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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영화)/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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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第一部2. 第二部3. 第三部

1. 第一部

영화는 숙희의 시점으로 시작되는데, 1930년대 일제강점기 한반도, 유명한 도둑의 딸이자 고아인 남숙희( 김태리)는 소매치기를 통해 번 돈과 버려진 아기를 주워서 키운 다음 일본 부잣집에 팔아넘기며 번 돈으로 근근이 살고 있다. 그때 숙희와 다른 도둑들이 함께 살고 있는 장물아비의 집에 후지와라 백작(하정우)이 찾아온다. 백작은 이즈미 히데코(김민희)라는 돈 많은 일본 여자를 꼬셔서 결혼한 뒤 히데코를 강제로 정신병원에 넣어 전재산을 차지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숙희가 히데코의 집에 하녀로 들어가 히데코가 백작을 사랑하도록 꼬드겨주면 히데코의 예물을 전부 숙희에게 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숙희는 예물뿐 아니라 거액의 돈까지 받는 조건으로 백작의 음모에 가담한다.

히데코는 자신의 후견인 이모부 코우즈키(조진웅)와 함께 살고 있는데, 이모부와 함께 '낭독' 연습을 하거나 집 근처를 산책하는 게 사실상 하루 일과의 전부이다. 코우즈키는 본래 조선인이나, 한일 강제합병 때 일본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서 그 대가로 금광 채굴권을 따낸 것으로도 모자라, 일본을 동경해 아예 일본인이 되고 싶은 마음에 일본인 여자, 즉 히데코의 이모와 결혼까지 하고 성씨도 아내의 일본 성씨로 바꿨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는 죽었고, 현재는 히데코의 재산을 차지할 목적으로 처조카임에도 불구하고 히데코와 약혼한 상태다.

숙희는 히데코의 저택에 도착한다. 대문에 도착하자 숙희가 잠에서 깼는데, 운전기사가 "아직도 집은 한참 더 가야 하니 더 자도 괜찮다"고 말할 정도로 큰 저택이다. 건물은 일본식, 영국식, 한국식 양식이 혼재돼 있다. 여집사 사사키(김해숙)는 숙희에게 타마코라는 일본식 이름을 지어준다. 그날 밤 악몽을 꿨는지 히데코가 발작을 일으키고, 숙희는 그런 히데코를 진정시키려고 방에 들어갔다가 히데코를 처음 만난다. 정신을 차린 히데코는 " 벚나무에 목을 매달아 죽은 이모의 유령이 가끔 나타난다"고 말한다.

다음 날 숙희는 히데코에게 정식으로 자기 소개를 한다. 이때 숙희가 히데코의 얼굴을 처음으로 제대로 보고는 내레이션으로 "옘병, 예쁘면 예쁘다고 미리 말해줘야 할 거 아냐. 사람 당황스럽게시리."라는 명대사를 던진다.[1] 히데코는 "이 저택에는 빛이 거의 안 들어오는데[2] 이 집을 사랑할 수 있겠느냐?"고 묻고, 숙희가 선뜻 대답하지 못하자 "맘에 없는 말은 못하는 성격이네"라고 말하며 살짝 웃는다.
숙희는 백작이 조작한 하녀 추천장을 히데코에게 내밀지만, 히데코는 "이모부와의 낭독 연습 시간만 되면 머리가 아파온다"며, 읽기 싫으니 숙희에게 직접 읽어달라고 한다. 낭독 때문에 일본어 또한 지긋지긋하다며, 숙희와 단둘이 있을 때는 일본어도 쓰지 않는다.[3] 하지만 글을 모르는 숙희는 편지를 읽지 못하고, 히데코는 "글 같은 거 배우면 그만이고, 욕을 해도 좋고 도둑질도 해도 좋은데 나한테 거짓말만 하지 마"라고 당부한다. 히데코는 이모부와의 낭독 연습을 위해 떠나면서, 숙희에게 "정오가 되면 꼭 와서 문을 두드려 달라"고 말한다.

