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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8 16:52:17

에리히 슐츠

파일:창모 에리히.jpg

1. 개요2. 상세

1. 개요

창세기전 2의 등장인물. 아스타니아의 템플러이자 어스퀘이커. 작중 시점 법왕기사단장이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서 담당 성우는 이현.

2. 상세

아스타니아의 3대 실력자 중 한 명으로, 나머지 두 명은 루벤스 하이젠버그 공왕, 반 다이크 추기경.

처음에는 별 비중이 없다. 이올린 팬드래건 트리시스 원정 때 연합군으로 같이 갔다가 별 활약없이 패배하고 포로로 잡힌다.

흑태자가 돌아오자 포로에서 풀려나 아스타니아로 돌아오게 되는데, 에리히가 포로로 잡혀가 있을 때 랜담 켈빈스가 1급 마장기 가리우스를 몰고 싸워 아스타니아를 방어하고 돌아오자 그를 질투하여 템플러에서 쫓겨난 자격이 없는 자가 가리우스를 무단으로 움직였다고 비난한 뒤 쫓아낸다.

여기에서 끝났으면 괜찮았을 텐데, 랜담을 쫓아내고 나자 눈에 뵈는 게 없어졌는지 하이젠버그 공왕을 유폐하고, 떠나가는 랜담을 뒤쫓아 죽이려고 한다.

랜담은 팬드래건 왕국 라시드 팬드래건에게 몸을 의탁하고, 에리히는 정신이 완전히 나간 건지 가리우스를 몰고 와서 랜담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데 가리우스가 에리히의 컨트롤을 거부한다. 화가 난 에리히는 뜬금없이 제국의 데블족의 특기인 그리마로 변신해 아론다이트에 대항하지만 결국 죽고 만다. 갑자기 그리마 변신을 했고 창세기전 외전 템페스트 메뉴얼의 연대기에도 '암흑신'으로 변했다는 문구가 있어, 에리히가 베라딘 일파 중 하나인 제물의 알하스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이후 제작사에서 내놓은 공식 위키에서 에리히=알하스마 설을 부정했다. 에리히는 순수 데블족이 아니고 어머니 쪽이 데블족 출신인 혼혈이었고, 때문에 그리마도 순수 데블족의 그것에 한참 못 미친다고 한다.

이야기의 전개나 마무리가 좀 허무해서인지[1],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이도경의 창세기전 2 팬픽에서는 랜담과 에리히가 젊었을 적에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으나 여자 때문에 사이가 갈라진 것으로 그려졌다.[2][3] 당시 팬덤 내에서는 해당 소설이 상당히 영향력이 컸던 데다,[4] 원작에서의 에리히의 심경묘사가 워낙 개연성이나 설득력이 부족했던지라, 팬덤 내에서 에리히와 랜담이 모종의 이유로 젊은 시절부터 앙숙관계였다는 인식은 꽤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특히나 창세기전에서는 여자 문제로 인간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경우는 매우 흔하기에 의구심은 커녕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던 것이 컸다.

리메이크판인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서 그가 게이시르 제국 출신이자 동시에 칼 대제가 서거하기 전 파견한 스파이로 드러났다. 그를 받아들인 랜담을 비롯한 아스타니아인들 모두 에리히가 망명한 제국인인 것은 알았지만, 처음부터 스파이인 것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를 파견한 칼 대제가 서거함과 동시에 흑태자가 제국 내정의 혼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그의 존재는 잊혀지고 말았다. 에리히의 파견작전은 극비 중의 극비였던 지라, 칼 대제를 비롯한 극소수만 알고 있는 사실이었기 때문.[5] 즉, 에리히는 사실상 제국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수준이 아니라, 아예 제국 내에서 기록말살되었다.

절망한 에리히는 자신이 스파이였다는 모든 물증을 지우고 법왕기사단에서 출세하기 위해 노력했다. 제국에게서 버림받다시피한 에리히에게 이제 남은 선택지는 아스타니아에서 자리를 어떻게든 잡는 것 이외에는 없었기 때문. 이후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에리히는 결국 제국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성광기사단장의 자리까지 올랐다. 이때, 에리히가 출신 성분 문제로 아스타니아 사람들 사이에서 경원시될 때 그에게 손을 내밀어준 이가 바로 랜담이다.

에스겔력 1195년, 아스타니아에서는 데온 공작이란 인물이 루벤스 하이젠버그 법왕 축출을 노리고 반란을 일으키려다 발각되어 부하들과 함께 요새 하나를 점거하고 주민들을 인질로 농성하였다. 신위기사단장 랜담은 잠입을 시도하여 인질들을 구하려 했지만 불을 지른 데온 공작에 의해 실패하고 한쪽 눈을 잃었다. 직후 데온 공작은 에리히의 포위망을 뚫고 당시 법왕기사단장이었던 알론조를 살해했다. 결국 데온 공작은 랜담과 에리히에 의해 처단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벌어진 많은 실태에 대해 제국 출신이란 약점으로 더 중한 죄를 받는 것이 두려워 모든 책임을 랜담에게 뒤집어씌웠다.

