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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16 21:35:56

엘긴 마블

엘긴 대리석 조각군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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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영박물관에 전시된 엘긴 마블들 중 하나.

1. 개요2. 상세3. 기타

1. 개요

영국의 토마스 엘긴이 반출한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대리석 부조 조각. 파르테논 대리석 조각군이라고도 불린다.

2. 상세

토마스 브루스 경은 엘긴의 제 7대 백작(엘긴 백작)으로 그리스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고 있던 시기였던 1799년부터 1803년 사이 오스만 제국 주재 영국 대사를 역임했다. 그는 오스만 제국의 모호한 허가를 받아 아크로폴리스에서 대리석 조각들을 떼어낼 이권을 얻었다. 1801년에서 1812년까지 엘긴의 대리인들은 프로퓔라이아와 에렉테이온의 조각상과 건축 장식과 더불어 파르테논 신전의 현존하던 대리석 조각 중 거의 절반 정도를 영국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이 조각들은 대영박물관에 기증되었다. 이후 파르테논 조각상을 가져간 대가로 영국에서는 시계탑을 지어 주었는데 1884년 화재로 건물이 무너졌다.

단순히 위의 설명만 읽으면 엘긴이 약탈을 저질렀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기에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당시 파르테논은 1687년 오스만이 화약창고로 쓰다가 베네치아에게 공격받아 폭발한 이래 폐허가 되었고, 남은 주변의 잔해들이나 조각상들은 사람들이 갈아서 건물 재료로 쓰려고 하는 등 보존상태가 엉망이었다.[1] 문화재가 훼손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엘긴은 7만 파운드라는 거금을 사비로 들여서 오스만 쪽 인사들을 매수하고 상당량의 잔존 조각상들을 적자를 내면서까지 영국으로 반출시켰다. 그런데 정작 본국에서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이전부터 엘긴이 대사로 근무할 당시 파르테논 조각상의 본을 뜨고 스케치할 미술가 몇 명을 고용할 비용을 정부의 고위층에게 요청했으나 무시할 정도로 무관심했다. 오히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영국에 파는 것보다 더 높은 금액에 매입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엘긴은 전부 거절했다.

오스만 제국은 당시 이교도의 유산으로만 치부하고 묵인해줬기에 이렇다할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에게서 독립한 뒤로 문제가 불어졌다. 그리스 정부는 과거 영국이 약탈해간 파르테논 신전의 부조조각의 환수를 요구했지만 영국 측은 현재의 그리스가 독립하기 전에 당시의 합법적인 주인인 오스만 측과의 합의 하에 사왔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이후로 점점 잊혀져 가던 도중 1962년 그리스의 영화배우이자 정치가인 멜리나 메르쿠리가 영국을 방문하던 도중 대영박물관에서 전시중인 엘긴 마블들을 발견했고 조각품들의 그리스 반환 운동에 앞장섰다.[2] 이때부터 그리스는 다시금 영국으로부터 엘긴 마블의 환수를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엘긴 마블이 돌아오면 전시할 박물관도 미리 지어 놓았다.

일각에서는 2011년에 한국에 외규장각 도서를 임대형식으로 사실상 반환한 프랑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이탈리아군이 약탈해간 악숨 오벨리스크 에티오피아의 고대 유적들을 2005년 에티오피아에 조건 없이 반환한 이탈리아처럼 영국도 그리스에게 이 유물들을 돌려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2018년에도 그리스 총리가 요구했지만 영국의 태도가 변하지는 않았다. 2019년에도 그리스 대통령이 엘긴 마블의 반환을 요구했다. #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엘긴 마블을 돌려주면 지금까지 한 번도 해외에서 전시된 적이 없는 그리스 유물들을 영국 런던에서 전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 그러나 양국의 의견차로 갈등이 생겼다. 기사 요약하면 그리스가 엘긴 마블을 대여라도 해달라는 요구에 영국이 대여 전에 영국이 엘긴 마블을 소유했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조건을 걸어 그리스에서 반발한 것이다.

중국도 그리스를 지지하고 나섰다. # 중국도 마찬가지로 둔황이나 원명원 등 여러 역사적인 장소가 서구열강에게 약탈당하면서 수많은 문화재가 해외로 반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리스 독립 200주년을 기념하는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를 거절하였다. #

2022년 12월에 교황청이 3점을 그리스에 반환하기로 했다. #

2023년 들어서는 엘긴 마블 일부분을 단기로 잠시 빌려주는 형태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르테논 신전과 관련한 조각 중 3분의 1 수준까지만 우선 빌려준 뒤 그리스가 영국에 다시 돌려주면 더 많은 조각을 그리스를 보내는 식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영국 법에 의하면 영국이 소유한 소장품을 영구적으로 반환할 수 없는 대신 단기 대여 형식으로 그리스에게 잠시 빌려주는 단기 대여 형식을 취하고 있다. #

3. 기타



[1] 사실 고대 건축물을 건축자재로 쓰기 위해 훼손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빈번했다. 과거에는 문화재 보존에 관한 의식이 없다시피했기 때문이다. 콜로세움이나 피라미드, 만리장성이 그런 식으로 훼손되었다. [2] 메르쿠리는 간절히 원하던 엘긴 마블 환수를 이루지 못한 채 1994년 74살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