히데코가 나가자 숙희는 이때다 싶어 아가씨의 방을 뒤지다가 옷에 싸여서 보관돼 있던 금속 방울과, 녹색 상자 안에 든 굵은 밧줄[4]을 발견한다. 며칠 후 후지와라 백작이 저택을 방문해 "유럽의 귀족들은 기본적으로 그림을 배운다"면서 히데코에게 그림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하루 이틀이 지나며 히데코는 점점 백작에게 빠져들고, 숙희는 그런 히데코를 가엾게 여긴다. 백작에게 청혼받은 당일 저녁, 히데코는 "악몽을 꿀 것 같다"며 숙희를 방에 불러들이고 "결혼 첫날 밤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쑥맥인 히데코가 답답했는지, 숙희는 먼저 사탕을 먹은 다음 히데코에게 키스를 하며 "후지와라 백작과 이렇게 해보라"며 연습시킨다. 그러다 둘 다 흥분해, 결국 키스에서 끝나지 않고 조금 더 멀리 간다.

후지와라 백작이 히데코에게 "일본으로 도피 후 결혼하자"고 제안했으나, 상당히 망설이던 히데코는 결국 "숙희와 같이 동행하는 조건으로 결혼하겠다"고 한다. 도주의 실행은 바로 이모부가 지방에 일주일간 외출을 하는 날이었다. 외출 직전, 이모부는 히데코에게 "지하실을 절대 잊지 말아라"라고 협박한다.
무사히 일본으로 도주한 후지와라 백작과 히데코는 절에서 결혼식을 올렸다.[5] 서로 결혼반지를 교환할 때, 히데코는 어떤 물건을 후지와라에게 받는다.
그리고 결혼 첫날 밤, 숙희는 여관 옆방에서 히데코의 신음소리를 듣고, 다음날 이불에 묻어있는 혈흔을 발견한다. 백작은 재산을 정리해야 한다며 여관을 자주 비우고, 숙희는 조금 변한 듯한 히데코를 보며 그녀가 정말로 미쳐버리지는 않을까 걱정한다. 결국 파견 온 정신병원 직원들에게 "후지와라 히데코 백작부인께서는 적절한 보호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증언하고, 사기극 계획을 완성시키고자 후지와라와 숙희는 히데코를 입원시키려고 다 같이 정신병원에 방문하는데…

오히려 간호사들이 숙희를 "후지와라 백작부인"이라 부르며 붙잡고 입원시키려 한다. 히데코는 갑자기 하녀 흉내를 내며 숙희를 히데코라 부르면서, 그녀가 조선인 하녀라는 망상을 한다고 누명을 씌운다. 덤으로 까막눈인 숙희에게 그녀의 이름을 쓰는 법을 가르칠 때, 히데코라고 써놓고 타마코라고 읽는다고 알려줬다. 또한 이 시점에서 히데코가 쓰는 일본어는 사투리 억양. 한국어 자막도 충청도 사투리에 가깝게 번역한다. 입고 있던 옷도 히데코의 경우 일본에서 하녀들이나 여성들이 집안일을 할 때나 입던 옷이고, 숙희는 히데코가 준 아가씨 옷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엔 숙희가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다. 이때 숙희는 다음과 같은 독백을 읊는다.
"우리 이즈미 히데코 아가씨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그분은 처음부터 그냥 나쁜 년이다."

2. 第二部

영화는 히데코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돌아가는데,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세상 물정 모르는 줄 알았던 히데코는, 애초에 숙희가 하녀로 들어오기 훨씬 전부터 후지와라 백작을 알고 있었고, 숙희를 속여 정신병원에 넣은 것도 둘이 꾸민 일이었다. 숙희가 히데코가 되고 히데코가 숙희가 됨으로써, 이모부의 추적을 피하고 재산을 반으로 나눌 계획이었다. 순수하게 보였지만, 사실 히데코는 어렸을 때부터 이모부에게 물리적, 정신적, 성적 학대[6]를 받으며 자랐고 머리가 비상했다. 이모부가 선호했던 건 변태적인 음란 서책이고, 부인과 조카인 히데코에게 음란 서책을 몇몇 사람 앞에서 낭독시키는 걸 매우 즐겨했다.[7] 야설을 마음속으로 읽는 것도 아니고 소리내어 읽는다고 생각해보라. 아무도 없는 장소에서 읽는 것도 아니고 여러 이성들, 그것도 그 분야에 쾌락을 느끼는 변태들 앞에서 말이다.[8] 불쾌하고 지긋지긋한 감정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런 지겨운 인생을 살아 온 이모는 벚나무에 목을 매달아 죽고 히데코는 감정에 손상을 심하게 입었는데, 히데코와 결혼해서 재산을 차지하려는 후지와라 백작도 "히데코의 감정으로는 결코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고 계획을 변경할 정도다.

