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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7:11:54

식고문

1. 개요2. 설명3. 실제 사례4. 비슷한 사례

1. 개요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행위. 최소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배부를 때까지, 최대 토하고 나서도 계속 먹으라고 강요하는 가혹행위를 말한다. 또는 억지로 굶기는 행위 역시 식고문에 해당될 수 있다.

해병대에서는 악기바리라고 부르며 유래는 정확하지 않으나 '악바리 기질(악기)' 을 '발휘' 하라는 뜻으로 악기 발휘에서 발음이 편하게 뭉개져 “악기바리”라고 불린다는 설이 존재한다. 다른 가설로는 일본어 질리다는 뜻의 飽き(아키)와 강압이나 우긴다는 뜻의 張り(하리)를 합쳐, '질리게 (먹도록) 강요하기' 란 단어를 만들어냈다는 설[1]이나, 입을 속되게 이르는 북한 은어인 "악지바리"가 어원이라는 설도 있다. #[2] 다만 정보가 차단된 북한의 은어를 해병대가 알기 어렵기에 같은 어원에서 나온 말을 북한에서도 쓰는 것일 수도 있다. '후라이'라는 말이 남북한에서 동시에 쓰인 적이 있는 것과 비슷하다. #

판례 제주지방법원 2021고단461에 의거하면 위력행사가혹행위라고 한다.

2. 설명

군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가혹행위. 모든 가혹행위가 그렇듯, 가해자 개인의 지배욕(이런 이상한 일까지 마음대로 남에게 시킬 수 있다)을 충족시키기 위한 불합리한 행위이다. 예전엔 흔했지만 이걸로 인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등 여러 심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주의대상 가혹행위가 되어 잘 보이지 않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할 사람은 하지만. 오인용의 김창후 이병 탈영 사건이나 연예인 지옥에서도 나왔다. 똥간에서 초코파이 두박스를 그자리에서 다 먹이기, 냉동식품, 과자를 잔뜩 싸와서 취침시간에 물도 안 주고 다 먹이기 같은 짓거리를 저지른다.

그나마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먹이는 건 양반이다. 살아있는 메뚜기, 지렁이, 개구리, 달팽이, 바퀴벌레 등[3]과 심지어 2005년 초에 터진 논산 육군훈련소 인분 사건과 같이 오물[4]을 먹이는 경우도 있다. #

이 식고문을 통하여 후임이 평소에 일을 제대로 하는지 깡이 있는지 등 여러가지를 본다고 하는데, 다 그냥 핑계고 가혹행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 따위 짓으로 평가할 수 있는 건 이걸 시키는 사람의 인성뿐이다. 일단 많은 양의 음식을 맛있게 먹는 건 그만큼 열심히 일을 했기에 먹성이 좋은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옛날옛적에는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양 = 할 수 있는 일의 양이라는 기준이 여러 문화권에서 보였으며, 그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전해내려온다. '복스럽게 먹는다'거나 하는 표현에서도 그런 걸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자발적으로 먹는 경우지 억지로 먹이면서 확인하는 건 그냥 고문에 가깝다. 특히 이 식고문은 시키는 당사자도 과연 해낼지 장담할 수 없는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을 먹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먹성 좋은 놈이 믿음직스럽다거나 복스럽다 같은 관념은 식량 생산이 원활하지 못했던 전근대 사회에서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다는 게 부와 풍요의 상징이라 그런 것이며 현대사회와는 맞지도 않는 개념이다. 전근대 개념을 현대에 꾸역꾸역 고집하는 것은 그냥 시대에 뒤처지고 미개해 보일 뿐이다.

선심을 베푸는 척 하지만 사실은 '너 엿 먹어봐라'하는 식으로 잔뜩 먹이고 다 먹지 못하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괴롭히는 것이 주 목적이다. 부를 때는 주로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먹고 싶은 것을 물어보거나 아니면 먹을 것을 대접해준다고 구실좋게 부른다. 그래놓고 상대가 다 먹을 수 없을 만큼의 음식을 잔뜩 주문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다 먹인다.

당연하게도 배가 불러서 먹는 속도가 더뎌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진짜 고문이 시작된다. "먹는 속도가 더디다", "음미하면서 처먹는 걸 보니 아주 여유가 넘치는 모양이다", "깨작깨작 먹는다" 등 별의 별 압박을 받으며 다 먹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그때부터는 그냥 음식을 어거지로 밀어넣는다. 고기의 경우 음료수나 물을 먹으면 많이 먹지 못한다는 이유로[5] 음료수 같은 건 아예 주지도 않고 고기만 계속 먹인다.

