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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대족장 코네도 빌파 |
┬ |
1대 그룸 빌파 |
─ |
2대 락토 빌파 |
┬ |
3대 스카리 빌파 |
└ | 토카리 빌파 | └ | 헤어릿 에렉스사생아 |
"아라짓 제국 황제의 충성스러운 신하이며 발케네의 통치자, 자유무역당의 후원자, 용감한 도둑들의 친구, 그리고 뿔관의 주인이기도 하지."
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인물. 인간 남성.
1. 개요
도둑들의 땅인 발케네의 공작으로, 수많은 이명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건 암살공(暗殺公). 직접 밝히는 공식적인 수사는 아라짓 황제의 충성스러운 신하이며 발케네의 통치자, 자유무역당의 후원자, 용감한 도둑들의 친구이자 뿔관[스포일러]의 주인.눈물을 마시는 새에 나온 그룸 빌파의 아들로, 서른 아홉의 나이에 발케네 공의 자리에 올라 빌파 가문의 지배력을 더욱 확고하게 했다. 자식으로는 아들 스카리 빌파와 사생아인 딸 헤어릿 에렉스가 있다. 규리하 변경백, 시모그라쥬 공과 함께 아라짓 제국에서도 유수의 권력자 중 하나. 본작의 표현을 빌리자면 " 아버지보다 더 혹독하게 비춰지는 것을 평생의 야망으로 삼은 듯한 남자".
발케네 전쟁을 기준으로 나이는 마흔아홉 살. 시원한 이마, 눈꼬리가 처진 가는 눈, 날씬하고 빠진 코, 작고 도톰한 입술을 가지고 있다는, 이영도 소설의 등장인물 중 정말 몇 안되게 외모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나오는 인물이다. 외모만 놓고 보았을 때는 호감가는 인상이라고 하는데 나이 탓인지 약간의 탈모 증세가 있다.
작중에 나오는 특이한 점이라면 발케네공 자리에 오른 이후 단 한 번을 제외하고 어느 누구에게도 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2] 이는 제2차 대확장 전쟁 중 도깨비들이 만들어낸 도깨비 감투를 이용한 것이다. 감투를 받은 그의 선조들은 그것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지만 그것을 믿는 제국 사람은 아무도 없다.
' 발케네의 공작' 이란 3인칭으로 말하는 버릇이 있다. 예를 들어 (스카리가 헛소리를 하자) "발케네의 공작에게 개소리를 할 수 있는 건 개뿐이다." 라고 하는 식.
명대사로는 "잘 으깨졌군."[3] "세상의 토대가 되고 싶은 아이로구나."[4] 등이 있다.
발케네의 공작답게 예리하며 날카로운 통찰력을 지녔고 도둑답게 대담하면서도 신중한 일면을 지닌 무서운 인물이다. 덕분에 제국 내에서 황제의 권위에 공공연히 도전하는 위험 인물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비각술의 달인이기도 하다.
2. 행적
분리주의 제창자 아실의 예상하지 못한 수제자이기도 하다. 아라짓 제국을 지배할 자격은 나가가 아닌 북부인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5] 이로 인해 아실이 제창한 분리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았다.[6][7]
이를 위해 시모그라쥬를 지배하는 토프탈 가문과 손잡고 치천제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킨다. 그러기 위해 일만 명의 레콘들을 모아 힌치오의 지휘 아래 비밀리에 훈련시켰으며 그들을 스카리 요새병이라 명명한다.
다만 결국 락토가 발케네에서 일으킨 반란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의 실패의 이유는 우선 제국군에 니어엘 헨로라는 전쟁 영웅이 등장하며 발케네의 제후들이 제대로 결집하지 못했고, 제국군이 발케네의 핵심부까지 쉽게 진군하게 된다.
이후 사라티본 부대로 개명된 스카리 요새군은 첫 전투에서 큰 성과를 거뒀지만, 군대라고 하기에는 어설펐기 때문에 제국군의 레콘 여단을 상대로는 훨씬 많은 수에도 불구하고 큰 힘을 쓰지 못했다. 게다가 치천제가 레콘 여단 둘을 추가로 소환하며 6000명 vs 3600명의 구도가 되자 균형이 무너진다.[8] 거기에 더해 발케네의 인간 병사들도 제국군에 비하면 부족함이 있었다. 총지휘관인 락토는 군재 자체는 아쉬웠던 모양으로, 직업군인의 정점 중 하나에 오른 시허릭 마지오 상장군과의 수싸움에서 계속해서 패배한다. 게다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발케네 참모나 장교진의 역량이 제국군보다 좋을 리도 없다.
마지막으로 이 시기에 같이 거병했어야 할 시모그라쥬 공이 거병하지 않았다. 니어엘 헨로 때문에 발케네가 벌 수 있는 시간이 단축된 탓인지, 상황을 좀 더 지켜보려 했던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결과적으로 발케네 단독으로 제국에 맞선 꼴이 되었다.
