg
2023년 4월 2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찰스 3세의 대관식을 앞두고 열린 환영식 당시 촬영된 운명의 돌의 모습.
돌 뒤에 놓인 의자는 옥좌인 '대관식 의자(성 에드워드 의자)'이다.
1. 개요2. 역사
2.1. 전설2.2. 스코틀랜드 정복과 수난2.3. 대관식에의 사용2.4. 현재
3. 대중매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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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운명의 돌(Stone of Destiny) 또는 스쿤의 돌(Stone of Scone)은 스코틀랜드의 퍼스 박물관(Perth Museum)에 있는 납작한 장방형 적색 사암이다. 상부에는 십자가를, 하부에는 역대 스코틀랜드의 임금들을 새겼고 쇠고리 두 개를 달아 양쪽에서 들 수 있게 하였다. 크기는 길이 66 cm, 폭 43 cm, 높이 27 cm, 무게는 152 kg이다.

과거 스코틀랜드의 왕권을 상징했고, 14세기부터 지금까지 다른 왕실 대관보기와 함께 영국 국왕 대관식에 사용된다. 1996년, 700년 만에 다시 스코틀랜드에 반환되었으므로 이제는 대관식이 열리기 전 스코틀랜드에서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옮기고, 대관식이 끝나면 다시 스코틀랜드에 돌려 주어야 한다.[1]

2. 역사

2.1. 전설

영국 스코틀랜드의 성유물로, 전승에는 야곱이 형 에사오를 피해 삼촌 라반이 있는 하란으로 피신하던 도중 잠을 잘 때 베고 잔 돌이라고 한다. 이는 구약성경 창세기 28장 10-22절 사이의 이야기에 대응한다. 다른 전설에서는 야곱이 이집트로 이주할 때 함께 이집트로 가져갔는데, 후에 이집트 공주 스코타(Scota)가 스코틀랜드로 이주할 때 함께 가져왔다고 한다.

스코틀랜드란 명칭의 유래라고 하는 설도 있는데, 스코틀랜드의 실제 유래는 로마 제국에서 아일랜드계 민족을 부르던 명칭 중 하나였던 Scotii와 그들의 땅을 일컫는 Scotia다. 당시엔 기독교가 널리 퍼지기 이전이었으므로 일종의 끼워 맞추기인 셈이다.

2.2. 스코틀랜드 정복과 수난

본래 스코틀랜드의 스쿤(Scone)[2]에 있었으므로 스쿤의 돌이라 불렸다. 기독교 전승 이래 이 돌은 스코틀랜드 왕들의 즉위식에 사용되었다. 역대 스코틀랜드 왕들이 즉위식 때 돌 위에 앉아 왕관을 수여받았으며, 귀족들은 운명의 돌에 앉아 있는 새로운 왕에게 무릎 꿇고 충성을 서약했다고 한다. 이렇게 스코틀랜드의 왕권과 정통성을 상징하는 성물로 사용되다 1296년, 잉글랜드 왕국 에드워드 1세가 스코틀랜드를 정복하고 운명의 돌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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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쿤의 돌을 잉글랜드로 가져가는 에드워드 1세(좌)
에드워드 1세가 제작한 '대관식 의자'. '성 에드워드 의자'로도 불린다(우).

2.3. 대관식에의 사용

이어서 에드워드 1세는 '대관식 의자(cornation chair)'를 제작하여 이 돌을 의자 아래에 넣을 수 있도록 만들었고, 그 뒤 700년 동안 역대 잉글랜드 국왕 및 그레이트브리튼의 왕들은 이 돌이 든 대관식 의자에 앉아 왕관을 수여받았다. 스코틀랜드 입장에선 엄청난 굴욕인 셈이었다. 물론 제임스 1세 이후로는 스코틀랜드의 왕이 잉글랜드의 왕과 겸임하게 되었기 때문에 다시 제자리를 찾은 셈이 되기도 하지만.

1950년 성탄절 당시 이 돌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도난당한 적 있다. 수 개월에 걸친 수사 결과 범인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생들로 밝혀졌고 돌은 스코틀랜드 아브로스 수도원에서 발견됐다. 영국 정부는 돌을 다시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가져왔지만 1996년 에든버러 성에 돌려주었다. '대관식이 있을 때는 빌려준다.'는 단서와 함께. 하지만 스코틀랜드 주민 사이에선 영국 정부가 진짜 돌을 숨겨놓고 가짜 돌을 줬다는 음모론 또한 있는 모양.
파일:대관식 의자 낙서.jpg
파일:스쿤의 돌 낙서.png

대관식 의자 역시 18세기 무렵까지는 웨스터민스터 사원 한 편에 그냥 놓여 있었기 때문에, 사원의 관광객이나 성가대원 등이 방문하여 약간의 돈을 내거나 관리인의 허락만 받으면 마음껏 앉아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나무 의자에 관광객들이 자기 이름을 새기거나 낙서를 하여 현재는 의자 전체가 정체 모를 글귀들로 가득하다. 예를 들면 한 낙서는 'P. 애보트가 1800년 7월 5-6일 이 의자에서 자고 감(P. Abbott slept in this chair 5-6 July 1800)'이라고 쓰여 있다고. # 덤으로 의자에다가 WC 즉 화장실(…)이라고 낙서한것도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이 낙서들이 역사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에 현재 왕실은 지우지 않고 두고 있으며, 대관식 때에는 의자에 새겨진 낙서들이 그대로 중계된다.