먹는 것도 아주 전투적으로 먹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러한 가혹 행위를 '전투 배식' 따위로 부르기도 한다. 이상한 곳에서 전투를 찾고 있다는 건 착각이 아니다. 고기만 계속 먹으면 좋을 것 같지만 점점 느끼해지면서 나중에는 더 먹을 수 있어도 느끼해서 먹지 못한다. 그나마 고기는 양반?이고 과자나 만두, 튀김 같은 걸로 그러면 당하는 입장에선 그냥 다 때려치고 싶은 생각이 절실하다.

예전엔 군대에서 막내들은 PX 이용이 제한되어 있었으며, 그렇지 않은 곳이라도 일단 훈련소를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은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그야말로 먹고 싶은 것 천지다. 특히 이래저래 옮겨다니면서 많이 힘들기도 해서 먹고 싶은 게 많다. 이 때 은근슬쩍 선의를 베푸는 척 하며 식고문을 시킨다. 그리고 예전에는 막내 때는 당연히 살이 빠져야 하고 식사시간에 밥을 잔뜩 퍼 먹지 않으면 "이 녀석이 일과시간에 농땡이 피웠구나", "일을 제대로 안 했구나", "군 생활이 편하구나" 이런 식으로 치부하기도 했다. 그래서 식고문을 이기지 못하면 이 녀석이 군생활 하는데 배가 불렀다며 또 갈군다.

사실 식고문은 선임의 돈으로 음식값을 내는 것이기에 어느 정도 부담이 된다. 사실 고참이 후임들 배고프대서 선심껏 먹을 거 사줬는데 깨작깨작 먹거나 음식을 남기면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건 어디까지나 후임이 진정으로 원한다고 해놓고 그러는 경우에나 통하는 소리, 혹은 인간적으로 먹을 수 있는 양의 음식을 가지고 하는 소리다. 즉, 그냥 가혹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것일 뿐이다. 그저 괴롭히고 싶으니까 전부 먹지도 못할 양을 사와서 억지로 먹인다. 선임이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하더라도 본질적으로 가혹행위임엔 변함 없다.

여담으로 식고문을 거뜬히 이겨버리는 후임들도 있긴 하나, 오히려 이런 경우가 더 안 좋을 수 있다. 당장이야 '그걸 다 먹네'하고 말지 몰라도 그 자리에서 '그럼 더 먹을 수 있지?'라며 태연하게 더 시키거나 다음 번에 작정하고 더 많은 양의 음식으로 다시 한번 그 짓거릴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거까지도 이겨버리면 어떻게 되는 거지?[6]

이게 꽤 유명한 가혹행위 중 하나라 어지간한 간부들은 딱 보면 가혹행위인줄 안다. 근데 그러다보니 갈수록 더 교묘하게 하는 경우가 늘어나는데, 예를 들어 당장은 더 못먹겠다 하면 전혀 강요하지 않는 듯한 태도로 넘어가는 척 해놓고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 두고두고 이걸로 갈구기도 한다. 만약 일반적인 생각보다 많은 양의 음식을 시켜놓고 혼자 다 먹게 한다면 빼도박도 못하고 가혹행위니 바로 신고하고, 애매한 경우는 상황에 따라 자신이 직접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냥 진짜 선의로 사주는 건데 생각보다 양이 많은 경우도 있긴 하니.

해병대는 식고문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확인됨에 따라, 2017년을 "인권의식 강화 특단의 해"로 선포하고 병영 악습을 근절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

물론 식고문의 목적이 아니라 순수한 신병 전입 축하 파티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엔 합리적인 양으로 먹거리를 구매하고 비용은 선임들의 더치페이나 분과 운영비에서 해결한다.

3. 실제 사례

4. 비슷한 사례

그 외 직업이나 업무상 많이 먹을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긴 하다. 푸드파이터는 좀 다른 경우고, 대표적인 예가 회사의 식품 개발부서. 시제품은 몇 번이고 먹어볼 수밖에 없으니까.

