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념
수동변속기, 자동화 수동변속기 장착 차량의 변속기 조작 기법이자 수동변속기 탑재 차량 가운데 일부에 포함되는 기능. 가속 또는 감속을 위한 변속을 순서대로 이행하지 않고 중간의 일부 단수를 뛰어 넘어 한 번에 고단 또는 저단 기어로 변속하는 변속기 조작 기법 또는 이를 강제하는 기능을 가리킨다. 전자는 수동변속기 차량을 편하게 운전하려면 좋건 싫건 몸에 배게 되는 기술이자 꼼수지만, 후자는 스포츠카 오너들을 분노케 하는 역적 대접을 받는다.2. 운전기법
운전기법으로서의 스킵 시프트는 한두단 정도를 뛰어 넘어 변속하는 단순한 기법이다. 예를 들어 5단 변속기인 경우 1→2→3→4→5단 순서로 변속하는 것이 아니라 1→3→5단 또는 2→4→5단 정도로 변속한다. 엔진 브레이크를 걸기 위한 감속에서도 마찬가지이다.이렇게 하는 이유는 대부분 운전자의 편의를 위한 것이다. 변속기 조작은 생각보다는 꽤 신경이 쓰이는 일인데, 클러치 페달을 밟아 동력을 끊고 변속 레버를 조작하고 다시 클러치 페달을 떼는 과정은 몸과 정신에 피로를 준다. 그나마 변속할 일이 적은 고속 주행에서는 별 문제가 아니지만 지정체가 잦은 시내주행에서 변속기를 FM대로 조작하면 손과 왼발 모두가 극히 피로해진다. 5단까지 가는 각 구간이 매우 촘촘한 경차라면 정말 손발이 미칠듯이 바빠진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반면 대형 상용차를 운전하는데 있어서는 반드시 익혀야할 필수 기술이다. 10톤을 넘어가는 대형차량들은 그에 걸맞게 엔진 또한 최소 300마력 이상인데다가 토크 또한 최소 100kg.m을 넘길 정도로 강력한 출력을 자랑한다. 이 막대한 힘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상용차에 사용되는 수동 또는 수동기반 자동변속기들은 승용모델들과는 달리 10단 ,12단, 14단, 16단 등 기본적으로 두자릿 수의 단이 장착된 다단 변속기가 쓰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운전할때 모든 단을 변속하면 체력적으로, 신체적으로 많은 불편함과 무리가 가기 때문에 적재중량이나, 공차 상황에 따라 변속 또한 가변적으로 바꿔가며 이뤄진다. 그러다보니 2~3단 이상을 건너 뛰는 스킵 시프트가 자주 이루어지는 편이다. 특히 1단출발이 필수인 일반 자가용이나 소형트럭, 버스와는 달리 대형 상용차들은 3~4단 출발이 일상적이고 16~18단 같은 초고단 변속기가 장착된 차량은 5~7단이 출발기어인 경우도 꽤 된다. 이러한 상황이다보니 오히려 1단은 초중량 화물 등을 견인할때 정지-발차 단계에서 쓰는 극저단 기어로 특수한 상황 아닌이상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스킵 시프트는 이 단계를 줄여 운전의 피로를 한결 줄여준다. 물론 효율적인 토크 이용과 안정적인 가속력[1]을 얻기는 어렵지만 변속이 한결 편안해지는 것은 물론이며 연비면에서도 조금은 더 유리해지는 장점이 생긴다. 스킵 시프트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수동변속기 차량을 계속 운전하면 알아서 체득하는 기법이기도 하다.
3. 차량의 기능
다른 이름으로 '시프트 블로킹(Shift Blocking)'이라고도 부른다. 단어 그대로 변속 그 자체를 막아버리는 기능인데, 정확히는 특정 기어를 아예 변속하지 못하게 하고 바로 고단으로 높여버리는 기능이다. 보통 6단 수동변속기가 들어간 미국 승용차, 특히 스포츠카에 들어가 그 악명을 떨쳤다.이 기능은 ECU에서 특정한 엔진 회전수와 속도를 만족할 때 까지 전자석을 이용하여 1단에서 2, 3단으로 변속하지 못하게 하고 바로 4단으로만 변속할 수 있게 한다. 1단에서 2, 3단 기어를 넣으려 하면 그쪽으로 기어가 들어가지 않게 되어 4단 또는 그 이상으로만 변속할 수 있게 하는 단순한 원리. ECU가 시내주행의 속도 영역을 벗어났다고 판단할 때 기어의 봉인을 풀어주게 된다.
스킵 시프트/시프트 블로킹이 들어가게 된 이유는 미국의 에너지, 환경규제 때문. 미국에는 오일쇼크 이후 자동차 제조사별 평균 연비(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 CAFE)라는 규정이 생겼는데, CAFE는 어떠한 연비 기준을 세워놓고 특정 자동차 제조사가 그 해 판매한 자동차들의 평균 연비가 이 기준에 미달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규정이다.[2] 당연히 기름을 처묵처묵하는 스포츠카들은 CAFE 규정 준수를 위한 공공의 적이 되었고 어떻게든 이런 차량의 연비를 높이기 위해 넣은 기능이 바로 스킵 시프트인 셈이다.
이 기능은 저속 주행 중심의 시내 주행에서 연비를 어느 정도 높여주는 데 효과가 있지만 운전자의 기어 선택 권리를 막아버리는 악의 축으로서 1980년대에 쉐보레 콜벳에 들어간 이래 스포츠카 오너들의 까임 대상으로 자리잡았다. 이 기능 자체는 저항을 다는 간단한 튜닝을 통해 무력화할 수 있는데, 중국에서는 수십$ 이내의 저렴한 가격에 스킵 시프트를 무력화하는 부품을 팔고 있다.
[1]
대형 상용차는 제외. 오히려 대형 상용차들은 효율적인 토크배분과 안정적인 가속력을 얻기 위해서 반드시 스킵 시프트가 필요하다.
[2]
현재 적용중인 규정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정한 1갤런당 35.5마일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