결국 히데코의 이모는 목을 매달아 자살하고[9], 그 후 음란 낭독극은 모두 히데코가 도맡아 하게 되었다. 말이 낭독이지, 책의 일부 대목을 연기하거나 책에서 묘사된 체위도 직접 마네킹을 이용해 보여주기도 한다. 후지와라 백작은 이모부와 히데코의 낭독극을 보러 온 몇몇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이모부에겐 수준급의 그림 솜씨로 위작 제작에 능한 상류층 행세를 하며 집안을 들락날락거리기 시작한다. 여기서 이모부의 전 부인이 사사키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코우즈키는 일본인과 결혼하기 위해 사사키를 버렸지만, 잠자리를 함께 하거나, 어린 히데코가 사사키를 때리자 크게 훈육하는 등, 사실상 부부 관계로 지내고 있었다.

백작은 밤 늦게 히데코를 불러냈다. 처음부터 히데코가 절대로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걸 알고 있던 백작은, 재산을 반으로 나누는 대신 히데코에게 자유를 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리고 히데코는 이모부가 자신을 못 찾게끔, 희생양 한 명을 자신으로 위장시켜 병원에 넣고, 그 희생양의 신분으로 위장해 자유를 얻을 계획을 세운다. 알다시피 그 희생양은 숙희로 정해지고, 숙희는 히데코와 백작의 함정에 걸려든 것이었다.
허나 오로지 숙희를 이용할 생각이었던 아가씨 히데코는, 점점 숙희에게 마음이 기울게 된다. 자신을 걱정해주고, "아가씨를 낳다가 돌아가신 어머니는, 아가씨를 낳고 분명 후회는 없었을 것"이라 말해주는[10] 숙희의 순수한 모습에 끌리게 된 것이다. 숙희와 히데코가 처음으로 섹스를 할 때도 커닐링구스에서 끝나지 않았고, 평생 야설을 낭독하면서 그렇고 그런 쪽으로 간접적인 지식을 많이 쌓아왔던 히데코가 리드해 69 좌위, 가위치기까지 했다.[11] 관계 이후에 이 둘은 사실상 연인 관계나 다름없는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1부에서 나온 것처럼 숙희를 숲에서 다그친 후지와라 백작은, 그 모습을 몰래 지켜보던 히데코에게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연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숙희가 또 저렇게 못한다고 한다."라고 말한다. 히데코는 이에 숙희와 마찬가지로 자신도 더 이상 못 하겠다고 말한다. 이에 꼭지가 돌은 후지와라 백작은, 숙희가 히데코를 일컫어 '젖꼭지를 잡아당겨도 아무것도 모를 쑥맥'이라고 하는 것을 언급하면서 "숙희의 말에 따르면 '가련해서 몇 번 잘해주었더니 질질 싸더라. 정말 갖고 놀기 쉽다'고 하더라."라며 히데코를 감정적으로 동요하게 한다.

이후, 히데코는 숙희의 진짜 마음을 알고 싶은 것인지, 발 안마를 해주던 숙희에게 "내가 정말로 후지와라 백작이랑 결혼하기를 바라느냐?"고 묻고 이에 숙희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자신이 사랑했던 숙희가 자신의 신뢰와 사랑을 배반했다는 배신감에 사로잡혀 눈물을 흘리며 숙희의 뺨을 때리고 숙희를 다시 하녀의 방으로 몰아붙인다. 정말 사랑했던 숙희에게 배신당한 느낌에 진짜로 화가 난 듯하다.