혹은 영화 드라마, 혹은 음식물 광고먹는 장면을 찍을 때도 거의 식고문에 가까운 일이 일어날 수 있다. NG가 날 때마다 계속 먹어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점점 질리고 배가 불러서 더 연기가 나빠지니 점점 더 NG만 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7] 엑스트라면 계속 촬영할 경우 적당히 바꾸거나 먹는 시늉만 하거나 하면 되겠지만 주연 배우면,[8] 특히 광고기라도 하면...[9]


[1] 하리가 어떻게 바리가 되었냐 하면, 합성어가 만들어질 때 일본어의 연탁 현상으로 인해 'ㅎ'가 'ㅂ'로 변하는 음운 변동이 일어나기 때문. 외래어로 널리 쓰이는 ' 시다바리(下張り)' 등에서 이러한 용례를 찾아볼 수 있고, ' 군바리'나 ' 악바리' 등의 '-바리'도 동일한 어근이 접미사화한 것으로 보는 관점이 있다. [2] 해당 링크의 48번 항목으로. [3] 이것들 모두 먹는 사람들도 있고 실제 요리도 존재하지만 이들 모두 조리해서 먹거나 날로 먹어도 무조건 죽여서 먹지, 절대로 살아있는 걸 먹지는 않는다. [4] 해병문학의 해병짜장 설정도 바로 여기서 따온 것이다. [5] 사실 육류는 그것만 섭취하는 것보다 다른 부식을 같이 먹을수록 더 많이 섭취하게 된다. 고깃집에서 음료와 식사류를 같이 먹는 이유이기도 하고. [6] 보통 여기까지 이겨버리면 90% 이상의 확률로 부대 내에서 돼지라고 소문난다. 모 부대에서는 덩치부터가 심상치 않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선임의 지갑에 먼지만 남을 때까지 털어먹은 신병이 있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기도 한다. [7] 특히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이윤호랑 그의 친구 김범이 알바비 때문에 쌈장 라면들을 구역질날정도로 괴롭도록 먹어야 했는데 광고 배우가 광고를 너무 못한건데 CF감독은 잘생긴 광고 배우를 혼내기는 커녕 이윤호와 그의 친구 김범에게만 하기 싫으면 때려치우라고 했고 결국 간신히 알바비를 버는데 성공하고 그의 친구 김범은 화장실로 달려가서 구토와 구역질들을 엄청 많이 해야 했다. [8] 고독한 미식가의 주연 배우인 마츠시게 유타카 라거나 [9] 그래서 CF 중 웬만한 먹는 장면은 촬영 중 맛있게 먹은 다음 한 샷이 끝나자마자 바로 뱉어낸다. 국물 있는 음식은 빈 그릇으로 촬영한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 다만 뜨거운 국물을 굳이 원샷으로 하는 경우도 있긴 했다. 이럴 경우 식도 자체가 헐어서 일주일 동안 죽만 먹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10] 이에 뜻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고 마틸다, 라벤더 등 다른 아이들이 환호하자 트런치불 교장이 그 애의 머리를 케이크 접시로 내리쳤는데 너무 배부른 나머지(...) 충격이 하나도 안 가서 교장이 추가로 엿을 먹었다. [11] 거기서 더 나아가 못 먹은 빵 한 개당 십만원 대의 금액을 쳐서, 자기가 그동안 괴롭힌 학생한테 중노동을 통해 갚아야 한다고 한다. [12] 학교 내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노출증 환자 학생 발견 보고가 들어오고, 그 직후 책 연체에 분노한 도서부가 최루탄을 던지고, 홍차부 학생들이 간식으로 오이 샌드위치를 내지 말라고 주장하면서 찻잎을 수영장에 던져버려 홍차부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최루탄을 던져대던 도서부를 정의실현부가 진압하다가 실화해서 건물 1채가 전소되었다는 보고의 연쇄였다. [13] 물론 미카 입장에선 지은 죄가 있으니 당해주는 거긴 하다. 힘으로 따지면 나기사는 미카보다 한참 아랫줄이기 때문. 둘이 소꿉친구 사이기도 하고. [14] 이것 때문에 미카에게 식고문 당하는 피해자 인식이 씌워졌다. 여기서 더 나아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뉴우카의 ex스킬이 오세치를 배달하는 것에서 따와 출소 전에는 롤케이크, 출소 후에는 오세치로 식고문 당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15] 중국을 가리켜 '동아시아의 환자'라고 모욕하는 뜻을 담은 문장인데, 19세기에 들어 아편전쟁 청일전쟁 등을 통해서 중국 청나라가 국가적인 위기 상태에 빠졌을 때 중국인들 사이에서 자조적으로 떠돌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