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 Pocket, Vertical draft
1. 공기 중에 생기는 것
대기 중의 공기 밀도는 일정하지 않다. 특히 항공기가 다니는 높은 고도에서는 갑자기 공기 밀도가 낮은 곳에 들어갈 수가 있는데, 이렇게 주변보다 공기 밀도가 눈에 띌 만큼 낮아 기압이 낮은 곳을 에어 포켓이라고 한다.항공기가 에어 포켓에 들어가면 마주치는 공기의 질량이 적어져 동일한 속도에서도 양력을 적게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칫 수백 미터 정도를 문자 그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 아예 높은 고도를 날아가는 수송기나 여객기같은 대형기나 강력한 추력으로 고속으로 비행하는 전투기[1], 아니면 정말 가벼운 행글라이더 같은 경우라면 고도를 회복하는 것이 크게 힘들지 않지만 어중간한 고도, 특히 산악지대를 날아가는 경비행기나 초소형 항공기같은 경우 추락사고를 당하기 쉽다. 실제로 에어포켓 지형인 아프리카나 중앙아시아의 경우 경비행기가 사고를 당한 뉴스가 나온다.
2. 선박이 침몰하였을 시 발생하는 공기로 찬 구획
배가 침수, 침몰, 좌초되거나 전복당했을 시 선체 내부구조에 갇힌 공기방울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정방향으로 침수됐다면 아래쪽으로만 뚫리고 나머지 방향이 모두 막힌 천장 구조물이, 전복당했다면 바닥에 뚫린 구멍 등이 에어 포켓으로 작동한다. 적당히 큰 에어 포켓이 형성되면 배 안에 갇힌 생존자가 구조대가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으며 실제 생존 사례도 있다. 다만, 물 속에서 산소가 추가로 공급되지는 않으므로, 생존자가 호흡을 할 수록 산소는 부족해지고 이산화탄소로 가득 차게 된다. 따라서 생존자의 수 및 심리상태, 구조까지 걸린 시간에 따라 생존 여부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에어 포켓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면 세수대에 물을 받아놓은 뒤 투명한 컵을 뒤집은 채 수직으로 물 속에 잠길 정도로 넣어보면 컵 안의 공기 때문에 물이 컵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는데 그게 에어 포켓이다. 스피드스택스 컵처럼 구멍이 있는 컵을 쓰면 에어 포켓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해당 원리를 이용한 간이, 혹은 반영구적 장치가 바로 다이빙 벨이다.[2]
2.1. 사례
2000년 쿠르스크 함 침몰사건 당시에는 갑압선체 덕분에 에어포켓이 형성되어 이론적으로는 함체 후방에 생존자들이 약 9일 정도 버틸 수 있었다고 추정했으나, 러시아 정부의 서방 측 지원 거부로 인한 구조 작업 지연과 당시 생존자들이 이산화탄소 제거 카트리지를 사용하던 도중 카트리지를 떨어뜨려 화재가 발생하면서 산소 부족으로 사고 8시간 만에 전원 사망하여 이론적 생존 시간의 의미가 없게 되었다.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당시 또한 실종자의 전원 사망이 확인되기 전 밀폐된 객실에 갇힌 장병들이 에어 포켓에 의지해 69시간 가량 생존할 수 있다고 하여 국민들에게 잠시나마 희망을 주었지만 결국 에어 포켓은 없었고 사망한 장병들은 침몰 당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사실 쿠르스크 함 침몰사건 당시와 같은 잠수함도 아닌 일반 수상함의 경우에는 밀폐가 그리 잘 되지 않아서 에어포켓이 만들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3] 에어포켓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 생존자가 들어간다고 해도, 대부분의 경우 산소 부족과 식량 부족, 체온 저하로 오래 살아남기는 힘들다. 세계적으로 보면 선박 침몰 사고는 적지 않은데 그 가운데 에어포켓이 만들어져서 살아날 수 있었다는 사람이 나온 사례는 정말 거의 없다.
침몰한 배에서 에어포켓에 남아 생존하려면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넓은 공간이 완전 밀폐되어야 하고 + 배가 침몰하는 상황에서도 그 사람의 몸은 물에 젖지 않아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하지 않아야 하며 + 에어포켓의 크기와 인원수에 따라 생존할 수 있는 기간 내에 잠수부가 에어포켓의 위치와 생존자를 확인하고 진입에 성공해야 하며 + 기간이 길어진다면 물과 식량, 공기 등이 충분히 제공되어야 하고 + 무엇보다 에어포켓 내부에 생존해 있는 사람은 전문 잠수부도 견디기 어려운 바닷속의 기압과 조류 등을 견디고 탈출할 수 있는 체력, 기력이 남아 있어야 한다. 이 모든 조건이 갖추어져서 생존자가 구출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 수밖에 없다.
2013년 5월 28일에 나이지리아 근해에서 배가 침몰한 일이 있어서 남아프리카 스쿠버다이빙 팀이 시신을 회수하는 일을 맡아 침몰한 뱃속을 수색하고 있던도중 놀랍게도 배에 탑승한 주방장 해리슨을 발견했는데 에어포켓에서 3일동안 생존한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20시간을 버틸 공기밖에 없었는데 수심이 몇십 미터 아래라서 수압이 3기압이었기 때문에 공기가 3배로 압축, 즉 60시간을 버틸 공기로 양이 늘어서 생존할수 있었던 것이다. 3일동안 오직 탄산음료 1개로 버텼던 해리슨은 구조 과정에서 기절까지 했지만 다이빙벨을 이용한 구조로 무사히 수면으로 나올 수 있었다. 배의 12명의 승무원 중 유일한 생존자가 된 그는 잠수부 되는 과정을 밟고 있다고 밝혔다. #
2017년 12월 3일 인천 앞바다에서 발생한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에서 배에 갇힌 낚시객 3명이 에어포켓에서 버팀으로써 생존하여 구조될 수 있었다고 한다. #
2021년 2월 21일 경북 경주 인근 해상에서 어선 전복 사고가 일어났다. 선원 6명이 실종되었는데 그 중 한명이 에어포켓에서 40시간을 버텨내었고, 해경구조대원에 구조되었다. #
2.1.1. 선박 이외의 경우
배가 아니라 눈사태, 산사태, 지하공간 침수 등의 상황에서도 에어 포켓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기존의 주거용 건물이 눈이나 흙 등에 깔리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며 물 속과 달리 빈틈으로 공기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생존자들의 생존률을 확연히 높여줄 수 있다. 심지어 6명이 한 에어 포켓에 모여서 불까지 피우고 40시간을 버텨낸 사례도 존재한다. #2022년 9월 6일, 선박은 아니지만 포항시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태풍 힌남노로 인해 침수된 지하주차장에서 에어포켓 덕분에 13시간 만에 구조된 사례도 있었다. #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 문서 참조.
자연적으로 물 아래에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깎여나간 바위 아래쪽이나 해저동굴에 기체가 모이기도 한다. 다만 그 기체가 산소인지 독가스인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들이마시는 건 위험하다. 대충 이런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