이때 김민희의 연기가 압권이다. 하녀의 방에서 울고 있는 숙희를 뒤로 하고 눈물을 흘리던 히데코는, 벚나무에 목을 매달아 자살할 목적으로 밧줄을 꺼내서 밖으로 뛰쳐나간다. 사랑했던 숙희한테도 버림받은 느낌에 좌절하고 화가 나서 자살을 시도한 것일 수도 있겠으나, 동시에 후지와라 백작의 계획을 무산시키고 숙희를 구하려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녀의 방에서 나온 숙희도 밧줄이 사라진 것을 깨닫고는[12] 히데코가 자살하러 나갔음을 직감하고, 그 벚나무로 달려가 목을 매달려는 히데코를 밑에서 잡아서 울며 불며 죽지 말라고 사정하며 잘못했다고 한다. 다 알지만 마지막으로 숙희의 마음을 확인하려는 듯 히데코는 뭘 잘못했냐고 묻고 숙희는 후지와라 백작이 자신에게 시킨 일을 전부 다 히데코에게 사실대로 고한다. 이때, 숙희야, 내가 걱정 돼? 난 네가 걱정돼.라는 명대사를 하며 히데코도 자신 역시 후지와라 백작과 짜고 사실 숙희를 정신병원에 감금할 목적이었다는 것을 말하며 서로의 계획을 사실대로 털어놓는다. 이때 자신을 이용하려 한 백작에게 분노한 숙희가 화를 내다가, 히데코를 받치고 있던 손을 놓는 바람에 히데코를 죽일 뻔한 장면이 개그 포인트. 그리고 둘이서 백작을 이용할 계획을 세운다.

1부의 마지막 부분에서 숙희가 정신병원에 들어간 것도, 실은 그녀들이 백작을 속이기 위한 계획의 일부였던 것이다. 야반도주하던 날의 밤, 히데코는 숙희를 그 동안 자신이 낭독회를 했던 서재로 데리고 가서 문어와 해녀 위장 그림[13]이 있는 음란 서적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글자로만 적힌 페이지를 보여주는데, 숙희는 일본어를 배운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못 알아본다. 뒤에 추악한 춘화를 보고 나서야 어떤 서적인지를 파악한다. 이를 본 숙희는 이모부에게 히데코가 긴 시간 성적•정신적으로 계속해서 학대당한 걸 알고 분노하며, 거대한 서재에 있던 서책들을 전부 찢고 망가뜨린다.[14] 책을 칼로 찢던 중 칼날이 삐끗하며 손을 베이지만, 이를 악물고 서책들을 전부 찢고 물에 빠트리는 등, 진정한 히데코의 동무로서 분노한 모습이 압권. 히데코가 외롭게 살아온 그 별장에서, 글을 읽을 수 있던 5세 경부터, 사실상 20년간을 계속해서 음서를 낭독해 오고 기괴한 성관계 장면을 묘사하는 괴상하고 지긋지긋한 과정을 거치며, 이 악취미에 초청된 수없이 많은 남자들의 시선에 조롱당했던 흔적들이 이로써 숙희에 의해 갈가리 찢어진다. 남자들은 긴 시간 어린 히데코의 안타까운 처지를 보면서도 이를 타자화하고 자기 성욕을 푸는 기묘한 노리개 거리로만 생각했으나, 숙희는 이 그림을 보자마자 단박에, 그리고 진심으로 히데코를 위해 분노해준다.

히데코는 처음에는 숙희가 서책을 찢고 망가뜨리는 것을 뒤에서 보고만 있다가, 결국 물에 잠겨 있는 책들에 빨간 잉크를 뿌리면서 함께 서책을 망가뜨린다. 그리고 숙희는 기다란 철로 만든, 코우즈키가 어린 히데코를 학대할 때 사용하던 철제 자[15]로 서재의 입구에 있는 뱀 동상의 머리를 쳐서 잘라버린다. 이때 히데코는 다음과 같은 독백을 읊는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3. 第三部

히데코가 저택을 나와서부터 백작은 모르게 숙희와 나눈 신체적•정신적 교감을 짧게 보여주고, 그 회상의 끝은 현재 있는 정신병원 앞. 히데코는 숙희가 정신병원으로 끌려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배고프다며 백작과 함께 레스토랑으로 향하는데, 거기서 백작은 히데코에게 이번에는 남숙희로서 자신과 다시 결혼해 달라고 한다.[16] 백작이 내가 당신을 사랑하다가 비참한 꼴 당해도 불쌍히 여기지 말라고 하자, 히데코가 "사랑... 사기꾼이 사랑을 하나요?"라며 숙희가 백작을 처음 본 날 한 생각과 같은 대사를 한다.