락토 빌파가 그린 반란의 목표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은 없으나 그의 말이나 주변 상황을 보면 락토 빌파는 하늘누리와 희대의 천재인 원시제로 제국이 성립되었으나, 비교할 이 없던 천재인 원시제가 급사한 후, 치천제와 제국은 그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의 누군가[9]를 계속해서 적으로 두고 그 피를 끝없이 마셔야하는 불완전한 시스템, 즉 피를 마시는 새로 생각했기에 그는 현재의 제국 시스템을 무너트리고 왕국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둔 것으로 보인다.
락토 빌파가 그렸던 큰 그림은 발케네에서 일어난 반란을 시작으로 발케네에서 1만 레콘부대로 북부의 제국군과 하늘누리, 즉 황제를 붙잡아두는 동안 시모그라쥬가 거병하여 북부로 올라와 혼란을 일으키고 일반적인 제국군이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물갈이되지 못하고 남부에서만 순환되어 사실상 사병화 된 제국군이 각자의 파벌을 만들고 제국의 시스템에 불만이 있던 홀빈 퍼스, 지키멜 퍼스, 시오크 지울비같은 인물들이 제국에서 떨어져나와 눈물을 마시는 새 이전의 왕국의 시대로 돌아가고, 각 왕국의 외교, 전쟁, 화합을 통해 한 명의 천재가 아닌, 모든 사람의 제국이 만들어지는 것이 그의 최종적인 목표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국 어떤 이유에서건간에 시모그라쥬는 거병 대신 침묵을 선택했으며 시허릭 마지오 상장군에 비해 아쉬운 군재를 보여주며 패전을 거듭하고, 마지막 전투에서는 아실의 활약 덕분에 어찌 되었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으나 아들인 스카리 빌파의 암살로 최후를 맞이했다. 그때 그는 "용기를 버리고 승리했구나. 훌륭하다. 내가 너를 과소평가했구나."라며 말하고 감투를 함부로 쓰지 말 것을 당부한다. 뒤늦게 찾아온 헤어릿이 사람들을 부르려 하자 "발케네의 공작이 죽을 때는 단 한 명의 참관인이면 충분하다."라며 말리고, 세 번째 감투를 찾으라는 유언을 남긴 뒤 자신의 죽음을 암살에서 자살로 바꾸기 위해 노대에서 투신한다.
제국 내에서 그가 지니는 권위와 야심, 그에 걸맞은 자질 덕분에 작중에서 묘사되는 존재감은 피마새 어떤 인물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 최후까지 폭풍간지이기 때문에 팬이 상당히 많다.
높은 지위와 명석함에도 불구하고 결점이 있다면, 자식들에게 냉정하게 대했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냉철했던 탓인지 아들인 스카리에게도 냉정하기 짝이 없으며, 스카리의 자유의사를 존중해준 적이 없었던 듯하다. 발케네의 차기 지배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스카리의 단순한 행동거지에 실망스러워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교훈이나 훈계는 발케네인답게 말로 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준 덕분에 스카리는 반항적인 성격이 되었다. 제국 사람이 모두 인정하는 엘시 에더리를 자기 아들 혼자 인정하지 않는 것도 스카리의 멍청함과 약함이라 생각해 그런 자기 아들을 어리석은 자로 취급했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의 반목은 결국 스카리가 부냐 헨로를 납치해 오면서 절정에 다다랐고, 결국 아예 아들을 포기한 듯 외부자인 아실에게 성의 권한을 넘기고[10] 아들은 두들겨 팬 채 쫒아내는 초강수를 둔다. 결국 여기에 원한을 가진 아들 스카리에게 암살당한다.
다만 평소 태도가 쌀쌀맞았을 뿐, 정말로 무정한 아버지였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독자도 있다. 사생아인 헤어릿도 단순히 치워버리는 게 아니라 멀쩡한 직책을 주고 옆에 뒀으며, 정략결혼으로 팔아버리지 않고 26세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아실의 분석에 따르면 '딸이 사랑하는 남자를 데려오기를 기다리기 위해서라면 충분한 시간'이다. 그 외에도 헤어릿의 눈빛을 다르게 해석하거나, 세 번째 도깨비 감투를 헤어릿에게 넘기는 모습도 나온다. 헤어릿을 사랑하지만 냉혹한 암살공으로서의 자신과 아버지로서의 자신을 분리했으며, 암살공의 딸로서 살게 될 헤어릿을 고의적으로 모질게 대해 역설적으로 그녀가 사회에서 핍박받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아들 스카리도 의외로 아주 무정하게만은 대하지 않는다. 부냐 헨로를 데려와서 생긴 갈등도 단순히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를 데려와서 문제가 된 게 아니라, 멍청한 아들놈이 정치적 판단 없이 범죄를 저질러 대역죄인을 탈옥시키고, 그렇게 데려와서는 그냥 방에 처박아 두는 것이 한심해서 일어난 것이라는 뉘앙스의 대사가 있다.[11] 또 스카리가 단신으로 전장에 나타났을 때는 그가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아버지와 함께 싸우기 위해 왔다고 생각해서[12] 순간적으로 희망을 느끼기도 했으며, 스카리에게 사망할 때도 아들을 패륜아로 만들지 않기 위해 스스로 노대에 뛰어내려 자살로 보이도록 한다. 그게 아들을 위해서였든, 발케네의 차기 공작을 위해서였든, 스카리를 보호하기 위해 자살로 위장한 것은 분명하다. 하나뿐인 아들이 독립자가 된 것과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해 주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도 짧게나마 드러난다. 이 부자가 발케네의 지배자가 아니었거나, 스카리가 조금이라도 더 정치적인 머리가 있었다면 충분히 좋은 아버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가정사 측면에서는 현실 역사의 헨리 2세와 많이 비슷하다. 둘 모두 몹시 유능하지만, 정작 가정에는 소홀히 했고, 그 결과 자기 후계자가 일어난 반란 혹은 암살 때문에 죽었으며, 오히려 자신들의 사생아들이 그 임종을 지켜주었다.
