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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8-17 11:33:38

며칠

날짜를 나타내는 순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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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력의 1일~10일에는 접두사 '초'를 붙인다.
(예) 초하루, 초이틀 ··· 초열흘

◎ 11일 이상은 '열'을, 21일 이상은 '스물'을 앞에 붙인다.
(예) 11일 열하루, 12일 열이틀, 23일 스물사흘
단, 특별히 그 날짜를 부르는 표현이 있으면 그 표현을 대신 쓸 수 있다.

◎ 'ㄹ'로 끝나는 말은 기간이 아닌 날짜일 때 'ㄷ날'로 쓸 수 있다.
(예) 이튿날, 초사흗날, 초나흗날 등
단, '열흘'+'날'은 일부 방언을 제외하면 '열흗날'로 쓰지 않는다.

◎ 달력의 31일을 일컫는 낱말이 없다.
음력의 한 달은 29일 또는 30일이고 매월 말일이 그믐이다.
양력 31일을 그믐이라 해도 되나, 혼선이 우려된다면
"서른째 날, 서른한째 날"과 같이 풀어 써도 된다.

1. 개요2. 어원 및 발음 3. 논란4. 관련 문서

1. 개요

'그 달의 몇 번째 날', 또는 '여러 날'이라는 뜻의 단어. 또한 며칠의 기간은 일반적으로 3~5일을 의미한다.

'며칠'은 하나의 단어로 취급하며, '몇일', '몇칠' 또는 '몇 일'로 표기하는 것은 국립국어원에서 인정하지 않는다. 이는 어원 상의 이유 때문이다.

2. 어원 및 발음

"說幾箇日頭?" "說三日三宿。"
"며츠를 셜웝ᄒᆞ리러뇨?" "낫 사ᄒᆞᆯ, 밤 사ᄒᆞᆯ ᄒᆞᆯ 거시라."
"며칠을 설법하겠더냐?" "낮에 사흘, 밤에 사흘 할 것이다."
번역박통사(~1517)》 상권 中
'며칠의 어원은 '몇'+'일(日)'이 아닌 \'몇' + 접미사 '-을'(< ᄋᆞᆯ)에서 유래한 것이다. 여기서 접미사 '-을'은 ' 이틀'(< 이ᄐᆞᆯ), ' 사흘'(< 사ᄋᆞᆯ), ' 나흘'(< 나ᄋᆞᆯ)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 '-을'이다.[1] 며칠은 《번역박통사》, 《 첩해신어(1676)》 등의 중세 및 초기 근대 한국어 문헌에서 '몇'과 '-을'이 합쳐진 '며츨'이라는 어형으로 나타난다.[2] 공시적인 관점에서 '몇 + -을'은 [며츨]로 발음되므로 의아할 수 있으나, 단어 형성 당시에는 'ㅅ'을 포함한 'ㅈ', 'ㅊ' 받침이 'ㄷ' 받침으로 불파음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며츨]이 되었으며, 이것이 근·현대 한국어에서 '며칠'로 변화한 것이다. [3]

'몇일'이라는 표기는 발음이 [며츨]에서 [며칠]로 바뀌고 난 뒤 어원을 '몇+일(日)'로 잘못 분석하여 등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 문헌을 찾아봐도 '몃日'이라는 표기는 나타나지 않으며 과거 日의 음은 ᅀᅵᇙ(ᅀᅵᆯ)로 '며츨'과는 매우 거리가 있다. 이 또한 '며칠'은 '몇'+'일(日)'에서 유래한 말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며칠'의 발음은 그냥 [며칠]이다. 상세한 설명은 이 글에 있다. '몇'은 형식 형태소[4]가 오면 'ㅊ'이 연음되어 '몇이나', '몇을'과 같이 [며ㅊ]으로 발음한다. 그러나 '몇 월', '몇 인(人)'과 같이 실질 형태소[5] 중 모음으로 시작되는 명사가 오면 'ㅊ'의 발음이 대표음 [ㄷ]으로 바뀌어 [며ㄷ]으로 실현된다. 며칠의 어원이 '몇'+일(日)'이었다면 [며딜]로 발음이 나겠지만 대다수는 그렇게 발음하지 않는다. 이 밖에도 ㄴ첨가 현상까지 고려하면 [면닐]이라는 발음이 가능하지만 이렇게 발음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6]

한편,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지만 '몇 일'로 조어되어 [며딜]이나 [면닐]로 발음되는 상황이었다 해도 나중에 [며칠]로 발음이 변화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른바 긴밀 합성어에서 단어 경계가 형태소 경계로 바뀌는 현상으로, 보다 이완적인 합성어인 '맛없다'는 [마덥따]로만 발음되지만, 긴밀 합성어인 ' 맛있다'는 [마딛따]와 [마싣따]로 모두 발음된다. 그러나 긴밀 합성어의 경우는 '몇일'처럼 붙여 써야 하므로 여전히 '몇 일'로는 쓸 수 없기에, 띄어 써야 한다는 의존 명사의 예외 용례로 남는 것까지 부담해야 한다.[7]

비슷한 사례로서 '올해'는 '올(오- + -ㄹ) + 해'로 분석될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올ㅎ' 자체가 이미 '이번 해'라는 의미였다. ㅎ 말음 체언이었던 단어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후에 처격 조사 '에/애'가 결합하여 현재의 어형인 '올해'가 되었다.

