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류카(琉歌)는 류큐 왕국에서 시작되어 오키나와 지역에서 류큐어(특히 오키나와어)로 지어지는 정형시를 이른다. 간단하게 우타(うた)라고도 칭했다.오키나와에서는 이 항목에서 다루는 류카 뿐만 아니라 한문으로 짓는 한시나 일본어로 짓는 와카도 많이 유행했다.
현재 일본어로 된 서적을 통해 여러 류카들이 소개되어 있다. 오키나와의 서점에 가면 다양한 류카 시집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아마존닷컴 같은 인터넷 서점으로도 류카 시집을 살 수 있다.
2. 형식
2.1. 단가(短歌)
- 산파치로쿠(さんぱちろく) : 가장 널리 쓰이는 류카 형식. 대개 류카라고 말하면 이 형식을 의미한다. 8/8/8/6 자의 음수율로 구성되어있다. 풀이하자면 3(サン)×8(ハチ)+6(ロク)가 된다. 민요나 고전음악의 가사로서도 많이 쓰였다.
- 나카후(仲風, なかふー) : 7/5/8/6 또는 5/5/8/6의 음수율로 지어지는 류카. 와카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류큐 궁정음악의 한 장르인 나카후부시(仲風節)의 가사로 쓰인다.
2.2. 장가(長歌)
- 장가(長歌) : 8/8/8/8의 음수율을 이어가다가 마지막 구를 6자로 맺는 형식이다.
- 치라니(チラニ) : 8/8의 음수율을 두 사람 이상이서 주고 받으며 이어가다가 마지막 구를 6자로 맺는 형식이다. 장가보다 더 규모가 길다.
- 키야리(木遣り) : 8/8의 음수율을 이어가나 각 연 사이에 흥을 돋우기 위하여 악기 연주인 하야시(囃子)를 삽입하는 형식이다.
- 쿠두치(口説, くどぅち) : 7/5의 음수율을 이어가는 형식이다. 일본 본토 예능의 쿠도키(口説き)가 전해진 것이다.
3. 대표작
대부분은 역사적 가나 표기법으로 되어 있으며, 오키나와어는 본토 일본어와 음운이 다른 것이 많다. 첫 줄은 당대의 표기, 두 번째 줄은 오키나와어 독음, 세 번째 줄이 한국어 번역( 일본어를 통한 중역)이다. 일본어의 역사적 표기는 문어체 오키나와어에서도 거의 그대로 고정돼 있는데 발음은 근현대 오키나와어에서 변화된 음운으로 읽히다 보니 표기와 발음의 괴리가 있다.[1] 특히 모음의 음운 변화가 두드러진다. 일본어와 류큐어간 음운 대응은 류큐어 문서의 설명을 참고하면 이해가 쉬워진다.ほまれそしられや 世の中のならひ 沙汰もないぬ者の 何役立ちゆが
ふまりすしらりや ゆぬなかぬならい さたんねぬむぬぬ ぬやくたちゅが
칭찬함과 비난함은, 세상에 흔한 일이니, 뒷담거리도 안 되면, 무슨 일을 하리.
ー 사이온(蔡温, 1682~1761), 류큐 왕국의 재상
ふまりすしらりや ゆぬなかぬならい さたんねぬむぬぬ ぬやくたちゅが
칭찬함과 비난함은, 세상에 흔한 일이니, 뒷담거리도 안 되면, 무슨 일을 하리.
ー 사이온(蔡温, 1682~1761), 류큐 왕국의 재상
恩納松下に 禁止の牌の立ちゆす 恋しのぶまでの 禁止やないさめ
うんなまつぃしたに ちぢぬふぇぬたちゅすぃ くいぬぶまでぃぬ ちじやねさみ
운나[2]의 소나무 밑에, 금지의 패가 서있네, 사랑하는 것 까지도, 금하진 않겠지.
ー운나 나비(恩納なびー[3], 18세기), 서민 출신의 여류 가인
うんなまつぃしたに ちぢぬふぇぬたちゅすぃ くいぬぶまでぃぬ ちじやねさみ
운나[2]의 소나무 밑에, 금지의 패가 서있네, 사랑하는 것 까지도, 금하진 않겠지.
ー운나 나비(恩納なびー[3], 18세기), 서민 출신의 여류 가인
いくさ世もすまち みろく世ややがて 嘆くなよ臣下 命ど宝
いくさゆんしまち みるくゆややがてぃ なじくなよしんか ぬちどぅたから
전쟁의 시대 끝나고, 미륵(평화)의 시대 온다네, 울지마라 신하들아, 생명이 보배다
ー1930년대 연극 < 슈리성을 비움>(首里城明け渡し)에서 류큐 왕국의 마지막 왕인 쇼타이 역이 읊는 류카.[4]
いくさゆんしまち みるくゆややがてぃ なじくなよしんか ぬちどぅたから
전쟁의 시대 끝나고, 미륵(평화)의 시대 온다네, 울지마라 신하들아, 생명이 보배다
ー1930년대 연극 < 슈리성을 비움>(首里城明け渡し)에서 류큐 왕국의 마지막 왕인 쇼타이 역이 읊는 류카.[4]
深く掘れ、己の 胸中の泉 余所たよて水や 汲まぬごとに
ふかくふれ、などぅぬ んにうちぬいじゅん よすたよてぃみずぃや くまぬぐとぅん
깊숙히 파자 자신의, 가슴 속에 있는 샘을, 남에게 의지한 물은, 길을 수 없으니.
ー어배원(魚培元 1876년3월15일-1947년8월13일), 화명은 이하 후유, 언어학자, 역사학자, 민속학자, 오키나와학의 아버지
ふかくふれ、などぅぬ んにうちぬいじゅん よすたよてぃみずぃや くまぬぐとぅん
깊숙히 파자 자신의, 가슴 속에 있는 샘을, 남에게 의지한 물은, 길을 수 없으니.
ー어배원(魚培元 1876년3월15일-1947년8월13일), 화명은 이하 후유, 언어학자, 역사학자, 민속학자, 오키나와학의 아버지
4. 노래
운나 나비의 시에 곡조를 붙인 운나부시(恩納節) |
류카에 가락을 붙여 노래하는 오키나와 음악 또한 류카라고 한다. 조선에서 시조를 노래로 부른 시조창처럼 느릿느릿하다.
[1]
다만 이런 표기와 발음의 괴리는 고전어인 문어체 오키나와어에서나 나타나는 현상이다. 현재의 오키나와어를 비롯한 현대
류큐어의 가나 표기는 변화된 발음을 반영해서 표기하고 있다. 즉 여기에 기재된 류카 가사대로라면, 현대 류큐어 표기법은 첫 번째 줄이 아닌 두 번째 줄의 표기 방식을 따른다는 뜻이다.
[2]
오키나와 북부의 지명, 현재의 온나 촌(恩納村)
[3]
일본어로는 온나 나베(恩納なべ)이다
[4]
이 류카의 마지막 구절인 命ど宝 또는 命どぅ宝는 현재 오키나와의 평화 운동, 미군기지 반대 운동의 중요한 슬로건으로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