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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17 15:10:21

배우병


1. 개요2. 유래3. 원인4. 사례5. 기타

1. 개요

1. '배우'라는 직업에 과도한 자만심과 선민의식을 갖고 다른 이들을 무시하거나 거만한 태도를 보이는 것. 벼슬아치의 말을 따서 은어배슬아치라고도 한다.

2. 신인 배우 또는 아이돌, 개그맨 등 다른 계통의 연예인이 드라마나 영화 등 연기를 경험한 후 1과 같은 허세 자의식 과잉에 빠지는 것.

원로 연예인들이 예전 한국 연예계엔 계급이 있었다고 방송에서 말한적이 있을 정도로 과거에는 배우들이 타 방송인들과 구분짓는 정도가 심했다. 방송사, 방송 관계자들의 대우 또한 그러했다.

2. 유래

연예계 종사자들 중에서도 유독 거만한 태도로 논란이 잦았던 배우들을 비꼬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다. 배우들이 영화제 시상식에서 가수들의 축하무대에 시큰둥하게 반응하거나, 인터뷰에서 오만한 행동을 해서 물의를 빚거나, 가수나 코미디언 같은 다른 연예인들을 무시하는 일 등이 자주 기사화 된 바 있으니. 2010년대 이전까지는 같은 연기자들 사이에서도 ' 영화 배우'만 배우 취급하고 '드라마 배우'는 탤런트라고 부르며 얕잡아보는 분위기가 강했다.[1] 심지어는 연기데뷔를 한 아이돌 멤버의 매니저가 대기실에 간식을 들고 찾아오자 어딜 감히 매니저 따위가 들어오냐며 난리를 친 경우도 있다.

단어의 성격이 성격이다보니 방송가에서는 연예부 기자들의 뒷담화 방송인 경우를 제외하면 '당사자 본인이' 1보다는 2의 경우로 더 자주 사용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코미디언이나 아이돌들이 자학성으로 "그때 배우병에 걸려서 나 스스로 자만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 송혜교와 영화를 찍고 나서 한동안 배우병에 걸렸었다고 말한 김신영 그 예. 이 외에도 정준하, 지상렬 등이 있으며, 아이돌 출신의 배우들도 본인의 의도와 관계없이 팬덤 내에서나 방송에서 농담반으로 배우병 몰아가기를 당하는 경우들이 종종 발생해왔다.

3. 원인

한때 한국에서 연예인들을 싸잡아 딴따라라고 부르던 시절에도 가수, 희극인들과 달리 (연극) 배우들은 무시를 덜 받았다. 당시 서울의 이름 있는 대학들 중 본캠에 실용음악과나 희극 관련 학과는 없었지만(그나마 최근에 미술, 예술로 유명한 홍대에서 실음과를 개설하긴 했다, 참고로 경희대 포스트모던은 수원 분캠에서 통합된 케이스고, 한양대는 안산 분캠.) 연극영화과는 중앙대(당시 서라벌예대), 동국대, 한양대 등에 개설되어 있었기 때문에 배우들이 모교의 간판을 내세울 수 있었기 때문. 이렇게 강해진 연영과 출신들의 자부심이 선배에서 후배로 내려오면서 배우들에게 가수나 개그맨 등의 타 방송인들을 무시하는 성향이 자리잡게 된 것. 즉 일종의 오만함이다.

아무리 그래도 설마 조용필, 양희은, 이경규, 유재석과 같은 가수, 코미디언 등의 분야에서 전설급 반열에 오른 사람들까지 무시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2021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이준익 감독에게는 기립박수까지 치던 배우들이 유재석이 수상할 땐 기립은커녕 박수조차 제대로 안 치며 홀대하던 사례가 존재한다. 배우-감독의 관계를 떠나서 예의상 너무한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 그리고 개그우먼 장도연 벤츠를 산 이유에 대해 "개그맨이라 무시받은 적이 있어서 고급 외제차를 샀다"라고 밝힌 적도 있다. 워낙 원로 방송인들의 입김이 쎈 필드다 보니 대중의 눈에 대놓고 보이게 하진 않겠지만, 암암리에 계속되고 있는 문제.

