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소드의 일종인 바스켓 힐트 클레이모어(Basket hilted Clay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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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브로드소드는 근세-근대 유럽에서 쓰인, 한 손으로 들고 옆구리에 패용하기 좋은 규격이며 베기와 찌르기 모두에 적합한 양식의 칼들을 영어로 부르는 말이다.거칠게 말하면 ‘ 사이드 소드‘라는 근세 유럽 한손검의 후손들을 영어로 부를 때 쓰기도 하고, 영국에서 근세 근대 가리지 않고 꾸준히 쓴 도검 양식을 부르는 표현이 될 때도 있다.
좁게는 '브로드 소드', 또는 배스킷-힐티드(Basket-Hilted) 브로드소드, 스코티쉬 브로드소드, 클레이모어 등으로 불리는 스코틀랜드 지방의 한손검을 뜻하기도 한다.
이는 스코틀랜드 하이랜더들이 쓰던 도검으로도 유명하다. 브로드소드 검술의 올드 스타일은 스코틀랜드인들의 실전무술, 레지멘탈 스타일은 스코틀랜드 합병 이후 영국군이 다 같이 수련하던 군용무술 양상을 띤다.
중국의 도(刀, Dao)를 영어로 번역할 때 브로드소드(넓은 칼)라고 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나, 여기서는 유럽의 브로드소드만을 다룬다.
2. 성립
브로드소드(Broadsword)라는 용어는 1570년대에서 1630년대 간의 영국 군사문건과 1630년대의 도검 분류 기록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으며, 1619년에서 1630년 사이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17세기에는 이미 폴란드 윙드 후사르를 제외하면 화승총과 장창방진의 발달로 인해 전통적 중장기병인 기사와 맨앳암즈는 이미 도태되었고 그를 보조하는 소드 앤 버클러 류의 보병도 역시 존재가치를 잃었다. 따라서 전장의 검은 돌격기병의 세이버를 제외한다면 장창병 부무장으로서 사이드소드와 총병의 바요넷(총검)이 주를 이루었고 이들은 모두 가늘고 길고 가벼웠다. 그러나 헤비트루퍼의 도태와 별개로 사이드소드는 그저 최소한의 호신만 보장해주는 것이었고 총검은 당시 총의 굉장한 무게와 비틀린 무게중심때문에 난전에서 휘두르기에 부적합했으므로, 역발상으로 그에 대한 보병간 백병전에서의 우위를 점하고자 중세적 중량감을 잠시 살려만든 검이 바로 브로드소드다.
브로드소드는 전통적으로 보병간 백병전의 전통이 강한 국가가 애용했는데, 대표적으로 브로드소드를 방패와 조합한 스코틀랜드가 있다. 하이랜드 차지 전술에서 말하는 칼(클레이모어)는 이 브로드소드이다. 심지어 2차대전 때 클레이모어를 휘둘렀다는 기인 잭 처칠이 말한 클레이모어도 스코틀랜드식 브로드소드이다.
브로드소드가 사용되던 당시에는 갑옷 특히 건틀렛의 사용 비율이 퍽 줄어들었기 때문에 군용과 민수용을 가리지 않고 도검에는 방어에 도움되는 너클보우, 사이드링, 사이드바, 핑거링, 너클가드, 카운터가드, 셸가드, 컵가드, 바스켓힐트 등등의 복잡한 양식의 힐트를 다는 것이 유행했다. 이는 유럽 대륙의 사이드 소드, 레이피어와도 비슷했다.
영국 브로드소드는 가드가 조금 더 바구니(바스켓 힐트) 모양이고, 그 안에 빨간 천을 덧댄 모양이 많아 조금 더 눈에 뜨인다. 대륙에서 사이드소드, 레이피어가 퇴보하고 세이버, 스몰소드 등으로 통폐합된 이후에도 영국에서는 브로드소드를 상당히 오래 즐겨 썼다.
3. 오해
중세 도검을 브로드소드라고 부르는 것은 19세기 도검 수집가들이 제멋대로 분류하고 이름을 붙여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악습이 판타지 장르계로 전파되었고, 특히 일본에서는 아밍 소드에 해당하는 중세의 한손검을 브로드소드라고 잘못 부른다.현재 양식 있는 도검 병장구 전문가들은 시대가 걸맞은 진짜 브로드소드에만 이 명칭을 사용하는 편이다. 도검 큐레이터들은 17세기 후반 쯤에 군용으로 사용된 클로즈드/컴파운드/바스켓 힐트를 가진 군용 도검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보편적으로는 17세기에서 19세기 사이에 사용된 군용 도검을 통칭하는 편이다.
브로드소드가 중세 도검이 아니라는 점 외에 흔히 사람들이 이 검에 대해 착각하는 것이 이렇게 불리는 검은 일반적인 검보다 날이 넓다는 것이다.
하지만 브로드소드라는 도검이 사용된 시대에는 신사들이 가느다란 스몰소드를 휴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래서 군용으로 사용하던 아밍 소드 류의 튼튼한 검은 레이피어, 스몰소드보다 날이 넓은 검이라는 뜻으로 브로드소드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브로드소드는 결코 중검(重劍)이 아니며, 크기와 무게 모두 일반적인 한손검 아밍 소드와 별 다른 차이가 없다. 스코틀랜드 한정으로 그 동네에서는 옛날부터 좀 크고 잉글랜드인들 모가지 썰기 좋게(...) 큼지막하게 날이 선 검은 클레이모어라 부르는 전통이 있어서 중세에 사용하던 양손검과 전혀 다른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위의 사진 처럼 원형 바구니 모양의 손잡이가 있는 브로드소드도 클레이모어라 부르며 양쪽의 혼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여담으로 몇몇 저서나 위키 등에서는 코등이가 S자 형태인 걸로 유명한 검인 독일 카츠발게르(katzbalger)도 브로드소드 중에 하나라고 서술한 경우가 꽤 많은데, 박물학에서는 브로드소드보다는 아밍 소드에 가깝다고 분류한다. 란츠크네히트의 보조무기였기에, 시대상으로는 아밍 소드, 사이드 소드의 시대에 롱소드 또는 츠바이핸더 못 쓸 때 휘두르는 베기 위주의 보조무장이었다.
4. 특징과 검술
브로드소드 검술 참고. 스코틀랜드의 검술인 올드 스타일은 17세기 유럽 사이드소드와 대체적으로 비슷한 경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유럽 내에선 검술의 교류가 비교적 활발했기 때문이다.반면 근대의 레지멘탈 스타일은 당대 및 후대의 군용 세이버 검술과 매우 비슷해진다. 전장에서도 전열보병의 총질이 주력이 된 시대라 검술이 간소화되기는 했지만, 유독 영국에서는 근대까지 브로드소드가 세이버와 어찌저찌 공존했다. 보병 연대(regiment)를 위한 전통 존중 차원이었다.
검술적인 측면에서 전대의 한손검 및 후대의 세이버와 모두 겹치는 면이 있고, 올드 스타일 브로드소드 검술이 영국식 군용검술에 많은 영향을 주기도 했다. 다만 바스켓힐트가 제법 무게가 있기 때문에 중량이 앞쪽으로 많이 쏠리는 세이버와는 달리 운용 축이 손잡이 쪽에 있다. 세이버가 방향을 바꿀 때 칼날의 무게중심 쪽을 축으로 회전한다면 브로드소드는 손잡이 쪽이 가장 무거우므로 손목을 돌리는 식으로 방향을 바꾼다. 또 힐트에 상대의 칼날이 옆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막기 위한 사이드링이 2개씩 붙어 있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