숙희가 정신병원에서 주먹밥을 먹다가 주먹밥에 박혀 있는 무언가를 발견했는데, 그것은 바로 반만 남은 바퀴벌레.[17] 곧이어 정신병원에는 화재가 발생하고, 보영당 식구들의 도움으로 그녀는 무사히 탈출한다. 보영당의 식구들에게 백작의 본래 의도를 알리며, "히데코와 한 편이 되었으니 도와달라"는 내용의 편지와 약간의 재물을 보냈다. 글을 모르는 숙희를 위해 히데코가 편지 내용을 써주면, 숙희는 그것을 보고 자신의 필체로 옮겨적는다.

결혼식 때 히데코가 백작에게 받은 물건은 아편으로, 사실 그녀가 코우즈키에게 잡혀 지하실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기 전 편하게 자살하기 위한 용도로 받은 것이었다. 히데코는 포도주에 아편을 조금(3방울) 타서,[18] 그 아편을 준 백작을 유혹하는 척하며 키스로 아편을 먹여서 기절시킨다. 이 장면에서 김민희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백작은 히데코를 애무하면서 점점 신체 아래쪽으로 옮겨가고 동시에 화면도 줌 아웃되는데, 억지로 신음하면서 대놓고 짜증내는 모습과, 마시라는 술은 안 마시고 자기 몸만 탐하니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술을 삼키지 않고 머금기만 하고서 마우스 투 마우스로 먹이는 장면이 은근한 개그포인트. 그리고 현금화한 재산을 가지고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숙희와 재회한다.

잠에서 깬 백작은 바로 이모부의 해결사들에 의해 백작의 저택으로 잡혀간다. 저택으로 돌아가는 길에 백작은 담배곽을 꺼내서 남아 있는 흰 담배 3개를 한번에 모두 피워버리고, 담배곽에는 파란 담배 2개만 남긴다.[19] 속옷만 입은 채 저택 지하 감옥에 묶여 앉혀진 백작은 이모부와 대면한다. 서적들을 모두 훼손당한 충격 탓에 이모부는 눈에 띄게 수척해진 데다 백발이 되었고, 줄곧 사용하던 일본어 대신 조선말로 반쯤 미친 듯이 백작에게 말을 건다. 그러면서 책 자르는 제본기로 백작의 손가락을 절단하는 고문을 행한다.[20] 변태인 이모부는 잘린 손가락을 모두 손으로 밀어서 버리고 "잠자리에서 히데코는 어땠냐"는 질문을 백작에게 한다. 물어보면서 절단된 손 말고 나머지 손을 제본용으로 책에 구멍 뚫는 기계에 넣고 드릴로 뚫어버린다. 이 장면도 드릴로 드드드득 뚫는 것도 아니고, 그냥 드릴이 내려가다가 다른 장면으로 넘어갔다가 그냥 피 묻은 드릴이 올라가는 장면으로 나온다.

계속되는 코우즈키의 첫날 밤 질문에 백작은 그날을 회상하지만, 사실 그는 단 한 번도 히데코와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21] 결혼 첫날밤도 사실 히데코가 백작에게 본인을 못 만지도록 은장도를 빼어들며 협박한 뒤 자위행위로 신음을 만들고[22] 손바닥을 은장도로 베어 피를 내 이불에 뿌린 것이었다. 백작은 이모부에게 "그 첫날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선 피우던 담배가 필요하다" 라고 요구하고, 이모부는 본인의 취향과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직접 백작에게 파란색 담배를 입에 물려주며 불을 붙여준다. 그러면서 백작은 계속 뜸을 들이며 담배 연기가 지하실에 가득 차도록 갖고 있는 담배들을 다 피우고 그러는 동안 이모부는 계속 백작을 재촉한다.