'며칟날'이라기는 하지만, '몇읻날'이라고 하지 않는 점 역시 근거로 들 수 있다. 여담으로 '며칟날'은 '며칤 날'(며칠 + ㅅ(관형격 조사) + 날 = 며칠의 날)에서 유래한 표기로 추측할 수 있는데, 20세기 근대 국어 이후에 종성의 'ㄹ'이 관형격 조사 'ㅅ'과 만날 때, 'ㄹ'이 탈락하고 'ㅅ'이 [ㄷ]으로 발음되면 어원을 밝히지 않고 발음에 따라 'ㄷ'으로 적도록 표기가 바뀌었다. '이튿날', '사흗날', '나흗날' 역시 '이틄 날', '사흜 날', '나흜 날'에서 종성 'ㄽ'이 종성 'ㅅ'의 대표음 [ㄷ]으로 발음되어 수정된 표기이다. 현재는 관련이 없다고 판명되어 별개의 현상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한때는 'ㄷ' 불규칙 활용 같이 묶어 ㄷ~ㄹ 호전현상으로 칭했다. 참고로 SBS 뉴스의 유명 래퍼 라비 '뇌전증 병역 비리' 입건…연예계로 확대 뉴스를 보면 음성은 '몇 월 며칠날'인데 자막은 '몇 월 며칟날'로 되어 있다. '며칟날'이 규범 표기이므로 그 표기대로 자막이 나간 것.

3. 논란

벌써 (며칠/몇 일)이 지났다.
(며칠/몇 일)에 만날까요?
각각 '몇 달'/'몇 월'을 대신 넣었을 때 전자는 '몇 달'이 자연스러우므로 '며칠'을 쓰고 후자는 '몇 월'이 자연스러우므로 '몇 일'을 쓴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두 경우 모두 '며칠'을 쓰는 것이 옳다.

국립국어원에서 '몇 일' 혹은 '몇일'을 부정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몇 월'을 [며둴]로 읽듯이, '몇 일'로 쓰면 [며딜]로 읽어야지, [며칠]이 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표준 발음이 [며딜]이나 [면닐] 또는 구개음화로 [며질] 소리 나야 '몇'이라는 어원을 상정할 수 있는데, 실제 발음은 [며칠]이므로, 소리 나는 대로 '며칠'로 적는 것이라는 표준어 규정을 정한 것이다. 그래서 현재는 국립국어원에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립국어원 트위터 답변 #

'맛있다'의 예처럼 긴밀 합성어가 된 단어라고 인정해도 문제가 생기는데, 우선 긴밀 합성어는 앞서 언급된 '맛있다', '집안', '뱃속' 등의 사례처럼 붙여 써야 하기 때문에 '몇 일' 역시 틀린 표기가 되며 '몇일' 혹은 '며칠'만 표준어가 된다. 즉, '몇 년 몇 월 몇 일'은 여전히 틀린 표기이며 '몇 년 몇 월 며칠' 혹은 '몇 년 몇 월 몇일'만 맞는 표기가 되고 이는 '단위와 같은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는 원칙의 예외 부담까지 안고 가야 한다.

문법적으로 따지면 '몇 일'로 띄어쓰는 건 전혀 틀리지 않는다. 물론 이 경우는 이걸 [며딜]로 읽어야 하지만 언중이 이를 [며딜]로 읽지 않고 [며칠]로 읽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몇 일' 역시 틀린 표기가 된다.[8]

'사흘', '나흘'도 사용하고, '삼 일(삼일)', '사 일(사일)'도 사용하는 것처럼, '며칠'과 '몇 일'은 각각 고유한 별개의 기원을 가진 서로 다른 표현이니 둘 다 사용할 수 있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즉 '칠(을,흘,츨)'을 기반으로 한 '사흘', '나흘'이란 표현도 사용하고, '일'을 기반으로 한 '삼 일(삼일)', '사 일(사일)'이란 표현도 사용한다. '며칠'은 전자에서 파생된 것이고, '몇 일'은 후자에서 파생된 것이다.