대한민국 배우라는 직업특성상 연극, 대학 소극장 잡일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런 고생을 통한 자부심이나 "나는 예술가"라는 과한 자의식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2] 게다가 가수들과 달리 배우 기획사는 주된 수입원 자체가 배우 개개인이라 스태프들이 과하게 높은 대접을 하는 경우가 많고, 또 전통적으로 연예계에서 노동시장 대비 가장 높은 수입을 얻는 직종이 배우인지라 콧대가 높아지기 쉽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연극영화과 카르텔과 예술가라는 인식에서 생긴 특권의식 같은 이유들 때문에 90년대까지 존속하던 방송사 공채 탤런트 출신이나 TV 드라마에도 출연 빈도가 높은 배우에 비해 연극판 출신 영화 배우 특히, 첫 문단에 명문대 연극영화과 출신 배우들이 배우병 걸렸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것이다.

다른 직업군에 있던 이들이 배우병에 걸리는 것도 이런 배우들의 자의식 과잉에 영향을 받거나, 배우들의 좋은 대우나 근무환경을 경험하고는 이걸 계속 받고싶은 마음 때문. 특히 웃기기 위해 망가지거나 구박받는 '상황극'을 자주 해야 하는 코미디언들이 이런 배우병 투병기(?) 고백이 잦은 편이다. 사실 코미디언들은 엄밀히 말해 '희극 전문 배우'이기 때문에 똑같이 대본 따라 연기하는데 꽁트할 땐 구박받고 영화촬영장에선 대접받는 상황에 회의감을 느끼거나 정체성 혼란을 겪기 쉬운 조건에 놓여있다. 개탤맨이라는 단어가 있을정도로 극에 캐스팅되는 경우가 잦기도 하고.

4. 사례

영화제 시상식에 축하공연에서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아무런 호응도 해주지 않아 몰매를 맞은 2010 대종상 시상식 논란이 대표적이다.[3] 이후 가요계와 대중들에게서 큰 비판을 받앗다. 그러나 2021년 백상예술대상 대상 수상자인 유재석에게 보인 태도로 다시금 화두에 올랐고 유재석도 이를 돌려서 표현하기도 하였다.

5. 기타

중국에서는 연예인 병은 있어도 배우병은 없다고 보면 된다. 혼자서 연기도 하고 노래도 하는 곤곡, 경극 같은 가극이 대세였고 그 문화가 지금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수의 배우가 음악활동을 하고 가수들은 연기활동을 병행한다. 성룡이나 유덕화 같은 톱배우도 노래를 발표하고 콘서트를 열고 음악예능에서 춤추며 노래 부른다. 드라마 오프닝곡, 엔딩곡, 테마곡을 출연 배우들이 직접 부르는 경우도 흔하다.[4]

한국에서는 아이돌 출신들도 연기활동을 하는 경우는 그룹에서 많아야 두세명 정도 뿐이지만, 중국에서는 인기그룹이면 모든 멤버가 연기를 한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아이돌 출신 연기자는 발성을 지적받는[5] 경우가 많은데 중국은 대부분이 후시녹음이나 성우 더빙을 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채의림처럼 연기를 접고 음악활동에만 올인하는 탑스타는 드문 편이다.[6]
[1] 이는 연극바닥에서 구르고 영화계로 데뷔한 이들의 90년대까지 존재하던 방송사 공채 탤런트에 대한 인식이다. [2] 특히 배우 문서에도 나와있듯 영화계의 경우 자본유입이 많아 몸값도 높았고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거나 '명배우' 따위의 수식어를 붙여주며 우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3] 파일:유튜브 아이콘.svg [4] 로맨스 드라마는 웬만하면 남여주인공이 같이 부른다. [5] 당연하지만 '노래', 특히 댄스음악에 쓰는 발성과 극 연기에 쓰는 발성은 다르다. [6] 사실 정확하게는 가수들이 연기라도 병행하지 않으면 자기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매번 신곡무대를 선보일 만큼 음악방송이 활성화된 환경이 아닌데다 불법 복제가 일상이니 음반이나 음원으로 수익을 얻기도 힘들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도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에라도 얼굴을 비추어야 인지도가 생긴다. 게다가 이미 '멀티 엔터테이너'로 활동하는 이들이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으니 '노래만' 해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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