2.4.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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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쿤 성 야외에 전시된 운명의 돌의 레플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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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 박물관에 전시된 운명의 돌

1996년 스코틀랜드로 반환된 운명의 돌은 에든버러 성에서 보관 중이었다. 그러다 2019년, 퍼스&킨로스 카운슬(Perth & Kinross Council)은 스코틀랜드 의회에 운명의 돌을 퍼스로 옮길 것을 제안하였고 # 대중 참여(Public Engagement)를 거친 결과[3] 에든버러 성에서 퍼스로 옮겨질 것이 결정되었다. 2024년 3월부터 새롭게 단장한 퍼스 박물관(Perth Museum)에서 보관 중이며, 무료로 관람 할 수 있다. #[4]

모조품을 반환했다는 음모론도 있지만, 음모론이 다 그렇듯 신빙성은 없다. 실제 대관식이 열리면 웨스트민스터까지 이송되고 대관식 후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1세 시절과 달리, 현 영국 국왕은 스코틀랜드 왕이기도 하고 스코틀랜드 왕가의 피를 이어받았기 때문에[5] 스코틀랜드 입장에서는 그다지 굴욕도 아니다. 그리고 법적으로도 현 연합왕국의 왕이 스코틀랜드의 왕을 겸하기 때문에, 운명의 돌 위에서 대관식을 치르는 것이 절차상으로도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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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와 찰스 3세의 대관식.

2023년 5월 6일 찰스 3세의 대관식을 치르면서 오랜만에 웨스트민스터에 돌아와 소임을 다했다.

3. 대중매체에서


* 2010년 영화 킹스 스피치에선 조지 6세의 대관식 리허설 때 조지 6세의 말더듬을 치료한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가 스쿤의 돌을 "의자 밑에 괴어놓은 그냥 돌덩이"라고 까는 장면이 나온다.[6]
사실 이는 라이오넬이 조지 6세의 즉위 의지를 확고히 하도록 자기확신을 주기 위한 일종의 충격요법이었다. "국민들은 내가 말더듬이 조지(George the stemma)라고 비웃을 거요"라고 왕위에 오르기를 두려워하는 버티(조지 6세)[7]가 뒤를 돌아보니, 라이오넬은 아무 말도 없이 스쿤의 돌 위에 올려진 왕좌에 앉아서 버티를 도발한다.[8]
버티가 그 꼴을 보고 "거기 앉아선 안 되오! 그건 스쿤의 돌이란 말이오! 그 왕좌는 에드워드 3세가 앉았던 의자요! 일어서시오!"라고 화를 내지만 "왜요, 그냥 의자인데요? 이 왕좌는 관광객들이 칼로 낙서도 해 놨구만?"라며 다혈질인 버티를 계속 도발한 끝에 버티 스스로 자신이 자유의사를 갖고 용기를 지닌 존재임을 깨닫도록 한다. "내 말을 들어요, 내 말 들으라고!" "아니 아니.. 아까는 당신이 왕 노릇 하기 싫다며? 왜 당신이 나한테 명령하는 걸 들어야돼? 시간 아깝게."라고 계속 긁어댄 끝에, "'Cause I have a voice!(그건 내가 자유의사를 지녔으니까!)"라고 내뱉은 후 현타스스로가 자유 의지를 지닌 주체임을 깨닫는 버티( 콜린 퍼스 분)에게 아빠미소(...)를 지으며 'Yes, you do."(그래, 그러셔야지요.)라고 하는 라이오넬 로그( 제프리 러시 분)의 대사가 일품이다.


[1] 찰스 3세의 대관식이 있었던 2023년에는 에든버러 성에서 보관 중이어서 에든버러에서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옮기고, 대관식이 끝난 후 에든버러로 되돌아 왔지만 후술하듯이 2024년 3월부터는 퍼스에서 보관 중이므로 다음 영국 국왕의 대관식 때는 퍼스에서 출발해 퍼스로 되돌아 올 것으로 예상된다. [2] 스코틀랜드 퍼스& 킨로스(Perth and Kinross)에 있는 마을이다. [3] 유효 응답자의 75%가 퍼스에서 보관할 것을 선호하였고, 10% 정도가 퍼스나 에든버러에서, 10% 이하가 계속 에든버러 성에서 보관할 것을 선호하였다. # [4]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촬영은 허용되지 않는다. [5] 튜더 왕가가 단절된 이후 스코틀랜드 왕이 잉글랜드 왕을 계승하여 겸하게 되었다. 즉, 모든 영국 왕들은 스코틀랜드의 스튜어트 왕가의 후손이다. 하노버 왕가로 넘어가면서 좀 촌수가 멀어졌지만, 어쨌든 메리 여왕의 후손이다. [6] 상기한 것처럼 스쿤의 돌은 1996년에 에든버러 성으로 반환되었기 대문에 1936년 대관식 당시에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그대로 있었다. [7] 앨버트의 애칭, 조지 6세의 풀네임은 앨버트 프레드릭 아서 조지(Albert Frederick Arthur George)이다. [8] 영화 내내 나오는 얘기지만 조지 6세는 실제로도 왕위에 오르기를 주저했다. 영화는 조지 5세에게 양육중에 당한 강한 심리적 압박과 강압적인 안짱다리 교정, 그리고 그로 인한 말더듬 증세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잘 그려져 있다. 이 당시 형인 에드워드 8세 심슨 부인과의 염문 때문에 갑작스런 자진퇴위를 해 버렸고, 이 때문에 영화에서는 대관식 전의 버티가 "난 그냥 해군 장교일 뿐이라고, 난 왕이 아니야"라며 부인 앞에서 울기까지 한다. [9] 외형은 따로 구현하지 않아서 인게임의 유물 외형을 그대로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