또한 방언으로 '몇+일'의 재구조화(이 재구조화는 주로 '며칠'이라는 표기를 보고 착안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와는 별개로 '몇 년', '몇 월'을 통해 '몇+일'을 유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므로 종성 ㅊ의 불파음화가 일어난 이후라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며츨>며칠'과는 별개로 결과 [며딜]로 발음하는 화자가 존재할 수도 있고, (방언형으로 [며딜]이 존재한다는 제보가 있다) 그러한 화자는 마치 [니가]라고 하면서도 [네가]로 교정하는 것과 같이 규정에 의해 [며칠]로 고쳐 발음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

의미론적으로 둘을 구분하여 보면 [몇 번째 날]만 '며칠'로, [몇 개의 날](기간)은 '몇 일'로 구분한 것이라는 관점도 있다. '몇'을 관형사로 보는 오늘날 관점으로 분석하면 '몇 일'이 [몇 번째 날]의 의미를 나타내기 어려우므로, 어휘화된 '며칠'만이 [몇 번째 날]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것인가 하는 추측이다. 그러나 현대 국어에서는 '며칠'이나 '몇일'이나 둘 다 [몇 번째 날]의 뜻과 [몇 개의 날]의 뜻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구별해서 쓸 필요가 없다. 이는 '이틀', '사흘, '나흘'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기간으로서의 의미와 어떤 날을 기준으로 각각 둘째, 셋째, 넷째가 되는 날의 의미를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후자의 의미는 각각 '이튿날, '사흗날', '나흗날'과 동의어이다. '월'의 경우는 오늘날의 구어에서는 '몇 월'(1월, 2월, 3월)과 '몇 개월'/'몇 달'(기간이 3달)로 구분한다. 법조문에서는 '월'도 '몇 월'을 '몇 개월'의 의미로 아직 사용하고 있다(예: 1월 이상의 징역).

음운론적으로 '몇 일'은 소멸된 게 아니라 단지 발음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일 수 있다. 일단 위와 같은 이유들로 [며칠]의 사용빈도가 높았을 것이며, 또한 '며칠'과 달리 '몇 일'은 표기와 발음이 구분돼 있는 데다가 애초에 음성의 특성상은 흔적을 찾기 어렵고 그마저도 '며칠'이 표준이 된 이후로는 [며딜]의 소멸이 가속화됐을 것이기에 지금와서 [며딜]이 소멸하지 않았음(또는 않았었음)을 입증하기란 매우 어렵다. 정말로 [며딜]이 소멸됐기에 흔적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흔적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못 찾은 것인지 확신할 수 없는 것이다.

북한 어문 규범 문화어에서는 아예 '며칠', '며칟날' 같은 단어도 있지만 '몇일'이라는 단어도 며칠의 동의어로 간주한다.

4. 관련 문서



[1] 국립국어원의 공식 답변 [2] 표준국어대사전 참조. [3] 근·현대 한국어로 오면서 'ㅈ', 'ㅊ' 뒤의 'ㅡ'가 'ㅣ'로 전설화하는 발음 변화는 상당히 흔했다. 아래아(ㆍ)는 대부분 첫 음절에서 'ㅏ', 둘째 음절 이하에서 'ㅡ'가 되었고, 'ㅡ'가 된 아래아는 'ㅈ', 'ㅊ' 뒤에서 다시 'ㅣ'로 바뀌었다. 이를테면 '즐다 → 질다', 'ᄆᆞᄌᆞ막 → ᄆᆞ즈막 → 마지막', '거츨다 → 거칠다', 'ᄆᆞᄎᆞᆷ내 → ᄆᆞ츰내 → (마츰내 →) 마침내', '츩 → ' 등의 사례가 존재한다. [4] 문법적 의미를 갖는 형태소로서 어미, 접사, 조사 등이 속한다. [5]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 형태소. [6] 다만, 국립국어원에서는 일(日)이 후행 형태소로 결합하는 경우 \[닐\]로 소리나지 않는 것이 보통이기에 굳이 '몇 일'이라는 표기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면닐\]보다는 \[며딜\]이 더 타당하다고 보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 [7] 사실 1933년 '한글마춤법통일안'이 처음 공표되었을 때부터 '몇일'이라는 표기는 틀린 것으로 취급하여 버리고 '며칠'만 취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신문사 등에서는 '몇 일'이나 '몇일'로 틀리게 적어왔던 것을 볼 수 있는데, 1978년 문교부가 어문 관계 개정 시안을 발표했을 때에도 '몇일'은 여전히 틀린 표기로 규정했다. '며칠'과 '몇일'의 차이가 모호하여 심한 혼란을 일으키기 때문에 아예 '며칠'로 통일해 버린 것으로 추측된다. [8] 배 속은 [배쏙]으로 발음해도 된다고 답변한 것과 상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