그러자 민망한 것도 아니고 당연한 거다 백작은 살짝 풀린 눈을 하며 이모부에게 한국어로 "네 이놈! 히데코는 내 아내야! 제 아내하고 보낸 초야 얘기를 떠벌리는 놈이 어디에 있다더냐!"라며 이모부를 정신 차리게 만든다. 이모부는 백작의 음경을 자르기 위해 가위로 백작의 팬티를 잘라내어 제거하는데, 이제까지 피워낸 백작의 담배 연기가 차갑고 푸르고 이상하게 아름답다는 말을 한다. 그러자 백작은 "네 놈도 무르고 흐리고 둔해졌구나."라는 말을 하고,[23] "이것은 담배가 아니고 독성물질(수은)을 말려서 놓은 것인데 기화되었을 때 독성이 제일 강해진다"고 말하고, 이를 듣던 이모부가 쓰러진다. 그러자 백작은 "그래도… 자지는 지키고 죽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읊조리고 그렇게 의식이 끊긴다. 두 악역이 공멸한 것. 잔인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지만, 하정우의 위 대사는 남근주의를 한번 비틀면서 무거운 분위기를 가볍게 만드는 웃음을 유발한다. 이때 백작이 크게 '습- 후- 습- 후-' 하면서 숨을 쉬는데, 이때마다 주마등처럼 히데코와 숙희의 모습이 나타나며, 이로써 백작은 "아, 히데코와 숙희가 심상치 않은 사이였구나" 하는 걸 이제야 눈치채고 죽는다.[24]

