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미아즈마(miasma) 가설 또는 장기설( 瘴 氣 說), 독기설(毒氣說)은 고대에서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나쁜 기운' 또는 '더러운 기체'가 존재한다고 믿었던 신념 및 그러한 신념을 토대로 연구되던 가설이다. 이 가설은 생물학과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기생충, 세균 등 미생물과 바이러스가 병원체라는 사실이 발견되며 폐기되었다.2. 역사
미아즈마라는 어휘는 그리스어 미아스마(μίασμα)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그 자체로 '오염'을 의미했다. 과학이 발달하기 전, 오염 물질이나 더러운 것 그 자체와 접촉한 사람들이 병을 앓게 된다는 경험을 통해 직관적으로 질병의 원인이 추정되었고, 이 믿음은 수천 년간 서양 세계를 중심으로 지속되었다. 동양에서도 일찍부터 더러움을 질병과 결부시켰다. 대개 사체가 부패하면서 생기거나 더럽고 습한 늪지대 등에서 자연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중세에는 특히 당대까지의 방법으로는 명확한 원인을 도저히 알 수 없던 흑사병을 비롯해 전염성이 강한 질병들이 모두 나쁜 공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 믿었다.유럽 열강이 아프리카를 식민지화한 뒤 말라리아 등 각종 풍토병에 시달렸는데, 이들 역시 미아즈마가 원인으로 추정되었다. 시대적 상황에 힘입어 18세기에서 19세기 사이 미아즈마 가설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여러 시도가 이어졌다. 당시 과학자와 의사들은 열대 지방의 '덥고, 습하고, 더럽고, 독한 것으로 여겨지는' 기운을 물리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윌리스 캐리어가 현대식 에어컨을 개발하기 이전, 미아즈마가 들어 있는 더운 공기를 없애기 위해 에어컨을 개발한 존 고리(John Gorrie) 등이 그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