[스포일러]
앞의 네 수사는 발케네의 공작을 칭하는 것이지만, 뿔관은 발케네의 공작의 상징이 아닌 발케네 대족장의 상징이다. 공작위는 왕과 황제로부터 주어진 것이지만 대족장은 발케네인들이 선출하는 것이므로 그 의미가 전혀 다른 것. 락토는 언제나 자신을 '발케네의 공작'이라고 지칭했으며, 그런 그에게 대족장의 상징은 필요없었다. 이는 나중에 헤어릿이 뿔관에서 감투를 발견할 수 있는 힌트가 되었다.
[2]
그 한 번은 스카리 요새를 시찰 중일 때 헤어릿 에렉스에게 발견된 것. 하지만 정황을 살펴보면 일부러 감투를 벗어둔 것 같다. 더군다나 이때도 자는게 아니라 자는 척을 하고 있었으니 실제로는 누구도 자는 모습을 보지 못한 셈.
[3]
필요에 의해 자기 손으로 부하를 죽여놓고 지멘의 소행인 것처럼 꾸미기 위해 3명이나 되는 사람의 머리를 돌로 내리쳐놓고 하는 대사.
[4]
"삶은 어디에 써야하는가?"라는 질문에 이이타가 "삶은 신념을 위해 써야한다."라는 말로 대답하자 한 말. 칭찬의 의미로 받아들일지도 모르지만 나중에 아실이 지멘을 탈출시키고 잡혀왔을 때의 대화를 보면 이는 "세상은 바보들의 시체 위에 서 있다" 라는 주퀘도 사르마크가 한 것으로 추측되는 격언에서 나온 말. 이이타는 못 알아들었지만, 아실은 바로 알아들었다. 즉 신념이 뭔지도 모르는 애송이가 겉멋만 들어서 바보처럼 신념이니 뭐니 지껄이고 있구나라는 뜻이다.
[5]
이것은 그룸 빌파의 지론이었다. 눈마새 당시 대호왕이 즉위할 때 전쟁이 끝나면 왕위를 북부에 돌려주겠다고 분명히 언급했기 때문이다. 일단 대호왕에게 충성한 것은 확실하고, 말 그대로 천재였던 원시제의 등극도 제국에서 만장일치로 찬성했다는 언급이 있다. 그런데 원시제가 난데없이 이름없는 나가인 치천제를 지명하며 의견이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6]
아실은
타이모에 대한 경의로 분리주의를 그녀의 사상이라고 여기고 있었으나, 락토는 그것이 타이모가 아닌 아실의 사상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아실에게 그걸 지적해
멘붕상태로 만들기도 했다. 아무튼 락토는 분리주의 사상에 대해 뿌리깊게 이해하고 있었던 것.
[7]
타이모는 사실 단 한 번도 분리주의에 대해 주장한 적이 없으며 그저 그 바탕이 되는 말을 몇 번 언급한 정도가 다였다. 이실은 레콘들이 타이코의 분리주의를 듣기 위해 모였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실제로는 그런 적이 없었으며 사실 그날 모인 것도 그저 우연이었을 뿐이다.(락토 빌파는 레콘의 공주님인 타이모를 보러 온 게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8]
마지막 남은 민들레 군단이 레콘들의 감옥인
센시엣 특수 수용소의 간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문제가 많은 여단임을 생각하면 사실상 제국군에서 데려올 수 있는 레콘은 모두 불러온 것.
[9]
티아모, 아실의 분리주의, 규리하의 서약지지파
[10]
실제로 아실에게 모든 권한을 넘긴 것이 아니라, 모든 권한을 이양한다는 행사를 통해서 스카리를 끝까지 자극시켰다. 아실과 성의 관리자는 이것을 알고 있었기에 순순히 락토의 결정에 따랐다.
[11]
"부냐 헨로를 데려왔으면 최소한 부냐에게 세상을 다 쥐어줄 각오를 해야지, 부냐를 죄인으로 만들다니 멍청한 녀석."
[12]
사실 이때 스카리는 갑옷도 무장도 갖추지 않은, 싸우러 온 것과는 거리가 먼 차림새였지만 락토는 냉철한 암살공답지 않게 이례적으로
'서둘러서 달려오느라 편한 복장으로 왔나 보다' 하며 낙관적으로 생각했을 정도였다.