그리고 다시 상하이행 배를 타고 가는 숙희와 히데코로 시점이 옮겨온다. 히데코가 남장을 하고 백작으로 위장하는데,[25] 백작의 여권에는 그의 본명이 적혀 있었다. 백작의 본명은 고판돌(…). 둘은 여객선의 방에 들어가 완전한 나체로 방울을 가지고[26] 서로의 음부에 은방울을 넣으며[27] 망망대해를 비추는 만월을 보여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1] 감독판(확장판)에서는 삭제 [2] 코우즈키가 서책 애호가인데, 빛이 닿으면 책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정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인지, 실제 영화 화면도 상당히 칙칙하고 어둡다. [3] 영화 외적으로는 당연히 배우도 제작진도 한국인이고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들 보라고 만든 영화니 그렇겠지만(...), 영화 내적으로는 아무리 낭독을 많이 하는 사람도 모국어를 지긋지긋해할 정도가 되는 일은 드물 테니(낭독하는 것만으로 모국어가 지겨워질 정도라면 성우들 중에 평소에 자기 모국어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어야 할 것이다) 낭독 시간에 뭔가 좋지 않은 내용을 읽는다는 복선으로 볼 수도 있다. [4] 뒤에 히데코가 벚나무에 목을 매려 하는 복선 [5] 다만 주지스님의 태도가 껄렁한 것으로 보아 제대로 된 절인지는 의문. [6] 성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후반부 이모부가 후지와라 백작에게 히데코와의 성관계가 어땠는지, 신체적 특징이 어땠는지를 궁금해하며 자세히 묻기 때문. 그러나 성범죄, 성적 폭력이 반드시 성기 삽입이 수반되는 성폭행만을 가리키는 건 아니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행위를 강제하는 일을 통칭하므로, 이모부가 히데코에게 음란 서적을 낭독하도록 강요한 것 또한 성적 학대의 범주에 들어간다. [7] 이때 서문경 반금련이 언급되는데, 이건 중국 4대 기서 중 하나로 유명한 금병매다. [8] 더군다나 마치 등장인물이 된 것처럼 실감나게 연기까지 하며 낭독해야 했다. [9] 정말 자살인지는 불분명. 어린 히데코가 "왜 책에 나오는 목 매단 시체와 이모의 모습이 달랐냐"고 묻자, 이모부는 그녀를 지하실로 데려간다. 이후 그녀가 지하실에서 본 것은 트라우마로 남는다. 그러나 영화에서 그 시점의 히데코가 무엇을 봤는지 정확하게 묘사하지는 않는다. [10] 죽은 숙희 어머니의 말이기도 하다. [11] 순진한 숙희는, "아직 처녀인 아가씨가 이쪽에 재능이 있다"고 칭찬을 했다. [12] 히데코가 낭독 연습을 하러 혼자 갔을 때에 숙희가 히데코의 방 안을 뒤지다가 밧줄이 담긴 통을 발견했다. [13] 후지와라가 코우즈키에게 그려준 것이다. [14] 그 와중에 레즈비언 관계가 묘사된 춘화는 찢지 않고 그냥 팽개친다. [15] 히데코의 손을 때린 건 쇠구슬이다. 일부는 입에 물리고 다른 쇠구슬로 손을 구타한 것. 코우즈키가 히데코와 그녀의 이모를 철제 자로 구타하는 장면이 대본에 있었으나,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조진웅의 의견을 수렴하여 코와 입을 막고 머리를 거칠게 흔드는 장면으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변경된 장면 또한, 실제 촬영 시에는 조진웅은 두 상대 배우의 얼굴에 손을 얹기만 하고 머리를 마구 흔드는 건 문소리, 조은형 배우가 직접 했다고 한다. [16] 히데코가 초야를 두 번 치르고 싶어서냐고 묻자, 백작은 웃더니 당신을 조금 좋아하는 것 같아서라고 한다. 히데코는 전혀 아니었으나 백작은 히데코에게 동업자 이상의 흥미를 보이긴 한 듯. [17] 백작이 병원 사람을 매수해서 넣은 독전갈이라는 루머도 있었지만, 아무리 봐도 바퀴벌레다. [18] 그러나 3방울을 떨어트린 후 추가로 기울이는 장면이 있기 때문에 3방울 탔는지 더 탔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작중에서 3방울 마시면 종일 푹 잘 수 있고, 5방울 마시면 말도 곯아떨어진다 했는데 후지와라가 다음날 엉덩이 드러내고 깨어난 걸 보면 그렇게 많이 타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입에서 입으로 전해준 점도 있다. [19] 수은이 담긴 담배만을 남기기 위한 걸로 보인다. 이때 파란 담배를 피우지 않은 건 차에는 창문이 있어서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히데코를 위해 이모부와 함께 죽으려고 한 것일 수도 있다. [20] 절단하면서 이모부 본인이 아꼈던 5편의 음란 서적을 일본어로 이야기한다. 손가락 1개당 1권씩. 다만 잘려서 손가락이 날아가는 장면은 없으니까 안심해도 된다.(잘린 손가락이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장면은 나온다) [21] 사실 하지 않은 게 아니라, 저항이 심해서 어쩔 수 없이 '못했다'가 맞다. [22] 이 와중에 숙희의 방 앞으로 가서 옷을 벗고 바닥에 집어던져 굳이 숙희에게 탈의 소리가 들리도록 연출하는 것처럼 백작에게 연출하는(…) 디테일함을 선보인다. [23] 2부에서 코우즈키와 후지와라 백작의 대화에서 코우즈키는 "조선은 무르고 흐리고 둔하다."라고 말을 하며 일본을 치켜세우는데, 백작은 3부에서 이것을 다시 인용하며 코우즈키를 깠다. [24] 이 부분은 감독이 직접 언급했다. [25] 여권도 남장한 사진으로 위장해 붙인다. [26] 1부에서 숙희가 히데코 방을 뒤지면서 찾은 그 방울은 아니다. 애초에 이 씬에서 나오는 방울은 은방울이고 전 씬에 나온 방울은 금방울이다. 히데코가 어린 시절 이모부에게 맞을 때 쓰인 도구를 연상시키지만 상반되는 의미로 사용된다. 2부의 낭독회에서 언급된 금병매의 가위치기 장면에서 언급된 구슬에 더 가깝다. [27] 해외판 포스터 왼쪽 아래에 그려진 그 체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