이후 트리시스 원정 전까지 법왕기사단장으로 승승장구하나 결국 원정 실패와 함께 포로로 암흑성 지하 감옥에 수감된다. 그러나 칼 대제의 기록을 바탕으로 에리히가 스파이로 파견된 것을 알고 있던 베라딘이 직접 찾아와 그의 정체를 이올린에게 폭로할 것이라 압박하고, 그를 부추김과 동시에 그리마화할 수 있는 결정체를 넘겨준다. 이후로는 원작처럼 하이젠버그 법왕을 유폐하고 반란을 일으켜 그리마화했다가 죽음을 맞았다.

리메이크에서는 뜬금없는 반란을 일으켜 어이없는 최후를 맞은 원작의 스토리를 훨씬 개연성 있게 보완하여 나름의 서사와 캐릭터성이 확립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제국 출신의 스파이였지만 아스타니아에 정착한 이후 자신이 피를 깎는 노력으로 법왕기사단장에 오르고 실버애로우를 위해 싸운 마음 역시 진심이었던 부분,[6] 친구인 랜담을 모함하면서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하고 후에 돌아온 랜담을 제거하려는 움직임 역시 제국 출신이었던 자신이 입지를 잃게 되면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지기에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생존의 몸부림이었다는 당위성이 부여되었다.[7]

비록 옳지 못한 행동으로 비극적인 말로를 걷긴 했지만 그 행동의 이유는 어디까지나 정착할 곳을 얻고 살아남기 위한 필사적인 생존본능이었던 만큼, 친구였던 랜담도 그의 심정을 어느정도 이해하며 마지막에는 편히 쉬라는 애도를 하며 보내주는 깔끔한 마무리가 이루어졌다. 따지고 보면 오랜 세월이 지나 이루어진 크나큰 설정 변경이고, 창세기전 팬덤은 상당히 보수적인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팬들은 해당 스토리에 대해 불만은 커녕 오히려 잘 만들었다는 호평이 많을 정도.


[1] 이야기의 상당 부분이 좀 잘린 감이 있다. 사실 창세기전 2는 용량 관계상 잘린 부분이 의외로 많다. 알시온의 아바레스트 발굴 이벤트가 대표적. [2] 정확히 오해 때문이었는데 이도경의 창세기전 2 팬픽에서는 에리히가 그리마로 변신한 것이 데블족과의 사생아라 설정이 있다. 이 때문에 가족과 랜담 외에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철저하게 감추고 살았으나 여자쪽 집안에서 에리히의 출신에 대해 의심하게 되자 그것이 랜담이 폭로한 것이라 오해한 것으로 나온다. [3] 사실 진상은 에리히랑 결혼하기 싫었던 여자가 폭로한 것 [4] 당시는 아직 오피셜과 팬픽을 칼같이 긋는다는 개념이 잘 없던 시대였다. 그래서 어떤 IP든 잘 구성된 팬픽/스핀오프의 설정과 원작설정이 혼동되는 경우는 매우 흔했다. 가령 드래곤볼 GT 드래곤볼 구극장판이 정사 설정으로 혼동되어서 어거지로 끼워맞추던 것이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다. [5] 구체적으로 작전의 전모를 아는 사람의 규모가 언급되진 않지만, 극소수인건 확실하다. 이 정도라면 혼란스러운 제국 내전 당시 전부 사망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으며, 최악의 경우 에리히는 황제에게서 직접 밀명을 받은 특수요원이라 칼 대제 한명만 알고 있었을 수도 있다. 베라딘조차도 에리히의 정체를 알게 된 계기가 공문서 같은 게 아니라 칼 대제의 기록이라고 말할 정도였기에. [6] 에리히는 과거 제국 침공 당시 가리우스에 탑승하여 아스타니아를 지켰는데, 만약 에리히가 진심이 아니었다면 가리우스는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아스타니아로 망명한 이후 에리히는 정말로 아스타니아에 대한 진심어린 애국심을 갖고 있었고, 랜담 또한 그렇기에 가리우스가 에리히에게 힘을 빌려주었을 것이라 이야기할 정도. 반대로 에리히가 완전히 타락하고 사리사욕을 위해 가리우스를 움직였을 때에는 가리우스가 에리히를 거부했다. [7] 랜담이 말하길 자신이니까 추방으로 끝난 거지, 만약 제국출신에 기반도 없는 에리히가 그대로 책임을 졌다면 파문을 당했을 것이라고 스스로 이야기하면서 에리히를 이해할 정도였다. 종교국가인 아스타니아에선 파문은 그 어떤 형벌보다 가혹한 중벌로 여겨진다. 가령 랜담이 받은 추방형의 경우엔 법왕기사 신분이 아닌 용병대장 신분으로는 아스타니아의 출입에 딱히 제한이 걸리지 않았지만, 파문을 당하면 그조차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갈 곳이 없는 에리히에게 있어서 이는 생사가 걸린 막중한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